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 의식화의 발달...P4]Ms MM T\K N> ZPO 4 M C. J4û ZDAE &aMMö\,mÉ, A m7M²gC. ¬ ÿKJean...

17
* ([email protected]) Symbols and Sandplay Therapy 검: 의식화의 발달 The Sword: The Development of Consciousness Mi-young Lee <Abstract> This study examined the symbolism of swords that are often exhibited in sandtrays. Beginning with an overview of the history and symbolic meanings of swords, the study explored the psychological meanings of swords through three sandtrays in order to understand the symbolic meanings exhibited in sandplay therapy. It found that swords symbolize power and authority, justice and courage, and sacred power. Moreover, in the development of animus, swords represent conscious realization in the inner self of women, or in other words, the development of consciousness. In the three sandpictures used in this study, an analysis was performed on the symbolic meanings expressed in such animus development processes and the results are presented here. Keywords : Symbol, Animus, Masculinity, Self-control, Sandplay Therapy

Transcript of 검: 의식화의 발달...P4]Ms MM T\K N> ZPO 4 M C. J4û ZDAE &aMMö\,mÉ, A m7M²gC. ¬ ÿKJean...

  • - 37 -

    * 마라 아동가족상담센터 상담연구원 ([email protected])

    상징과모래놀이치료, 제3권 제2호

    Symbols and Sandplay Therapy2012, 12, Vol. 3, No. 2, 37-53.

    검: 의식화의 발달The Sword: The Development of Consciousness

    이 미 영*

    Mi-young Lee

    This study examined the symbolism of swords that are often exhibited in sandtrays. Beginning with

    an overview of the history and symbolic meanings of swords, the study explored the psychological

    meanings of swords through three sandtrays in order to understand the symbolic meanings exhibited

    in sandplay therapy. It found that swords symbolize power and authority, justice and courage, and

    sacred power. Moreover, in the development of animus, swords represent conscious realization in the

    inner self of women, or in other words, the development of consciousness. In the three sandpictures

    used in this study, an analysis was performed on the symbolic meanings expressed in such animus

    development processes and the results are presented here.

    Keywords : Symbol, Animus, Masculinity, Self-control, Sandplay Therapy

  • Symbols and Sandplay Therapy, Vol.3 No.2.

    - 38 -

    Ⅰ. 서 론

    나는 두 번째 상징 페이퍼를 쓰기 위해 내가 그동안 특별히 느끼고 생각해 왔던 많은

    상징물들을 하나씩 떠올리며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내게 어떤 상징이 메시지를 보낼 것인

    지 기다리던 중 나의 내담자가 어느 날 칼을 든 전사들을 표현하였는데 평소에 수동적이

    고 정적인 모래상자들만 표현하던 모습을 보다가 그 상자를 보는 순간 내담자의 내면에

    어떤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강한 느낌을 받게 되었다. 그러다 문득 내가 2년 전 표현

    했던 모래상자 속의 전사가 문득 떠올랐다. 그 당시 나는 많은 전사들 속에 특별해 보이는

    전사와 검을 찾았다. 그러한 전사를 보는 순간 내게 어떤 에너지를 전해 주는 듯 신기하게

    도 나도 모르는 자신감과 각오가 생기는 것 같은 강력한 인상을 받았었다.

    그래서 나는 두 번째 상징을 검 또는 칼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사실 칼에 대해 생각

    하면 내 머릿속에서는 가장 먼저 칼을 만드는 대장장이와 칼을 든 무사가 자연스레 연상

    이 된다. 내가 태어난 고향 울산은 한국의 부족국가 때부터 철 생산지로, 약 1500년 전부

    터 오랜 세월 철제기구들이 생산되어져 왔다. 오늘날까지도 자동차생산, 철강 산업이 유명

    하다. 아마도 나의 오래전 선조들은 금속을 다루는 일을 하였는지도 모를 일이다. 그래서

    그런 것일까? 특히나 역사극이나 무협지에 등장하는 진검을 만드는 대장장이의 사연이나

    진검을 가진 무사의 이야기가 얼마나 흥미롭고 신비로운지 모른다. 그런 검에 대한 개인적

    인 이미지는 비장한 결단 또는 목숨을 건 각오, 함부로 취급할 수 없는 위엄이 느껴진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날이 선 날카로운 칼을 보면 사람들은 무서움을 느낀다.

    나는 세 살 무렵 아버지가 수염을 깎던 면도칼을 들고 아버지 흉내를 내며 얼굴에 칼로

    긁은 적이 있다. 나는 그것을 다룰 수 없는 시기에 칼을 가지고 있어서 아주 위험한 경험

    을 하였다. 칼이란 누구의 손에 들려 있으며 어떤 용도로 쓰느냐에 따라 위험한 도구이거

    나 유용한 도구가 되는 반대의 상황을 모두 가지고 있다. 자칫 그 예리함으로 쉽게 상처를

    낼 수도 있으며 유용하게 무언가를 잘라낼 수도 있다. 이렇게 칼은 두 가지의 측면으로 사

    람들 가까이에 존재한다.

    Ⅱ. 칼의 역사와 다양한 상징적 의미

    칼의 우리 옛말은 동사의 ‘갈다’가 독립해 명사화 된 것이다. 칼은 한자로는 도(刀)와 검

    (劍)으로 구별된다. 본래 ‘도’(刀)는 한쪽에만 날이 있는 것을 말하고 ‘검’(劍)은 칼 몸이 곧

    고 양쪽에 날이 있는 것을 말한다. 이 칼은 농사용, 수렵, 전투용, 의례용, 장식용, 생활용

  • 이미영 / 검: 의식화의 발달

    - 39 -

    또는 무당들이 의식을 행하거나, 춤출 때 드는 검 등 여러 가지 종류가 있다. 인류가 칼을

    쓰기 시작한 것은 약 50만 년 전, 구석기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갈 것으로 추측된다. 인류가

    맨 먼저 성취한 가장 위대한 발견은 불이었고 그 다음이 돌로 연장을 만들어 쓴 것인데

    그 첫 연장은 망치였다(Encyclopedia of Korean Culture, 1991).

