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 한 외 과 학 회 소 식 지 - Surgery · 외과의사의 대체의학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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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로와의 대화 황일우 명예원장 기획특집 긴급점검! 국가 재난대응 의료지원체계 우리 병원 톱스타 삼성서울병원 이식외과 김성주 의국탐방 동아대의료원 외과의국 특별기고 마루야마 게이치 전홍준 Bravo my Life! 집과 그림과 나 경상도 맛집, 한 번 와 보이소 당신의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운 순간은 언제였나요 라이카와 같이 놀고 싶어 Vol.03 Spring 2010 www.surgery.or.kr The Surgeon Vol. 03 Spring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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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 한 외 과 학 회 소 식 지

원로와의 대화 황일우 명예원장

기획특집 긴급점검! 국가 재난대응 의료지원체계

우리 병원 톱스타 삼성서울병원 이식외과 김성주

의국탐방 동아대의료원 외과의국

특별기고

마루야마 게이치

전홍준

Bravo my Life!

집과 그림과 나

경상도 맛집, 한 번 와 보이소

당신의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운 순간은 언제였나요

라이카와 같이 놀고 싶어

Vol.03 Spring 2010 www.surgery.or.kr

The Surgeon

Vol. 03 Spring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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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로와의 대화 | 대구시 시지노인전문병원 명예원장 황일우

80 현역의 비결은 끝없는 열정 이춘호

Now on Study

대한소아외과학회 외

대한외과학회 뉴스

해외연수

장기연수 좌충우돌, 그러나 행복했던 도전의 시간들 최동호

단기연수 Better to do Something imperfectly… 김희정

기획특집 | 긴급점검! 국가 재난대응 의료지원체계

구조와 탐색에 치우친 재난대책, 의료체계 구축이 시급하다 임경수

재난의료 지원체계의 현황과 개선방안 신상도

해외 의료 지원, 국격(國格) 높이는 기회 삼아야 김철중

효율적 의료봉사는 체계적 시스템 정립에서 나온다 이재명

발행인 이민혁 발행일 2010년 4월 23일 편집인 권성준 발행처 대한외과학회, 서울특별시 중구

중림동 355 브라운스톤서울 101-3304호, 전화 02-797-1220, 1219 팩스 02-790-4081, 이메

[email protected] ● 제작 올댓플랜 窓 02-326-2068 기획편집 엄명숙 디자인 박수진

인쇄 (주)성전기획 031-955-8826 ● 이 책에 실린 일부 내용은 대한외과학회의 공식 견해가

아닌 필자 개인의 사견임을 밝힙니다. 본지에 실린 모든 기사와 사진의 무단전재를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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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병원 톱스타 | 삼성서울병원 이식외과 김성주

반짝반짝 빛나는 천생 외과의사 김민아

의국탐방 | 동아대의료원 외과의국

“외까 아이가?”이 말 한마디면 모두 O.K. 이소령

특별기고

나의 한국인 친구들

Foreign Surgeon Personal Friendship… 마루야마 게이치

외과의사의 대체의학 이야기

히포크라테스와 파라켈수스를 다시 생각하며 전홍준

Bravo my Life!

집과 그림과 나 박영규

경상도 맛집, 한번 와 보이소 김영훈

당신의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운 순간은 언제였나요 오승택

라이카와 같이 놀고 싶어 조용관

개원가 소식|엠디클리닉

국내 최고를 넘어 세계 최고를 향해

편집후기

꽃피는 봄날을 기다리며 묵묵히 본분과 역할에 충실하고자…

장용석

대한외과학회소식지

Vol. 03 Spring 2010www.surgery.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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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로와의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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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과 죽음 사이에‘의술(醫術)’이 거미줄처럼 걸려 있다. 의술

은 생명과 죽음 사이의 간격을 더 넓히려고 안간힘을 쏟고, 병은

그걸 좁히려고 안간힘을 쏟는다. 세상의 의사들은 알 것이다. 의

술이 아무리 발전해도 죽음한테 백기를 들게 할 수 없다는 걸.

21세기 의학은 인간의 평균수명을 엄청나게 늘려 놓았다. 불의

의 사고만 피한다면 웬만한 사람은 여든 살 이상 살 가능성이 높

아졌다. 그 의학 진보에 일조를 한 원로의사가 있다. 그를 만나기

위해 꽃샘추위를 뚫고 2002년 10월 문을 연 대구시 수성구 시지

에 있는 노인전문병원 외과실로 달려갔다.

경북대병원 외과에서 외길 인생을 걸어온 황일우 대구노인전

문병원 명예원장 겸 외과장이다. 그는 여든이지만 아직 현역이다.

대단한 노익장이다. 말끝마다 큼지막한 볼웃음 선을 그리면서 필

자를 위해 직접 보이차를 우려내 주었다. 의사라기보다 자상한

인생 선배를 만나고 있는 것 같았다.

1997년 경북대병원에서 정년퇴임했다. 그리고 새롭게‘노인병

인정의’자격증을 따는 등 실버의료문화 활성화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제2의 삶을 시작한 지 올해로 13년째. 그는 진공관 시대를

거쳐 의료기술이 디지털 버전으로 진화되는 과정을 직접 체험했

다. 급증하는 노인성 질환, 그는 노인들에게 가장 알맞은 요양 시

스템을 구축해 주려고 애를 쓰고 있다.

선생님, 사람이 늙는다는 건 어떤 의미를 갖고 있죠?

나이 든다는 것, 늙는다는 건 참으로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하

지만 그걸 받아들이는 개개인의 자세는 정말 각양각색인 것 같

습니다.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사람이 그렇게 많지 않은 것 같

아요. 특히 죽음도 아주 자연스러운 생리현상이지만 그걸 잘 수

용하는 이도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죽음은 인간에게 당연히 오

는 겁니다. 누구도 피할 수 없는 거죠. 어쩜, 죽음에 순응해 나가

는 것이 잘 늙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반세기 전 의사의 지위는 참으로 대단했던 것 같습니다. 뭐랄까,

성직자, 교육자 등 지역의 오피니언 리더 같았습니다. 그런데 이

젠 의사가 너무 많아서 그런지 의료인의 권위가 예전 같지 않은

것 같습니다.

맞는 말입니다. 제가 의사면허증을 받았을 때는 발급번호가 4천

대 초였는데 최근 손녀 면허증 발급번호를 보니 나와 거의 10만

이나 차이가 나더군요. 제가 갓 의사가 됐던 1950년대 후반기 의

사의 사회적 권위는 참으로 대단했습니다. 성스럽게 생각했죠. 가

령, 의료사고가 났을 때도 예전에는 죽는 것도 의사의 몫, 사는

대구시 시지노인전문병원 명예원장

황일우 박사

인터뷰 이춘호 대구 영남일보 기자 사진 김용식

나이 든다는 것, 늙는다는 건 참으로 자

연스러운 현상입니다. 하지만 그걸 받아

들이는 자세는 정말 각양각색인 것 같습

니다. 특히 죽음도 아주 자연스러운 생

리현상이지만 그걸 잘 수용하는 이도 많

지 않은 것 같습니다. 죽음은 인간에게

당연히 오는 겁니다. 누구도 피할 수 없

는 거죠. 어쩜, 죽음에 순응해 나가는 것

이 잘 늙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현역의 비결은 끝없는

80열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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것도 의사의 몫이라고 믿었습니다. 잘 해보려 하다가 그렇게 됐다

고 믿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그렇지 않죠. 여차하면 소송을 하

고, 병원에서 시위 농성을 하기 일쑤입니다. 이게 의료진만의 문

제, 보호자만의 문제일까요.

어떻게 의사가 됐습니까?

경남의 한 초등학교 교장이었던 부친(황도원)이 저를 의사로 만

들었습니다. 저는 원래 의학보다 수학에 관심이 있었어요. 그래서

서울대 문리대 수학과에 가려고 했는데 아버지는 제가 의사 되

는 게 소원이었습니다. 만약 서울대 문리대에 갔다면 서울서 6 � 25

를 만났을 거고, 제 운명도 어떻게 됐을지 모르겠어요. 아버지가

절 살렸다고 보죠. 저는 대구의대, 그러니까 현 경북대 의대를 졸

업한 뒤 곧바로‘의료계의 꽃’이라는 외과를 전공하게 되었습니다.

듣기에는 가족 모두가 의사시라던데요.

네, 둘째 아들(윤재)만 다른 길을 걸어 지금 서울대 경제과 교수

로 있습니다. 이번에 매경 이코노미스트 상을 받았죠. 첫째 아들

(윤진)은 제 뒤를 이어 경북대 외과 교수, 며느리도 대구가톨릭대

안과 교수, 둘째 며느리는 서울 남부적십자혈액원 원장입니다. 손

녀도 이제 갓 인턴이 된 햇병아리 의사죠. 집사람 역시 산부인과

의사이지만 이젠 은퇴했지요.

당시 의료체계는 요즘과 많이 달랐죠?

의료 수준은 차치하고 환자 종류부터 요즘과 다릅니다. 주로 세

균성 질환 환자이고, 특히 장티푸스로 인한 복막염, 기생충 감염,

소화성 궤양 합병증, 식도정맥류 출혈 등 요즘은 보기 드문 질환

들이 그때는 많았습니다. 119 시스템은 없었고 환자를 긴급하게

후송할 수 있는 앰뷸런스도 겨우 한 대뿐이었습니다. 환자가 생

기면 그냥 등에 업고 달려오거나, 심지어 리어카, 짐 자전거, 소달

구지에 싣고 오기도 했습니다.

의료기기가 열악해 정확한 진료가 어려웠을 것 같은데요.

마취제도 6 � 25 때 미군 의료진을 통해 국내에 유입됐습니다. CT,

초음파 측정기 같은 건 생각도 못했고 있다고 해봐야 X레이 촬

영기 정도였어요. 일단 환자와 대화를 하면서 질환을 체크하는

‘문진(問診)’, 이곳저곳을 보면서 파악하는‘시진(視診)’, 냄새를

맡으면서 하는‘후진(嗅診)’, 손으로 몸 곳곳을 만져보면서 접근

해 가는‘촉진(觸診)’, 마지막에는 청진기 등을 갖고 신체 내부의

소리를 듣고 판단하는‘청진(聽診)’이 있습니다. 그런데 훗날 요

약력

1931 경기도 개성 출생, 경남 진주에서 성장

1949 대학 입학 검정고시 합격

경남사천곤앙중학 교사

1950 대구의과대(경북의대 전신) 입학

6 � 25전쟁으로 공군에 입대, 공군병원 근무

1952 경북의대 복학

1958 경북의대 졸업과 동시에 동 부속병원 외과 입국

미국 뉴욕 비크만 병원 수련

WHO 면역학연구소 수련

1976 경북의대 외과장 및 주임교수

1988 제23대 경북대병원장

대한대장항문병학회장

대한외과학회장(제48대)

1997. 2 정년퇴임

대구적십자병원장 역임

현재 대구시 시지노인전문병원 명예원장 및 외과장

즘 영상진단 및 기타 정밀 보조진단법이 발달하여 오진율을 엄

청나게 줄여줬죠.

당시에는 인턴과 레지던트 제도가 어떠했습니까?

통상 졸업하면 1년쯤 인턴 수련을 거칩니다. 하지만 요즘과 같은

레지던트 제도는 없었습니다. 대신 무급 및 유급 조교가 있었습

니다. 무급 조교는 밤에 야간 개업을 하면서 병원 밖에서 일반 환

자를 받기도 했습니다. 전문의 제도는 1960년대 초에 생겨납니

다. 의대에 남을 경우 유급 조교를 거치면 전임강사가 되고, 다음

에 조교수, 부교수, 교수로 진급을 하게 됩니다.

의사는 운명적으로 오진에 노출돼 있습니다. 환자가 수술 중, 또

는 직후에 죽는다는 것, 그게 명백한 의사의 잘못으로 판명 날 때

의사는 참 심경이 착잡하고 번민할 것 같습니다.

일제 때, 그러니까 약 70~80년 전이라고 생각되는데 일본 동경제

대의 한 의대 교수가 퇴임식장에서 의미심장한 양심선언을 했습

니다. 자신의 평균 오진율이 15%라는 사실입니다. 그런데 이 발

언에 대해 의사들과 환자들이 상반되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의

사는 그렇게 오진율이 적으냐면서 놀라고, 환자들은 그렇게 많으

냐면서 놀랍니다. 참, 흥미로운 반응이었지요.

의료분쟁과 관련 보호자와 의사들, 그리고 당국자에게 한마디씩

조언을 주시죠.

일단 의사는 환자를 환자로 보지 말고 가족으로 보세요. 환자와

보호자에게 감동적이고 진심으로 대하면 그들도 그렇게 대할 거

라고 봅니다. 의사의 언행은 환자의 치료에 상당한 영향을 줍니

다. 그러니 언행에 각별히 조심을 해야 됩니다. 또한 보호자는 확

실한 근거 없이 막연히 보상 등을 노리고 맹목적으로 의료분쟁

을 일으키는 것은 삼가야 될 것 같습니다. 현행 의료보험제도에

대한 의견은 다양할 수 있지만 의료진 입장에서 보면 관련법이

의료진을 너무 위축되게 만들었습니다. 의료진이 위축되면 그 후

유증은 결국 국민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습니다.

현재 계시는 이곳은 대구 첫 노인전문요양병원이죠.

이젠 곳곳에 우후죽순처럼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 병원은 노인인

구 급증 추세를 예견, 운경재단 곽병원이 세운 것인데 연로한 노

인의 입장에서 동선과 채광, 간병 시스템을 구축한 겁니다. 건물

중심부는 채광을 위해 뚫어 놓아 사방에서 신록과 햇살을 볼 수

있습니다. 가족들을 위해 가족실을 뒀고, 간병사들도 많아 보호

자 없는 병동으로도 유명합니다. 관계자들이 벤치마킹 하러 많

이 옵니다.

갈수록 살기 어렵고 그러다 보니 노부모를 임종 때까지 편하게 봉

양하기 힘든 세상이 된 것 같습니다. 부모 봉양 문제가 사회문제

로 비화되고 있습니다.

저도 정년은퇴한 뒤 노인병동에서 제대로 일을 하기 위해 늦깎이

로 공부해 노인병 인정의 자격증을 땄습니다. 잘 먹고 의료기술

이 좋아지다 보니 노령인구가 급증하지만 신체 기능이 자유롭지

못한 노인들이 많습니다. 긴 병에 효자 없다는 말도 있듯이 무조

건 부모를 내가 돌봐야 된다고 생각하면 자칫 나중에 불효자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눈치 보지 말고 노인전문병원에 입원시키

면 나중에 효자 소리 들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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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임원진 선출

2010년 소아외과 월례집담회

2010 춘계학회 개최

소아외과학회 사무실 이전

인사동정

신임원 선출

대장앎 캠페인 전개

대한대장항문학회

제43차 학술대회 및

24차 세계대한대장항문학회

2010년 제29회 대한위암학회

춘계 학술대회

2010년 대한외과학회

연수강좌 및 워크숍

세브란스 다빈치 심포지엄 2010

2010년 대한외과학회

전공의 연수강좌

Now on Study

10 11The Surgeon Spring 2010

대한소아외과학회

2009년 12월 4일 총회에서 대구파티마병원 김상윤 선생을 회장으로 선출하고, 차기 회장으로 계명의대

최순옥 교수를 선출하였다. 2010년 이사진은 다음과 같다.

학술위원장 김성철(울산의대)

심사위원장 정상영(전남의대)

편집위원장 홍 정(아주의대)

보험위원장 한석주(연세의대)

총무 김대연(울산의대)

이사 이성철(서울의대), 이석구(성균관의대), 최승훈(연세의대),

이남혁(영남의대), 오정탁(연세의대)

감사 정성은(서울의대), 서정민(성균관의대)

장소 : 서울아산병원 동관 6층 제6세미나실

날짜 : 4월 1일(목), 5월 6일(목), 7월 1일(목), 9월 2일(목), 10월 7일(목)

시간 : 오후 6시

2010년 대한소아외과학회 춘계 학회를 6월 10일(목), 11일(금) 대구 인터불고 호텔에서 개최하기로 하였

다. 발표 연제에 대한 초록 접수는 대한소아외과학회 홈페이지(www.kaps1985.org) 참조.

주소 : 서울시 송파구 풍납동 388-1 서울아산병원 신관 13층 공동의국

전화 : 070-7678-6547

공식 이메일 : [email protected]

김남규 이사장(연세의대)

- 대한임상종양학회 이사장 취임

-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2009년 연구 업적 최우수 교수상인 계연학술상 수상

회장 김영진(전남의대)

차기 회장 이동근(한솔병원)

제1부회장 전호경(성균관의대 삼성서울병원)

제2부회장 조동윤(학문외과의원)

감사 김재준(순천향의대)

대한대장항문학회(회장 한원곤, 이사장 김남규)는 최근 발생률이 급증하고 있는 대장암의 예방과 올바른

이해를 위해 2009년 10월 한 달을 대장암 집중 캠페인 기간으로 잡고‘제2회 대장앎 골드리본 캠페인’

을 전개하였다.

지난 2007년도의 1회 캠페인에 이어서 대장암에 대한 올바른 치료를 받기 위해서는 먼저 대장암에 대해‘정

확히 알아야 한다’는 의미에서 대장암을‘대장앎’으로 바꾸어 명칭하고, 2009년 10월 19일(월)을‘대장

앎의 날’로 지정하여 여러 행사를 진행하였다.

행사의 적극적인 홍보를 위하여 야구선수 봉중근(소속 : LG트윈스, 투수)을 캠페인의 홍보대사로 위촉

대한대장항문학회

하였다. 봉중근 선수는 2009년 10월 7일(수) 서울 조선호텔에서 대장앎 골드리본 캠페인 홍보대사 위촉

식을 갖고 캠페인 포스터 모델 및 각종 언론 활동 등을 통해 대장암 예방과 조기진단의 중요성을 알리는

활동을 하였다. 또한 기자간담회에서는 주요 방송, 일간지 기자들과 전문지 기자들 총 60여 명이 참여하

여 학회의 캠페인을 홍보하는 데 많은 도움을 주었다.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섭외홍보위원회 유창식 위원장(울산의대 서울아산병원)은 지난 10년 동안 서울경

기지역 6개 병원에서 수술하였던 3만 2천여 명의 대장암 환자들의 자료를 정리하여 발표하면서 대장암

환자의 빠른 증가 속도와 고령화와 같은 문제점과 조기진단율의 증가와 치료 성적의 향상이라는 긍정적

인 전망을 발표하여 국내 대장암의 현주소를 보여주었다. 많은 미디어에서 이러한 내용을 중심으로 한 많

은 기획기사들을 보도하였다.

2009년 10월 19일~24일 동안에는 전국 51개 주요 병원에서 대장항문학회 회원들이 주축이 되어 대국

민 대장암 무료 강좌와 상담 행사를 진행하여 많은 호응을 얻었다. 이때 대장내시경 검사에 대한 대국민

인식을 조사하는 설문을 시행하여 설문에 응한 사람들 중 50여 명에게 무료 대장내시경 검진권을 추첨을

통해 배포하였다.

대장암은 현재 국내에서 가장 빠르게 발생 빈도가 증가하고 있는 암 중 하나이다. 조기검진을 통해 치료

성적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이러한 대국민 홍보활동을 통하여 올바른 의학 정보를 제공하고, 정기 건강

검진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는 것이 절실하다는 판단하에 대한대장항문학회에서는 올해 2010년에도

제3회 대장앎 캠페인을 개최할 예정이다.

2010년 3월 19일부터 23일까지 코엑스 컨벤션센터에서 대한대장항문학회(KSCP) 학술대회 및 세계 대

장항문학회(ISUCRS)가 5일 동안 개최되었다. 박재갑 ISUCRS 회장, 전호경 조직위원장, 한원곤 KSCP

회장, 김남규 이사장 등 국내 대표 의료진과 세계 각국의 석학들이 참석하여 성황리에 종료되었다. 참가자

는 총 1077명이었고 이 중 해외 참가자는 45개국 408명이었다.

3월 19일, 20일 양일간은 국내 대장항문 발표로 양성과 악성 질환에 대해 구연 및 포스터 발표가 있었고

21일, 22일, 23일 사흘간은 ISUCRS 발표로 양성, 악성 질환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는 접하기 힘든 감염성

대장질환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해 발표 및 토론이 있었다.

23일 마지막 날에는 고려대 김선한 교수와 가톨릭대 김준기 교수의 로봇 직장암 수술과 복강경 직장암 수

술에 대한 Live Surgery 시연이 있었다. 로봇에 대한 높은 관심으로 마지막 날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

들이 참석하여 주었고 특히 해외 참석자들의 관심이 높았다.

22일 갈라 디너 때는 국악 공연을 통해 해외 참석자들에게 우리 문화를 소개하는 시간을 가지기도 했다.

일시 : 2010년 4월 23일(금)~24일(토)

장소 : 부산 파라다이스 호텔

일시 : 2010년 5월 14일(금)~15일(토)

장소 : 부산 예정

일시 : 2010년 7월 15일(목)~17일(토)

장소 : 연세대 신촌세브란스병원 6층 은명대강당 및 세미나실

일시 : 2010년 9월 4일(토)

장소 : 서울 성모병원 예정

대한위암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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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 위암 심포지엄 2010

2010년 해외 의학회 일정

회원 동정

한국유방암학회,

한국 대표 MICE 예비

스타브랜드로 선정

제7회 항암 심포지엄

성황리에 개최

제1회 국제암엑스포

제3회 유방외과 술기연구회

심포지엄 개최

한국유방암학회

제24회 학술대회 개최

유방암학회지 날로 업그레이드

2010 대한화상학회

춘계 학술대회 및 정기총회

제32차 한국간담췌외과학회

춘계 학술대회 개최

Now on Study

12 13The Surgeon Spring 2010

일시 : 2010년 9월 11일(토)

장소 : 연세대 신촌세브란스병원 6층 은명대강당

06. 04 - 06. 08 ASCO Chicago

06. 16 - 06. 19 EAES Geneva,Switzerland

06. 30 - 07. 03 WCGC Barcelona

09. 01 - 09. 04 SLS NewYork

09. 23 - 09. 25 ISGIO Philadelphia

10. 08 - 10. 12 ESMO Milan, Italy

10. 20 - 10. 23 IASGO Cairo, Egypt

11. 25 - 11. 27 ELSA Hanoi,Vietnam

이문수 이사 : 순천향의대 천안병원 병원장 취임

김찬영 이사 : 모친상(전곡 효사랑병원, 2010.01.23 발인)

민영돈 이사 : 조선의대 부원장 취임

김인호 이사 : 모친상(동산병원, 2009.12.25 발인)

유완식 이사 : 경북의대 칠곡 분원 초대원장 취임

이종인 선생 : 한국원자력의학원장 취임

한국유방암학회가 존스홉킨스대학, 대한종양간호학회, 한국유방건강재단과 공동으로 주최하는 GBCC

(Global Breast Cancer Conference, 세계유방암학술대회)가 한국을 대표하는 MICE 예비 스타브랜드

로 선정되었다.

