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 재해

와 일

본인

일본비평 7호140

‘지진 예보’의 꿈과 현실

─ 일본의 지진 예측 연구에 관한 역사적 고찰

김범성

5

▒ (위) 관동대지진을 예측한 것으로 알려져 유명해진 지진학자 이마무라 아키쓰네(今村明恒)

▒▒ (오른쪽 페이지 위 왼쪽부터) 도쿄중앙기상대에서 사용되었던 그레이-밀른 지진계, 고베대지진으로 붕괴된 고가도로,

일본 지진학회에서 펴낸 『지진 예지의 과학』의 표지

‘지진 예보’의 꿈과 현실

141

1. 머리말

2011년3월11일의대지진및쓰나미는일본의지진학계에도큰충격을던졌다.

예컨대도쿄대학지진연구소의히라타나오시(平田直)는이를‘지진학의패배’

라고하면서,비록지진학그자체는기초과학이지만대지진을예측하지못했다

는사실에대한비판은받아들일수밖에없는숙명에놓여있다고이야기하였다.1)

지진연구에대해서는일반시민들의관심이높은까닭에,큰피해를입힌지진

의발생은지진학에대한신뢰를떨어뜨리는결과로이어지기쉬운것이다.일본

지진학회는2011년가을대회에서‘지진학의오늘을묻는다’는특별심포지움을

개최하였는데,이는지진연구자들의사회에대한공헌이부족했던것이아닌가

하는반성에서였다.2)

물론지진학의목적이지진을예측하는데있는것은아니며,특히일찍부터

유럽에서는지진파의분석을통해지구내부의구조를해명하는연구가이루어

져왔다.그러나유럽과는달리지진피해가자주발생하는일본의지진학자입장

에서지진피해의경감이라는목적을피해가는것은쉽지않았다.일본의지진학

* 지은이│김범성 서울대학교 동양사학과를 졸업한 후 서울대학교와 도쿄대학에서 과학사로 석사학위 및 박사학위를

취득하였다. 근현대 일본의 과학기술에 대해 역사적인 관점에서 연구를 하고 있으며, 지은 책으로 『明治・大正の日本の

地震学 ― 「ロ-カル・サイエンス」を超えて』(東京大学出版会, 2007), 『어떻게 일본 과학은 노벨상을 탔는가』(살림, 2010)

등이 있다. 일본학술진흥회, 도쿄대학 등을 거쳐 현재 히로시마공업대학에 재직중이다.

1) 平田直, 「“敗北”を甘んじて受ける」, 『朝日新聞』 2012. 3. 8.

2) 日本地震学会, 「地震学の今を問う — 東北地方太平洋沖地震の発生を受けて」, 2011. 10. 15.[http://zisin.or.jp/

meeting/2011/SSJ2011Program.pdf, 2012년 5월 14일 검색].

특집

: 재해

와 일

본인

일본비평 7호142

은처음부터지진예측3)및내진건축을중심적인과제로생각하지않을수없었

던것이다.

지진피해가빈번히발생하는일본에서는그피해를줄이는방법중하나

로‘지진예보’에대한희망이존재해왔다.언제,어디서,어느정도규모의지진

이발생할지를미리알수있다면,장기적으로는도시계획등을통하여,그리고

단기적으로는피난등의조치를통하여그피해를줄일수있을것이기때문이

다.실제로19세기말일본에서근대적인과학으로서지진학이등장하던시기부

터지진을예측하는것은지진학자들의사명으로여겨지기도하였고,1960년대

이후에는국가적인사업으로서추진되어이에기반한법률이제정되기도하였

다.그러나이는좀처럼이루기가쉽지않은꿈이었다.오랜기간에걸친노력에

도불구하고1995년에는대규모지진이고베를비롯한인구밀집지역을덮쳤고,

2011년에는거대한쓰나미가도호쿠(東北)지역해안을폐허로만들어버렸던

것이며,이에대한예고는없었다.

이글은근현대일본에서의과학과정치및사회사이의관계에주목하면서

지진예측의역사를조명해보는것을목적으로한다.일본의지진예측연구와

관련해서당사자들에의한회고록의성격을지닌역사기술은다수존재하나,4)

아직역사적인관점에서본격적인분석은이루어지지않은상태이다.한편클랜

시(GregoryK.Clancey),김범성,도마리지로(泊次郎)등은과학사적관점에서

일본의지진학에관한연구를해왔으나,5)기존의연구에서지진예측은중심적

인주제였다고는하기힘들다.

3) 일본에서는 주로 예지(豫知)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으나, 한국어로 이 단어는 일반적으로 초능력 등의 신비적인 뉘앙

스를 담고 있으므로, 이 글에서는 고유명사 등 불가피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원칙적으로 ‘예지’ 대신 ‘예측’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기로 한다.

4) 예컨대 辻井敏雄, 「“日本の地震予知”小史」, 『流通経済大學論集』 16巻 3号, 1982, 20~28쪽 ; 水野浩雄, 「地震予知は社会に向けてどのように語られてきたか — 関東地震から東海地震まで」, 『震災研究センタ-』 91号, 2003, 6~23

쪽 등을 참조.

5) Gregory K. Clancey, Earthquake Nation: The Cultural Politics of Japanese Seismicity, 1868~1930, Berkeley

and Los Angeles: Univ. of California Press, 2006; 金凡性, 『明治・大正の日本の地震学 : ‘ロ-カル・サイエンス’を

超えて』, 東京 : 東京大学出版会, 2007 ; 泊次郎, 『プレ-トテクトニクスの拒絶と受容 — 戦後日本の地球科学史』,

東京 : 東京大学出版会, 2008.

‘지진 예보’의 꿈과 현실

143

한편이글의목적은과학적인관점에서지진예측의가능성이나타당성을

평가하는데있지않으며,지진예측의역사를살펴봄으로써과학의힘을빌려자

연의거대한힘에대응하고자해온일본사회의태도및그변화를들여다보는것

을목적으로한다.이하에서살펴보게되는바와같이지진예측의문제와관련해

서는지진연구의목적이나방법,그리고더나아가과학자의사회적책임에대한

철학적・사회적・정치적문제와도맞물려견해가엇갈려왔다.이글에서는현재

의관점에서과거의견해들을평가하는것이아니라당시의맥락에서지진예측

이지니고있었던의미에대해검토해보고자한다.

2. 지진 예측에 대한 희망의 등장과 굴절

1) 지진학의 탄생과 지진 예측에 대한 희망

지진을예측하고자하는희망은근대이후에형성된것으로보인다.클랜시에따

르면메이지정부는서구로부터여러분야의과학자를초빙했지만여기에지진

연구의전문가는포함되지않았다.6)이는당시서구에서도아직지진에관한본

격적인연구가이루어지고있지않았던상황을반영하는동시에,일본사회에서

지진이현재와같은의미를지니게된것은근대이후의일이라는것을암시해준

다.예컨대기타하라이토코(北原糸子)는에도시대말기의대지진에대한서민

들의반응속에서공포와같은부정적인측면뿐만아니라일상에서벗어난해방

감이나재해복구로인한일거리의증가등긍정적인측면을읽어내기도한다.7)

그러나근대에접어들면서,특히일본에서지진학이라는새로운과학분야가

탄생하면서,지진이언제어디서발생할지를예측하여이로인한피해를경감하

고싶다는희망이그모습을드러내게되었다.지진을연구하고있던과학자들은

특히“지진이언제발생하는가”하는의문에답하기위해기상학적데이터를다

6) Gregory Clancey, Earthquake Nation: The Cultural Politics of Japanese Seismicity, 1868~1930.

7) 北原糸子, 『地震の社会史 ― 安政大地震と民衆』, 東京 : 講談社, 2000, 213~249쪽.

특집

: 재해

와 일

본인

일본비평 7호144

수사용하고있었으며,한편1883년부터일기예보를실시하게된기상학분야는

지진학이지향해야할목표로여겨지기도하였던것이다.8)

일본에서지진연구와관련하여기상학및기상현상에대한관심이나타나

게된것은지진학이태동하던초창기부터였다.1880년,일본지진학회의설립총

회연설에서영국출신의지질학자밀른(JohnMilne,1850~1913)은,지진이나화

산에대한연구를위해서는지질학과더불어지리학・기상학・천문학등다양한

분야의지식을필요로한다고이야기하였으며,아울러지진예측을위한단서중

하나로서지진발생과강우(降雨)나계절과의관계등에대해관심을보이고있

었다.9)이러한서구인과학자들의관심은일본인과학자들에게도이어져갔는데,

1883년에일본인최초의지진학자인세키야세이케이(関谷清景,1854~1896)는

예측을통해재해를방지하고있는예로기상학을들면서,지진발생과계절및

날씨의관계에대한논의를소개하였다.10)또한세키야는스스로의연구에서도

지진기록과더불어지진이발생한전후의온도나기압의변화,그리고풍속및

풍향등여러기상현상에대해서도자세히기록하였다.11)이렇듯1880년대일본

에서지진에관한연구를행하고있던과학자들은기상현상에대해지진예측의

단서가되지않을까기대하고있었으며,다른한편으로이미예보를행하고있는

모범으로서기상학에매력을느끼고있었던것이다.그리고1890년경에이르면

일본의지진연구에서지진예측은중요한과제중하나로자리잡게된다.1890

년,세키야는지진연구를실용적으로응용하는방향에대해내진건축과더불어

8) 金凡性, 「地震はいつ起るのか — 大森房吉(1868~1923)と“気象学的地震学”」, 『科学史研究』 42巻 225号, 2003,

11~19쪽.