    그러다 돌의 날카로운 날을 이용하면 물건을 자르거나 떼어내는데 효과적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돌망치로 단단한 돌을 내리쳐 날카로운 날을 만들어 사용한 것이 칼의 원조

    이다. 이러한 과정에서 돌칼 외에 돌화살촉과 돌창을 만들어 사냥과 적을 물리치는데도 사

    용하였으며 용도에 따라 편리한 형태로 발전하였다. 한편, 집단생활을 하고 자연의 외경에

    대한 제사의식이 행해지면서 칼은 통솔자이자 제사의 주재자이기도 한 사람의 권위의 상

    징이 되기도 하였다. 이러한 칼의 재료가 철제로 만들어지면서 그 기능도 다양화되고 용도

    도 분화되었다(Encyclopedia of Korean Culture, 1991).

    이렇게 만들어진 칼은 석기시대 이후 인간이 특별한 목적을 위해 만든 최고의 사물이다.

    그러나 칼이 종교, 민속, 정치와 연결되면 또 다른 엄청난 상징적 의미가 살아나는데 그

    다양한 의미들이 어떻게 나타나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네안데르탈 인류가 도끼를 휘둘렀던 시대부터 이 도구는 힘과 권위를 상징했다. 그리고

    수세기를 이어 온 오랜 전통의 기사 임명식에서 통치자는 칼날을 눕혀 신하의 어깨를 살

    짝 친다. 이는 상징적으로 계급을 올려주는 행위다. 사우디아라비아 국기에는 칼이 그려져

    있는데 ‘신앙에 뿌리박힌 힘’과 왕권을 의미하는 칼 한 자루가 그려져 있고 그 위에는 성

    스러운 이슬람 경전 구절이 적혀있다(Mitford & Wilkinson, 2008).

    그리고 여러 종교와 신화에 나타나는 신들의 손에 검이나 창 또는 낫이 들려있는 모습

    을 자주 볼 수 있다. 제우스의 아버지인 크로노스의 손에는 시간과 낫을 가지고 있으며 크

    로노스는 그 낫으로 아버지인 우라노스를 거세한다(Fig. 1).

    Fig. 1. Cronus holding his sickle

    Fig. 2. Poseidon with his trident

  • Symbols and Sandplay Therapy, Vol.3 No.2.

    - 40 -

    또한 우리가 잘 알고 있는 포세이돈은 아버지 크로노스에게서 보호 장치를 받았는데 그

    것은 삼지창이다. 이는 모래상자에도 가끔씩 등장한다(Fig. 2). 이 삼지창은 도교의 삼위일

    체, 세 명의 순수한 신을 나타내는 도교의 상징일 뿐만 아니라 힘의 상징이다. 종교적인

    상징으로, 이것은 하늘의 가장 고차원적인 권위를 나타내고, 영을 부를 수 있다고 한다

    (Weinberg, 2011).

    그와 비슷하게 나이지리아 요루바 족이 숭배하는 천둥과 번개의 신인 Shango 역시 양날

    의 도끼 모양을 하고 있다. 이는 하늘에서 내던지는 돌벼락을 의미한다. 이는 신의 창조와

    파괴, 초자연적인 힘, 사이키적 능력을 검이나 창, 도끼에 부여하였다. 동양의 불교와 도교

    사상에서는 칼은 무지를 자르고 헤쳐 나가는 인식과 통찰력을 상징한다. 또한 정의와 질

    서, 도덕을 뜻한다(Mitford & Wilkinson, 2008).

    시크교의 상징 그림에는 진리와 정의를 상징하는 양날의 칼이 그려져 있다. 이것을 ‘칸

    다(The khanda)’라고 하는데, 신의 권능을 뜻하는 세 개의 외곽 칼로 구성된다(Fig. 3). 그리

    고 원은 차크라를 뜻하며 영원을 상징한다. 시크교도의 남성들은 다섯 가지의 K를 입고

    다니는데 그중에 항상 허리에 차고 다니는 의식용 무기(Fig.4)를 ‘키르판(kirpan)’이라고 하는

    데, 이것은 용기와 정직의 상징이자 약하고 억압당하는 사람들을 기꺼이 지켜주려는 모든

    시크교도들의 의지를 나타내는 표상으로 여긴다고 한다(Mitford & Wilkinson, 2008).

    이러한 칼의 의미하는 바는 대체적으로 신적인 능력, 왕권, 권위, 정의, 법, 명예, 의지에

    연관된 아버지의 원칙을 상징하는 것들이라 볼 수 있겠다.

    Fig. 3. The Sikh Khanda Fig. 4. Kirpan

    (Source of the photo: http://en.wikipedia.org/)

    칼의 원재료는 금속으로 만들어지는데 이 금속성은 단단하고 강함을 나타낸다.

    인간 삶의 기본요소를 흙, 공기, 불, 물, 때때로 금속과 에테르 등의 요소들과 연관되어

    있다고 한다. 그 기본 요소는 삶의 본질에 정보를 받거나 전달해 주는 특성으로 여겨진다

  • 이미영 / 검: 의식화의 발달

    - 41 -

    (Turner, 2005). 이렇게 금속 또한 인간의 생활과 정신의 어느 한 측면의 중요한 표상이 된

    다고 여겨진다. 이러한 정신적 측면은 칼을 만드는 과정을 통해 연결 지을 수 있을 것 같

    다.

    원형 그대로의 금속을 이용한 검의 제작 과정이 극도의 인내심과 집중력을 요하는 작업

    인 것을 나 역시 상징페이퍼를 쓰는 동안 알게 되었다.

