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증강현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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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강현실, 진실 혹은 거짓 Cover Story “나 잡으면 용치~.” 포켓몬고( Pokémon Go)의 도발에 전 세계가 들썩이고 있다. 포켓몬고가 공식적으로 첫 출시된 국가는 미국, 호주, 뉴질랜드 3개국뿐이었지만 1주일이 채 지나지 않아 전 세계적인 현상이 됐다. 엄청난 열풍을 목격한 기술 공룡기업들과 게임업계, 광고· 미디어, 교육, 의료 등에서 ‘증강현실(AR) 프로젝트’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런데 여기서 잠깐, 포켓몬고의 흥행은 증강현실이라는 기술에서 비롯된 걸까, 아니면 포켓몬을 기억하는 젊은 세대들을 공략한 콘텐츠의 힘일까. ‘정말 알아야 할’ 포켓몬고 열풍의 이유와 ‘미치도록 궁금한’ 증강현실 기술의 가능성을 짚어봤다. Intro 포켓몬고가 몰고 온 증강현실(AR) 열풍 Cover Story #1 국내외 기업들의 AR 연구개발 어디까지 왔나 Cover Story #2 AR 적용한 서비스, 어떤 것이 있나 Cover Story #4 국내외 AR 스타트업과 모델들 Cover Story #3 AR 완성도 높이기 위한 기술 핵심은? Cover Story #5 [인터뷰] 증강현실 콘텐츠 공략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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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강현실,

진실 혹은 거짓

Cover Story

“나 잡으면 용치~.” 포켓몬고(Pokémon Go)의 도발에 전 세계가 들썩이고 있다.

포켓몬고가 공식적으로 첫 출시된 국가는 미국, 호주, 뉴질랜드 3개국뿐이었지만 1주일이

채 지나지 않아 전 세계적인 현상이 됐다. 엄청난 열풍을 목격한 기술 공룡기업들과

게임업계, 광고·미디어, 교육, 의료 등에서 ‘증강현실(AR) 프로젝트’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런데 여기서 잠깐, 포켓몬고의 흥행은 증강현실이라는 기술에서 비롯된 걸까, 아니면

포켓몬을 기억하는 젊은 세대들을 공략한 콘텐츠의 힘일까. ‘정말 알아야 할’ 포켓몬고

열풍의 이유와 ‘미치도록 궁금한’ 증강현실 기술의 가능성을 짚어봤다.

Intro

포켓몬고가 몰고 온 증강현실(AR) 열풍

Cover Story #1

국내외 기업들의 AR 연구개발 어디까지 왔나

Cover Story #2

AR 적용한 서비스, 어떤 것이 있나

Cover Story #4

국내외 AR 스타트업과 모델들

Cover Story #3

AR 완성도 높이기 위한 기술 핵심은?

Cover Story #5

[인터뷰] 증강현실 콘텐츠 공략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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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켓몬고가 몰고 온 증강현실(AR) 열풍

‘뻔’한 기술을 ‘펀(fun)’한 세상으로‘콘텐츠의 힘’

CT Insight Future Look Spot Live Trend Report People & Talk Click Company Hot Click Special Theme 2016년 다섯 번째 이야기COVER 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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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켓몬고, 그 다음을 향한 기대

올 봄, 여름휴가 때 포켓몬을 잡으러 속초로 떠나게 될 것

을 예상할 수 있었을까. 스마트폰용 AR 게임 ‘포켓몬고’의

인기가 세계적으로 뜨겁다. 지난 7월 6일 미국, 호주, 뉴질

랜드에서 서비스가 시작된 포켓몬고는 최초 1개월간 세계

에서 다운로드된 건수가 1억3000만 건을 기록하며 최대

모바일 게임이 됐다. 8월에 출시된 대만 타이베이에서는

수천 명의 군중이 희귀 포켓몬을 잡기 위해 우르르 달려가

는 모습이 담긴 동영상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화제를 낳았다. 태국 방콕에서는 포켓몬고가 유발할 수 있

는 보안과 안전사고를 이유로 게임 금지구역이 설정된 데

이어 주요 도로 등에서 포켓몬고 금지구역을 지키는 전담

경찰관까지 등장했다. 일본에서는 포켓몬고가 만들어 내

는 경제효과를 일컫는 ‘포케모노믹스’란 용어까지 생겨났

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정식 서비스가 이뤄지지 않았지

만, 울산, 속초 등이 포켓몬고를 할 수 있는 곳으로 알려지

면서 일부 지역은 때 아닌 ‘특수’를 톡톡히 누렸다.