9) ジョン・ミルン, 「地震学総論」, 『日本地震学会報告』 1号, 1884,1~30쪽 ; John Milne, “On 387 Earthquakes

Observed During Two Years in North Japan”, Transactions of the Seismological Society of Japan, vol. 7

no. 4, 1884, pp. 1~87. 한편 이 시기 일본에서 진행되고 있던 지진 연구에 대해 그레이(Thomas Gray, 1850~1908)는

“계절, 달의 위상, 시각, 그리고 여러 기상 및 천문 현상과 지진의 발생 빈도에 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고

소개하였다. 이에 대해서는 Thomas Gray, “On Recent Earthquake Investigation”, The Chrysanthemum, vol. 1,

1881, pp. 162~169를 참조.

10) 関谷清景, 「地震学一斑(1)」, 『学芸志林』 12巻, 1883, 47~76쪽.

11) 関谷清景, 「明治十七年十月十五日地震ノ記」, 『学芸志林』 16巻, 1885, 52~56쪽.

‘지진 예보’의 꿈과 현실

145

지진예측을소개하였다.12)

1891년10월에노비(濃尾)지진이발생하여7,000명이상의사망자가발생

하는등의큰피해를낸것은이렇듯일본에서지진학이등장하는동시에방재연

구에대한관심이증대하고있던상황속에서였다.수학자이자정치가이기도했

던기쿠치다이로쿠(菊池大麓,1855~1917)는그해12월11일귀족원에서대지

진을“전쟁보다커다란국난이라고해도과언이아니다”라고강조하면서,재해를

예방하는방법을강구하여국민의생명과재산을보호하는것을“국가최대의의

무”라고강조하였다.특히기쿠치는일본의서구화에주목하면서,이에따라철도

나공장등의구조물에대한눈에보이는피해뿐만아니라상거래나교통망등에

대한무형의피해도확대되었다고강조하였다.13)이러한점을바탕으로기쿠치

는내진건축과더불어지진예측의방법을강구할새로운연구조직의설립을건

의하였고,결국이듬해인1892년에진재예방조사회(震災予防調査会)가설립되

게된다.

이러한가운데일본의과학자들은스스로지진연구의목표에관한청사진

을제시하게된다.1893년,진재예방조사회위원인물리학자다나카다테아이키

쓰(田中館愛橘,1856~1952)와나가오카한타로(長岡半太郎,1865~1950),기상

학자나카무라기요오(中村精男,1855~1930),그리고지진학자오모리후사키치

(大森房吉,1868~1923)가공동으로「지진학연구에관한의견」을발표하였는데,

그들은여기서기상학과지진학을비교하면서‘지진예보’에대한전망을그리고

있었다.즉이들은“기상학이이미날씨를예측하여재해방지에공헌하고있는

데비해지진학은아직유치한상태에머물러있다”고인식하면서도,기상학과유

사한방법을이용하여지진을예측하고예보하는방법을발견할수있으리라는

기대를드러내고있었다.그리고이는‘외과’로서의기상학과‘내과’로서의지진

12) 関谷清景, 「地震及建築」, 『東洋学芸雑誌』 100号, 1890, 43~45쪽.

13) 菊池大麓, 「震災予防ニ関スル問題講究ノ為メ地震取調局ヲ設置シ若シクハ取調委員ヲ組織スルノ建議案」, 『震災予防調査会報告』 1号, 1893, 20~24쪽；菊池大麓, 「議員理学博士菊池大麓ノ演説」, 『震災予防調査会報告』 1

号, 1893, 24~32쪽．

특집

: 재해

와 일

본인

일본비평 7호146

학이라는역할분담에대한전망으로이어졌다.14)즉고체지구의외부에존재하

는질병을기상학이예방해주고있듯이,그내부에존재하는질병은지진학이예

방해주기를기대했던것이다.

특히이들중지진학자오모리는‘지진이언제발생하는가’의문제에깊은관

심을보이고있었다.1894년경부터그는‘지진발생의주기’에관심을갖기시작

하였으며,15)1900년대에이르면서는지진발생과기압,강수량,바닷물의중량

등의관계에주목하면서연구를진행해갔다.16)한편그는역사자료의분석을통

해대지진은맑은날자주발생한다는결론을얻기도하였다.17)지진발생의계기

가되는단서를여러방면에서찾고있었던것이다.

그러나오모리가일반시민을상대로지진예측에대한견해를발표하는것

에대해서는신중한태도를보였다는점에주목할필요가있다.1904년9월,오모

리의후배지진학자인이마무라아키쓰네(今村明恒,1870~1948)는잡지『태양』

(太陽)에글을기고하여,멀지않은장래에도쿄근방에서대지진이발생할가능

성에대해언급하면서이경우피해를줄일수있는방법에대해논지를펼쳤다.

그런데이글에대한신문보도가시민들사이에큰혼란을불러일으켰다.그러자

오모리는도쿄에대지진이발생하는것은수백년에한번에불과하며,당장이라

도거대한지진이도쿄를덮칠것처럼주장하는것은전혀학술적근거가없는낭

설이라고반박에나섰다.오모리자신도지진예측에깊은관심을보이고있었고,

또한지진이발생할가능성을완전히부정한것은아니었지만,당시일본의지진

학을대표하는권위자였던오모리로서는불확실한지진예측이발표됨으로써야

14) 田中館愛橘・中村精男・長岡半太郎・大森房吉, 「地震学研究ニ関スル意見」, 『東洋学芸雑誌』 139号, 1893,

206~208쪽．

15) 大森房吉, 「地震の周期(periodicity)に就きて」, 『地質学雑誌』 1巻 4号, 1894, 161~162쪽 ; 「地震の周期(periodicity)

に就きて（前号の続き）」, 『地質学雑誌』 1巻 5号, 1894, 219~220쪽.

16) F. Omori, “Annual and Diurnal Variations of Seismic Frequency in Japan”, Publications of the Earthquake

Investigation Committee, vol. 8, 1902, pp. 1~94; 大森房吉, 「雨量ト東京地震回数トノ関係」, 『気象集誌』 27巻　

10号, 1908, 363~366쪽.

17) 大森房吉, 「地震ト天気トノ関係に就キテ」, 『東洋学芸雑誌』 303号, 1906, 320~325쪽.

‘지진 예보’의 꿈과 현실

147

기되는사회적혼란을문제삼지않을수없었던것이다.18)한편이마무라의경우

가능한한빨리시민들에게정보를제공해야한다는입장이었다고이해할수있

다.이렇듯오모리와이마무라사이에는지진학자의사회적책임에대한인식의

차이가존재했다고할수있으며이러한입장의차이는이후에도지진학자들사

이에서계속드러나게된다.

2) 기초 연구와 실용성의 대립

1923년9월1일,도쿄를비롯한수도권을폐허로만든관동대지진이발생하였

고,이를예측한것으로알려진이마무라는일약주목받는과학자로서이름을

떨칠수있었다.19)그러나실제로이대지진은결과적으로오모리및이마무라

가지향했던지진학전체에커다란타격을입히게된다.이지진이후,물리학자

들이그동안의지진연구에대한비판의목소리를높였던것이다.나가오카는

기존의지진학이유치한과학적수준에머물러있었다고비난하면서기초과학

을중시해야한다고주장하였다.20)또한,역시물리학자인이시와라준(石原純,

1881~1947)은“과학그자체는모든재해를초월하여영원히빛나는것”이라고

하면서,지진학을지구물리학연구를위한수단으로자리매김하였다.21)이시와라

의주장은재해방지를위한연구보다는‘과학을위한과학’이더중요하다는것

이었다.

