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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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키타무라 료스케 x 오치아이 사쿠라 *캐붕 있을 수 있습니다. *맞춤법 및 문법 오류는 DM으로 알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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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타무라 료스케 X 오치아이 사쿠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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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꽃키타무라 료스케 x 오치아이 사쿠라

*캐붕 있을 수 있습니다.

*맞춤법 및 문법 오류는 DM으로 알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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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한 순간 피어나는 꽃이라 누가 그랬더냐.

어제도, 엊그제도 마찬가지긴 하다마는 매서운 바람은 코끝을

시리게 만들었다. 일 년 중 마지막이라 하는 겨울, 해는 짧게 뜨고

달은 길게 보여 밤을 길게 볼 수 있는 나날이었다. 남자, 키타무라

료스케는 한여름이든 한겨울이든, 해가 몇 시에 뜨고 지든 상관없

이 아침에 일어나 위험능력반의 대표와 운동 겸 훈련을 하고, 학

교에 가는 생활을 보내니 상관없다고 볼 수 있으나 이 추위를 신

경 쓰지 않는 것도 아니었다. 자기 자신만 추운 건 별 문제가 없

었다. 옷은 더 따스하게 입으면 되고, 추우면 운동을 더 해서 열을

끌어올리면 되는 것이니. 그러나 ‘그녀’가 춥다고 말하면 사정이

좀 달라진다. 혹여나 감기라도 걸리는 건 아닐까. 아니면 동상이라

도 걸리는 건 아닐까. 이 걱정을 하기 전에 따스한 방 안에 들어

가라 말하면 되는 일이거늘. 고집이 은근히 센 그녀가 쉽게 들어

갈 리 없었다. 그럼 걱정을 하지 않으면 되는 일 아닌가? 이 가정

은 남자에게 존재할 수 없었다. 아아, 역시나. 남자가 운동을 끝내

고 학원 근처에 돌아오는 길에 그녀가 서서 기다리는 것도 어느

덧 일상이 되었다.

“사쿠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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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는 조심스레 그녀의 이름을 불렀다. 작은 소리, 이 넓은 공

간에 울리지 않고 그녀의 귀에 닿을 정도의 목소리였다. 여자는

고개를 들어 소리가 들리는 방향으로 돌렸다. 얼마나 많은 시간을

기다렸을까. 어여쁘게 하얗던 여자의 얼굴에 그녀의 벚꽃색 머리카

락만큼 불그스름한 기운이 뺨 위에 얹어졌다. 어떤 모습이든 사랑

스럽지 않겠냐마는. 남자는 한 손으로 제 목덜미를 매만지다 그녀

에게 성큼 다가가 두 손으로 그녀의 볼을 감쌌다.

“얼마나 오랫동안 있었던 거야.”

따뜻하게 올라온 붉은 볼과는 달리 남자의 손바닥에는 차가움만

맴돌았다. 이렇게 오랫동안 밖에 있으면 감기에 걸릴 텐데. 그녀를

바라보며 한숨을 쉴까, 아니면 볼을 잡아당길까. 한순간이나마 들

었던 생각을 뒤로 미뤄두고 두 손으로 그녀의 뺨을 감싸주기만 했

다.

“별로 안 기다렸어! 정말로! 료스케가 걱정할 정도는 아니야.”

거짓말. 걱정하지 않게 하려고 대충 둘러댄 거겠지. 아니면 정말

시간을 모르거나. 몇 시에 나왔는데? 남자는 투덜거림을 애써 감

추며 여자에게 물어봤다. 여자는 눈가에 웃음기를 자욱하게 남기며

‘비밀’ 이라고 대충 얼버무렸다. 거봐. 오래 기다린 게 분명하다니

까. 결국 남자의 입에서는 한숨이 한 번 나왔다. 뺨을 감싸던 손을

내리곤 그의 오른손으로 그녀의 왼손을 감싸 잡았다.

