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학창의재단 2013년 9월 월간과학창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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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과학창의>는 과학기술진흥기금 및 복권기금의 지원으로 제작됩니다 독자들의 소중한 의견을 기다립니다(문의 : 02-559-3856, [email protected]) www.kofac.re.kr 창조경제를 견인할 글로벌 창의인재 양성 창의와 열정이 가득한 글로벌 융합인재를 양성하여 창조경제의 씨앗을 뿌리고 창의성과 상상력이 발현될 수 있는 창의문화 조성으로 창조경제의 토대를 마련하겠습니다. 창의적 인재육성 학생들의꿈과끼를키우는행복교육을통해 창조경제를견인할창의인재를육성합니다. 창조경제문화 조성·확산 창의성과상상력이발현될수 있는창의문화를조성합니다. 과학기술 인재육성 체계적이고전문적인인프라구축으로 세계적인과학기술인재를육성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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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과학창의>는 과학기술진흥기금 및 복권기금의 지원으로 제작됩니다

독자들의 소중한 의견을 기다립니다(문의 : 02-559-3856, [email protected])

www.kofac.re.kr

창조경제를 견인할글로벌 창의인재 양성

창의와 열정이 가득한 글로벌 융합인재를 양성하여 창조경제의 씨앗을 뿌리고 창의성과 상상력이 발현될 수 있는 창의문화 조성으로 창조경제의 토대를 마련하겠습니다.

창의적인재육성

학생들의 꿈과 끼를 키우는 행복교육을 통해

창조경제를 견인할 창의 인재를 육성합니다.

창조경제문화 조성·확산

창의성과 상상력이 발현될 수

있는 창의문화를 조성합니다.

과학기술인재육성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인프라 구축으로

세계적인 과학기술 인재를 육성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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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ptember 2013. 09 Vol.192

월간

ISS

N 2

005-

9639

Special Theme

창의인재 양성의 지름길‘융합인재교육(STEAM)’

오프닝 칼럼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주인공인 창조경제를 위해

과학창의 에세이

행복교육의 완성은 융합인재교육으로

과학창의 프리즘

융합형 전문가가 되는 지름길

과학창의 인터뷰

조무제 UNIST 총장

STEAM EDUCATIONNURTURES CREATIVE TALENT

Page 3: 한국과학창의재단 2013년 9월 월간과학창의

위대한 탄생

‘지잉~’하는 소리와 함께 꺼내는 하얀 필름

위로 서서히 색이 입혀지기 시작한다. 지금, 이 순간, 눈앞의 모습을 손에 넣을 수 있는 폴라로이드

사진, 찰나의 순간을 사각 프레임에 담아 곧바로 인화해 내는 이 희한한 인조 편광판에 사람들의 기쁨과

웃음이 담겨 있다. 즉석으로 물체를 현상·정착시킬 수 있는 폴라로이드 기법은 물리학자였던 에드윈

H. 랜드(Edwin H.Land)에 의해 1932년에 개발되었다. 이후 랜드는 폴라로이드사(社)를 설립하여

1947년 폴라로이드 카메라의 판매를 시작했고,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과학기술의 발달로 더 정교하고 아름다운 사진을 찍어 사진을 디지털로 저장할 수 있게 되었지만, 찰나의

짜릿함을 손가락 사이에 놓고 싶은 사람들은 아직도 폴라로이드를 찾는다.

‘지금’을‘당장’ 손 안에 넣을 수 있는 발명품

<에드윈 H. 랜드> Edwin H.Land_1909~1991

짜릿하고 신비한 찰나의 미학

폴라로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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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 학 이 문화로 창 의 가 희망으 로

2013.09 + Vol.192 Contents

생.각.하.다.

04

행.동.하.다.

28

변.화.하.다.

40

04

06

10

14

18

20

24

28

32

34

36

38

40

•발행일 2013. 9. 17 •등록번호 강남 라-00370 •등록일자 2005. 9. 31 •발행인 강혜련 •편집인 김형진 •편집위원 고대승, 김동원, 김태윤, 민영경, 박성균, 정원선, 조향숙, 최연구

•기획편집 박영선 •발행처 한국과학창의재단 _ 135-867 서울 강남구 선릉로 602, 02-559-3856, www.kofac.re.kr

•기획·디자인·인쇄 세일포커스(주) _ 02-2275-6894, www.seilfocus.com

*외부 필진의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과학나눔 BI는 Science와 Sharing의 이니셜 S를 과학큐브의 라인을 통해 입체적으로 표현한 것입니다.

각각의 색상은 한국과학창의재단의 다양한 추진 사업을 의미하며 과학·문화가 만나 하나로 이어져 창의세상으로 나아가는 열린 길을 상징합니다.

오프닝 칼럼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주인공인 창조경제를 위해

- 윤종록 미래창조과학부 제2차관

과학창의 에세이

행복교육의 완성은 융합인재교육으로

- 김신호 대전시 교육감

과학창의 프리즘

융합형 전문가가 되는 지름길

- 유영만 한양대학교 교수

과학창의 인터뷰

융합교육으로 창조경제를 실현하다

- 조무제 UNIST 총장

핫이슈

중앙공무원교육원 신임 사무관 STEAM연수

현장 속으로

대학생 STEAM 교육기부단 / 무한상상실 3호점 개소

과학창의야 놀자

2013 여름방학생활과학교실 / 과학중점학교

365일 36.5도

2013 대학생 글로벌 과학창의원정대

사이언스 라운지

뇌에 침투하는 환경오염 물질

과학 에세이

내 몸에 여러 가지 게놈이 있다!

콜라보레이션 월드

TV문화가 변하고 있다 모바일TV

과학 더하기

‘모나리자’로 추정되는 유골발견

과학명저 읽기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

STEAM EDUCATION NURTURES CREATIVE TAL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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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프 닝 칼 럼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주인공인

창조경제를 위해

유난히 길었던 여름도 저물고 어느덧 아침·저녁으로 바람이 선선한 가을이 성큼 다가왔습니다. 새 정부 탄생과 함께 출범한 미래창조과학부(이후

미래부)가 출범한 지도 6개월이 지났습니다. 그간 미래부는 창조경제 실현을 위한 청사진을 마련하고 내실을 다지는 데 노력을 기울여 왔습니다.

범 부처 합동으로 ‘창조경제 실현계획’을 발표하고 ‘ICT 진흥 특별법’을 제정하는 등 창조경제 추진을 위한 법·제도적 기틀을 마련하였습니다.

새로운 도약을 위한 과학기술 패러다임의 변화

우리나라는 지난 50여 년간 반도체·자동

차·조선 등 제조업 분야에서 눈부신 발전

을 이루었고, 초고속 통신망을 구축하는 등

ICT 최강국으로 발돋움했습니다. 세계의 원

조를 받던 최빈국에서 이제는 개발도상국에

원조를 공여하는 선진국이 됐습니다. 이러

한 우리나라의 눈부신 환경 변화는 과학기

술과 ICT 분야 우수 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

습니다.

1970~1980년대 우수한 학생들은 세계로부

터 반도체와 통신기술을 배워와, 아무런 기

술 지식도 없는 우리나라를 메모리 최강국,

휴대폰 최강국으로 탈바꿈시켰습니다. 철강

자원이 없는 우리나라가 최고의 제철산업을

일궈내고, 조선 분야를 성장시킨 것은 과학

기술 전문가들의 연구개발 노력이 불철주야

계속되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현재 위기상황에 직면해

있습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우

리나라 경제는 장기 침체의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또한 저출산·고령화 등 사회구조

의 변화도 심각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게

다가 기존의 대기업 기반 제조업은 중국 등

신흥 산업국들의 추격으로 성장의 한계를 보

글 윤종록 | 미래창조과학부 제2차관

Science & Creativity ●04 ● 2013.09 + Vol.192 05

Page 6: 한국과학창의재단 2013년 9월 월간과학창의

ICT

이고 있고, 청년들이 취업할 수 있는 양질의 일자리는 갈수록 줄어들

고 있습니다. 그간의 모방과 추격형 경제 성장전략이 한계를 보이고

있는 것입니다.

과학기술과 ICT, 그리고 모든 국민들의 아이디어를 모으고 그것을 부가

가치화 하는 전략, 창조경제로의 패러다임 전환의 필요성이 여기에 있

습니다. 좋은 아이디어만 있으면 적은 자본으로도 과감히 창업에 도전

하여 큰 부가가치를 만들어 내는 경제로의 전환을 할 때입니다.

신성장동력이 되는 소프트웨어 역량 강화

창조경제의 문을 열기 위한 핵심으로 소프트웨어의 국가적 역량을 강

화해야 합니다. 막대한 설비투자를 수반하는 제조업과 달리 소프트웨

어 산업은 적은 자본과 인력으로도 창업이 가능합니다. 대학생 마크

저커버그(Mark Zucherberg)는 아이디어와 노트북, 서버만으로 시가

70조 원에 달하는 페이스북을 만들어 냈습니다.

산업화 시대의 고속도로와 마찬가지로 소프트웨어는 창조경제 시대의

기간산업이자 기본 인프라입니다.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윈도우 운영체

제, 애플의 IOS와 앱스토어, 구글의 안드로이드 등은 이미 세계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전 분야의 변화를 주도하고 있습니다. 소프트웨어를

중심으로 전 세계인의 수많은 아이디어와 스토리가 공유되고, 그 과정

에서 시시각각 새로운 가치가 창출되는 토대가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우리도 특정학과, 고등교육에서만 진행하던 소프트웨어

교육을 초·중등교육단계부터 시작할 필요가 있습니다. 어려서부터

프로그래밍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하며 관심 있고 재능 있

는 학생들을 발굴해 키워나가야 합니다. 이와 더불어 정부는 그간 소

프트웨어 산업의 성장을 가로막았던 저작권 보호와 유지관리대가 현

실화 등의 문제를 해결해 일하기 좋은 소프트웨어 산업 생태계를 조성

하겠습니다.

과학기술과 ICT로 하나되는 글로벌

우리는 과학기술과 ICT를 기반으로 사회 전 분야에 대한 융합을 활성

화 시켜야 합니다. 세계최고 수준인 ICT 인프라를 지속적으로 고도화

하는 한편, 이를 활용하여 농업·자동차·서비스업 등 타 산업 분야와

의 융합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 내야 합니다. 싸이의 ‘강남스타

일’이 ‘유튜브’라는 ICT 플랫폼을 통해 전 세계를 사로잡았듯이, 세계

최고의 ICT 역량이 ‘비타민’ 작용을 하여 전 산업에 융합이 활성화 된

다면 새로운 가치 창출이 가속화 될 것입니다.

이와 더불어 소프트웨어 및 ICT 융합 아이디어가 사업화 되어 세계시

장으로 진출할 수 있는 과감한 도전이 필요합니다. 소프트웨어와 ICT

융합 아이디어가 총알이라면, 장전만 하지 말고 과감하게 방아쇠를 당

길 수 있어야 합니다. 정부는 그간 실패가 두려워 섣불리 창업하지 못

했던 이들에게 적극적인 지원을 제공하며 좋은 아이디어와 기술만 있

으면 한 번에 성공하지 못하더라도 계속 일어설 수 있고 더 큰 성공을

이룰 수 있도록, ‘성실한 실패’가 하나의 자산이 되는 환경을 조성할 것

입니다.

또한, 그간 내수시장 공략 중심의 창업 문화를 초기부터 해외를 목표

로 하는 문화로 탈바꿈해야 합니다. 우리가 먼저 시작했던 싸이월드가

후발주자인 페이스북에 따라잡히고, 애니팡이 중국의 복제품에 대응

하지 못하는 이유는 처음부터 세계로 눈을 돌리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정부는 초기부터 세계를 목표로 도전(Born-to-Global)할 수 있도록

창업 문화를 바꿀 것이며, 이를 위한 일환으로 9월 3일 ‘미래 글로벌 창

업 지원센터’를 개설하였습니다. 미래 글로벌 창업 지원센터에서는 기

술력과 상품은 가지고 있되, 그간 해외로 진출할 방법을 몰랐던 창업

가들에게 전문 컨설팅과 노하우를 제공할 것입니다.

정부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가진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창조경제의 주

역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정부는 조력자로서 재능과 끼, 열

정을 가진 사람이 누구나 창조경제의 주인공으로 설 수 있도록 지원하

겠습니다.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창의적 아이디어가 꽃을 피우는 창

조경제를 통해, 국민이 행복한 희망의 새 시대를 활짝 열어갈 수 있기

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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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7: 한국과학창의재단 2013년 9월 월간과학창의

글. 김신호 | 대전시 교육감

과 학 창 의에 세 이

생.각.하.다.