일본에서방재에주안을둔지진연구가태동하는동안,19세기말부터독일

을비롯한유럽에서는지진그자체를연구의목적으로하기보다는지진파를분

석함으로써지구전체에관한이해의폭을넓히고자하는연구가진행되고있었

18) 이 논쟁 및 그 사회적 파장에 대해서는, 水野浩雄, 「地震予知は社会に向けてどのように語られてきたか」 ; 藤井陽一郎, 『日本の地震学』, 東京 : 紀伊国屋書店, 1967, 119~124쪽 ; 山下文男, 『今村明恒の生涯 : 地震予知の先駆者』,

東京 : 青磁社, 1989, 87~105 쪽; 池上良平, 「明治末年における東京大地震説とデマ事件に対する新聞論調とそ

の資料」, 『地学教育』 33巻 3号, 1980, 95~105쪽 등을 참조.

19) 예컨대 代々木初太郎, 「学界随一人気学者 今村明恒博士」, 『太陽』 30巻 1号, 1924年 1月, 12~14쪽 등을 참조.

20) 長岡半太郎, 「地震研究の方針」, 『大正大震火災誌』, 東京: 改造社, 1924, 37~44쪽.

21) 石原純, 「地震による地球内部の研究」, 『大正大震火災誌』, 97~100쪽.

특집

: 재해

와 일

본인

일본비평 7호148

다.독일의파슈비츠(EgonvonRebeur-Paschwitz)는1889년에우연히일본에서

발생한지진파를탐지하게되었는데,22)이를계기로유럽에서는지진계의개발

이진행되는동시에더나아가지진파의움직임을통해지구의내부구조를들여

다보고자하는연구가성장하게되었다.지진은연구의목적이아니라수단이었

던것이다.

한편일본에서도1900년대부터나가오카와그의제자인구사카베시로타

(日下部四郎太,1875~1924)를중심으로지진에대한물리학적실험연구가진

행되고있었다.이들은실험실에서암석표본의물리적성질을분석함으로써지

진파의본질을이해하고자하고있었으며,이러한연구는특히유럽과학자들의

이론에기반을두고있었다.또한이들은‘물리학’과‘기초과학’의중요성을강조

하면서실용성을중시하는일본의지진학을비판하였다.23)

물론,물리학자중에도오모리등의지진학에대해관심을보인과학자가없

지는않았다.데라다도라히코(寺田寅彦,1878~1935)는,한편으로는지진학을

지구물리학의일부분으로파악하면서도,지진예측에대해서는“일식과같은정

확한예측은불가능하다고하더라도,의사의진료와같은정도의예상은장래

에가능해지지않을까”하는이해를드러내고있었다.24)또한데라다는스스로

기압과지진발생의관계에대한연구를행한바있었으며,이는오모리의지진

학에대한물리학자들의비난이빗발치는과정에서도후학들에게로이어져갔

다.한편나카무라사에몬타로(中村左衛門太郎,1891~1974)는실용지진학자

(practicalseismologists)의입장을강조하기도하였다.25)

그러나관동대지진이후일본지진학의전체적인경향은물리학자들이주장

하는방향으로흘러갔다.1925년에설립된도쿄제국대학지진연구소는물리학

적연구를중시하는경향을띠고있었으며,초대소장으로는지진학자가아니라

22) 萩原尊禮, 『地震学百年』, 東京 : 東京大学出版会, 1982, 10~13쪽.

23) 金凡性, 『明治・大正の日本の地震学』, 112~119쪽.

24) 寺田寅彦, 「地震雑感」, 『大正大震火災誌』, 100~102쪽.

25) 金凡性, 「地震はいつ起るのか」.

‘지진 예보’의 꿈과 현실

149

조선공학자인스에히로교지(末広恭二)가취임하였다.26)또한이마무라의뒤를

이어도쿄제국대학지진학과교수로부임한마쓰자와다케오(松沢武雄)는지진

연구를‘지각의해부학’에비유하였는데,그에따르면해부학적으로명확히밝혀

지기전에는진단이나치료를위한정확한판단은기대할수없는것이었다.27)성

급하게지진발생을예측하려고하기보다는우선지구의내부구조에대한깊이

있는이해가필요하다는것이었다.

이러한과정을거쳐가며,결국1920년대이후일본에서는지진예측보다는

물리학적연구가주류가되어간것으로보인다.1942년,도호쿠대학지진학강

좌의초대교수였던나카무라는당시의연구분위기에대해“지진학자의사명인

대지진의예측에대한열정이식어버리고,논문한편이라도쓸수있는가능성

이보이는주제에만달려들게되었다”고개탄하면서,“지진학자가지진예측이라

는문제에서멀어지게되면지진학의발달은기대하기어려우며,결국일본인은

언제까지나대지진의재해를감수하고그희생이될수밖에없을것”이라고이야

기하였다.28)한편1942년에도쿄제국대학을졸업하여지진연구소에서연구를

시작하게된리키타케쓰네지(力武常次)는다음과같이회상한바있다.

필자가학생시절혹은조수였던때에는,대놓고 지진 예측을 이야기하는 것은 금물

이었고,보다현실적인연구를해서논문을쓰라는것이선배들이나선생님들의

(최소한표면적인)의향이었던것같다.그러나비공식적으로는,특히약간술이

들어가거나했을때에는남몰래 품고 있던 지진 예측에 대한 정열이토로되곤했던

것으로기억하고있다.29)

즉현실적으로논문을쓰기위해서는지구내부의구조에대한연구를할수

26) 藤井陽一郎, 『日本の地震学』, 119~145쪽 ; 萩原尊礼, 『地震学百年』, 85~95쪽.

27) 松澤武雄, 「地震動の伝わり方」, 『科学』 2巻 10号, 1932, 436~440쪽.

28) 여기서는 長尾年恭, 『地震予知研究の新展開』, 名古屋 : 近未来社, 2001, 194쪽에서 재인용.

29) 力武常次, 『地震予知 — 発展と展望』, 東京 : 日本専門図書出版, 2001, 82쪽, 강조는 인용자.

특집

: 재해

와 일

본인

일본비평 7호150

밖에없었지만,지진학자들사이에서는여전히지진예측을해보고싶다는것이

본심이었다는것이다.

이마무라는서구와일본의지진연구를비교하면서,“지진을그다지두려워

할필요가없는서구에서는지적 호기심에서 지진 연구를 즐기는 것이가능하지만,

일본에서는그보다우선적으로지진의 공포에서 해방될 필요가있다”는견해를표

명한바있다.30)나가오카는서구식연구를중시하였지만,이마무라는일본의경

우지진연구의목적이서구와는다르다는점을강조하고싶었던것이다.그리고

이러한지진예측에대한열망은이후다시금고개를들게된다.

3. 국가 프로젝트로서의 지진 예측과 그 주변

1) 지진 예측의 제도화

앞절에서살펴본바와같이,지진예측을둘러싸고는일찍부터과학자들사이에

사회적인책임에대한입장차이,그리고방법론적인대립이존재해왔고,1920

년대이후에는지진예측보다기초연구를중시하는방향이지진연구의주류로

서자리를잡게되었다.그러던가운데,1960년대에접어들면서지진예측연구

에대한희망이다시불거져나왔고,결국이는국가적사업으로실현되어가게

된다.

세계적인관점에서볼때이시기는지진학이거대과학(bigscience)으로대

두하게된시기이기도하다.미국에서는1950년대말부터지하핵실험의문제가

중요한정치적과제중하나로부상하였고,소련측의지하핵실험을탐지하기위

해서는지진학의진흥이중요하다는주장이제기되었다.그리고1959년9월부

터국가적연구과제로서프로젝트벨라(ProjectVela)가추진되면서미국의지진

학은거대과학화해갔다.1960년부터1971년까지의예산은2억5천만달러에

30) 今村明恒, 「地震の興味」, 『地震の国』, 東京 : 文芸春秋新社, 1949, 47쪽. 강조는 인용자.

‘지진 예보’의 꿈과 현실

151

달하였다.31)

일본에서지진예측에관한연구가국가프로젝트로떠오르게된것은이러

한시기였다.1961년,와다치기요오(和達清夫),쓰보이추지(坪井忠二),하기와

라다카히로(萩原尊礼)등의지진학자들이중심이되어‘지진예지계획연구그

룹’이결성되었고,이듬해인1962년에이들은「지진예지(予知):현상과그추진

계획」이라는보고서를발표하였는데,이보고서는지진예측에대해“지진학자,

특히일본의지진학자에게부과된가장중요한책무”라고그중요성을강조하였

다.이마무라의열망이되살아난것이라고도할수있을것이다.한편이보고서

의표지에서는그취지에대해다음과같이설명하고있다.

