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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회 기록사랑 전국백일장 113 글짓기(운문) _ 동상 내가 쓴 일기장 김규영 (부산 승학초등학교 3학년) 앞 집 검은 토끼가 내가 기르는 토마토 잎을 뜯어먹었다 해도 앞 집 아줌마 내 말 믿지 않아요. 내가 쓴 일기장 토마토 모종 그림일기 보여 줬어요. 잘난 체 잘하는 우리 오빠가 수학 백점 맞았다고 자랑을 해서 올백 맞은 적 있다는 내 말 믿지 않아요. 내가 쓴 일기장에 400점 맞아 기분 좋겠네. 선생님이 써 준 글 보여 줬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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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회 기록사랑 전국백일장 113

글짓기(운문)_동상

내가 쓴 일기장

김규영 (부산 승학초등학교 3학년)

앞 집 검은 토끼가

내가 기르는 토마토 잎을

뜯어먹었다 해도

앞 집 아줌마 내 말

믿지 않아요.

내가 쓴 일기장

토마토 모종 그림일기

보여 줬어요.

잘난 체 잘하는 우리 오빠가

수학 백점 맞았다고

자랑을 해서

올백 맞은 적 있다는

내 말 믿지 않아요.

내가 쓴 일기장에

400점 맞아 기분 좋겠네.

선생님이 써 준 글

보여 줬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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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회 기록사랑 전국백일장114

글짓기(운문)_동상

나의 숙제

나도연 (광주교육대학교광주부설초등학교 2학년)

응애응애

엉금엉금

아장아장

엄마가 기록한

나의 육아 일기

이거 이거

아니야 아니야

그래 그래

매일 고민하는

나의 일기 숙제

지우고

끄덕이며

매일 쓰는

나의 일기는

오늘도 계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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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회 기록사랑 전국백일장 115

글짓기(운문)_동상

나의 하루

박정민 (대전샘머리초등학교 1학년)

일기가 말해 줬어.

3월 2일 두근두근

초등학교 입학일

일기가 말해 줬어.

3월 5일 콩닥콩닥

1학년 4반 첫 수업

일기가 말해 줬어.

5월 1일 벌렁벌렁

초등학교 첫 운동회

일기가 말하고 있을까?

6월 2일 헥헥헉헉

국가기록원 백일장

정민아 잘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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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회 기록사랑 전국백일장116

매직 일기

윤서정 (대전교촌초등학교 3학년)

왜 너한테 비밀을 고백하고 있는지 모르겠어.

왜 너한테 깨알같은 글씨로

내 마음을 말하는지 모르겠어.

그럼 네가 대답하겠지.

난중일기 읽었니?

안네의 일기는 보았니?

일기장이 바로 친구니까.

그렇구나, 정말 그렇구나.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일 중에 하나 기록!

일기장은 하늘이다.

다른 친구들에게 말하지 못하는 것을

묵묵히 들어준다.

기록하면 마음이 풀어진다.

일기장은 우산이다.

비오는 날 우산처럼

힘들고 외로운 마음 감싸준다.

기록하면 마음이 순해진다.

일기장아, 이제 알겠다.

글짓기(운문)_동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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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회 기록사랑 전국백일장 117

나의 성장일기

이민엽 (대전문정초등학교 1학년)

똑딱똑딱 시계가 가듯

쓱싹쓱싹 내 시간을 적는다.

하얀 종이 위에는

알록달록 그림을 그리고

네모난 원고지 위에는

반듯반듯 글을 쓰고

모래가 쌓여 작은 언덕이 되듯

내 일기들도 한장한장 쌓여 간다.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을

더욱 생각하고 반성하여

큰 사람이 되기 위한

밑거름을 만든다.

글짓기(운문)_동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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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회 기록사랑 전국백일장118

위대한 세계기록유산, 5.18

김오현 (광주 수완초등학교 5학년)

‘어린이를 위한 화려한 휴가’라는

책을 읽고 더 자세히 알게 된

우리나라 민주주의의 외침

어느덧 32주년을 맞이한

5.18 민주화 운동

무자비한 계엄군들에 맞서

목숨 바쳐 투쟁한

수 많은 학생, 시민, 도민들

용감한 그들의 희생정신이

영원히 기억되기를...

5.18 기록물을 지키고 보존해온

위대한 사람들

그 노력을 국제적으로 인정받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당당히 이름을 올린

아름다운 우리의 기록유산

5.18 역사기록물과

5월의 광주정신

이제는 그들의 학생, 용기, 눈물이

전 세계 사람들에게 전해지기를...

글짓기(운문)_동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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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회 기록사랑 전국백일장 119

별 도장 다섯 개, 기분은 맑음

김효은 (부산 동현초등학교 6학년)

신나는 마음으로

들어선 1학년

매일매일 웃음 띤 얼굴

‘내일까지 그림일기장 가져오세요!’

‘네~’ 우렁찬 소리와 함께

들뜨기 시작한 마음

엄마와 함께 손잡고

문방구에 들어가

자랑스럽게 사들고 나온 그림일기장

다음 날 그림 그릴 때도

정성스레 그려보고

마음에 안들어 다시 그려보고

꾹꾹 눌러 쓴 글씨에도

형형색색 덧칠하고

무지개색 덧칠하고

어느 날 별 도장 다섯 개와 선생님 한 마디

‘효은이는 짝지와도 잘 지내고

자세도 바르게 되어 칭찬해요’

그 동안 노력한 그림일기가

별 도장 다섯 개가 주욱 찍혀

무엇보다 반짝이고

주욱 찍힌 별 도장 다섯 개

가득 담겨 있는

뿌듯함과 즐거움, 선생님의 마음

어느 새 그림일기 한 권의

한 페이지마다 가득 차

반짝이는 별 도장

어느 새 별 도장 그림일기장

내 기분은 맑음

별에 비춰오는 날씨도 맑음

글짓기(운문)_동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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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회 기록사랑 전국백일장120

일 기

이가희 (대전복수초등학교 5학년)

일기는...

바람에 잘 날아가지 않은

벽돌과 같다.

우리의 어린 시절 추억이 날아가지

않도록

기억할 수 있게 해주는 것.

일기는...

좋은 것이다.

하루 동안 있었던 일을 기록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글짓기(운문)_동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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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회 기록사랑 전국백일장 121

보물상자

이세진 (대전흥룡초등학교 4학년)

일기 속에는

친구와의 우정이 들어 있어요.

일기 속에는

엄마의 사랑이 들어 있어요.

일기 속에는

돌아가신 할아버지와의 추억이 들어 있어요.

일기는 소중한 추억이자

보물상자예요.

글짓기(운문)_동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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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회 기록사랑 전국백일장122

내 마음의 거울

이재혁 (대전 한밭초등학교 5학년)

일기, 내 마음의 거울

하루 동안 자신의 일을 되돌아보는,

잘못이나 실수를 비추어주고

스스로 깨닫게 만드는

거울 같아요.

일기, 내 마음의 친구

종이 위로 이야기 나누면

격려도 해주고 충고도 해주는

친구 같아요.

일기, 내 마음의 선생님

때론 칭찬해 주고 때론 꾸중하는,

훗날 찾아보면

어린 시절 떠올리게 해주는

선생님 같아요.

일기, 내 마음의 따뜻한 손길

슬플 때나 우울할 때 달래주고

아픈 상처를 낫게 해주는

손길 같아요.

일기, 내 마음의 필름

지금까지 겪은 일들이

마치 불빛처럼 스쳐 지나가는

필름 같아요.

글짓기(운문)_동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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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회 기록사랑 전국백일장 123

아버지 낡은 수첩 속에서

조항진 (대전은어송중학교 3학년)

아버지 낡은 수첩 속에는

지나간 세월이

한 웅큼 묻어 있네.

떠나 버린 어머니의

아픈 기억도,

내 어릴 적

수 많은 시간들도

낡은 아버지

수첩 속에서

고이고이 가엾게 단잠을 자네.

“오늘은 우리 딸 치과 가는 날”

“오늘은 우리 딸 피부과 가는 날”

엄마 노릇, 아빠 노릇

모두 하려니

아버지 수첩은 언제나 빼곡

깨알같은 글씨들에

가슴이 운다.

속상해서 울고...

가엾어서 울고...

일기, 내 마음의 따뜻한 손길

슬플 때나 우울할 때 달래주고

아픈 상처를 낫게 해주는

손길 같아요.

일기, 내 마음의 필름

지금까지 겪은 일들이

마치 불빛처럼 스쳐 지나가는

필름 같아요.

글짓기(운문)_동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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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회 기록사랑 전국백일장124

너와 나의...

강란 (대전한빛고등학교 3학년)

방 곳곳, 책 속속,

너와의 얘기들

1학년, 2학년

그리고 지금

너와의 얘기는

끝도 없고,

끝도 없이 써진다.

고3, 아직도 주고 받는,

힘들 때마다 생각나는

힘이 되는 둘만의 편지

너와 3년 생활이 담긴

앞으로도 계속 될

우리 둘의 얘기

글짓기(운문)_동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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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회 기록사랑 전국백일장 125

일기장

김수아 (부산 이사벨고등학교 3학년)

손바닥 가득 인생이 주름져 있다.

정해진 손금보다는

힘주어 파고들었던 지난 날들의 협곡

진심으로 감겨온 지문이 있다.

두꺼운 살집.

한 장 한 장 넘겨가며

빼곡히 적었던 꿈.

가슴 떨리는 첫사랑부터

연이은 낙방과 마지막 눈물까지.

사계절을 꼬박 열 바퀴.

그간 묵은 각질과

열병처럼 앓았던 티눈 자욱이 있다.

이 모든 것이

하나도 부끄럽지 않은 두 손 되어

마침내 가지런히 꽂혀있는 일기장.

미숙하지만 선명한 발자국마다

내가 추억으로 서려 있었다.

다시 나체의 두 페이지가

책상 위에 누웠다.

무언가 기억하려는

눈 뜬 손바닥처럼.

글짓기(운문)_동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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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회 기록사랑 전국백일장126

우리나라 이야기

김주희 (광주여자상업고등학교 1학년)

오천년의 역사 한반도

그 오랜 이야기

어떻게 전해져 왔을까?

먼 옛날 원시인 조상님의

사냥 이야기는

동굴 속의 벽화로

수채화 없이 돌만으로도

그것 참 섬세히

잘 그렸다.

먼 옛날 고려시대 조상님의

사랑 이야기는

고려가요로

그 흔한 건반악기 없이도

그것 참 묘하게

잘 지었다.

고려가요에 세종대왕도

반한 것인가?

책으로 편찬하여

고려가요를 계승시켰다.

먼 옛날 조선시대 조상님의

일상 이야기는

시조로

그들의 선비적 문체로

그것 참 간결히

잘 지었다.

어디 이것만으로 끝인가?

작은 고을에서 일어난

일도 모두 기록했다.

우리가 지금 우리의

역사를 알고 있는 것도

이런 기록들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먼 옛날 도구가 없지만

훌륭한 기록유산을

남긴 것처럼

우리는 많은 도구를

이용하여 우리의

역사를 남겨주자.

길이길이 보전 할 수

있도록 남겨주자.

글짓기(운문)_동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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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회 기록사랑 전국백일장 127

기록한다는 것

백지예 (대전복수고등학교 1학년)

역사는 물처럼 차오른다.

그 자잘한 것들은

그 껍데기로부터 보호받아

우리를 가능케 했다.

역사는 물처럼 차올랐다.

그러나 그 진실 된 물방울들을

올곧게 차오르게 하기는 힘겨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역사는 물처럼 차올랐다.

태생부터 이 생애를 떠나기 싫어하는

가엾은 목숨들은

자칫 필요 없어 보였을 수 있는

그 껍데기 안으로

그들의 작은 생애들을 썰어냈다.

어쩌면, 안타깝게 연필심을 그러쥐었을

그 연약한 손들로,

그 작고 조밀한 생애들로

우리를 가능케 했다.

흘러야만 썩지 않는 물같은 역사는

우리로 하여금 진실 된 물방울을

껍데기 안으로 올곧게 넣게 했다.

그리하여,

역사는 물처럼 차오른다.

소리 지르며 진실만을 토해내는

검은 연필심들과 함께

글짓기(운문)_동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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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회 기록사랑 전국백일장128

사랑스러운 기록

서선영 (충북 제천제일고등학교 3학년)

어느 골목의 모퉁이에서 두근대던

전하지 못한 그 편지

짝사랑의 흔적이라고 하고

어느 교정의 나무줄기에서 두근대던

우산 아래 두 이름

첫사랑의 흔적이라 한다.

그래, 달리는 기차 안에서 보던

뒤로 스치는 풍경처럼 지나간 떨림을

비오는 날에는 가슴 속에서 들춰 보려나.

하지만,

가슴 아래, 조금만 더 아래엔

내가 세상에서 처음으로 두근대던 날

생일날의 흔적이

언제나 살아 숨 쉬고 있지 않은가.

울엄마 배꼽 아래에 그어진 붉은 동아줄은

나 때문에 생긴 거란다.

울아빠 떨리는 손으로 잘라내었다는 참외 한 덩이

내 못생긴 작은 참외는

앞으로도 가슴에 남아서

응애!

뭘 잘했다고 울어?

배꼽이 너무 두근두근거려요,

지금도.

글짓기(운문)_동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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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회 기록사랑 전국백일장 129

추억도 있고 기록도 있다네

지현희 (대전 동방고등학교 2학년)

추억이 있네.

내 동생이

구불 구불한

글씨로 쓴 일기장

군인 오빠와

여자 친구의

사랑의 담긴

편지 한 장

엄마 아빠 손 잡고

소풍가서 찍은 사진

늦은 밤 친구와

낄낄대며 주고 받던

메시지 수 백통

오늘 아침

냉장고 앞에 붙어 있던

엄마의 친근한

포스트잇 하나

모든 것에

추억이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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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회 기록사랑 전국백일장130

그들의 흔적이 있었기에

금광진 (부산광역시 해운대구)

두근거려서 미칠 것 같단다.

엄지 녀석은...

또 한 녀석은 온몸에 흐르는 물음표의

전율이 걱정이라는 검지...

엄지와 검지는 그렇게 만났다.

꼴깍!

침 넘어 가는 소리는

고요한 일상에 파문을 일으키고

두 녀석은

서로 맞대어 비비고 튕겨

그 옛날 회오리 바람속으로

나를 데려간다.

그렇게 책장은 넘겨졌다.

희뿌연 지난 날의 성에를 걷어내는

것은 중지요.

찰나의 순간을 놓치지 않은 것은 약지요.

모든 것들을 자랑하고 보듬게 한 것은

애지였다.

그들의 흔적은...

나의 일상의 흔적을 붙잡아

어여쁘게 수를 놓아 주었고

지극히 평범한 나를

무대에 세워 주었다.

날개를 달아 주었다.

나의 이야기는

나를 울리고 그들을 울리고

나의 노래는

나를 흥얼거리게 하고 그들은 춤추게 한다.

나만의 흔적들은

더 탄탄한 나를 약속하고 그들을

다짐케 한다.

그들의 흔적들이 있었기에...

과거의 내가 이야기하고

지금 내가 노래하고

미래의 내가 춤 출 수 있는 것이다.