SPECIAL THEM

E

“창의적인 사람은

경험을 연결시켜

새로운 것들을

창조해낸다.”

21세기 혁신의

아이콘이면서 기술,

공학 분야와 창의성을

융합한 아이폰으로

새로운 소비 시장을

개척한 스티브 잡스가

미래사회는 융합적

사고가 필수적임을

강조한 말이다.

STEAMScience & Creativity ●06 ● 2013.09 + Vol.192 07

Page 8: 한국과학창의재단 2013년 9월 월간과학창의

미래인재 리더를 육성하는 융합인재교육(STEAM)

시대적 요구와 교육적 패러다임 변화에 따라 교실 수업을 개선하는데 선도적인 역할을 하

고 있는 STEAM은 과학(Science), 기술(Technology), 공학(Engineering), 예술(Art), 수학

(Mathematics)의 머리글자를 딴 것으로 교과 간의 융합적 교육 접근 방식을 일컫는 말이다. 한

국과학창의재단에서는 창의적 설계와 감성적인 체험을 통해 과학기술과 관련된 다양한 분야의

융합적 지식, 과정, 본성에 대한 이해와 흥미를 높여 창의적이고 종합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융합적 소양을 갖춘 인재 교육을 STEAM으로 정의하고 있다.

융합적 사고를 바탕으로 한 창의성과 도전정신을 갖춘 창의인재는 국가적으로 차세대 신산업

창출은 물론이고, 의료, 건강, 안전, 에너지, 환경 등 미래 사회문제 해결에 기여하며 창조경제를

실현하고 미래를 이끌어 갈 리더로 각광 받을 것이다. 이러한 창의인재 양성을 위해 최근 융합

인재교육의 중요성이 부각되는 교육적 패러다임 변화에 부응하고자 한국과학창의재단과 함께

우리 교육청도 STEAM의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교육현장 속의 STEAM

우리 교육청은 학교 현장의 STEAM 교수·학습 방법 개선을 위해 한국과학창의재단과 연계하

여 자료의 개발·보급, STEAM 리더스쿨(연구학교) 운영, STEAM 교사 연구회 운영 지원 등을

실시하고 있다. 특히, STEAM 현장 적용을 위한 리더스쿨(연구학교) 8개교를 운영하여 그 결과

를 학교 현장에 일반화시켰고, 올해부터는 3개교를 STEAM 리더스쿨로 지정하여 학교 현장 적

용 가능성을 연구하고 있다. 더불어 STEAM의 원활한 현장 적용을 위해 과학중점학교 3개교, 미

래형과학교실 2개교를 함께 운영하여 학교 현장 적용의 선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교사의 교수 역량 강화가 무엇보다도 중요하기에 교사들을 대상으로 하는 연수를 간과할 수

없다. STEAM 교사 연수는 한국과학창의재단, 한국과학기술원과 연계하여 입문 과정, 기초 과정,

심화 과정 등을 체계적으로 나눠 실시하고 있다. 특히, 시교육청과 대전교육과학연구원에서 실시

하는 기초 과정 연수는 교사뿐만 아니라 관리자에까지 연수 대상을 확대하여 관리자의 STEAM 마

인드 함양과 함께 학교 교육과정 수립 단계에서부터 STEAM이 반영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행 복 교 육 의

완 성 은

융 합 인 재 교 육 으 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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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9: 한국과학창의재단 2013년 9월 월간과학창의

영재교육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되는 STEAM

교육청 차원의 STEAM 교육 사조를 반영한 영재교육도 절대적으로 필요한 교육이다. 이를 위

해 탐구주제와 교과 지식을 학생 스스로 융합하여 해결하도록 구성된 창의융합형 영재교육 교

수·학습 프로그램의 개발과 보급에 힘쓰고 있다. 더불어 실생활을 바탕으로 하는 STEAM의 구

현을 위해 STEAM형 유소년 영재 캠프 운영, STEAM 영재페스티벌 개최 등을 실시하고 있다.

그 결과 이러한 노력이 학교 현장의 교원들에게 교육 패러다임의 변화를 일으켜 STEAM에 대한

인식 변화로 작용하며 교수·학습 방법 개선으로 나타나고 있다. STEAM 교육은 교실 공간에

서 벗어나 실생활과 관련된 문제해결력 배양을 위한 교수·학습 활동이 이루어지고, 교과서 속

의 과학이 시각화되며, 이야기가 있는 과학으로 스토리텔링 되어 학생들에게 다가가는 등 쉽고

흥미를 유발하는 수업으로 변화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주제에 따라서는 한 공간에서 여러 교과

교사가 Co-Teaching(협력교수)을 실시하기도 한다.

STEAM의 효과적인 학교 현장적용을 위한 노력

교육 패러다임 변화에 대응하며 STEAM을 학교 현장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아쉽게도 아직 몇 가

지 지원이 더 요구되고 있다. 첫째, 교원 양성과정에서부터 융합이 포함된 커리큘럼이 운영될

수 있도록 교원 양성기관의 커리큘럼이 바뀌어야 한다. 둘째, STEAM에서 학교 현장의 교사와

학생간 소통 및 협업의 필요성 증대에 따라 학교 교육이 소통과 협업 교육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바뀌어야 한다. 셋째, 상급학교 진학 시스템과 STEAM 운영이 학교 현장에서는 거리감이 있는

것으로 보이기에 이를 극복할 수 있는 제도적 보완책과 함께 충분한 홍보가 반드시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교사들 간의 소통을 위한 충분한 시간 확보가 필요하다. 자신의 전공 교과만이 아니

라 타 교과 교사와의 끊임없는 소통과 협업을 통해 STEAM을 위한 기존 교육 과정의 재구성이

필수전제라고 하면, 교사들과 학생들에게 충분한 시간이 확보되어야 한다.

소셜 네트워크의 중요성이 크게 대두되고 성공적인 과학기술공학 발전과 성과를 위해서는 과

학기술이 인문학, 사회학, 경제학, 법, 정치 등과 체계적이고 효율적이며 전략적으로 연계될 것

이 강조되고 있다. 따라서 소통, 협업을 바탕으로 하는 STEAM을 통해서 창의성과 도전정신을

갖춘 창의인재 양성에 주력할 때이다.

행복교육의 완성, 그것은 STEAM의 현장 정착을 통해 이루어져야 한다.

김신호 | 대전시 교육감

Science & Creativity ●08 ● 2013.09 + Vol.192 09

Page 10: 한국과학창의재단 2013년 9월 월간과학창의

STEAM 교육은

교실 공간에서 벗어나

실생활과 관련된

문제해결력 배양을 위한

교수·학습 활동이

이루어지고, 교과서 속의

과학이 시각화되며,

이야기가 있는 과학으로

스토리텔링 되어

학생들에게 다가가는 등

쉽고 흥미를 유발하는

수업으로 변화되고 있다.

Science & Creativity ●08 ● 2013.09 + Vol.192 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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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유영만 | 한양대학교 교수

융 합 형

전 문 가 가

되 는

지 름 길

인문학적 상상력과 감수성

융합형 인재를 육성하는 교육, 즉 STEAM은 과학(Science), 기

술(Technology), 공학(Engineering), 예술(Art), 그리고 수학

(Mathematics)의 첫 글자를 조합해서 만든 용어다. 과학과 기술과 공학

이 융합되어 과학기술이나 공학기술이 되고 이것이 예술과 융합되어

과학적·기술적·공학적 예술이나 예술적 과학·공학·기술이 되기

도 한다. 여기에 수학이 융합되어 또 다른 분야로 끊임없이 새로운 창

조가 일어나는 STEAM 교육에는 가장 중요한 것이 빠져있다. 인문학이

다. 예술이 인문학을 대변할 수도 있지만 타인의 아픔을 나의 아픔처

럼 느끼는 인문학적 감수성을 예술이 대신하기에는 역부족이다. 과학

으로 기초 이론과 원리를 만들고 법칙을 설정하며 그것을 실제로 응용

하는 기술과 공학이 융합되어 과학적 창조나 기술공학적 산물이 하나

의 예술적 작품으로 변신하기 위해서는 수학적 논리도 필요하지만 더

욱 중요한 것은 수학적 상상력이다. 수학적 논리로 정확성과 정밀성을

추구함으로써 현실을 변화시킬 수 있는 다양한 과학적 결과나 기술공

학적 작품을 만들어 낼 수 있다. 하지만 과학기술과 공학기술이 수학의

힘을 빌려 세상을 변화시키는 창조적 혁신이 일어나기 위해서는 사람

의 얼룩과 무늬를 읽어내는 인문학적 상상력과 감수성이 필요하다.

STEAM +Humanities

과 학 창 의프 리 즘

생.각.하.다.

SPECIAL THEM

E

Science & Creativity ●10 ● 2013.09 + Vol.192 11

Page 12: 한국과학창의재단 2013년 9월 월간과학창의

지 성 적 융 합

이 전 에

감 성 적 융 합

STEAM +Humanities

Science & Creativity ●10 ● 2013.09 + Vol.192 11

Page 13: 한국과학창의재단 2013년 9월 월간과학창의

감성의 융합이 융합의 꽃을 피운다

여기서 말하는 상상력은 구체적인 현실에서 사람들이 느끼는 아픔과

외로움, 불편함과 불안감, 불만족스러움을 가슴으로 공감하면서 이

를 치유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내는 능력이다. 상상력은 밑도 끝도 없

이 뜬구름 잡는 허무맹랑한 몽상이나 망상, 환상, 공상이 아니다. 몽

상과 망상, 환상과 공상에는 힘 력(力)자가 붙지 않는다. 오로지 상상

에만 힘 력(力)자가 붙어서 상상력(想像力)으로 변신한다. 그만큼 내

가 경험해보지 못한 타인의 아픔에 공감하는 힘, 즉 상상력이 밑바탕

에 깔려야 따뜻한 사회를 만들어나가는 진정한 의미의 융합형 인재

가 탄생할 수 있다.

과학과 기술과 공학과 예술, 그리고 수학을 융합하기 이전에 감성의

융합이 선행될 필요가 있다. 논리적 지식의 융합 이전에 따뜻한 감성

의 융합이 일어나 공감대가 형성될 때, 융합의 꽃이 필 수 있다. 과학적

지식이나 과학적 기술 또는 기술공학적 지식이든 지식과 기술에는 그

것을 창조한 사람의 열정과 철학, 혼이 담겨 있다. 겉으로 드러난 지식

과 표면적 기술의 이면에는 지식과 기술을 만들어낸 사람의 아픔이 있

다. 이전 지식에 대한 불만과 기술에 대한 불만족스러움, 불안감이 새

로운 지식과 기술을 만드는 원동력으로 작용한다. 이전 지식과 기술에

대한 심각한 불만, 지적 분노, 도덕적 분개가 이전 지식과 기술의 문제

점 및 한계를 뛰어넘는 새로운 지식과 기술을 창조하는 원동력으로 작

용한다. 치솟은 심각한 문제 의식과 분노, 분개가 정화되면서 감동적

인 눈물로 흐르는 것이다.

감수성이 융합에 미치는 영향

뜨거운 눈물이 서로의 공감대를 형성할 때 지식과 기술이 세상을 바

꿀 수 있는 창조적 혁신의 산물로 부각된다. 지식과 기술은 논리, 즉 앎

의 세계이기 이전에 감성과 느낌의 세계다. 느낌은 언제나 앎보다 먼

저 온다. 느낌이 논리적으로 정리되면서 과학적 지식이 탄생되고 기술

적 결과로 만들어지며, 공학적 산물이 창조되는 것이다. 그리고 수학

적 논리도 우선 심상으로 떠오르면서 새로운 논리적 지평의 문이 열린

다. 앎의 융합 이전에 느낌이 융합되어야 자연스럽게 제 3의 새로운 앎

으로 융합되어 논리적 지평이 열리게 된다.

이런 점에서 융합형 인재의 전제 조건은 자신의 전공분야로 혜택을 보

논리적 지식의 융합

이전에 따뜻한 감성의

융합이 일어나

공감대가 형성될 때

융합의 꽃이

필 수 있다.