    특히나 고대의 칼 제작 과정은 복잡하며 긴 시간이 걸리고, 많은 힘이 필요하기 때문에

    마치 그 과정이 혼이 담긴 과정이라 여겨진다. 1300~1500℃가 넘는 불속에 쇠를 불에 달

    구어 두들기면서 쇠에 붙은 불순물을 제거하고 달군 쇠를 접어서 두들긴다. 이렇게 겹겹이

    층을 만들어야 검이 강해진다고 한다. 더불어 이 과정에서 이물질이 떨어져 나가며 순수한

    철만 남게 된다고 한다. 이는 철안에 이물질이 있을수록 철은 부러지기 십상이기 때문이

    다. 그리고 마지막 단계인 담금질은 800℃의 불에 칼을 가열해서 두드리고 또다시 물로 냉

    각하는 것을 반복하면서 칼에 생명력을 부여한다. 이렇게 할 때 칼의 날 부분이 강해지기

    때문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날의 예리함을 만드는 연마작업으로 숫돌에 칼날을 갈게 된

    다. 이 과정에서는 날카로운 칼을 다루면서 균형을 맞춰야 하기 때문에 극도의 집중력을

    필요로 한다. 이렇게 고도의 기술로 만들어진 진검의 특징은 칼이 부분적으로 다른 강도를

    갖게 된다. 날 부분은 단단하고 예리하며, 몸통은 부드럽고 유연하다. 이것은 경도와 강도

    의 조화를 말하는데 이러한 칼은 잘 부러지지 않으면서 목표물을 단번에 자를 수 있는 강

    함을 가지게 된다는 것이다(Barratt, 2008).

    그렇게 완성된 검은 혼이 담긴 검으로 인정받게 된다. 이러한 과정은 마치 순수한 영적

    상태로 변화시키는 연금술의 과정과도 같다.

    연금술사들이 사용하는 비금속은 구원되지 않은 자아를 상징하는 반면, 그 부패되지 않

    는 성질과 꾸준히 빛날 수 있는 힘을 가진 금은 변모된 영적 자아를 상징했다. 그 의도적

    목적은 나날의 사고와 체험의 찌꺼기를 순수한 영적 상태로 변화시키는 것이었다(Fontana,

    1993).

    그래서 많은 문화에서 철 제련 과정을 영적인 단련으로 여겼으며, 제련을 통해 결과물

    을 얻어내는 과정을 인생의 고난과 역경에서 얻어지는 귀중한 깨달음에 대한 과정으로 해

    석하기도 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그런 칼을 지휘하는 인간의 정신과 합일하면서 그 칼은

    진정으로 완성된다고 볼 수 있다.

    그 예로 가까운 일본에서는 이러한 칼을 만드는 과정과 무사들이 검을 연마하는 과정이

    자신과의 싸움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일본의 사무라이에게 ‘칼’은 정신적 훈련을 상징하

    며, 자신의 명예를 지키는 표현도구이다. 일본의 사상가 니토베 이나조 (新渡戸稲造)가 쓴

    무사도 ‘The Soul of Japan’에는 무사의 힘과 용기의 상징인 칼을 소지하는 것에 대해 “칼은

    멋으로 차고 다니는 것이 아니며 그것은 허리와 마음과 정신에 차는 것”이라고 설명하였

  • Symbols and Sandplay Therapy, Vol.3 No.2.

    - 42 -

    다(wikipedia, 2009).

    사실 아무리 훌륭한 검을 들고 있어도 그 검을 든 무사에게 훌륭한 정신이 없다면 닌자

    처럼 청부살인이나 목적을 위해 마음대로 죽일 수 있는 잔혹한 상황을 우리는 목격할 수

    있게 된다. 그래서 인간들은 칼에 어떤 정신적인 의미를 부여하느냐에 따라서 전혀 다르게

    사용되어진다.

    특히 한국에서는 검이 전투용 도구로 쓰여 진 것 보다 주로 신분적 권력의 부산물로 군

    사지휘의 상징, 또는 왕자의 권위, 신분 과시용으로 사용되어졌다. 실제로 과거의 왕들은

    충성스러운 신하에게 가장 귀한 칼을 하사하였고 이는 그의 충성을 맹세하게 하며 평생

    그 의리를 지키도록 권하는 의미였다. 검의 손잡이는 화려하였으며 용, 봉황, 나무, 새와

    같은 그림이나 시를 써서 금이나 은으로 입혀 화려하게 장식하였다. 그래서 왕이나 높은

    신분의 무덤에 하사 받은 칼이나 신분을 상징하는 칼이 발견되는 일이 많이 있다

    (Encyclopedia of Korean Culture, 1991).

    이러한 칼에 대한 다양한 의미들은 문화, 정치, 종교 또는 개인의 가치관에 따라 다양한

    의미들로 변형되며 융합되고 전달된다. 그렇다면 분석 심리학 관점에서 칼의 다양한 상징

    적 의미를 살펴보고자 한다.

    1. 칼과 검의 신성함

    헤카테는 세 여신이 한 몸이 된 형태의 그리스 여신으로 천상, 지상, 바닷속을 다스린다

    (Doopedia, 2010a). 출산의 수호 여신이기도 한 Hecate는 산파로서 탯줄을 자르는 신성한 칼

    을 들고 있다(Mitford & Wilkinson, 2008).

    Fig. 5. Hecate

    (Source of the photo: blog.naver.com/augiee/80002706645)

  • 이미영 / 검: 의식화의 발달

    - 43 -

    미트라스는 로마제국에서 널리 숭배되었던 신으로, 빛(光), 진실, 맹약(盟約)의 신이었다

    (Korea Dictionary Research, 1998). 미트라스는 흔히 한 손에 단검을, 다른 손에는 횃불을 들

    고 있는 모습으로 그려지는데 그 검은 그의 신화에서 제사의 도구로서 역할을 한다(Jung,

    1985).

    한국에서는 칼의 신성함을 무당을 통해 알아볼 수 있다.

    한국에서는 무속으로 복을 비는 제사를 ‘굿’이라고 하는데 이 굿에는 다양한 방법의 종

    류가 있는데, 그 중에 장군을 모시는 ‘무당’이 ‘작두’를 타며 신령한 힘을 발휘하는 굿이

    있다.