글짓기(운문)_동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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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회 기록사랑 전국백일장 131

기록의 힘

박힘찬 (충청남도 계룡시)

내일을 보는 오늘의 눈으로

반만년 빛나는 역사를 써 왔으니

이 땅에 터를 잡아

우리의 자존을 설파한 단군신화

불철주야 집현전 학자들이

온 백성에게 선사한 기록의 힘, 훈민정음

난세를 이겨내고

조국을 위해 몸 바친 속살의 기록, 난중일기

기록은 기억을 지배하고

문화의 맥을 이는 기억의 간절함

유식한 감정으로 세상을 노래하며

우리의 핏속에서 유유히 흐름이라.

글짓기(운문)_동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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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회 기록사랑 전국백일장132

서고의 뜨락에서

조경희 (대전광역시 서구)

초록의 무성한 잎이 한들거리는

서고의 뜨락에 서 본다.

몹쓸 치매병으로

십년 넘는 세월을 절망에 살다

머언길 떠나신 지도 삼년 남짓

아직도

나를 짓누르는 중압감은

서고의 고서에 견줄까?

그때는

활란이라 외치며

내 안에서 전쟁같은 삶을 시작했어.

말 갈귀를 채찍하던 끔찍한 봄을

한 가슴으로 품어 보듬어 주던

대장경과 왕조실록을 보면서

초개같은 목숨들이 별도 스러지며

반도국이어서 처참했던 운명들

그렇게 살아 남아서 떠돌다.

서고에도 안착 못한 문화유산들

지구의 녹색나라들 중에서

브로우치로 빛나는

초록 별무리 하나

한-반-도

섧디 섧은 애환을 품고도

얼굴은

만월의 낱빛 평온

그건 아마도

민족혼이 서린 기록 문화유산들이

우리네 가슴마다

목단꽃으로 개화되고 있기 때문이지.

초록의 짙푸른 잎들이

사각 사각

싱그런 유월을 부르고

내 안의 전쟁은 뜨락에서

차가운 종식을 맞는다.

아!

세계 속에 빛나는 한반도의 문화들

그 안의 역사는

오늘의 너와 나

가꿈이가 자랑스럽고

지킴이가 미더운

서고의 뜨락에

뜨거운 혼이 머흘다.

글짓기(운문)_동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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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회 기록사랑 전국백일장 133

섧디 섧은 애환을 품고도

얼굴은

만월의 낱빛 평온

그건 아마도

민족혼이 서린 기록 문화유산들이

우리네 가슴마다

목단꽃으로 개화되고 있기 때문이지.

초록의 짙푸른 잎들이

사각 사각

싱그런 유월을 부르고

내 안의 전쟁은 뜨락에서

차가운 종식을 맞는다.

아!

세계 속에 빛나는 한반도의 문화들

그 안의 역사는

오늘의 너와 나

가꿈이가 자랑스럽고

지킴이가 미더운

서고의 뜨락에

뜨거운 혼이 머흘다.

나는 일기 쓰는 작가

윤준섭 (대전탄방초등학교 3학년)

“어머, 늦었어. 빨리빨리 어떡하지.”

오늘도 역시 우리 엄마는 바쁘다. 백일장 대회 시간을 잘못 보신 것 같다. 그런데, 오늘

주제가 기록사랑에 관한 것이었다. 엄마가 만약 시간을 정확하게 기록하셨다면

이렇게 서두르지도 늦지도 않았을 텐데... 다행히도 행사에 참석할 수 있게 되었다. 오늘

백일장의 주제를 보니 일기에 관한 것이었다. 왠지 어렵게 느껴지지 않았다. 왜냐하면,

일기하면 떠오르는 게 지난 겨울방학 과제 중 일기에서 금상을 받았기 때문이다. 내

생각에 일기는 추억을 기록하는 글이라고 생각한다. 매일매일 일어났던 일을 기록해서

나중에 시간이 지난 다음에 보면 우리를 웃게도 만들고 반성할 수 있게도 만들고 행복하게도

하는 것 같다. 나는 초등학교에 입학해서 일기를 쓰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일기를 쓰는

것이 즐겁고 재밌었다. 왜냐하면, 내가 쓴 일기의 끝부분에 선생님께서 항상 댓글을

써주셨기 때문이다. 나는 그것을 읽을 때마다 선생님의 사랑이 느껴졌다. 그래서 그때

부터 일기 쓰는 것을 즐거워했다. 그렇게 쓴 나의 1학년, 2학년 때의 일기장은 마치 나와

우리 엄마에게는 재미있는 여러 권의 동화책과 같다. 하지만, 3학년이 되니깐 일기장에

선생님께서 댓글을 써주시지 않고 도장만 꽝! 꽝! 찍어주셨다. 처음에는 ‘바쁘셔서

오늘만 안 찍어 주셨나?’ 생각했다. 그런데 역시나 선생님은 지금도 댓글은 없고 도장만

찍어주신다. 그래서 나는 조금 서운하기도 하고 아쉽기도 하지만 일기는 남에게 보여주

려고 쓰는 것이 아니라 나 자신에게 쓰는 글 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지금도 열심히 쓰고

있다. 지금 쓰는 일기가 3학년이 지난 다음에 보면 또 하나의 3학년 준섭이의 재미있는

동화책이 되어 있을 거니깐. (하하하) 나는 지금 동화를 쓰는 작가가 된

것 같다. 생각만 해도 멋지다. 오늘 기억은 오늘 기록해야 잊지 않고 기억 할 수 있겠지!

모든 친구들도 이런 생각으로 일기를 썼으면 좋겠다.

글짓기(산문)_동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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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회 기록사랑 전국백일장134

내 일기

신유영 (서울일원초등학교 1학년)

나는 엄마가 내 일기를 볼 때는 무척 부끄러워.

왜 그러냐면 엄마가 내 일기를 보면 나의 학교생활이 전부 알려지거든.

친구랑 싸웠던 일, 놀던 일, 일기에 창피한 일도 쓰는데 그걸 엄마가 보다니.

‘아이 창피해’

앞으로는 좋은 것만 써야지. 나쁜 건 엄마가 못 보게.

나는 왜 일기가 미울까?

줄이 많은 내 일기가 내 마음에 있는 이야기를 덜어 주는데 그럴수록 나는 일기가 밉다.

엄마의 잔소리를 하게 만들어서 그런 거 같다.

그럼 내가 일기를 사랑하려면? 매일 일기를 꾸준히 쓴다.

드디어 내가 일기를 사랑하게 되었다.

매일 일기를 쓰니 독서기록장도 잘 쓰게 되었고 엄마의 잔소리도 안 듣고 일기를 미워하

지도 않게 되었다.

다음에는 내가 작가가 될 것 같은 기분이다.

이런 기분이면 하루에 두세 번을 써도 좋은 기분이다.

글짓기(산문)_동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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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회 기록사랑 전국백일장 135

엄마의 태교일기

신하은 (광주효덕초등학교 2학년)

“학교 다녀왔습니다.”

“어~ 그래. 오늘 더웠지?”

나는 가방을 벗어 던지고 시원한 아이스크림을 먹고 있을 때였다.

“하은아, 내일 준비물 있니?” 하는 엄마의 목소리가 들렸다.

‘아차차 즐거운 생활 시간에 필요한 준비물이 뭐였더라?’

오늘 점심시간 전 오후모임 시간에 알림장 쓰기가 귀찮아서 분명 정확하게 외웠는데 도

무지 준비물이 기억나지가 않았다. 그때 엄마께서 다시 한번 말하셨다.

“알림장 가져와봐.”

‘어쩌지?’

할 수 없이 나는 알림장을 쓰지 않았다는 것을 사실대로 말씀드렸다. 엄마께서는

채원이 엄마께 전화해 준비물을 알아보고 난 후 무서운 얼굴로 나를 쳐다보셨다.

“너는 왜 알림장을 안 써왔니? 도대체 친구들 알림장 쓸 때 넌 뭐 한거니? 엄마 마트 갈 때

살 물건 메모 해 가는 거 못 봤어? 그래야 실수를 하지 않는다고 몇 번을 말해? 엄마가

꼭 친 구 집에 전화를 해야 되겠어?”

‘아휴 계속 되는 잔소리.’

나는 분명 외웠는데 그것도 모르시면서 혼내기만 하시는 우리 엄마. 이럴 때 보면 우리

엄마는 팥쥐 엄마 같다. 동생과 싸울 때도 나 먼저 혼내시는 것을 보면 분명 나는 콩쥐,

하림이는 팥쥐다. 내 마음을 몰라주는 엄마가 밉고 눈물이 나서 내 방으로 들어가 구석

글짓기(산문)_동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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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회 기록사랑 전국백일장136

에서 멍하니 앉아 있었다. 알림장을 쓰지 않은 것은 내 잘못이지만 시험도 숙제도 아닌

별로 중요하지도 않은 알림장 가지고 이렇게 혼내시는 엄마가 정말 미웠다. 눈물을 닦으

려고 휴지를 찾다가 책꽂이 구석에 꽂혀진 까만 노트 한권이 보였다. 궁금해서 열어

봤더니 사진과 함께 「사랑이에게」로 시작되는 글이었다.

‘어, 이게 뭐지? 날짜가 써져 있는 걸 보니 일기 같은데…….’

한 장 한 장 읽어보니 사랑이에게 쓴 엄마의 일기 였다.

‘이 까만 강낭콩처럼 생긴 건 뭐고 사랑이는 누굴까?’

궁금해서 거실에 있는 엄마에게 들고 가 여쭤보았다.

“엄마 이게 뭐에요?”

“어, 너 그거 못 봤어? 그게 너야.”

‘뭐라고? 이 까만 강낭콩이 나라고, 말도 안돼’

라고 생각하고 있을 때

“네가 뱃속에 있을 때에 엄마가 너에게 쓴 태교일기 라는 거야.”

그러시면서 엄마는 태교일기를 한 장 한 장 읽어 주셨다. 나는 알게 되었다. 엄마가 나

를 얼마나 사랑하시는지를. 잠시나마 팥쥐 엄마라고 생각하며 엄마를 미워했던 게 후회

되었다. 내가 이 태교일기를 보지 않았다면 내 마음 속 엄마는 여전히 팥쥐 엄마였을

것이다.

나는 다짐했다. 이제부터 귀찮더라도 알림장을 꼬박꼬박 쓰고, 내 하루를 되돌아보고

반성할 수 있는 시간을 갖고, 중요한 일을 나중에도 기억할 수 있도록 매일 매일 일기를

써야겠다.

“엄마 사랑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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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회 기록사랑 전국백일장 137

추억의 보고서 기록

김보희 (광주 첨단초등학교 5학년)

기록은 내 마음속의 추억이며, 마음껏 꺼내볼 수 있는 사진과 같은 것이다.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고흥에 있는 바다였다. 바다는 음이온이 많이 발생되며, 몸에

좋은 해산물과 푸른 하늘, 철썩거리는 파도와 고요하고 잔잔한 바다를 한껏 느낄 수

있다. 아빠와 나는 차에서 홍지렁이와 낚싯대를 꺼내, 낚싯대 바늘에 홍지렁이를

끼우고, 드디어 낚싯대를 바다에 던졌다. 고기가 잡히길 바라면서. 우리 가족은 잡은 고

기를 봉지에 담아 집으로 가져갔다. 잡은 고기로 맛있는 매운탕을 끓여 먹었던 맛있는

기억이 떠오른다.

기록이란, 내가 겪었던 일을 일기나 노트에 적은 내용을 말한다. 내가 겪었던 일을

기록하면 기억에 더 오래 남고, 그때 내가 쓴 기록을 보면서 “아, 그때는 이런 일이 있었

구나. 참 재미있었는데.”하고 생각하고 읽으면서 일기에서 고쳐야 할 점, 맞춤법 등을

다시 수정한다. 그렇게 꾸준히 수정하고 쓰다 보면 꼼꼼함이 길러지고 글을 더 잘 쓰는

능력이 증가한다. 오히려 하기 싫고 귀찮고 길들이면 좋은 습관들이 나의 희망찬 꿈과,

밝은 미래를 크게 성장할 수 있게 도와주는 도우미 역할을 맡아준다.

기록의 중요성은 그때 그 일을 글로 생생하게 표현할 수 있고, 그때의 일을 생각하면서

즐겁게 쓰면 일기를 효과적으로 더 잘 쓸 수 있다. 이 대한민국에서 빛나는 인재가

되려면 한 가지 요소가 필요한데, 바로 글쓰기이다. 예를 들어 광고를 만들 때는 그 문

구에 표현력을 곁들어 만들면 그 제품에 빗댄 설득력이 있는 문구가 만들어 진다. 우리

글짓기(산문)_동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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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회 기록사랑 전국백일장138

나라는 먹고살기 힘든 경쟁사회라 책벌레가 없다고 한다. 아무리 바쁘다지만 오분, 십

분 짬을 내서 책 한 줄이라도 읽으면 좋겠다. 왜냐하면 책은 지식을 깨쳐가는 즐거움이

자 마음의 안식처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책을 포기한 사람들도 있다. 자신한테 책이 잘

맞지 않거나 재미없다는 것이나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책은 재미

있어서, 책이 나한테 잘 맞아서 있는 것이 아니라. 책은 경쟁사회에서 경쟁자를 뛰어넘

으려 하는 사람들의 총알이다.

동화 “토끼와 거북”에서 토끼는 거북에게 달리기 경주를 하자고 권하였다. 거북은 기꺼

이 수락하였다. 토끼와 거북의 경주 날이 다가오자 토끼와 거북은 달리기를 하였다. 중

간에 다다른 토끼는 거북을 우습게 보아 자만심에 빠져 낮잠을 잤다. 끈기가 있는 거북

은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가서 결승점에 다다랐다. 거북은 자기가 끈기를 가지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결승점에 도착한 자기 자신한테 감탄하며 만세를 불렀다. 그 소리에 잠이

깬 토끼는 결승점에 도착한 거북을 보고 자신이 자만한 것을 후회하였다.

달리기가 느린 거북이가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가서 결승점에 도착한 것처럼

우리도 거북이처럼 끈끈한 끈기와 빛이 만발한 희망을 가지고 책을 멘토로 삼자. 이 생

각을 가지고 실천한다면 나의 희망찬 꿈과 밝은 미래가 보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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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회 기록사랑 전국백일장 139

우리의 추억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일기

김아현 (대전서원초등학교 6학년)

제가 어렸을 때 저는 일기쓰기를 아주 싫어했습니다. 어느 날, 저는 엄마께 일기를 쓰는

이유를 물어보았습니다.

“엄마, 일기쓰기 싫어요. 일기를 왜 쓰는 거예요?

“아현아, 네가 지금 일기를 쓰면 나중에 컸을 때 아현이 네가 그날에 어떤 일을 했는지

그때 너의 기분은 어땠는지 자세히 알 수 있잖아.”

“엄마, 엄마 말씀을 들어보니깐 일기 쓰기는 참 중요한 것 같아요!”

“그래, 엄마는 아현이가 일기쓰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달은 것 같아 기쁘구나.”

“네. 엄마. 저도 이젠 일기쓰기의 중요성에 대해 잘 안다구요!”

저는 엄마와의 대화를 통해 일기쓰기의 중요성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일기는 어렸을

때의 추억을 담은 하나의 추억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시간이 빌 때면 책장에 나란히

꽂혀 있는 일기장을 읽어보곤 합니다. 1학년 때 썼던 그림일기장부터 3학년,

4학년, 5학년 때 썼던 일기장을 훑어보면 그때 있었던 일들이 하나하나 새록새록

떠오릅니다. 저는 일기장을 보며 웃기도 하고 화내기도 합니다. 일기장은 저의 여러 가지

비밀들과 감정들을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저는 요즘 일기를 쓰면서 상상을 합니다.