포켓몬고 게임을 개발한 나이앤틱의 존 행키 최고경

영자(CEO)는 매체 인터뷰를 통해 “우리가 사는 세상을 게임

공간으로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존 행키 CEO의 말처럼

포켓몬고는 우리가 사는 공간, 지구촌을 거대한 게임장으로

만들었다. 또 말로만 듣던 ‘증강현실’ 기술이 무엇인지 눈으

로, 피부로 확실하게 느끼고 알 수 있게 했다. 포켓몬고 흥행

의 바통을 이어받기 위한 각 분야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국내 개발사 AR게임 속속 선보여

가장 발 빠르게 움직이는 곳은 게임 개발사다. 포켓몬고 이

후 국내 게임사가 개발하고 있는 AR 게임 프로젝트가 속속

공개되고 있다. 엠게임은 포켓몬고와 유사한 방식의 ‘캐치

몬’을 개발한다고 밝혔다. 캐치몬은 포켓몬고보다 그래픽

화질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드래곤플라이도 AR

게임 ‘스페셜포스 AR’를 준비하고 있다. 최근 공개된 테스

트 플레이 영상에는 이용자가 실제 거리에서 적군 병사들

과 총격전을 벌이는 모습이 담겨 있다. 게임사가 개발 초기

작품을 공개하는 것은 드문 일이다. 게임사 관계자는 “포켓

몬고 흥행 이후 개발사들이 AR 프로젝트 상황을 미리 알리

며 인지도를 높이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광고·마케팅은 일찌감치 AR에 눈뜬 분야다. 이미

2010년 일본 덴츠사에서 나비를 잡으면 쿠폰과 세일정보를

얻을 수 있는 ‘아이버터플라이’, 곤충을 채집하는 ‘아이벅스’

유튜브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영상이 있다. 제목은 ‘하이퍼-리얼리티(Hyper Reality).’

교사직을 꿈꾸는 40대 여성이 주인공이다. 버스를 타고 이동하면서 가상현실 게임을 즐기는 주인공에게 취업

정보를 제공하는 업체의 전화가 걸려오며 한 남성이 나타난다. 서로 다른 언어를 사용하지만 음성과 텍스트로

실시간 번역이 이뤄진다. 화면에는 각종 정보들이 즐비하다. 정보를 얻기 위해서는 포인트 결제를 해야 한다.

버스 안도 온통 증강현실 광고 일색이다. 정거장에서 내려 번화가로 향하는 주인공. 지나치는 사람들 머리 위로

위치정보 아이콘이 뜨고 길바닥과 간판에서 각종 광고가 튀어나온다. 디자이너 겸 영화감독 마츠다 케이치가 만든

6분짜리 영상에는 증강현실이 일상화된 가까운 미래가 생생하게 담겨 있다. 사실 하이퍼-리얼리티의 제작 목적은

첨단기술 뒤에 숨은 ‘악몽’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러나 증강현실이 실생활에 어떻게 반영될 지를 영상기술과

상상력을 잘 결합해 ‘리얼’하게 보여주면서 화제가 되고 있다.

최현숙·마송은 객원기자([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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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을 선보였지만 큰 이슈를 만들지는 못했다. 로레알의 메이

크업 지니어스(Makeup Genius), 펩시의 증강현실 캠페인 등

도 주목을 끌었지만 ‘반짝’에 그쳤다.

광고·마케팅 업계는 포켓몬고 흥행을 다시 반기는 분

위기다. 모바일 공간과 현실 세계를 단단히 연결시키며 전에

없던 마케팅 기회가 창출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식당이나

가게 등 업체들이 포켓몬스터를 찾아 거리를 배회하는 게임

이용자들을 손님으로 맞이해 돈을 벌고 있다. 광고·마케팅

업계는 그동안 주눅 들었던 AR 광고 아이디어가 봇물을 이

룰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AR 기술은 쇼핑 방식도 바꿀 것으로 전망된다. 기존

AR 기술은 직접 매장을 방문해 앱을 사용해야 원하는 상품

의 세부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전자상거래업체 팝스라인이

최근 선보인 특허기술 시제품을 보면 스마트폰의 쇼핑몰 내

영상 속으로 들어가 매장을 누비며 상품을 둘러볼 수 있다.

매장에 진열된 상품을 손으로 터치하면 결제·구매 페이지,

할인 포인트, 프로모션으로 곧바로 연결된다. 팝스라인 측은

“360도 카메라, 폐쇄회로(CCTV) 등으로 촬영한 3D 파노라

마 영상을 실시간 또는 녹화된 형태로 제공하면서 AR기술을

연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교육과 AR가 만나면 학습 효과 ‘쑥쑥’

AR가 미래 교육 서비스의 주축이 될 것이라는 이야기도

힘을 얻고 있다. 최근 국제 비영리 교육단체인 뉴미디어

컨소시엄(The New Media Consortium·NMC)은 AR를 교

수학습, 창의성 개발부문 등에 변화를 가져올 핵심 기술로

주목했다. AR는 눈앞의 현실 배경에 3차원의 가상 이미지

를 겹쳐 보여주는 기술이기 때문에 학생들의 상상력을 펼

칠 수 있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AR를 교육 분야에 활용하면 다양한 개념과 원리를