Science & Creativity ●12 ● 2013.09 + Vol.192 13

Page 14: 한국과학창의재단 2013년 9월 월간과학창의

고 있는 사람들의 아픔이 무엇인지를 가슴으로 생각하는 인문학적 감수성이다. 감수성은 타인

의 아픔을 가슴으로 생각하는 정서적 능력이다. 감수성으로 포착된 타인의 아픔이나 불만, 불안

과 외로움을 치유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구상하는 능력이 바로 상상력이다. 감수성으로 타인의

아픔을 포착하거나 상상력으로 아픔을 치유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구상하는 단계는 논리적 지

식이나 이성보다 가슴으로 생각하는 감성이 깊이 관여한다. 감성 융합이 일어나기 이전에 이성

융합을 강요할 경우 머리로는 이해할 수 있지만 마음 속 깊이 관여하지 않는다. 융합의 필요성

을 논리적으로 설명하면 머리는 끄덕이지만 행동은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융합의 필요

성이 감성적으로 설득되면 감동하게 되고 감동하면 행동한다. 사람을 행동하게 만드는 가장 확

실한 방법은 감동시키는 것이다. 융합도 감동하지 않으면 머리로는 이해하지만 뒤돌아서서 다

시 자기 영역을 파고들고, 타분야에 대한 관심의 문도 닫아버리는 경우가 많다.

느낌으로 소통하며 창조하라

융합은 마음과 마음이 소통하고 서로의 다름을 가슴으로 느끼면서 공감대가 형성될 때 비로소

시작될 수 있다. 융합의 꽃을 피우기 위해서는 감각적 체험과 이성의 융합, 환상과 실재의 융합,

직관과 지성의 융합, 가슴속의 열정과 머릿속의 논리가 융합되어야 한다. 시인 윌리엄 워즈워드

(William Wordsworth)가 말한 것처럼 ‘닮지 않은 것에서 닮은 것을 찾아내는 기쁨’은 다양한 분

야의 지식을 융합함으로써 즐길 수 있다. 닮지 않은 분야의 융합을 시도함으로써 닮은 점을 찾

아낼 수 있다. “위대한 아이디어는 레스토랑의 회전문에서 탄생한다”는 까뮈의 말은 서로 다른

분야의 과학자들이 의견을 교환할 때 위대한 아이디어가 나온다는 뜻이다. 이때 아이디어의 교

환은 지식의 교환만이 아니라 지식과 관련된 ‘느낌’의 교환까지 포함한다. 무언가를 깨달았거

나 아이디어가 나오려고 할 때, ‘머리로 안다’고 하지 않고 가슴으로 ‘느낌이 온다’고 하지 않는

가. 그만큼 지식에 담겨진 사람들의 느낌이 중요하게 작용한다. 느낌이 오지 않으면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고 소통이 단절된다. 창조는 소통과 공감에서 비롯된다. 위대한 창조일수록 한 개인

의 외로운 생각을 넘어 다양한 분야의 관심사가 집단적으로 공유되면서 서로가 몰랐던 사실을

깨닫고 생각과 아이디어가 뒤섞이면서 탄생하는 경우가 많다.

감수성으로 포착된

타인의 아픔이나 불만,

불안과 외로움을 치유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구상하는 능력이 바로

상상력이다. 유영만 | 한양대학교 교수

Science & Creativity ●12 ● 2013.09 + Vol.192 13

Page 15: 한국과학창의재단 2013년 9월 월간과학창의

지난 8월, 정부는 ‘꿈과 끼’, ‘융합’, ‘도전’, ‘글로벌’, ‘평생학습’ 등 5가지

주요 사항을 기반으로 한 ‘창의인재 육성방안’을 발표했다. 이에 많은

교육기관들이 창의인재 양성을 위해 다양한 노력과 변화를 시도하기

시작했다. 그 중 창의, 융합, 글로벌을 교육철학으로 창의인재 육성에

앞장서고 있는 울산과학기술대학교(이하 UNIST)의 조무제 총장을 만나

창의인재 육성과 융합교육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글. 김정훈 | 객원기자 + 사진. 김경록 | 벙커스튜디오

과 학 창 의인 터 뷰

생.각.하.다.

SPECIAL THEM

E

융 합 교 육 으 로

창 조 경 제 를

실 현 하 다

Science & Creativity ●14

Page 16: 한국과학창의재단 2013년 9월 월간과학창의

창의와 융합, 창의인재 양성을 위한 중요 키워드

“창의성은 미래 환경에 잘 적응할 뿐 아니라 필요에 맞게 환경을 변

화시킬 수 있는 힘이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를 갖춘 인재는 미래 사

회에서 융합에도 능한 인재일 수밖에 없습니다.”

창의, 융합, 글로벌을 교육철학으로 한 UNIST의 대표로 여러 인재들을

보고 겪어 왔기 때문일까? 창의성에 대한 조무제 총장의 생각은 남다르

게 느껴졌다. 아이디어를 산출하거나 새로운 유형으로 사고하는 능력

의 사전적 뜻을 넘어 창의성이 가진 힘과 역할을 꿰뚫어 보는 듯했다.

융합에 관한 생각도 마찬가지다. 그에 따르면 융합은 단순히 여러 과

학기술만의 통합이 아닌 인문학적 지식과 감성을 바탕으로 이루어지

고, 현대사회는 그러한 융합 기술과 사고를 바탕으로 발전해 나가고

있다고 한다. 이는 현재 최고의 기업들이 과학 지식에 기반을 둔 기술

과 인간 사회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큰 성공을 거두고 있는 것을 보

면 알 수 있다. 또한 나침반, 활자 등으로 대변되는 지난 1,000여 년간의

10대 발명품과 바이오, 에너지, 미래전자 기술 등 여러 기관에서 발표

한 미래 유망 기술을 비교해보면 융합성의 차이를 분명히 알 수 있다고

한다. 즉 융합 또는 융합적 사고가 미래 인류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게

되며 이러한 융합에 능한 인재가 창조경제에 필요한 이유인 것이다.

교육과정에 녹아든 창의와 융합

창의와 융합에 관한 남다른 생각 때문일까? 초대 총장인 그는 2009

년 UNIST의 개교를 앞두고 보스톤의 올린공대(Olin College of

Engineering)와 메사추세츠공과대학교(MIT), 조지아공과대학교

(Georgia Institute of Technology) 등 창의와 융합을 대표하는 세계 최

고의 대학을 찾아 특징을 파악하고 벤치마킹해 UNIST의 교육과정에

녹여냈다. 이는 UNIST만의 특별한 학부 교육과정에 나타난다.

UNIST는 과학기술특성화대학이지만 인문학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인식하고 이를 교육과정에 접목시켜 운영한다. 신입생들은 1년 동

안 전공선택 없이 인문학, 경영학, 과학기술 등 여러 학문을 접하면

서 다양한 지식과 소양을 쌓게 된다. 또한 ‘기업가정신과 혁신’이라

는 과목을 수강하며 혁신과 아이디어, 창의력을 쌓는다. 뿐만 아니라

음악수업을 통해 ‘1인 1악기 다루기’를 장려받으며 감성도 쌓는다.

1년 동안 다양한 수업을 들으며 지식을 쌓은 학생들은 2학년이 되

면 2개의 전공과목을 선택하여 본격적인 융합교육을 받게 된다. 이

과정에서 과학을 꿈꾸던 학생이 경영학을 전공하거나 인문학적 성

향이 강한 학생이 과학을 전공으로 선택하는 등의 변화가 나타난

다고 한다. 최근 기업계의 트렌드인 인문계 학생에게 과학기술을

가르치는 것, 혹은 이공계 학생에게 인문학적인 수업을 가르치는

융합교육이 실현되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학부에서부터 창의교육

과 융합교육이 구현되는 것은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드문

사례라고 한다.

학생뿐만이 아니다. 교수 역시 두 개 이상의 학부에 소속되어 본인의

연구 역량을 바탕으로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융합 연구를 실천하고

있다. 이를 통해 젊은 교수들이 우수한 연구실적을 내고 있고 ‘디자

인 및 인간공학부’ 등 모든 학부가 융합적 속성을 가진 커리큘럼을

운영하고 있다. 학교 전체가 창의와 융합을 실천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또 다른 교육철학인 글로벌화를 더해 창의와 융합의 효과

를 극대화하고 있다. UNIST는 모든 수업을 100% 영어로 진행하고

있는데 교수의 대다수가 MIT, 하버드 대학, 스탠퍼드 대학 등의 해

외 명문대 출신이다 보니 100% 영어 강의가 가능하다. 또한 모든

수업은 IT 기반의 LMS(Learning management system)을 활용하

여 사전 예습이 이루어지는데 이는 교수들이 수업에 필요한 사항

을 ‘블랙보드’시스템에 올려두면 학생들이 스마트폰을 통해 언제,

어디서든 자료를 확인할 수 있는 것이다. 때문에 영어로 진행되는

수업을 어려움 없이 이해할 수 있고 사전 예습이 가능하기에 실제

수업에서는 자유로운 토론을 통해 창의력을 키우도록 하고 있다.

선택과 집중으로 융합교육의 질을 높여

조무제 총장은 자동차와 스마트폰을 예로 들며 융합과 융합교육

중요성을 설명했다. 그는 기계처럼 보이는 자동차도 IT 비중이 절

반 이상을 차지하고 스마트폰 또한 첨단신소재와 IT, 디자인 등의

융합으로 이루어진 산물이라며 융합이 우리 생활 곳곳에 산재해

조무제

● 2013.09 + Vol.192 15

Page 17: 한국과학창의재단 2013년 9월 월간과학창의

있음을 강조했다. 이러한 융합이 창조경제를 실현하는 중요 키워드

이기에 융합인재 양성을 위한 교육 또한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리고

융합인재 양성을 위해 대학은 단순한 지식 전달 및 교육에 그칠 것이

아니라 개개인의 역량을 키워주고 미래 사회에서 본인의 역량을 발

휘할 수 있도록 준비시켜줘야 한다고 했다. 특히 현대사회에서는 모

든 분야에서 1등이 될 수 없기에 최고가 될 수 있는 분야를 선택해 집

중 투자하는 실효성을 갖춘 융합교육이 필요하다고 했다.

조무제 총장의 말은 최근 여러 곳에서 나타나는 UNIST의 행보를 통

해 확인할 수 있었다. UNIST 학생들은 교수들조차도 게재하기 쉽지

않은 ‘Angewandte Chemie’, ‘Journal of Applied Physics’, ‘Chemical

Communication’과 같은 세계적인 학술지에 논문을 게재하고 ‘2012

세계 창의력 올림피아드 대회’와 같은 국제 대회에서 좋은 성과를 거

두고 있다. 다양한 분야의 학문을 접하며 융합적 사고방식을 키워주

고 선택과 집중을 통해 뛰어난 부분을 장려한 UNIST의 교육방식이

좋은 결과로 나타난 것이다.

교수들의 연구 성과도 매우 우수하다. 개교 후 지난 4년 간 세계 3대

학술지인 <네이처(Nature)>, <사이언스(Science)>, <셀(Cell)> 등 세

계 Top 학술지에 10여 편의 논문이 게재됐는데 이는 국내 최고 수

준이다. 또한, 개교 4년 만에 세계적인 학술지 출판그룹인 ‘Nature

Publishing Group’이 발표한 2012년 아시아태평양 연구역량 평가에

서 국내 대학 9위로 선정되었다. 특히 2차 전지 분야는 MIT, 스탠퍼

현재 초·중·고등학교 교사들만의 능력으로는

STEAM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데 한계가 있습니다.

때문에 첨단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대학 교수들이 프로그램

개발에 참여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이렇게 개발된 프로그램은 학교에서

배운 지식이 사회에서 어떻게 활용되는지 현장감을 전해줄 뿐만 아니라 융합형

인재가 되기 위해 큰 그림을 가지고 상황을 바라보는 능력을 키워 줄 것입니다.

Science & Creativity ●16

Page 18: 한국과학창의재단 2013년 9월 월간과학창의

드와 함께 세계 Top3로 평가 받고 있는데, 지난해와 올해에 걸쳐 국

내 벤처 기업에 2차 전지 기술을 이전하였고, 이 기업은 연간 매출액

1000억원을 기대하고 있다.

조무제 총장은 “융합적 사고와 교육을 통해 다양한 학문을 연구하고

이를 통해 나온 결과물을 상용화할 수 있도록 산업계와 연계하는 등 실

리콘밸리와 같은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이런 산학연 협력을 통해 스티

브 잡스와 같은 인재를 배출할 뿐만 아니라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아이

디어가 과학기술개발로 이어져 일자리를 창출하는 창조경제를 실현

하는 셈이죠.”라고 말했다.

UNIST, STEAM 교육에 앞장서다

UNIST는 최근 한국과학창의재단과 함께 초·중·고등학생을 위한 융

합인재교육(STEAM)에도 앞장서고 있다. 특히 디자인 및 인간공학부

교수들은 2012년부터 현재까지 STEAM 교육 사업에 참여하며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해오고 있다. 작년에는 인지공학전문가, 로봇전문가와

같은 진로 연계형 프로그램과 DSLR 카메라 및 테블릿 PC를 주제로 스토

리텔링, 그리기 등을 적용한 과학·예술 융합형 STEAM 프로그램을 개

발했다. 올해는 LED와 ICT를 주제로 한 프로그램을 개발 중인데, 이러한

프로그램은 UNIST 교수진의 첨단 연구에 대한 전문적 지식과 대기업의

신제품 개발 경험을 바탕으로 구성해 프로그램의 질을 높이고 있다.