    Fig. 6. Straw Cutter

    (Source of the photo: http://folkency.nfm.go.kr/minsok/dic_index.jsp?P_MENU

    =04&DIC_ID=2375&ref=T2&S_idx=3&P_INDEX=8&cur_page=1)

    이 작두는(Fig. 7) 볏짚이나 어떤 물건 등을 썰어낼 때 사용하는 연장을 뜻하는 것으로

    일반 농가에서 사용하는 것을 말한다. 굿을 할 때 무당이 작두날 위에 맨발로 올라섬으로

    써 신령한 힘을 발휘하는 도구로 그 의미가 변환(變換)된다. 모든 무당이 이렇게 굿을 하

    는 것은 아니고 작두신령이나 작두장군신령을 섬기는 무당만 하는 것이다. 작두 위에 올라

    서는 첫 번째 이유는 무당이 작두를 잘 탄다는 것은 인간의 힘보다 신령한 영적인 힘이

    극대화 되어있음을 보여주는 것을 의미하며 이 때 무당이 하는 말은 어떤 다른 형태의 굿

    보다 강력한 위엄성과 신뢰를 가진다고 전해진다. 두 번째는 맨발로 작두 위를 올라가는

    것은 작두의 날을 누른다는 것이며 이는 곧, 부정한 액을 눌러버림으로 좋지 못한 해로운

    기운을 눌러 억제 시킨다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 작두는 장군을 상징하는 신의 도구 이

    면서 무당이 신과 교신하고 영적인 힘을 받을 수 있게 하는 매개체로 볼 수 있다(Park,

    2010).

    한국에서는 지형적 특성으로 인해 전투에서 주로 칼을 사용하기 보다는 활을 많이 사용

    하였다. 그 대신 한국에서는 칼이 이러한 신성한 기운을 주거나 지켜주는 신물로 여기는

  • Symbols and Sandplay Therapy, Vol.3 No.2.

    - 44 -

    것이 많이 나타난다. 한국에서는 사인검(四寅劍)이라는 유명한 전통 검이 있다. 이 칼은 왕

    이나 왕이 특별히 하사한 신하만 소유할 수 있는 영적인 물건이었다. 그 이유는 칼을 만들

    수 있는 날이 특별히 정해져 있는데 그것은 ‘인(寅)’이라는 호랑이 글자가 들어가는 인의

    해(庚寅)에 음력, 인 월(寅月) 인 일(寅日) 인 시(寅時)에 만든 칼로 조선 초부터 만들기 시

    작했다고 전해진다(Son, 2010).

    이 칼의 용도는 제사나 의식용으로 만들어졌으며 특히 태양의 기운 즉, 호랑이의 기운

    이 네 번 겹쳐 사악한 기운을 물리친다고 믿었다. 그래서 이 칼을 만들 수 있는 시간은 12

    년이 지나서야 만들 수 있는 기회가 돌아온다. 그리고 칼날에는 칼의 핵심이라 할 수 있

    는, 순금으로 27자의 한문을 새겨 넣으며, 다른 면에는 28~31개의 별자리들을 새긴다. 이

    때 칼에 쓰는 내용은 국민을 섬기고 나라를 부강하게 하겠다는 조선 왕의 맹세를 적는다.

    이 칼을 하사 받은 사람은 왕의 보호를 또한 받을 수 있으며 명령을 어긴 자는 왕의 허락

    없이 죽일 수 있다. 이 사인검의 정신은 정의로써 악을 징벌하고자 하는데 있었다(Son,

    2010).

    이것은 마치 연금술 과정에서 태양의 힘이 커지는 양의 자리시기에 현자의 돌(Sorcerer's

    Stone)을 만드는 시간의 의미와도 흡사하다. 한국에서도 이렇게 오래전부터 악을 징벌하는

    검에 신성을 기운을 불어 넣고자 특별한 시간에 검을 만들어 신성한 의미를 부여하였다.

    신화에서는 영웅 자신이 지니고 있던 약점을 신의 보호령을 통해 혼자 힘으로는 이루지

    못하는 초인적인 과제를 달성하게 되는데 이 때 보호해주는 상징적인 존재는 영웅의 자아

    에 결여되어 있는 것을 보충하는 존재이지만 궁극적으로 영웅 자신과 동일한 존재이기도

    하다. 영웅은 이런 보호령의 도움으로 자기 자신을 인식해 가면서 세상의 문제와 부딪쳐

    나가는 것이다. 이러한 의미를 지닌 것들 중에 검은 신의 힘과 또는 수호를 나타내는 것들

    로 인간들에게 오랜 시간 상징되어 왔다(Jung, Henderson, Franz, Jaffe, & Jacobi, 1964). 이렇

    게 인간에게 있어서 검은 영적인 것과 연결되어지는 신성한 에너지를 만들어 낸다.

    2. 성인 남성으로의 입문의식에 나타난 검과 칼

    영웅 신화에서 보면 세계의 모든 문화권에서 영웅들이 ‘나는 누구인가, 나의 아버지는

    누구인가’라는 의문을 제기하고 아버지를 찾아 먼 길을 떠나는 영웅, 괴물을 죽이고 공주

    를 구하거나 오만을 부리다 추락하는 영웅들이 등장한다. 이러한 과정에서 영웅들에게 칼

    이 주어지는데 이 칼은 어떤 의미인지 살펴보고자 한다.

    아테네의 영웅 Theseus는 아이게우스의 아들로 태어나, 어머니 아이트라의 고향인 트로

    이젠에서 자랐다. 아이게우스는 아들이 자라면 바위를 들어 올릴 수 있게 되었을 때 바위

  • 이미영 / 검: 의식화의 발달

    - 45 -

    밑에 넣어둔 신발과 칼을 가지고 아테네로 찾아와 자기의 뒤를 잇게 하라는 것이었다. 청

    년이 되었을 때 테세우스는 어머니가 일러주는 대로 큰 바위를 들어 올려 그 밑에 부왕

    아이게우스가 숨겨 둔 왕가의 칼과 신발을 찾아내어 그것을 가지고 아테네로 향해 길을

    떠났다. 그는 온갖 위험을 무릅쓰고 부왕 곁에 당도하여 왕자로서 인정을 받는다(Doopedia,

    2010b).

