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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ly 포커스 LG Business Insight 2013 6 12 41 노용진 연구위원 [email protected] 정확한 평가를 통한 인재 선발과 적재적소 배치는 조직에 있어 성패를 좌우하는 중요한 요인이다. 그래서 인사가 만사라는 말을 우리 주변에서도 흔히 들을 수 있다. 그러나 인재에 대한 정확한 평가가 중요하다는 것을 아는 것과, 그것을 실제로 성공적으로 실행하는 것은 다른 이야기이다. 인재의 평가에서 주의할 점과 성공적인 인재 선발을 위한 방법을 찾아본다. 고사(故事)를 통해 본 인재 판별법 ‘천하를 다투려거든 먼저 인재를 다투어 라(夫爭天下者 必先爭人).’ 중국 춘추시대에 제 나라를 강대국으로 이끈 명재상 관중(管仲)의 말이다. 지금과 같이 창의적 인재가 중요한 시 대에는 더욱 되새겨볼 만한 말인 듯 하다. 이처럼 인재를 강조하는 이유는 명확하 다. 기본적으로 우수한 인재와 평균적인 인력 간의 성과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이런 성과의 차이는 업무 난이도가 높을수록 더 벌어진다. 클라우디오 아라오즈는 생산직원의 경우 20%, 보험판매원은 120%, 재무전문가의 경우 에는 600% 이상의 격차가 나타난다고 지적하 고 있다. 1 그리고 바서만, 노리 아, 아난드의 연구에 의하면 올바른 리더의 선택은 기업 실 적과 가치에 있어 최대 40%까 지 차이를 만들어낸다고 한 다. 2 특히 리더의 경우 한두 사람의 개인적 성과가 아니라 조직 전체의 성과이므로 실제 그 영향도는 더 크다. 기업이 우수한 인재, 특히 리더를 선 1 Claudio F. Araoz, 인사결정의 기술(2011), 교보문고 2 Noam Wasserman, Nitin Nohria, Bharat N. Anand, When Does Leadership Matter? The Contingent Opportunities View of CEO Leadership, April 2001 발하는 데 많은 노력과 자원을 쓰고 있는 이 유이다. 그런데 문제는 인재 판별의 중요성을 인식 하는 것은 쉽지만, 이를 실제 성공적으로 실행 하는 것은 어렵다는 점이다. 우수 인재 선발이 어려운 이유 우수 인재를 선발하는 것이 어려운 이유는 2 가지로 나누어볼 수 있다. 첫째는 인재의 희소 성이고, 두 번째는 객관적인 인물 평가의 어려 움이다. ● 인재의 희소성 먼저, 인재 자체의 희소성이다. 일반적으로 우 수한 성과를 내는 뛰어난 인재의 수는 얼마 되 지 않는다. 인력을 유형별로 구분해 보면, 특 정 분야의 재능을 토대로 일정 성과를 내는 사람(人才)들이 가장 많다. 하지만 상위의 탁 월한 인재는 정규분포 도표처럼 희소한 법이 다(<그림 1> 참조). 지모지략이 뛰어난 영재(英 才)와 담력과 용기가 뛰어난 웅재(雄才)의 재 능을 모두 겸비한 인재(人材)는 조직을 떠받치 는 기둥이 될 재목이지만 매우 희소한 것이다. 게다가 조직의 성과나 명성에 오히려 손해를 끼치는 사람(人災)들도 종종 있는 법이다. 결 빈도 성과 최저 성과자 (人災) 평균 성과자 최고 성과자 (人材) <그림 1> 성과를 기준으로 한 인재의 분포 자료 : 기업을 키우는 인사결정의 기술(2011), p.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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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ly 포커스

LG Business Insight 2013 6 12 41

노용진 연구위원 [email protected]

정확한 평가를 통한 인재 선발과 적재적소 배치는 조직에 있어 성패를 좌우하는 중요한 요인이다.

그래서 인사가 만사라는 말을 우리 주변에서도 흔히 들을 수 있다. 그러나 인재에 대한 정확한 평가가

중요하다는 것을 아는 것과, 그것을 실제로 성공적으로 실행하는 것은 다른 이야기이다.

인재의 평가에서 주의할 점과 성공적인 인재 선발을 위한 방법을 찾아본다.