“현재 초·중·고등학교 교사들만의 능력으로는 STEAM 교육 프로

그램을 개발하는 데 한계가 있습니다. 때문에 첨단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대학 교수들이 프로그램 개발에 참여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이렇게 개발된 프로그램은 학교에서 배운 지식이 사회에서 어떻게

활용되는지 현장감을 전해줄 뿐만 아니라 융합형 인재가 되기 위해

큰 그림을 가지고 상황을 바라보는 능력을 키워 줄 것입니다.”

융합형 인재 양성 및 교육을 위한 대학의 역할을 제시한 조무제 총장

은 현재 우리나라 초·중·고등학교 교육 현장에는 창의와 융합에

대한 정보가 거의 없다고 한다. 그러다보니 학생들이 대학에 와서 이

런 능력을 개발하고 있는 실정이고, STEAM 교육과 같은 창의, 융합

인재 교육이 초·중·고등학교에서부터 이루어진다면 더 좋은 결과

가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창의와 융합에 관한 남다른 견해와 이를 교육철학으로 녹여낸 조무

제 총장은 UNIST를 ‘2030년 세계 TOP 10’으로 성장시키기 위한 목

표를 정했다. 또한 첨단 공업도시인 울산을 배경으로 한국형 실리콘

밸리를 조성해 국제적 위상을 떨칠 수 있도록 만들겠다는 꿈도 비쳤

다. 학교전체가 융합교육을 실현하고 성과가 조금씩 나타나는 지금,

조무제 총장의 목표와 꿈이 먼 얘기만은 아닌 듯 싶다.

UNISTSTEAMCAMP

● 2013.09 + Vol.192 17

Page 19: 한국과학창의재단 2013년 9월 월간과학창의

미래를 여는 세 가지 강연

신임 사무관 300여 명을 대상으로 한 이번 연수는 과학

기술의 이해와 창의인재 양성의 중요성을 주제로 열렸

다. 이날 열린 프로그램은 강연으로 이루어진 1부와 과

학 체험을 통해 STEAM 교육에 대해 알아보는 2부로 나

뉘어 진행됐다.

1부 강연의 첫 주자는 ‘바이오 스토리텔링을 통한 과학과

사회의 소통’을 주제로 한 인하대학교 김은기 교수였다. 그

는 강연을 통해 최근 바이오 과학 분야에서 가장 화두가 되고

있는 고령화 사회와 게놈, 지구온난화 등 9가지 이슈를 소개하

며 과학과 사회의 소통에 대해 강조했다. 또한 흔들리는 과학 입국

의 현실을 소개하며 향후 정책 담당자로 활동할 신임 사무관들에게 과

글 + 사진. 김주현 | 한국과학창의재단 융합인재교육팀

STEAM의 매력에 빠지다!

한국과학창의재단은 지난

8월 14일, 경기도 과천에 위치한

중앙공무원교육원에서 신임 사무관들을

대상으로 과학기술 및 사회 변화의 흐름 파악과

창조경제 시대를 견인할 인재 양성의 중요성을

알리고자 STEAM 연수를 진행했다. 창조경제

구현을 통해 대한민국의 미래를 책임질 이들의

‘뜨거운’ 연수 현장에 동행해 보자.

중앙공무원교육원 신임 사무관 STEAM 연수

행.동.하.다.

핫이슈

Science & Creativity ●18

Page 20: 한국과학창의재단 2013년 9월 월간과학창의

STEAM

SCIENCETECHNOLOGYENGINEERING

ARTMATHEMATICS

학기술의 중요성을 전했다.

이어 한국과학창의재단 김윤정 단장은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창조경

제 시대에서 창의적 인재양성의 필요성’을 주제로 강연을 시작했다. 김

윤정 단장은 창의인재 양성의 중요성과 양성을 위한 다양한 방법을 이

야기 했다. 특히 지난 6월 발표된 정부의 ‘창조경제 실현계획’의 핵심전

략 중 하나인 ‘꿈과 끼를 살리는 행복교육’을 강조하며 이를 위한 한국

과학창의재단의 역할도 소개했다. 이와 함께 진로교육과 교육기부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설명하며 창의인재에 대한 이해도를 높였다.

세 번째 강연은 ‘과학 교육, 융합인재교육(STEAM), 그리고 과학’을 주

제로 한 한국과학창의재단 정진수 단장의 특강이었다. 정진수 단장은

이 자리에서 21세기 과학과 관련된 시대의 변화 및 그에 따른 과학 교

육의 변화에 대해 소개했다. 또한 미래창조과학부와 교육부에서 추진

하고 있는 STEAM의 개념과 한국과학창의재단에서 시행중인 STEAM

관련 사업 및 교육 방법을 소개하였다.

이날 강연에 참석한 신임 사무관들은 향후 각 부처에 배치돼 과학, 교

육, 경제, 사회 등 각 분야의 정책을 담당할 것이기에 진지한 자세로 경

청하는 모습을 보였다. 또한 과학기술 및 사회 변화의 흐름을 파악하

고 창조경제 시대를 견인할 창의인재 양성에 대해 이해할 수 있었다며

소감을 전했다.

오감으로 느끼며 배운 STEAM

1부 강연을 통해 이론적 지식을 쌓은 신임 사무관들은 2부에 마련된

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STEAM 교육을 몸소 배웠다.

특히 박스 속의 물건을 맞추는 ‘무한 상상 미스테리 박스’는 신임 사무

관들에게 STEAM 교육의 참 재미를 전해주었다. 신임 사무관들은 박

스를 이리저리 흔들어 소리를 듣고 냄새를 맡는 등 오감을 활용하며 프

로그램에 참여했다. 신임 사무관들은 마치 중학생으로 돌아간 것처럼

호기심 어린 눈빛과 행동을 보였다. 이윽고 정해진 탐구 시간이 끝나

자 이들은 추측한 물건의 이름을 발표하고 서로의 추론 과정을 이야기

했는데 정답은 공개하지 않았다. 이를 통해 과학자의 태도와 탐구 방

법을 배우고 사이언스 커뮤니케이션 기술을 경험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밖에도 신임 사무관들은 인지과학과 인지공학자의 직업을 이해하

는 ‘인지공학 프로그램’을 통해 눈으로 보는 것과 머리로 인지하는 것

의 차이를 경험하였으며 브레인스토밍을 활용한 ‘스미소니언 프로그

램’을 통해 사물을 관찰하고 묘사하는 기술을 배웠다.

이번 중앙공무원교육원 신임 사무관 관리자 과정 연수는 이론과 체험

프로그램이 함께 이루어져 참여자들의 깊은 이해와 호응을 불러일으

켰다. 특히 정책 담당자로 활동하게 될 신임 사무관들이 과학과 창의인

재, 과학적 의사소통을 체득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였다. 무엇보다 본인

들의 학창 시절과 비교하며 요즘 학생들이 배우는 과학 수업 및 STEAM

교육을 직접 체험해봄으로써 창의인재 양성을 위한 STEAM 교육에 대

한 이해도를 높일 수 있었던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 2013.09 + Vol.192 19

Page 21: 한국과학창의재단 2013년 9월 월간과학창의

딱딱하고 지루하기만 했던 과학수업,

우리가 직접 바꿔요! 대학생 STEAM 교육기부단

글. 김혜령 | 한국과학창의재단 융합인재교육팀 + 사진. 유효종 | 임실고등학교 교사

초·중·고등학교의 과학수업을 획기적으로 바꾸기 위해 열정과 패기로 똘똘 뭉친 젊은 피들이 모였다. 대학생 STEAM 교육기부단이 그 주인공으로

이들은 ‘융합인재교육(STEAM)의 든든한 지원군’이라는 의미의 대학생 교육기부단체를 일컬으며, 대학생의 교육기부를 통해 학교현장의 다양한

STEAM 체험활동을 확대하고자 시작됐다.

STEAM 교육을 정규 교육의 장으로

현재 1·2차 시범운영을 마치고 초·중·고등학교 겨울방학 전후시

기에 맞춰 본격 운영 준비를 시작하고 있는 대학생 STEAM 교육기부사

업은 STEAM 수업을 진행해 보고자 하는 전국 초·중·고등학교와 교

육기부를 원하는 대학생들이 매칭되어 STEAM 체험탐구활동을 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STEAM 수업은 방학전후 일주일동안 프로젝트형식으로 진행되고 있

다. 이 기간이 초·중·고등학교 정규 교과과정이 마무리 된 후의 여유

시간으로 효과적인 체험활동을 진행할 수 있고, 대학생들은 방학을 이

용해 교육기부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가장 적합한 기간이기 때문이다.

행.동.하.다.

현장속으로

Science & Creativity ●20 ● 2013.09 + Vol.192 21

Page 22: 한국과학창의재단 2013년 9월 월간과학창의

● 유효종 | 임실고등학교 교사

이번 대학생 STEAM 교육기부사업에 시범운영 학교로 참여하며 느낀 소감과

평가를 부탁드립니다. ● 우리 프로그램은 야외에서 이뤄지는 활동적인 프로그

램이기에 혼자 진행하기에는 어려운 점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대학생들과 역할

을 분담하며 성공적으로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대학생들이 새로운 아

이디어를 내고 수업관련 교재를 직접 만들어 오는 등 열정적인 활동으로 프로그

램의 질이 높아진 것 같아 좋았습니다.

대학생 STEAM 교육기부사업의 활성화를 위해 필요한 점은 무엇이라 생각하

나요? ● 대학생 교육기부단과 연계성을 가진 프로그램인 만큼 STEAM 교육의

전도자로 육성할 수 있는 체계적인 교육과 시범 프로그램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

고 생각합니다. 아울러 대학교 교육과정에서 STEAM 교육과 관련된 교양과정을

편성해도 좋을 듯 합니다.

● 대학생 STEAM 교육기부단 eV 팀 | 경북대학교

이번 대학생 STEAM 교육기부사업에 참여하게 된 소감은 어떤가요? ● 운영

전에는 보조교사로서의 역할에 대한 걱정과 약간의 부담감을 가지고 있었습니

다. 하지만 운영 후에는 아이들의 기발한 생각과 높은 참여도에 오히려 우리가 더

많은 것을 배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한 학생들의 변화를 보며 우리 팀의 슬

로건인 ‘나비의 작은 날갯짓이 해일을 만든다’는 말처럼 대학생 STEAM 교육기

부사업을 통해 가치 있는 변화를 만들어 낼 수 있다고 느꼈습니다.

대학생 STEAM 교육기부사업의 활성화를 위해 필요한 점은 무엇이라 생각하

나요? ● 담당 선생님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프로그램을 이해하고 만들어

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때문에 담당 선생님과의 사전 회의를 통해 학

교 특징을 파악하거나 전반적인 수업 진행과 흐름에 대한 구체적인 리허설이 진

행된다면 프로그램 운영에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Mini Interview

대학생 STEAM 교육기부사업의 가장 큰 특징은 초·중·고등학교의

체험탐구활동이 과학 특화 동아리, 방과후 활동 등에 집중 운영돼 소

수의 학생들만 참여할 수 있었던 점을 개선한 것으로 정규수업에서

STEAM 수업을 진행하여 학급의 모든 학생이 체험활동에 참여할 수 있

도록 설계된 점이다.

대학생 STEAM 교육기부사업은 이번 1·2차 시범운영기간동안 총 53

개 학교를 대상으로 운영했으며, 이번 겨울방학 전후기간으로 50여 개

의 학교를 모집해 운영할 예정이다.

학교 교육현장으로 간 대학생들

STEAM 교육의 현장 확산을 위해 출범한 대학생 STEAM 교육기부단은

과학 및 공교육에 관심이 많은 교육대, 사범대, 공대, 자연과학대, 인문

사회과학대 등의 대학생들로 구성되어 있다. 때문에 팀원 개개인이 가

지고 있는 STEAM 교육에 대한 역량이 높고 열정이 크다. 대학생 STEAM

교육기부단 팀원들은 개개인이 가지고 있는 지식과 경험들을 학교 교사

들과 함께 의논하고 고민하여 정규수업에 반영할 뿐만 아니라, 교사 혼

자서 진행할 수 없었던 체험탐구활동의 든든한 지원군으로서 모든 학생

이 수업에 참여하는 환경을 만드는 데 일등공신의 역할을 하고 있다.