    테세우스의 탄생설화는 우리나라 고구려의 유리왕(BC19~AD18)설화와 비슷하다. 고구려

    시조 주몽(東明聖王, 동명성왕)이 부여 땅에 망명해 있을 동안 한 여인의 몸에 자식을 가

    지게 했고, 나중에 이 자식이 자라서 아버지를 궁금해 한다면 자신이 숨겨놓은 물건을 아

    들이 스스로 찾을 수 있을 때 아버지에게 보내라고 은밀하게 얘기했다고 한다. 그리고 그

    물건이 있는 장소는 수수께끼처럼 쉽게 알아낼 수 없는 곳이었다. 하지만 그 아들은 아버

    지가 말한 장소를 찾았는데 거기에는 부러진 칼 도막이 있었던 것이다. 아들은 칼 도막을

    신표삼아 아버지에게 찾아갔는데 이 아들의 이름이 고구려의 2대왕인 유리왕이다(Lee, 2002).

    이 두 이야기에 나오는 칼은 왕권의 증표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소년은 성인 남성이 되기 전에 아버지로부터 받은 칼을 찾게 된다. 이때 그 칼

    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어부왕의 이야기에서도 유사한 칼의 의미가 등장한다.

    어부왕의 이야기에서 어부왕은 파르시팔 기사의 허리에 칼을 채워준다. 이 칼은 이제

    평생 파르시팔의 것이 된다. 바로 여기서 젊은이들은 남아있는 생의 과업을 완수하는데 필

    요한 성숙한 남성성과 힘을 얻게 된다(Johnson, 1989).

    그것은 파르시팔이 적기사의 눈을 향해 던진 단검은 검을 던질 수 있는 용기를 말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칼의 의미는 칼 그 자체의 모양과 기능보다는 칼을 사용할 수 있는 용기

    또는 그 능력이 훨씬 더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그것은 마치 검을 다루는 자에게만 승리를

    가져다준다는 북유럽 신화에 나오는 싸움의 신 오딘(Odin)이 만든 Gram이라는 전설의 검과

    같다.

    Esther Harding은 그녀의 책 에서 본능이 지배하는 단계에서 자아가 통

    제하는 단계로 진화하는 과정에 대해 길게 설명하고 있다. 파르시팔이 적기사를 죽이는 순

    간 적기사가 지녔던 엄청난 양의 에너지가 재배치된다. 말하자면 본능이 ego로 전환하는

    것이다. 이때가 바로 사춘기에서 벗어나 성인이 되는 순간이라고 할 수 있다(Johnson,

    1989).

    이렇게 남성에게 있어서 칼은 그 여정을 온전히 완수하기 위해 꼭 필요한 기능으로서

    많은 신화와 꿈에서 상징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남성에게 칼은 소년에서 성인남성으로의

    성장발달 과정에 나타나는 상징적 의미임을 알 수 있다.

  • Symbols and Sandplay Therapy, Vol.3 No.2.

    - 46 -

    3. 아니무스(Animus) 발달에서의 검과 칼(의식성 발달)

    칼은 정의와 권의의 대표적인 상징이자 동시에 칼날 같은 이성의 상징이다. 이것은 여

    성에게 있어서 내면의 의식적 깨달음 즉, 아니무스 발달을 의미한다.

    융 분석가인 Jean Shinoda Bolen은 여성과 남성에게 작동하는 신/여신 원형에 대한 연구를

    통해, 램프 혹은 횃불과 칼은 모두 도움을 주는 아니무스의 상징이라고 하였다. 긍정적인

    아니무스는 여성이 용기와 행동원리, 정신, 이성 그리고 논리를 발달시키도록 돕는다(Carr

    & Carr, 2003).

    아니무스의 발달에 관한 이야기 중에 유명한 프시케의 이야기가 있다. 프시케는 언니들

    의 음모로 남편을 죽이려 한다. 이 때 준비한 것이 등불과 칼이다. 여기에서 프시케는 큰

    댓가를 지불하고 프시케의 의식이 일깨워진다고 표현한다. 이 등불과 칼은 여성이 성장하

    는데 꼭 필요한 두 가지 상징물이다. 칼은 냉철한 이성, 식별, 판단, 분리를 뜻한다. 등불은

    위협적이지 않고, 잘 보존된 빛이다. 여성은 일생에서 일정 시간 동안은 자신의 내면에 존

    재하는 남성 혹은 내면의 신 아니무스의 지배하에 살아간다. 에로스가 만든 낙원에서 프쉬

    케는 내면에 존재하는 의식적 깨달음에 대한 욕구는 침묵한다. 남성의 보이지 않는 통제에

    완전히 굴복하고 산다. 마침내 여성이 자기 내면의 아니무스의 지배에 도전한다면 이것은

    한 여성의 내면의 삶에 있어서 대단히 주요한 전기가 된다. 그때부터 아니무스와 관계가

    시작되기 때문이다(Johnson, 1989).

    일반적으로 아니무스는 개인적 요소 보다는 집단적 요소를 상징한다. 그리고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을 가진다. 아니무스는 때로 여성의 꿈, 환타지, 모래상자에 나타나는데

    나는 아니무스 발달과정과 연관된 칼이 등장한 3개의 모래상자를 살펴보고자 한다.

    Ⅲ. 모래상자에 나타난 칼과 검

    1. Case A

    이 사례는 나의 내담자의 모래놀이과정에서 나타난 상자이다. 여기에서는 감정조절이

    힘든 여성의 무의식에 내재하는 부정적인 힘들과 대면하고 새로운 관계를 맺으려는 아니

    무스 발달 과정에 나타난 검을 소개하고자 한다.