문화체육관광부(장관 유인촌)와 한국관광공사(사장 이참)는 한국을 대표할 수 있는 스타브랜드 컨벤션

육성을 위하여 국내에서 개최되는 국제회의 중 성장 가능성을 근거로 하여 서류 전형 및 최종 PT를 통해

GBCC를 포함한 9개의 국제회의를 스타브랜드로 선정한다고 발표하였다.

2010년에서 2012년까지 스타브랜드로 성장할 수 있도록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의 컨설팅, 행

사 지원, 공사 해외 지사망을 통한 국내외 홍보 등 집중적인 지원을 받을 예정이다.

GBCC는 세계유방암학술대회 조직위원회(대회장 : 순천향대 이민혁, 건국대 백남선/ 조직위원장 : 서울

대 노동영, 존스홉킨스대 전희순)가 중심이 되어 2007년 제1회 GBCC를 개최하여 23개국에서 1000명

의 유방암 석학들이 참여하는 놀라운 성과를 이루어 냈고, 제2회 GBCC에는 28개국에서 1300명이 참

여하였다. 눈부신 발전을 거듭해 가는 GBCC는 2009년 12월 CEI(Conference, Exhibition, Incentives)

라는 제목의 국제 컨벤션 전문 매거진의 표지를 장식하기도 했다. GBCC는 아시아의 유방암 허브로 제 역

할을 다하며 권위 있는 국제학회로 힘찬 도약을 하고 있다.

2010년 3월 20일 서울성모병원 마리아홀에서 제7회 항암 심포지엄이 총 271명의 회원이 참석한 가운데

성황리에 열렸다. 한국유방암학회는 매년 3월 항암 치료 및 표적 치료의 최신 지견 및 ongoing trials 등

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2010년 4월 22일(목)~25일(일) 삼성동 COEX(옛 대서양홀)에서 개최되는 제1회 국제암엑스포(www.

cancerexpo.org)에 한국유방암학회가 참여한다. 유방암 조기검진의 중요성 및 유방암에 대한 인식을

고취시키고 유방암학회의 활동을 홍보하는 자리로, 4일간의 행사에서는 유방암학회 부스에서 진행되는

전문의의 무료 검진 및 유방 촬영을 포함해 유방암에 대한 상식, 한국유방암학회의 국내 및 세계적인 활

약상 등을 알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일 예정이다.

특히 4월 24일 토요일에는 이번 행사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유방암 수술 후 재건수술 - 치료인

가? 미용인가?’라는 제목으로 분당서울대 김성원 교수가 유방암 환자의 수술 후 재건술의 보험 적용에

대한 포럼을 각계각층을 대표하는 패널들을 모시고 진행할 예정이다. 이어서 현재 유방암학회 회장인 고

대안암병원 배정원 교수가‘명의가 들려주는 유방암’이라는 제목으로 건강 강좌를 진행한다. 참여하는

모든 이들에게 유익한 시간이 될 것이다.

2010년 4월 24일 연세대학교 강당에서 제3회 유방외과 술기연구회 심포지엄이 개최된다. 술기연구회는

유방질환과 관련된 전반적인 외과적 술기를 발전시키자는 취지에서 결성되어 심포지엄 때마다 개원의와

봉직의를 아우르는 주제로 많은 회원들의 참여가 이루어지고 있다.

2010년 5월 28일~29일 제주도 신라호텔에서‘Keeping Prestige : Pursuing Comprehensive Breast

Cancer Care’를 슬로건으로 한국유방암학회 제24회 학술대회를 개최한다. 학회에서 발표되는 자유연

제는 영어 구연, 구연, 포스터 발표로 나뉘며, 유방암학회 회원들의 국제적 역량 강화를 위해 2008년 영

어 구연 세션을 새로 도입한 이래 매년 꾸준한 발전을 더해가고 있다. 이와 더불어 회원들의 English

presentation skil 향상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인 IBEX(International Breast cancer EXpert)를 진행하

여 세계를 선도하는 유방암학회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Journal of Breast Cancer(유방암학회지)는 2007년 7월 SCIE에 등재된 이후로 국내 저자와 외국 저자

들의 submission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유방암학회는 국제화에 발맞추어 2009년 12월 유방암학회

홈페이지(www.kbcs.or.kr)를 새롭게 개편하여 영문 홈페이지와 국문 홈페이지로 나누고, 학회지의

online submission(www.ejbc.kr)도 업그레이드하였다.

일시 : 2010년 6월 10일(목)~11일(금)

장소 : 임페리얼 팰리스 호텔

www.burn.or.kr

제32차 한국간담췌외과학회 춘계 학술대회가 2010년 3월 26일-27일 서울 그랜드 힐튼 호텔에서 성황

리에 개최됐다. 첫날 일본의 Wataru Kimura(Yamagata University) 교수가 초빙되어‘Strategies for

treatment of invasive ductal carcinoma of the pancreas and how to obtain no mortality for

pancreaticoduodenectomy -Techniques and Significance of the Extrapancreatic Nerve-‘라는

제목으로 강연을 하였으며, 둘째 날에는 서울의대 이건욱 교수의‘간세포암의 외과적 치료’에 대한 특별

강연이 있었다. 그 외 5개의 심포지엄, 3개의 패널 토의를 포함하여 영어로 발표, 토의할 수 있는 English

Session과 담낭 용종의 진료지침 수립 및 체계적인 교육 프로그램의 개발에 관한 공청회 등 다채로운 학

술 프로그램으로 간담췌외과 분야의 다양한 학술 정보 교류의 장이 마련됐다.

290여 명이 참석한 이번 학술대회는 회원들의 활발한 참여에 힘입어 구연 50편, 포스터 23편, 비디오 5

편이 발표 및 전시됨으로써 다양한 주제에 대한 심도 깊은 논의가 진행되었으며 이 중 구연 2편, 포스터 2

편 및 English Session 4편을 선정하여 학술발표상을 시상하였다. 또한 2009년도 한국간담췌외과학회

지에 투고한 논문 중 우수 논문 4편을 선정, 학술상을 시상하였으며 이는 회원들의 학술연구 의지를 고취

시키고 학회지의 발전을 돕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대한화상학회

한국유방암학회

한국간담췌외과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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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회장 선임

5th International Single

Topic Symposium 개최 예정

한국간담췌외과학회지

한국연구재단 등재후보학술지 선정

제26차 대한내시경복강경외과학회

춘계 학술대회 및

2010 국제 심포지엄

Now on Study성균관의대 최동욱 교수가 2010년 3월 26일에 열린 한국간담췌외과학회 총회에서 새로 개정된 회칙에

따라 차기 회장으로 선임됐다. 그간 홍보위원장, 학술위원장, 부회장 등 학회에서 주요직을 역임한 최동욱

교수는 한국간담췌외과학회 제10대 회장으로서 2011년 4월부터 2013년 3월까지 2년의 임기 동안 학회

를 이끌게 된다.

2010년도 제5차 International Single Topic Symposium이 오는 10월 8일(금) 대전 을지대학병원에서

개최 예정이다. 이번 심포지엄은 담낭암을 주제로 한국, 일본, 대만 등에서 이 분야에 탁월한 업적을 낸 저

명한 교수들이 초빙되며 담낭암과 관련한 최신 지견을 습득하는 데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튿

날인 10월 9일(토)에는 동일 장소에서 제3차 한국간담췌외과학회 연수강좌가 개최된다.

한국간담췌외과학회지가 2009년 12월 30일부로 한국연구재단(구 한국학술진흥재단) 등재후보학술지

로 선정됐다. 1997년 학회지 창간 이후 한국연구재단의 등재학술지로 발돋움하기 위해 추진해 온 활동의

성과를 일부 이룬 셈이며 학회가 학문적으로 한 단계 더 발전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됐다.

지난 2010년 4월 2일과 3일, 양일에 걸쳐 제26차 대한내시경복강경외과학회 춘계 학술대회 및 2010 국

제 심포지엄이 서울 그랜드 힐튼 호텔에서 성황리에 개최되었다.

이번 학술대회는‘From the Basic to the Revolution’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예년과 달리 이틀에 걸친 프

로그램으로 진행되었으며, 내용과 형식 모두에서 새롭고 흥미롭게 짜여져 학회 시작 전부터 많은 기대를

갖게 하였다. 첫날은 학회 회원들의 자유 연제 및 포스터 발표 등을 통해 국내 복강경 수술 분야의 연구현

황과 진료 업적을 살펴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며, 둘째 날은 국내외 저명한 연자들의 강의를 통해 빠르

게 발전하고 있는 최소침습수술의 세계적인 현황과 향후 동향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자리를 가졌다.

특히 둘째날은 두 개의 프로그램이 양쪽 학회장에서 각각 진행되었는데, 첫째 학회장에서는 Robotic

surgery, NOTES, Functional GI surgery, 그리고 Image guided surgery 등 최근 가장 많은 관심을 받

고 있는 최소침습수술 분야의 새로운 주제들을 다루는‘New Technique and innovative Technology’

심포지엄이, 그리고 다른 학회장에서는 젊은 외과의와 전공의를 주 대상으로 현재 각 분야 최소침습수술

의 이론과 실제를 리뷰해 보는‘Review the Old & Learn the New’심포지엄이 각각 진행되었다. 이 날

심포지엄에서는 현재 NOSCAR co-chair를 맡고 있는 David Rattner의‘NOTES 및 GERD’, 유럽복강

경학회 현 회장인 Abe Fingerhut의‘Recent advancement in MIS: the view of a pioneer laparoscopic

surgeon’, 그리고 single port laparoscopic surgery에 많은 임상경험을 갖고 있는 Dr. Raakow의 강의

등이 매우 훌륭한 학습의 기회를 제공하였다. 또한‘MIS and Ethics’라는 주제로 진행된 최윤백 회장의

강의는 의료시장의 과열된 마케팅과 의사 사회에서의 치열한 경쟁으로 말미암아 오히려 쉽게 간과될 수

있는 윤리문제에 대한 진실한 내용으로 청중들에게 깊은 인상을 주었다.

형식적인 면에서도 이번 학술대회는 원격 화상 연결을 통한 tele-lecture 및 live surgery demonstration

이라는 새로운 시도를 하여 기술적으로나 내용적으로 만족할 만한 성과를 이루었다. 특히 일본, 프랑스와

연결하여 시도한 tele-lecture는 연자의 발표뿐 아니라 질의 응답 및 토론에 있어서도 기술적인 제한 없

이 원만히 진행되었는데 이러한 방법은 유명 해외연자의 섭외를 용이하게 하고 초청에 따르는 형식적, 재

정적 부담을 덜 수 있어 향후 의학 학술대회에서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는 방안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학술대회에는 국내에 연수 중인 외국 의사들과 전공의 등을 포함, 350여 명이 참석하여 마지막 강의

까지 자리를 뜨지 않고 강의에 귀를 기울이고 열띤 토론으로 동참해 주어‘성황리’라는 단어가 절대 과장

된 말이 아님을 실감할 수 있었다. 또한 최소침습수술 분야에서 핫 이슈가‘Single port laparoscopic

surgery’인 만큼 행사장에 준비된 Hands-on lab도 주로 single port와 이에 사용되는 각종 device들

이 전시되고 실습해 볼 수 있도록 준비되어 많은 회원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정성을 다해 준비한 학술대회 및 국제 심포지엄이 이처럼 많은 분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더욱 빛이 날 수

있었으며, 더불어 대한내시경복강경외과학회의 지속적인 성장의 원동력이 되어 줄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 바이다. 또한 최초로 시도된 이번 국제 심포지엄을 기반으로 하여 본 학회의 학술대회가 국내를 뛰

어넘어 국제적인 지명도를 갖는 학술대회로 발전하길 기대해 본다.

14 15The Surgeon Spring 2010

대한내시경복강경외과학회

대한외과학회 뉴스

외과전공의 교육 과정 신설

대한외과학회는‘교육을 통한 전문성 역량 강화’ 사업의 일환으로 교육위원회

주관으로 새로운‘외과 전공의 교육 과정’을 기획하였다. 이는 기존의 지식 위주

교육에서 탈피한 새로운 형태의 연수강좌로 외과 전공의는 4년의 수련기간 동안

총 8단위의 연수강좌를 이수해야 한다.

새로 개편된 제1차 전공의 연수강좌는 2010년 3월 13일(토) 서울대병원 임상강

의실에서 개최되었으며, 총 370명 정원이 사전등록 마감되어 성황리에 이루어졌

다. 강좌는 2개의 소그룹(unit 1, unit 2)으로 나뉘어, unit 1에서는 응급실에서 만

나는 외과 환자의 관리, 당뇨병 및 신부전을 가진 외과 환자의 관리, 간담췌 질환

에 관한 강의와 술기교육을 시행하였고, unit 2에서는 환자 면담 기술에 관한 교

육 및 실습, 환자 교육의 실제, 양성유방질환, 갑상선질환, 이식 총론 및 혈관질환

에 관한 강의로 진행되었다.

전공의 연수강좌가 외과의사의 길을 걷기 시작하는 전공의들에게 좋은 교육의 장

이 되길 바라며, 앞으로도 각 수련병원의 지도 교수님과 전공의들의 많은 관심과

적극적인 참여를 부탁드린다.

제2차 전공의 연수강좌 안내

일시 : 2010년 5월 15일(토)

장소 : 부산 롯데호텔

교육 과정 : unit 3 (술기 교육 포함-복강경, 내시경 술기), unit 4

2010 대한외과학회 연수강좌 안내

2010 대한외과학회 연수강좌가 2010년 5월 15일(토)-16일(일) 부산 롯데호텔에서

개최된다. 본 강좌는 전공의 연수강좌(unit 3,4) / 회원 연수강좌 / 의대생 및 의전원 학

생 프로그램 /개원회원 연수강좌로 진행되며, 사전등록은 2010년 4월 19일(월)부터

5월 1일(토)까지이다.

자세한 사항은 본 학회 홈페이지(www,surgery.or.kr) 안내를 참고하면 된다. 많은 전

공의와 회원들의 참여로 상큼한 5월에 역동의 해양 도시 부산에서 회원 여러분의 즐거

운 시간과 성공적인 연수강좌가 될 수 있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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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연수 | 장기연수

17The Surgeon Spring 2010

연수기를 써달라는 부탁을 듣고

잠시 지난 2년간 있었던 일을 생각해보았다.

정말 다른 세상에 살다가

방금 타임머신을 타고 막 지금의 병원으로

돌아온 듯 모든 일들이 먼 추억 속에 있었다.

나 나름대로 연수기간에 있었던 일을

정리하고 있던 차라 좋은 기회라 생각이 되어서

찍어놓은 사진들을 다시 보면서

지난 2년을 되돌아보았다.

연수기간은 2년으로

지난 2008년 2월에 미국으로 출국해

올해 2월 귀국하였다.

오랜 기간 준비한 후라

연수기관이나 생활에 대한 두려움은 많지 않았다.

그냥 한국에서 하는 식으로

열심히만 하면 될 것이라 생각했다.

나중에 잘못된 생각이란 걸 알았지만

하여간 떠나기 전에는 포부도 당당하게

떠나기 전날까지 일을 하고 짐도 겨우 챙겨서

그렇게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좌충우돌, 그러나

행복했던 도전의 시간들최동호_ 순천향대학교병원 외과

세계적 대가 아래 연구한다는

기쁨 하나로 불리한 계약조건도 불사

연수지는 미국 메릴랜드주 베세스다에 있는 National Institute

of Health(NIH) 안의 National Cancer Institute(NCI)였고

Laboratory Experimental Carcinogenesis(LEC) 연구소였다.

이곳은 병원에 소속되어 있는 연구소가 아니라 미 행정부의 직

접적인 지원을 받고 미국에서 시행되는 거의 모든 연구비를 관

장하는 복합의생명연구 행정단지라고 할 수 있는 곳이다. 연수

를 위해 간줄기세포의 세계적인 대가를 알아보던 중에 가장 적

합하다고 생각되는 Dr. Thorgerisson과 연락이 닿았는데 처음

에는 외과의사라고 거절당할 뻔했으나 줄기세포를 연구하는 한

국 사람들의 도움으로 일을 시작할 수가 있었다.

외과의사가 온다고 연락을 한 적은 처음이라 많이 고민하셨

던 것 같았다. 다행히 자리가 나서 오게 된 것 자체가 행운이라

고 생각했다. 일단 1년간은 월급 없이 그리고 봐서 나중에 월급

을 줄 수도 있고 하는 모호한 계약조건이었지만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너무나도 하고 싶었던 줄기세포연구였고, 전 세계에서

알아주는 대가의 연구실에서 일한다는 자체가 영광이었기 때

문이었다.

Dr Snorri Thorgerisson은 아이슬란드 사람이고 의사로서

30년 동안 간암, 간줄기세포를 연구해왔고 현재는 NCI의 여러

센터를 관장하고 있으면서 고희가 넘은 나이에도 왕성한 연구

의욕으로 항상 새로운 분야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었다. 실

험실 식구는 25명 정도로 국립암센터 한 층의 반을 거의 다 쓰

고 있는 아주 큰 실험실로 한국 사람만 나를 포함해서 4명이 있

었다. 최근에는 간암줄기세포의 확립과 발현되는 여러 가지 유

전자들을 high throughput study로 이용하여 찾아내고 그 찾

아낸 유전자를 간암치료에 이용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었다. 한

편으로는 배아줄기세포, 역분화줄기세포 등에서 간세포로 분

화를 시키고 이러한 분화과정을 연구함으로써 간암의 생성기

전을 알아보려는 연구도 시행하고 있었는데 나는 이 두 가지에

모두 관심이 있어서 불리한(?) 계약조건이지만 일을 시작하기

로 하였다.

First Come,

Last Go

예정보다 본의 아니게 한 달 정도 늦게 시작한 미국생활은 처음

부터 그리 쉽지는 않았다. 생활방식이나 문화가 많이 다를 것이

라는 생각은 했지만 가장 큰 제약은 언어였다. 그동안 준비를

많이 했다고 생각하고 왔는데 가장 기본적인 의식주를 해결하

는 데 너무나 많은 열정(?)을 소비해야 하고 막상 생각대로 되

는 일이 많지 않아서 당황스러웠다. 몇몇 한국인 박사님들의 도

움으로 간신히 정착을 하고 연구실 생활을 시작하였다.

그전에 한국에서도 연구경력이 있어서 업무에서는 별 문제

가 없으리라고 생각하였는데 웬걸 모든 것을 나 혼자 해결해야

하는 미국연구소의 분위기는 정신없고 무식한 외과의사를 궁

지에 몰리게 하였다. 모든 사람들이 나의 말을 귀담아 들으려

하지 않는 것 같고 이런 것이 이지메구나 하는 생각도 들고 그

동안 40년간을 살아오면서 경험하지 못하였던 신선한(?) 경험

을 하면서 어찌 하면 이 난관을 극복하고 내가 원하는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까 내 자신에게 물어보았다.

답은 간단했다. 그동안 살아오면서 항상 시행해온 헝그리 정

신으로 실험실의 궂은 일은 모두 도맡아 하면서 제일 먼저 출

근해서 제일 나중에 실험실 불을 끄고 나오는 일을 시작했다.

이렇게 6개월 정도를 뒤도 돌아보지 않고 휴가도 반납하고 일

을 하니까 보스를 비롯한 여러 사람들이 조금씩 나에게 마음

을 열기 시작했다. 그제야 나를 이국에서 잠깐 온 무식한 외과

의사가 아니라 자신들의 동료로서 서서히 인정해주는 것이었

다. 미국에 온 지 6개월이 지난 후에 보스가 월급을 주기로 하

고 Special Volunteer에서 Visiting Fellow로 신분상승을 해주

기로 하였다. 기존에 하던 인간배아줄기세포에서 간세포분화

외에 역분화줄기세포를 확립하고 거기서도 간세포를 분화하는

일을 해보자고 했다. 역분화줄기세포를 공부하라고 보름 동안

위스콘신에 있는 연구소로 출장도 보내주기로 하였다.

실험실 회의는 격주로 매주 수요일에 진행하는 lab meeting

이 한 번, 금요일에 세미나, 간간히 진행되는 특강 등등 정말로

정보의 홍수였다. 나름대로 미국국립보건원에서 내가 공부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알아가려고 하였지만 이러한 정보의 홍수는

정말로 사람을 지치게 하였다. 지금도 가끔 느끼는 것이지만 정

말 그 많은 정보를 아무런 대가 없이 전 세계 일반인들에게 공

개하는 미국의 저력 같은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눈 폭탄(Snowmagged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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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19The Surgeon Spring 2010

LSJ (Liver Snorri Joy)의 확립,

아내에게 바친 연구의 결과

위스콘신에 다녀온 후에 나는 역분화줄기세포의 확립에 모든

노력을 집중하였다. 그러나 외과의사가 하기에는 너무나도 쉽

지 않은 연구였기에 매일매일의 생활이 나를 지치게 만들었다.

하지만 일본에서 역분화줄기세포의 개념을 2006년에 처음으

로 실현시킨 야마나까 박사도 외과의사라는 이야기를 알고 나

서 오기 같은 것이 생겼다. 물론 이미 일본, 미국, 독일 등에서

역분화줄기세포를 만들어 내고 있었지만 미국의 국립암센터에

서는 아직 못 만들고 있었기에 보스도 너무나 원하는 일이기

에 더욱더 부담이 되었다.

우여곡절 끝에 2년차의 어느 여름날 생쥐의 간세포에서 역분

화줄기세포를 마침내 확립하게 되었다. 너무나도 기뻐서 LSJ라

고 이름까지 지었다. 보스 이름을 따서 Liver Snorri Joy라고 했

고 보스에게도 그리 알려주었다. 하지만 사실은 LSJ(이숙진)는

집사람의 이니셜이었다. 연수 와서 남들처럼 제대로 같이 시간

도 보내지 못하는 집사람에게 항상 미안한 마음이 있었던 터

라 2년 동안 일한 소중한 결과를 집사람에게 바치기로 하였다.

내가 만들어 놓고 온 세포주들이 어찌될지는 모르겠지만 그 후

에도 LSJ1, LSJ2 등의 역분화줄기세포를 계속 만들어서 미국국

립암센터에 남겨놓고 왔다.

새 생명의 탄생!

우리 부부는 딸 하나만 있었는데 딸아이가 너무 외로워하는

것 같아서 아이를 하나 더 가지기로 하고 연수 2년차 초반에

딸아이를 하나 더 낳았다. 집사람도 순환기내과의사라 서로 일

이 바빠서 그동안 둘째를 보지 못했는데 연수기간에 상대적으

로 같이 있는 시간이 많다 보니까 둘째아이가 생기게 된 것 같

았다. 첫아이 때는 제대로 얼굴을 확인할 여유도 없었는데 둘째

는 얼굴을 하나하나 자세히 볼 수 있었다. 정말로 눈에 넣어도

안 아프다는 말이 왜 나왔는지 실감이 났고 아마도 연구기간

중에 얻은 제일 중요한 성과(?)인 것 같다. 지금 생각해도 참으

로 행복한 순간이었다.