고사(故事)를 통해 본 인재 판별법

‘천하를 다투려거든 먼저 인재를 다투어

라(夫爭天下者 必先爭人).’ 중국 춘추시대에 제

나라를 강대국으로 이끈 명재상 관중(管仲)의

말이다. 지금과 같이 창의적 인재가 중요한 시

대에는 더욱 되새겨볼 만한 말인 듯 하다.

이처럼 인재를 강조하는 이유는 명확하

다. 기본적으로 우수한 인재와 평균적인 인력

간의 성과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이런 성과의

차이는 업무 난이도가 높을수록 더 벌어진다.

클라우디오 아라오즈는 생산직원의 경우

20%, 보험판매원은 120%, 재무전문가의 경우

에는 600% 이상의 격차가 나타난다고 지적하

고 있다.1 그리고 바서만, 노리

아, 아난드의 연구에 의하면

올바른 리더의 선택은 기업 실

적과 가치에 있어 최대 40%까

지 차이를 만들어낸다고 한

다.2 특히 리더의 경우 한두

사람의 개인적 성과가 아니라

조직 전체의 성과이므로 실제

그 영향도는 더 크다. 기업이

우수한 인재, 특히 리더를 선

1 Claudio F. Araoz, 인사결정의 기술(2011), 교보문고

2  Noam Wasserman, Nitin Nohria, Bharat N. Anand, When Does

Leadership Matter? The Contingent Opportunities View of CEO

Leadership, April 2001

발하는 데 많은 노력과 자원을 쓰고 있는 이

유이다.

그런데 문제는 인재 판별의 중요성을 인식

하는 것은 쉽지만, 이를 실제 성공적으로 실행

하는 것은 어렵다는 점이다.

우수 인재 선발이 어려운 이유

우수 인재를 선발하는 것이 어려운 이유는 2

가지로 나누어볼 수 있다. 첫째는 인재의 희소

성이고, 두 번째는 객관적인 인물 평가의 어려

움이다.

● 인재의 희소성

먼저, 인재 자체의 희소성이다. 일반적으로 우

수한 성과를 내는 뛰어난 인재의 수는 얼마 되

지 않는다. 인력을 유형별로 구분해 보면, 특

정 분야의 재능을 토대로 일정 성과를 내는

사람(人才)들이 가장 많다. 하지만 상위의 탁

월한 인재는 정규분포 도표처럼 희소한 법이

다(<그림 1> 참조). 지모지략이 뛰어난 영재(英

才)와 담력과 용기가 뛰어난 웅재(雄才)의 재

능을 모두 겸비한 인재(人材)는 조직을 떠받치

는 기둥이 될 재목이지만 매우 희소한 것이다.

게다가 조직의 성과나 명성에 오히려 손해를

끼치는 사람(人災)들도 종종 있는 법이다. 결

빈도

성과

최저성과자(人災)

평균성과자

최고성과자(人材)

<그림 1> 성과를 기준으로 한 인재의 분포

자료 : 기업을 키우는 인사결정의 기술(2011), p.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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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재를 찾기 어려운 이유는 인재 희소성과

객관적 평가의 어려움에서 비롯된다.

국 우수한 인재를 채용하게 될 확률은 자연히

낮아지게 된다.

● 인물 평가의 어려움

또 하나의 문제는, 인물을 객관적으로 평가하

는 일이 어렵다는 점이다. 가뜩이나 부족한 인

재조차도 제대로 알아보지 못해 놓치고 엉뚱

한 인물을 발탁하여 실패하는 경우가 그래서

생기는 법이다(<지상병담> 참고). 크게는 국가

의 고위직 인물 선발부터, 작게는 개인의 배우

자 선택까지 인물에 대한 평가는 쉬운 게 없

다. 국가의 인사에 잡음이 없었던 적이 없고,

배우자와의 결혼을 한번도 후회하지 않은 사

람도 거의 없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라

고 하겠다.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르기 때문이다.

● 인재 감별의 성공률

재미있는 것은 이 2가지 장애 요인이 겹치게

되면 우리가 인재를 제대로 판별할 확률이 현

저하게 낮아지게 된다는 사실이다. 예를 들어

보자(<그림 2> 참조).