우리나라는오래전부터여러차례대지진의피해를입어왔으며,그럴때마다

많은인명과재산을잃었다.대지진은앞으로도마찬가지로발생할것이다.그

러나그재해는우리들의손으로막아야만한다.지진예측을달성하는것은국

민의 강력한 요망이며,우리나라지진학의끊임없는노력의목표이다.그리고,현

재까지의지진학연구는지진예측이실용화할가능성을보이고있다.다만,이

를달성하기위해서는앞으로더욱더학자및관계자의부단한노력과더불어

국가로부터의 이 문제에 대한 깊은 이해와 든든한 경제적 지원을필요로한다.(강조

는인용자)

여기서주목할것은지진예측이국민적요망이며,이를달성하기위해서는

과학자들뿐만아니라국가의지원도필요하다고강조하고있었다는점이다.한

편그실현가능성에대해서는“적확한예측은아직불가능하다”고인정하면서도

“이러한계획모두가오늘시작된다면,10년후에는지진예측이언제실용화될

31) 이에 대해서는 Kai-Henrik Barth, “Detecting the Cold War : Seismology and Nuclear Weapons Testing,

1945~1970”, Ph.D. Dissertation, University of Minnesota, 2000 ; Robert Gilpin, American Scientists and

Nuclear Weapons Policy, Princeton : Princeton Univ. Press, 1962 ; Bruce A. Bolt, Nuclear Explosions and

Earthquakes : The Parted Veil, San Francisco : W. H. Freeman & Company, 1976 등을 참조.

특집

: 재해

와 일

본인

일본비평 7호152

지에대해충분한신뢰성을가지고대답할수있게될것”이라고긍정적인전망

을내놓았다.그리고이보고서에서는지진예측을위한관측항목으로서지각의

변동,소규모지진의발생,지진파의속도변화등구체적인연구대상도제시하

였다.32)즉이보고서는지진예측의목적,전망,방법등을종합적으로밝힌것이

었다.

이보고서를이론적기반으로하여,이후지진예측은본격적으로추진된다.

1963년에서1964년에걸쳐문부성측지학심의회나학자들의여론수렴집단이

라고할수있는일본학술회의가정부에대해지진예측연구의추진을건의하였

고,이에정부는1965년도부터지진예측사업에예산을부여함으로써지진예측

에대한과학자들의희망은국가적인프로젝트로발돋움하게되었다.한편1968

년에는이사업의명칭이‘지진예지연구계획’에서‘지진예지계획’으로변경되

었는데,이는‘연구’의단계를넘어서실용화의방향을지향하고자하는의지가

반영된것이라고할수있을것이다.33)

이렇듯1960년대말에이르면지진예측은본격적인국가프로젝트로서의

면모를갖추어가게되는데,더나아가1970년대후반에는지진예측과관련한

법률이제정되기에이른다.그배경으로일본국내외의새로운움직임을들수있

다.우선중국으로부터는1975년에랴오닝성하이청(海城)에서발생한지진의

예측에성공하여미리경보를발령함으로써많은인명을구할수있었다는소식

이전해져왔다.한편일본국내에서는1976년에이시바시가쓰야(石橋克也)의

도카이(東海)지진설이발표되었고,이로인해시즈오카현을중심으로사회적불

안이퍼져갔다.이에대해정부는10월에‘지진예지추진본부’를설치하였고,

더나아가1978년에는‘대규모지진대책특별조치법’이제정되기에이르렀다.

이법률에서는기상청장관으로부터의정보를근거로수상이‘경계선언’을발령

하면병원이나학교,교통기관등의운영을제한할수있는것이규정되었다.34)

32) 地震予知計画研究グル-プ, 『地震予知 : 現状とその推進計画』, 東京 : 地震予知計画研究グル-プ, 1962.

33) 辻井敏雄, 「“日本の地震予知”小史」 ; 南部三郎, 「地震予知の推進について」, 『季刊防災』 46巻, 1974, 1~8쪽.

34) 萩原尊礼, 『地震学百年』, 177~193쪽 ; 辻井敏雄, 「“日本の地震予知”小史」.

‘지진 예보’의 꿈과 현실

153

법률의성립은지진예측이과학적인문제를넘어서정치적인문제가되어

갔다는것을의미하는것이었다.법률공포이후,자유민주당기관지『월간자유

민주』(月刊自由民主)에는“지진예측의실용화에의한적극적인방재는사회전

체의강한요청”이라고하면서“기상청에서는도카이대지진을예측할수있는가

능성에대해확신하고있다”는내용의기사가실렸다.35)한편공명당기관지에기

고한글에서리키타케는지진예측의실현가능성에대해“현재로서는한계가있

으며결정론적법칙은존재하지않는다”는것을인정하면서도,통계적인분석을

통한확률적인장기예측의가능성이있으며더나아가“조건이갖춰지면단기/

직전예측이가능한경우가있다”고긍정적인전망을내놓았다.36)과학이정치매

체의화제중하나가되었던것이다.

지진을예측하는것은과학자의몫이지만경보를발령하는것은정치가의

몫이다.그런데정치가중에지구과학의전문가가그다지많지않으리라는점을

감안한다면,경보발령에관한의사결정은일반적으로과학자들의판단에의존

할수밖에없으리라는것도짐작하기어렵지않다.즉실질적으로는과학자들의

판단이경보발령을통해시민들의일상생활을통제할수있게되는셈이다.그

리고이는과학자들이과학의이념과는이질적인민주주의의원리에맞닥뜨리게

되는상황을초래하는것이기도하였다.

2) 지진 예측 사업 추진의 정치적 맥락

1977년,리키타케는『문예춘추』(文藝春秋)지상에글을발표하여지진예측이

지닌이론적,그리고실천적인의미를설명하였다.우선리키타케는이글에서당

시로부터20년정도전까지는지진예측이‘점성술’과같은것으로치부되었으

나,그이후판구조론(platetectonics)이눈부시게발전한덕에단순한통계적예

측을넘어선이론적바탕을마련할수있게되었다고소개하였다.지진연구가과

35) 「天災 大地震 — 予知・防災へ官民一体」, 『月刊自由民主』 289号, 1980, 58~61쪽.

36) 力武常次, 「地震予知技術はどこまで進んでいるか—災害軽減へ総合的な対応」, 『公明』 224号, 1980, 128~140쪽.

특집

: 재해

와 일

본인

일본비평 7호154

학적인근거를지니고있다는점을강조한것이다.한편그는지진예측에관한

연구가일본뿐아니라미국,중국,소련등에서도추진되고있으며,특히중국에서

는예측에성공하여많은인명을구했다는점을강조하였다.지진예측은실천적

인측면에서도큰의미가있다는것이었다.그러나리키타케도이러한연구가아

직‘발전단계’에머물러있다는점을인정하면서,오히려어떤방법으로건지진

을예측하여인명피해를줄이는것이‘사회적요청’에부응하는것이라고주장할

수밖에없었다.37)이는과학적인문제라기보다사회적인문제였던것이다.

지진예측이과학적으로충분히성숙하지않았음에도불구하고이를바탕

으로한법률까지제정되게된배경에는정치적인요인도자리잡고있었다고보

인다.특히여기서는중국의영향에주목해보고자한다.1975년의하이청지진

에대해서미리경보를발령하여피해를크게줄일수있었다는뉴스는중국과학

의성공인동시에중국정치의성공으로해석되기도하였다.예컨대교토대학방

재연구소의오이케가즈오(尾池和夫)는중국에서지하수의변화,동물의이상행

동등을보고하는대중관측반이대규모로조직되어있다는점에주목하여,이를

“전문가와대중의결합,그리고중국의독자적인방식과근대적인방식의결합”

이라고평가하면서“이웃나라인동시에지구물리학적인관점에서도관계깊은

중국의방법론이나경험을통해배울점은많다”고주장하였다.38)즉과학적활동

에대한일반대중의참여가높은평가의대상이되었던것이다.

이러한평가의배경에는이념적인요인도자리잡고있었던것으로보인다.

한동안두절되어있었던중국과의지진학교류는1970년대에접어들어재개되

었고,1974년7월에는도쿄대학의아사다토시(浅田敏)와교토대학의오이케가

중국을방문하여지진학자들과교류를할기회를갖게되었다.이들은중국의지

진학에대해“수준이높고내용도풍부하다”고평가하였는데,특히중국의지진

예측관계자들이일종의‘유기체’로움직이고있다고강조하였다.그리고그이유

37) 力武常次, 「地震予知はここまで進んだ」, 『文芸春秋』 55巻 7号, 1977, 350~354쪽.

38) 尾池和夫, 「中国における地震予知の成功」, 『科学』 45巻 6号, 1975, 350~351쪽.