세계 최고의 병원, 존스홉킨스

연수 2년차에 실험실에만 있는 내 자신이 걱정이 되고 돌아가

서 다시 임상을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혹시나 해서 존스홉킨

스 간담췌외과장(Dr. Richard Shulick)에게 편지를 보냈다. 그

날 바로 언제든지 와서 수술 및 컨퍼런스에 참석해도 좋다는 이

야기를 듣고 수요일 오전에 컨퍼런스를 듣고 수술을 참관하게

되었다.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James Cameron 박사가 아직도

수술도 하고 컨퍼런스도 참석하고 있었는데 1시간이 어찌 지나

가는지 모르게 너무도 해박한 지식, 실전 경험이 선잠을 깨서

달려온 나를 기쁘게 해주었다. 수술방 시설은 물론 너무 좋았

고 인력, 물자 모든 것이 부러웠지만 수술 술기라든지 새로운 것

들은 그리 많지 않았다. 하지만 기본적인 원칙, 프로토콜에 충

실하고 여러 가지 연구를 동시에 진행하고 있는 것이 흥미로웠

고 전국 혹은 전 세계에서 오는 췌장 환자를 one stop service

로 해결해주는 것이 인상 깊었다.

LEC 마피아

지난 2년을 돌이켜 보면, 도착해서 적응하는 데 몇 개월 지나고

좀 적응하고 연구업적을 낼 만하니까 돌아와야 했던 것 같다.

왜 연구를 하시는 박사님들이 결과를 1~2년 안에 못 내는지 충

분히 이해가 갔다. 지면관계상 다 적지 못할 정도로 여러 면에

서 힘들었던 기억이 더 많아 서운한 맘이 컸는데, 떠나기 전에

마지막 크리스마스파티에서 보스가 나에게 한 말이 이 모든 서

운한 점을 봄눈 녹듯이 해결해주었다. 보스는 나에게“당신이

수술은 어찌하는지 모르겠다. 아마도 수술도 잘할 거라고 생각

되지만 당신은 연구직을 더 잘할 것 같다. 그리고 나와는 이제

는 스승과 제자의 관계가 아닌 동반자(LEC 마피아)로서 잘 지

내자”라고 이야기해 주었다. 물론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격려차

원에서 비슷한 이야기를 해 왔겠지만 나에게는 큰 힘이 되었다.

그 외에도 새로운 것을 배우고 경험하고 새로운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고, 두 딸아이와 집사람과 전에 없던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었던 좋은 시간이기에 비록 육체적, 정신적으로 내 자신은

힘들었지만 의미 있는 도전이었다고 생각한다.

다시 이런 기회가 온다면 초반의 좌충우돌 없이 더 유익하고

행복하게 잘할 수 있을 것 같은 아쉬움도 한편으로 남는다. 또

내가 연수를 가 있는 동안 힘든 2년을 보내면서 순천향병원외

과를 지켜주신 외과선생님들께 이 지면을 빌려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이 글을 쓸 수 있게 기회를 주신 대한외과학회소식지관

계자와 학회의 무궁한 발전을 기원한다.

1 인간배아줄기세포에서 분화된 간세포(hepatocytes)

2 lsj1, 처음 확립한 역분화줄기세포 군락(colony)

3 연수기간에 얻은 둘째딸, 태어난 지 5분 되었을 때의 사진이다.

4 2년차 크리스마스 모임 때 보스와 함께 찍은 사진. 한 잔씩들 하시고....

5 존스홉킨스 수술방.

Dr. Shulick이 직접 환자 자세를 교정하는 것이 인상 깊었다.

1

2

3 4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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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연수 | 단기연수

21The Surgeon Spring 2010

Better to do something imperfectly than to do nothing flawlessly! 김희정_ 울산의대 서울아산병원 유방내분비외과

Dana Farber / Brigham and Women’s Cancer Institute

(Harvard Medical School), Boston

Dana Farber Cancer Institute(DFCI)에서는 환자 1명당 1시간의 외래 진료를 하고 있

었다. NP(nurse practitioner) 제도가 잘 정착되어 있어서 의사의 진료를 보조하고, 또

한 일부 진료권도 가지고 있어서 수술 후 일정기간이 지난 환자들의 Follow up도 하

고 있었다. 이 제도는 의사의 업무를 줄이고 남는 시간에 더 많은 환자를 보거나 연구

에 집중할 수 있게 해주는 좋은 제도인 것 같다. NP 제도를 보기 위한 간호사들의 연

수 프로그램도 있었다. 하지만 한국의 경우, 나라가 크지 않고 진료비가 비싸지 않기

때문에 NP에게 진료를 보는 것과 주치의에게 진료를 보는 것에 대한 차이가 없어서

NP 제도가 활성화되기는 힘들지 않을까 싶은 우려가 생겼다.

유방을 진찰하면서 환자를 최대한 배려하고, 외과의 경우 수술에 관한 여러 가지 가

능성을 모두 설명해 주었다. 수술 후 follow up을 하는 환자가 controversy한 issue에

대한 질문을 하였을 경우 - 예를 들어서“수술 후 임신이 예후에 미치는 영향은 어떠

한가요?”같은 물음에 - 나라면 아마“그건 결론이 나지 않은 문제예요. 임신 때문에

수술 후 보조 치료를 포기하게 된다면, 그로 인해 나쁜 영향을 미칠 수도 있지만, 그런

것을 배제하고 임신 자체만으로는 아직 정확한 답이 나오지 않았으니까요. 환자의 병

기와 아이를 어느 정도 원하는지에 따라 가족과 충분한 상의 후 결정하는 것이 좋겠

습니다.”정도 대답을 할 것 같다.

그러나 Dr. Ann H. Patriage의 경우는 환자 상태에 대해 현재까지 나와 있는 trial을

모두 설명하고, 결론 및 trial의 문제점, 지금 진행되고 있는 study와 앞으로 이루어질

Randomized Controlled Trial까지 설명하고, 중요한 study의 경우는 직접 임상시험

등록 사이트에서 study의 개요를 복사해서 환자에게 주기도 했다. 환자는 수첩에다

궁금한 것을 적어 와서 모두 물어보고, 이런 경우에도 의사는 당연하다는 듯이 친절

하게 답변을 해주며, 남편이나 보호자에게도 추가 질문의 여부를 묻고 모든 사람이 더

이상의 의문점이 없을 때 진료를 마친다. 마치 한 시간의 강의를 듣는 것으로 착각될

정도였다.

진료 외에도 세상 이야기, 사는 이야기를 환자와 계속 주고받는다. 휴가는 어땠는지,

남편은 요즘 어떤지, 아이들은 잘 크는지 등등. 처음에는 이 바쁜 진료 중에 잡담은 왜

하는 걸까 싶었지만 그러면서 환자는 불안한 마음이 줄어들고 의사를 인간적으로 신

뢰하게 된다. 또 아픈 마음을 위로받는 느낌도 받게 되는 것 같았다.

9월은 오바마 대통령이 의료개혁정책(전국민 의료보험제도)을 통과시키고자 연설

을 하고 다니던 때였고, Dr. Golshan은 한국의 의료보험제도가 모든 국민이 보험제

도 안에서 치료받아서 좋을 것 같다고 했다. 오히려 나는 아주 소수만이 누릴 수 있

는 특권이겠지만, 그들의 여유 있고 마음까지 배려해 줄 수 있는 의료 시스템이 부럽

다고 했다. 두 가지 제도의 장점을 합한 의료제도가 있으면 환자와 의사, 모두에게 좋

을 것 같다.

2009년 8월의 마지막 주 뉴욕행 비행기에는 9월에 새학기가 시작하기 때문인지 유학생이 가득하였고,

기대 반, 두려움 반으로 만석의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비행기 안에서 마치 원어민인 양 유창한 영어발음의 우리 초등학생들을 보면서

‘그래도 한국에서 의사인데 배낭여행 온 것처럼 영어를 할 수는 없을 텐데….’하는 걱정도 되고,

또 한편으로는 처음으로 한 달간 한국을 떠나서 생활한다는 것에 마음이 들뜨기도 했다.

처음 단기 연수를 예정하고서 계획한 것은 Survival ship of young breast cancer을 주제로 하였다.

Dana Farber에서는 young breast cancer program이 따로 있어서

fertility, depression, genetic counseling 등을 상담하는 외래가 소개되어 있었다.

단기 연수에 관해 아는 바가 없던 터라 홈페이지에 있는 young breast clinic의 소개를 보고,

surgical department의 chief인 Doctor Golshan에게 메일을 보냈다.

한 달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에는 많은 것을 경험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서

다른 병원을 한 곳 더 봤으면 했는데 마침 그때 떠오른 분이

Memorial Sloan Kettering Cancer Center의 Doctor Monica morrow였다.

국제학회에서 가끔 보는 그녀(현재 MSKCC breast surgical oncology chief)의 강의는

간결하고도 명확했고 카리스마로 좌중을 압도하는 모습에 감동을 받았다.

(아무리 많이 알고도, 표현하지 못한다면 얼마나 애석한 일인가!)

연수시절 함께 했던 선생님들,

위에서부터 Dr. Charles Hergreuter

(Department of plastic surgery),

Dr. Harold J. Burstei(Medical oncologist),

Dr. Beth Overmoyer(Medical oncologist)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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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23The Surgeon Spring 2010

Young breast cancer의 survival ship에 대한 연구를 하고자 했던 기대와 달리 외

래환자는 많지 않았다. 미국의 경우 젊은 여성은 유방암 환자가 많지 않다. 한국에 비

해 환자를 많이 보는 것이 아니고, 대신 많은 시간을 연구에 할애하기 때문인 것 같다.

하지만 fertility에 관한 이슈는 아직 controversy 하지만 다양한 방법들을 시도하고

있고, 그중 하나인 치료 전 ovum을 채취해 놓는 방법을 소개하고 있었다. 또한

psychic counseling, fertility counseling, genetic counseling, 폐경 증상의 관리 등

에 대해 많은 연구를 주도하고 있었다. 우리는 연구 시간은 그들보다 부족하고, 더 많

은 환자를 진료해야 하지만 아시아에는 젊은 유방암 환자가 많기 때문에 조금만 노력

하면 그들보다 훨씬 앞설 수 있고, 더 좋은 연구도 많이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Dana Farber는 Dr. Golshan을 비롯하여, 종양내과 스태프들도 모두 호의적이었고,

그들의 진료에 참여하였으며, 환자에게 한국에서 온 의사라고 소개도 하고, 매우 친절

했다. 한국에서 온 유방암 환자가 있었는데, 홍삼을 비롯한 다양한 민간요법 약들을

먹어도 되냐고 질문하자, 나더러 대신 설명해주라고까지 했다.

MSKCC(Memorial Sloan Kettering Cancer Center), New York

MSKCC는 한국에 돌아온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수술도 많고 외래환자들도 조금 많

았다. 환자 진료에는 참여할 수 없었고, 수술 참관도 환자가 마취가 된 후에야 참관이

가능했다. 냉정하고 빠른 뉴욕의 영어와 제도에서 왠지 쌀쌀함을 느꼈지만, 수술장을

참관하면서는 우리가 수술은 더 잘한다는 자부심에 뿌듯하기도 했다. 유방 절제수술

후 복원수술도 미용적인 면에서도 우리가 더 나아보였고, 일부 의사들은 유두, 유륜

은 무조건 절제하기도 했다. 한국의 수술 자료를 보여주면서 일부 적응증이 되는 환자

에게는 유두, 유륜 보존수술이 안전하고 특히 젊은 유방암 환자들에게서 미용적인 부

분은 삶의 질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는 것을 강조하여 설명했더니 나중에 한

국에 한번 와 보고 싶다고 했다.

훗날 기회가 되면, Clinical trial을 디자인하고 진행하는 분야에서 경험을 쌓아보고

싶은 생각도 들었고, 관심 있는 분야를 미리 한국에서 진행한 후에 어느 정도 성과를

가지고 가서 그들과도 대등하게 연구에 대해 상의할 수 있도록 준비를 해야겠다는 다

짐도 들었다.

Dr. M. Morrow는 한국유방암학회에서 주관하는 GBCC(Global Breast Cancer

Conference)에 초빙강사로 오기도 했고, 또한 국제대회에서 많은 강연을 하기 때문에

잘 알려져 있다. 외과의사지만 많은 clinical trial을 주도하고, 특히 실제 임상이나 수술

에 적용할 수 있는 연구를 많이 한다. Dr. M. Morrow는 여자 외과의사이며 breast

chief로서 여러모로 닮고 싶은 부분이 많았다. 수술실에서도 질문을 하면 강의할 때

처럼 정확한 근거 자료를 지적하며 친절히 대답해 주었다. 또한 fellow나 레지던트의

수술도 직접 assist를 해주는 자상한 모습도 자주 볼 수 있었다. 그녀의 카리스마는 단

지 학회장에서 뿐만이 아니라 일상생활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세계 어느 곳에서나 카

리스마와 존경은 본인의 실력과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마음씨에서 나오는 것 같다.

환자를 섬기는 의사이기를 다시 다짐하다

짧은 기간 동안 두 곳의 병원을 돌아보게 되어 다양한 분야를 경험할 수 있었다. 젊은

유방암 환자의 issue는 한국에서는 거의 시도를 하지 않는 분야이고, 미국에서는 시

도는 많이 하려고 하지만 환자가 많지 않은 단점이 있다. 그래서 우리가 해야 할 분야

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 반복적인 환자를 보더라도 관심을 가지고 보면 임상 연구를

할 수 있는 주제는 무궁무진할 것 같다. Dana Farber에서 내 또래로 보이는 oncologist

Dr. Kathryn J. Ruddy는 벌써 본인 주도의 global 임상 연구를 주도하고 있었다. 지금

은 아이디어가 있을 때에도 그것을 prospective study로 연결시키기에 우선 막막하지

만 점차 익숙해지리라 생각하고, 계속 시도를 하다 보면 한국이 세계 유방암학회를 주

도하는 날이 곧 올 것이다.

마지막으로 비록 제도상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좀 더 환자를 배려하고 따뜻하게 대

해줘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많은 환자에게 지치다 보면, 가끔 이들이 암환자라는 사

실을 잊고 사무적으로 대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가족 중에 암환자가 있으면 모두

노심초사하는데, 그들에게 단지 암을 제거하는 외과의사가 아닌 마음까지 기댈 수 있

는 의사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기로 다짐했다. 지도교수이신 안세현 선생님께서 ‘예

수님이 제자들의 발을 씻겨주셨듯이 환자들을 섬기는 자세로 대하라’고 하신 말씀이

떠올랐다.

무엇보다 연수의 큰 수확은 수술이나 치료에서는 우리가 세계 어디에도 뒤지지 않

는다는 자부심이다. 단기연수를 갈 수 있게 배려해주신 김진천 과장님과 안세현 선생

님을 비롯한 여러 선생님들께 다시 한 번 이 자리를 빌려서 감사드린다.

성형외과 선생님들,

왼쪽은 Dr. Lifei Guo(Department of plastic surgery),

오른쪽은 Mehra Golshan(Director of breast surgical servi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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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25The Surgeon Spring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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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The Surgeon Spring 2010 26

긴급점검! 국가 재난대응의료지원체계

남아시아 쓰나미, 스촨성 대지진, 아이티 대지진, 칠레

대지진 등 연이어 엄청난 자연재해들이 발생하고 있고

911을 필두로 인간에 의한 테러 또한 지구촌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어 외신들이 잇달아 숨가쁘게 재해 소식을

전해오고 있다.

이러한 자연재해는 더 이상 강 건너 불구경이 되어서는

안 된다. 이런 재난 속에서 의료계와 정부의 무관심 속에

고귀한 생명을 잃어가는 경우가 빈발하고 있다. 이번 기

회에 과연 재난의료란 무엇이며, 우리나라의 대응이나 지

원체계는 제대로 구축되어 있는지, 앞으로의 개선책은

무엇인지 각 분야 전문가의 의견을 들어보았다. 덧붙여

이번 아이티 참사현장에서 의료봉사를 펼치고 온 외과

전문의의 현장체험을 통해 우리 재난의료체계의 문제점

들을 살펴보고자 한다.

기획특집

•구조와 탐색에 치우친 재난대책, 의료체계 구축이 시급하다

•재난의료 지원체계의 현황과 개선 방안

•해외 의료 지원, 국격(國格) 높이는 기회 삼아야

•효율적 의료봉사는 체계적 시스템 정립에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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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29The Surgeon Spring 2010

예방과 구조에 치우친 재난대책의 균형이 시급하다

재난에 의한 피해를 줄이기 위한 대책은 크게 4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첫째가 재난을 예

방하거나 재난 피해를 경감시키는 대책을 수립하는 것이고, 둘째가 각종 재난에 철저히

준비하는 단계이며, 셋째가 재난이 발생한 경우에 신속하고 체계적으로 대처하는 것이

고, 마지막으로 재난이 수습된 직후에 재난대책의 문제점을 파악하여 보완하는 것이다.

그러나 국내 재난대책은 모든 단계에서 상당히 많은 문제점들이 노출되고 있다. 특히

재난 피해자들의 인명과 직결된 의료분야(재난의료)는 재난대책의 주요 요소 중에서도

매우 취약한 것으로 판정되고 있다. 정부에서 지정한 응급의료기관의 경우에도 재난에

대비한 기본적인 물품들이 준비된 경우가 전체의 10% 내외로 매우 미흡하였으며, 민간

의료기관에 모든 것을 의지하는 현재의 상황에서는 그 이후에도 아무런 개선 조치가

없었다. 즉, 정부의 재난대책이 재난의 예방과 구조 및 복구에 집중되어 있으며, 재난이

발생한 경우에 신속히 대응하는 단계에서도 의료적인 측면보다는 피해자들의 구조와

탐색에 매우 치우쳐 있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재난이 발생한 지역에 재난의료 교육을 받은 의료진들이 재난 발생 12~24

시간 이내에 투입되어 현장에서 전문의료를 제공하고, 인근의 의료기관과 긴밀히 협조

할 수 있는 재난의료 체계를 구축해야 할 것이다.

재난의료진의 육성과 재난의료팀 구성

평상시에 제공하는 의료의 개념과 대량 환자가 발생한 재난현장에서

의료를 제공하는 것은 매우 다르다. 재난현장에 투입될 의료진들은

재난의료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을 사전에 습득해야 하고, 재난현장

과 유사한 상황에 대한 실습과정을 충분히 이수해야 한다. 즉, 대량

환자가 발생한 현장에서 어떠한 환자를 우선적으로 치료해야 하는

지 선별하는 방법(중증도 분류;triage)을 기본적으로 숙지해야 하

고, 재난현장에서 유독가스나 독극물이 누출되거나 방사능 물질에

노출된 환자에 대한 초기 대응법 등도 의료진은 반드시 학습을 받아

야 한다.

이러한 교육과정 및 실습과정은 대개 3~5일에 걸쳐서 이루어지며,

국내에서는 2007년부터 서울대학교병원과 서울아산병원 등에서 재

난의료에 대한 교육이 시작되었다. 교육과정을 이수한 의료진들은 병

원별로 재난의료팀(DMAT;disaster medical assist team)을 구성하

는데, 1개 팀은 1~2명의 의사와 2~3명의 간호사, 1명의 약사, 1명의

사무원으로 구성되고, 정부의 지원하에 재난의료 물품을 미리 비축

하는 것이 원칙이다.

대형 병원에는 2~5개의 재난의료팀이 구성될 수 있지만, 일반적인

종합병원에는 1~2개의 재난의료팀이 구성된다. 재난이 발생하면 재

난의료팀이 12~24시간 이내에 재난 현장으로 투입되어 72시간 정도

외부의 지원 없이 독자적으로 현장의료를 제공하게 된다.

각종 자연재해와 기후변화, 테러 등에 의하여 세계 여러

곳에서 각종 재난이 계속 발생하고 있지만 의료인들과 정

부의 무관심 속에 생존할 수 있는 피해자들이 고귀한 생

명을 잃어가는 경우가 빈발하고 있다. 특히 재난이 발생

하는 경우에 피해자들은 72시간 이내에 구조되어 현장

에서 전문 의료를 받아야 생존할 확률이 높지만, 과거 10

여 년간 재난이 발생한 현장에 재난 발생 24~48시간 이

내에 의료팀이 투입된 경우는 거의 없다. 투입된 의료인

들도 재난의료에 전혀 경험이 없거나 무지한 경우가 대부

분이었다. 2007년도에는 전문학술단체가 정부와 국회

를 접촉하면서 재난의료에 대한 공청회도 두 차례 시행

하였지만 일시적으로 관심을 보였을 뿐 실질적인 정책으

로 전환되지는 않았다.

구조와 탐색에 치우친 재난대책,의료체계 구축이시급하다임경수_ 울산의대 서울아산병원 응급의학과

기획특집|긴급점검! 국가 재난대응 의료지원체계

아이티 지진현장에서 어린이를 돌보는 우리나라 의료지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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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31The Surgeon Spring 2010

재난의료에 대한 정부의 지원책, 기본부터 다시 점검하자

기본적으로 정부가 제공해야 할 지원대책의 예를 든다면, 재난 초기에는 대부분의 육

상통행로가 봉쇄되므로 재난의료팀이 119 소방항공기를 이용할 수 있는 협조체계가 수

립되어야 하고, 재난현장의 의료기관과 현장으로 투입된 재난의료팀이 상호 통신할 수

있는 체계가 미리 구축되어야 한다.

또한 재난의료팀이 재난현장에서 독자적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사전에 재난의료물

품이 비축되어야 하며, 여기에는 기본적인 생명선(life lines;음식, 물, 가스, 전기)과 개

인보호장비(PPE;personal protection equipments) 등도 포함되어야 하므로 정부의 지

속적인 재정 지원이 필요하다.

재난의료팀이 병원 내에서 재난의료물품을 직접 관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일

부 국가에서는 지역별로 가까운 공항에 물품들을 비축하여 관리하다가 재난이 발생하

면 재난의료팀이 직접 공항으로 출동하여 물품을 인수받는 경우도 있다.

그 외에도 정부와 의료단체와 긴밀히 협조하여 재난의료진들의 지속적인 교육과 실

습, 교육 관련 이수증의 발급과 전문인력 관리, 현장 파견 계획 등의 정책을 진행해야 할

것이다. 또한 재난현장으로 무분별하게 진입하는 일반인, 자원봉사자, 의료진을 효율적

으로 통제하는 방안도 사전에 모색되어야 할 것이다.

재난대응지침, 제대로 수정하고 국민들에게 알려야 한다

재난이 발생한 경우에 해당 지역의 지방자치단체 공무원들

이 수행해야 할 지침을 보완해야 한다. 특히 의료부문에서는

전문 의료단체의 적극적인 지원을 받아야 할 것으로 사료된

다. 재난현장으로 투입되는 재난의료팀과 자원봉사자들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현장에 투입되기 이전에 재난의료에 대

한 사전교육을 수행하며, 현장에 필요한 물품들을 체계적으

로 수집하고 운반하는 체계 등도 재난대응지침에 포함되어

야 한다.