인재의 분포는 열명 중 한 명 꼴

(10%)이고, 인물 평가의 정확성은

90%인 경우를 가정해 보자. 열에 아

홉은 인물을 제대로 가려내므로 정확

한 편이라는 생각을 얼핏 할 수 있다.

하지만 이 경우 인재를 제대로 감별할

확률은 결론적으로 50%에 불과하다.

이유를 설명하자면 이렇다. 총 100명

이 있다고 할 때 인재의 수는 전부 10

명이다. 이 10명의 인재 중에서 9명

(90%)은 제대로 선발이 되지만 한 명

은 아쉽게 탈락하게 된다. 그래도 여

기까지는 괜찮다. 문제는 90명 중에서

81명(90%)은 제대로 범재로 평가를 받

지만 9명(10%)이 우수 인재로 잘못 평

가 받는다는 사실이다. 결과적으로 우

수 인재로 선발된 18명 중에서 9명

(50%)만이 실제로 인재인 결과가 발생

하게 된다. 이렇게 잘못된 인물 판단

紙上兵談 - 잘못된 인재 발탁으로 패망을 자초한 조나라

기원전 262년 진나라 소양왕(昭襄王)이 한나라를 공격하자, 한나라는 이

에 대항하기 위해 조나라와 연합을 하게 된다. 조나라의 명장 염파 장군은

지원군으로 파견되자, 원정군인 상대의 힘을 빼기 위해 장기전을 펼친다.

그리고 염파 장군의 의도대로 적을 곤경에 빠뜨리는 데 성공한다. 그러자

진은 모사인 범저의 적을 이간질시키는 계략을 통해 병법 지식에는 능하나

경험이 적고 경솔한 조괄이 염파 장군 대신 사령관이 되도록 만드는데 성

공한다.

조괄은 여러 장군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염파 장군의 농성 전략을 버

리고 나아가 적에 맞서 싸우다가 40만 대군을 잃고 자신도 죽고 만다. 장

수를 잘못 쓴 조나라는 이후 큰 타격을 입고 회복하지 못하고 진에 의해

멸망하고 만다.

재미있는 부분은, 조괄장군의 어머니가 자신의 아들이 대장군에 임명되자

효성왕(孝成王)에게 남편의 유언을 전하며 임명을 반대했다는 사실이다. 유

능한 장군이었던 남편은 ‘아들은 병법지식에는 능하나 실전 경험이 부족하

고 경솔하여 실패할 우려가 매우 크다’는 유언을 남겼던 것이다. 생전에 아

들과 군사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때, 실전 경험이 부족함에도 군사 작전에

대해서는 실전경험이 많은 아버지의 의견을 듣기보다 병법서의 지식을 토

대로 자신의 의견을 강하게 주장했던 것이다(紙上兵談). 하지만 아들의 이

러한 지나친 자신감이 훗날에 분명 화를 불러올 것이라고 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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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재는 재능에 따라 人材와 人才, 人災로 구분해 볼 수 있다.

이 주요 직책에 있어서라면 그 영향은 보다 심

각할 수 있다.

한 사람의 인재를 선발함에 있어서도 조

금 더 신중하게 접근해서 잘못된 인사결정을

피해야 하는 이유다.

정확한 인재 평가의 방해요인

앞서 언급한 인재의 희소성 문제는 기업으로서

는 단기적으로 통제 불가능하다. 기업의 입장

에서는 인재를 제대로 감별하는 안목을 키우

는 것이 최선의 대안이다. 그래서 인재의 정확

한 평가를 저해하는 이유를 이해하고, 객관적

인 인재 판단이 가능한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필요하다.

먼저, 인재 평가의 오류가 생기는 원인부

터 살펴보자. 사람을 제대로 알아보기 어려운

것은 쓰는 사람과 쓰이는 사람의 양쪽에서 다

문제가 발생한 탓이다. 쓰이는 사람 입장에서

는 자신을 잘 포장하기를 원한다. 말을 그럴듯

하게 하고 얼굴을 거짓으로 꾸며서 약점은 드

러나지 않기 위해 노

력하게 된다. 또 의도

적으로 꾸미지는 않더

라도 화려한 경력과

배경을 가지고 있어

얼핏 우수한 인재로

보이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기업

의 입장에서는 이런

사이비(似而非)인재를

잘 골라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인재 평가

에서 발생하는 오류와 함정이 무엇인지 잘 이

해해야 한다.