‘내가 어른이 되었을 때 이 글을 읽으면 그때의 기억이 또 떠오르겠지?’

저는 ‘일기’라는 것이 있어 행복합니다. 일기장에는 제가 엄마, 아빠, 친구들에게도

털어놓지 못하는 비밀들을 속시원히 털어놓을 수 있거든요. 일기에 제 속마음을 털어놓

글짓기(산문)_동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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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회 기록사랑 전국백일장140

으면 답답했던 가슴이 홀가분해집니다.

일기는 저의 친구라고 생각합니다. 일기가 친구여서 저는 정말 행복합니다. 저의 감정

을 가장 잘 이해해주는 친구는 일기장 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집에서 책을 읽었습니다. 그 책의 내용은 한 친구가 쓴 일기였습니다. 그 친구는 일

기에 날씨도 아주 자세히 적어놓았습니다. 예를 들면 날씨를 자세히 안쓰는 친구들은 일

기장에 그려져 있는 날씨 그림에 동그라미를 치지만 그 친구는 날씨를 ‘오늘은 비가 왔다.

비가 와서 그런지 집안이 눅눅했다. 나는 비오는 날이 제일 싫다’라고 아주 자세히 썼습

니다. 저는 그 책을 읽고 생각했습니다.

‘날씨를 더 자세히 쓰면 그 날의 날씨가 어땠는지 더 자세히 알 수 있겠구나!’

저는 어느 날 책장 정리를 하다가 귀여운 오리그림이 그려져 있는 공책을 보았습니다.

그것은 글씨로 꽉 채워져 있었습니다. 그것은 다름 아닌 엄마가 손수 적으신 육아일기였

습니다. 저는 엄마가 적으신 육아일기를 읽고 제가 어렸을 때 언제 아팠고 언제 엄마께

혼이 났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엄마는 제가 밥을 먹었던 시간 하나하나까지도 정확히,

자세하게 적어놓으셨습니다. 저는 육아일기를 읽고 엄마의 느낌이 어땠는지도 알 수

있었습니다. 육아일기를 읽으니 그때의 모습이 상상이 되었습니다.

일기는 우리의 추억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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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회 기록사랑 전국백일장 141

나와 모두를 상징하는 그 이름, 일기

박현아 (대전갈마초등학교 6학년)

“딩동댕동 ~ 딩동댕동 ~”

“와아 ~ ! 학교 끝났다 !”

학교가 끝나는 종이 치자 아이들은 함성을 지르며 교실 안을 빠져나갔다. 나는 내 단짝

지희를 기다리느라 학교가 끝나고 바로 하교를 하지 못했다.

“야, 유지희 ! 너 언제 나올거야 !”

“아, 잠깐만, 잠깐만 ~ 이것만 쓰면 된단 말이야”

“아이 참...”

항상 이런 식이다. 난 숙제를 제때제때 해오는 모범생이지만 지희는 항상 속제를 까먹

었다는 둥, 어딜 갔다 와서 못했다는 둥, 갖가지 핑계거리로 벌청소를 쓱쓱 피해가는 못

된 학생이기 때문이다. 이번 주도 일기를 써오지 않아 남아서 일기를 쓰고 있는 것이다.

벌청소는 또 피했지만...

“휴, 다 썼다.”

“빨리 가방이나 싸.”

내가 지희 흉을 보고 있는 동안 지희를 일기는 다 썼나보다. 또 엉터리로 써서 월요일에

다시 쓸 것이 뻔하지만, 지금은 빨리 집에 가는 게 우선이기 때문에 신경쓰지 않기도 했다.

“가방 다 쌌다 ! 얼른 가자 ~”

지희는 월요일이 신경쓰이지도 않았는지 정말 해맑았다.

글짓기(산문)_동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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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회 기록사랑 전국백일장142

“지희야, 너 또 일기 엉터리로 썼으면 월요일날 다시 남을텐데...”

지희의 바보같이 해맑은 얼굴을 보니 월요일날 다시 남을 지희의 모습이 떠오르며 다시

신경쓰이기 시작했다.

“뭐 어때 ~

지희는 정작 본인이 더 신경쓰고 있지 않다는 걸 느끼지 못한건지, 더욱 해맑게 웃으며

대답하였다.

“그래, 가자...”

지희의 바보같은 해맑음에 나도 지친 것 같다. 어쩔 수 없이 오늘도 지희의 엉터리 일기

를 교탁 위에 두고 교실 안을 빠져나왔다.

“지희야 ~ 너 덕분에 오늘 수영장 가긴 글렀다. 정말 고맙다 !”

“...미...미안... 헤헤 ~”

사실 오늘은 학교가 끝나고 집에 들렀다가 지희와 함께 수영장을 가기로 약속했는데,

수영장 가기엔 그른 것 같다. 오늘같이 따사로운 햇볕이 쨍쨍 내리쬐는 날에는 수영장이

검은 머리로 바글바글할텐데... 더군다나 우린 학교 하교시간보다 더 늦어버렸으니깐.

“우리 그럼 다른데 놀러갈까? 내가 슬러시 쏠게”

지희는 나에게 다른 곳으로 놀러가자고 제안했지만, 오늘같이 더운 날엔 수영장이 제격

이었다. 따라서 다른 곳으로 놀러가고 싶은 마음은 없었다.

“아니, 됐어”

“응...그래...”

좀 더 따뜻하게 대답해야 했나? 아니다. 이왕 차갑게 대한 거 따끔한 소리 좀 해줘야지.

“지희야, 나 오늘 너한테 무척 실망했어. 수영장을 가지 못했다고 그러는게 아니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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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회 기록사랑 전국백일장 143

내 말을 잘 들어주었으면 해. 넌 일기쓰기가 무척 귀찮을거야. 물론 나도 그렇고. 하지

만 내가 일기를 열심히 쓰는 이유가 뭔지 아니? 일기는 곧 ‘나’이고, ‘반성’이기 때문이야.

무슨 말인지 알겠니?”

지희가 반성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진지하게 말했다. 하지만 지희는

“아니요, 모른겠는데요? 별꼴이야”

라는 한마디 말만 남기고 자기 집으로 혼자 쌩 가버렸다.

지금까지 내가 이런 어리석고 둔한 아이를 단짝으로 두었다는 생각에 분한 마음을 참지

못하고 눈 속에서 핑돌던 눈물을 한 방울씩 밖으로 내보내며 집으로 돌아갔다.

숙제하니, 뭐하니 하다 보니 어슴푸레 달빛이 밤하늘을 드리웠고, 난 일기장을 펼쳤다.

“오늘은 지희와 싸웠다. 지희에게 일기의 중요성을 알려주려다가 그만 지희의 자존심

을 건드려 버렸다...”

일기를 쓰다 보니 다시 한번 눈물이 핑 돌았다. 지희가 일기의 중요성을 깨달았으면 하

는 마음 때문이었을까? 그렇게 난 잠이 들었다.

“소정아, 소정아, 학교가야지 !”

“으... 응... 아... 네...”

앗 ! 일기 ! 모르고 일기를 끝까지 쓰지 못했다. 학교에 내야하는데... 일기는 다 쓰지도

못하고 늦잠을 자버려서 등교시간도 가까워졌다. 이쩔 수 없이 그냥 가기로 했다.

“딩동댕동 ~ 딩동댕동 ~”

“헉, 헉”

가까스로 지각은 면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일기를 쓰지 못했고, 선생님 입에 내 이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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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회 기록사랑 전국백일장144

올라버렸다. “오늘 일기 안 쓴 사람이에요. 민지희, 유소정, 정재훈”

“어? 소정이?”

아이들은 내가 일기를 쓰지 않았다는 말에 깜짝 놀라했다.

“쉿, 조용조용 !”

선생님께선 아이들을 조용히 시키고 말씀하셨다.

“선생님도 여러분이 일기쓰기 귀찮아 한다는 걸 잘 알아요. 선생님도 일기 쓰는 걸 무

척이나 귀찮아했으니까요. 처음엔 일기같이 귀찮은 걸 왜 자꾸 쓰라고 하나 했는데 시간

이 지나면서 그 생각이 바뀌었답니다. 일기는 하루 동안의 나를 볼 수 있었고, ‘반성’이

란 것을 처음으로 해 볼 수 있게 도와준 소중한 기록이었죠”

“...”

우리 반 모든 아이들은 뭐라 대답하지 못했다.

“오늘은 일기 숙제를 내지 않을게요. 단, 부모님께 일기에 대해 물어봐서 기억해 오세요.”

선생님께선 우리에게 부모님께 일기에 대해 물어봐오라는 숙제를 내주셨다. 학교가 끝

나고 난 부랴부랴 집으로 돌아가 엄마께 여쭈었다.

“엄마, 엄만 일기가 뭐라고 생각하세요?”

“음... 일기? 엄마는 일기가 하나의 추억이라고 생각해. 엄마가 학창시절에 썼던 일기

를 보면 재미를 느끼기도 하고, 또 엄마는 너와 네 오빠를 낳고서 쭉 써온 육아일기도 있

잖니? 일기는 나 뿐만 아니라 다른 여러 사람들을 상징할 수 있는 소중한 기록이라고 생

각돼. 근데 그건 왜?”

“아녜요. 감사합니다 !”

엄마께선 나의 짧은 질문 한 마디에 소중한 말씀들을 하나하나 내뱉으셨다. 그리고 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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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회 기록사랑 전국백일장 145

마 말씀이 끝난 후 나에게 온 한 통의 문자.

“소정아, 미안해. 그리고 고마워”

지희도 엄마의 말씀을 들은 모양이다. 나도 사실 지금껏 일기를 소중하게 여기긴

했지만 내가 왜 일기를 소중하게 여기는지 확실히 모르고 있었다. 하지만 선생님의,

엄마의 소중한 한마디 한마디를 통해 ‘일기’라는 기록의 소중함을 더욱 확실히 깨달

을 수 있었다.

일기, ‘나’를 알고 ‘모두’를 알며, ‘추억’에 젖게 하고, ‘재미’를 선사하는, 그리고 나를

되 돌아보게 하는 소중한 기록이자 매력있는 친구인 것 같다.

“오늘부턴 더욱 더 열심히 일기를 써야지 !”

나에게 이렇게 다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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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회 기록사랑 전국백일장146

우리 학급 회의록

신동해 (경기 성남 불곡초등학교 4학년)

우리 학급에서는 매달 한 번씩 학급회의를 한다. 학급회의를 여는 목적은 우리 반 여러

친구들의 생각을, 주제, 실천사항, 건의사항의 순서에 따른 학급회의 진행순서와 격식

에 따라 누구나 차별없이 행복하고 신나는 학교생활을 하기 위한 규칙을 만들고 그것을

실천하기 위해서이다. 엄마, 아빠의 초등학교 시절에는 반장, 부반장만 있었다는데

요즘은 한반에 반장, 회장, 부반장, 부회장이있다. 옛날보다 학급 어린이회의 역할과 의

견이 중요해졌다는 뜻이 아닐까?

우리는 학급회의를 할 때 그날의 회의 내용을 학급 회의록에 기록해 둔다. 그리고 다음

회의 때는 토의를 시작하기 전에 지난 회의에서 결정한 것들을 미리 이야기 한다. 만약

지난번 회의의 결과를 기록하지 않았다면 새로운 회의를 보다 훌륭하게 진행할 수 없을

것 같다.

우리 할아버지는 밭에 고추를 심기 전에 거름을 주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고 하셨다.

내 생각에 지난 학급 회의록은 이번 회의에서는 고추밭의 거름 같은 존재이다. 학급에서

회장을 맡고 있는 나는 이번 학기가 끝나면 임기가 끝난다. 하지만 학급회의 진행순서를

자세히 적어서 다음에 회장이 될 친구에게 넘겨줄 생각이다. 그러면 아마 다음 회장은

내가 한 학기 동안 학급회의를 진행하면서 알게 된 노하우를 더 쉽게 배울 것이다. 그러

면 우리 반 학급 회의는 다른 반 회의보다 더 멋져질 것 같다. 우리 반 학급 회의록과

내가 전해준 학급회의 진행 노하우 기록이 우리 반의 거름이 되겠지?

글짓기(산문)_동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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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회 기록사랑 전국백일장 147

세계기록문화 유산인 조선왕조의궤는 왕실의 행사나 축제를 글과 그림으로 세밀하게

잘 기록해 두었다고 한다. 그래서 오늘날에도 조선 왕실의 훌륭한 전통과 의례, 옷,

행사의 규모 등을 자세히 파악할 수 있다고 한다. 만약, 조선왕조의궤가 없었다면

다음의 후손이 행사나 축제를 더 어렵게 했을 것이다. 가르쳐 주고, 기록하지 않으면

사람들에게는 전통도, 배움도, 책도, 문화도 없었을 것이고 사람들은 아직도 달에 토끼

가 사는 줄 알았을 것이다.

우리는 정말 어리석어서 평소에는 항상 있는 공기의 중요성을 모르다가 그것이 사라

지고 나서야 그 중요성을 깨닫게 된다. 우리는 모두 후손을 위한 농사를 짓는 농부일

지도 모른다. 오늘 우리가 남기는 기록들이 내일을 위한 거름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할아버지 밭의 고추가 주렁주렁 열리는 것처럼, 학급회의가 점점 멋져지는 것처럼

기록의 소중함도 점점 많은 사람들이 알아갔으면 좋겠다. 평소에는 많아서 소중하다는

것을 잘 모르지만 남아있는 기록이 없으면 거름 없는 밭을 후손에게 물려주게 될 것이다.

기록은 공기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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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회 기록사랑 전국백일장148

일기장 속 붕장어

윤창훈 (부산 금빛초등학교 4학년)

드디어 아빠께서 약속을 지키셨다. 낚싯배를 2만원에 빌리고 줄낚시와 지렁이를 사서

바다로 으샤으샤 노를 저어 나갔다. 깊은 바다의 물고기를 만나기 위해서 합포 마을이

난쟁이마을처럼 보일때 쯤 닻을 내리고 낚싯대를 휙 던졌다. 한참 있어도 안 잡혀서 지

겨웠다. 그 순간 느낌이 두두둑 와서 있는 힘껏 올리니 아쉽게도 먹이만 먹고 도망쳤다.

여러 번 속다가 마지막 희망을 갖고 올리니 약 30cm 정도의 붕장어가 잡혔다. 우리 가

족은 얼싸 안고 좋아했다. 유진이가 샘이 나서 7살 때 더 큰 붕장어를 잡았다고 했다. 나

는 화가 나서 큰 소리로 절대로 그런 일은 없었다고 소리치니 유진이는 증거가 있다며

아이스크림 내기를 하자고 했다. 증거로 그때 썼던 일기장을 내세웠기 때문에 내심 찝찝

하고 불안했지만 자신있게 내기를 받아들였다.

내기는 집에 가서 확인하기로 하고 새로운 마음으로 낚싯대를 던졌다. 이후로 문주리,

쭈꾸미, 붕장어, 복어를 원없게 잡고 집으로 돌아왔다. 들어오자마자 먼지가 뽀얗게 쌓

여있는 창고를 뒤져서 그때의 일기를 찾아내었다. 유진이의 일기장에는 삐뚤삐뚤 큰 글

씨로 이렇게 적혀있었다.

‘큰 붕장어를 잡았다. 집에 와서 아빠와 길이를 재어보니 25cm가 조금 넘었다. 나의 귀

여운 붕장어를 아빠께서 구워 드실 거라고 하셨다. 엉엉.’