    성인 B씨는 34살의 두 명의 딸을 둔 엄마이다. 그녀는 감정조절이 안되고 아이들에게

    화를 내거나 때리기도 하였다. 그리고 타인과 관계를 맺지 않고 지내고 있었다. 큰 딸(6세)

    역시 화를 내거나 소리를 지르는 행동이 나타나면서 딸이 자신을 닮아가고 있다고 느끼고

  • 이미영 / 검: 의식화의 발달

    - 47 -

    센터에 내원하였다. 그녀는 스스로 감정기복이 심하며, 관계를 맺기가 힘들고 피해의식이

    있고, 평소에는 집안 일 외에는 무기력하다고 하였다. 그녀는 11session에서 아래의 모래상

    자를 꾸몄다.

    Fig. 7의 모래상자를 살펴보면 단두대가 있으며 칼과 방패를 든 다섯 명의 전사들과 한

    여성전사가 활시위를 당기고 있다. 이 여성 전사는 한 쌍의 흰 말 전차를 타고 능숙한 듯

    공격하고 있다. 내담자는 상자를 바라보며 “저는 멋있게 활을 쏘고 있어요. 그런데 눈에

    너무 띄어서 목표대상이 되지 않을까 조금 걱정이 되네요. 그리고 날카로운 칼을 보면 공

    포증이 있는데 오늘은 싸우고 있으니까 칼이 필요할 것 같아요. 단두대는 누군가 죄를 지

    으면 벌을 받아야 하는 장소예요.” 라고 말했다.

    Fig. 7. Client A’s sandpicture from the 11th session

    내담자는 첫 회기부터 정적인 모래상자들이 계속 나타났으나 11session에 이러한 역동적

    인 피겨들을 표현하였다. 상자에는 중세의 전사들이 검을 들고 있고 두 무리를 지어 대항

    하고 있다. 그리고 한 명의 활을 든 영웅적 여성상이 나타났다. 즉, 아니무스 여성상이라

    할 수 있다. 내담자의 내면에는 투쟁하는 강한 에너지의 발달이 나타나고 있으며, 악한과

    물리치는 자 같은 내적인 힘의 두 측면이 서로 칼을 들고 대항하고 있다. 이런 과정을 통

    해서 자신 안에 억압된 에너지를 해방시킨다 할 수 있다.

    자아는 무의식이나 미성숙 상태에서 벗어나야 하는데, 이 이 시작되면 이 과정은 흔히 괴물이나 영웅의 싸움으로 상징된다. 바로 이

    러한 싸움을 통해 에너지가 해방되고 그 에너지를 통해 인간은 혼돈의 상태에서부터 문화

    와 관계의 패턴을 형성해 나가게 된다(Jung et al., 1964). 또한 단두대도 또 다른 형태의 칼

  • Symbols and Sandplay Therapy, Vol.3 No.2.

    - 48 -

    과 같은데 이는 정의와 법에 대한 심판이기도 하다. 하지만 자비가 없는 비판적인 의미이

    기도 하다. 이 측면은 내담자가 가진 분노와 공격성에 대해 스스로 비판적 시선과 죄책감

    을 표현한 것일 수도 있으며, 의식화의 발달로 자신의 문제를 판단하고 분별하는 힘일 수

    도 있다. 또 다른 측면으로는 이 투쟁에 대한 실패의 두려움을 나타내는 것일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그녀가 두려워하지 않고 이러한 표현을 할 수 있는 힘이다. 이것은 그녀

    자신의 원시적인 폭발적 감정을 대면하려는 즉, 아니무스를 의식화하려는 내담자의 용기라

    고 말할 수 있다.

    의식적인 자아는 위험을 무릅쓰고 미지의 정신 영역에 들어가 무의식에 내재하는 힘들

    과 대면하고, 그것들을 길들여서 창조적으로 활용하게 된다(Jung et al., 1964). 따라서 이

    모래상자에서 검을 든 전사의 등장은 그녀의 남성적(아니무스)측면의 발달을 위해 투쟁하

    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2. Case B

    B의 사례에서는 공격적이고 난폭한 사고가 인격화된 한 여성의 모래상자에서 칼을 사용

    한 사례를 살펴보고자 한다.

    이 내담자는 30대 후반의 여성으로 감정조절의 어려움(자녀학대, 공격성)과 부부관계의

    어려움(상호작용의 어려움, 지나치게 남성적 성향)이 있어서 내원하였다.

    그녀는 어렸을 때 아버지로부터 심한 신체, 언어폭력을 당하며 성장하였고 결혼 후까지

    도 아버지에 대한 두려움이 커서 아버지로부터의 연락이 두려워 전화만 봐도 불안해하였

    다. 그리고 11세 때 학교 캠프에서 캠프 선생님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한 경험이 있었다.

    Fig. 8의 모래상자는 19세션 때 만든 상자로 오른쪽 상단에 케르베르스와 한쪽 손이 없

    는 좀비가 마주보고 있다. 이 상자에 칼은 나타났지 않지만 내담자가 칼로 잘랐음을 표현

    하였다. 초등학교 때 성추행을 겪은 내용을 회상하면서 “이런 사람은 무덤을 만들어 주는

    것도 아깝다. 내가 칼로 그 손을 자른 것이다.” 라고 말하였다. 그녀는 이 상자에 손이 잘

    린 좀비 같은 피겨를 놓고는 그의 나쁜 손을 칼로 자르고 싶다 생각했다. 그리고 마음이

    시원하다고 하였다.

    내담자가 상상했던 그 이야기를 들었을 때, 나도 같은 상황이라면 똑같은 행동을 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무서웠다. 아마도 내가 그녀에게 공감을 했기 때문일 것이다. 내

    담자는 자신의 상상을 행동으로 표현한 후 안도감을 얻었다고 했다. 그리고 내담자가 그

    감정을 느꼈을 때 나 역시 자유로운 감정이 더 커졌다.