● 유소의 7가지 오류

<인물지>에서 유소(劉劭)는 인재의 능력을 평

가하는 데 있어 발생하는 7가지 오류(七謬)를

·‘상위 10%’만 우수 인재 · 90%의 평가 정확도

가정

100명의후보

50% 오류

상위 10명으로평가된 18명

하위 90명에 속하는 것으로 평가된 1명

실제 인재 : 9명(50%)

실제 非인재 : 9명(50%)

상위 10명에 속하는 것으로 평가된 9명

상위 10명에 속하는 것으로 평가된 9명

하위 90명에 속하는 것으로 평가된 81명

하위 90명(90%)

상위 10명(10%)

<그림 2> 잘못된 인재선발이 될 가능성이 큰 이유

자료 : 기업을 키우는 인사결정의 기술(2011), p.83

<표 1> 유소의 七謬 인재를 감별할 때 흔히 발생하는 7가지 오류

① 인물의 명성을 편파적으로 받아들이는 잘못이 있다.

② 사람들을 대하면서 자신의 좋아하고 싫어하는 기준에 따라 사람을 잘못 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③ 사람의 심지를 살피면서 그 크기의 대소로만 판단하는 오류가 있다.

④ 사람의 자질을 평가하면서 성취의 빠르고 늦음으로만 판단하는 오류가 있다.

⑤ 사람을 판별하면서 자신과 비슷한 부류를 좋아하고 다른 부류를 배척하는 오류가 있다.

⑥ 자질을 논함에 있어 신세가 펴지거나 쪼그라드는 것에 따라 평판이 달라지는 것을 고려하지 못하는 오류가 있다.

⑦ 기발한 점을 관찰하는 데 있어 그 겉만 보고 진짜 출중한 인재인지 아니면 겉만 화려한 사이비 인재인지를 제대로 파악하는 것이 어려울 수 있다.

자료 : 인물지(2009), 위즈덤하우스, pp.31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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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재의 능력을 잘 이해하여 적재적소에 활용하는 것이

인사의 핵심이다.

지적하고 있다(<표 1> 참고). 올바른 인사 결정

을 내리기 위해 주의할 점이 무엇인지 이해하

기 위해 이를 간단히 살펴보도록 하자.

우선, 명성이 실력의 전부라는 생각은 곤

란하다. 많은 경우 평판 조회라고 해서 주변의

평판을 듣고 인물을 평가하게 된다. 이때 반드

시 한두 사람이 아닌 인물의 동료, 부하, 상사

등 두루 평판을 듣고 인물을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 나아가 그 경우에도 주변 인물들이

대부분 동향이나 동문 등 지인들이어서 편향

된 의견은 아닌지 살펴보는 것도 필요하다.

다음으로, 자신의 감정과 선호에 지나치게

좌우되어서는 곤란하다. 인사권자가 감정에 휘

둘리면 우직한 사람보다는 재빠르고 간사한

인물들이 판을 치게 될 우려가 크다.

또한, 호방한 사람에 비해 신중하고 겸손

한 성품을 가진 사람의 경우 뜻과 야망이 크더

라도 그릇이 작다고 과소평가되는 경우가 많다.

삼국지의 영웅 유비처럼 오히려 이와 같은 인재

가 최상의 인재라고 유소는 지적

하고 있다.

그리고, 인재마다 그 재능이

꽃피는 시기가 다를 수 있다는 점

도 유념해야 한다. 괄목상대 고사

로 유명한 오나라 명장 여몽도 늦

은 나이에 공부를 시작해 훗날

큰 성공을 이끈 인물이다.

더하여, 유사성 오류를 조심

해야 한다. 자신과 유사한 인물의

단점은 간과하고, 상이한 인물의

장점은 평가절하하는 경우가 흔히 발생한다.

제갈량이 자신과 같은 스타일인 마속의 능력

을 지나치게 높이 산 탓에 큰 실패를 자초한

것도 그러한 연유이다.

또 한가지, 당장 처한 상황으로만 인물을

판단해서는 곤란하다. 성과가 매우 좋거나 그

반대의 경우, 그 사람의 실제 재능에 비해 평

가가 지나치게 좋거나 나쁜 경우가 있다. 전후

의 상황을 잘 살펴본 연후에 판단하는 것이

필요하다.