증거를 보고 나는 신나서 춤을 추었고 유진이는 부끄러워서 살며시 방으로 들어갔다.

일기장의 기록이 증거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오늘 처음 알았다. 일기를 매일 꾸준히 상세

하게 적어야겠다. 오늘의 일기가 미래의 어느 날 또 다시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글짓기(산문)_동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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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회 기록사랑 전국백일장 149

소중한 꿈과 비밀의 기록, 일기

이준석 (대전탄방초등학교 6학년)

얼마 전부터 일기를 2개 쓰기 시작하였다. 하나는 학교에 갖다가 내는 일기, 또 하나는

평소 내가 고민하는 것들과 내 속마음들을 적어 놓은 비밀일기이다. 내가 요즘 사춘기에

접어들면서 내 마음 속에 꼭꼭 숨겨져 있는 속마음이나 고민거리가 많아졌다. 마음 편

하게 언제나 고민을 털어 놓을 친구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였다. 그러다가 문

득 내가 인상 깊게 읽은 ‘안네의 일기’가 생각났다. 나는 결국 안네의 일기에서와 같은 가

상의 인물을 만들어서 일기를 쓰기 시작했다. 비밀일기를 쓴지 꼬박 1주일이 지난 지금,

일기를 두 개나 쓰고 있지만 힘들고 어렵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비밀일기

는 내가 자율적으로 쓰는 것이기 때문만 아니라 일기를 쓰는 게 많이 능숙해졌기 때문

인 것 같다.

내가 일기를 처음으로 시작한 건 6살 때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6살 때 내가 한글을

깨우 친 뒤 엄마의 추천으로 쓰기 쉬운 그림일기를 쓰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띄어쓰기, 맞춤법이 많이 틀려서 엄마의 지적을 받기도 하였다. 그땐 많이 힘

들어서 그만 쓰고 싶었지만 엄마가 자꾸만 권해서 하는 수 없이 쓰곤 했다. 그러던 것이

나날이 갈수록 일기 쓰는 실력과 수준이 높아져서 이제는 누가 뭐라 안해도 습관적으로

쓴다. 일기 쓰는 공책도 그림일기에서, 넓은 칸 일기 공책으로, 나중엔 좁은 칸 일기 공

책에 썼다. 지금은 아예 아무런 형식이 없는 줄공책에 다가 쓴다.

나는 일기 덕분에 이득을 많이 보았다. 일기 덕분에 방학 과제물상을 한번도 빠짐없이

받을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이젠 글짓기가 두렵지 않다. 일기를 쓸 때도 주제 하나만

정하면 무슨 마술연필을 잡은 듯이 술술 내용이 써지고, 어떤 때는 내가 일기를 그만 쓰

글짓기(산문)_동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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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회 기록사랑 전국백일장150

고 싶다고 생각해도 내 손이 멈추지 않아 다 쓰고 나면 손목이 아프다. 이게 바로 일기

후유증인지도 모르겠다. 나는 지금 초등학교 6학년이다. 가끔 학교에서 편지쓰기 대회

를 할때면 내가 한창 쓸 동안 친구들은 구상만 하고 있다가 내가 다 쓴 뒤에야 시계 보고

놀라 얼른 쓰기 시작한다. 그리고 내가 다 쓴걸 보여주면 빼곡히 채워져 있는 나의 종

이를 보고 놀라움과 부러움의 눈빛으로 나를 쳐다본다. 그만큼 일기가 중요하다는 것

을 깨달았다.

일기는 단지 내가 오늘 있었던 일을 쓰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평소에 글쓰기 연습을 하

는 것이나 다름없다. 또, 일기는 사람을 차분하고 생각이 깊게 만든다는 걸 나는 새삼스

럽게 깨달았다. 그리고 일기는 나에게 또 다른 가르침을 주었다. 안네의 일기나 난중일

기 같은 일기는 그 당시에 있었던 일들을 상세하게 기록되어 있는 일기이다. 안네의 일

기에서는 폴란드의 어린 소녀 안네가 독일군들을 피해 숨어 지내며 쓴 일기로 그 시대

상황이 나의 마음 속에 생생하게 전달돼서 깊은 감동을 준다. 난중일기에서는 이순신 장

군이 임진왜란 전부터 이순신 장군이 전사하기 이틀 전까지 지냈던 일들이 상세히 적혀

있어 역사적 사건을 다시 한번 증명한다. 이 두 일기의 공통점은 일기를 썼을 당시에

는 그냥 평범한 사람의 평범한 일기였을 테지만 수백년이 지난 지금 발견되어 중요한 문

화재가 되었다. 이 말인 즉 슨 나의 일기가 하찮은게 아니라 잘하면 수백년, 수천년 후에

발견되어 문화재가 될 수 있는 중요한 기록물이라는 것이다.

내가 이 글짓기 작품을 내면 상을 받게 될지 아니 될지 모르겠지만 이 작품은 수많은 사

람들이 낸 작품 중 하나 일 것이다. 그러므로 이런 백일장에 참가 한다는 것이 나에겐 큰

배움의 기회이고 또 하나의 기록물을 남기는 결과가 된다.

나는 마지막으로 한마디 하고 싶다. 일기를 써서 불이익으로 남을 건 없다고, 처음엔 힘

들지 모르겠지만 차근차근하게 하루하루 꾸준히 쓰다보면 어느새 내가 일기왕이 되어

있을 것이라고.

일기를 쓰기 싫어하는 어린이들에게 말해 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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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회 기록사랑 전국백일장 151

외톨이의 쉼터

전가영 (대전두리초등학교 6학년)

“넌 어쩜 그렇게 잘 웃니?”

“넌 해피 걸이구나!”

나에게 붙어 다니는 수식어는 항상 밝고 예쁜 모습이었다. 나도 그러는 내가 싫지 않았

고 늘 당연하게 생각되었다. 그런데 요즘 들어 나는 무척 우울하고 마음을 조절하지 못

할 정도로 기분이 안 좋다. 6학년 들어 나에겐 많은 변화가 생겼다. 그 중에 하나는 나하

고 거리가 먼 것 같았던 ‘외톨이’라는 것이었다.

이 마음을 누군가에게 털어놓고 싶어도 엄마는 직장에 다녀서 답답할 때 마다 풀어 주

지를 못했고, 할머니는 세대차이 때문인지 말을 해도 풀리지 않는 무엇인가 있었다. 내

마음을 털어 놓을 친구도 어른도 없었다. 게다가 친구와 계속 되는 갈등까지…….

그러던 어느 날, 선생님께서

“일주일에 두 세 번 일기장을 내도록 하세요.”

“에이~ 6학년이 무슨 일기예요.”

아이들의 야유소리와 함께 나도 짜증이 났다. 하지만 처음에는 꾸중을 듣지 않기 위해

쓰기 시작한 일기에 조금씩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 엄마나 선생님께 들키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그냥 일상적이고 가식적으로 썼던 일기에 선생님의 덧글이 내 일기보다 더 진심

있게 달리기 시작했다.

소풍을 가기 며칠 전부터 친구가 없는 나에게는 고민이 생겼다. 같이 가면서 얘기 할 친구.

글짓기(산문)_동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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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회 기록사랑 전국백일장152

점심을 먹을 친구도 없는 것 같아 마음이 쓸쓸했다.

그런데, 그 때 번쩍 생각나는 것이 ‘일기’였다.

일기에 내 마음을 선생님께 전해보고 싶었다. 진짜 편지를 쓰듯 내 고민 전부를 털어

놓게 되었다. 솔직하게 마음을 털어 놓았지만 창피해서 일기를 내지 말까하는 생각

까지 들었다.

다음 날 일기를 내고, 그 일기장이 내 책상으로 돌아 올 때까지 눈이 빠질 것 같았다.

‘선생님이 흉보면 어쩌지?’

하는 조마조마한 마음은 일기장을 보는 순간 눈 녹듯이 녹았고 눈물이 나기 시작했다.

그저 뻔한 덧글이 달렸으려니 생각했는데, 선생님은 어린 시절 겪은 나와 같은 경험부터

내가 어떻게 행동하고 생활하면 좋을 지를 빽빽하게 적어 주셨다.

내가 쓴 일기보다 더 진지하고 솔직하게 써 주신 것에 나는 감동을 받았다. 그리고

난 후 난 선생님 말씀처럼 당당하고 기쁜 마음을 갖게 되었다.

지금도 나는 일기를 통해 내 마음을 쏟아내고 다독인다.

일기는 외톨이의 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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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회 기록사랑 전국백일장 153

나의 원동력, 기록!

박현진 (대전갑천중학교 1학년)

나에게 기록이란 웃음을 주는 존재이며, 머릿속에서 지워져버린 나의 다짐을 일깨

워주는 존재이다.

내가 다섯 살 때, 부모님이 찍어 놓으신 비디오를 지금도 가끔씩 보고는 한다.

‘야외에서 놀면서 찍은 것’, ‘내 생일잔치 때 케익을 먹은 것’, ‘집에서 논 것’ 등의 여러

가지 비디오가 있지만, 나는 그 중에서 ‘색칠공부를 더 하겠다며 운 것’이 가장 인상 깊다.

왜냐하면 내가 “공부하고 싶어!” 라고 말하며 울었기 때문이다 이 장면을 볼 때면 부모

님께서는 “다섯 살한테 색칠공부도 공부야! 네가 분명히 공부하고 싶다고 말했으니까

공부해야지?” 라고 농담하시곤 한다. 이 비디오를 보는 나는 웃을 수 밖에 없다. 이렇듯

글은 나에게 웃음을 준다.

두 번째 이야기는 내가 글로 남긴 기록이다. 내가 중학교에 입학하고 세운 계획들이 있다.

나는 스케치북에 매직을 들고 ‘중학교 1학년 때 나는 …… 할 것이다’ 의 형식으로 한자

한자 써내려갔다. 옆에는 나의 모습을 그리고 옆에 “꿈은 이루어진다!” 라고 크게 썼다.

나는 지금도 공부가 하기 싫거나 학교공부에 소홀히 할 때 그 스케치북을 꺼내서 새 출

발하는 마음으로 내가 쓴 것을 읽고 뒷장에

“이때까지 나의 계획을 소홀히 한 것 같아. 새 마음 새 뜻으로 다시 한번 열심히 해보자!”

하고 답장을 주고는 한다. 그리고 흐트러진 마음을 다시 한번 정리한다. 이처럼 기록은

나의 다짐을 일깨워준다.

앞으로도 더 많은 기록들이 나에게 웃음을 주고 다짐을 일깨워 멋진 나를 만들어주면

좋겠다.

글짓기(산문)_동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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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회 기록사랑 전국백일장154

마음을 전하기 위한 소중한 기록

안나현 (대전봉우중학교 1학년)

내게는 3년지기 친구, 아니 절친이 있다. 그 친구는 내가 새 학교로 전학와서 많이 낯

설고 어색할 때 제일 먼저 손을 내밀어

“친하게 지내자!”

라고 말해준 소중한 친구였다. 우리는 그 후에 많이 친해졌고, 서로 하루라도 보지 못하

면 안 될 사이가 되었다. 하지만 그런 우리 사이를 아는지 모르는지, 5학년 때는 각자 1

반과 6반을 배정받았고, 우리 둘 모두 속상해 했다. 그때부터 우리는 편지를 주고받기

시작했고, 그러기를 어언 2년, 서로의 편지상자 안에는 40통 이상의 편지가 쌓여있게

되었다. 하지만 이렇게 편지가 쌓이기 위해서는 많은 일이 있었다. 동성이건, 이성이건

서로에게 편지를 주고받는 일이 흔치 않았던 우리 학교에서 주변 친구들은 우리가 주고

받는 편지들을 보고,

“어? 너 러브레터 받았어?”

또는

“우와 나현이 러브레터 받았다!”

등 이런 식으로 놀리며 장난치는 일이 잦았다. 하지만 그러면서 다른 많은 친구들과도

많이 친해질 수 있었기 때문에 내게 편지는 매우 소중한 존재가 되었다.

며칠 전 우리는 지금까지 주고받은 편지를 다시 꺼내보았다.

“어? 이거 우리가 처음 주고받은 편지다!”

글짓기(산문)_동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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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회 기록사랑 전국백일장 155

“어디? 우와, 정말이네! 이때 되게 편지쓰기 어색했는데…….”

“맞아, 그때 기억난다...”

우리는 편지들을 읽어보며 그때의 기억을 새록새록 떠올렸다. 거의 즐거운 추억들

이였다. 우리가 쓴 편지들은 거의 형식이 따로 없고 각자의 이야기와 서로에 대한 질문

들을 적어놓은 것이 주요 내용이었다. 주고받았던 편지들을 다시 읽어보며 우리는 웃음

꽃을 피울 수 있었고, 서로에게 서로가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알 수 있었다. 우리가

절친이 된지 3년이 지났는데도, 비록 같은 반이 한번밖에 되지 않았더라도 지금까지

서로에게 소중한 존재로 남을 수 있었던 이유가 바로 서로의 진솔한 이야기를 담은 편지

덕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기록은 이렇듯 우리에게 소중한 것들을 만들어주는 고맙고 중요한 존재이다. 또한

편지는 서로의 마음을 전해주기에 가장 좋은 기록이다. 하지만 이런 사실을 아는 사람

들은 많아도, 정작 쓰기는 쑥스럽고, 어색하기도 해서 쓰지 않으려고 하는 사람들이

많다. 또한 요즘은 인터넷이 발달해서, 편지를 쓰더라도 손 편지보다는 빠르고 편리한

전자우편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더 많다. 하지만 나의 진실한 이야기를 전달하고

싶다면, 손편지를 쓰는 것이 제일 좋은 방법이라는 생각이 든다. 아직까지 사이가 좋지

않거나 화해하고 싶어도 쑥스러워서 하지 못하는 사람이 있다면, 서둘러 편지를 쓰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는 생각이 든다.

마음을 전하기 위한 소중한 기록이자 나에게 소중한 것을 만들어 준 편지가 다른 많은

사람들에게도 소중한 것을 만들어 줄 수 있을거란 왠지 기분좋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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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회 기록사랑 전국백일장156

되찾은 기억

이가영 (대전삼천중학교 3학년)

사실 우리의 뇌는 뛰어나게 똑똑하지 못하다. 하루만 지나도 잊어버리는 우리의 뇌이

기에 우리의 생활에는 기록이 필요하다.

또한 100년이 넘는 시대를 기억하는 것도 머리가 아닌 기록이다. 이순신의 난중일기.

김구의 백범일지 등과 같은 자신의 일을 기록한 글들은 기록이 없었다면 후손들이

그들을 알 수 있었을까?

또한 일기장이나 기행문과 같은 그 날에 대한 기록이 없다면 먼 훗날에도 우리가 기억

할 수 있을까?

인간의 뇌는 모든 것을 기억하지 못한다. 그 기억을 상기시켜주는 것이 기록이라는

것이다.

우리가 일기를 쓰는 이유가 무엇일까? 그저 글쓰기실력을 늘어나게 하는 것이 아니라

그 날의 기억이 나중에는 까먹기 때문에, 나중에 잃어버린 기억을 되찾게 해주기 때문에

기록한 것 일수도 있다.

이처럼 기록은 우리 생활에 꼭 필요하다. 하지만 기록이 늘 고마운 것은 아니다. 일제

강점기나 6•25전쟁 같은 일은 기록은 기억하고 싶지 않은 기억을 상기시키는 것이다

기록이 마음에 들던 그렇지 않건 간에 기록은 필요하다.