쉽고 입체적으로 설명할 수 있어 학습 효율성을 높일 수 있

다. 또 학습자의 흥미를 유발해 수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

게 할 수도 있다. 뉴질랜드 히트 랩(HIT LAP)이 개발한 ‘AR

볼케이노’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AR 볼케이노는 AR를 활

용한 지구 과학 교육으로, 학습자가 실제로 화산 폭발 과정

을 지켜보는 것과 같은 체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싱가포르 난양기술대학 AR 랩은 독자적인 마커 인

식 방법을 개발해 3D 매직 스토리 큐브, 교토가든, 3D 매

직랜드 등 AR 기술을 적용한 동화책을 비롯한 교육용 콘텐

츠를 개발했다.

지난 3월에는 큐리스코프(Curiscope)사가 개발한

증강현실 티셔츠 ‘버추얼리티(Virtuali-Tee)’가 새로운 생명

과학 교육 콘텐츠로 주목받았다. 사용자가 특수 제작된 티

셔츠를 입은 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를 신체에 갖다 대

면 해당 부위에 해당하는 장기의 모습이 화면에 나타난다.

심지어 심장이 박동하는 모습까지도 볼 수 있다.

국내에서도 AR를 활용한 교육 프로그램 개발이 한

창이다. 서커스컴퍼니는 ‘뱃속 탐험’, ‘심장이 하는 일’, ‘계

절의 변화’, ‘중력이 사라진다’ 같은 생명과학과 지구과학

등의 교육 콘텐츠를 만들고 있다.

실제 사람의 눈으로 보기 어려워 이해가 쉽지 않은

교과 주제를 AR를 통해 쉽게 풀어보려는 것이다.

교육기관 뿐 아니라, 지방단체도 AR 교육 콘텐츠 개

발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국립생태원은 실제 개미의 생태

에 관한 이야기를 ‘개미와 친구들’이라는 AR콘텐츠로 만들

어 관객에게 배포했다. 국립생태원 내 여러 콘텐츠 가운데

‘개미와 친구들’의 트래픽이 가장 높게 나오는 등 좋은 평

가를 받았다. 한국기술교육대학원 온라인평생교육원은 지

난 2007년부터 3D 그래픽 기

술을 사용한 가상훈련 콘텐츠

를 개발해 교육하고 있다.

정신과 치료에 활용되는 AR

의료는 AR 기술이 시작됐을 때

부터 함께 연구돼 온 분야다. 근

래에는 수술에서 사용할 수 있

는 AR 시스템 개발이 한창이

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학

교 연구팀은 복강경 수술에 이

용할 수 있는 AR 시스템을 시

험 개발했다. 이 시스템은 MRI,

CT, 초음파 등의 센서에서 환자

의 3차원 이미지를 수집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의료진은 환자

의 환부에 모아진 정보를 중첩

표시하며 수술을 진행할 수 있

어 필요한 부위만을 절개할 수

있다. 현재 연구팀은 환자 진단

과 수술의 정교함을 향상시킬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 중이

다. 헤드마운트디스플레이(HMD) 기기를 쓴 의사가 환자

의 복부 위에 놓인 기기를 통해 내부의 3차원 이미지를 볼

수 있다.

이밖에 정신과에서도 AR를 활용한 치료법이 진행

되고 있다. 대인 공포, 고소 공포, 불안 장애, 외상 후 스트

레스 등의 치료법에 적극적으로 사용중이다. 치료법은 환

자가 공포를 느끼는 대상을 AR를 활용해 지속적으로 노출

시키는 것이다. 반복적으로 같은 경험을 해 보면서 스스로

이를 극복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치료법이다.

포켓몬고 이후 다양한 AR 사례들이 속속 선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포켓몬고도 AR 기술의 힘보다는 콘텐

츠의 승리”라는 표현을 많이 쓴다. 특별할 것이 없는 뻔한

AR 기술에 ‘포켓몬스터’라는 캐릭터를 활용해 ‘몰입하는

재미’를 준 것이 결정적이란 얘기다.

포켓몬고의 엄청난 흥행이 증강현실 시장을 폭발적

으로 성장시킬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분명한 것은 포켓몬

고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AR을 새롭고 흥분된 시각으로 바

라보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포켓몬고

AR 기술은 교육 콘텐츠에서도 효용성을 인정받고 있다.

최근 국립생태원은 ‘사파리 탐험대’, ‘개미와 친구들’ 등의

교육 AR 프로그램을 마련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

문화 : 기술 - 문화와 기술의 만남  포켓몬고가 몰고 온 증강현실(AR) 열풍 - Intr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