대학생 STEAM 교육기부단은 지원군의 역할뿐만 아니라 수업개선

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교육기부단 학생들은 교사가 설계해놓은

STEAM 프로그램에 맞춰 학생들을 지도·관리하는 보조역할에서 벗

어나 수업개선에 대한 아이디어를 제시하고, 직접 수업을 설계하여 수

업을 진행해 보기도 한다. 이는 이론에 치우친 과학수업이 아닌 학생들

개개인의 창의성을 살릴 수 있는 긍정적인 수업 변화를 이끌어간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더욱이 미래를 이끌어갈 젊은 대학생들이 공교육

의 변화에 직접 참여하고, 교육기부에 나서면서 진정한 나눔의 의미를

경험하며, 교육의 참의미를 되새기는 것은 물론 올바른 청년 나눔 문화

를 형성한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활동이라 할 수 있다.

대학생들의 방문에 학교현장의 반응도 뜨겁다. 대학생들이 준비해 온

수업 재료나 도구들은 학교에서 늘 쓰던 재료가 아니기에 쉬는 시간마

다 전교생이 구경을 나오기도 하고, 평소 과학에 관심이 없던 학생들도

몰랐던 과학상식이나 궁금증들을 대학생들에게 들으며 과학에 흥미

를 느끼기도 한다. 특히, 팀별 활동에서 막히는 부분들은 바로 도움을

요청하며 어려운 문제들도 쉽게 접근할 수 있고, 고등학생의 경우에 진

로상담이나 전공 관련 궁금증을 물어보며 미래계획을 세우는데 도움

을 받기도 한다.

대학생 STEAM 교육기부단과 함께 대학생 STEAM 교육기부활동에 숨

은 영웅은 학교현장에서 고군분투하는 교사들이다. STEAM 수업을 맡

은 교사들은 더 나은 수업과 후배양성을 위해 기꺼이 정규수업을 공개

하고, 바쁜 시간을 쪼개 프로그램 연구와 대학생 STEAM 교육기부단의

성공적인 활동을 위해 지도하는 등 일련의 모든 과정을 진행한다. 바쁜

일과 속에서도 학생들이 즐거워하는 모습에 STEAM 수업 연구와 체험

활동을 멈출 수가 없다는 교사들의 행복한 고민에서 우리나라 과학교

육의 밝은 미래가 보인다.

Science & Creativity ●20 ● 2013.09 + Vol.192 21

Page 23: 한국과학창의재단 2013년 9월 월간과학창의

글. 김정훈 | 객원기자 + 사진. 김경록 | 벙커스튜디오

창 조 경 제 의 씨 앗 ,

아이디어가 돈이 되고 국가 경제 성장의 원동력이 되는 창조경제 시대. 국민의 상상력과 아이디어를 책임질 무한상상실이

잇따라 개소식을 가지며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갔다. 그중 상상과학교실, 아이디어클럽, 스토리텔링클럽 등의 특색을 모두 갖춘

종합형 무한상상실로 창조경제의 씨앗이 될 국립중앙과학관 무한상상실을 찾아 그 특징을 엿보았다.

종합형 개소

행.동.하.다.

현장속으로

Science & Creativity ●22

Page 24: 한국과학창의재단 2013년 9월 월간과학창의

● 최종배 | 국립중앙과학관 관장

국립중앙과학관 무한상상실의 가장 큰 특징은 무엇인가요?

우리 무한상상실은 4가지 유형을 모두 갖춘 종합형으로 목적에 따라 공간을 분리

해 구성한 것이 특징입니다. 1층은 오픈된 공간으로 구성해 많은 사람들이 자유

롭게 찾아 아이디어를 낼 수 있도록 했고 3층은 발현된 아이디어를 분야에 맞게

끔 구체화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앞으로의 운영계획은 무엇인가요?

기발하고 좋은 아이디어가 나올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할 계획입니

다. 누구나 언제든지 오셔서 좋은 아이디어를 내주시길 바랍니다. 또한 여러분이

낸 아이디어는 반드시 실현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Mini Interview

종합형 무한상상실 문을 열다

지난 8월 28일 대전 국립중앙과학관에서는 무한상상실 3호점의 개소

식이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이상목 미래창조과학부 차관과 국립중앙

과학관장, 창의재단 창조경제문화본부장을 비롯해 정부출연(연) 기

관장 및 일반관람객 등 100여 명이 참석하여 국립중앙과학관 무한상

상실의 개소식을 축하했다. 이상목 차관은 “국립중앙과학관 무한상상

실은 학생과 국민들이 상상력을 발현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했다”며 “무한상상실을 통해 창의적인 인재가 배출되기를 기대

한다”고 말했다.

개소식을 마친 이상목 차관과 관계자들은 무한상상실을 찾아 프로그

램에 참여 중인 학생들을 격려하고 첨단 장비를 시연하며 무한상상실

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한편 무한상상실은 지난 8월 1일 국립과천과학관을 필두로 8월 23일과

31일에는 한국발명진흥회와 서울 광진정보도서관에, 9월 12일과 13일

에는 각각 광주 신창동 주민센터와 목포공공도서관에 문을 열었다.

상상에서부터 특허출원까지 One Stop

국립중앙과학관 무한상상실은 총 457㎡의 규모로 기존 시설인 창의

나래관의 전시공간을 최대한 활용하여 1층(161㎡)과 3층(296㎡)으

로 구성하였다. 이곳의 가장 큰 특징은 4가지 운영 모델의 무한상상실

을 한 자리에 모은 것이다.

먼저 1층에는 무한상상실의 종합안내를 책임질 ‘무한상상지원센터’

와 컨설팅 및 아이디어 상상 토의 공간으로 활용될 ‘아이디어 토론방’

이 마련되어 있다. 또한 아이디어 발상과 제안을 위한 ‘아이디어 샘터’

도 마련되어 있는데 다양한 도서들이 구비되어 있어 상상력 발현에 도

움을 준다.

3층에는 다양한 미디어를 접하며 상상력을 자극시킬 ‘미디어상상방’과

창의체험을 통해 상상력을 키우는 ‘상상놀이터’, 아이디어 발굴 공간인

‘아이디어클럽’이 마련되어 있다. 여기에 S/W의 개발 및 제작을 책임질

‘S/W창의실’과 IT로봇제작 및 3D 프린터 등을 구비한 디지털 제작 공간

‘IT-Fab Lab’이 준비되어 참가자들의 아이디어를 구체화 시켜준다.

아이디어를 위한 공간이 세분화되어 있는 만큼 국립중앙과학관이 운

영하는 프로그램도 다양하다. ‘상상과학교실’은 다양한 창의적 제작 및

실험으로 상상력 향상과 더불어 아이디어 발굴·제작에 도움을 준다.

이 프로그램은 고학년 초등학생 이상의 참가자를 대상으로 하는 ‘상상

탐구교실(일 3회 운영, 회당 15명)’과 중학생 이상의 참가자를 대상으

로 하는 ‘아이디어교실(주 2회 운영, 회당 15명)’로 나누어 운영된다.

또한 과학기술 기반의 스토리와 문화 콘텐츠 제작 환경을 조성하는 ‘스

토리텔링클럽’ 프로그램은 ‘나도 스토리텔러(주 2회 운영, 회당 10명)’

와 ‘독서 토론’ 등을 운영하며 영상물, 도서 등의 제작에 도움을 준다.

그런가하면 발굴된 아이디어로 시제품 제작과 특허출원까지 책임질

‘R&D 연계형 아이디어클럽’도 준비되어 있다. 이 프로그램은 아이디

어클럽(교사+학생 2명, 일반인 팀 등 10개 팀 내외)을 구성하여 ‘IT로

봇제작교실’, ‘S/W창의교실’ 등을 운영하는 것으로 국립중앙과학관

과 대덕특구 출연(연) 등의 시설을 활용하여 실험과 제작을 진행한다.

또한 유관 연구기관, KAIST 등의 전문가와 매칭을 진행하고 아이디어

개발 구체화를 위한 지도와 멘토링도 함께 추진한다. 이를 통해 아이

디어 발굴과 시제품제작, 특허출원까지 이어지는 환경이 자연스레 조

성될 것이다.

한편 국립중앙과학관 측은 이번 무한상상실 개소 및 운영을 앞두고 지

난 7~8월 동안 학생과 일반인을 대상으로 시범운영을 해왔다. 그리고

시범운영을 통해 나온 참가자들의 의견을 반영하여 무한상상실의 프

로그램과 공간을 구성했다. 국립중앙과학관은 앞으로도 참가자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할 것이며 대덕특구 내 출연연구원과 특허연수원 등

유관기관과의 협력체계를 구축하여 국민적 상상 창조 문화공간의 역

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 2013.09 + Vol.192 23

Page 25: 한국과학창의재단 2013년 9월 월간과학창의

글. 김정훈 | 객원기자 + 사진. 김경록 | 벙커스튜디오

안산시 여름방학생활과학교실

과학 원리와 즐거움이 만난 Neverland

여름방학생활과학교실 수업이 한창인 강의실. 5~6명씩 조를 짜 모여 앉은

아이들이 놀이동산 만들기에 집중하고 있었다. 이번 시간에 만들 놀이기구

는 ‘디스코 팡팡’으로 제작에 앞서 아이들은 선생님과 함께 자신의 생각과

경험을 이야기하고 있었다.

이윽고 강단에 선 선생님의 설명이 끝나자 아이들의 손동작이 바빠지기 시

작했다. 설명서와 블록을 번갈아 보는 아이들의 눈에서는 제법 진지함이 느

껴졌다. 아이들은 여러 가지 블록을 맞추기도 하고 분해하기도 하며 자신만

의 디스코 팡팡을 만들어 나갔다. 그렇게 10여 분이 지났을 무렵 여기저기

서 환호가 터져 나왔다. 아이들의 작품이 하나둘 완성되기 시작한 것이다.

아이들이 만든 디스코 팡팡은 기본적인 형태는 같았지만 같은 모양은 아니

었다. 각자의 개성과 창의성이 놀이기구를 통해 나타난 것이다.

“여러분이 만든 디스코 팡팡에는 힘의 방향을 바꾸거나 작은 힘으로 큰 힘

을 내는 도르래의 원리가 숨어 있어요. 도르래 정렬 상태를 바꿔서 실험해

보면 양쪽의 회전 속도가 변하게 됩니다.”

아이들은 선생님의 설명에 도르래 정렬 상태를 바꿔 손잡이를 돌려보며 이

전과 다른 실험 결과에 탄성을 질렀다. 그리고 선생님이 내는 퀴즈에 너나

할 것 없이 손을 들어 대답하고 실험 결과를 활동지에 옮겨 적으며 도르래

의 원리를 익혀 나갔다. 디스코 팡팡을 만들며 도르래의 원리를 배운 아이

들은 이후에도 회전목마, 롤러코스터 등의 놀이기구를 만들며 원심력, 위

치에너지와 운동에너지 등의 과학 원리를 익혔다.

한편, 아이들이 만든 놀이기구로 구성된 Neverland는 9월 6일부터 7일까지

안산호수공원에서 열린 ‘안산시생활과학교실’ 부스에 전시되어 관람객들

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과학 원리와 창의력의 만남 로 오세요Neverland

행.동.하.다.

과학창의야

놀자 ❶

Science & Creativity ●24 ● 2013.09 + Vol.192 25

Page 26: 한국과학창의재단 2013년 9월 월간과학창의

무더위가 한창인 지난 8월 24일 한양대학교 에리카캠퍼스에는 특별한 놀이동산이 건설되고 있었다.

‘Neverland’라 불리는 이 놀이동산의 건설가는 다름 아닌 아이들로, ‘여름방학생활과학교실’에서

배운 놀이기구에 숨은 과학 원리를 응용해 자신만의 놀이동산을 만들고 있었다. 아이들의 창의력이

담긴 Neverland 건설 현장을 통해 여름방학생활과학교실의 매력을 살펴보았다.

과학을 쉽고 재미있게 만드는 생활과학교실

8월 23일부터 25일까지 진행된 ‘2013 안산시 방학생활과학교실

Neverland’는 아이들에게 쉽고 재미있게 과학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

공하고자 한국과학창의재단이 주관한 생활과학교실 사업이었다. 여름

방학을 활용하여 이번 프로그램을 공동 주관하고 운영한 안산시청소년

수련관은 꼼꼼한 준비과정을 통해 120명의 아이들에게 과학이 주는 즐

거움을 전했다.