과거의 잘못된 대표적인 사례는 태안기름유출사고의 정부

지침이다. 유독물이 누출된 경우에는 현장의 노약자(소아, 임

산부, 고령자 등)를 조속히 안전한 지역으로 대피시켜야 하며, 초기에 현장으로 투입되

는 요원들은 개인보호장비를 반드시 착용해야 하고, 유독물질이 신체에 접촉한 경우에

는 15분 이상 세척하고 의복을 교체하며, 현장에서 격리된 안전지역에서만 취사와 흡연

을 하도록 사전에 교육해야 한다.

즉, 유독물질에 노출된 재해현장에서 준수해야 할 사항을 지침으로 작성하고, 현장

으로 투입되는 일반인(자원봉사자)이나 요원들에게 지침서를 배포하여 유독물질에 의

한 2차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국가적인 차원에서의 국민 자원봉사

도 중요하지만 환경의 오염보다는 현장에 투입된 국민의 생명이 더욱 중요하므로, 유독

물질에 의한 재난이 발생한 현장에는 유독물질에 의한 암이나 유전자질환 등의 발생 가

능성이 높은 소아나 임산부는 출입을 엄격히 제한한다는 국민적 계몽도 펼쳐져야 할 것

이다.

참고문헌

손창환, 임경수 등. 국내 응급의료센터들의 기본재난물품 준비현황. 대한응급의학회지 2008;19(1):22-29

임경수, 황성오, 안무업, 안희철. 재난의학. 군자출판사. 2009

국회의원 신상진. 국가재난 응급의료체계 한국의 대책은?. 2007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태안 유류유출사고 1주년. 2008

서울특별시, 서울권역응급의료센터. 재난응급의료 전문가 교육과정. 2007

NPO災害人道医療支援会. 災害医学. 2nd ed, 南山堂. Japan. 2009

9th Asia Pacific Conference on Disaster medicine. 9th APCDM abstract. Seoul. 2008

Darling RG, Mothershe JL et al. Bioterrorism. Emerg Med Clin Nor Am 2002;20(2)

Reilly M, Markenson DS. Education and training of hospital workers; Who are essential personnel

during a disaster? Prehospital Disast Med 2009; 24(3);239-245

Baker DJ, Jones KA, et al. Safe management of mass fatalities following chemical, biological and

radiological incidents. Prehospital Disast Med 2009; 24(3);180-188

재난의료는 의료의 기본영역이다

2006년도부터 국제재난학회에서는 종합병원급의 의료기관들은 격리된 진료 공간과 음

압시설, 제독시설, 개인보호장비 등을 준비하라고 지속적으로 권고하였지만, 작년에

H1N1 인플루엔자가 급속히 유행하면서 대부분의 국내 의료기관들은 격리된 진료 공

간과 개인보호장비를 준비하느라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그나마 치사율이 낮은 H1N1

인플루엔자였기에 다행이지만 감염률과 치사율이 높은 SARS 혹은 조류독감 변종에 의

한 바이러스가 출몰하였다면 현재의 재난의료 준비 수준으로는 모든 의료기관들이 엄

청난 피해를 입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재난의료는 재난이 발생한 지역의 환자를 지원하려는 의미도 있지만, 의료기관도 재

난의 피해를 입을 수 있으므로 재난의료는 모든 의료진이 인지해야 하는 기본적인 의

료영역으로 인식되어야 할 것이다. 병원에 재난이 발생하는 경우에 의료진들이 취해야

할 병원재난지침(internal disaster plan)을 제작하고 수시로 재난물품을 점검해야 한다.

병원이 재난에 적극적으로 준비한다는 것은 지역사회에 공헌한다는 의미도 있지만, 자

신들을 재난으로부터 방어한다는 개념도 있다는 것을 꼭 명심해야 할 것이다.

해외 의료 지원, 이제는 체계화되어야

해외 의료 지원은 현장 도착까지 많은 시간이 소요되므로 이미 급성기의 피해자들이 사

망한 시점에서 의료 지원이 시작되고, 급성기와 만성기 환자들을 진료하는 경우가 많으며,

재난의료팀(DMAT)에 비해서는 현장에서의 체류 기간이 길다는 것이 차이점이다. 그러므

로 해외 의료 지원의 경우에는 초기에 재난의료도 제공해야 하지만 비급성기 질환이나 만

성 질병도 진료할 수 있어야 하고, 해당 국가의 풍토병이나 전염성 질환에도 대비해야 하

므로 재난의료와 다른 명칭인 박애의료(humanitarian medicine)라고도 한다.

선진외국의 경우에는 정부가 공식적으로 외국을 지원하는 경우에 20~25명으로 구

성되는 해외의료지원팀을 파견하는데, DRMT(disaster relief medical team)라는 용어

를 사용하기도 한다. DRMT의 경우에는 의사 3~5명, 간호사 10여 명, 의료기사, 약사,

사무원 등으로 구성되며, 현장에서의 진료를 포함하여 각종 검사와 수술 등의 의료를

제공하게 된다. 민간 의료단체에서 해외로 파견하는 의료진의 경우에는 DRMT보다는

현장에 늦게 도착하기 때문에 초기에는 DRMT와 함께 활동하다가 DRMT가 활동 시작

2~3주 후에 귀국하면 업무를 인계받아서 수개월간 체류하기도 한다.

지진으로 폐허가 된 칠레 중부지역의 도시, 아이오카

재난에 의한 피해를

줄이기 위한 대책은

첫째, 재난을 예방하거나

재난 피해를 경감시키는 대책의 수립,

둘째, 각종 재난에 철저히 대비하는 단계,

셋째, 재난이 발생한 경우

신속하고 체계적으로 대처하는 것,

넷째, 재난이 수습된 직후 재난대책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보완하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 정부의 재난대책은

재난의 예방과 구조 및 복구에 집중되어 있고

재난이 발생한 경우에도

의료적 측면보다는 피해자의 구조와

탐색에 치우쳐 있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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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33The Surgeon Spring 2010

재난의료 지원체계 구축의 기본 개념

재난의료의 기본 개념

최근 아이티 지진을 비롯하여 미얀마에서 발생한 사이클론 재

난, 중국의 스촨성에서 발생한 지진 등은 지난 2004년 남아시아

를 강타한 지진해일(쓰나미)처럼 수만 명의 인명을 앗아간 참혹

한 대재앙으로 나타났다. 한편 2001년 911테러나 2004년 영국에

서 발생한 동시다발 폭탄테러는 국가적, 종교적 대립이 국지적인

전쟁의 형태뿐 아니라 비전투 지역에서의 테러라는 인위적 재난

으로 발생할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들이다.

자연재난은 예측하기 어려울 정도로 큰 규모로 발생하고, 일국

적 수준을 넘어서는 재앙으로 발현된다는 점에서, 인위재난은 국

지적인 정치적 불안정성이 범세계적인 위험성을 증가시킨다는

점에서 국내의 재난 대응 역시 좀 더 체계적이고 과학적이어야

할 것이다.

재난(Disaster)의 정의는 회복에 필요한 사회적 자원을 넘어설

정도의 자연적, 사회적, 인적 손상을 유발하는 사건을 의미한다.

재난의료는‘지역사회가 소유하고 있는 의료자원을 넘어서는 환

자가 발생하는 재난 상황에 효과적으로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방법’을 의미한다.

재난은 크게 재난 발생에 의도성이 있었는지를 기준으로 의도

적인 재난과 비의도적인 재난으로 구분할 수 있다. 의도적인 재난

은 테러, 전쟁처럼 특정 목적에 의하여 발생한 재난을 의미하고,

비의도적인 재난은 홍수, 지진, 태풍, 폭발, 붕괴

같은 자연재해나 사고로 발생하는 재난을

말한다. 이와 같은 재난 상황에 대응하여

적절하고도 신속하게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분야가 재난의료

(Disaster Medicine)이다.

재난의료 지원체계

해당 사회가 해결할 수 있는 자원의 규모를 넘어서는 환자의 급

격한 발생은 해당 사회가 소유하고 있는 자원을 신속하고도 효율

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방법을 필요로 한다. 발전된 재난의료 지

원체계는 현장에서 신속한 응급처치의 제공, 중증도의 분류, 적절

한 의료기관으로의 이송, 병원에서의 신속한 전문적인 치료를 포

함하며, 이러한 시스템을 재난의료 지원체계(Disaster Medical

Service, DMS)라고 한다. 초기의 급성기를 지나면 방역 및 만성질

환의 관리, 정신과적 지원 등 아급성기에 도달하고, 최종 정상적인

의료시스템을 복구하는 회복기로 그 단계를 구분할 수 있다.

특히 급성기 재난의료 지원은 재난의 특수성과 응급의료의 보

편성이 통합된 개념으로 이해될 수 있으며 역사적인 발전을 경험

하여 왔다. 즉 비의도적인 자연 재난이 주된 문제일 경우에는 주

로 신속한 구조 및 이송을 중심으로 재난응급의료의 역할이 부

여되었지만, 인위적인 재난 혹은 화학적 생물학적 방사능 오염이

문제가 되는 재난에서는 현장에서의 적절한 중증도 분류, 제염

및 제독, 응급처치, 적절한 병원으로의 이송 등 보다 포괄적인 의

료를 제공할 필요성이 증가하게 되었다. 따라서 현대화된 사회에

서 재난의료 지원은 단순 구조와 이송의 수준에서 보다 복잡하

고 전문적인 성격을 가지게 되었다고 정리할 수 있다.

재난의료 지원체계의현황과 개선 방안신상도_ 서울의대 응급의학교실, 대한재난의학회 교육이사

기획특집|긴급점검! 국가 재난대응 의료지원체계 국내 재난의료 대응체계의 문제점

재난 발생 현황과 관련 법률

국내 재난 발생 시 의료대응체계를 살펴보면, 1990년대에는 성수

대교 붕괴, 아현동 가스 폭발,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 등 엄청난 인

위재난을 경험하였고, 금세기 초에도 2002년 태풍‘루사’, 2003

년 태풍‘매미’, 그리고 2005년 태풍‘나비’등의 자연재해가 연중

행사인 양 반복되었다. 특히 2003년에는 대구 지하철 참사라는

대형 재난을 겪을 정도로 자연재해와 인공재난이 반복하여 일어

나고 있는 실정이다.

과거 우리는 천재지변과 같은 자연재해에 대비하는 데 주력해

온 것이 사실이다. 재해관리의 기본법이라고 할 수 있는 민방위기

본법과 풍수해대책법(후에 자연재해대책법) 등은 모두가 자연재

해에 대비한 것이었다. 그러나 1994년 성수대교 붕괴 사고를 계기

로 정부에서는 인위재난 관리를 논의하였고, 이듬해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를 통해 서둘러서 1995년 8월 재난관리법을 제정하였

다. 결론적으로 우리나라는 자연재해에는‘자연재해대책법’, 인

공재난에는‘재난관리법’, 그리고 전시재난에는‘민방위기본법’

등으로 분산 대응하여 왔으므로, 애써 구분하자면 분산형 재난

관리체계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수차례의 대형 재난을 경험하면서 분산 관리체계에 문

제점이 드러났고 특히 2003년 2월의 대구 지하철 화재 참사, 같

은 해 9월 태풍‘매미’의 피해를 계기로 정부는 2004년 3월에 드

디어‘재난 및 안전관리기본법’을 새로이 제정하고 동시에‘자연

재해대책법’을 일부 개정함으로써 통합형 재난 관리체계의 기본

골격을 갖추게 되었다.

2004년을 기점으로 재난 대비체계가 통합형 골격을 갖추었으

나 이후 발생한 여러 재난에서 정부와 민간의 대비체계는 여전히

불안정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특히 서해안을 강타한 허베이 스피

리트호 기름유출 사건을 살펴보면, 초기 재난 규모 파악에서의

미숙 및 초기 대응능력 부족, 재난 대응에서 주관부처의 혼선(소

방방재청, 해양수산부, 충청남도), 재난지역 주민에 대한 초기 지

원 미비, 기름 유출로 인한 독성 화학물질에 대한 위험도 평가의

부족 등 모든 부분에서 재난 대응능력에 심각한 문제점이 드러

났다.

특히 그동안 통합형 재난 관리체계 모델에 기초한 대응능력에

심각한 문제점이 지적되면서 이명박 정부는 통합적 재난안전 관

리체계 구축이 42개 핵심 과제 중 하나(능동적 복지 분야 42과

제 중 1과제)로 확정하였다. 이는 지난 2004년 이후 출범한 재난

국가재난정보센터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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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35The Surgeon Spring 2010

관리체계가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에도 불구하고, 시설안전분

야, 산업안전분야, 교통안전분야, 긴급구조분야 등 재난과 연관

된 법령만 14개 부처 100여 개로 여전히 분산 관리되고 있어 재

난 대응의 일관성과 책임성이 결여되었다는 점을 인식한 결과로

파악될 수 있다.

아울러 분산형 관리체계가 비교적 전문적 대응능력을 강조하

였다는 점에서 전통적으로 많은 나라에서 채택하고 있는 재난

대응체계이지만, 재난의 규모가 국가적인 규모로 발생하고, 인위

재난과 같이 경찰이나 군사적 능력까지 대응관리에 필요한 경우

가 많은 현대적인 재난체계에서는 완전 통합형 재난 관리체계가

보다 높은 수준의 대응능력을 보장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미

국 역시 911테러, 뉴올리언스 카트리나 이후 보다 완결적인 통합

형 재난 관리체계로 발전하고 있다는 점에서 현대적 재난관리의

기본 유형은 통합형 재난 관리체계라고 할 수 있다.

재난의료 지원체계의 문제점

현재 재난 발생 시 의료 지원과 관련하여 혹은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에 의거하여 현장에서 긴급구조를 수행하도록 되어 있으

며 이러한 기능을 담당하는 기관은 소방조직으로 일원화되어 있

다. 아울러 현장에서 발생한 사상자에 대해 신속한 응급처치, 중

증도 분류, 적절한 병원으로 이송 등 현장 응급의료소 운영과 관

련한 내용이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에 규정되어 있다.

그러나 재난 대응에 대한 의료 지원을 체계적으로 정의하고 이

를 위한 법적 제도적 규정이 결핍되어 있어 구체적인 재난 발생

시에는 효율적인 대응을 할 수 없는 형편이다. 재난의료 지원체

계 구축에서 필수적인 내용은 바로 재난의료 지원 인력에 대한

법적 지정 및 교육 훈련 프로그램이다. 재난 상황은 통상적인 의

료 행위를 제공하기 어렵기 때문에 재난이라는 특수한 상황을

전제로 한 전문적인 의료 제공 시스템을 이해하여야 한다.

재난 대응 의료지원체계 개선 방안

바람직한 재난의료 지원체계

국가 재난 대응 의료지원체계의 표준 모델은 1) 재난의료 지원본

부(Disaster Medical Control Center, DMC) 2) 현장 의료지원체

계(Disaster Medical Aid Team, DMAT) 3) 재난병원 대응체계

(Disaster Emergency Center) 4) 재난 의료자원 비축(Disaster

Resources Preparedness) 5) 재난의료 지원 인력 교육 훈련

(Disaster Education and Training)으로 구성된다.(그림 1)

각각의 구성요소들은 법적, 제도적으로 정비되어 있어야 한다.

법적 제도적 정비는 결국 정부와 지역사회가 적절한 수준의 대응

체계를 구성하기 위하여 체계에 참여하는 기관 및 인력에 대한

기능과 역할을 부여하고 재난이 발생하였을 때 구체적인 임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사전에 정해진 교육과 훈련을 수행함으로써 24

시간 365일 발생 가능한 재난에서 육체적 정신적 건강을 보호하

는 데 목적이 있다. 그러나 현재 국내에는 이러한 기본 정신을 구

현할 수 있는 법적 제도적 장치가 없고, 재난 일반 대응체계에 부

분적으로 제시되어 있어 체계적인 준비가 어렵게 되어 있다.

그림 1. 국가 재난대응 의료지원체계 기본 구성 내용

재난의료 지원본부

Disaster

Medical

Control Center

재난응급 의료센터

Disaster Emergency

Center

현장 의료지원체계

Disaster Medical Aid

Team

재난의료 지원 인력

교육 훈련

Disaster Education

and Training

재난 의료자원 비축

Disaster Resources

Preparedness

국가 재난대응 의료지원체계

아이티로 떠나는 의료지원단의 출정식

지진현장에서 한 남성을 구조하고 있는 LA 카운티 소방당국의 구호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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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37The Surgeon Spring 2010

재난의료 지원 인력에 대한 표준화된 전문 교육

특히 중요한 부분이 재난의료 인력에 대한 표준화된 교육 훈련이

다. 대부분의 임상의학은 많은 환자를 기반으로 연구가 되고 경

험을 통하여 지식이 축적되지만, 재난의학은 드물게 발생하고 통

상적인 경험이 어렵기 때문에 수준 높은 교육방법을 통한 간접적

인 접근과 지식의 축적이 필수이다.

이러한 재난의학의 특성을 고려하여 미국 의학회가 지원하고

질병통제본부가 개발한 국가 재난의료 지원 프로그램(National

Disaster Life Support)과 같은 교육 프로그램이 개발되었다.

NDLS에 의하면 재난의료의 기본 내용으로 다음의 일곱 가지가

포함되어야 한다.

재난에 대한 의료 지원은 재난 상황의 인지(Detection), 재난

통제본부의 설치 및 운영(Incident Commander), 재난 현장에서

의 안전 확보(Safety), 재난 위험물질의 평가(Assessment), 중증

도 분류 및 응급처치(Triage and Treatment), 환자의 이송

(Evacuation and Transport), 회복 지원 활동(Recovery) 등이

그것이다.

NDLS 프로그램은 미국 전체 의료지원체계의 핵심 교육과정

으로 제시되어 응급의료 등 재난 업무에 종사하는 의사, 간호사,

응급구조사, 재난 지역에서 지원해 주는 경찰, 소방관, 경비 등 지

원인력, 재난의료에 대한 공공서비스를 담당한 공중보건인력 등

관련 인력에게 집중적인 교육과 훈련을 제공하고 있다.

재난의료에 대한 표준 교육과정은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이 재

난 상황에 대하여 공통으로 인식함으로써 안전하게 현장에 접근

하고, 적절한 현장에서의 처치 수준을 유지하면서, 화생방 등 특

수재난 환자에 대해서는 환자는 물론 본인의 안전을 고려하는 재

난의료 제공을 가능하게 할 것이다. 따라서 국내에서 표준화된

교육 훈련 프로그램 도입은 가장 결정적인 우선순위의 문제라고

할 수 있다.

현장의료지원팀의 구성 및 운영

재난이 발생할 경우 가장 먼저 반응하여야 하는 대응팀을 현장

의료지원팀(Disaster Medical Aid Team, D-MAT)이라고 한다.

D-MAT은 현장에서 구조 인력에 의하여 구출된 환자들에게 급

성기에는 중증도 분류, 초기 응급처치, 적정 병원으로 이송 등을

담당하며, 아급성기나 만성기에는 파괴된 의료전달체계를 대신

하여 만성질환의 치료, 회복기에는 정신적 지원, 의료전달체계 회

복 등을 지원한다.

D-MAT은 평소에는 일상적인 의료 업무에 종사하고, 적절한

교육 훈련을 받아 출동이 필요할 경우 호출되어 팀을 구성한다.

통상적인 재난의료분야의 전문가나 연구자가 아니라 일반적인

의료 전문인들로 구성하는 것이다. 때문에 일반 의료기관을 벗어

난 재난 현장에서 의료를 제대로 전달하기에는 경험이 일천할 수

있다. D-MAT 구성 인력에 대해서는 체계적인 교육 훈련이 전제

되어야 한다.

D-MAT의 교육 훈련에는 1) 재난에 대한 일반적인 이해, 재난

의료의 특성과 기본 개념, 재난의료의 구성 요소, 재난의료의 역

할 등 주로 기본적인 개념에 대한 교육과, 2) 재난 현장에 대한 접

근 위험요인의 분석 및 평가, 개인 보호장비 착용 등 재난 지역에

서 안전한 의료를 보장하기 위한 교육, 3) 특수재난의 문제들, 예

를 들어 화학 물질, 생물학 물질, 방사능 물질의 특성과 이로 인

한 환자 발생 특성에 대한 교육, 제염 제독 시술 등의 교육을 포

함한다. D-MAT은 대개 자기 충족적인 식수, 식량, 전기를 공급할

수 있도록 장비를 구축하며, 필수 의약품과 의료 물품은 사전에

정리하여 보관하며(Stock file), 구체적인 사용이 가능하도록 관

리하여야 한다.

D-MAT은 전통적으로 해당 국가의 지리적 특성, 인구학적 분

포, 의료전달체계, 전문인력의 분포 등을 고려하여 구성된다. 미

국의 D-MAT은 규모가 크고 상당한 시간이 걸려 구성된다. 대개

주정부가 D-MAT 구성을 선포하고, 대부분은 공식적인 기관과

자원자들이 통합하여 D-MAT을 구성한다. 30~50명 규모로 72

시간 이내에 구성되도록 훈련되어 있다. 이동형 병원을 구성할 수

있을 정도로 규모가 크며, 장시간 활동할 수 있도록 장비와 물품

을 마련하고 있다.

일본은 재난 발생 시 1시간 이내에 도달할 수 있도록 3~5명이

한 조로 팀을 구성한다. 공공 조직에서 재난을 선포하면 규모와

관계없이 사전에 조직된 팀들이 각각 재난 현장으로 이동하며, 주

로 헬기를 이용하여 접근한다. 이러한 가볍고 민첩한 D-MAT은

일본의 재난 유형의 특성이 지진처럼 초급성기 의료 지원이 결정

적인 측면을 반영하였다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 D-MAT은 현재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에 의거하여

권역응급의료센터(전국에 16개 소)에서 현장 응급의료소로 출동

하도록 되어 있다. 구성 인력은 15명 내외로 대개 6시간 이내에 현

장 지원이 가능하도록 훈련되고 있다. 한국 D-MAT의 특징은 정

부가 지정한 기관에서 주로 인력이 차출되는 형식이고, 사전 교육

훈련 프로그램이 체계화되어 있지 않다는 점이다. 최근 대형 해외

재난 시에 민간 의료기관에서 다수의 자원자들이 의료지원에 나

서고 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정부 주도의 지정기관 방식을 민간

참여형 자발적 지원자 프로그램으로 확장할 필요가 있다.

결론은 전문가 집단의 육성

재난의료 지원체계는 예상치 못한 대규모 재난에 대한 상설적인

대응체계를 의미하므로 경제적인 측면에서 보자면 단기적으로

비용 소모적인 프로그램일 뿐이다. 그러나 대규모 재난이 발생하

여 이에 대항할 수 있는 적정 수준을 유지한다면 중장기적으로

는 국가 전체의 이익을 증대시키고 소중한 인명을 구하는 프로

그램이다.

법적 제도적으로 미비한 점이 있으며, 전문인력이 구축되지 않

아 여전히 비체계적, 비과학적, 행정적 프로세스 중심으로 재난 대

비가 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의료분야에 종사하는 많은 의

사들은 재난 발생 시 이에 대응할 구체적인 고민들을 하고 있다.

차제에 이러한 열정을 모아 체계적인 대응체계 구축, 교육과 훈

련을 통한 절제 있는 전문가 집단을 육성한다면 매년 반복되는

대규모 재난에 효율적으로 대항할 수 있을 것이다. 즉 이는 대한

민국 의료의 수준이 새로운 단계에 있음을 의미한다.