    여성의 아니무스는 아버지의 이미지로부터 영향을 받으면서 형성된다(Jung et al., 1964).

  • 이미영 / 검: 의식화의 발달

    - 49 -

    Fig. 8. Client B’s sandpicture in her 19th session

    내담자에게 폭군적인 아버지와 자신에게 성추행을 한 남성은 그녀의 무의식에 있는 부정

    적 아니무스 상이다. 이 여성의 지난 경험은 자신 안에 있는 무의식의 남자를 의식하지 못

    하고 사로잡히는 삶을 살아왔다. 사로잡힌 그녀는 남성화되어 있으며 대인관계의 어려움이

    자주 지적되고, 사고의 기능이 경직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사로잡음(possession)을 통해 아니무스는 여성의 관계하는 능력을 위협한다(Jung, 1974). 융

    은 여성들이 자신의 감정을 진정으로 말하지 못할 때 아니무스의 파워 콤플렉스가 활성화

    된다고 썼다(Walker, 2002).

    그녀는 모래놀이치료 과정을 통해서 이런 내면의 아니무스 상을 대항하였는데 이때 아니

    무스에 사로잡히지 않고 스스로 아니무스에 대항하는 자세를 유지하는 모습을 나타내고 있

    다. 다시 말해서 그녀가 아버지를 두려워하고 노예처럼 무엇이든지 순종하는 모습을 거부

    하고 의사표시의 자유를 나타내고 있다. 이러한 용기는 무기 즉, 칼을 통해 표현되었다. 자

    신을 향해 다가오는 무섭고 두려운 위협의 손을 스스로 대항하기 위해 그녀는 칼로 그 손

    을 잘랐다. 그것은 자신이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에 대한 스스로의 판단을 표현한 것이다.

    엠마 융은 만약 여성이 아니무스에 사로잡히지 않고 스스로 아니무스에 대항하는 자세

    를 유지하는데 성공한다면 아니무스는 위협을 그치고 창조의 힘이 된다고 했다(Jung,

    1974).

    하지만 그녀의 아니무스는 아직 원시적인 상태이며 원시적 감정폭발의 성향을 가지고

    있을 수 있다는 추측을 할 수 있다. 앞으로 그녀 내면의 여성적 본래 본성을 소홀히 하지

    않으며 아니무스 즉, 칼을 주의해서 다루어야 한다. 자신의 아니무스의 위험한 파괴력을

    통찰하며 새로운 관계를 맺어야 한다. 로고스에 치밀하게 의식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필요

    하다. 즉, 분화된 형태로 표현되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음을 말해주고 있는 사례라고 말할

    수 있다.

  • Symbols and Sandplay Therapy, Vol.3 No.2.

    - 50 -

    3. Case C

    이번 사례에서는 나의 모래상자를 살펴보려고 한다. 2년 전 모래놀이치료 워크샵에서

    나는 7번째의 모래상자에서 검을 표현하였다.

    나는 나의 그림자 요소들을 의식화하는 과정에서 칼을 통해 과거의 고통과 현재의 새로

    움에 대한 의식적 분리와 결단을 표현한 적이 있다.

    Fig. 9의 모래상자를 살펴보면 왼쪽에는 아빠와 딸이 마주하고 있다. 만찬은 딸이 준비

    한 것이며 테이블위에는 음식들과 촛대가 있다. 오른쪽은 오래된 낡은 집과 그 집 앞 테이

    블위에 빈 그릇이 있다. 그리고 중앙에는 중세의 강해보이는 전사가 칼을 들고 돌을 자르

    려고 하고 있다. 왼쪽 위, 모서리 부분에는 카메라가 전사를 찍고 있다.

    Fig. 9. Personal sandpicture

    이 상자에서는 과거(오른쪽)와 현재(왼쪽), 허기짐(오른쪽)과 배부름(왼쪽)의 대극이 나타

    나고 있다. 그리고 그 대극의 중심에 칼을 든 전사가 있다. 내가 칼을 든 전사를 놓는 순

    간 번개처럼 머릿속에 무언가가 그려졌다. 비록 현재 나의 아버지는 살아계시지 않지만 진

    정으로 아버지를 위해 내가 음식을 차리고 싶었고, 진솔한 대화를 나누고 싶었다. 내면에

    서 새로운 관계를 맺을 이해와 용기가 생긴 것이다.

    이 모래상자에서 표현한 검은 누군가에게 대항하는 무기로 사용하지 않았다. 이는 여성

    의 아니무스 기능 중 하나인 분리와 구분을 하기 위해 사용하고 있다. 즉, 허기지고 무기

    력하고 무감각해 보이는 무의식속의 원형들(돌과 빈그릇)을 불러내어 의존성을 끊어버리고

    새로운 결단을 하려는 분리와 결단에 대한 의미였다. 과거의 ‘그것’으로부터 현재의 ‘이것’

    을 분리하는 표현은 아버지에 대한 원망과 의존을 넘어선 새로운 결단이었다.

  • 이미영 / 검: 의식화의 발달

    - 51 -

    만일 여성이 자기 안의 빛과 칼을 사용할 수 있는 능력을 깨닫는다면 살아가는 동안 굉

    장히 유용할 것이다. 그러나 칼은 명쾌한 식별을 위해서나, 애매모호한 것을 잘라낼 때만

    사용해야 한다. 여성의 칼은 내적으로 사용해야 하는 것이다. 여성은 횃불이라는 부드러운

    빛을 지니는 동시에 칼도 가지고 있다(Johnson, 1989).

    이 상자에 나타난 검은 과거와 현재의 새로운 관계를 맺으려는 결단과 용기를 표현하고,

    이것을 통해 나는 나의 아니무스와 새로운 관계와 융합을 시도하고 있다. 나는 이 상자에

    서 검을 통해서 오랫동안 무의식 안에 갇혀있었던 의식성의 해방감을 느낄 수 있었다.