무엇보다 아이들이 흥미를 느끼는 놀이동산을 주제로 그 속에 숨은 기계

작동원리와 과학 원리를 습득할 수 있도록 하였다. 특히 놀이동산에서

한 번쯤 타 보았을 회전목마, 디스코 팡팡, 롤러코스터 등의 놀이기구를

제작하며 그 속에 담긴 기계 작동원리와 과학 원리를 습득하게 하고 이

를 바탕으로 구조를 바꿔 보는 등의 응용 작업을 유도했다. 더 나아가 우

리 주변에서 사용되는 다른 기계구조를 찾아보게 함으로써 실생활과도

자연스레 연관성을 찾고 이해하도록 했다.

여기에 STEAM 교육 내용을 자연스럽게 포함시켜 학습효과를 높였다.

가령 놀이기구에 숨겨진 과학을 알아보고 배우는 과정은 S(science)에

해당되고 놀이기구의 안전을 위한 설계는 T(technology), 놀이기구를

제작하는 과정은 E(Engineering)에 해당되는 부분이다. 또한 다양한 기

계구조를 그려보고 함께 만든 결과물의 홍보 자료를 만들며 A(arts)를

배우게 되고 실험을 통한 결과 데이터를 정리하며 자연스레 M(math)을

접하게 한 것이다.

이번 생활과학교실을 성공적으로 마친 안산시청소년수련관 측은 겨울방

학에도 알찬 내용으로 아이들에게 즐거움을 전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Science & Creativity ●24 ● 2013.09 + Vol.192 25

Page 27: 한국과학창의재단 2013년 9월 월간과학창의

차별화된 교육과정과 선발 방식지난 2010년부터 신입생을 선발해 올해 처음으로 졸업자를 배출한 과학중점학교. 지난 4년간 과

학 교실 4개, 수학 교실 2개 이상을 갖추고 차별화된 교육과정과 다양한 비교 및 체험 활동을 실시

해 눈에 띄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평가다. 때문에 과학중점학교에서 이공계로 진로를 선택하는

학생이 크게 늘어났으며, 상위권 중학생들의 과학중점학교 지원 비율 또한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기존의 과학고등학교가 과학·수학 교과에 대해 수준 높은 교육을 실시하는 것에 비해, 과학중

점학교는 일반계 고등학교의 기존 교육과정의 수준에서 과학·수학 교육을 강화함으로써 보다

다양한 분야의 인력을 양성할 수 있다는 특징을 지닌다. 연구원, 엔지니어 등의 전문 과학기술

인력은 물론 과학 소양이 필요한 의약계열, 법학계열, 언론계열, 인문사회계열의 인력도 과학중

점학교를 통해 배출될 수 있다.

선발 방식에도 차이가 있다. 과학중점학교는 일반 고등학교 입학전형인 후기 일반계 고교 선발

방식을 따르고 있다. 그래서 별도의 추첨에 의해 입학자가 결정된다. 일부 시·도 교육청에 따

라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고교선택제에 의해 과학중점학교에 진학하고 싶은 학생들이 주로 지

원하고 선발된다.

이렇게 입학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과학중점학교에서는 과학·수학 특성화 1학년 교육과정을

실시한다. 1학년 과정 후, 과학·수학에 흥미와 관심을 가지게 된 학생들을 대상으로 내신 성적,

동아리 활동, 교내 수상실적, 봉사활동 등 다면평가를 통해 2학년 과학중점과정 학생을 선발하

게 된다. 보통 과학중점반은 전체 학급 중 2학급에서 3학급 규모로 운영되며, 울산과 인천 지역

의 몇몇 학교는 전 학급을 과학중점과정으로 운영하고 있다.

글. 김수의 | 객원기자

과학중점학교에 대한 관심과 기대가 뜨겁다. 과학중점학교는 과학·수학 교육을 강화하기 위해

일반계 고등학교 중에서 교육부가 선정·지원하는 특성화 학교로, 올해 처음으로 졸업생을

배출해 냈다. 차별화된 커리큘럼과 다양한 체험활동을 통해 미래인재 양성의 허브를 꿈꾸는

과학중점학교에 대해 알아보자.

행.동.하.다.

과학창의야

놀자 ❷

미래인재의 큰 꿈이 자란다과학중점학교

Science & Creativity ●26

Page 28: 한국과학창의재단 2013년 9월 월간과학창의

과학중점학교의 특징과 교육과정은? ● 이공계 우수 인재 양성을 목적으로 지정·운영되어

온 과학중점학교는 전국에 100개 학교가 운영 중입니다. 과학중점학교는 과학교과교실 4개와 수학교과교실 2개,

리소스센터 1실 등을 갖추고 있습니다. 또한 1학년 학생들은 과학 및 수학을 중심으로 하는 연구소, 과학관 탐방과

견학, 과학자 초청 강연, STEAM형 창의적 체험활동 등 다양한 경험을 하고 있으며, 과학 교양 수업을 이수합니다.

2학년부터 운영되는 과학중점 과정을 통해 수학 과목은 물론 과학·과목 8개, 과학 융합, 과학 실험, 과제 연구 등 졸

업까지 전체 과목 중 45% 이상을 과학·수학 교과목으로 이수하게 됩니다. 과학·수학 이수 비율이 일반학교에서

30%, 과학고나 과학영재학교에서 60%를 차지하는 것을 고려했을 때 중간 정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과학중

점학교는 일반계 고등학교가 과학 및 수학을 중심으로 교육과정을 특성화 한 학교라 할 수 있습니다.

과학중점학교 지원연구단의 역할은? ● 과학중점학교 지원연구단은 전국 시·도에

과학 및 수학 교육 전문가인 대학 교수님들로 구성됩니다. 이공계 융합인재 양성을 통해 국가경쟁력을 제

고하고자 하는 교육부의 취지와 이를 적극적으로 실행하는 한국과학창의재단과 협조 체제를 갖추고 있습

니다. 교육현장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교원들이 보다 효과적으로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도록 방문 컨

설팅을 실행하거나 과학중점학교의 우수 사례를 발굴하여 공유하는 등 다양한 지원 사업을 수행하고 있

습니다. 또한 해외의 과학·수학 특성화 학교 프로그램을 경험하도록 교원 연수를 실시하기도 하며, 과학

중점학교 교사, 학생, 학부모 등을 대상으로 하는 강연 지원 활동도 합니다. 또한 과학중점학교 지원 사업

을 운영하는 교육부, 한국과학창의재단과 일선 과학중점학교 사이에서 우수한 성과가 나타나도록 효과

적인 운영 및 지원 방안을 제안하는 역할도 하고 있습니다.

과학중점학교에 거는 기대는? ● 과학중점학교 운영 후 불과 3년이라는 시간 동안 학생들의 과학기술 분야에 대한 관심이 고취

되었습니다. 어려움이 많을 것이라는 당초의 예상과 달리 학교 선생님들의 적극적인 변화와 노력이 긍정적 효과를 불러왔습니다. 이러한 과정과

결실이 쌓여 머지않아 우수한 미래인재가 많이 배출될 것이라고 기대합니다.

하지만 우려도 있습니다. 과학중점학교가 교육과정 특성화 연구학교로 시작하여 정책적 지원과 운영이 한시적일 것이라는 인식 때문입니다. 인

재의 양성을 목표로 하는 교육은 백년대계라 하였습니다. 과학기술 인재를 양성하는 목표의 달성이 명백히 기대되는 과학중점학교 사업이 지속될

수 있도록 구체적인 방안과 정책적 뒷받침이 필요한 때라고 생각합니다.

과학중점학교, 이것이 궁금하다

● 심규철 | 과학중점학교 지원연구단장, 공주대학교 교수

Q1.

Q3.

Q2.

● 2013.09 + Vol.192 27

Page 29: 한국과학창의재단 2013년 9월 월간과학창의

글+사진. 이원표 | 한국과학창의재단 창의문화기획실

라오스에 꿈과 희망을!!

한국과학창의재단은 대학생들에게 기후변화, 에너지 등 글로벌 과학이슈와

관련된 국제협력 및 봉사활동의 기회를 부여하여 차세대 글로벌 리더로서의

마인드를 함양시키기 위해 해마다 ‘대학생 글로벌 과학창의원정대’를

운영하고 있다. ‘솔라 라오스(Solar Laos)’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라오스로

향한 올해의 원정대는 현지 어린이들에게 과학 교육에 대한 희망의 씨앗을

심어주었다. 지난 8월 6일부터 11일까지 라오스에 꿈과 희망을 전해 준

대학생 글로벌 과학창의원정대의 생생한 이야기를 들어보자.

컵짜이 라이라이, 라오 스

컵짜이 라이라이

라오스 말로 ‘대단히

고맙습니다’라는 뜻

LAOSXAIGNABOURI

VIENTIANE

VIETNAMBURMA

THAILAND

CAMBODIA

CHINA

행.동.하.다.

3 6 5 일

3 6 . 5 도

Science & Creativity ●28

Page 30: 한국과학창의재단 2013년 9월 월간과학창의

Plologue

순수한 아이들과 인사

드디어 아이들과 만나는 첫 날! 아침 일찍 일어난 원정대 학생들은 아

이들과 만남을 준비했다. 나를 비롯한 원정대원들은 이 순간을 위해

수많은 노력과 땀을 흘린 만큼 활동을 잘하지 못할까봐 많이 걱정하고

긴장한 듯 보였다. 그러나 라오스의 소수민족인 에미안족이 다니는 반

나라중학교에 도착해 아이들을 만나는 순간, 모든 대원들의 얼굴에 미

소가 번졌다. 순수하고 해맑은 미소로 우리를 반겨주는 아이들이 정말

사랑스러웠기 때문이다.

원정대원들은 각자 서툴지만 라오스어로 준비한 자기소개를 했다. 그

뒤, 아이들의 자기소개를 들어보는 시간을 가졌고 저학년과 고학년으

로 나누어서 수업을 진행했다. 첫날인 만큼 아이들과 친해지기 위해

서로의 언어로 이름표를 만들고 재미있는 놀이를 함께 하는 프로그램

을 진행했다. 폴라로이드 카메라로 사진을 찍어 주니 카메라를 신기하

게 쳐다보며 수줍게 미소 짓는 아이들의 표정이 정말 해맑았다. 라오

스 사람들은 소극적이고 낯을 많이 가린다고 하여 아이들이 수업에 적

극적으로 참여하지 않으면 어쩌나 걱정했지만, 역시나 아이들은 아이

들이었다. 우리는 라오스어로 번역한 ‘곰세마리’, ‘둥글게 둥글게’와

같은 노래를 부르고, ‘기차놀이’,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등의 놀이

를 함께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재미있어 하는 라오스 아이들이

보니 우리도 덩달아 즐거워졌다. 처음에 가졌던 걱정은 어느새 말끔

히 사라지고 언어적인 소통도 중요하지만 눈과 마음으로 교감하는 것

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알았다. 우리가 마음을 열고 다가간 것을 반나

라중학교의 아이들도 느꼈던 것 같다. 아이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며

가까워지고 나니 앞으로의 활동에 자신감과 책임감이 생겼다.

라오스 아이들에게 과학의 빛을

싸이냐부리에서의 둘째 날이 밝았다. 오늘은 라오스 아이들과 함께 과

학체험프로그램을 하는 날이다. 39대 1이라는 높은 경쟁을 뚫고 합격

한 원정대원 모두는 과학체험프로그램의 성공적 진행을 위해 많은 시

간과 노력을 기울였다. 우리는 다섯 개 반으로 나누어 순환 방식으로

체험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양배추 물을 이용한 산성·염기성 색깔 실

험’, ‘식초 물과 소다를 이용한 화산모형 실험’, ‘풍선을 이용한 정전기

실험’, ‘해충퇴치방향제 만들기’, ‘배 만들기와 부력원리 실험’, ‘간이

정수기 실험’ 등 다양한 주제의 체험프로그램을 준비했다. 원정대가

준비한 프로그램 대부분이 시각적 변화가 뚜렷한 실험 중심이라서 라

8월 6일 새벽, ‘2013 대학생 글로벌 과학창의원정대’는 라

오스로 떠났다. 5시간 정도 하늘을 날아간 뒤 라오스의 수

도 비엔티엔에 도착하였다. 중간 기착지인 루앙프라방에

서 하룻밤 머문 우리는 ODA(공적개발원조)활동 지역인 싸

이냐부리로 이동했다. 루앙프라방에서 싸이냐부리까지는

120Km 거리 밖에 되지 않지만 열악한 도로사정 때문에 5시

간 정도가 소요되었다. 도로사정에서도 눈치챘지만 라오스

의 읍내시장에 도착한 우리는 문화적 충격을 경험함과 동

시에 세계 최빈개도국에 와 있음을 실감할 수 있었다. 한국

에서 구입할 수도 있었지만 현지 경제에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고자 라오스에서 필요한 물품을 구한 우리는 내일이면

만나게 될 라오스 어린이들을 생각하며 즐거운 마음으로 늦

은 밤까지 교육활동을 준비했다.