“다음부터는 안에서 기다려.” 말 한마디 던지곤 천천히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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싫은데, 여자는 작게 웃으며 남자의 손을 맞잡았다. 발바닥에는 뽀

독 거리는 눈의 감촉이 어렴풋이 맞닿았고, 서로의 손은 따스함이

바로 전달되었다. 입김을 한 번 불면 하얀 김이 모락모락 올라갔

다. 여자는 후, 그 입김 한 번에도 웃음소리를 퍼뜨렸다. 작은 것

하나에도 웃는 게 소녀라 하던가. 남자는 여자의 웃음을 삼켜 제

입가에도 웃음기를 머금었다.

이렇게 여자의 손을 잡고, 그녀와 대화를 나누는 하루를 시작하

고 마치게 된지 몇 달의 시간이 지났다. 그녀가 남자의 일상이 된

지는 오래였다. 여자 또한 남자로 시작하여 남자로 끝마치는 게

당연한 게 될 정도로 서로가 서로의 일상에 스며들었다. 아아, 이

것을 사랑이라 하던가. 남자는 나른하게 웃었다. 꼬물거리는 두 손

으로 서로를 만난 초등부, 서로의 슬픔을 손으로 감싸주던 중등부

를 넘어. 또 넘어. 이젠 두 손으로 사랑을 전해 이렇게 꽃을 피울

때까지 걸린 시간이 칠 년. 서로가 서로를 얼마나 사랑했는지도

상상을 하지 못할 시간이었다.

“춥네.” 이런 일상적인 단어에 사랑을 담을 때까지 얼마나 오랜

시간을 기다렸더냐. 내가 안아줄까? 꼬오기, 하고! 저 단순한 문

장을 남자 혼자 독차지 할 때까지 얼마나 많은 시간이 흘렀던가.

지금 말고 나중에, 안에 들어가면. 그 때까지 그녀에게 받은 다정

함은 얼마나 많이 쌓였을까. 응, 알았어! 그리고 지금도 그녀에게

얼마나, 많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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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는 단순한 꽃 한 송이가 아니었다.

꽃은 한 순간 피어나고, 한 순간 지는 것. 그녀는 그런 일회성

을 보이는 것이 아니었다. 남자는 손가락 사이사이에 그녀의 손을

끼웠다. 서로의 거리가 더 좁아졌다. 마디 사이에 따스함이 확실하

게 전해졌다. 여자가 더 환히 웃는다. 말은 솔직하지 못할 때가 있

더라도 서로의 감정만은 솔직하게 전달해주니.

남자는 한 그루의 나무였다.

“료스케 손, 정말 크다.” 모든 것을 쓸어 담아 투박함이 군데군

데 남은 남자의 손과는 달리 여자의 손은 작고 보드라웠다. 그녀

의 손 어딘가에 남은 흉터에는 슬픔이 담겨 있었지만, 여자는 슬

픔을 감추니 겉으로 보기에는 밝음만이 남자의 두 시야에 들어왔

다. 남자는 손가락을 꼼질거리다 그녀의 손등을 손가락으로 다시

포개었다. 슬픔을 보여주기 싫다면 그 슬픔을 손으로 감싸 마시리

라. “네 손은 부드럽네.” 슬픔을 모두 안아주더라도 그대의 따스함

은 여전히 아름다우니.

남자의 나무는 언제나 그대라는 단비로 적셔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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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말하니까 생각났는데, 우리 정말 많이 컸구나.” 남자의

얼굴을 바라보며 활짝 웃던 여자가 고개를 돌려 허공을 바라보았

다. “그러게. 벌써 고등부네.” 고개를 돌려 바닥을 내려다보면 보

일 발자국 수보다 더 많은 시간이 지났다. 어린 아이라는 호칭을

떼어내고 이제는 어른이 될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졸업하고

떨어질 때 료스케가 울면 어떡하지?” 장난스럽게 말하는 여자의

목소리에 남자는 고개를 돌려 여자를 바라보았다. 남자의 두 눈에

여자를 담지 않는 날이 있겠냐마는. 남자의 검은 두 눈에 어여쁜

색을 담았다.

그렇게 비를 머금고, 당신의 따스한 태양을 감싸다. 감정이라는

바람이 몸을 스쳐 지나가 봄이 되면.