‘지진 예보’의 꿈과 현실

155

에대해일본의연구자들이논문이되는주제에만관심이있는것과는달리중국

의지진관계자들은“실제로중요한문제”에관심을두고있으며,이는중국의경

우“인민을위하여”라는이념이존재하기때문이라고보았다.39)바꾸어말하면,

이들은과학과민주주의가괴리되어있었던일본과는달리중국의경우양자가

결합된형태로존재한다고주장하고있었던것으로해석할수있을것이다.

이와관련하여일본의지진학자들은중국과일본의사회적인차이에도관

심을보였다.예컨대도쿄대학지진연구소의시마자키구니히코(島崎邦彦)는지

진발생을예측한중국의한기관사가스스로의판단으로열차를세웠다는에피

소드를전하면서,중국의경우지진예측의기술적인측면보다는오히려행정측

이경보발령에대해책임을지는체제가실제로방재에도움이되고있다고주장

하였다.40)아사다도과학적으로는정확한예측이어려운이문제에대해중국에

서는행정당국이책임을지고이사업을추진하고있다는점에의미를두었다.41)

즉실패할가능성이있는지진경보발령에대해중국에서는그책임을행정측이

지고있는까닭에성공할수있었다는것이다.뒤집어말하면,정치적인권한이

없는과학자들이실질적으로는정치적인의사결정을하게되는것에대하여모

순을느끼고있었다고도할수있을것이다.

흥미롭게도지진예측은원리상그안에사상의문제를내재하고있으며그

러한까닭에일본과중국의지진예측은본질적으로다른것이라는주장이제기

되기도하였다.중국에서는과학자가일반대중에대해우월한위치를점하고있

지않으며노동자,농민,병사등대중들이전문가와함께지진예측활동에참여

하고있다는것이었다.한편,이와는대조적으로일본에서는‘전문가독재’가지

배하고있다고비판적으로언급되었다.42)이는전문가가아닌일반대중들이지

진예측에함께참여하고있는중국의상황이일본에비해민주주의적이라는주

39) 浅田敏・尾池和夫, 「中国における地震予知」, 『自然』 1975년 1월호, 36~46쪽.

40) 島崎邦彦, 「地震予知から警報へ — 地震学交流訪中団の報告をきいて」, 『科学』 47巻 9号, 1977, 564~565쪽.

41) 浅田敏, 「日本の地震予知はいつできるか」, 『自然』, 1976년 3월호, 36~43쪽.

42) 藤井統之, 「中国の地震予知における思想的背景」, 『中国研究月報』 377号, 1979, 38~55쪽.

특집

: 재해

와 일

본인

일본비평 7호156

장이라고할수있을것이다.과학자의입장에서생각해본다면,한편으로는정치

가가아닌자신들이민주주의의경로를우회하여중대한의사결정을해야하는

상황에대해부담을느끼는동시에,다른한편으로는대중의참여가배제된채전

문가들끼리과학적인판단을하는것에대해‘전문가독재’라고비판을받는묘한

처지에놓여있었다고도할수있겠다.

이렇듯지진예측의문제가중국과일본의사상적인문제와도교차해가는

가운데,다른한편으로지진예측은국내정치를넘어국제정치적인도구로서도

이해되고있었던것으로보인다.1978년에는중국과학원의초청을받아일본으

로부터리키타케를단장으로하는조사단이파견되어왕전(王震)부총리와도회

견을가졌는데,그보고서에따르면방문당시가“중일우호평화조약체결직후”

라는시점이기도하여“열렬한환영”을받았다고한다.한편이들은부총리와의

회담에서“일본, 중국,미국,소련등지진예측의선진국들이팀을만들어발전도상

국의 지진 예측을 원조하는가능성이논의되었고,원칙적으로는의견이일치”하였

다고밝혔다.43)중국과일본양쪽에서모두지진예측을외교적수단으로파악하

고있었다는것을읽을수있는대목이다.

앞에서는냉전을배경으로미국에서지진학이거대과학의하나로성장했다

는점을지적한바있는데,1970년대중반에이르면지진예측도이렇듯국가적

위신을건프로젝트로이해되고있었다는측면이엿보인다.예컨대1976년에아

사다는중국의과학수준에대해“인공위성을일본보다앞서쏘아올린나라이므

로지진학도발전했을가능성이있다”고주장한바있었다.44)아사다는국가적사

업으로서의지진예측을우주개발경쟁과비슷한맥락에서이해하고있었을가

능성도있는것이다.실제로같은해에국토지리원기획조사부조사과장은지진

예측연구의성패를미국,중국,소련등과의‘국제적위신’이걸린문제로서인식

하고있었는데,45)여기서는우주개발과마찬가지로지진예측도국위선양이라

43) 力武常次, 「中国の地震予知の現状 — 1978年訪中地震予知調査団の報告」, 『防災科学技術研究資料』 44卷,

1979, 1~6쪽, 강조는 인용자.

44) 浅田敏, 「日本の地震予知はいつできるか」.

‘지진 예보’의 꿈과 현실

157

는관점에서이해되고있었던것이다.한편1977년,당시기상청지진과과장이

었던스에히로주지(末広重二)는“인구밀도가높은공업화된지역을규모8정

도의거대지진이덮치게되면그피해는우리나라의국력에영향을줄지도모른

다”고경계하였다.46)지진예측은단지사람들의생명과재산을지키는차원을넘

어서,국가를지키고그이름을세계에떨치기위한수단이기도했던것이다.

3) 지진 예측에 대한 학자들의 입장

이렇듯지진예측은과학연구프로젝트인동시에여러가지정치적혹은사회적

인맥락과도복잡하게얽힌가운데추진되어갔다.예컨대아사다는지진예측이

“다른자연과학과는상당히다른부분이있다”고하면서다음과같이주장했다.

본래는지진발생의메커니즘을전부완전히이해하고난후에지진예측을해

야할터이다.그러나이러한 상식적인 생각을 해서는 지진 예측은 거의 영원히 불가

능할것이다.47)

과학적인이해가부족한상태였음에도불구하고그필요성에의해‘상식적

인생각’에서벗어나예측사업을서두르지않을수없었다는이야기이다.

실제로아사다도물리학자를상대로한글에서는지진예측의방법론적불

확실성을강조하는태도를보이고있었다.『일본물리학회지』(日本物理学会誌)

에실린논문에서아사다등은지진예측을정량적으로평가할수있는데이터는

충분하지않은상황이며,그러한까닭에정량적으로이론모델을검토할수있는

단계에는이르지못했다는점을인정하였다.그리고이러한상황에대해아직은

“아무런것이라도좋으니지진과관계있을법한”관측데이터를모아서지진예

측에도움이될만한데이터가무엇인지를찾아내고자하는단계라고설명하였

45) 佐藤裕, 「地震予知研究の現状」, 『新都市』 30巻 12号, 1976, 54~56쪽.

46) 末廣重二, 「地震予知の動き」, 『トランスポ-ト』 27巻 1号, 1977, 38~41쪽.

47) 浅田敏, 「日本の地震予知はいつできるか」, 37쪽. 강조는 인용자.

특집

: 재해

와 일

본인

일본비평 7호158

다.48)한편아사다는다른글에서‘예지’라는표현에는어딘가신비적인뉘앙스가

담겨있으며,여기에는‘자연과학의영역을벗어난부분’,즉‘실기’(実技)의측면

도있다고설명하였다.49)

이렇듯엄밀한의미에서과학이라고하기에는힘든상황이었다고하더라도,

지진예측은과학자들이적극적으로사회에공헌할수있는경로를제공하는것

이었다고할수있다.그러나이는동시에앞에서도언급한바와같이과학자가

실질적으로정치가를대신하여중요한의사결정을행하는것을의미하는것이었

고,이에대한불만을제기하는과학자도적지않았다.예컨대리키타케는1977

년,지진이발생할지의여부에대한대학교수들의판정이결국은행정적인판단

이되어버린다는점에의문을제기하면서,책임의소재가명확하지않다는문제

점을지적하였다.50)한편도쿄대학지진연구소소장및지진예지연락회회장등

을역임한모기기요오(茂木清夫)도지진예측은본질적으로확률적문제임에도

불구하고전문가에게는확률이아니라양자택일의판단이요구되었다고비판하

였다.51)한편쓰지이토시오(辻井敏雄)도지진예측은과학적측면에서미해결의

과제를다수포함하고있음에도불구하고마치이미실용적인단계에접어든것

처럼간주되어행정에편입되었고,결국과학자들에게중책이떠넘겨졌다고지

적하였다.52)과학자는본의아니게정치적인의사결정에관여하여그책임을떠

맡아야하는처지가된셈이었다.