만.남.의.

첫. 날.

교.육.

둘.째. 날.

● 2013.09 + Vol.192 29

Page 31: 한국과학창의재단 2013년 9월 월간과학창의

마.지.막.

수.업.

오스 아이들은 직접 눈으로 볼 수 있는 결과에 흥미를 느끼는 것 같았

다. 아이들이 아직 초등학생이고 과학 지식이 부족한데다가 우리 원정

대 또한 라오스어 실력이 부족해서 준비한 내용을 완벽하게 다 전달하

지는 못했다. 그러나 우리 원정대는 이번 체험프로그램을 계기로 라오

스 아이들이 생활 속에서 과학을 친숙하게 생각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

에 의의를 두었다.

다음 일정으로 우리는 싸이냐부리 직업기술학교를 방문했다. 직업기

술학교는 남녀 구별 없이 고등학교까지의 정규교육과정을 마친 학생

들을 대상으로 원예, 요리, 영어, 기계수리, 전기공사 등 약 8개의 직업

교육과정을 제공하고 있다. 이 학교의 운영 재원 역시 선진국의 개발원

조로 마련됐다고 한다. 그러나 실습 장비 등 직업교육에 필요한 시설장

비는 열악한 수준이어서 많은 도움이 필요하다고 했다. 하지만 열악한

환경에도 불구하고 방학도 없이 열심히 직업교육을 받는 청년들의 모

습에서 라오스의 꿈과 희망을 볼 수 있었다.

라오스에 두고 온 사랑

반나라중학교에서의 마지막 날 아침이 다가왔다. 비가 오는 날씨도 그

렇고 학교로 가기 전부터 아쉬움이라는 단어가 머릿속에 꽉 차 있었

다. 이제 막 아이들과 친해지기 시작했는데 오늘이 마지막이라는 생각

에 학교로 향하는 발걸음이 무거워졌다. 이런 우리 마음을 아는지 아

이들도 아쉬워하는 눈치였다.

오늘은 ‘문화교류’를 주제로 두 반으로 나누어 칠교놀이와 부채 만들

기 등을 했다. 문화교류 활동을 하면서 느낀 점은 아이들의 능력이 생

각보다 훨씬 뛰어나다는 점이었다. 칠교놀이를 할 때 처음에는 어떻게

할지 모르던 아이들이 점점 조각을 응용하여 문제를 풀어나갔고, 공기

놀이 역시 나중에는 오히려 선생님보다 잘하는 아이가 나올 정도였다.

이곳에 좀 더 좋은 교육환경이 조성된다면 이 아이들이 라오스를 발전

시킬 훌륭한 인재들로 성장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마지막 날 활동을 마무리하고 작별 인사를 하는 시간을 가졌

다. 아쉬움에 우는 아이들을 보니 우리 원정대원들의 가슴도 뭉클했

다. 3일이란 시간 동안 말보다는 마음으로 통한 아이들과의 이별이 쉽

지만은 않았다. 한명씩 안아주면서 건강하고 훌륭한 사람이 되라고

말해주었다. 마지막 이별인사를 나누던 중 우리는 예상치 못한 선물

을 받았다. 고맙게도 아이들이 우리를 위해 전통 춤 공연을 준비한 것

이다. 춤을 추는 밝고 귀여운 아이들의 모습을 보니 이상하게도 눈시

울이 붉어졌다.

Chanrackkun(사랑해) 얘들아!!

Science & Creativity ●30

Page 32: 한국과학창의재단 2013년 9월 월간과학창의

라 오 스 에 다 녀 왔 어 요 !

싸이냐부리에서의 모든 활동을 마친 우리는 루앙프

라방을 거쳐 비엔티엔 공항으로 돌아왔다. 공항에서

남루한 차림새로 졸고 있는 우리 원정대원들을 보니

대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엔 어리고 철없게만

보였던 학생들이었지만 이번 활동을 통해 세계적 빈

곤과 저개발의 문제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고 실천

하는 모습을 보니 학생들이 자랑스러웠다. 많은 통제

에도 불구하고 웃으면서 인솔자의 지시를 따라준 우

리 원정대원들에게 고마움을 전한다.

대학생 글로벌 과학창의원정대 화이팅!!

● 김지은 | 대학생 글로벌과학창의원정대 민들레팀

교육공학을 전공하는 저는 평소 교육관련 활동에 참여

하며 한국과학창의재단의 대학생 글로벌 과학창의원

정대를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단순한 봉사라기보다

테마에 맞는 교육프로그램을 직접 짜고 수업할 수 있다

는 점에 매력을 느껴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막

상 최빈국이라는 수식어를 가진 라오스에 가게 될 생각

을 하니 막막함과 두려움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발대

식과 사전교육 이후 다른 팀들과 만나 수업을 준비하는 동안에 두려움은 잘하고 싶다

는 욕심이 되었습니다. 언어적 제약을 생각해서 말로 하는 설명보다는 시각적 자료를

많이 준비했고, 사진자료와 게임교구를 통해 아이들이 직접 활동하고 직관적으로 내

용을 습득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대한민국을 떠나 라오스 싸이냐부리 반나라학교에 도착한 우리는 라오스 아이들이

마음을 쉽게 열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인솔자 선생님의 말이 걱정됐습니다. 하지만 우

려와 달리 순수하고 맑게 웃어주던 아이들의 모습에 너무 행복했습니다. 서로의 이름

을 알기 위해 한국어와 라오스어로 쓴 이름표를 나눠 가진 후, 서툰 발음으로 서로의

이름을 익혀가며 친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우리의 과학 수업은 그렇게 시작됐습니다.

처음 수업할 때는 입에 익지 않아 어렵던 라오스어가 시간이 지날수록 조금씩 자연스

러워졌고, 수업 방법도 터득할 수 있었습니다. 수업 교구들이 너덜너덜해지고 우리는

모두 땀에 젖었지만, 반짝이는 눈망울로 웃어주는 아이들의 모습에 마음은 감동으로

가득 찼습니다. 그렇게 준비한 과학 수업이 진행됐고 마지막 날에는 문화교류 수업 후

서로 부대끼며 놀았습니다. 이제야 아이들의 얼굴과 이름이 익숙해졌는데 어느덧 마

지막이라는 것에 서운하기만 했습니다. 신기하게도 첫 수업 때 극복할 수 없을 것처럼

느껴지던 언어의 장벽이 어느새 눈빛, 몸짓, 표정 등을 통해 많이 사라진 것을 느꼈습

니다. 건강하게 지내라는 한국말을 알아들은 듯 라오스어로 대답해 주던 아이들이 쉽

게 잊혀지지 않을 것 같습니다.

봉사활동을 다녀왔다고 말하기 무색할 정도로 이번 원정대 활동의 가장 큰 수혜자는

우리들이었다는 생각을 합니다. 한국과는 조금 다른 시간이 흐르는 것 같았던 라오

스에서 우리는 여유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었고, 순수한 아이들과 소통하

며 벅찰 정도의 감동을 받았습니다. 또한 단순한 교육봉사를 넘어서 개발원조와 함

께 했기 때문에 세상을 바라보는 넓은 시각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7박 8일

간 함께하며 너무나 소중한 18명의 사람들을 얻었다는 점이 저에게 가장 큰 선물이

되었습니다.

● 2013.09 + Vol.192 31

Page 33: 한국과학창의재단 2013년 9월 월간과학창의

변.화.하.다. 사 이 언 스

라 운 지

글. 김준래 | <사이언스타임즈> 객원기자

과학기술 전문 매체 <사이언스데일리(Sciencedaily)>는 최근 캐나다와

덴마크의 과학자들이 제조시설이 거의 없는 그린란드의 스코스비

해협에서 확보한 북극곰들의 뇌조직에서 인위적으로 합성된 화학 물질인

PFASs(PerFluoroAlkyl Substances)에 속하는 물질들이 존재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이와 함께 환경오염 및 지구 온난화 문제 등이

북극곰의 설자리를 줄어들게 만들고 있다고 경고했다.

먹이 사슬이 올라갈수록 오염 물질의 농도도 증가

이번 북극곰의 뇌조직에서 발견된 PFASs

에 속하는 물질은 과불화옥탄술폰산(PFOS,

perfluorooctane sulfonate)과 과플루오

르화 카르복실산(PFCAs, perfluorinated

carboxylate)이다. 이들은 먹이 사슬을 통해

올라가면서 오염 물질의 농도가 크게 높아지

며 생물학적 농축을 일으키는 대표적 물질

들이다. 본래 뇌의 경우는 혈액뇌장벽(BBB,

Blood Brain Barrier)에 의해 보호받기 때문

에 쉽게 오염물질이 침투할 수 없는 부위다.

더군다나 이번에 확인된 PFASs 소속의 물질

들인 PFOS와 PFCAs은 뇌보다는 간에 축적

되는 경우가 더 많았다. 하지만 이번 현지탐

사에서는 북극곰의 뇌에서 PFOS와 PFCAs를

비롯해 몇 가지 비슷한 오염물질들의 농축이

일어나고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 캐나다와

덴마크의 공동 연구진은 이런 결과가 북극곰

만의 문제가 아닌 동물 전체의 문제일 것으

로 예상하고 있다.

현재 PFOS와 그 유사 물질인 과불화카르복

실산(PFOA, perfluorooctane carboxylate)은

미국 등 선진국에서 이미 생산이 금지되어

더 이상 환경으로 유출되고 있지 않지만, 아

직도 중국과 같은 개도국들에서는 생산되고

있다. 특히 중국에서의 생산은 PFOS와 그 유

에 침투하는 환경오염 물질

Science & Creativity ●32 Science & Creativity ●32

Page 34: 한국과학창의재단 2013년 9월 월간과학창의

사 물질들이 미국에서 사용이 중단된 이후 대략 10% 정도가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환경오염

을 감시하는 시민단체들은 “PFOS뿐만이 아니라 현재까지 중국 지역에서 배출되는 각종 오염

물질들은 그 목록조차 알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산업용품에 다양하게 적용된 PFASs류

PFASs와 이에 속하는 물질들은 지난 60년 동안 다양한 생활용품과 산업용품들에 광범위하게

사용되어 왔다. PFASs는 화학적 분해와 생물학적 분해, 그리고 열을 통한 분해에 높은 내성을 가

지고 있기 때문에 그동안 섬유나 음식 포장재 등의 방수 및 세척제에 사용되는 계면활성제, 그

리고 소방용 발포제 등에 사용되어 왔다. PFASs에 속하는 물질 중에서도 프레온과는 또 다른 유

기 불소 화합물로 주목받고 있는 PFOS는 내열성과 내약품성, 그리고 광학 특성 등에 있어 뛰어

난 성질을 가지고 있어, 반도체용 광반사 억제제와 표면 코팅제, 거품 소화제 등 다양한 산업분

야에 사용되어 왔다. 그러나 체내에 잔류되는 물성으로 인해 생체에 대한 영향이 우려되었기 때

문에 PFOS 및 관련 물질들은 지난 2009년에 ‘잔류성 유기오염물질에 관한 스톡홀름 조약’의 신

규 대상 물질이 되었고 국내에서도 지난 2010년에 ‘제1종 특정화학 물질’로 지정되어 제조 및

사용에 규제를 받고 있다.

이처럼 PFASs와 이에 속하는 물질들의 독성에 대한 정보가 점점 늘어나면서 과학자들은 PFASs

가 자연과 인간의 건강에 미치는 독성을 규명하기 위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PFASs의 독성에

는 발암성과 유전독성, 생식독성, 발생독성, 신경독성 및 내분기계에 대한 영향과 면역독성 등

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간에게도 영향 미칠 가능성 높아져

PFOS와 PFCAs가 혈액뇌장벽을 거쳐 북극곰의 뇌조직까지 침투한 결과에 대해 캐나다 칼턴 대

학교의 로버트 렛처(Robert Letcher) 박사는 “지용성 오염물질들이 혈액뇌장벽을 투과할 수 있

다는 사실은 이미 알고 있었지만, 체내의 단백질과 결합하는 성질을 가진 PFOS와 PFCAs가 뇌

조직에 존재한다는 결과는 무척 염려스러운 일”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하여 덴마크 오르후스

대학교의 루네 디아츠(Rune Dietz) 교수도 “만약 PFOS와 PFCAs가 북극곰의 혈액뇌장벽을 투

과할 수 있다면, 동일한 현상이 인간의 경우

에도 발생할 수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디아츠 교수는 “뇌는 인체에서 가장 중요한

기관 중 하나이며, 인공적인 화학물질로 인

해 심각한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조직”이라며

“이러한 오염물질들의 확산을 최소화하기

위해 과학자들이 연구에 몰두하고 있기 때문

에 오염물질들은 계속 감소할 것이고, 전 세

계는 이런 노력을 정부 차원에서 독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디아츠 교수의 예상처럼

오르후스 대학교에서 최근에 발표한 또 다른

연구 결과는 그린란드 북극곰과 물개 체내의

PFOS 농도가 2006년 이후로 감소하고 있음

을 보여주고 있다. 유럽과 북아메리카에 가

까운 다른 야생동물들에서도 유사한 감소 경

향이 확인됐다.