“계속 곁에 있는 거 아니었어?” 짧은 정적이 흐른 뒤에야 남자

의 입에서 문장 하나가 나왔다. 아마 높은 확률로 당신의 곁에 먼

저 떠나는 나쁜 남자다만, 적어도 지금은. 조금 뒤의 미래까지는.

남자는 눈을 느리게 껌뻑이다 입가에 호선을 그렸다. 여자의 귓가

에 찬바람이 세게 분 것 마냥 어여쁜 매화 색을 담았다. 새싹이

돋아난 봄빛의 색을 담은 눈동자에는 여느 때처럼 웃음이 담겼다.

응, 우리는 계속 이렇게 있을 거니까. 그녀의 목소리에는 화사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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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피어난 지 오래였다.

서로의 결실이 꽃을 피워 나무의 일부가 되리라.

“그럼 된 거네.” 이렇게 걷다보니 학원 안에 들어오게 되었다.

제법 일찍 일어나는 편에 속하는 아이들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이

제 슬슬 수업을 들으러 갈 준비를 해야 할 시간인가. 남자는 조심

스레 그녀의 손을 놓아주었다. 손바닥부터 손가락 마디 사이에, 그

리고 손끝에 까지 시린 느낌이 여실히 들어왔다.

그리고 그 꽃이 시들어 바닥에 툭 떨어지는 순간,

“히히, 오늘도 고생 많았어요.” 여자의 두 팔이 남자의 허리를

감쌌다. 여자의 말캉거리는 뺨부터 시작해 그녀의 따스한 체온이

남자의 온몸에 만연하게 퍼졌다. 따뜻해. 남자는 여자를 조용히 바

라보다 그녀의 정수리부터 등까지 천천히 쓸어주었다. 너도 오늘

고생 많았어. 아직 하루의 끝도 아닌데 나오는 대화는 하루를 끝

마치는 분위기를 띄었다.

땅에 스며들어 추억이 되고, 새로운 꽃을 피울 발돋움을 할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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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오늘 하루도 힘내.” 남자는 다정히 말해주었다. 료스케

도 오늘 힘내, 같이 힘내자! 여자는 고개를 들어 남자와 시선을

마주했다. 여자의 사랑스러움이 남자에게 전해졌다. 여자는 남자의

다정함을 삼켰다. 서로의 달콤함을 머금었다. 이제 곧 떨어질 이

시간이 아까워 잠시 아무 말 없이 바라보기만 했다.

이 모든 과정이 사랑이고, 당신이며, 당신은 이미 남자의 모든

것이었다.

겨울이 지나면 화사한 봄을 맞이한다. 사쿠라, 라는 어여쁜 이름

과 같은 하얗고 붉은 꽃들이 거리 전체에 피어난다. 처음으로 그

대와 그 길을 노닐며 사랑을 속삭이는 계절이 오니. 그 때는 어떤

추억을 쌓을까. 그 사이 어떤 일이 일어날까. 그리고 오늘, 내일

남자는 여자에게 어떤 표정을 보여줄까. 남자와 여자는 안던 것을

풀더니 다시 느긋하게 걷기 시작했다.

“봄이 되면 같이 벚꽃놀이라도 갈래?”

“와! 응, 가자. 벚꽃놀이 가자! 그 때 과자도 챙기고... 또...”

어찌됐든 지금 이 순간이 행복한 것은 변치 않을 것이다. 그러

니 이 모든 것들을 즐기고, 행복을 만끽하며 그대를 사랑하리라.

나무가 썩어 문드러져 온전히 그대의 품에 잠들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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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많... 많이 놀랐죠? (료스케님, 사쿠라님: 네)

커플 성사 된 게 너무 행복해서 종강하자마자 쓰려고 했는데 어제

는...(흐릿) 그래서 짧게나마 써봤습니다(꼼질꼼질

오래오래 행쇼하세요! 결혼식 할 때는 꼭 저도 부르고. ‘ ’)b

그럼 전 이만... (스르르)

그리고 사랑하는 아이들아 고백하세요, 저는 여러분의 사랑을 응원합

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