글짓기(산문)_동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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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회 기록사랑 전국백일장 157

우리의 기록

이제현 (부산중학교 3학년)

인간은 여느 동물들과 달리 지능이 있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동시에 인간은 망각

의 동물이기도 하다. 그렇기 때문에 인간은 금방 생각하고 또 금방 까먹는다. 이러한 단

점을 보완하고 우리의 생각을 오랫동안 보관하고, 기억하기 위해 ‘기록’이란 수단이 생

겨났다. 옛날에는 글로만, 현재에는 글, 음성 그리고 영상물 등 다양한 방법으로 우리의

생각을 기록하고 있다. 이러한 기록으로 우리는 우리의 생각을 오랫동안 보관하고 기억

할 수 있게 되었고, 전달의 한계가 있는 말이 아닌 기록을 남김으로써 우리는 우리의 생

각과 생활상을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게 되었다.

이러한 기록의 중요성을 좀 큰 범위로 생각해 보겠다. 우선 역사를 파헤치는 사람들에

게 기록은 큰 도움이 된다. 문자가 발명되지 않아 도구와 건물만으로 짐작해야하는 선사

시대와 달리 문자가 발명된 역사시대에는 도구와 건물뿐만 아니라 기록을 통해 더 빠르

고 정확하게 우리의 역사를 알 수 있고, 역사 드라마 등을 만드는 사람들이 역사기록을

이용해 좀 더 정확하게 만들 수 있다. 학생의 신분으로 역사를 공부하는 우리들도 좀 더

정확한 역사공부를 할 수 있고 요즘, 아니, 예전부터 한창 화두가 되고 있는 독도 문제도

역사문헌의 기록이라는 근거가 있지 않았다면 일본이란 강대국에게 억울하게 독도를 빼

앗겼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스포츠 등 다양한 분야에서도 기록은 상대를 분석하는 자료

가 되고, 좋은 결과를 보관하는 방법이 된다. 이렇듯 기록은 우리의 과거 역사를 정확하

게 알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또 나아가 지금 우리의 기록은 미래에는 과거에 있었던 사

글짓기(산문)_동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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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회 기록사랑 전국백일장158

건과 생활상을 알게 해주는 정확한 근거가 된다.

그러면 이번엔 범위를 좀 좁게 들어가 내가 생각하는 기록에 대해 써 보도록 하겠다.

나는 기록을 내 인생에 좌표이자 추억으로 생각한다. 그래서 요즘은 되도록 많은 기록을

남기려고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내가 이렇게 기록을 중요하게 생각한지는 얼마 되지 않

았다. 그게 지금 내가 가장 후회하는 일 중 하나이다. 내가 초등학생일 때, 대부분의 초

등학교는 강제적으로 학생들에게 일기쓰기를 강요하였다. 지금 생각하면 그때 내가 일

주일에 세 번 일기 쓰는 걸 왜 그렇게 싫어했는지 모르겠다. 중학교 가는 게 좋았던 유일

한 이유가 일기를 안 써도 된다는 것이었을 정도니까.

그렇게 중학교 들어와서 싫어하던 일기쓰기를 그만두고 덤으로 싫어하던 사진 찍는 것

까지 자제했다. 그렇게 나는 중학생 때부터 나에 대한 기록을 남기는 것을 멈추었다.

그렇게 중학교 2학년 말이 되었고 3학년이 되기 전에 내 짐 정리를 하다가 내 초등학생 때

일기와 사진을 발견하였다. 향수에 젖어서 일기장과 사진집을 펼쳤고, 입가엔 미소가

번지며 추억에 잠기게 되었다. 까맣게 잊고 있었던 일들이 하나씩 빛을 발하는 기분

이었다. “그래, 이때 이런 일이 있었지” 이런 생각을 하며 중학생 초에 추억을 되살

려 보려했지만 정말 하나도 기억이 나지 않았다. 일기도 쓰지 않아 기록은 정말 사진 몇

장뿐이었다. 처음으로 일기를 쓰지 않고, 사진을 찍지 않은 게 후회가 됐다. 마치 뒤는

생각하지도, 밝혀놓지도 않고 그냥 앞으로 무식하게 달려가는 느낌이었다. 내 딴에는

멀리 왔다 생각하고 뒤를 돌아보는데, 정말 아무것도 없이, 까맣기만 한 것 같았다.

두려워졌다.

그래서 다시 일기를 쓰고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약간이라도 뒤가 밝아지는게 느껴졌다.

약간 귀찮고, 약간 부끄러울지는 몰라도 기록은 꼭 필요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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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회 기록사랑 전국백일장 159

문명의 매개체, ‘기록’

이주안 (부산중학교 2학년)

세상에는 생각이 가능하며 그들끼리의 의사표현이 가능한 생물이 인간 이외에도 많이 존재할

것이다. 하지만 오직 인간만이 문명을 이룩하였으며 오랜 시간이 지난 그들의 역사를 되돌아

볼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이유는 아마 후대에 걸쳐 전하는 ‘기록’ 때문일 것이다. 이렇듯

기록은 문명의 탄생 이후 많은 도움을 주었으며 현재 우리가 누리는 많은 것들이 이루어진 원

동력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현재에 이르러 기록은 우리에게 어떠한 도움을 주고 있을까?

먼저, 우리는 탄생부터 기록과 함께 한다. 모든 국민은 출생신고가 기본인데, 국가에게서는

이 기록을 통해 국가를 운영하며 국민들에게 도움이 되는 방법을 모색한다. 또한 죽을

때에도 이를 기록하여 합당한 대처를 한다. 따라서 기록이 없다면 국가의 운영에 큰 어려

움이 있을 것이며 이는 다시 우리가 사는 사회에 영향을 준다. 결국 기록에 다시 영향을

주며 우리와 기록을 상호보완적 관계에 있게 한다.

둘째, 인간은 어디까지나 망각의 동물이다. 아무리 그들의 좋은 지식과 지혜, 경험이 담긴

기억이라 한 들 잊어버리면 필요없는 과거의 역사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하지만 그들은 기

록을 통해 그들의 지식을 유지하고 전해주며 지금의 사회와 문명에 이르게 하였다. ‘조선왕

조실록’을 보면 알 수 있듯이, 현 시대의 문명은 전 시대의 문명이 남긴 기록을 보며 과거를

반성하고 미래를 계획한다. 즉 기록은 과거와 현재, 미래를 이어주는 매개체가 된다.

셋째, 때론 인간은 기록을 통해 스스로의 정체성을 찾기도 한다. 영화 ‘Away from her’에서

보듯이 어쩌면 한 사람의 ‘기억’이 그 사람의 정체성을 결정하는데, 뜻하지 않는 사고로

기억을 잃었다면 기록이 그들의 정체성을 구별하는 유일한 기준이 될 것이다. 즉, 기록은 스

스로를 결정짓는 기준이 되기도 한다.

우리와 상호보완적 관계에 있는 ‘기록’은 전 시대를 이어주는 역할도 하며 스스로를 규정짓

는 기준이 되기도 한다. 이렇듯 우리는 과거부터 이어온 기록을 이어 훗날의 문명이 과거를

반성하고 또 다른 미래를 계획할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하며, 기록의 중요성을 깨닫게 하는

한편, 스스로도 기록에 대해 다시 한번 깊이 생각하는 기회를 가져야할 것이다. 어쩌면

지금도 언젠가 기록으로 남게 되지 않을까?

글짓기(산문)_동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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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회 기록사랑 전국백일장160

내 인생의 퍼즐, 일기장

정지인 (대전갑천중학교 1학년)

일기장은 내 인생의 퍼즐과도 같다고 생각한다. 퍼즐이 한 조각씩 각자의 자리를 찾아

칸을 메워가듯이 일기장도 1년에 2권씩 내 인생이라는 퍼즐 판에서 각자의 자리를 찾아

내 인생을 조금씩 메워가기 때문이다.

나의 보물 1호는 유치원에 다니던 여섯 살 때부터 바로 어제까지 쉬지 않고 써 온 일기

장들이다.

난 할머니께서 편찮으셔서 외갓집에 맡겨져 있었을 때 할머니를 간병하시다가 잠깐

나를 살피러 오신 엄마께 처음으로 그림일기장을 선물 받았다. 그때의 나는 이제 한글

을 갓 뗀 아이여서 글을 쓸 수는 없어 그림만 그렸지만 그 그림일기장은 어렸던 내 마음

에 큰 위안이 되어주었던 것 같다.

일곱 살 때는 비록 띄어쓰기는 잘 하지 못했지만 그림과 함께 글을 두 장 쓸 수 있었다.

엄마께서는 띄어쓰기를 지적하시는 법이 없으셨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내가 일기를

쓰는 중간에 이것저것 지적을 하면 생각하던 문장이 끊어질까 봐 문장력을 길러주기

위해 그러신 것이라고 한다.

초등학교 1학년 때의 글 중에서는 여름방학 때 일기장이 기장 기억에 남는다. 난 그림

을 그리는 것 보다는 글 쓰는 것을 좋아해서 그림의 바탕을 색칠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

림의 바탕을 칠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방학숙제 금상을 놓친 이후로는 꼭 바탕을 칠했다.

1학년 때에는 하루 일과를 쭉 늘어놓는 것보다 있었던 일 하나를 골라 자세히 적는 것이

좋다는 것을 배웠다. 또한, 내가 고른 일이 있었던 시각과 그날의 날씨도 적기 시작했다.

이때부터 시작된 자세히 묘사하는 훈련은 지금까지도 나에게 도움을 주고 있다

2학년 때에는 가족끼리 경주로 2박 3일 여행을 가서 날마다 일기를 썼다. 얼마 후에 ‘전

글짓기(산문)_동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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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회 기록사랑 전국백일장 161

태일 재단’에 삼촌 친구분이 계셔서 전태일 재단 잡지에 내 글을 싣게 되었고, 경주에서

쓴 일기를 보냈다. 잡지 가장 뒤 후원자 명단에 내 이름이 있어 무척 뿌듯했다. 아직도

잡지가 집으로 배달되어 오는데, 이소선 할머니께서 돌아가시기 전에는 일제강점기를

겪고 전태일을 기르며 있었던 일을 직접 들려주신 것을 집필한 것도 있었고 전태일

만화도 있어 재미있게 보고 있다.

3학년 때에는 마을에서 열리는 글짓기 대회에 출전하여 으뜸상을 받았다. 으뜸상을

받은 후에는 관리사무소에서 마을신문을 만들 때 실을 글로 써 달라는 부탁을 해서 할아

버지께 쓴 안부 편지를 마을신문에 싣게 된 일도 있었다. 관리사무소에서는 고맙다는 뜻

으로 딸기향 바디워시와 사과향 바디워시를 선물로 보내주었다.

4학년 때에도 3학년 때와 같이 마을에서 열리는 글짓기 대회에서 으뜸상을 받았고, 2

년 연속으로 으뜸상을 받았다는 사실은 나에게 엄청난 자신감을 주었다. 그 자신감은 지

금까지도 내가 마음껏 글을 쓰는 데에 큰 도움을 주고 있는 것 같다.

이렇게 일기와 독후감 등을 통해 꾸준히 글쓰기 연습을 한 나는 학교 대표로 나가 과학

보고서 상도 2번이나 받을 수 있었다. 5학년 때에는 자연관찰탐구대회에서, 6학년

때에는 실험탐구대회에서 큰 상을 받았다. 이 두 대회에서는 여섯 살 때부터 길러 온 문

장력과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연습해 온 자세히 묘사하기가 커다란 부분을 차지

한 듯 싶다.

중학교에 올라와서는 더 이상 학교에서 일기 제출을 강요하지 않는다. 그래서 이제는

검사용이 아닌 나 자신만을 위한 일기를 쓸 수 있게 되어 너무 기쁘다.

한 번에 맞춰지는 퍼즐이 어디 있으랴. 이 구석, 저 구석, 이 모퉁이, 저 모퉁이 퍼즐을

여기저기 맞춰보듯이 내 인생도 좌충우돌하고 고단하겠지만 퍼즐 한 조각, 일기장이 숨

한 번 고를 수 있는 위안이 되어 줄 것이다.

내 인생의 퍼즐 맞추기, 일기쓰기는 아직도 힘차게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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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회 기록사랑 전국백일장162

내 삶의 일부분 세 가지

김소연 (대전 유성여자고등학교 1학년)

나는 가끔 생각하곤 한다. ‘나에게 있어 기록은 무엇인가?’ 라고 말이다. 초등학교

때부터 기록의 한 종류인 일기를 써오긴 했지만, 반강제적으로 학교에서 써오라고

시켰기 때문에 딱히 나에게 의미로 지닌 것이 아니었다.

그러나 중학교 때부터 선생님이 시킨 것이 아닌 나 스스로 쓰기 시작하면서 일기는

점점 나에게 의미를 부여하며, 내 삶의 일부분으로 자리잡기 시작했다. 초등학교 때와

다른 중학교 때의 나의 일기는 아무에게도 말할 수 없는 비밀을 털어놓을 수 있고

때로는 고민하면서 상담할 수 있는 그런 존재였다. 그렇게 때론 성적이 떨어져 우울

하고 막막할 때, 친구 또는 부모님과 싸웠을 때, 원인모를 고민이 생겼을 때는 나의 일

기는 나 자신을 반성하고 성찰함으로써, 해결책을 제시해 주면서 나의 고민의 해결사가

되어주었다. 이렇게 일기가 내 삶의 일부분이 되고 또 내 삶의 중요한 일부분을 차지하

게 된 기록 2가지가 더 있었으니, 그건 바로 편지와 메모였다.

우선 ‘편지’는 내게 있어 꼭 필요한 존재였다. 요즘같이 전자우편이 발달한 정보화 사회

에서 사람들은 ‘누가 편지를 써’하고 생각들을 하시지만, 내 생각은 아직까지 손으로 쓴

편지 같이 손 때가 묻어 사람의 진실된 마음을 잘 전달할 수 있는 존재가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내 경험 속에 편지는 아주 특별한 존재였다. 초등학교 5학년 때 부모님이 편지

를 써주시는 단원이 있었는데, 그때 엄마께서 편지를 써주셨는데, 나에 대한 엄마의 진

실된 사랑과 마음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었다. 당시 나는 어렸을 때부터 직장을 다니셨던

엄마께 나를 잘 챙겨주지 못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데, 엄마께서 내 생각을 어떻게

아셨는지 ‘엄마가 우리 딸, 어렸을 때부터 직장 다니느라 잘 챙겨주지도 못하고 잘 돌봐

주지도 못했는데, 여태까지 잘 커줘서 고맙고 미안하고 사랑해.’라고 편지에 써주셨다.

글짓기(산문)_동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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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회 기록사랑 전국백일장 163

엄마의 진실된 마음을 안 뒤로는 엄마께 불평을 갖지 않고, 항상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 내가 가끔 힘이 들고 포기하거나 주저앉고 싶을 때 자주 엄마의 진실된 마음이 담

긴 편지를 읽곤 한다. 그러면 다시 잘할 수 있을 것 같아 힘이 생긴다. 편지는 이렇게 내

인생에서 특별한 존재가 되었다.