DISASTER 패러다임 National Disaster Life Support Foundation. 2004

Symbol Concept Contents

D Detection Do I detect something, what caused this?

I Incident Command Do we need an incident command, where?

S Safety & Security Is a safety or security issue present?

A Assess Hazards Did we assess the hazards that could be here?

S Support What support, people, supplies are needed?

T Triage & Treatment Do we need to triage, how much treatment?

E Evacuation Can we evacuate/transport the victims?

R Recovery What recovery issues are present?

국가별 D-MAT의 비교

항목 미국 일본 한국

인원 30~50명 3~5명 15~20명

구성시간 약 72시간 내 약 1시간 내 약 6시간 내

참여인력 전문의료 인력 핵심 응급처치 인력 응급처치 인력

장비 및 시설 이동형 병원 헬기 구급차

주도성 정부 주도 자원자 중심 정부 주도 자원자 출동 정부 주도 지정기관 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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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39The Surgeon Spring 2010

지난 2월 아이티 지진 피해 현장에 많은 우리나라 의료팀

이 달려가 구호활동을 펼쳤다. 하지만 의료구호 체계가

허술하고 준비돼 있지 않아 해외 재난에 대한 의료 지원

수준이 낮다는 평이다. 이참에 해외 구호 체계에 대한 획

기적인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아이티 현장

에 각국의 의료 지원이 봇물 터지는 가운데, 선진국들은

정부 차원에서 미리 준비해 놓은 장비를 대거 싣고 와 현

지에 야전 종합병원을 차렸다. 하지만 한국은 천막 친 진

료소 신세를 면치 못했다.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

를 유치하고, 해외원조를 본격적으로 하겠다고 나선 나

라의 국격(國格)에는 한참 못 미친다는 의견이다.

한국은 천막 진료소 수준에 머물러

지진 발생으로 아이티엔 팔다리 두개골 골절 환자가 속출했다. 외

상에 따른 복강 출혈이나 내부 장기 손상 환자들도 쏟아져 신속

한 응급 수술이 필요했다. 그러나 지진으로 의료시설은 파괴되

고, 수술에 필요한 전기와 물 공급도 끊어졌다. 의료 인프라가 전

무한 상황이 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은 의사 3~6명과 의

료진 10여 명이 아이티 지진 피해 현장에서 천막 치고 의료봉사

활동에 참가하는 수준이었다. 그것도 정부가 아니라, 대부분 대

학병원과 민간단체들이 주선한 소규모 진료팀이다. 전기 발전 용

량이 작아서 수술실을 운영할 형편이 못 됐다. 전신 마취할 설비

도 갖추지 못했다.

선진국들이 피해 현장에서 펼치는 이동형 종합병원 세트는 국

내에 하나도 없다. 설사 수술을 하더라도 병동(病棟) 시설이 없

다. 대형 정수 설비도 없어 마실 물을 국내에서 가져가기에도 짐

이 벅차다. 골절 환자에게 부목 대주고, 살이 찢어진 환자에게 봉

합술을 해주고, 설사, 고열 등 내과적 질환을 약물 치료하는 데

그친다. 물론 이런 의료 지원 활동도 현지에는 큰 힘이 되지만, 좀

더 실질적인 구호활동에는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아이티에 다녀온 의료진이 말한 바로는, 이번에 국가 차원의 재

난 구호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는 점을 절감했다고 한다. 민간 의

료단체가 아이티로 들어가 하루 200~300명의 환자를 진료하는

강행군을 펼쳤지만, 역부족이었다는 것이다. 진료활동을 할 장소

를 구하기에 급급했고, 개인 차원에서 의료용품을 가져오다 보니

전신 마취 수술은 엄두도 못 냈다.

선진국이 정부 지원으로 수술 병원을 운영한다면, 우리나라 의

료진은 갖고 간 물품이 약품과 간단한 외상 처치 기구이다 보니

투약(投藥) 위주‘천막 진료소’에 머무를 수밖에 없다. 그러다 보

니 의료 지원의 연속성도 찾아보기 어려웠다. 우리나라 의료진은

대부분 전문의가 갔지만 실제로는 감기나 배탈, 간단한 외상 치

료 등의 1차 진료를 길어야 1주일 하고 오는 식이다. 민간 차원의

각개전투식 구호활동은 낮은 수준의 단기(短期) 진료에 그칠 수

밖에 없다.

의료진 한 명당 항공료 등을 포함하여 약 300만원의 경비가

들었다. 그런 수준의 진료를 며칠하고 올 바에는 그 경비를 아이

티에 기증하는 것이 낫겠다는 의견이 나올 만하다. 진료하다 남

은 약품도 설명서가 한글로 돼 있어 현지에 기증할 수도 없는 형

편이다.

2005년 인도네시아 쓰나미, 2007년 파키스탄 지진 피해 현장

등에 긴급 구호 활동을 다녀온 의사들은 우리의 해외 재난 대응

체계가 선진국과 비교해 민망한 수준이라고 입을 모은다. 일본·

호주·독일 등은 군함에 트럭과 중장비까지 싣고 와서 국기 꽂고

병원을 세우는데, 우리는 삽으로 배수구 파서 텐트 진료소 설치

하는 형편이라는 것이다. 정부와 국회에 해외 응급구호 지원 체

계 혁신을 수차례 건의했으나 묵묵부답이었다고 한다.

해외 구호활동 경험이 많은 응급의학과 의료진이 말한 바로는,

재난이 발생하면 많은 국내 NGO 단체에서 재난지역을 방문 봉

사활동을 하나, 단체별로 연계성이 없다고 한다. 다들 독립적으

로 운영되어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없다. 민간단체가 재난지역에

도착하여 진료장소 알아보고, 진료를 개시하기까지는 많은 시간

을 허비할 수밖에 없다. 치안도 위태롭다. 이는 모든 민간 의료 지

원 단체가 겪는 공통적인 문제다. 만약 현지에 한국 야전병원이

만들어진다면 민간 의료팀들과 함께 합동으로 고난도의 의술을

펼칠 수 있을 것이다.

현장에서의 진료 지휘 체계가 없다는 것도 개선이 필요하다. 재

해현장은 으레 어수선하기 마련이다. 이 때문에 현장의 책임자는

물론 의료진 각자 맡은 업무에서도 일사불란한 역할 분담이 필

요하다. 그러나 이를 통합 조정을 하는 체계가 전무한 실정이다.

한 응급의학과 교수는“매번 나갈 때마다 똑같다.”혹은“긴급 구

호의 의료활동은 어쩔 수 없다.”라는 말이 더는 통용될 수 없는

조건을 만들어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료진의 교육도 문제다. 선진국 봉사단원들은 유엔이나 전문

기관, 국제적십자연맹 등 국제 구호 단체에서‘긴급 구호 대응 체

계(ERU)’교육을 받은 의료진들이다. 한국은 아직 그런 교육 체

계가 부실하다.

해외 의료 지원, 국격(國格) 높이는 기회 삼아야김철중_ 조선일보 의학전문기자, 영상의학과 전문의

기획특집|긴급점검! 국가 재난대응 의료지원체계

쓰나미가 휩쓸고 간 인도네시아 반다아체의 도심

아이티에서 구호활동을 펼치러 떠나는 119국제구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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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41The Surgeon Spring 2010

선진국은 종합병원 그대로 옮겨놔

일본은 지진 발생 후 48시간 안에 대형 컨테이너 30여 개를 비행

기로 날라 아이티에 소규모 종합병원을 차렸다. 컨테이너 박스는

서로 연결돼 순식간에 종합병원으로 변신했다. 여기에는 수술실,

회복실, 중환자실, 일반 병동, 의료기기 소독실 등 완벽한 형태의

의료 시설이 들어섰다. 24시간 수술이 가능한 대용량 발전기와,

구정물도 식수로 사용할 수 있도록 걸러주는 정수기도 작동되고

있다. 모두 긴급 재난 상황에서‘이동형 종합병원’을 만들 수 있

도록 사전에 제작된 세트들이다. 비용은 200억~300억원쯤 한다.

일본은 이 같은 병원 세트와 진료에 쓰일 약품, 의료기기 등을

공항에 항상 비치해 놓고 있다. 해외 재난이 발생하면 수송기로

즉시 실어 나르기 위해서다. 재난 발생 뒤 이틀 안에 진료가 가능

하도록 하는 게 일본 국제협력단(JAICA)의 목표다. 재난 피해 환

자들에게 48시간이란, 치료를 받느냐 못 받느냐에 따라 생명이

엇갈릴 수 있는 중요한 시간이다.

진료를 담당할 의료진은 대학병원별로 한 팀에 6명씩 대기하

고 있다. 통상 4개 팀을 묶어 외과, 내과 등 분야별로 20여 명의

의료진이 전용기를 타고 현지로 출동한다. 이들은 모두 평소에 재

난 발생 시 응급환자 분류 요령, 처치법 등을 40~50시간 교육받

은 의료인들이다. 일본정부는 이들 병원에 인력 공백에 따른 인

건비를 지불한다. 이후에는 자위대가 치안을 위해 파견된다.

현재 아이티 지진 피해 현장에는 일본을 비롯한 미국·프랑스·

노르웨이·요르단 등 9개국이 이 같은 이동형 종합병원을 설치해

운영 중이다. 프랑스는 의사 12명을 파견하여 고등학교 운동장에

야전병원을 설치했다. 지진 현장 구조팀과의 신속한 교신을 위해

첨단 위성통신 장비도 갖추고 있다.

미국도 재난 상황에 대비해 각종 의료 세트와 대응팀을 사전

에 구성해 놓고 6시간 이내 출동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이번에도

많은 팀이 아이티 현장으로 즉시 날아갔다. 긴급 재난 구호 의료

팀을 전문적으로 운영하는 비영리단체를 중심으로 대규모 캠프

를 차려서 운영하고 있다. 이를 통해 기관별로 파견된 진료팀을

통합적으로 운영하는 체계를 갖췄다.

독일은 100병상의 야전병원을 운영했다는 소식이다. 아이티

현장 진료 의사들에 따르면, 여기에 독일·홍콩·캐나다 등 13개

국에서 온 18명의 의료진과 현지에서 고용한 아이티 의사와 간호

사들이 근무했다. 외상 후 스트레스 증후군 치료실과 전염병 예

방센터가 있다고 전했다.

선진국 진료팀은 정부 지원으로 아이티에 아예 3~4개월 머물

계획을 하고 들어온다. 이들은 며칠 간격으로 의료진을 계속 교

대해 주고, 응급 수술→방역 활동→질병과 후유증 관리 등 재난

발생 경과 시기별로 의료 지원 내용을 달리하고 있다. 몇 년 뒤 현

지에 정식 병원을 설립할 계획도 갖고 있다. 일본도 3~4명의 의

사가 남아서 현지 의료진을 고용해 병원을 운영하며 6개월 정도

있을 예정이라는 것이다.

해외 의료 지원, 국격 높이는 기회 삼아야

지구촌 곳곳에서 대형 자연재해는 갈수록 늘고 있다. 재난 발생

의 빈도와 강도가 증가하고 있으며 피해 규모도 점점 커지고 있

다. 또한 해외 재난은 국제적 뉴스의 초점이 되고 국력을 테스트

하는 장이기도 하다.

선진국들은 적극적인 해외 의료 지원을 제3세계 진출의 교두

보로도 활용한다. 그렇게 하려면 정부 차원의 대규모 시설과 장

비 지원이 있어야 한다. 철저한 준비가 필요한 것이다. 대형 재난

에 대비한 의료기기와 물품 등은 별도로 비축해야 한다. 응급의

학 전문가들은 그런 물품들은 국내 재난에도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활용 가치가 높다고 말한다. 인적 자원 면에서는 해외 의

료 지원 활동을 하려는 국내 의료진은 많지만, 진료 인원 차출 시

스템이 갖춰져 있지 않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측면이 있다.

국제 공조도 필요하다. 해외 재난 현장에 다녀온 의료진이 말

한 바로는, 유엔(UN)은 재난평가조정단(UNDAC)을 통해 해외

재난 발생 시 초기 평가와 구호 조정을 한다. 유엔에서 파견하는

전문가 평가를 바탕으로 현장활동조정센터(OSOCC)를 구성하

여 현장을 관리한다. OSOCC는 각 나라에서 파견 나온 구호 활

동팀을 역할에 따라 도움이 필요한 지역에 배치한다.

하지만 우리나라 해외 긴급 구호대의 경우 그 역할과 기능에

대해 국제적으로 공인된 것이 없었기 때문에 이런 국제 공조 활

동을 펼치기 어렵다. 국내 의료팀도 국제기구의 구호 단체에 등록

하고, 재난의료 교육을 미리 받아야 한다. 이제 국격에 걸맞은 해

외 재난 대응 전략이 필요하다.

2005년 인도네시아 쓰나미, 2007년 파키스탄 지진 피해 현장 등에 긴급 구호 활동을 다녀온 의사들은

우리의 해외 재난 대응 체계가 선진국과 비교해 민망한 수준이라고 입을 모은다.

일본·호주·독일 등은 군함에 트럭과 중장비까지 싣고 와서 국기 꽂고 병원을 세우는데,

우리는 삽으로 배수구 파서 텐트 진료소 설치하는 형편이라는 것이다.

선진국들은 적극적인 해외 의료 지원을 제3세계 진출의 교두보로도 활용한다.

그렇게 하려면 정부 차원의 대규모 시설과 장비 지원이 있어야 한다.

철저한 준비가 필요한 것이다.

대형 재난에 대비한 의료기기와 물품 등은 별도로 비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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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43The Surgeon Spring 2010

아이티라는 나라가 존재하는지조차 몰랐다, 큰 지진이 났다

는 뉴스를 접하기 전까지는. 내가 아이티로 직접 의료봉사

를 떠나게 되기 전까지는…. 아이티 공화국이 카리브해에

위치한 히스파니올라 섬의 서쪽 1/3을 차지하면서 도미니

카 공화국과 국경을 마주하고 있는 세계 최빈국이라는 검색

창의 설명을 읽으면서 지진이 발생한 1월 12일 이후 한 달

넘는 시간이 지나도록 어디 한 군데 성금 낼 생각조차 하지

못하고 있던 나의 무심함을 탓할 수밖에 없었다. 대신 아이

티로 출국하기 전에 날아온 적십자성금 납부고지서는 기꺼

운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계좌이체 처리했다. 대한적십자사

와 대한의사협회 공동주최 아이티 긴급의료단 4진 파견단

으로 가는 마당에 적십자회비 7000원을 못 낼소냐!

우여곡절, 구절양장의 길을 나서다

2월 24일 출국해서 3월 7일 입국하는 11박 12일의 짧은 일정 중

에서 오고 가며 이동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장장 5일이었다. 갈

때는 인천-아틀랜타-마이애미-산토도밍고(도미니카 공화국의

수도)까지 비행기로 이동한 뒤 산토도밍고와 포르토프랭스(아이

티의 수도) 사이를 9시간 버스로 이동하고, 올 때는 산토도밍고

에서 뉴욕을 거쳐 인천으로 들어오는 일정이었기 때문이다. 그나

마 9시간 버스 이동 시간은 우리의 예상이자 바람이었다. 실제로

아이티-도미니카 국경지대가 어찌나 혼잡하고 정체가 심하던지

아이티로 들어갈 때는 장장 4시간을 국경에서 꼼짝도 못하고 서

있어야 했다. 차선도, 신호도 존재하지 않았고, 2차 선로 중 한쪽

선은 버려졌는지 잠시 세워둔 건지 알 수 없는 큰 트럭들이 장악

하고 있었다. 아무도 치안을 장담할 수 없었고, 이 나라 언어를 알

지 못했다. 새벽 3시에 출발해서 6시경에 들른 어느 식당의 화장

실 이용 후엔 도착할 때까지 10시간 동안 화장실에 갈 수가 없었

다. 나중에는 다들 배가 고프고 목이 말라도 아무것도 안 먹고

버텨야만 했다.

아이티에서 나올 때는 국경 검문이 어찌나 심하던지, 무려 검

문대를 6군데나 통과해야 했다. 아이티인들의 도미니카 공화국

입국에 엄청난 제제를 하는 듯이 보였다. 실제로도 도미니카 공

화국 사람들이 아이티인들을 많이 무시한다. 도미니카 공화국이

아이티의 지배를 받던 때가 있었기에, 마치 우리 국민의 정서에

일본을 싫어하는 감정이 남아 있듯이 도미니카인들도 아이티인

들을 싫어했다. 지금 아이티가 무척 가난하기 때문에 더 무시당

하는 상황이었다.

효율적 의료봉사는체계적 시스템 정립에서 나온다이재명_ 울산의대 서울아산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기획특집|긴급점검! 국가 재난대응 의료지원체계

구호의 손길을 기다리며 길게 늘어선 이재민들의 행렬

백신송을 부르며 예방주사를 놓아주다

적십자 숙영지에 도착했을 때, 3진 의료단은 국경지대 정체로 늦

어진 우리를 기다리지 못하고 먼저 출발한 상태였다. 대신 우리

를 기다린 것은 각 파트별로 작성된 인계장이었다. 병원 진료,

mobile clinic, vaccination 사업, 이렇게 크게 세 파트로 나누어

서 의료봉사 활동이 이루어지고 있었다. 비록 직접 만나서 인계

받진 못했지만 3진 의료단의 글씨에서 정성과 수고가 고스란히

느껴졌다. 아주대병원에서 파견된 소아과 홍창호 단장님, 외과이

자 부단장인 나, 내과 김현경 선생, 응급의학과 김혁훈 선생, 정형

외과 서정호 선생과 개인 자격으로 합류하신 개원의 산부인과 원

대은 선생, 소아과 박양동 선생, 서울의대 의료정책국 권용진 선

생, 그리고 2진 때 오셔서 한국으로 돌아가지 않고 4진 때까지 함

께 하신 정형외과 김관수 선생, 아주대병원 전미영, 홍윤주, 박청

미, 장미근 간호사, 김민정 약사, 의대생 한양대 배홍철, 한림대 이

재후, 그리고 의협에서 파견된 김대욱 씨까지 총 17명이 4진 의료

단으로서 6일간의 봉사를 같이 할 멤버였다. 의료봉사에 적합한

의사와 간호사의 비율은 1:2라는데, 우리 팀은 의사가 9명에 간

호사는 4명뿐이어서 매일 저녁 8시경에 하는 하루를 마감하는

회의 때마다 다음 날 인력 배치가 중요사안이었다.

Vaccination 봉사는 세계적십자사가 함께 하는 대규모 사업에

함께 참여한 것으로 한국 의료진이 마지막으로 참여한 3월 2일

에 총 10만 명 넘게 주사를 놓아준 상태였다. 적십자 측에서 약

과 홍보를 담당하고 실제 주사를 놓는 것은 아이티의 의대생들

이 하는 식으로 이루어졌는데, 우리 쪽에서는 소아과 교수님과

의대생, 이렇게 두 명이 참여하였다. 아침 6시 45분에 밥도 제대

로 못 먹고 부랴부랴 숙소를 나서, 물도 제대로 못 먹는 마을 아

이들 앞에서 밥을 먹을 수가 없어서 역시 낮 동안에도 거의 굶고

오후 4시경에나 돌아오는데도, 항상 표정이 밝은 걸 보면서 정말

보람된 일인가보다 싶은 생각이 들었다. Vaccine team이 지진 이

후 형성된 천막 부락들을 돌면서 확성기를 들고 하는 노래라면

서 불러줬다. 그 뜻은,“엄마도 일어나요, 아빠도 일어나요, 우리

모두 예방접종을 맞아요. 주사를 안 맞으면 죽어요.”였다.

Mobile clinic은 인근 마을로 이동진료를 나가서 천막을 쳐 놓

고 진료를 하는 것이다. 멀게는 적십자 숙영지로부터 차로 한 시

간 거리인 지진의 진앙지 레오간이라는 도시까지도 나가서 이동

진료를 하였다. Mobile clinic에서 가장 신경이 쓰이는 부분은 의

료단의 안전문제였다. 유엔 아이티 안전위원회 12,000명 정도가

치안을 담당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지진으로 인해 무너진 감옥에

서 탈출한 죄수가 4,500여 명이라고 하고, 극한의 상황까지 몰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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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 45The Surgeon Spring 2010

아이티의 주민들이 언제 감정의 동요를 겪을지 모르는 일이기 때

문이었다. 하지만, 우리가 만났던 아이티의 마을 주민들은 항상

밝은 표정에 건네는 사탕 하나에도“메르시(고맙습니다)”라고

말하며 웃는 착한 사람들이었다.

Mobile clinic은 병원 접근성이 좋지 않은 마을들을 직접 찾아

가 탁 트인 야외에서 진료를 한다는 매력이 있었다. Mobile clinic

의 주요 환자는 내과, 소아과 환자들이었다. 질염 환자가 특히 많

아서 질정제와 항생제의 투약이 필요한 환자가 많았는데, 위생상

의 문제로 생활 환경의 변화가 급선무로 생각되었다. 단순히 비타

민을 처방받기 위해 온 환자들도 많았다. 우리나라에서는 비타민

이 주로 영양보조제이지만, 이곳 사람들에게는 정말 치료제인 경

우가 많다. 아이티 사람들도 비타민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다. 비

타민을 먹으면 몸이 달라지는 것을 느끼기 때문이다. 병원의 영

어 통역사 한 명은 비타민을 통째 훔치다 적발되어 결국 해고조

치 당하기도 했다. 다행히 비타민은 풍족해서 아낌없이 나눠줄

수 있었다. 소화기계 환자도 많았는데, 특히 이질과 같은 전염병

의 발병 여부를 알기 위해 혈변이나 고열을 동반하는 설사 환자

가 없는지 주의해야 했다. 외과계 환자는 많지 않았지만, 가끔 마

을 천막으로 찾아가 치료를 해 주어야 하는 환자들이 있어 소독

제제를 챙겨 들고 왕진 의사가 된 기분으로 방문 진료를 다녔다.

한국 의사들, 인기 짱!

병원 진료는 델라 지역의 평화병원(Hospital Universitaire De La

Paix)이라는 병원의 로비에 쿠바 의료진과 나란히 공간을 마련하

고 이루어졌다. 원래 아이티에서는 전국민 의료비 무료정책이 행

해지고 있었지만 주민들은 외국 의료진의 진료를 더 선호하는 분

위기였다. 통역이 말하기를 환자들이 쿠바 의료인들보다는 한국

의료진을 더 좋아한다고 했다. 쿠바인들은 잘난 체를 많이 하고

우월감을 보이는 반면, 한국 의료진들은 훨씬 더 친절하고 진심

으로 잘해 준다고 소문이 났단다. 우리 팀을 마지막으로 한국 의

료진이 완전히 철수한다는 소문이 돌자 다들 너무 아쉬워한다고

했다. 마지막 날 통역을 하던 친구들이 보낸 감사편지는 감동이

아이티에서 의료지원활동을 하고 있는 우리나라 의료진들

봉사원들이 왜 벌써 돌아가느냐는 질문을 할 때마다 할 말이 없

었고 부끄러운 생각이 들었다. 봉사를 마무리하는 마지막에 소

감 한마디씩 할 때, 다들“우리 대한적십자사가 ERU에 가입하는

날엔 다들 거기에 지원해서 굴삭기 파는 것도 배우고 언제라도

재난이 터지면 나갈 수 있게 교육받은 후에 다시 만나자.”는 말

을 했다. 개개인의 의욕과 능력도 중요하지만, 결국은 체계적인

시스템의 정립이 효율적인 의료봉사를 가능하게 할 것이라는 생

각이 들었다.