그러나이러한결정은비록그것이정치적인것이라할지라도과학의얼굴

을하고있는것이었다.따라서일반적으로과학이절대적이고객관적인것으로

인식되고있는상황을생각한다면여기에는사회적인혼란을불러일으킬개연성

이존재하고있었다.시마자키는경보가발령되었을경우사회에끼치는영향을

고려하기위해사회학자나경제학자등과의협력도필요하다고강조한바있었

48) 藤井直之・浅田敏, 「地震予知の問題点」, 『日本物理学会誌』 32巻 11号, 1977, 909~918쪽.

49) 浅田敏, 「地震予知は巨大科学か?」, 『自然』 1978년 4월호, 48~55쪽.

50) 力武常次, 「地震予知はここまで進んだ」.

51) 茂木清夫, 『地震予知を考える』, 東京: 岩波書店, 1998, 158~191쪽.

52) 辻井敏雄, 「“日本の地震予知”小史」, 21쪽．

‘지진 예보’의 꿈과 현실

159

으며,53)실제로사회과학영역에서는이에대한논의가진행되고있었다.

일본신문학회는1979년가을연구발표회에서지진예측의보도에대한심

포지엄을개최하였다.여기서일본방송협회(NHK)의한기자는지진예측정보

가①사회적인영향이강렬하고,②불확실한요소를포함하고있으며,③전례가

없는새로운장르라는점에서특이성을지닌다고하면서,결국은“과연누가,누

구의책임으로이정보를보내는가”가중요한문제라고지적하였다.54)의사결정

과정에서와마찬가지로보도를하는과정에서도책임의소재를명확히할필요

성이제기되었던것이다.특히당시는일본의일기예보에서도확률예보를시행

하기전이었다는점을감안한다면,‘불확실성이있는과학정보’를어떻게보도할

것인가는쉽지않은문제였다고할수있을것이다.

한편사회심리학자오카베게이조(岡部慶三)는태풍이나홍수경보와는달

리지진경보에대해서는눈에보이는판단재료가존재하지않는탓에일반시민

들은전문가나당국에의존할수밖에없다는점을지적하였다.55)즉지진경보의

경우일기예보에비해전문가및행정당국의책임이더무거워지는셈이었다.한

편오카베는경계선언의발령은사회의운행에급브레이크를거는것,혹은마취

시키는것이라고하면서신중한판단을주문하기도하였다.56)

이러한사회적혼란의가능성은지진예측이지니고있는불확실성에기인

하는것이었으며,그러한까닭에일찍부터과학자측으로부터는비판적의견이

존재해왔다.예컨대1977년,지구물리학자다케우치히토시(竹内均)는일부지

진학자들의경솔한발언이사회적혼란을불러일으킨다고비판하였다.다케우

치는지진의발생은확률론적현상인까닭에일반시민들에게도움이되는수준

의지진예측은불가능하며,지진예측에대한신뢰는‘과학에대한지나친신뢰’

라고꼬집었다.그러한까닭에그는세금을이용하여이런사업을벌이는것은학

53) 島崎邦彦, 「地震予知から警報へ — 地震学交流訪中団の報告をきいて」.

54) 柳川喜郎, 「地震予知情報のテレビ・ラジオ報道」, 『新聞学評論』 29号, 1980, 40~47쪽.

55) 岡部慶三, 「地震予知情報と住民の反応」, 『言語生活』 338号, 1980, 30~39쪽.

56) 岡部慶三, 「地震予知と社会の対応について」, 『新都市』 36巻 9号, 1982, 4~8쪽.

특집

: 재해

와 일

본인

일본비평 7호160

자적양심에반하는것인동시에납세자에대해서무책임한행위라고비난하였

다.다른한편으로다케우치는지진예측추진파의이념적편향성을지적하기도

하였다.중국의경우1975년의하이청지진에대해서는예측에성공했다고하나

1976년의탕샨(唐山)지진은예측하지못했음에도불구하고,“일본의지식인중

에는시국에편승하여외국에편승하는고약한버릇”이있어서중국의실패에대

해서는눈을감아버렸다고비판한것이다.57)과학적이어야할사업이정치적・이

념적으로오염되어잘못된방향으로흘러가버렸다는것이그의주장이었다고

할수있겠다.

이러한비판에도불구하고지진예측에대한꿈을담은국가적사업은추진

되어갔다.그리고1920년대에도그러했듯이,1990년대에도예측에주안을둔

연구는다시금시련을맞이하게된다.

4. 고베대지진과 지진 예측 사업에 대한 재검토

1995년에고베시를중심으로한대도시권에막대한피해를입힌대지진은일본

의지진연구,특히예측연구에대한신뢰에타격을입혔다.결국이지진이후정

부조직의명칭에서는‘예지’라는표현이삭제되기에이르렀고,지진의실용적인

예측보다는기초연구가강조되게된것이다.이는관동대지진이후의상황과유

사한측면이없지않다고할수있겠다.

실은고베지역이지진에대해완전히무방비상태였던것은아니었다.나고

야에서교토,오사카를거쳐고베에이르는지역은활단층(活断層)밀집지역일

뿐만아니라인구밀집지역이기도하다는이유로1979년이후‘특정관측지역’

에포함되어있었던것이다.58)그러나도카이지역에관심이집중됨으로써상대

적으로관서지역에는큰지진이발생하지않는다는믿음이퍼지는결과를초래

57) 竹内均, 「地震予知は地震対策に非ず」, 『経済評論』 26巻 2号, 1977, 122~133쪽.

58) 辻井敏雄, 「“日本の地震予知”小史」, 24~25쪽.

‘지진 예보’의 꿈과 현실

161

하였고,결국이지역에서큰피해가발생하고말았다는사실로인해지진예측에

대한비판적인의견이봇물처럼쏟아져나왔다.그리고이러한상황속에서지진

학계내부에서도비판적인움직임이확대되었다.59)

앞에서도살펴본바와같이이지진이일어나기전부터지진예측사업을적

극적으로비판한과학자는존재했으며,특히미국출신의과학자겔러(Robert

Geller)는그선봉에선인물중하나였다.그는장기적인예측과달리직전예측

에는과학적근거가없으며,이계획이장기적으로추진되어온탓에과학자들이

매너리즘에빠지게되어결과적으로참신한연구에장애가되어버렸다고비판

하였다.60)그리고그는1997년,지진예측은‘점(占)보기’와비슷한것으로,예산

을확보하기위한전략에불과했으며결국은‘벌거벗은임금님’이었다는사실이

명백히드러났다고주장했다.61)

한편홋카이도대학의시마무라히데키(島村英紀)도대지진의발생메커니

즘에대한이해가부족할지라도선행현상을포착하기만하면지진예측이가능

하리라는전망을바탕으로그동안의지진예측연구가이루어져왔다고이야기

하면서,이는정부에영합하여‘유용성’을강조해왔기때문이라고비판하였다.

즉시마무라의주장은지진연구는무엇보다도지구를연구하는‘과학’이아니고

서는그진전을기대할수없다는것이었으며,성급하게예측을시도하려고하기

보다는우선기초적인연구에전념해야만한다는것이었다.62)이는70년전의나

가오카의주장과상당히유사한것이었다고할수있을것이다.

한편정부에서도기존의사업에대해재검토를하지않을수없었다.정부는

‘지진예지추진본부’대신새로이‘지진조사연구추진본부’를발족시켰고,또

한방재과학기술연구소부속‘지진예지센터’도‘지진조사센터’로그명칭을

59) 「緒言」, 神沼克伊 外 編, 『地震予知と社会』, 東京 ; 古今書院, 2003, i ~ v쪽.

60) 泊次郎, 「曲がり角の地震予知計画 — “観測偏重から基礎重視へ”とホットな議論」, 『科学朝日』 52巻 10号, 1992,

36~39쪽.

61) ロバ-ト・ゲラ-, 「“地震予知”は裸の王様 — 震災を考える」, 『This is 読売』 8巻 8号, 1997, 180~186쪽.

62) 島村英紀, 「国の地震研究態勢を問う」, 『朝日新聞』, 1997. 9. 25 ; 島村英紀, 『地震は妖怪 — 騙された学者たち』,

東京 : 講談社, 2000, 20쪽.