두 번째로 편지만큼 나에게 의미있는 존재인 ‘메모’는 내가 일상생활을 할 수 있게 유

지시켜 주는 존재이다. 할 일이나 약속같은 것들을 잘 까먹는 나에게 꼭 필요한 것이 메

모라는 것이다. 메모가 의미있는 존재라는 것은 미국의 역대대통령 중 가장 기억에 남

는 대통령 중 하나인 ‘에이브라함 링컨’ 대통령에게서 잘 나타난다. 링컨 대통령의 습관

중 모자를 항상 쓰고 다니며, 그 모자에 연필과 지우개를 넣어 항상 사람들의 좋은 의견

이라 든지 좋은 생각 같은 것들을 기록할 수 있게 했던 습관이 있었는데, 링컨 대통령은

“그 습관이 나중에 내가 대통령이 됐을 때, 좋은 대통령이 되게 하는 원동력이 되었

습니다.” 라고 말하셨다고 한다.

링컨 대통령께 메모가 매우 의미있는 존재였던 것처럼 나에게도 메모는 의미있는 존재

이다. 앞에서 말한 것처럼 건망증이 심한 나를 일상생활에서 중요한 일을 제때제때

할 수 있게 해준다. 이렇게 오랫동안 나를 유지시켜준 메모는 일기 그리고 편지와 함께

나의 삶 속에 완전히 자리 잡아 가고 있다.

내 삶 속의 기록의 영향도 크지만, 우리나라의 기록도 그만큼 대단한 것 같다. 기록이

있기 때문에 고조선부터 지금의 대한민국이 있기까지의 역사를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앞

으로 내 삶 속의 기록이든 우리나라의 기록이든 꾸준히 유지되어 나의 기록을 어른이 된

내가 학창시절의 나를 떠올릴 수 있게, 또 우리나라의 기록을 꾸준히 유지시켜서 우리의

후손들이 우리 역사에 깊은 감명을 받는 기록의 영향력이 커지도록 하는 사회가 곧,

조만간 올 것임이 느껴지는 요즘 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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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회 기록사랑 전국백일장164

내 마음속의 작은 타임머신

김재도 (경기 양평 양일고등학교 1학년)

저는 어릴 때부터 군인인 아버지 때문에 잦은 이사를 경험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 덕에 우리나라에선 가보지 못한 지역이 없을 정도로 유적지나 문화재를 많이 보고,

느끼며, 경험하게 되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남은 사진은 제 기억 속에서 소중한 기록 중

첫 번째가 되었습니다. 그 사진 속에는 제가 아주 어릴 적부터 유적지에서 가족들과 함께

찍은 모습이 담겨있습니다. 즉, 그 사진들은 저의 성장과정을 제 기억 속에서 꺼내어 주는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저는 그 사진들을 모두 모아서 하나의 앨범을 만들었습니다.

위에서도 말한 것처럼 저는 이사를 많이 다녔기 때문에 전학 또한 많이 하게 되었습니다.

초등학교 1학년부터 6학년까지 무려 7번의 전학을 가며 오랫동안 정을 나누어 본

친구가 없었습니다. 중학교는 3년 모두 같은 학교에서 다녔으나, 고등학교는 다른 곳

으로 가게 되면서 또다시 친구들과 헤어지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저의 친구들은 저와 오

랫동안 함께 해주지 못하고 많이 친해지지 못한 저를 위해서 모든 아이들이 편지와 롤링

페이퍼를 써주었으며 다 같이 사진도 찍었습니다. 이것들을 친구들이 저에게 선물로

주었고, 저는 지금까지 친구들이 준 선물을 모아두었으며, 이 모든 친구들의 마음은 저

의 마음 한 켠에 자리 잡아 소중한 기록의 두 번째 장을 구성하게 되었습니다. 친구들의

편지와 사진, 롤링페이퍼는 고작 종이 한 장밖에 되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이 종이들은 저와 친구들의 인연을 이어주는 끈이며, 제가 친구들을 회상하고, 영원히

기억하게 해줄 수 있는 매개체이며, 친구들의 사랑입니다.

저는 이 기록들을 수년간 소중히 간직하고 기억하면서, 기록을 남기는 것이란, 살아가

글짓기(산문)_동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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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회 기록사랑 전국백일장 165

는데 도움을 주는 돈이나, 재물보다 훨씬 중요한 마음의 양식이자 거름이라고 생각합니다.

기록을 남기지 않는다면, 저는 돈으로는 살 수 없는 친구들의 우정과 사랑, 저의 어릴

때의 모습마저도 영원히 잊어버리고 저의 지금의 자아마저도 잃어버렸을지도 모르는 일

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이를 다시 읽어본다면 타임머신보다도 더욱 유용한 제 마음속의

작은 타임머신이기 때문에 기록이란 소중한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 과정에서 여러분은 무엇을 느끼고 얻으셨나요? 저는 제가 지금까지 쓴 글을 보면서

많은 교훈을 느끼게 되고 얻게 되었습니다. 가장 먼저, 저는 ‘기록이란 남김이라는 과정

속에서 추억을 얻는다’ 라는 것을 배웠습니다. 사진을 찍는 것, 편지를 모으는 것은 귀찮

을지 몰라도 간단한 일입니다. 그래서 저는 두 번째로 ‘귀찮다고 추억을 남기지 않는 것

을 어리석고 바보같은 짓’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많은 사람들은 돈을 모읍니다. 돈

이라는 일시적인 행복을 추구하는 사람들은 간단한 추억을 모으는 영원한 행복을 잃은

사람은 아닐까? 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마지막 교훈으로는 ‘기록이란 내 삶에 도움을 준

다’ 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이 기록을 이용해 흔히 사람들은 서로와의 연락을 유

지하며 서로 좋은 방향으로의 그들만의 상호작용을 이루어 갑니다. 하지만, 기록을 남기

지 않는 사람들은 어릴 적의 친구 하나 없는 소위 말하는 외톨이가 되어 가며, 그 흔한

동창모임 또한 없어지며 사회에서의 상호작용에 있어서도 많은 어려움을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여러분, 이처럼 기록을 남기는 과정에서 우리에게 돌아오는 이익은 너무나도 많습니다.

이 추억들과 기억, 사랑 등의 보물을 보지 못하고 눈 앞의 이익만을 추구하고 계시진

않으신가요? 늦지 않았습니다. 지금이라도 여러분의 옛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보세요.

지금이라도 작은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의 추억 속으로의 잠깐의 여행을 떠나는 것은

어떠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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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회 기록사랑 전국백일장166

내 삶의 영향을 주는 기록의 중요성

박주혜 (서울 이화여자외국어고등학교 2학년)

우리 삶 속에서 기록은 알게 모르게 더욱 중요하게 사용되어진다. 일상에서 수업내용을

필기하는 학생, 지인들과 통화하며 중요한 약속들을 메모하는 주부같은 경우부터 조선

왕조실록같은 옛 기록들로 역사를 알아가는 역사학자들도 있다. 뻔할 수 있는 이런 이야

기보다 더 자세히 내 삶 속의 있었던 기록의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 중학교 2학년 쯤

에 법조계에 관심이 많았던 내가 ‘헌법의 풍경’이라는 책을 읽고 감명받아 친구가 영어

책을 한글로 번역하며 영어공부를 하는 것을 보고 이 책의 부분을 영어로 써보았다. 힘

들게 열심히 영어로 번역해 본 것이 뿌듯해 그것을 그 책의 저자이신 김두식 변호사님께

이메일로 보내보고, 그분께 간단한 답장도 받아 보는 경험을 하였다. 그때에는 재미로

했던 기록의 경험들이 내가 외고에 들어가는 것에 큰 디딤돌이 되었다. 외고 입시전형이

바뀌면서 자신의 특별한 영어 공부 방법을 써내야 하는데, 외국에는 한 번도 나가 본적

도 없는 나는 유일하게 해보았던 그 일을 써서 냈고, 나는 외고에 합격하였다. 영어로 번

역해서 기록해 보았던 일이 나에게 좋은 결과를 가져다주었다.

좋은 결과를 가져다 준 것은 하나 더 있다. 중학교 1학년 때부터 교회 반주자를 하기 시

작하였는데, 공부와 병행해서 하려니 실력이 많이 부족했었다. 피아노를 어렸을 때부터

배웠지만 반주는 여러 기법들도 배워야 해서 어려웠다. 하지만 지기 싫은 성격의 나는

극복하고 싶다는 의지로 겨울방학을 잡아 무작정 치기보다는 내가 틀리는 부분, 외워야

할 코드들을 하나하나 기록하고 기록한 부분을 집중적으로 연습했다. 그렇게 몇 개월을

잡아 연습한 결과, 나는 지금 고등부 예배뿐만 아니라 어른예배도 치게 되는 실력이 되

었다. 이렇게 기록은 나에게 큰 영향을 주었다.

최근에 또 하나 나에게 기록이 큰 영향을 주었던 일이 있었다. 기록은 또래 집단 속에서

글짓기(산문)_동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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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회 기록사랑 전국백일장 167

도 매우 중요하게 작용된다. 기록을 통해 내가 들어갈 수 있게 된 학교에서 내가 친구들

에게 큰 오해를 받은 적이 있었다. 학교행사 중에 작은 사고가 있었는데 그 원인은 실제

로는 그 피해자라고 하는 당사자였는데 그 뒤에 앉아 있던 나라고 오해가 생겼고, 그로

인해 페이스북에 그 이야기와 내 잘못에 대한 내용들이 기록되게 되어서 빠르게 소문이

퍼져나갔다. 현대사회에서 급속도로 발전되며 사용되고 있는 SNS의 기록이 나에게 큰

영향을 끼쳤다. 이렇게 기록은 우리 생활에서 흡수되어 중요하게 작용되는 것인 만큼 진

지하고 신중하게 기록돼야 하며, 거짓된 일이나 왜곡된 일은 함부로 기록되어서는 안된

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좋지 않은 상황에서 기록은 더 더욱 중요해진다. 학교행사에서 일어난 일이 기록

된 CCTV는 오해를 풀어주었다. 왜곡된 일도 정확한 기록으로 인해 해결할 수 있게 되었다.

CCTV 기록은 사건의 정확한 내용이 기록되어지는 것이기에 그 어떤 증거보다 확실한

물증이 된다. 변호사의 꿈을 가지고 있어 법조계에 관심이 많아서 찾아본 형법 판례에서

도 CCTV 기록은 판결에 큰 영향을 끼칠 정도로 중요하다.

형사 피고인들은 CCTV 기록으로 무죄를 입증하기도 하고, 검사들이 흉악범죄자들을

찾을 수 있고, 유죄를 입증하여 잡아들일 수 있게 한다. 이렇게 내가 의식하지 않는 시간

에도 기록되어지는 기록물들은 여러 가지 방향으로 도움을 주고 있었다. 이렇게 기록을

오래전부터 우리 생활 속에 도움이 되어 왔다.

기록은 우리에게 정확한 정보를 주어 내가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도와주며 주관적

인 비난, 편협한 비난으로 나를 보호해 준다. 또한, 내가 오해를 당하고, 그것이 기록되

어 퍼지면서 좋지 않은 영향도 줄 수 있기에, 기록이 더 편해지고 빠르게 널리 퍼지는 현

대사회에서 더 정확하고, 신중하게 기록이 되어져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나와 상대방,

그리고 우리가 고려하지 않은 사람들에게 충분히 피해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정확한 기록만이 기록되어져서 후대사회에서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기록이 우리

삶에 담겨져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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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을 위한 기억, 기억을 위한 기록

안수현 (대전구봉고등학교 1학년)

“생일 축하합니다. 생일 축하합니다. 사랑하는 내 친구, 생일 축하합니다.”

지난 달, 소중한 내 친구의 소소한 생일파티가 열렸다. 달콤한 모카케이크에 앙증맞게

꽂혀진 촛불들은 제각각 빛을 내고 있었고, 잠시나마 정전기로 천장에 붙인 풍선들은 분

위기를 방방 띄워주고 있었다. 생일 축하 노래가 끝나고 친구 여럿이서 차례차례 돌아가

며 선물을 주었다. 나는 노란색 클리어 화일을 선물과 함께 주었는데 친구는 고마웠는지

연거푸 포옹해 주었다. 아주 솔직히 말하자면 어느 정도는 이런 반응을 예상하고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거기에는 우리들의 2년간의 ‘우정 시나리오’가 가득 차 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중2 때, 사진 찍는 것을 무척 싫어했었다. 어색한 자세와 부자연스러운 표정들도

그렇지만 나의 모습이 증거로 남아 누군가 보게 된다는 것이 부끄러웠기 때문이다. 그랬

던 나의 생각을 바꿔 준 애가 있다. 그게 바로 나의 절친한 친구 ‘영연’이다.

“난 영연이라고 하는데, 이번 수학여행 갈 때, 같이 앉지 않을래?”

그렇게 그 애와 수학여행을 갔을 때, 나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사진 전람회에 나갈

듯이 카메라 셔터와 휴대폰 버튼을 눌러대는 탓에. 처음 사진을 찍자고 권유했을 때 거

절했었다. 하지만 하루 그리고 또 하루가 지날수록 다른 애들이 얼굴을 예쁘게 하고 찍

는 것과 달리 순수한 모습이 그 애에 대한 나의 마음을 열게 했다. 또 그 애와 함께 여행

하며 정말 예쁜 사진은 외양이나 풍경이 예쁘게 나온 사진이 아니라 보는 사람을 편안하

게 해주는 사진이고, 추억을 되돌려주는 기록같은 존재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수학여행이 끝난 뒤, 친구는 나와 찍은 사진을 두 본으로 인화해서 하나는 자신이 갖고,

하나는 나에게 주었다. 나는 사진을 정리해 본 적이 없어서 서랍 속에 넣어두었다. 시간

이 흐를수록 그 친구와 나는 더욱 친해지게 되었고 서로 함께 하는 시간도 많아졌다. 그

글짓기(산문)_동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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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회 기록사랑 전국백일장 169

럴수록 내 서랍 속 빈 공간은 칸칸이 채워지게 되었다. 그동안 달라진 것이 있다면, 이

젠 나도 사진을 찍어주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러자 처음엔 두세 장 뿐이었던 사진이 수

십 장으로, 2학년을 마치게 되었을 땐 거의 50장 남짓 되었다. 시험기간에 학교 도서관

에 둘이 남아서 공부하던 모습, 그렇게 공부한 덕에 성적이 잘 나와서 서로 성적표를 들

고 찍은 사진도 있었고, 친구가 육상대회에서 3등이라는 기록을 받고 기뻐하던 모습, 축

제 때 박수치며 서로 열광하던 모습 등 흐뭇한 미소를 짓게 하는 사진도 있었다. 또 체육

대회에서 실수하고 시무룩해져 있는 내 모습도 발견할 수 있었다.

이런 사진들을 보며, 행복했던 감상에 젖었다. 그리고 잘 나온 몇몇 사진들은 A4용지에

붙여 그 때 일이 기억나는 대로 간단하게 기록한 후 파일에 한 장 한 장 끼워넣었다. 중

간 쯤 쓸 때는 귀찮기도 했지만, 전부 다 정리하고 나자, 하나의 보물을 얻은 것 같았다.

서랍 한 구석에 쌓여있을 때에는 몰랐었는데 글과 함께 멋있게 탄생하자 추억을 남기는

것은 사람이지만 추억을 남게 하는 것은 기록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우리들은 3학년 때 반이 갈리게 되었다. 아무래도 사진을 많이 찍긴

어려웠지만, 대신 한 달에 한 번씩 서로 편지를 쓰며, 우정을 지켜나가기로 했다. 사진

을 글로 옮기려 하자 내가 전보다 더 쑥스러워졌다. 하지만 그런 걱정도 잠시. 장난은 장

난으로, 진지할 땐 진지하게 받아치는 친구의 재주는 보통이 아니었다. 진부할 것만 같

았던 주제들도 새로 쓸 때마다 새로워지고 힘들고 지칠 땐 편지보다 더 좋은 약이 없었다.