었다. 처음 만난 한국인들이 그들과, 그들 나라의 국민을 위해 일

해 준 것을 진심으로 감사해하던 아이티의 똑똑한 청년들. 장학

금을 받을 수만 있다면 언젠가는 한국에 꼭 한 번 가보고 싶다

는 바람을 덤덤히 털어놓는 그 친구들을 보면서 나는 속으로 제

발 이들이 건강하게 별탈 없이 지낼 수 있게 해 달라고 기도했다.

병원은 병원답게 mobile clinic보다는 환자다운 환자가 많았

다. 주로 절단이나 피부이식, 절제술 등의 수술을 받고 난 후의 상

처나 지진 당시 또는 이후 여러 종류의 사고로 발생한 외상의 치

료를 요하는 외과계 환자가 많았고, 경기하거나 고열, 천식, 탈수

등의 심한 내과적 질환으로 오는 환자들도 더러 있었다. 가끔 더

전문적인 처치를 해 주지 못해 아쉽기도 했지만, 워낙 3진까지 갖

고 온 물품들이 많아 소독치료에는 무리가 없었다. 하지만 아이

티로 의료봉사를 오면서 1진부터 4진까지 아무도 생각해내지 못

한 점이 있었다. 그것은 바로 임신 진단 키트였다. 지진과 그 이후

의 여진으로 인해 심한 스트레스를 받아서인지 무월경을 호소하

는 여자 환자들이 많았는데, 임신 때문인지 아니면 정말 병리적

무월경인지 감별을 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다. 함께 봉사 온 산

부인과 선생님께서 이 문제를 지적하셨을 때에야 다들 왜 이런 문

제는 생각하지 못했는지 깨닫게 되었고, 다음에도 이런 봉사의 기

회가 있다면 잊지 말고 임신 진단 키트를 챙겨야겠다고 생각했다.

대한적십자사가 ERU에 가입하는 그날 다시 만나요!

6일간의 짧은 봉사 일정을 마치고 돌아올 준비를 할 때, 너무나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아침 5시에 기상해서 샤워를 하고, 7시 전

에 아침 식사를 마치고 8시가 되면 병원에 도착해서 오후 3시까

지 정말 노동집약적인 진료를 하고 돌아와 또 샤워를 하고 저녁

까지 쉬면서 하루를 정리하는 일을 하고 저녁 먹고 전체 회의 후

간단한 다과를 즐기며 담소를 나누는 하루하루가 좋았다. 논문

걱정, 진로 걱정, 다른 고민 없이 보람된 봉사를 하는 노동자와 같

은 일상이 계속되었으면 하는 바람이었고 가능하다면 그곳에 더

머물고 싶었다.

국제 적십자 연맹 본부에서 한국 봉사자들은 왜 이렇게 자주

바뀌며, 4진까지 총 봉사기간이 고작 한 달 반이었는데 벌써 마

무리하고 돌아가냐고 질책하듯이 물었다고 한다. 이른바 선진국

에 속하는 나라의 봉사단원들은 유엔이나 전문기관, 국제적십자

연맹에서‘긴급구호 대응 체계(ERU)’라고 해서 대규모 국제 재

난이 발생했을 때, 신속하고 체계적인 재난 구호 활동을 할 수 있

도록 전문교육을 받은 인력으로 짧게는 한 달, 길게는 1년 이상

머무는데 우리나라는 고작 1주일 봉사 후 돌아가니, 다른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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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병원 톱스타

The Surgeon Spring 2010 48 49

“톱(Top)도 아니고 스타(Star)도 아닌데…….”

전화기 너머로 난처해하는 목소리가 들렸다.‘과 차원의 추천’이

라는 말에야 인터뷰를 허락하는 김성주 교수. 하지만 그는 남들

은 다 인정하는 신장이식 수술의 톱스타다.

외과 구성원들이 말하는 추천의 변은‘후복막종양 같은 어려운

수술도 마다 않고 해낸다’는 것인데 당사자의 해명은 조금 다르다.

“그 수술이 여러 장기를 함께 건드려야 하는 경우가 많아서 선

뜻 나서는 사람이 없어요. 명확한 담당이 없으니까 혈관도 좀 다

루고, 신장도 하는 제가 한 번 했는데 이젠 그런 환자가 오면 저

한테 보내죠, 하하. 지금은 해야 되나 보다, 그러고 있어요.”

후복막종양은 뼈, 지방, 근육 등 조직에 생기는 육종이다. 크고,

까다로워서 환자의 목숨을 위협하는 경우가 많다. 아직은 수술

실에서 환자를 잃어본 적이 없지만 직전까지 가는 경우가 비일비

재하다고. 산전수전 다 겪은 그지만 수술하면서 자신도 모르게

기도를 하는 경우도 있다. 일주일에 3건, 2009년 한 해만 150여

건의 신장이식 수술을 했다. 작년에는 센터에서 1,000번째 수술

을 집도하기도 했다.

그에게도 특별히 기억되는 수술이 있을까? 유명인사의 혹은

유달리 힘들었던 수술 이야기를 기대했는데 김 교수는 조심스럽

김민아_ 청년의사 기자

김성주 교수 삼성서울병원 이식외과

게 뜻밖의 대답을 내놓는다.

“수술마다 다 특성이 있는데다가 수술이 외과의사의 전부가 아

닙니다. 수술은 치료의 시작이고 거부반응-감염 사이를 어떻게

조정하는가가 중요하죠. 사실 수술 실력은 평준화됐고 수술 후

해당 과들이 협조해서 케어 하는 수준에 환자 상태가 달렸죠. 우

리 센터는 그런 부분에 강점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전공의 시절 피가 빠져나가 하얘진 신장에 혈관을 이어주

면 빨갛게 피가 돌면서 오줌이 떨어지던 순간의 전율을 아직도

기억한다. 이젠 농담처럼‘쉬운 수술’이라고 말하지만 아직도 이

식수술은 영적인 의미로 신의 영역에 속한다고 믿는다고.

“하루하루 새로운 면역억제제, 새로운 기술이 나오죠. 이식을

산이라고 하면 산기슭에서 꼭대기는 보이지도 않아요. 하지만 10

년 전을 생각해 보면 생체 간이식은 상상도 못했죠. 10년 후 발전

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겠죠.”

수술과 진료는 본업, 연구는 취미

우리나라는 생체 간이식 케이스로는 세계 1위를 다툰다. 생체이

식학회 같은 단체에서도 우리나라의 발언권이 굉장히 세다. 그러

나 많은 케이스를 학문적으로 정리하거나 데이터를 모아 다른 전

문가들이 수긍할 수 있는 이론을 이끌어내는 것은 아직 부족한

편이다.

“전 세계 학회에서‘그렇다’고 수긍할 수 있는 연구결과를 내놓

고 싶습니다. 영어를 마음대로 구사하는 우리 후배들이 전면에

나서게 되면 분명히 그렇게 될 테죠.”

이런 소망 때문에 그의 머릿속에는 24시간 신장이식에 대한 생

각이 가득하다. 수술과 진료가 본업이라면 연구는‘취미생활’이

라고. 논문, 혹은 명성을 위해서가 아니라‘재미’있기 때문에 이

식학을 연구한다는 그의 눈빛이 반짝거린다.

고등학교 시절 병리학을 하셨던 아버지에게“의사가 돼도 연구

를 계속할 수 있냐.”고 물은 적이 있다. 아버지는“의사가 되면 연

구를 더 잘할 수 있다.”고 대답하셨다고. 지금 생각하면 당시 아

버지의 말투에서 아들이 자신처럼 연구하는 의사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 묻어났던 것 같단다. 연구가 더없이 재미있는 지금, 아버

지의 마음을 100% 이해할 수 있다.

외과 수련 중에는 술 먹는 게 가장 힘들었고, 유일한 취미인 영

화를 보러 가면 불려 나오기 일쑤였다. 외과의사의 재산인 체력

을 다지기 위해 운동도 해야 하지만 저녁 회진을 돌고 나면 힘이

쪽 빠져 아무것도 못한다는 김성주 교수. 외과의사들에게 한마

디 하라고 했더니,“후복막종양 수술을 할 때 가이드에 따라 줄

것”을 부탁한다. 임의로 수술을 하는 경우가 많아 재수술하기가

무척 힘들다고. 머리부터 발끝까지‘수술’생각으로 가득한 이 사

람, 별보다 더 빛나는, 천생 외과의사다.

반짝반짝 빛나는 천생 외과의사

사진_ 전석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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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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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에 가면 해운대도 있고, 남포동도 있고, 자갈치시장도 있고… 떠올리기만 해도 눈이 즐겁고 배가 두둑하다. 부산

사람들을 한마디로 정의하면,‘화통하다, 도전적이고 직선적이며 박력과 의리가 있다.’역동적인 앞바다, 그 바다의 기

질을 고스란히 닮은 부산 사람들. 동아대의료원 외과 사람들도 딱‘부산’같은 느낌이었다.

외과는 생명과 직결되는 책임이 무거운 계열이다. 수술을 하다 답이 보이지 않을 때 그대로 도망치고 싶다는 충동도

느낀다고 한다. 눈물이 쏙 빠질 만큼 일이 고되다. 독립하여 개원을 하기에도 애로사항이 많다. 그런데 왜 외과인가?

그들은 이렇게 말한다.

“의사 100명 중 생명을 살릴 수 있는 의사는 과연 몇 퍼센트나 될까요? 끼니를 거를 때도 많고, 이틀을 꼬박 수술실

에 있을 때도 있습니다. 수술을 하는 것 자체로 힘이 들지만 환자를 살리는 일…‘내가, 우리가 아니면 안 된다’는 강한

책임감과 자부심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외과 아닙니까?” 이소령_ 월간 우먼라이프 기자

최선의 진료가 최고의 서비스

한강 이남에서 최고의 대학병원으로 손꼽히는 동아대의료원이 올해 개원 20주년을 맞

이했다. 그동안 외래 환자 1천만 명, 입원 환자 600만 명을 돌파했으며, 이곳에서 배출된

전문의도 700명을 넘어섰다. 동아대의료원 외과는 의료원의 역사와 어깨를 나란히 해

왔으며, 동아대의료원 발전에 중심축 역할을 해오고 있다.

동아대의료원 외과는 언제나 열린 마음으로 발전을 꾀하고 있다. 새로운 기술, 선진

기기를 빠르게 도입하여 최상의 진료를 환자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복강경 수술을 실시

한 것도, 다빈치 로봇을 도입한 것도 한강 이남에서 동아대의료원이 가장 빨랐다. 김기

환 의국장(레지던트 4년)은“새로운 도전과 변화에 대한 두려움은 없습니다. 환자를 위

해 최상의 조건을 갖출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입니다. 최선의 진료가 최고의 서비스라

고 믿고, 늘 발전하는 동아대의료원 외과를 만들어 가겠습니다.”라고 말했다.

복강경 수술은 1990년대 이후 담낭 절제술을 시작으로 눈부신 발전을 이뤘고, 동아

대의료원 외과 역시 담낭 절제술 3천 례 등 부산, 경남의 내시경 수술을 주도하고 있다.

현재는 대부분 외과 수술을 복강경으로 시행할 수 있지만, 간 수술은 수술의 난이도 탓

에 다른 영역에 비해 발전 속도가 늦은 편이다. 그러나 동아대의료원 외과에서는 복강

경 간 절제술 100례 이상의 실적을 이뤄내고 있는 등 그 발전 속도가 눈부시다.

뿐만 아니라 지난 2007년 한강 이남에서 처음으로 다빈치 수술 로봇을 도입했다. 외

과에서는 로봇 수술로 위암, 대장암, 간암, 갑상선암 수술 등을 진행하고 있다. 부산, 경

남 지역에서 로봇 수술을 가장 많이 한 곳이 동아대의료원이고, 로봇을 이용한 갑상선

절제술은 한강 이남에서는 처음 성공한 사례라고 밝히기도 했다. 또한 국내 처음으로

식도 아칼라지아라는 드문 질환을 가진 50대 남성에게 발생한 식도암을 수술용 ‘다

빈치 로봇’만으로 완전히 제거하는 데 성공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로봇센터도 설립했는

데 그 역시 최초이다.

‘의료의 질’은 숫자가 아닌‘의료진의 실력’

동아대의료원 외과에는 교수 9명, 전공의 10명이 전부다. 의료진의 숫자가 부족하기 때

문에 1교수 1레지던트 체제로 운영되고 있단다. 김기한 교수는“외과 지원율이 높은 병

원도 있겠지만 보통은 낮은 지원율을 보입니다. 우리 병원도 그중 하나이지요. 그러나

‘의료의 질’은 의료진의 숫자가 아니라‘의료진의 실력’입니다. 우리 병원은 복강경 암

수술뿐 아니라 유방암, 심·뇌혈관계 질환 등에서 매우 앞서가고 있습니다. 우수한 실력

을 갖춘 교수님들과 일당백을 해내는 전공의 선생들이 있으니까 가능한 일이지요. 한

사람이 여러 가지 일을 하기에는 힘이 들지만‘실력만이 환자를 살린다’는 비전을 조직

원 모두가 공감하고 더욱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동아대 외과 교수진들은 우수한 연구 활동을 지속적으로 펼쳐 왔다.

1992년‘숙변성 궤양으로 인한 맹장 천공 1예’를 대한외과학회지에 게재한 것을 시작으

로 현재까지 총 400여 편의 논문을 전국 규모 학회지에 게재하고 있다. 또한 SCI급 세

계 학회지에 총 90여 편의 논문을 게재하였다. 특히 2004년 김민찬 교수의 논문이 120

년 전통의 외과계 학술지 중 가장 저명한‘Annals of Surgery’에 국내에서는 네 번째로

등재되기도 했다.

“외까 아이가?” 이 말 한마디면 모두 O.K.

동아대의료원 외과 의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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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 아 대의료원 외과의 구 성과 성과

간 담도 및 췌장 외과(정갑중, 김영훈, 노영훈 교수)

전국에서도 빠른 시기에 복강경 수술을 실시하여 담낭 절제술 3천 례, 복강경 간 절제술

100례 이상의 실적을 이루고 있어 전국에서 손꼽힐 정도로 복강경 수술이 활발히 이루어

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부산, 경남 지역 간 담도 췌장 외과 연구회를 분기별로 개최하여 최

신 지식 습득과 의학 연구에도 힘쓰고 있다.

상부위장관 외과(정갑중, 김민찬, 김기한 교수)

국내 복강경 위암 수술의 발원지라고 할 수 있으며, 1998년부터 시작하여 매년 100명 이

상의 환자를 수술해 600명 이상의 복강경 위 수술을 시행하였다. 또한 2007년 말부터 수

술용 로봇을 도입하여 로봇 위암 수술을 많이 시행하였다. 특히 위암 수술 후 합병증이 매

우 적게 발생하여 환자 및 보호자로부터 매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대장항문외과(최홍조, 박기재 교수)

대장암, 염증성 장질환, 항문 직장의 양성 질환 등 대장 전반의 질환을 진단하고 치료한다.

특히 대장암에 관한 최신 치료법을 연구하고, 임상 적용함으로써 환자의 치료 성적을 높일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2003년 복강경하 대장 절제술을 부산, 경남 지역에서는 최초로

시작하여 2007년에는 축적된 경험을 바탕으로‘동아 복강경 대장암 수술 시연회’를 개최

하여 부산, 경남 지역 대장암 수술의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하는 계기를 만들었다.

유방외과(조세헌 교수)

유방센터를 개설하여 운영하고 있다. 유방암의 조기 진단과 조기 근치 수술, 유방 재건 수

술뿐만 아니라 수술 후 재활과 환자의 사회적, 문화적 생활의 향상을 목표로 병원 내 유방

암 관련 12개과의 교수들이 모여 협진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유방암 환자 진단 및 치료에

제일 중요한 외과, 영상의학과, 성형외과, 재활의학과, 척추센터가 전국 최초로 한 공간에

위치하여 결과 통보가 당일에 이루어지고, 환자의 이동을 줄여 불편함을 최소화할 수 있는

진료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내분비&소아&탈장 외과(김성흔 교수)

갑상선 위주로 하여 부갑상선, 비장과 부신 등의 내분비 질환 수술을 시행하고 있다. 대부

분 복강경을 이용하여 수술하고 있다. 또한 최근 로봇을 이용한 갑상선 수술을 하고 있다.

소아 탈장의 경우 최소 절개와 수술 후 실밥을 제거하지 않는 방법을 사용하고 있고, 성인

탈장인 경우 다양한 메쉬(mesh)를 이용한 방법과 복강경 탈장 수술을 환자 개개인의 상태

에 따라 가장 적합한 수술 방법을 적용하고 있다. 현재까지 탈장 수술 후 재배율은 0%로

만족도가 상당히 높은 상태이다.

52 53The Surgeon Spring 2010

전공의들의 실력도 만만치 않다. 보통 레지던트 1년차(4~5월)에 첫 집도를 하는데, 지

도교수가 지켜보는 가운데 진행된다. 지도교수가 황금매스를 전해주면 칼을 대는 순간

부터 충수 절제는 물론 봉합까지 모두 전공의가 전담한다. 다른 대학병원보다 첫 집도

가 빠르고, 다양한 경험을 하기 때문에 2년차가 되면 담낭 절제술은 물론 장 천공 같은

응급수술도 척척 해낸단다. 전공의 선생들은“2년차가 되면 되도록 혼자서 해결할 수 있

는 시스템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특히 외과는 많은 경험이 중요하기 때문에 좋은 기

회라고 생각합니다. 수술 능력으로 따지면 레지던트 중에서는 전국 최고라고 자부할 수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스마일 외과, 마음이 따뜻한 의사

외과 의국실에는 웃음이 그칠 새가 없다. 두 명 이상만 모이면 그중 누구라도 개그본능

을 발휘해 웃음을 터트린다. 아침마다 의국실에 모여 회의를 할 때 마지막엔 구호처럼

‘웃으면서 일합시다.’를 외친다. 전공의 선생들은“몸도 힘든데 스트레스까지 쌓이면 일

이 더 힘들어집니다. 결국 환자분들께 불편을 드리게 되죠. 그래서 우리는 각자 스트레

스를 풀 수 있는 창구를 마련합니다. 그리고 동료를 웃게 하는 일도 일종의 내부 치료라

고 생각하고 성심성의껏 웃겨주고 있습니다.”(웃음)라고 말했다.

교수님들도 예외는 아니다. 수술방에서는 호랑이보다도 엄하지만 가부장적인 마인드

를 벗어버리고 전공의 선생들과 수평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인원이 적기 때문에 가

족처럼 지낼 수 있고, 제일 높은 교수님도 당직실에서 전공의들과 함께 잠을 자고, 밥을

먹고, 고민한다. 그들은“우리 의사 가운에는 신뢰, 봉사, 인간애라는 세 단어가 적혀 있

습니다. 의사가 환자에게 발휘해야 하는 모든 내용을 함축적으로 담고 있지요. 이것은

환자에게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의료진 우리 스스로에게도 적용되는 내용입니다. 심장

이 뛰는 곳에 새겨진 이 문구를 늘 무겁게 여기고, 의료진과 환자 모두에게 최고의 서비

스를 제공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나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환자와의 적극적인 교감, 의료진 사이의 무한 신뢰 그리고 우수한 기술력까지 삼박자

를 고루 갖춘 동아대의료원 외과 사람들,‘차가운 기술자’가 되기보다‘마음 따뜻한 의

사’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그들이 아름답다.

Q> 외과는 다. 네모 안에 들어갈 말은?

외과는 연애 다

즐겁지만 또 한편으로는 너무 힘들다. 힘이 들지만 또

다시 찾게 되는 마법 같은 곳. 사랑하는 수밖에~.

강남욱 4년차

외과는 경험 이다

외과는 경험이 전부다. 경험하지 못한 사례는 과감하

게 할 수 없다. 외과는 되도록 경험을 많이 쌓아야 한다.

송주영 4년차

외과는 새로운 도전 이다

외과에서는 늘 새로운 일들이 생긴다. 눈 감고도 할 수

있는 익숙함을 바란다면 실패다. 늘 긴장하고 늘 도전

해야 한다.

윤순화 3년차

수술은 줄다리기 다

혼자 힘으로는 절대 이길 수 없다. 수술도 마찬가지다.

외과는 팀워크가 중요한 줄다리기와 닮았다.

정형준 2년차

의국원 미니 인터뷰

동기 중에 제일 마지막으로 첫 집도를 했습니다. 주목

을 좀 덜 받았죠.(웃음) 너무 떨렸지만 수술은 아주 성

공적이었어요. 수술하고 나니 1년이 다 지난 듯 홀가

분했어요. 최홍조 교수님께서 매스를 건네주셨을 때

그 감동은 평생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 김정연 2년차

저는 영어 교사를 하다 다시 의대에 입학했고, 모교가

아닌 동아대의료원 외과에 지원했어요. 대학 시절부

터 동아대 외과에 대한 소문을 들었습니다. 가족 같은

분위기, 진정한 서전으로 커갈 수 있는 곳… 너무 오

고 싶었습니다. 동기가 없어서 아쉽지만… 곧 첫 집도

식이 있을 예정입니다. 떨리지만 잘 해낼게요. 파이

팅!! 구은정 1년차

사진_ 이창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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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 나의 한국인 친구들

55The Surgeon Spring 2010

Foreign SurgeonPersonal friendship with Korean SurgeonsKeiichi Maruyama_ Professor, Department of Surgical Oncology, University of Health and Welfare Sanno Hospital, Tokyo, Japan

I spent 30 years as a head of Department of Surgical Oncol-

ogy at the National Cancer Center Tokyo until 2001. My spe-

ciality is “surgical treatment of gastric cancer” and I treated

personally more than 3,000 patients with this disease. I de-

veloped several original surgical procedures; such as

“pancreas preserving total gastrectomy”, ”systematic

lymph node dissection guided by intraoperative lymphatic

staining”, ”extended lymphadenectomy of the para-aortic

and mediastinal areas.” I also developed an unique com-

puter program for estimating metastatic ratio at each

lymph node station and effectiveness of lymphadenecto-

my. This program is now in use in many leading hospitals in

the world. I experienced President of the Japanese Gastric

Cancer Association, Council Member of the International

Gastric Cancer Association, Member of the UICC-TNM

Committee, and Director of the WHO Collaborating Center

for Gastric Cancer.

As gastric cancer is the most popular malignant disease

in Japan and Korea, we have had long cooperation in man-

agement of this disease. Professor Jin-Pok Kim, Seoul Na-

tional University, was my first and close friend from Korea.