특집

: 재해

와 일

본인

일본비평 7호162

바꿨다.즉조직의이름에서공식적으로‘예지’라는단어가사라진것이다.한편

문부성측지학심의회는1997년,그때까지의예측계획자체의전망이지나치게

낙관적이었다고자기비판을했으며,일본학술회의도“현재까지의성과로는정

확도가높은단기예측은불가능하다”고결론짓고지진이발생했을경우의피해

를경감하기위한기초연구를강조하는방향으로방침을전환하였다.63)그리고

1997년,문부성학술국제국학술과는“지진에관한기초적인이해가축적됨에

따라지진발생에도달하는과정은지역성에의해지배받고있다는사실”이밝혀

져왔으며,“현시점에서는선행현상의파악에의한데이터의종합화만으로는일

반적인지진예측의실용화는곤란하다고인식되고있다”고총괄하였다.64)

2003년,지진예측과사회의관계에대한워크숍에서시마무라는그동안의

지진예측계획에대해다음과같이비판하였다.

호의적으로이야기하면,수법이나이론이야어쨌건지진예측의성공이라는것

이연구자에대해커다란심적압박으로작용했다.한편나쁘게이야기하면,정

부나 심지어는 연구자도 이러한 국민의 부탁이나 희망을 이용하여 거액의 예산을 손

에 넣은 셈이었다.지진예측관계의각관청에는관련 깊은 정치가나 족벌 의원이

존재하여,지진예측에관한별도의조직이별도의관청에만들어졌다.국토지

리원,기상청,과학기술청,문부성등의관청이그러했다.이러한관청들은 경쟁적

으로 각각의 예산을 늘려지진예측관련의인원을확보하였다.65)

즉일본의정치및행정조직의문제가지진예측과관련된사업을난립하게

했다는것이다.

한편같은워크숍에서과학저널리스트도마리는지진예측에의존하지않

63) 茂木清夫, 『地震予知を考える』, i ~ v쪽.

64) 文部省学術国際局学術課, 「地震予知計画の経緯とその現状」, 『学術月報』 50巻 2号, 1997, 28~40쪽.

65) 島村英紀, 「地震予知の可能性・現実性」, 神沼克伊 外 編, 『地震予知と社会』, 47~74쪽 : 인용은 57~58쪽. 강조는

인용자．

‘지진 예보’의 꿈과 현실

163

는방재대책의중요성을강조하였다.지진예측이가능할경우,줄일수있는것

은화재로인한피해정도이며건물의붕괴나쓰나미의발생은막을수없는데,

대지진의경우인명피해는대부분건물의붕괴에의한것이므로결과적으로지

진예측보다는건물의붕괴를막는것이희생자를줄일수있는방법이라는것이

었다.다른한편으로도마리는지진예측의가능성에기대한탓에방재대책을경

시하는경향이있었다고지적하면서,지진예측에의존하지않고서도방재대책

이가능하다고주장하였다.66)

이렇듯지진예측에대한비판적인의견이쏟아져나오면서지진연구의방

향전환이이루어졌지만,1923년의관동대지진이후에도그러했듯이1995년이

후에도지진예측에대한열망이완전히사라진것은아니었다.예컨대모기는지

진예측이비록어렵기는할지라도그가능성을찾는도전은계속해나가야한다

고주장하였으며,67)리키타케도중장기적지진발생예측에대한확률론적접근

법등그동안의성과를강조하면서“지진학자의염원이자인류의절실한요망”이

기도한지진예측을포기해서는안될것이라고주장하였다.특히리키타케는린

드(A. G. Lindh)의“단기적인지진예측은일반적인과학적판단이라기보다는의

사나장군이내리는판단과유사하다”는주장을인용하면서지진예측은의술과

같은사회적인의미를지닌다고강조하기도하였다.68)이는지진예측이엄밀한

의미에서의과학과는다르다는주장이라는점에서흥미를끈다.이와유사한주

장은나가오도시야스(長尾年恭)에게서도발견할수있는데,나가오는더나아가

“지진학은지진예측이라는목적을실현하기위한방법의하나”라고까지이야기

하였다.69)즉이들은지진예측에대해정밀과학으로서의지진학과는다른존재

가치를부여하고자했던것이다.

지진예측을둘러싼의견의대립은앞에서살펴본오모리와이마무라의논

66) 泊次郎, 「地震予知と“成熟した社会”」, 神沼克伊 外 編, 『地震予知と社会』, 86~99쪽.

67) 茂木清夫, 『地震予知を考える』, 251~254쪽.

68) 力武常次, 『地震予知:発展と展望』, 267~269쪽.

69) 長尾年恭, 『地震予知研究の新展開』, 14쪽.

특집

: 재해

와 일

본인

일본비평 7호164

쟁이그러했듯이,과학적인문제의범위를넘어서지진연구의존재의의나목적,

혹은방향에대한입장의차이까지도포함하고있는것으로보인다.즉여기에는

과학적엄밀성과사회적유용성중어느쪽을중시할것인가,그리고불확실성을

지닌과학정보를어떻게다룰것인가하는,경우에따라서는철학적이고윤리적

이며정치적이기도한판단이맞물려있는것이다.일본에서지진을연구하는과

학자들에게이는영원한난제일지도모른다.

5. 맺음말을 대신하여 : 지진 예측과 사회

앞에서이야기한바와같이2011년3월의대지진은일본의지진연구를다시금

반성하게하는계기가되었다.특히쓰나미와원자력발전소의사고에대한‘상정

외’라는발언은관련분야의무책임함과무능함을드러내는것으로도받아들여

졌다.지진예측비판의단골이라할수있는겔러는,지진예측은일본의‘국책사

업’이지만과학적으로는불가능하며,정치권과의유착에의해덩치를불려온것

에불과하다며목소리를높였다.70)

대중적인차원에서는충격과공포속에서지진예측에대한기대와실망이

엇갈리고있다.주간지나월간지에서는지진의예측은이미가능하며심지어3월

11일의대지진이예측되어있었다는기사도발견할수있다.71)다른한편,지진을

예측할수있다는기대가내진대책에대한기준을낮추는결과로이어졌고,결국

내진설계가부실한원자력발전소에대해면죄부를준것이라고비난하는입장

도보인다.72)지진예측의문제는전문가집단및행정기관의범위를넘어서일

반시민들의삶이나미래와도밀접하게관련되어있으며,특히2011년의재해는

원자력발전소의사고로까지이어진탓에상당히첨예한정치적문제와도연결되

70) ロバ-ト・ゲラ-, 「地震予知は不可能だ — “想定外という三文芝居”」, 『中央公論』 126巻 7号, 2011, 104~112쪽.

71) 「‘GPS衛星’利用で格安地震予知という‘2人の教授’」, 『週刊新潮』 56巻 22号, 2011, 135쪽 ; 河﨑貴一, 「東日本大震災は予知できていた」, 『文芸春秋』 89巻 15号, 2011, 287~289쪽.

72) 「“地震予知”という大嘘 — 科学者の‘良心’が問われている」, 『選択』 37巻 4号, 2011, 110~113쪽 ; 塩谷喜雄, 「“原子力村”に加担した“地震予知村”の大罪」, 『新潮45』 30巻 7号, 2011, 44~51쪽.

‘지진 예보’의 꿈과 현실

165

어있는것이다.

사실,지진과관련하여원자력발전소의안전성에대해문제제기를해온과

학자들은적지않았다.모기는시즈오카현의하마오카(浜岡)원자력발전소에대

해“세계어느나라도시험해보지않은장대한인체실험”이라고하면서,이지역

에서거대지진이발생할가능성이있으니원자력발전소의가동을중지해야한

다고주장한바있다.73)한편나카타다카시(中田高)나와타나베미쓰히사(渡辺

滿久)등도원자력발전소주변에대해전력회사들이실시한지형조사가전문가

의의견을무시한채부실하게이루어졌고,그결과활단층의존재를과소평가했

다고비판한바있다.74)

이렇듯미래의지진에관한지식이존재하지않는것은아니며이를활용함

으로써그피해를줄이는것도불가능한것은아니다.단,이러한지식과관련해

서는여전히불확실성이남아있다.일본지진학회지진예측검토위원회가2007

년에발간한『지진예지의과학』(地震予知の科学)에서도다음과같이지진예측

의본질적인어려움을토로하고있다.

지진학을비롯한지구과학에관한아이디어의경우그현상의원인은무척복

잡하여검증이어려운경우가많다.우리들의손길이닿지않는지하에서일어

나고있는현상은실험실에서재현하는것이어려우며,또한실제의메커니즘을

검증하기위해서는대규모관측이필요한경우도많다.설령어떠한가설이옳

았다고는하더라도답이 나오기까지 수백 년 기다려야 하는 경우도 있다.75)

연구대상이거대하고복잡한경우,불확실성을완전히제거하는것은무척

73) 「浜岡原発は即刻停止せよ — 東海地震最高権威元地震予知連絡会長が怒りの告発」, 『サンデ-毎日』 83巻 10号,

2004, 143~145쪽.