    Ⅳ. 결 론

    나는 다양한 문화와 신화에서 검에 강력하고 신성한 힘을 찾아볼 수 있었다. 남성성의

    상징으로 의식적 깨달음과 용기, 정신, 권위, 이성적 판단을 나타내는 검을 만날 수 있었

    다. 그리고 여성 안에 있는 아니무스를 표현하는 상징이기도 하다. 또한 모래상자를 통해

    아니무스의 발달과정에서 다양하게 사용되는 검을 볼 수 있었다.

    나는 로버트 무어의 말을 통해 이 페이퍼의 마무리를 지으려고 한다.

    펜싱선수는 자신의 몸을 훈련할 뿐 아니라 마음도 훈련해야 한다. 번개 같은 속

    도로 판단하는 법을 익혀서, 적의 자세에서 허점을 찾아 공격하고, 공격을 받아넘겨

    서 점수를 올린다. 자기가 무엇을 배우고 싶은지 알고 어떻게 그것을 취할 수 있는

    지 알게 되는 능력과도 같다. 그것은 삶에 몰두하는 것이며 절대로 물러서지 않는

    다. 이러한 과정은 굉장한 자기 수련을 통하여 얻어지는데 자신의 죽음에 대한 지

    각과 함께 공격력, 명철한 사고와 결단력은 훈련이다. 전사는 자신의 결정을 완수하

    기 위해, 필요한 ‘무기’를 다루는 기술을 연마한다(Moore & Gillette, 1990, p.126).

    무어의 말은 자아의 강화를 의미한다. 그것은 의식성의 세계로 들어가는 길이다. 이것은

    자신의 신성한 무기를 들고 아버지와 싸우고, 삼키는 어머니와 싸우는 것이다. 재탄생하기

    위한 전투를 벌여야 한다. 이것은 내면의 싸움이다. 우리가 내면의 무기를 연마하지 않는

    다면 끊임없이 감정의 ‘칼날’을 타인에게 휘둘러 댈 것이다.

    우리가 들고 있어야 할 무기는 자신의 의견에 대한 비판을 허용하고, 신성한 확신조차

    의심할 수 있는 용기를 가지게 하는 대단히 쓰기 어려운 무기이다.

    그러나 이 무기를 잘 사용할 수만 있다면 자아(ego)와 자기(self)를 연결시켜 주어 모든 인

    생의 상황을 잘 통찰할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다. 내 손에 쥐어진 칼이 의미하는 것이 무

  • Symbols and Sandplay Therapy, Vol.3 No.2.

    - 52 -

    엇인지 오늘도 삶에 집중하며 의식의 날이 선 검을 오늘도 용기있게 마주해야 할 것이다.

    References

    Fontana, D. (1993). The secret language of symbols. London: Duncan Baird. (Korean trans. 1998).

    Jung, C. G. (1985). Symbol and libido. Olten: Walter‐Verlag. (Korean trans. 2005)

    Jung, C. G., Henderson, J. L., Franz, V., Jaffe, A., & Jacobi, J. (1964). Man and his symbols. New

    York: J. G. Ferguson. (Korean trans. 1996)

    Jung, E. (1974). Animus and Anima, Zurich: Spring Publications. (Korean trans. 2001)

    Johnson, R. A. (1989). He: understanding masculine psychology, She: understanding feminine psychology. San

    Francisco, CA: Harper collins. (Korean trans. 2006)

    Lee, Y. G. (2002). Greek and Roman myths to be heard on roads. Seoul: Jakkajungsin.

    Mitford, M. B., & Wilkinson, P. (Eds.). (2008). Signs and symbols. London: Dorling Kindersley Inc.

    (Korean trans. 2010)

    Moore, R., & Gillette, D. (1990). King, Warrior, Magician, Lover: Rediscovering the Archetypes of

    the Mature Masculine. San Francisco, CA: Harper Collins. (Korean trans. 1997)

    Turner, B. A. (2005). The handbook of sandplay therapy. California: Temenos Press.

    Walker, S. F. (2002). Jung and the Jungians on myth: An introduction. New York/London: Routledge.

    (Korean trans. 2011)

    Weinberg, B. (2011, November). The presence of the father in sandplay. Paper presented at the KSST

    3rd Annual Conference, Seoul, Korea.

    On-line References

    Barratt, C. (2008, October). National geographic: Samuri Sword. [Podcast]. Retrieved from

    http://tvpot.daum.net/v/10999722?lu=flvPlayer_in/

    Carr, K., & Carr, M. (2003). The inner masculine: animus. Retrieved from

    www.thearchetypalconnection.com

    Doopedia. (2010a). Theseus. Retrieved from

    http://www.doopedia.co.kr/doopedia/master/master.do?_method=view&MAS_IDX=

  • 이미영 / 검: 의식화의 발달

    - 53 -

    101013000752445

    Doopedia. (2010b). Hecate. Retrieved from

    http://terms.naver.com/entry.nhn?cid=200000000&docId=1162913&mobile&categoryId=

    200000077

    Encyclopedia of Korean Culture (1991). Knife. Retrieved from

    http://terms.naver.com/entry.nhn?cid=1589&docId=530245&mobile&categoryId=1589

    Korea Dictionary Research (1998). Mithras. Retrieved from

    http://terms.naver.com/entry.nhn?cid=98&docId=266502&mobile&categoryId=105

    Park, I. Y. (2010). Straw Cutter. Retrieved from

    http://folkency.nfm.go.kr/minsok/dic_index.jsp?P_MENU=04&DIC_ID=2375&ref=T2&S_idx

    =3&P_INDEX=8&cur_page=1

    Son, D. S. (February 21, 2010). Sword of the king was born in 12 years. Yonhap News.

    Retrieved from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2&oid=001

    &aid=0003132858

    Wikipedia (2009). Chivalry. Retrieved from

    http://ko.wikipedia.org/wiki/%EB%AC%B4%EC%82%AC%EB%8F%84

    투고일 : 2012. 10. 25

    게재확정일 : 2012. 11.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