We were both invited for the German TNM Meeting of Gas-

tric Cancer in 1983, and I understood Korea had very high

level of basic and clinical studies. He invited my many times

for National and International Meetings ; Korean Surgical

Association Meeting, Korean Gastric Cancer Congress.

UICC Gastric Cancer Meeting, WHO Gastric Cancer Meet-

ing, 3rd International Gastric Cancer Congress, etc. He

supported my activities and participated many times in the

Japanese Surgical Association Meeting, Japanese Gastric

Cancer Congress, etc. By his introduction, I have now many

Korean friends, particularly specialists of gastric cancer

surgeons of elder and younger generation. I understand all

Korean surgeons are very kind and faithful and polite. The

attitude will be based on Confucianism with long history. I

and my wife like Korean foods very much; galbi, spicy kim-

chi, bibimbap, naengmyeon, bibimmyeon, etc. Prof. Sae-

Min Kim, Korea Univ., Prof. Jin-Sik Min, Yonsei Univ., Prof.

Chi-Kyooh Won, Hnayang Univ., Prof. In-Chul Kim, Kang-

nam Catholic Univ. invited us for Korean meetings many

times, and they offered us variety of wonderful Korean

dishes even after the nice French presidential dinner. One

of the unforgettable experience was a traditional dinner

party invited by younger active specialists in 1994. I was

delighted to know that most of them became leaders of

gastric cancer in the basic and clinical fields.

Many Korean colleagues frequently visited my depart-

ment and stayed for exchanging our knowledge and tech-

nologies to treat gastric cancer. It was a pity for me that the

National Cancer Center had no budge to support foreign

trainee. They had to prepare their staying fund by them-

selves. Therefore all of them were very active and serious

to study the basis of our Japanese style surgery and to in-

troduce our surgical procedures. Many foreign surgeons

stayed at my department, but the basic knowledge and

surgical skills of Korean guests were outstanding from

others because of their large experience of gastric cancer

surgery.

Scientific level of gastric cancer study is very high in Ko-

rea, particularly systematic lymph node dissection, lapa-

roscopic and robotic surgery, neoadjuvant chemotherapy,

and molecular biology. Their treatment results were excel-

lent comparing to other countries, and the data were reli-

able. Based on the large data, Korea proposed several im-

portant idea for the new TNM Classification of this disease.

Korean Gastric Cancer Association will organize the 9th

International Gastric Cancer Congressin Seoul in 2011. I

believe the congress will be successful because many per-

sonal friends are working for the organization; Prof. Han-

Kwang Yang, Seoul National Univ., Prof. Young-Jae Mok,

Korea Univ., Prof. Sung-Joon Kwon, Hanyang Univ., Porf.

Soo-Sang Sohn, Keimyung Univ., Prof.Sang-Jhoon Kim,

Young San Hosp., Prof. Jong-Inn Lee, Korea Cancer Center,

Prof. Sun-Kyo Song, Yeungnam Univ., Porf. Wan-Sik Yu,

Kyungpook Univ., Prof. Young-Kwan Cho, Ajou Univ., Prof.

Bum-Hwan Koo, Korea Univ., Prof. Sung-Hoon Noh, Yonsei

Univ., Prof Sang-Uk Han, Ajou Univ. and other many frien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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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외과의사의 대체의학 이야기

57The Surgeon Spring 2010

히포크라테스와

파라켈수스를

다시 생각하며

전홍준

조선대학교 보건대학원 대체의학과 초빙교수

하나통합의원 원장

와타나베 요법의

신기한 효과

내가 대체의학을 환자 치료에 활용하기 시작한 것은 1985년부터

인데, 실로 우연한 일이 계기가 되었다. 어느 날 중증 간암 환자가

찾아왔다. 당시 한국 최고의 암센터에서 퇴원당한 절망 상태의

환자였는데 나를 방문한 것은 치료를 기대해서가 아니고 진통제

나 링거 주사를 맞을 요량으로 온 것이다.

그 무렵 나는 일본 의사 와타나베가 쓴『현대병에의 도전』이

라는 책을 보고 있었는데, 내가 배워온 정통의학과는 철학적 관

점이 너무나 다른 책이었다. 내용의 요점은 현대 서양의학이 병

만 보고 인간 전체를 보지 못하는 한정된 편견에 사로잡혀 있기

때문에 병이 잘 낫지 않는다는 것이다. 와타나베 선생은 병증만

제거하려고 하지 않고 사람의 마음과 몸 전체를 자연의 질서와

조화를 이루도록 조절하면 병은 저절로 낫는다고 말한다.

나는 그 책을 간암 환자와 가족에게 보여주었다.“나는 이 의

사의 방법을 한 번도 써본 일이 없는데 이 의사에 의하면 통증이

나 전신 상태도 개선된다고 하니까 이 방법을 해보지 않겠느

냐?”고 했더니 환자와 가족들은 지푸라기라도 잡을 심정이었으

므로 흔쾌히 그렇게 해보겠다고 했다.

병원에 입원시킨 후 환자와 가족 그리고 나는 책을 같이 보면

서 실험을 시작했는데, 일주일이 지나면서 통증이 개선되고 식욕

과 체력이 좋아진다고 했다. 약 3개월 후 처음의 암센터에서 재진

을 받았는데 종양의 크기가 반으로 줄어들고 6개월 후에는 모두

사라져버렸다. 놀라운 일이었다. 왜 이 환자가 좋아졌는지 나도

알 수 없었다.

비슷한 시기에 심판막장애에 의한 심부전증 여자 환자에게도

같은 방법을 적용하였는데 극적인 개선이 일어났다. 이 환자는 국

립대학병원에서 절망적인 상태로 진단받고 가족들이 장례를 논

의할 정도였으므로 나 역시 부담스러워 병원에 입원시킬 수가 없

었다. 와타나베 방법을 가르쳐주고 집에서 치료하도록 하였는데

2개월 후에는 거의 정상적인 활동을 할 정도로 회복되었다.

대증요법에만 매달리는

서양의학의 한계

이 두 명의 중환자가 좋아지는 것을 보면서 내가 그동안 익혀온

서양의학에는 분명히 어떤 한계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

고 와타나베 의학이란 게 무슨 특별한 방법은 아니었다. 생 야채

식, 절식(Fasting), 피부호흡의 회복, 사지 혈액순환의 촉진을 위

한 운동법 등이다. 마치 야생 동물들이 살아가고 있는 모습을 그

대로 모방하는 것 같은 내용들이다. 생태학자들의 관찰에 의하

면 야생 동물들에게는 질병이 거의 없다고 한다. 인간과 인간이

기르는 동물에게만 질병이 있다는 것이다. 왜 인간에게만 많은 질

병이 있느냐 하면 인간들이 자연의 질서에서 가장 많이 벗어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학생 시절 히포크라테스 의학에 대해서 배울 때 구토요법, 설

사요법, 사혈요법 등이 있었는데 당시는 이런 것들이 참으로 우습

고 원시적이라고 느껴졌다. 내가 와타나베 자연의학을 비롯하여

그 후 여러 가지 대체의학을 임상에 응용하면서 얻은 통찰은 이

처럼 원시적인 것처럼 보이는 히포크라테스 의학 등 자연의학들

이 어느 면에서는 과학적이라고 하는 현대 첨단의학보다도 훨씬

더 뛰어난 효능이 있다는 것이다.

오늘날 가장 문제시되고 있는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비만과

같은 대사 장애 환자들에 대해서 현대 서양의학은 혈압강하제,

혈당강하제와 같은 대증요법에 매달리고 있는데 이런 요법이 최

선의 방법일까? 솔직히 말하면 이런 대증요법은 증세만 조금 완

화시킬 뿐 그 결과는 매우 만족스럽지 못하다고 할 수 있다. 암에

대해서도 3대 치료라고 하는 수술, 항암제,

방사선 치료로 눈에 보이는 종양만

공격하여 제거하는 식인데 생존

율이나 삶의 질 측면에서 결과

가 만족스럽지 못한 것이 사

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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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 59The Surgeon Spring 2010

약력

• 조선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 조선대학교 의과대학 교수 역임

• 미국 위스콘신대 의과학센터 의사학과 Fellow

• 한서대학교 건강증진대학원 교수 역임

주요 저서

• 완전한 몸, 완전한 마음, 완전한 생명 (1998, 에디터)

• 새로운 의학, 새로운 삶 (2001, 창작과 비평사)

• 보완대체의학의 임상응용과 실제 (공저, 2009, 한국의학사)

고혈압이나 당뇨의 경우 혈압의 수치나 혈당의 수치를 낮추는

약을 평생 투여하여도 치료가 안 되는 이유는 위와 같이 자연의

현상을 잘 관찰해 보면 이해할 수 있다. 병의 원인은 그대로 두고

병의 결과만 지우려고 하기 때문에 근본적 치유가 안 되는 것이

다. 원인을 알아내서 그 원인을 해결해야 하는데, 그러면 이러한

대사증후군을 발병시키는 원인은 무엇일까? 조금만 생각해 보아

도 알 수 있다.

지금 한국에는 고혈압 환자가 약 1천만 명, 고지혈증 700만 명,

당뇨가 500만 명, 수백만 명의 비만 환자가 있다. 그런데 지금부

터 약 50~60년 전, 6.25전쟁 직후에는 이들 환자 수는 몇 만 명

정도였다. 지난 50년 사이에 환자 수가 수백 배로 폭발적인 증가

를 하였는데 그 원인이 무엇이겠는가? 또한 지금 한국에서 사망

률 제1위는 암과 대사 장애인데, 아프리카에서는 10대 사망 원인

에도 들어가지 않는 질환이다.

이런 것을 볼 때 고혈압, 당뇨와 같은 대사 장애의 발병 원인이

무엇일까 짐작할 수 있다. 간단히 말하면 과식과 스트레스와 운

동 부족이다. 발병의 근원이 되는 이 같은 생활습관과 라이프스

타일을 바꾸면 더 이상 약을 투여할 필요가 없을 만큼 거의 다

좋아지는 것을 쉽게 경험할 수 있다. 왜 좋아지는가? 원인을 해결

하니까 좋아진다. 히포크라테스 자연의학의 절식, 생 야채식, 사

혈요법, 약초요법 등이 바로 이런 현대병의 원인을 치료하는 하나

의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 다음 호에 계속

병증의 원인을 제거하는

자연의학의 힘

그런데 이런 환자들에게 자연의학과 같은 대체의학을 적용해 보

면 어떤 성과가 있을까? 고혈압, 당뇨 등 대사증후군 환자들 가

운데 십중팔구는 더 이상 약물을 쓸 필요가 없을 만큼 근본적인

치유가 가능하다는 것이 나의 신념이다. 암 환자들에게도 평균적

으로 생존율이나 삶의 질의 향상에서 현대의학보다 못하지 않을

것이라고 나는 믿고 있다.

무슨 근거로 이렇게 말할 수 있는가 하면 현대의학이 고혈압이

나 당뇨, 통증, 알레르기 등 만성질환에 대해서 병의 원인을 치료

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병의 결과(겉으로 드러나는 증세)만 제거

하려고 하기 때문에 근본적인 치유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렇게 비유할 수 있다. 냇물에 맑은 물이 흘러가면 어떤 벌레

도 생기지 않는다. 그러나 물이 웅덩이에 고여 부패하면 거기에

는 파리, 모기와 같은 여러 가지 벌레나 세균들이 나타난다. 그러

면 우리는 이들에게 살충제나 소독약 등 약물을 사용하여 없애

려 한다. 그렇지만 물이 부패해 있는 동안에는 이 방법은 근본적

인 해결책이 되지 못한다. 문제를 근원에서 해결하는 전략은 벌

레나 세균들이 서식할 수 없을 만큼 물을 맑고 깨끗하게 정화하

는 것이다.

오염된 물은 그대로 둔 채 파리에는 파리약을,

모기에는 모기약을 뿌리는 방법이 지금의

현대의학이 주로 쓰는 대증요법이다. 자연요법 등

대체의학이 추구하는 방법은 파리나 모기를 공격하기보다는

물을 깨끗이 정화하여 병증의 근원을 해결하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오늘날 가장 문제시되고 있는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비만과 같은

대사 장애 환자들에 대해서

현대 서양의학은 혈압강하제,

혈당강하제와 같은 대증요법에 매달리고 있는데

이런 요법이 최선의 방법일까?

솔직히 말하면 이런 대증요법은

증세만 조금 완화시킬 뿐

그 결과는 매우 만족스럽지 못하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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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avo My Life

61The Surgeon Spring 2010

박영규_ 화순전남대병원 위장관외과

집과 그림과 나

아내는 영원한 보헤미안을 꿈꾸는 예술가 아버지의 딸이라 그런

지 항상 전원과 미지로의 여행을 꿈꾸며 살아간다. 그런 아내의

바람 덕분에 미국에서 공부를 마치고 귀국하면서 바로 병원 근

처 무등산 뒷자락에 자그마한 땅을 구입하게 되었다. 경제적으로

도, 시간상으로도 여력이 없던 얼마간은 작은 방 한 칸만을 들여

가끔씩 들르며 아쉬움만 달래다가 작년 가을 추석 즈음에 드디

어 본채를 올리고 광주 전셋집을 처분하여 이사를 마무리지었

다. 창문 너머 멀리에는 아기자기한 화순읍과 끊임없이 이어지는

낮고 높은 산자락들이 펼쳐지고, 집 뒤편으론 만연산 너머 무등

산에서 가끔씩 불어오는 바람이 제법 매서운 집이다.

항상 고민하는 일이지만 결국 자리를 잡고 동화되면 편안해져서

아무런 느낌도 갖지 않게 될 텐데 집 벽면을 새로이 장식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2년간 살았던 전셋집이라 그냥 쌓아두었던 그림

들을 하나하나 꺼내어 살펴보니 개중에는 대학 시절에 그렸던 습

작들, 소박한 아내가 집 장식에 쓸 요량으로 사 모았던 싸구려 모

조품들, 갖게 된 경위가 불확실한 유명 무명 화가들의 그림들이 수

북한 먼지와 곰팡이와 함께 비닐 테이프로 한데 묶여 있었다.

손상되고 빛바랜 그림들을 펼쳐놓고 심사숙고 끝에 서너 개를

골라 닦고 보수하고 새 액자에 끼워 놓으니 제법 그럴싸해져 하

나는 별채에, 둘은 본채에 걸어 보았다. 거실에 마련한 조그만 전

시용 공간은 다음에 여력이 생기면 새 그림들을 구입하여 채우

기로 하고 아직 비워 놓았다.

양수아 화백은 과거 여느 화가들처럼 사후에 더 인정을 받게

된 화가이다. 청년 시절에 발표한 파스텔 추상화는 당시 화단에

커다란 충격이었다고 한다. 1920년에 태어나 1972년에 돌아가셨

으니 그리 오랜 삶은 아니다. 한국전쟁 때 입산하여 빨치산으로

활동한 경력도 있고 하니 그 후 겪었을 고초를 감안하면 창작 기

간도 그리 길지는 않았을 것이다.

선생은 1970년 광주 Y살롱에서 마지막이 된 전시회를 열었고

그것이 인연이 되어 장인에게 자신의 미완성작 한 점을 선물하였

는데 아내가 나와 결혼하면서 가지고 왔다. 선생은 복숭아를 넣

은 정물화를 많이 그렸는데 털 있는 복숭아와 털 없는 복숭아를

구별하여 그렸었다. 우리 집에 있는 것은 털 없는 복숭아 정물화

미완성작이다. 다음에 완성해 주겠다고 하였지만 못하고 돌아가

셨으니 미완성 유고작이라 할 수 있다.

처음에는 마무리 되지 못한 붓 터치 때문에, 표현하지 않은 양

질감 때문에 어색하였지만 지금은 편안하고 좋다. 완성된 그림에

서는 마무리 치장 때문에 작가의 의도가 분명히 드러나지 않지

만 미완성작에는 아직은 너무 분명하게 서로 구별된 색채와 거친

터치, 그리고 투박한 평면감에서 그 시도가 드러나는 것 같다. 이

리저리 부분부분 뜯어볼 필요 없이 한눈에 많은 것이 들어와서

보는 사람이 편안해지는 것 같다.

두 살

돌을 보내고 곧

처음으로 생일도 맞는

엄마야 하기도 하고

아빠 또 압지 해보기도 한

이 애가 제 형들 하는 대로

책도 뒤지다 찢고 뜀도 뛰다

넘어지고 하더니

그러다가 어느 날은

눈을 부릅뜨고

내인 제 애비에게

새끼 이 새끼하며

주먹질을

하는

것이었다.

두 번째는 현재 이 지역 중견작가인 임 화백의 그림이다. 바람

불고 햇살 넘치는 어촌 풍경을 단순화하여 원색적인 색채로 투

박하게 표현한 작품이다. 남도에 고향을 둔 사람은 누구나 이런

그림을 보면 가슴 깊은 곳에서부터 올라오는 설명할 수 없는 어

떤 느낌이 있다.

전문의 자격을 딴 뒤에 한때, 취미 생활을 계속해 볼 요량으로

임 화백 화실에 다녔었다. 마음은 항상 앞서지만 손이 따라 주지

못하는 것이 깨뜨릴 수 없는 아마추어의 벽이다. 대학 때 매번 부

딪혔던 이런 벽을 극복해 볼까 하고 시작했지만 학창 시절과는

달리 집중이 잘 안 되어 아쉽게도 6개월 다니고 그만 두었다.

세 번째 그림은 시서화이다. 시인인 장인이 아내가 두 살배기

였을 때의 어처구니없고 귀여운 모습을 보면서 지은 시에 동양화

가인 석성 선생이 붙인 그림이다. 결혼 후 줄곧 보아왔지만 항상

입가에 미소를 떠오르게 한다. 아주 거창한 시서화는 아니지만

내게는 소중한 그림이다.

집에는 그림이 있어야 한다. 꼭 유명 화가가 그린 좋은 그림일

필요는 없다. 자기 집에 맞게 자기의 삶과 사연과 연결된 그림이

걸려 있으면 더 좋을 것이다. 우리를 편안하게 하는 그림은 잘 그

려진 그림이 아니라 나와 내 가족을 나타낼 수 있는 그림이라고

생각한다. 마당의 목련이 다 지기 전에 이번 주말에는 오랜만에

아내와 함께 화랑에 가보아야겠다.

1 양수아 화백의 유고작이 된 미완성 정물화

2 한때 그림을 배우러 다녔던 임화백의 어촌풍경

3 장인 어른의 시에 석성 선생이 그림을 그린 시서화

1 2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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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 63The Surgeon Spring 2010

경상도 맛집, 한번 와 보이소

김영훈_ 동아대의료원 외과 衣食住에 있어 서울이 衣에 무게를 둔다면,

경상도는 食에 더 무게를 두는 것 같으며,

식재료는 바다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고 생각된다.

바다는 불어로 여성명사인‘la mer’이다.

여성처럼 시시각각, 계절별로 바뀌는 다이내믹한 면이 있기 때문이지 않을까?

바다 밑에도 육지와 반대되는 사계절이 있으며,

계절에 따라 어류, 패류 등의 맛이 확연히 달라진다.

따라서 생선류는 반드시‘계절음식’이라야 제맛을 느낄 수 있으며,

흔히 알고 있는‘봄에는 도다리’,‘가을에는 전어’로 쉽게 이해하시면 될 것 같다.

우리 문화는 정(情)의 문화, 한(恨)의 문화라고 한다.

‘맛있는 사람끼리 만나서’먹고 마시고 떠들면서 회포를 풀면,

되는 일도 없고 안 되는 일도 없는 것 같다.

‘못난이 집’은 800m 정도 되는 기장시장의 끝자락에 있는데,

주메뉴는 갈치구이와 갈치찌개다.

제주도에서 매일 공수되는 중간 크기의 갈치를 쓰고 있다.

숟가락으로 갈치살을 뜬 다음, 10가지가 넘는 쌈 중에서 골라 싼 후,

수제 젓갈, 수제 쌈장으로 간한 후 넘기는 맛은 일품이며,

가족 단위의 손님들이 많이 오는 훈훈한 맛집이다. (해운대를 지나 기장시장 내)

겨울철 쌩쌩 부는 찬바람 속 부산 근교에서 생선회를 찾는다면,

‘환상의 회’라는 이시가리 회를 소개하고 싶다.

이시가리(돌가자미), 정확한 명칭은 사메가레이(줄가자미)다.

이 고기는 심해 150m 이상에서 불가사리 등을 먹고 사는 어류로서

대마도 근해에서 겨울철에만 잡히고, 뼈가 연하여 뼈째 회를 길게 썰어 낸다.

1kg 이상이 맛이 더 좋으며 살색이 분홍색에 가깝고

지방 함량이 많아 씹을수록

고소한 향이 나는 색다른 맛의 세계를 느낄 수 있다.

kg당 25만~30만원 정도의 고가이지만,

혹자는 겨울에 이시가리를 먹어야 그 해를 보낸 것 같다고 한다.

이시가리 안 먹으면

겨울을 보낸 게 아니야

시장 분위기에

어우러진 갈치맛

원래 회는 숙성된 것이

더 찰져

활어회에 비해 4~10시간 숙성시키면 더 찰지고

쫄깃쫄깃한 생선회의 참맛을 느낄 수 있다고 한다.

20년째‘얼굴 잊혀질 만하면’한 번씩 꼭 가는 집으로,

꼭 먹어봐야 할‘엑기스’만을 상에 올려놓는다.

주인장 왈“보약”, 손님 왈“쥐약”인 감식초 소주,

무한 리필되는 신선한 성게알(우니), 해삼창자(고노아다)가 이 집의 장점이다.

20년이 지나도록 메뉴는 변하지 않았으나, 요즈음 양이 너무 많은 것 같다.

(민락동 마라도 : 051-755-1564)

어언“길바닥 위에서 길을 묻는”세대가 된 지금,

좋은 맛집을 한 번씩 둘러보는 것은

아직 내가 살아 숨쉬고 있다는 것을 느끼고 싶거나,

마치 동물들이 방뇨함으로써 자기 영역 표시를 하는 것처럼

대나무 마디마디에 살아온 생을 새기는 것에 비할 수 있을 것 같다.

Bravo

My Life

단골식당을 찾은 필자(왼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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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 65The Surgeon Spring 2010

Bravo My Life

오승택_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대장항문외과

불륜이 밑에 깔려 있으나

그 흔한 러브신 하나 없는 영화.

불륜이 중요한 소재가 아니라

주인공들이 지닌 어떤 외로움,

우리들 누구나 가질 수 있는 막연한 기다림과 목마름,

살아가면서 하고 싶지만 할 수 없는 많은 일들,

엇 갈 림 속 의 안 타 까 움 등 을 느 낄 수 있 는 영 화 입 니 다.

장만옥과 양조위가 이별 연습을 할 때 양조위가 떠나가자

혼자 남아 감정을 억제하며 자신의 팔을 잡던 동작이나

기다리던 장만옥이 오지 않자

그렇지, 내가 어리석었지 하듯

아 무 말 없이 피 식 웃 어 버 리 고 마 는 양 조 위 의 표 정 등

심리 묘사가 너무 멋진 두 배우의 연기에 푹 빠질 수 있었습니다.