74) 김범성, 「원자력발전소 : 무엇을 위한 원자력발전인가」, 최원식 외 엮음, 『키워드로 읽는 동아시아』, 이매진, 2011,

189~191쪽. 원문은 「히로시마, 지진 그리고 일본의 원자력발전소」[http://www.seonamforum.net/newsletter/view.

asp?idx=1781&board_id=21&page=16, 2012년 5월 20일 검색].

75) 日本地震学会地震予知検討委員会 編, 『地震予知の科学』, 東京 : 東京大学出版会, 2007, 7쪽. 강조는 인용자.

특집

: 재해

와 일

본인

일본비평 7호166

곤란한일이다.성실한과학자라면이를조금이나마줄이기위해끊임없는노력

을기울일것이다.문제는이러한‘끊임없는노력’에는끝이없다는것이다.보다

확실한지식을찾아서과학자들은수십년이고수백년이고탐구를계속할것이

다.그러나정부당국이나시민들은확실한답을수백년이나기다릴수는없는

일이다.결국불완전하나마이미존재하는지식을활용하여어떻게든행동을취

해야만하는것이다.76)

최근들어일본에서는‘긴급지진속보’가운용되고있다.이는큰피해를주

는지진의커다란파동보다먼저도착하는작은파동을포착하여이를분석함으

로써큰흔들림의도착을미리알려주는시스템으로,정확히말하면지진의예측

이아니라지진발생의조기탐지라고할수있을것이다.77)지면이크게흔들리

는것을수십초,혹은단몇초전에알려주는시스템에불과하지만,달리는열차

를멈춰세우거나가스공급을차단하는등일반가정과사회적차원에서가능한

행동을취함으로써가능한한지진피해를줄이고자하는것이그목적이다.78)이

것이현단계에서의한계인동시에성과이기도한셈이다.

이렇듯19세기에서부터21세기에접어든현재에이르기까지,낙관론과비

관론이엇갈리는가운데지진을조금이나마빨리포착하려는움직임은끊임없이

이어져왔다.이는일본의지진연구자,정부,그리고시민들의간절한염원이었다

고할수있다.그러한까닭에심지어는과학적인근거가박약한지진예측에대

해서도시민들이높은관심을보이는경우가나타나곤하는것이다.79)이러한상

황을감안한다면지진학자에게는불확실성을내포한과학의특징,그리고그러

한한계속에서도피해를줄일수있는방법에대해일반시민및행정당국에설

76) 이와 관련된 예로서 미나마타병（水俣病）의 경우를 들 수 있다. 미나마타병의 원인 물질에 대해서는 발병 직후부터 불

확실하나마 지식은 존재했으나, 과학적으로 확실한 검증에 이르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렸고, 그 결과 환자들은 오

랜 기간 동안 고통을 감내할 수밖에 없었다. 이에 대해서는 杉山滋郎, 「水俣病 事例における行政と科学者とメディ

アの相互作用」, 藤垣裕子 編, 『科学技術社会論の技法』, 東京 : 東京大学出版会, 2005, 3~20쪽을 참조.

77) 溝上恵, 「地震予知と社会」, 神沼克伊 外 編, 『地震予知と社会』, 19~46쪽.

78) 堀内茂木, 「緊急地震速報と巨大地震」, 『地震ジャ-ナル』 50号, 2010, 27~31쪽. 한편 긴급 지진 속보의 개요 에 대해

서는 일본 기상청 홈페이지를 참조[http://www.seisvol.kishou.go.jp/eq/EEW/kaisetsu/, 2012년 5월 17일 검색].

79) 竹田宜人 外, 「地震予知情報に対する市民の意識について」, 『災害情報』 2号, 2004, 120~123쪽.

‘지진 예보’의 꿈과 현실

167

명할책임이존재한다고할수있을것이다.80)21세기에이른현재도지진예보는

여전히미완성의꿈이지만,미완성의지식이존재하는것과지식이전혀존재하

지않는것은다르다.불확실한상황속에서도이미존재하는지식을최대한현명

하게이용할수있는지혜가일본사회에는필요한것이다.

80) 林衛（文責）, 「地震学を社会に生かすための条件」, 『科学』 70巻 1号, 2000, 24~29쪽.

국문초록

323

으로상정함으로써내셔널리즘의회로에갇히게되고뒤에발표된영화,만화버전등

에서원작은위기극복의민족서사로변형되고만다.「일본침몰」은일본인은다른민

족과결정적으로다르기때문에어떤위기도극복할수있다는논리로서구화된신세

대를내셔널리즘의회로속에포섭한다.2006년에리메이크된「일본침몰」과패러디

「일본이외전부침몰」(2006)은일본의우경화현상과맞물려더자폐적이며적대적인

내셔널리즘을보여준다.이들영화에는주변국가와국제사회로부터고립되는것에

대한‘공포’뿐만아니라일본정부에대한‘불신’과양극화사회에대한‘불안’이뒤얽혀

있다.3・11동일본대지진의1주기가지난시점에서그것을재현한영화가생산되는

가운데이국가적위기가일본영화를어떻게변모시킬것인지주목된다.

주제어 :재난영화,내셔널리즘,고지라,일본침몰,일본이외전부침몰

‘지진 예보’의 꿈과 현실 : 일본의 지진 예측 연구에 관한 역사적 고찰 | 김범성

투고일자 : 2012년 5월 20일 | 심사완료일자 : 2012년 5월 29일 | 게재확정일자 : 2012년 7월 31일

이글에서는,역사적인관점에서일본의지진예측연구에대해살펴본다.지진의발생

을예측하여이로인한피해를줄이고자하는것은일본지진학의여명기부터존재한

희망이었으나이를실현하는것은쉽지않은일이었고,오히려이로인해사회적인문

제가발생하기도하였다.한편1923년의관동대지진을계기로물리학자들을중심으

로지진연구가재편되는과정에서지진예측보다는기초연구가중시되게되었다.그

러나지진예측에대한열망이사라진것은아니었고,지진학자들이1962년에발행한

보고서를바탕으로1965년도부터는지진예측이국가적인사업으로추진되기시작하

였으며,1978년에는이와관련한법률도제정되었다.한편일부과학자들은일찍부터

지진예측에대해과학적인근거가박약하다고비판을거듭해왔고,결국1995년의고

베지진이계기가되어30년간전개되어온사업에대한재검토가이루어졌다.그러나

현재에도일본사회에는지진의발생을조금이라도빨리포착하고자하는희망이남아

있으며,시민의생활과밀접한관련을지닌지진예측의문제는과학과사회,정치가

얽혀있는영역을가로지르고있다.

주제어 :지진예측,지진학,일본,과학과정치

3・11 이후의 일본의 원자력과 한국 | 전진호

투고일자 : 2012년 5월 30일 | 심사완료일자 : 2012년 6월 18일 | 게재확정일자 : 2012년 7월 31일

3・11이후일본은원자력정책의전면재검토를선언하였고,독일등유럽국가들도원

영문초록

331

more autistic and hostile nationalism. In the movies, ‘fear’ for being isolated

from its neighbouring states and the international community, a deep

‘distrust’ of the government, and ‘anxiety’ over the polarized society are

interwoven. Since the first year anniversary of 3.11 the great east Japanese

earthquake has passed by, we already have several films which reflect it.

Now it is time to think over how this national crisis has changed and will

change Japanese cinema.

Keywords : disaster movie, nationalism, Godzilla, Japan Sinks, The World

Sinks Except Japan

A Historical Review of Earthquake Prediction in Japan_ KIM Boum Soung

This paper takes a historical approach in its review of the scientific quest

for earthquake prediction in Japan, and the socio-political terrains where

these investigations were deployed. When seismology was established

in Japan in the late 19th century, the problem of earthquake prediction

interested some forerunners of the newborn science. However, as

seismicity is located underground, investigations proved difficult and

predictions could sometimes cause social panic. In the aftermath of the

Great Kanto Earthquake of 1923, a methodological turn to geophysics led

Japanese scientists to make basic rather than practical investigations. It was

in the 1960s that the desire for prediction was revisited, promoting a new

national project crossing boundaries between scientific and socio-political

realms. While criticisms of the “inability” to realize the goal have continued,

Kobe’s tragedy of 1995 stimulated critics of this branch of science to

emphasize basic research, similar to what their predecessors had argued

seven decades ago. Thus, the history of earthquake prediction in Japan

elucidates how scientific and socio-political cultures have interacted on the

subject of natural disasters and their mitigation.

Keywords : earthquake prediction, seismology, Japan, science and politics

Japan’s Nuclear Energy Policy and Korea after 3.11 _ JEON Jin Ho

Japan after 3・11 has declared a comprehensive re-examination of the

nuclear energy policy, and European nations like German are also mak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