그렇게 1년이 지난 후, 우리들은 서로 다른 학교에 진학하게 되었고, 만나는 횟수도 줄

었다. 그렇게 기록들만이 우리의 추억을 기억하고 있을 때, 이제는 절친이 된 내 친구의

생일파티가 열렸고, 정리한 노란 화일을 선물과 함께 주었다. 우리 둘의 두터운 우정은

기록을 통해 과거의 흔적을 남겼고, 기록을 통해 미래에도 기억 될 것이다. 과거 우리 사

이의 행복하고 슬프고 아름답고 엉뚱하고 재미있는 여러 감정들이 서로 색을 내며 마음

한 켠을 채웠던 지나간 3년을 기억하며 또 다른 글을 쓰고 있는 지금, 이 글을 내 친구에

게 바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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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회 기록사랑 전국백일장170

나의 꿈, 나의 행복

윤지수 (대전 동방고등학교 3학년)

“메모하는 습관을 들여라.”

“수업시간 선생님 말씀은 모두 적어라.”

“책을 많이 읽어라.”

평소 공부 잘하는 학생들의 공부 비법에 잘 나오는 말들이다. 이처럼 우리는 ‘기록·문

자·말’ 과는 떨어질 수 없는 관계이다. 인간은 말을 함으로써 동물보다 높은 위치에

서게 되었으며, 문자를 발명하고 기록을 남김으로써 역사를 만들어왔다. 기록이 없었다

면 중국의 유학이 복원되지도 못했을 것이고, 조선 정치의 근본이 유교가 아니었을 수도

있으며, 그렇게 되었다면 우리의 역사도 바뀌었을 것이다. 기록으로 인해 역사는 시작

되었고, 앞으로도 우리의 말은 기록으로 남을 것이다. 내가 글 쓰는 것을 좋아하는 이유

중의 하나가 바로 이것인데, 내가 쓴 글이 평생 간다는 것. 언제든지 하루 전이든, 일년

전이든, 오래 전의 글을 볼 수 있다는 게 참 매력적인 것 같다.

나는 어렸을 적부터 글 쓰는 것을 좋아했고, 이따금씩 상을 받아오기도 했다. 내가 쓴

글이 누군가에게 인정받아 보상을 받는 것도 좋았고, 처음에 내 글을 남에게 보여주는

게 부끄러웠던 것도 시간이 지나면서 즐기게 되었다. 그런 것들 때문에 내 꿈은 ‘작가’가

되었고, 자연스럽게 더 글쓰기에 관심이 가게 되었다. 글쓰기 공모전 마다 작품을

제출하고 나갈 수 있는 백일장은 꼭 참가해 보고... 그러면서 글에 대한 나의 꿈은 커졌고,

상을 못 받더라도 또 한편의 글을 썼다는 점에 만족했고, 즐거웠고, 행복했다.

글짓기(산문)_동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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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회 기록사랑 전국백일장 171

하지만, 슬럼프도 있었다. 초등학교 때부터 쭉 써오던 글이건만 중학교 언제부터인가

내가 글을 잘 쓰고 있는 것인지, 내 글이 정말 좋은 글이고 재미있는 글인지 혼자 자괴감과

불안감에 빠져있었다. 고등학교에 와서도 글을 잘 쓰는 친구들이 많다는 걸 느끼고 ‘꿈

을 바꾸어야 하나’ 라는 생각까지 하게 되었다. 그러다가 내가 쓴 글이 좋은 상을 받고,

또 문집에도 실리면서 다시 자신감을 갖게 되었다. 그러고 나서 부터 글씨기를 더 즐기

고, 편안한 마음으로 자유롭게 쓰게 된 것 같다.

나에게 글(기록)이란 ‘나의 본모습’인 것 같다. 평소에 내가 보여주지 못한 또 다른 나의

모습을 보여주는 게 나의 글, 나의 기록들인 것 같다. 앞으로도 글을 쓰면서 행복을 느끼

고 나의 글로 꼭 꿈을 이루고 싶다. 아니, 반드시 이룰 것이다.

나는 글을 쓸 때 가장 행복하고 마음이 평안해 지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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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회 기록사랑 전국백일장172

기록이 주는 놀라운 파급력

최민경 (대전여자고등학교 2학년)

우리의 일상 속에서 ‘기록’이라는 단어는 생각하기에 따라 때로는 아주 멀리에 있기도

하고, 때로는 아주 가까이에 있기도 하다. 기록이라는 단어로만 보면 무언가 쉽게 쓸 수

없을 것 같은 느낌이 있다. 그 말인즉슨, 왠지 웅장하고 대단히 중요한 것만을 써야만 할

것 같아 조금은 딱딱한 느낌이 없지 않다는 말이다. 허나, 우리 일상 속에서 기록은 매우

밀접하게 존재한다. 예를 들자면, 다른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한 것을 맘껏 적을 수 있는

일기, 간단하게 무언가를 기록하는 메모, 우리네 엄마들이 많이 사용하시는 가계부, 그

리고 중·고등학생 뿐 아니라 요즘에는 대학생, 성인들까지 거의 전 연령층이 적어도 한

번쯤은 사용해 보았을 만한 학습 플래너 혹은 낙서들까지도 모두 기록이 될 수 있다.

나는 고작 단 두 글자로만 이루어져있는 단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록이란 단어가

주는 효과, 기록이란 단어의 파급력은 정말 위대할 만큼 엄청나다고 생각한다. 잡을 수

없는 시간 속에서 흘러간 하루를 돌이켜보면 가끔은 ‘내가 하루 종일 도대체 무엇을 한

거지?’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아무 것도 기록하지 않은 하루는 그냥 흘러갈 뿐이며,

절대로 의미있는 하루가 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 반대로 무언가를 기록하며 일정을 세워

두고 그 계획을 지키기 위해 하루를 보낸다면 그 하루는 다른 누구의 하루와도 바꿀 수

없는 값지고 귀중한 하루가 될 수 있다.

내가 고등학교에 와서 직접 겪은 기록이 주는 효과는 실로 대단하다. 기록하는 습관은

나를 놀랍도록 괜찮은 사람으로 만들어주었다. 내 이야기를 조금하자면 나는 학교 성적

이 상위권에 속하는 학생이다 그러나, 부끄럽게도 상위권들만 모아놓고 보면 내 성적

은 형편없다. 그래서 항상 스스로 그들 사이에 있을 때, 나는 항상 주눅이 들어 있었고,

글짓기(산문)_동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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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회 기록사랑 전국백일장 173

저 아이들보다 못한 존재라며 스스로를 깎아내리고는 했다. 그렇게 꽤 긴 시간이 반복되

자, 흔히들 슬럼프라 부르는 것이 나를 찾아왔고 나는 점점 더 성적이 떨어짐과 동시에

자신감마저 급속도로 떨어졌다. 그렇게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을 무렵, 문득 지금 이 슬

럼프를 극복하지 못하면 평생 이렇게 별 볼일 없는 사람일 것 같다는 생각에 독하게 마

음을 먹고 슬럼프를 이겨내 보기로 했다. 많은 조언들을 듣고 내가 선택한 방법은 바로

기록이었다. 처음에는 그저 나의 하루를 기록해보는 것에만 그쳤던 일이 시간이 흐르면

서 학습 플래너를 쓰는 것까지 발전되었다.

학습 플래너, 나에게 그 어떤 구세주, 그 어떤 선생님보다 고마운 존재다. 학습 플래너

로 하루의 공부 계획을 세우고, 그 계획들을 지키기 위해 정말 노력했다. 처음 학습 플래

너를 쓸 때만 해도 무작정 지키지도 못할 양의 계획들을 세워 가위표만 치는 등 많은 시

행착오가 있었지만, 학습 플래너로 내가 하루에 공부한 양을 한 눈에 확인하고, 지키지

못한 것들을 반성하며 시간을 보낸 지금, 나는 슬럼프 극복에서 더 나아가 성적까지 놀

랍도록 향상했다. 반 1등, 문과 전교 4등. 기록이 아니었다면, 나의 학습 플래너가 아니

었다면 절대 얻어내지 못 했을 결과다. 기록은 나를 슬럼프에서 구원해 주었을 뿐 아니

라 나를 단단하게 성장시켜 주었고, 또 계속해서 나를 괜찮은 사람으로 만들어 주고

있다. 기록이 아니었다면 없었을 일들이기에 나는 항상 기록에게 감사한다.

지금부터라도 자신의 하루를 계속해서 기록하는 습관을 가진다면 이 글을 읽고 있는 당

신 역시 조금 더 발전하고 조금 더 괜찮은 사람이 될 것이라고 나는 믿어 의심치 않는다.

기록이 없이 시간만 흘러가는 의미없는 그저 그런 하루와 모든 것을 기록하여 누구보다

값지게 시간을 보낸 하루. 이 두 하루의 차이를 경험해 본 사람은 ‘기록’의 중요성을,

‘기록’의 힘을 누구보다 잘 알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이 글을 읽은 모두가 하루하루를 값

지게 보내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 글을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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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회 기록사랑 전국백일장174

역사 속에서 기록이 가지는 의의

최세인 (부산 반여고등학교 2학년)

인간은 자연 속에서 실로 나약한 존재였다. 무엇 하나 특출난 신체능력이 없었던

인간이 살아남는 데에는 기록이 큰 역할을 했다. 인간은 체험으로부터 무엇이 해가 되

고 득이 되는지를 깨닫고 그것을 그림의 형태로 돌에 새겼다. 그것은 각 개체가 경험해

야 학습 가능한 타 동물과 구분되는 점이었으며, 타 인간 개체와의 지혜의 공유를 의미

했다. 망각 곡선을 만든 학자 에빙하우스가 주장했듯이 10분 후부터 망각이 시작되는 인간의

뇌가 지속적으로 기억할 수 없는 것들을 대신 기억하는 하나의 지표였으며 시간을 넘어

서도 다른 이에게 자신의 생각을 가르쳐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인 기록은 고대 인류에

있어서 생존 방식의 일환이었다.

중세는 지식의 암흑기라 불린 시기가 포함되는 때이다. 문명이 발전하면서 종교적 의식

이 사회를 절대적으로 지배했고 그에 반하는 것은 배척되었다. 동양에선 책을 태우고 유

학자를 땅에 묻는 분서갱유가 일어났고 서양의 가장 큰 도서관이었던 알렉산드리아 도

서관은 불에 탔다. 기록의 상당수는 종교에 관련된 것이었으며 그게 진리라고 일컬어

졌다. 신 중심의 사상에 반하는 과학도 배척당해 지동설을 주장한 학자들이 사형에 처

해지고 농사, 의학 따위의 실용서적이 남았다. 하지만 기록이 모두 사라지지는 않았고

점차 그 기록을 기반으로 한 진리에의 탐구가 이루어지면서 지식은 발전해 나갔다.

근대는 증기 기관의 발명과 함께 열렸다. 그것은 곧 삶에 편의를 주는 방향으로의

지식의 활용이 시작됨을 의미했다. 인쇄술의 발명 이후 책이라는 기록물은 보편화되었고

인류 전체의 지식이 향상되는 결과를 낳았다. 또한 근대는 과거의 사료에 대한 중요성을

글짓기(산문)_동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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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회 기록사랑 전국백일장 175

인식하기 시작하여 기록물을 보존, 복원하는데 돌입하기 시작한 때이다. 이 때 동서양

을 막론하고 대부분의 기록 연구가 이루어졌으며 손실된 자료의 해석을 하고 과거의 역사,

문화와 시대상을 알아갔다. 기록에 대한 중요성 인식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끊임없이

무언가를 상세히 기록하는 것으로 시대의 급격한 변화를 남겨 나갔다.

현대에 이르러, 기록은 다양한 매체를 통해 구현되었다. 누구에게나 다양한 영상자

료와 방대한 정보에의 접근이 허락된다. 특히 트위터와 페이스북에서는 기록이 곧 자

신의 표현이 되며 타인과의 소통을 이룬다. 이것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여 이루어진

활동이며 지식의 교류에 진정 자유를 준 것이다. 하지만 1과 0으로 이루어진 이 기록

들은 유실되거나 수정되기 쉽다는 단점을 안고 있다. 세상에 모두 흩어진 책을 모아

태워도 태우지 못한 책은 많았기 때문에 우리에게 전승되었지만 요즘은 delet 키

한번만 누르면 정보의 기록은 깨끗이 사라진다. 현대인이 가장 주의를 기울여야 할

전자 기록의 단점이다.

기록의 사전적 정의는 ‘후일에 남길 목적으로 어떤 사실을 적음’이다. 시간에 구애되는

인간은 역사 속에서 끊임없이 기록을 남겨 왔고 그것은 여러 의미를 가진다. 유성룡이

징비록에서 임진왜란의 기록을 남기며 ‘후세에 기록을 남겨 이와 같은 일이 두 번 다시

일어나지 않게 하기 위함이다’라고 했듯이 교훈을 남기려는 기록도 있었고, 광개토대왕

릉비와 같이 전대의 영광을 후세까지 길이 남기려는 기록도 있었으며 지식의 계승 또한

기록을 통해 이루어졌다. 기록이 가지는 의의는 무궁무진하다. 인간의 불완전성을 보완

하며 인류 발전의 원동력이 되어 온 기록은 앞으로도 이 거대한 문명의 유지와 발전에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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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회 기록사랑 전국백일장176

나의 기록

신기하다. 오늘도 나의 손은 기록을 한다. 매일 기록하지 않으면 자꾸 잊어버리기 때문

이다. 엄마가 된 후로 더 많은 기록을 하는 것 같다. 아침부터 잘 때까지 기록을 멈출

수가 없다. 내 일은 깜빡 실수해도 아이의 일은 깜빡 할 수 없다. 부엌에는 내가 항상 기

록할 수 있는 달력과 메모지, 볼펜 등이 내 눈에 띄게 있다.

어쩌면, 내 인생은 기록으로 시작했는지도 모르겠다. 미흡하지만 글쓰기와 다이어리

정리, 11년 동안 가계부 정리와 신랑과 편지로 만난 걸 보면…… 사실 끄적이는 것이

즐겁다. 왠지 내 속에 있는 나와 이야기 하듯 끄적이고 나면 시원함을 느낀다. 그 일로

속상해 했는데 아무 일 아닌 일로 변하다니 신기할 뿐이다. 시간이 지나고 보면 웃음도

나오게 하는 신기한 기록들로 인해 나는 또 기록을 버릇처럼 하고 만다.

11년의 결혼 생활을 알게 해주는 나의 보물은 두 아이도 있지만, 가계부도 있다.

가계부는 11년의 금전적인 것도 있지만 날씨와 아이의 새로운 모습도 적혀있다. 첫

아이 뒤집은 날, 엄마라고 불러 준 날, 둘째 아이가 아들이라는 소리를 듣고 야호! 하고

외친 날. 나의 작은 기록이 없었다면, 지금 나는 소중한 기억을 더듬고만 있겠지? 나는

나의 버릇이 기특하다.