끝으로, 정말로 탁월한 인재를 사이비 인

재와 구분하기란 생각보다 매우 어렵다. 조괄

과 같이 뛰어난 언변과 병법 지식을 갖춘 인물

은 얼핏 보기에는 탁월한 인재로 여겨진다. 시

간과 노력을 투자해 사이비 인재를 추려내는

노력이 요구되고, 더하여 정말로 탁월한 인재

를 알아내기 위해 한신을 알아본 소하와 같은

안목이 동시에 필요하다.

이 중에서 합리적 인사 결정을 위해서는

<표 2> 올바른 인사 결정을 방해하는 심리적 편향

자료 : 기업을 키우는 인사결정의 기술(2011), 수정 재인용(p.111)

성급한 판단첫인상이나 간접적인 평판만으로 경솔하게 결정을 내리는 오류

간판 효과학력이나 출신회사 등 간판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오류

상황을 고려하지 않는 평가

개인이 처한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절대적으로 평가하는 오류

눈에 보이는 증거 쫓기

성급한 판단을 내린 이후 그에 일치하는 정보만을 취하는 오류

체면 세우기잘못된 결정을 내린 경우 실수를 인정하지 않고 은폐하려는 경향

익숙한 것만 고집하기

편안하고 익숙한 사람을 선호하는 경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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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Business Insight 2013 6 12 45

용인(用人)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인재의 능력을 먼저 이해하는 것이다.

인사권자가 개인적 감정이나 선호에 편향되지

않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해 보인다.

<기업을 키우는 인사결정의 기술>의 저자

이기도 한 클리우디오도 인재 평가를 하는 사

람은 감정적 편향을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그 중 대표적인 함정을 몇 가지 정리해

보면 <표 2>와 같다.

인사 결정의 기술

앞서 지적한 것처럼 지와 용을 모두 갖춘 인재

는 매우 드물다. 현실적으로 인사의 과제는 인

재가 가진 재능을 잘 살려 적재적소에 배치,

활용하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참모로 유능하지만 지휘관이 될 수 없는

인물을 지휘관으로 쓰거나, 용맹하지만 적을

과소평가하는 장수를 책임자로 선발하는 경우

실패 가능성은 높아진다. 전자의 대표적인 경

우로 읍참마속 고사의 마속을, 후자의 사례로

는 형주를 잃게 만든 말년의 관우를 들 수 있

다. 두 가지 모두 조직에 치명적인 손실을 가져

오게 된 경우다.

따라서 올바른 인사결정을 위해서는 두

가지를 잘 알아야 한다. 첫째는 그 인물의 능

력을 잘 이해해야 한다. 용인(用人)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을 부리는 테크닉보다는

그 인물의 강점과 약점을 잘 아는 것이다. 다음

으로, 그 사람에 맞는 자리에 배치하는 것이

다. 쉽게 말해, 인물의 역량을 잘 파악하고, 다

음으로 그와 궁합이 맞는 자리에 앉히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이다. 그래서 인물의 이해와 함

께 일의 이해가 선행되어야 한다.

- 올바른 인사 결정 = 人(인물의 이해) × 事(업무의 이해) ·사람 이해 도구 : 역량 평가, 리더십스타일 유형 진단 ·업무 이해 도구 : 조직풍토 Survey

● 인물의 이해

인재가 가진 역량에 대해서는 기업마다 해당

기업이 추구하는 인재상을 반영한 고유한 역

량 모델을 사용하여 평가하면 된다(<LGBI

1192호, 인재를 알아보는 기업이 되는 법> 참

조). 여기에서 중요한 부분은 객관적 평가 역량

을 갖춘 전문 평가자의 확보라고 볼 수 있다.

그리고 평가 대상 인재가 리더라고 한다면

리더십스타일 유형을 파악하는 것도 필요하다.