양조위는 이 영화로 칸느영화제 남우주연상을 받았습니다.

왕가위 감독이 원하는 분위기를

아마도 양조위가 완벽하게 갖추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입니다.

그리고 유럽에서 최우수외국어영화상을 받았지요.

허무에 빠진 듯도 하지만 현실에도 적응해 가며

마음 속의 비밀과 아픔을 묻어 두는 양조위의 모습에서

어 쩌 면 내 자 신 의 모습 이 느 껴 지 기 도 합 니 다.

자기 고향에서는 산에 올라가 나무에 구멍을 파고 그 구멍에 대고

비밀을 얘기하고 진흙으로 메워버리고 그렇게 가슴에 묻는다더니

결국 양조위는 앙코르와트에 비밀을 묻고 돌아온답니다.

우리도 그렇게 묻어둔 비밀 하나쯤은 간직하고들 살아가고 있지 않을까요?

음악도 아주 좋습니다.

왕가위 감독은 음악에도 조예가 깊지 않을까 싶은데요.

1960년대의 담배 연기와 끈끈한 분위기와 잘 어울리는 음악을 골라낸 듯합니다.

절제가 돋보이는 영화로 영화 제목이 말해주듯 당신의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운 순간은 언제였는가를 음미해 가면서 영화와 절묘하게 어울리는

내킹 콜의‘키사스 키사스 키사스’를 들어보시기 바랍니다. .

그럴 수도 있 겠 지 , 그럴 수도 있 겠 지 , 그럴 수도 있 겠 지 .

왕 가 위 감 독 을 아 시 나 요 ?

1958년생이더군요.

그러니까 저와 한 학년 차이.

비슷한 세대라고 할 수도 있겠습니다.

열혈남아, 아비정전, 중경삼림, 타락천사, 해피 투게더 등등의 작품이 있고,

카메라를 손에 들고 흔들리는 듯 동작이 끊어지는 듯하는 기법으로도 유명합니다.

근데 중국 영화의 가장 큰 문제는 화면이 어둡다는 데 있습니다.

그래서 집중을 못하고 중간에 포기하는 경우도 꽤 있지요.

며칠 전 모임에서 <화양연화> 얘기가 나와서 저도 돌이켜 보니

아마 끝까지 보지 못했던 것 같아 날을 잡아 혼자서 조용히 영화에 몰두하였답니다.

1960년대가 배경이고요.

양조위와 장만옥이 나옵니다.

별 대사도 없고 정말 저예산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멋진 영화를 만들어 냈다고 생각합니다.

예산의 대부분은 장만옥의 의상비에 들어가지 않았을까 싶더군요.

왕가위 감독이 왜 1960년대를 배경으로 하는지 모르겠지만

저 같 은 경 우 19 6 0 년 대 에 대 한 아 련 한 향 수 가 있 어 서

그 시절의 뭔가 어둡고 칙칙한 분위기부터가 벌써 매력적인 소재에 해당합니다.

왕가위의 특기인 카메라 기법이 너무 진부하다는 사람들도 있던데.

저는 그다지 나쁘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당신의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운 순간은 언제였나요왕가위 감독의 화양연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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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avo My Life

67The Surgeon Spring 2010

라이카와 같이 놀고 싶어조용관_ 아주대학교병원 외과

어젯밤 비가 적신 후에 내린 눈으로 창밖은 작은 나뭇가지까지

온통 하얗게 변해서 매우 환상적인 모습이다. 3월에 내린 눈이니

녹기 전에 사진을 찍고 출근하기로 했다.

“사진에 집중하려면 카메라 한 대와 최소한의 렌즈로 하라.”

는 말은 역시 진리이다. 나의 사진기기들은 구성이 복잡해서 웬

만한 전시장을 차려도 될 정도이다. 전문의 초기에 산 니콘 카메

라 하나로 15년 동안 열심히 사진을 찍었다.

수술 자체가 조형적인 감각을 요구하고, 손과 기구를 사용하기

때문에 사진에 관심이 있는 외과의사들을 많이 보았다. 전공의

때 기억으로는 집담회나 학회에서 수술 소견 사진은 H대학병원

과 P병원의 사진이 좋았던 기억이 난다. 아마도 그 과의 윗분이

사진에 대한 식견이 높았을 것으로 생각된다. 매사에 철저한 기

록으로 유명하셨던 고 김진복 교수님은 항상 작은 카메라를 가

지고 다니며 기록을 하셨는데 사진의 사실성, 기록성, 역사성을

잘 알고 계셨던 것 같다. 지금은 그 교실의 후학인 Y교수가 디지

털의 특성을 더하여 더욱 효과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학회에서는‘백마디 말보다 한 장의 사진이 더 낫다’는 것을 느

끼게 해준다. Y대학병원의 L교수는 올림푸스 카메라로 좋은 사

진을 보여주었는데, 후에 보니 소유했던 다양한 사진기기들을 병

원에 기증하여 지금은 전시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우리 과의 초대 주임교수이신 K교수는 수술 사진도 관심이 많

았지만, 콘탁스로 찍은 꽃사진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였다. 사진

이론도 해박해서 곁에서 배운 것도 많았고, 정기 구독했던 일본

사진 잡지를 빌려본 덕분에 여러 장르의 사진과 각종 사진기기에

대해 많이 알게 되었다.

폭포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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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 69The Surgeon Spring 2010

싱긋 웃으시던 아버님의 영정사진

2000년대 초반 우연한 계기로 신사동에 있는 사진연구소에서 개

설한 흑백사진 초 � 중 � 고급 과정과 포트폴리오반 4학기를 다녔

다. 그 시절, 사진에 대한 강의, 실습, 평가, 전시 등을 통하여 다양

한 지식을 습득할 수 있었으나, 직장에 매인 관계로 평일이나 수

일 일정의 원거리 촬영에는 참여하지 못했다.

당연한 것이지만, 당시에도 늦은 나이여서 젊은이들과 어울리

다 보면 그들의 유연한 감성이 감탄스럽기 짝이 없었다. 실제로

아들들에게 카메라의 기본적인 조작법만 가르쳐주고 필름 한 통

씩을 준 후 같이 나가서 찍어보면 중고생의 사진에서는 유연한 감

성과 시각이 있는 반면 내 것은 굳어 있다는 것을 느꼈다. 기왕에

애들 얘기가 나왔으니 말인데, 어려서부터 부모가 사진을 많이

찍어준 애들은 커서도 카메라 앞에서 아주 자연스러운 자세와 표

정을 취한다는 것은 사진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야간에 배우니 시간이 부족한 관계로 집에 암실을 만들고, 좀

더 폭넓은 계조를 표현하기 위하여 중형 카메라로 옮겨갔다. 혼

자서 음악을 들으며 암실에서 하는 작업은 정말로 환상적이었다.

산악 사진을 좋아하는 외과의사 몇 분은 중형 와이드 혹은 대

형 카메라를 사용하는데, 그 가격이 보통 비싼 것이 아니어서 나

로서는 시간과 비용이 무리이기도 하지만, 그 사진에 별로 감흥

을 못 느꼈다. 사람마다 흥미 있는 분야가 다른 것은 당연한 일이

다. 사진의 소재는 먼 곳까지 가서 찾는 방법도 있지만 현재 있는

곳에서도 많이 찾을 수 있다. 지나가는 사람의 발만 찍거나 골목

길 혹은 해변 모래사장에 떨어진 것들만 찍어서 감탄스러운 사진

을 만든 것도 보았다. 어디까지나 감성적인 능력의 문제이다.

강의 중에‘사람이 들어간 사진은 힘이 있다’는 말을 자주 들

었다. 불후의 명작이라는 사진이나 여러분이 찍은 사진을 봐도

공감할 것이다. 한때는 항상 주머니에 쉽게 들어가는 고전 카메

라를 들고 다녔다. 이것으로 여러가지를 찍었는데, 형편이 어려운

친구를 웃겨놓고 파안대소하는 모습을 찍은 후 액자에 넣어 선

물하기도 했었다. 이것처럼 흐뭇한 일도 없다는 것을 경험해 보기

를 권한다.

연로하신 아버님의 다양한 표정을 평소에 찍어두었다가 돌아

가셨을 때 영정사진으로 살짝 싱긋이 웃으시는 사진을 골랐다.

핫셀블라드렌즈는 아버님께서 생생하게 무언의 말씀을 하시는

것 같은 사진을 만들어 주었다. 이 사진은 어머니와 동생들이 너

무 좋아하여 아직까지도 놓고 보기에 크고 작은 프린트를 하나

씩 만들어 주었다. 더 많은 표정의 필름들이 있는데 나중에 하나

씩 보여줄 예정이다.

가족이나 아는 사람이라도 카메라를 들이대면 누구나 긴장하

게 마련이다. 롤라이 카메라는‘찍는 맛’이 좋은 카메라이기도 하

지만, 찍히는 사람이 경계심을 느끼지 않게 하는 묘한 특성이 있

다. 모르는 사람을 함부로 찍는 것은 절대로 하지 말아야 한다. 그

래도 찍어야 한다면 정중히 설명하고 허락을 얻어야 한다. 반대

로 허락받지 않고 찍을 수 있는 때가 있다. 예를 들면 결혼식장에

서나 월드컵 경기 응원 같은 축제 상황이다. 이때는 찍어주기를

바라며 차려입고 나오기도 하고, 다양하고 자연스러운 표정을 잡

을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카메라맨도 축제의 한 일부분이다. 이

번 월드컵 경기 때는 카메라를 갖고 축제에 함께 해 보기를 권한

다. 사진을 대중매체 등에 사용할 때에는 초상권에 대해서도 신

경을 써야 한다.

조그만 아파트부터 시작하여 점차 늘려 나가느라 자주 이사를

다니는 것이 우리나라의 실정이다. 이럴 때 집안을 구석구석까지

찍어 놓는 것도 좋다. 특히 가족을 넣으면 더욱 좋다. 나중에 열

거해 놓고 보면 코끝이 찡해지는 감동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저

명한 원로 사진가 한 분은 나의 병원생활에 대하여 들으시고‘제

자들의 성장 과정을 사진으로 찍어 포트폴리오를 만들어 보면

좋을 것 같다’는 말씀을 하셨는데, 수련병원에서 근무하시는 선

생님들은 한번 시도해 보기를 바란다. 이 외에도 사진의 소재는

무궁무진하다.

언젠가 라이카와 손잡고 재미있게 놀거야

우리 세대는 묘하게도 인생의 정점기에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변

환기를 살았다. 이는 오디오에서 먼저 시작되었다. 나는 아직도

음악의 반 정도는 아날로그 디스크로 듣는다. 음악성이나 음질

외에도 감성이 더욱 묻어나기 때문이다. 사진에서는 디지털 혁명

의 물결이 훨씬 더 심했고, 더욱 철저하고 광범위하였다. 충무로

와 신사동에서 재빨리 컴퓨터를 배우고 디지털로 변신한 사진가

는 생존했지만, 고집스러운 필름사진가들은 생계를 걱정해야 할

지경에 이르게 되었다. 온라인상에는 수많은 좋은 사진이 오르

고, 동네 현상소들은 갑자기 없어져버렸다.

나에게도 역시 변화가 와서 한편으로는 현상과 인화에 관련된

모든 장비들을 잘 포장하여 창고에 보관하고 디카로 사진을 찍

고, 포토샵을 배웠다. 다른 한편으로는 가격 하락을 우려해서 국

내외에서 내놓은 질 좋은 라이카 기기들을 골라서 사는 기회가

되기도 하였다. 라이카는 사진의 질도 좋지만, 소위‘손맛’이 대

단하여‘손에 쥐고 잠을 잔다’는 사람의 말이 이해가 되기도 한

다. 어쩌다 보니 사진 자체보다 수집가가 되었는데, 제습장에 넣

어 놓고 가끔씩 사용하거나 유지에 힘쓰며 언젠가 재미있게 같

이 놀아줄 날을 기다리고 있다.

그동안 나름대로의 디지털 암실은 점차 완성되어서 가격 대비

성능이 좋다는 안료식 프린터를 추천받아 사용하고 있고, 어쩌

다 보니 필름과 평판형 스캐너를 모두 갖게 되었다. 디지털 암실

은 필름시대의 암실과 다르게 물을 사용하지 않아 편할 것 같지

만, 습득해야 할 지식은 훨씬 많고, 소위‘노가다’일도 꽤 많다.

또한 제대로 꾸미려면 경비가 훨씬 많이 든다.

우리는 대부분 모니터로 사진을 한 장씩 보고 좋다고 생각하

는데, 그 사진들을 프린트해서 여러 장 늘어놓고 자체 평가를 하

거나 혹은 가족에게 물어보면 도움이 될 것이다. 그렇게 감동적

인 사진이 있나? 눈길을 강하게 잡는 사진이 있나?‘프로 사진가

가 역시 잘 찍는구나!’하고 느끼면서 배우는 것이다.

필름 사진은 암부가 어려운 반면, 디지털 사진은 명부 처리가

힘들고 사진이 칙칙하게 나오기 쉽다. 이런 약점을 보강하기 위한

장치를 카메라마다 해놓았으므로 설명서를 꼭 읽기를 권한다. 옛

날보다 좋은 기능이 많아서 충분히 사용하려면 배워야 할 것들

이 많아 오히려 더 복잡해졌다. 이렇게 배우면서 바쁜 외과의사

의 몸으로 사진생활을 즐기게 되는 것이다. 디지털 사진은‘최소

한의 카메라와 렌즈’를 사용하여 다시 사진에 집중하려고 한다.

Leica 1241

Self-portraitWi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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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원가 소식

71The Surgeon Spring 2010

국내 최초로 유방 성형 전 유방암 검진 자체 시행

볼륨감 있는 모습을 기대하며 유방 성형을 결정하지만 유방 수

술은 모양과 촉감뿐만 아니라 유방 기능의 보존과 각종 유방 질

환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며 특히 여성암 가운데 가장 흔한 유방

암에 대한 수술 전 검진은 매우 중요하다.

엠디클리닉은 국내 최초로 유방 성형 전 모든 여성에 대해 자체적

으로 유방암 검진을 시행하여 수술 전 이상 유무를 체크하고 있다.

국내 최고를 넘어 세계 최고를 향해

엠디클리닉 소개

• 병원명 : 엠디클리닉 가슴성형센터

• 슬로건 : 건강하고 아름다운 유방을 위하여

• 위치 : 서울시 강남구 신사동 664-13

• 설립일 : 2001년

• 의료진 수 : 의사 4명, 방사선사 1명, 그 외 간호사 등 11명

• 주요 진료과목 : 유방 성형(확대, 축소, 재수술, 재건, 유방거상술, 함몰유두),

유방검진

이상달 대표원장 약력

• 현 엠디클리닉 가슴성형센터 대표원장

• 의학박사, 외과전문의, 유방인정의

• 삼성서울병원(성균관의대) 외래교수

•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외래교수

•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 고려대학교 의과대학원 졸업(석사, 박사)

• 고려대학교 의료원 외과 전문의

• 삼성서울병원 유방 내분비외과 전임의

• Memorial Sloan-Kettering 암센터 유방외과 연수(뉴욕)

학회 활동

• 대한외과학회 정희원

• 한국유방암학회 정회원(평생회원)

• 대한유방전문클리닉협회 정회원(평생회원)

• 대한내분비외과학회 회원

• 대한미용외과학회 정회원

• American Society of Breast Disease(미국유방질환학회) 정회원

국내 최초로 당일퇴원 시스템 확립

2001년 당시에 유방 성형은 비교적 큰 수술로 인식되어 수술 후

2~3일의 입원 기간이 필요했지만 엠디클리닉은 국내 최초로 당

일퇴원 시스템을 적용하여 유방성형수술 후 입원 필요 없이 당일

귀가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했다.

이는 미국에서 경험한 유방암 환자의 당일퇴원방식에 착안하여

유방 성형에 적용한 것이었다.

국내 최초로 유방 성형에 늑간신경차단술 적용해 통증 최소화

2002년부터는 국내 처음으로 유방 성형에 늑간신경차단술을 적

용하여 통증을 현저히 낮춰줌으로써 당일퇴원 시스템에 탄력이

붙게 되었다. 늑간신경차단술은 원래 심장이나 폐 수술 시 극심한

통증을 줄이기 위해 시행했던 방법으로 유방 성형에 최초로 응

용함으로써 이를 통해 수술받은 환자들은 심한 통증 없이 당일

퇴원하여 집에서 편하게 지내다가 통원치료 할 수 있게 되었다.

다양한 유방 성형 논문 발표

이상달 원장은 유방 성형을 단순히 미용적인 수술로 끝내지 않

고 다양한 연구를 통해 발전을 거듭하여 많은 논문을 발표하였

다. 기존에 성형외과 의사들이 주로 수술 방법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던 데 반하여 외과의사로서 수술 환자들의 역학조사나 합병

증 해결에 관한 연구 등의 차별화되는 연구를 하였다. 유방 성형

재수술이나 유방 재건술에 대한 연구와 한국인에게 맞는 유방축

소술 등을 고안해 시행하고 있다.

현재 유방확대술의 경우 30% 정도는 타 병원에서 수술 후 내원

하는 재수술 케이스이다.

국내 최고의 가슴 전문병원으로 도약

엠디클리닉은 유방확대, 유방축소, 처진 유방교정술, 유방재수술,

유방재건성형, 함몰유두 교정술을 비롯한 가슴 수술만 전문적으

로 하고 있다. 이미 많은 외과의사들이 수술 참관을 위해 방문하

였고 해외에서도 방문하고 있다. 현재 유방외과의사 3명과 마취

통증의학과 전문의 1명의 협진체계로 안전하고 정확한 수술을 시

행하며, 3단계 통증억제 시스템, 흉터 적은 가슴성형 등 차별화

된 수술을 시행하고 있으며 수술 후 체계적인 관리를 위해 유방

관리실을 설치하여 전문적인 인력이 체계적으로 관리함으로써

수술 후 만족도를 극대화하고 있다.

엠디클리닉은 국내 최고를 넘어 세계적인 유방 성형 전문병원으

로 도약하기 위해 끊임없이 연구하고 노력하고 있다.

가슴성형 분야를 선도하는

엠디클리닉 가슴성형센터

엠디클리닉 가슴성형센터는 유방 성형은 물론 유방암 검진에

이르기까지 가슴에 대한 토털 케어가 가능한 유방 전문 클리

닉으로 2001년 개원 이래 아름다운 유방을 위한 노력을 아끼

지 않고 있다.

이상달 원장은 2000년 삼성서울병원에서의 근무를 마치고

미국 Memorial Sloan-Kettering 암센터에서 연수를 하면

서 외과의사에 의한 유방 성형이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판단

하여 2001년 유방 성형 전문병원을 설립하였다. 처음엔 작은

규모로 시작한 병원이 10년 가까운 기간에 줄곧 성장하여 이

젠 유방외과 의사 3명과 마취과 전문의 1명 등 17명의 직원이

유방 성형을 위해 근무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전문병원으로

성장하였다.

최고의 실력을 갖춘 유방 전문의와 전 직원의 미소보답시스

템, 수술 후 더욱 세심한 관리를 통해 최상의 의료서비스에 만

전을 기하며, 신개념의‘전신마취센터’로서 일반 성형외과에

서 얼굴 성형과 구분 없이 시행되어 오던 유방 성형을 더욱 안

전하고 전문적으로 업그레이드하여 신뢰성을 바탕으로 진정

한 유방 전문병원의 선진화를 위한 도전을 멈추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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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이란 말은 요즈음을 두고 하는 말 같습니다. 4월도 중순인데 아직 두꺼운 겨울옷

을 벗어던지지 못하니 말입니다. 중국 사대 절세미인 중 하나인 한나라 왕소군이 흉노족의 왕에게 시집가서

지은 시 중에 나오는 구절이라고 하는데 그녀는 꽃을 볼 수 없어 봄이 와도 봄을 느낄 수 없다고 했지만, 우

리는 날씨 그 자체에서 봄의 자태를 볼 수 없어 예년의 이맘때와는 다른 듯합니다. 그래서인지 송구스럽게

도 3월 초에 여러분을 찾아뵈었어야 할 소식지 3호를 이제야 보여드리게 되었습니다.

2008년 11월 출범한 현 대한외과학회 집행진이 6000명이 넘는 우리나라 외과의사 선생님들과 후학들을

위해 의욕적으로 기획하여 지난해 9월 창간호“The Surgeon”을 선보였고 12월에는 보다 발전된“The

Surgeon”2호를 내놓았으며 이제 3호를 여러분 앞에 내놓게 되었습니다. 2009년 후반 두 번의 편집 작업에

서 도출된 적지 않은 시행착오를 교훈 삼아 타 학회 소식지와는 차별화되고 두고두고 읽게 되면서 나아가

다음 호가 기다려지는 소식지를 만들겠다는 외과학회 섭외홍보위원들의 정성을 담았습니다. 아울러 본 소

식지의 창간 취지인“학회의 원활한 커뮤니케이션 활성화”라는 명제를 만족시키면서도 소식지의 3대 기능

인 학술, 홍보, 오락이 잘 융화될 수 있도록 노력을 경주하였습니다.

우리나라 의료보건의 한 축을 맡아 국민의 건강을 위해 일한다는 자긍심과 국민의 생명을 지킨다는 보

람으로 오늘도 의업의 일선에서 묵묵히 자신이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 외과의사 선생님들에게는 아

직도 봄이 멀게만 느껴지는 현실이 있습니다. 우리의 후학들인 외과전공의 지원이 매년 격감하여 이제는 전

체 정원의 반을 채우기도 어렵다는 것입니다. 아직도 관계기관에서는 강 건너 불구경과 같은 개념에서 벗어

나지 못하고 일반 국민들도 얼마나 우려스러운 일인지를 피부로 느끼지 못하고 있습니다. 다만 현장의 외과

선생님들만이 국가와 국민의 장래를 걱정하는 목소리를 한데 모으고 있을 뿐입니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고 했습니다. 우리나라 외과가 보다 밝고 건전하며 생산적인 미래를 보

장받기 위해서는 대한외과학회라는 큰 틀 안에서 6000여 명의 외과의사 선생님들이 서로를 이해하고 격려

하며 하나로 뭉치는 길이 최선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커뮤니케이션의 장에서 본 소식지는 사명감을 가지

고 맡은 역할에 충실하며 지속적으로 전진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끝으로 3호 소식지가 발간되기까지 열과

성을 다해주신 섭외홍보위원회 여러분과 올댓플랜 窓의 엄명숙 실장님께 심심한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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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후기

73The Surgeon Spring 2010

섭외홍보위원회

꽃 피 는 봄 날 을 기 다 리 며묵 묵 히 본 분 과 역할 에 충 실하고 자 합 니 다

장용석_ 대한외과학회 섭외홍보위원회

권성준(위원장)한양대학교

이강홍(간사)한양대학교

김영훈동아대학교

김용진순천향대학교

김찬영전북대학교

김흥대강북삼성병원

노우철원자력병원

민영돈조선대학교

박해린CHA의과학대학교

배재문성균관대학교

송인상충남대학교

이정남가천의과학대학교

장용석장용석외과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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