문자가 편하다. 전화기 속의 목소리는 항상 따뜻하고 쉽다. 하지만, 나는 여전히

문자가 편하다. 작년에 딸 아이가 핸드폰을 갖고 싶어 했다. 전자파 때문에, 약간의

요금 때문에 망설였지만 잘 사주었다는 생각을 한다. 많이 커버린 딸에게 애정 표현이

글짓기(산문)_동상

박미나 (광주광역시 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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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회 기록사랑 전국백일장 177

어려웠다. 특히 첫 아이에게는 인색했던 애정 표현! 문자가 도와주었다. 냉정하게

내뱉고 나서 후회가 될 때면 문자로 표현했다. “미안하다. 엄마 마음과는 다르게 냉정한

말이 나왔구나. 또, 사랑한다.” 라고 표현하고 나니 딸과 점점 가까워짐을 느꼈다. 가끔

무료할 때 딸과 주고받았던 문자를 돌려 보면 웃을 수 있다.

나의 영원한 반쪽 신랑과도 편지로 만났다. 군인이었던 신랑과 2년 동안의 기록들은

파일 속에 정리되어 있다.

저 사람과 왜 결혼을 했을까? 싶다가도 편지의 기록을 보고 날 때면, 저 때는 만나기만

해도 좋았던 설레임을 느끼며 다시 새로운 감정에 휩싸인다. 후회가 아닌 내가 참 잘했

구나! 이렇게 날 좋아해주는 사람과 살고 있구나를 생각한다.

이렇게 기록은 나의 반쪽과 또 나의 삶을 살 수 있게 해주었다. 나는 지금처럼

계속 기록을 할 것이고, 그 기록을 다시 보면서 웃고 행복해 할 것이다 나는 기록이

참 신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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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회 기록사랑 전국백일장178

글짓기(산문)_동상

나의 미래를 밝게 해주는 나라, 대한민국

쌈 쏘리나 (대전광역시 서구)

저는 지금 두 아이의 엄마, 대한민국의 아줌마 캄보디아 출신입니다. 가정의 형편 때문에

고등학교를 마치지 못했습니다. 2004년에 한국인 남편과 결혼을 하여 한국에 왔습니다.

다른 나라에서 생활하는 것이 그다지 쉽지 않았습니다. 언어부터 글, 문화까지 처음부터

배워야 하기 때문이죠. 그리고 생활 속에서 격은 어려움과 가족 간의 갈등 그리고 본국

에 있는 친정가족들의 그리움이 저의 결혼생활을 더 힘들게 했습니다. 한국말이 아직

서투르고 한국 음식도 익숙하지 않았는데 임신을 해서 입덧이 더 심했습니다. 아이가

태어나면 아이와 한국말로 대화를 해야 하고, 한국어도 가르쳐 줘야하기 때문에 매일

매일 한국말과 글을 열심히 공부를 했습니다. 텔레비전을 보고 말을 따라 하고, 남편이

퇴근해 와서 저녁마나 글을 가르쳐 줬습니다. 나중에 두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낸 후 외

국인을 위한 한국어학당에 다녔습니다. 한국문화의 대해 더 많이 알게 되었고 한국 음

식문화에 관심을 갖게 되어서 요리를 배우게 됐습니다. 요리를 배워서 한식, 중식, 양식

조리기능사 자격증을 땄습니다. 요리로 저의 한국생활에 많은 변화가 생겼습니다. 아

이들에게 맛있는 요리를 해줄 수 있고, 본국에 있는 친정 가족에 대한 그리움도 나아졌

습니다. 남편의 조언으로 미용을 배우게 됐고 자격증도 땄습니다. 본국에서 마치지

못했던 고등학교를 한국에서 마치고 싶어서 작년 8월에 고졸 검정고시를 봤습니다. 합

격을 못 했지만 2과목을 통과했습니다. 작년 12월부터 야학에 다녀서 올해 4월에 다시

시험을 봐서 합격을 했습니다. 내년에는 야간이나 방송통신대학을 다니려고 지금은 학

비를 모으기 위해서 직장에 다니고 있습니다. 대학교를 꼭 마쳐서 한국에서의 밝은 미래

를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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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회 기록사랑 전국백일장 179

글짓기(산문)_동상

선 물

윤혜진 (경상남도 김해시)

‘1988년 0월 0일 군만두가 먹고 싶다. 아니, 우리 아이가 먹고 싶단다. 남편과 버스를

타고 시내를 돌아다녔지만 만두를 파는 중국집은 찾을 수 없었다. 결국 침을 꼴깍 삼키

며 집으로 돌아왔다.’

어린 시절, 화장대 근처에서 예쁜 꽃무늬 그려진 공책을 발견했다. 여기 저기 잡다한 메

모와 함께 두서없이 흩어져 있는 엄마의 일기였다. 내가 태어나기 전에 첫 아이를 가진

초보 엄마와 우연히 만난 것이다. 만두가 없어서 못 먹었던 에피소드부터 배가 불러오면

서 하루하루 나와 만날 날을 손꼽아 기다린 이야기까지 설렘이 가득했던 그 때가 내 눈

앞에 펄쳐졌다. 살랑살랑 불어와 감싸 안는 바람처럼 나를 소중하게 품었던 엄마의 손길

이 느껴졌다.

엄마의 일기를 보면서 성장했다. 시간을 넘어선 엄마와 나의 만남은 특별한 추억으로

남았다. 그 후, 엄마의 일기는 더 이상 이어지지 않았지만 그 공백은 내가 대신 채우기

로 했다. 예쁜 꽃무늬가 그려진 공책은 이제 내 일기장이 되었다. 제법 두툼해서 아직 쓸

공간이 많이 남았다. 나비가 날아다니고 꽃들이 만발해있는 장식에 걸맞게 아름다운 사

랑이야기를 적기로 했다. 좋아하는 사람이 생길 때마다 두근거리는 마음을 털어놓았다.

내 사랑이 이루어지게 해달라고 일기장을 빽빽하게 채웠다. 하지만 여지없이 엇나가는

상대방의 마음에 상처를 받기도 했다. 필체마저 꾸밈없이 순수했던 그 날의 기록을 보면

피식 웃음이 나기도 하고 가슴이 저미기도 하다. 청소년기의 풋풋했던 나를 기억하는 유

일한 기록이다.

어느 새 소소한 일상과 함께 그 때 그 때의 감정을 털어놓는 것에 익숙해졌다. 하얀 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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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회 기록사랑 전국백일장180

지는 내 생각을 여과없이 품어주었고 덕분에 어떤 이야기도 터놓고 할 수 있었다. 엄마

에게 물려받은 일기장이 끝장에 다다르자, 새 일기장을 장만했다. 생각이 깊어지고 고

민도 많아지면서 쓸 이야기가 많아졌다. 특히 진로 고민이 주를 이루었다. 내가 하고 싶

은 것과 해야 하는 일 사이에서 수없이 갈등했고, 나의 미래를 쥐락펴락 하려는 부모님

과도 마찰이 잦았다. 나를 몰라주는 부모님에 대한 섭섭함에 휘갈겨 쓴 글씨가 분노를

이기지 못하고 춤을 춘다. 그리고 세상이 당장이라도 무너질 것처럼 혼자 고민하고 보

이지 않는 미래에 대한 답답함을 토로 했었다. 지나고 보니 그 때의 고민은 아주 사소했다.

순간에 최선을 다하고 담담하게 이겨내면 미래가 보인다는 것을 깨달은 ‘지금의 나’는

‘지난 날의 나’의 등을 토닥인다.

이렇게 매 순간마다 ‘나’를 기록했고, 기록들은 내 성장 과정을 말없이 지켜봐 주었다.

나는 기록 속의 나와 꽤 자주 만났다. 지금은 잃어버린 순수함을 찾아, 새롭게 시작할 것

을 다짐한 처음의 순간을 찾아, 무모하지만 꿈을 이루겠다고 도전했던 기억을 찾아 기록

의 바다로 뛰어든다. 매 순간 다른 나를 품고 있는 역사의 물결로.

기록 속의 기억은 늙지 않는다. 시간을 돌려 젊은 시절의 엄마를 만날 수 있고 어린 나

의 모습도 생생하게 마주한다. 언제든 그 기억에 닿을 수 있다. 늘 살아있는 기록은 단조

로운 일상에 신선한 자극을 주고 바래져가는 희망에 힘을 불어넣는다. 그 힘으로 새 미

래를 열어간다. 지난 삶을 고스란히 머금고 앞으로의 삶을 담아갈 ‘기록’을 멈출 수 없는

이유이다.

요즘은 일명 ‘희망일기’를 쓰고 있다. 내가 바라는 미래를 꿈꾸듯 적는다. 희망일기 속

의 나는 행복하다. 꿈을 이루었고 가족들과 즐거운 나날을 보낸다. 빈 공간을 희망으로

채워나가며 하루하루를 긍정적으로 살아간다. 언제든 펼쳐보면 기록의 또 하나의 힘이다.

엄마의 일기장에서 시작하여 내 성장과정과 함께 했고, 늘 살아있는 추억과 앞으로 살

아갈 희망을 선물한 기록. 내게 기록은 ‘선물’이다. 앞으로 써나갈 역사가 어떤 만남과

추억, 희망을 선물할지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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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회 기록사랑 전국백일장 181

글짓기(산문)_동상

앨범 속의 편지

장영민 (경기도 광주시)

교직생활을 10년 넘게 한 나에게 가장 소중한 보물이 무엇이냐고 누군가 물어 본다면,

우리 학생들이 나에게 쓴 편지를 모아놓은 앨범이라고 말할 것이다. 앨범 속에 있는 학

생들의 편지를 보면 지금까지 나의 교직생활의 시간을 한눈에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나는 현재 특수교사로 고등학교에서 특수학급을 담당하고 있다. 특수학급 학생들은 대

부분 지적장애 학생들로 배우고 익히는데 시간이 많이 걸린다. 그래서 고등학교에서는

인지적 학습을 가르치기 보다는 졸업 후, 성인으로서 적응하고 살아가기 위한 사회성 훈

련과 취업을 가지기 위한 직업훈련과 작업 기능을 향상시키는 기능중심 생활교육과 전

환교육을 중심으로 가르치고 있다. 그렇게 해야지만 우리 학생들도 사회의 한 구성원으

로 직업을 가지고 지역사회 속에서 일반인들과 함께 더불어 살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3년이라는 시간을 우리학생들이 제대로 준비를 하지 못한다면 학생들의 미래는

지역사회가 아니라 보호시설이나 가정에서 이루어질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10년간 학생들의 취업을 위해 동분서주하며 배운 것은 학교라는 울타리가 우리 특수학

급 학생들에게 편하게 작용을 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학교를 싫어하게 만들

어야지 3학년이 되어 취업을 하더라도 학교로 돌아오지 않고, 직업생활을 유지하며 사

회 속에서 자신의 미래를 설계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학교가 너무 편안하면 취업을 나가

더라도 바로 학교로 돌아오거나 직장을 구하지 않고 학교에서만 생활을 하려고 고집만

쓰다 졸업 후에는 아무것도 이루지 못한 채 집에서 평생을 보내는 경우를 많이 보았다.

그리하여 자연스럽게 내가 선택할 수 밖에 없는 길은 바로 학생들을 다그치고 혼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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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회 기록사랑 전국백일장182

무서운 호랑이 선생님의 이미지로 걸어가게 되었다.

우리 학생들의 생산성은 일반인을 1로 잡았을 때, 0.7정도로 잡는다. 그 이유는 한 공정

은 몇 년 동안 배우게 되면 일반인들보다 생산성이 더 증가하는 경우도 있지만, 주문량

이 많아져 회사가 바쁘면 일반인들처럼 다른 공정의 일은 그 생산성이 현저히 떨어진다.

하지만, 회사에서 우리 학생들을 선호하는 이유는 바로 성실성과 인사성이다. 잘하지

못하더라도 요령을 피우지 않고, 열심히 하는 모습과 윗사람을 보면 항상 밝게 인사하

는 모습을 보면 기분이 좋아지고 일반직원들에게도 귀감이 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래

서 학교에서 기능생활 중심 교육과 전환교육을 받더라도 기본적인 생활태도도 중점적으

로 지도를 하고 있다. 아침에 7시 30분에 등교를 하여 30분 청소를 시키고, 지각을 하면

오후에 남겨 1시간 청소와 1시간 컴퓨터 관련 자격증 공부를 시켰다. 그리고 불만이라도

한마디라도 하면 엄청 혼을 내다보니 특수학급 학생들 중에는 울면서 ‘사탄’ 이나 ‘악마’

라는 소리도 들을 때가 있었다. 그 소리를 들으면 왠지 모르게 가슴 한편이 쓰리고 저며 온다.

일반학생들의 경우, 선생님이 많이 무섭고 혹독하게 대하더라도 그 속에 숨겨진 선생님

의 마음을 늦게라도 알게 되지만, 우리 특수학급 학생들에게는 눈에 보이는 모습이 그대

로 받아들여지고 인식되어 나의 마음을 알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 학생들에게

좋은 소리와 평을 듣기 위해 학생들에게 사탕을 줄 수는 없다. 그 사탕이 우리 특수학급

학생들의 미래를 망치는 독이라는 것을 너무도 잘 알기에...

2005년에 졸업시킨 후, 취업을 시킨 제자들이 내가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케이크 한

개와 7개의 편지를 책상 위에 놓고 간 것이었다.

편지를 하나하나 열어 보면서, 나는 울지 않을 수가 없었다. 지적장애라 교사의 숨은 마

음을 알 수는 없다고 생각한 나에게 그것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가르쳐 주었다. 편지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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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님이 지각도 안하고 청소도 시키지 않았는데도 알아서 잘한다며 칭찬도 해주시고

월급도 5만원 더 주셨다는 내용과 함께 그것이 3년이라는 시간 동안 선생님께 혼나면서

배운 덕분이라고 너무 감사드린다는 내용이었다. 7명의 편지를 보면서 내가 선택하고

가고 있는 이 길이 절대로 헛되지 않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고, 비록 장애를 가지고 있

더라도 언젠가는 선생님의 마음을 이해해 줄 날이 올 것이라는 확신을 하였다.

우리 학생들의 편지가 너무나도 감사하고 소중하여 그냥 통에는 담아 둘 수가 없어 앨

범을 하나 사서 그 7장의 편지를 하나하나 넣어 보관하였다. 이후 우리학생들이 나의 마

음을 몰라주어 속상할 때면 앨범속의 편지를 다시 읽으면서 힘을 얻어 지도하였다. 그

마음이 학생들에게도 전달되었는지 나의 책상에는 우리 학생들의 편지가 하나하나 놓여

있었고, 그것을 앨범 속에 하나하나 다시 넣어 보관하여 온 것이 8년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지금도 우리 학생들을 예전처럼 지도를 하지만 예전과는 다른 이유로 앨범속의 편지를

본다. 과거에는 나의 노력을 몰라줘서 속상해서 앨범 속의 편지를 봤다. 지금은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몰라도 나 자신도 모르게 ‘대충대충 하면 안 될까?’ 하는 타협하고자 하는

마음이 생길 때 앨범 속의 학생들의 편지를 읽어본다. 그러면서, 다시 초심의 마음을 다

지고 우리 학생들을 지도한다.

현재, 편지가 있는 앨범은 학생들의 편지로 다 차서 새 앨범을 하나 구입했다.

그리고 새 앨범에 우리학생들의 편지를 다시 하나하나 채우면서 앞으로의 10년의 나의

교직생활을 담을 예정이다. 그리고 초심이 흔들리고, 타협이라는 약한 마음이 들 때면

앨범 속의 편지를 보면서 다시 마음을 잡고, 학생들을 지도해 나갈 것이다. 아마 앨범 속

의 편지는 내가 교직생활을 은퇴하는 날까지 나의 반려자가 되어 함께 나갈 나의 영원한

친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