담당하게 될 조직의 상황에 따라 효과적인 리

더십스타일과 비효과적인 리더십스타일이 있기

때문이다. 턴어라운드가 필요한 사업에는 지시

형, 솔선수범형의 리더가 맞는다던지, 연구개발

조직에는 민주형, 육성형 리더가 보다 적합하

다는 정도의 공감대는 있는 듯 하다. 리더십스

타일 구분은 학자에 따라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으므로, 활용 목적과 상황에 적합한 유형 구

분을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 업무의 이해

인재를 선발하는 인사 결정에서 아직 간과되

고 있는 부분이 맡길 일에 대한 고려 부분이

다. 일은 2가지 측면으로 구분해 볼 수 있다.

하나는 직무 그 자체이고, 다른 하나는 조직풍

토이다. 전자는 직무 중심의 역량을 추출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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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재를 찾은 다음 인재의 마음을 얻어야 한다.

적용하는 부분이므로 앞서 역량평가에서 함께

고려하면 될 것이다. 그러나 상사의 기대와 구

성원의 기대라는 조직풍토 측면은 아직 제대로

고려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조직풍토(Organizational Climate)란,

일을 수행함에 있어 직접 영향을 미치는 업무

환경의 여러 측면에 대한 인식을 말한다. 예를

들어, 해당 조직이 얼마나 유연성을 필요로 하

는지, 어느 정도로 조직 목표와 개인별 책임이

명확히 정의되어 있으며, 구성원의 수행 성과

에 따른 보상과 인정이 공정하게 운영되고 있

는지, 조직에 대한 구성원의 일체감과 자부심

은 어느 정도인지 등에 대한 인식을 의미한다.

이와 같은 조직풍토의 각 차원에 대한 직

속상사와 구성원의 기대에 후보자가 어느 정

도 잘 합치되는가에 대한 고려가 매우 중요하

다. 일례로 신기술을 개발해야 하는 조직을 맡

길 후보라면, 직속 상사나 구성원 입장에서 불

필요한 형식이나 절차, 제약을 제거하고 구성

원들이 역동적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의사소

통이나 권한위임을 해 나가는 역할이 기대된

다. 만약 이런 기대와는 달리 권위적이고 가부

장적인 리더를 해당 직위에 앉힌다면 실패는

불을 보듯 뻔한 일이 될 수가 있다.

그래서 이와 같은 조직풍토 측면이 인재

의 배치 이후 성패에 미치는 영향 측면에서 역

량이나 리더십스타일보다 더욱 크다고 한다.

따라서 이런 종합적 고려 이후에 가장 적임자

가 누구인지 판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조직

풍토의 진단을 위해 HR전문컨설팅업체인

Hay Group이 사용하는 진단 항목을 소개하

면 다음과 같다(<그림 3> 참조).

인재의 마음을 얻어라

인재를 알아보는 지인(知人)의 기술이 있어도,

그 마음을 얻지 못하면 전부 남의 차지가 되고

만다. 그래서 관중이 갈파한 쟁인(爭人) 역시

인재 초치(人材 招致)와 인심 장악(人心 掌握)

의 두 가지 의미를 모두 포함하고 있다.

하지만 인재의 마음을 얻기란 분명 쉬운 일

이 아니다. ‘인재를 스승으로 대접하면 황제의

업을 이룰 수 있고, 소인배처럼 부리면 패망한

다.’ 연나라 소왕(昭王)의 참모였던 곽의가 왕에

게 올린 조언이다. 사람은 쓰다가 소모되면 버리

는 자원(Resource)이 아니다. 무한한 지혜와 창

의, 열정의 원천(Source)이다. 이런 사실을 이해

하고 인재를 진정 아끼는 마음, 그것이 마음을

얻는 출발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① 유연성(Flexibility)- 비 관료화(Bureaucracy Minimized)- 혁신(Innovation)

- 자율(Autonomy)- 도전(Risk-taking)

- 개선(Improvement)- 최고(Excellence)

- 성과(Performance)- 인정(Recognition)

- 비전(Mission & Direction)- 역할(Organization & Expectation)

- 헌신(Dedication)- 자부심(Pride)- 협동(Cooperation)- 일체감(Congeniality)

세부 항목

② 책임성(Responsibility)

③ 목표수준(Standard)

④ 공정성(Reward)

⑤ 명확성(Clarity)

⑥ 조직몰입(Team Commitment)

<그림 3> 조직풍토 진단 항목의 예

자료 : Hay Group, 조직풍토진단 차원과 항목 www.lger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