현재 그린란드 및 인근의 소비자들은 환경

친화상품으로 구분된 물품 구매를 장려하고

있다. 이에 대해 소비자 단체는 “환경오염

물질인 PFASs는 광범위한 종류의 물품들에

존재하는 반면, 그것이 함유되어 있다는 사

실은 잘 나타나 있지 않다”며 “이러한 이유

때문에 PFASs가 포함된 물건들을 기피하는

것은 생각보다 어렵다”고 밝혔다.

환경오염 물질인 PFOS의 구조식 ⓒAarhus Un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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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FOSPFCAs

● 2013.09 + Vol.192 33● 2013.09 + Vol.192 33

Page 35: 한국과학창의재단 2013년 9월 월간과학창의

암을 만드는 게놈의 변이

1971년 미국 닉슨 대통령이 ‘암과의 전쟁’을

선포한 뒤 지금까지 수많은 인재들이 암 연

구에 뛰어들었고 들어간 연구비도 엄청나다.

덕분에 암에 대해 많은 사실을 알게 됐지만

암 정복의 꿈은 아직도 요원하다. 암에 대한

가장 근본적인 인식의 전환은 암이 유전자

질환이라는 사실. 즉 단순히 외부요인이 세

포의 성격을 바꾸는 게 아니라 게놈 자체가

바뀌어야 암세포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변이는 크게 두 가지 경로로 일어난다.

하나는 부모로부터 암이 생기기 쉬운 돌연변

이 유전자를 받는 경우다. 최근 영화배우 안

젤리나 졸리가 멀쩡한 가슴을 통째로 제거해

화제가 됐는데, 졸리는 유방암 관련 유전자

검사 결과 자신이 ‘BRCA1’이라는 유전자에

변이가 있다는 걸 알고 수술을 결심했다고

한다. 졸리의 어머니는 유방암으로 사망했는

데, 변이 유전자를 갖고 있을 경우 유방암에

걸릴 확률이 80%라고 한다.

두 번째는 살아가면서 돌연변이가 생기는 경

우다. 자외선이나 방사선, 발암물질에 노출

돼 체세포 게놈을 이루는 DNA의 손상으로

변이가 생기면 결국 그 세포가 암세포로 바

뀌면서 암으로 발전한다. 사실 아무리 조심

글. 강석기 | 과학칼럼니스트

학술지 <사이언스> 7월 26일자에는 미국 베일러의대 제임스 럽스키 교수의 흥미로운 글이

한 편 실렸다. 게놈의 변이는 암세포에만 있는 게 아니라 우리 몸 곳곳에 존재한다는 것.

한마디로 한 사람이 여러 게놈을 갖고 있다는 말이다.

내 몸에 여러 가지 게놈(genome)이 있다!

변.화.하.다.

과 학 에 세 이

Science & Creativity ●34

Page 36: 한국과학창의재단 2013년 9월 월간과학창의

해도 이런 손상은 어느 정도 불가피한 면이

있는데, 그럼에도 모든 사람이 암에 걸리지

않는 건 면역계를 비롯한 생체 시스템이 비

정상 세포를 계속 솎아내기 때문이다.

일생 여러 단계에서 변이 일어나

생물학 교과서에서 배운 대로 생각하면 부모

의 생식세포, 즉 난자와 정자가 합쳐져 수정란

이 만들어지면 게놈의 구성이 결정된다. 그 뒤

세포분열이 일어나 궁극적으로 60조 개의 세

포로 된 개체가 되지만 각각의 세포는 출발

점인 수정란과 동일한 게놈을 갖고 있다. 물

론 앞에서 언급했듯이 여기서 벗어난 경우가

암세포다. 그러나 최근 연구에 따르면 이런

변이는 여러 단계에서 반복적으로 일어나고

있고, 그 결과 우리 몸은 게놈이 서로 조금씩

다른 세포들의 모자이크라는 것이고 암세포

는 이런 변이의 결과, 세포분열이 통제되지

않은 경우일 뿐이다.

부모가 갖고 있지 않은 게놈의 변이는 삶의

여러 시기에서 일어날 수 있다. 먼저 부모의

생식세포가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변이가 생

길 수 있다. 이 경우 수정란에 그 변이가 전달

되고 따라서 여기서 분열한 모든 세포에 변

이가 존재할 것이므로 모자이크는 아니다.

다음으로 수정란이 분열해 한 개체로 발달하

는 과정에서 특정 세포의 게놈에 변이가 생

길 수 있다. 이 경우 그 세포의 종착역인 조직

이나 기관을 이루는 세포는 다른 게놈을 갖

게 된다. 한 개체로 태어나 살아가는 과정에

서 특정 세포에 변이가 일어나면 국소적으로

게놈에 다른 부분이 있을 수 있다.

우리 몸이 다양한 게놈을 갖고 있는 세포들의

모자이크라는 인식을 갖게 된 건 최근의 일이

다. 세포 하나의 게놈을 해독할 수 있는 차세

대 게놈 해독기술이 나오면서 본격적으로 이

런 연구가 가능했다. 그 결과 이전에는 이해

하기 어려웠거나 오해하고 있었던 현상들이

하나둘 규명되고 있다. 예를 들어 체세포를

역분화시켜 만드는 유도만능줄기세포(iPSC)

의 경우 같은 사람의 세포에서 얻었음에도 세

포마다 게놈이 조금씩 다르다는 현상이 알려

져 있었다. 연구자들은 이를 유도만능줄기세

포의 불안정성으로 해석했다. 그러나 그 사

람의 개별 체세포의 게놈을 해독해 보니 이미

이런 변이가 존재해 있었다.

최근의 연구결과 게놈이 생각보다 불안정하

다는 사실 또한 속속 밝혀지고 있다. 앞에서 언

급한 유전자 돌연변이나 염색체 수 이상뿐 아

니라 게놈 재배치, 복제수변이(CNV), 전이요

소의 유동성 등 다양한 사건들이 세포에서 일

어날 수 있다. 럽스키 교수는 “사람의 배아가

발생할 때 염색체의 불안정성은 흔한 일”이라

며 “정상적으로 발생한 배아의 70%에서 이런

비정상적인 염색체가 관찰됐다”고 설명했다.

또 하나 흥미로운 사실은 이런 체세포 모자

이크가 반드시 질병의 원인이 되거나 개체에

악영향을 미치는 부정적인 요소라고 단정 지

을 수 없다는 점이다. 몇몇 연구자들은 체세

포 모자이크가 어떤 생물학적 기능을 갖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조심스럽게 추측하고 있

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항체를 만들어내는

면역세포의 게놈이다. 항체를 지정하는 유

전자 부위는 다양한 재조합의 결과마다 조금

씩 다른데, 그 결과 면역계가 만들 수 있는 항

체는 침입한 병원체의 광범위한 표면구조 범

위에 대응할 수 있다. 럽스키 교수는 “사람의

뇌에 있는 다양한 유형의 신경세포는 체세포

모자이크 덕분일지도 모른다”고 추측했다.

국제결혼이 늘면서 어느 순간 우리나라에서

는 ‘단일민족’이라는 말이 사라지고 ‘다문화’

라는 용어가 유행하고 있다. ‘단일게놈’을 공

유하고 있는 세포의 집합체라고 생각하고 있

던 우리 몸에 대한 인식도 ‘게놈 모자이크’라

는 새로운 개념으로 바뀌게 되지 않을까.

● 2013.09 + Vol.192 35

Page 37: 한국과학창의재단 2013년 9월 월간과학창의

글. 이강봉 | <사이언스타임즈> 객원기자

수십 년 간 TV는 세계인들의 큰 사랑을 받아 왔다. 특히 대형 화면, 고화질 TV의

등장은 세계인들의 TV사랑을 촉진시키는 계기가 됐다. 그러나 2010년 이후

상황은 급변했다. TV 시장 규모가 감소하기 시작한 것이다. 상황이 더 좋아질

조짐도 보이지 않는다. 이유는 분명하다. 모바일 등 이종산업이 급속히 팽창하면서

TV 매출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TV문화가 변하고 있다모바일 TV

변.화.하.다. 콜 라 보 레 이 션

월 드

Science & Creativity ●36

Page 38: 한국과학창의재단 2013년 9월 월간과학창의

Mobile TV

모바일과 협력, TV 가치를 끌어올리다

모바일의 영향은 상당하다. 모바일 기기에서

제공하는 콘텐츠 서비스가 증가함에 따라 TV

시청률의 상당 부분을 모바일 기기가 가지고

있다. 일부 사용자들은 TV와 모바일을 함께

이용하면서 예전과 다른 가치를 즐기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TV업계는 TV 기능에 모

바일 기능을 가져오기 시작했다. 모바일 기

기와 경쟁하기보다 모바일 기기를 조력자로

활용하면서 TV의 가치를 더욱 끌어올리려는

의도다.

실시간으로 모바일 TV를 즐길 수 있는 시대

가 서서히 다가오고 있다. KOTRA, 외신 등에

따르면 지금 미국에서는 온라인 스트리밍 사

업이 번창하고 있다. 넷플릭스(Netflix), 훌루

(Hulu), 아마존, 애플 등의 기업들은 최신 영

화, 드라마, 코미디 쇼 등 유명하고 인기 있는

콘텐츠를 온라인 스트리밍을 통해 소비자들

에게 공급하고 있는데, TV는 물론 모바일 기

기, 컴퓨터, 게임 콘솔 등을 통해 시청이 가능

해 기존 TV시청 패턴을 바꿔놓고 있다는 분

석이다.

북미 최대 온라인 비디오 스트리밍업체 넷플릭스는 지난 2월 자체 제작한 드라마 ‘하우스 오브

카드(House of cards)’를 실시간 방송이 아닌 VOD로만 제공하기 시작했다. 특히 일주일에 한

편씩 방송하는 기존 시스템과 달리 13회 전편을 한꺼번에 올리기 시작했다. 주말에 여유시간이

있는 직장인들을 위한 조치였다. 이 전략이 시청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다. 이 드라마의

서비스 이후 약 200만 명의 신규 가입자를 확보했고, 넷플릭스를 흑자로 전환시킨 계기가 됐다

는 분석이다.

이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의 미래는 매우 밝은 편이다. 소비자들이 원할 때 장소에 관계없이

TV 프로그램, 영화 등을 시청할 수 있어 소비자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넷플릭스는

2013년 1분기 중 10억 2,000만 달러의 매출과 함께 268만 달러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460

만 달러의 순손실과 8,700만 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던 2012년 1분기에 비해 대폭 상승한 것이다.

2위 업체 훌루(Hulu)의 경우도 2012년 6억 9,500만 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는데, 이는 2011년에

비교해 2억 7,500만 달러가 늘어난 것이다. 넷플릭스와 달리 훌루는 TV사업자인 NBC가 방송

및 영화사인 디즈니, 폭스(Fox) 등과 합작해 지난 2008년 설립한 회사다. 훌루는 합법적으로 방

송사 및 영화제작사의 라이선스를 구매해 소비자에게 콘텐츠를 제공하기 시작했는데 최근 TV

산업의 변화를 말해주고 있다.

TV 방송사들, 콘텐츠 판매 경쟁 치열

NBC외에 HBO, AMC 등 미국 대형 방송사들도 콘텐츠 공급에 나서고 있다. 자사 콘텐츠를 넷플

릭스, 훌루 등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 업체에 판매하지 않는 대신 직접 운영하는 온라인 스트

리밍 사이트를 통해 제공하면서 모바일 TV 시대를 준비하고 있는 모습이다.

케이블비전(Cablevision), 컴캐스트(Comcast), 타임 워너 케이블(Time Warner Cable), 콕스 커

뮤니케이션(Cox Communications), 브라이트 하우스 네트워크(Bright House Networks) 등 미

국의 5대 케이블 TV 업체들도 케이블 TV연합(The Cable Wifi Alliance)을 결성했다. 그리고 유료

이용자들이 야외에서 실시간으로 케이블 TV의 콘텐츠를 즐길 수 있도록 공공장소에 와이파이

핫스팟을 설치하고 있는데, 2013년 6월 기준 약 15만 개의 핫스팟을 설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케이블 TV연합은 2014년 중순까지 와이파이 핫스팟을 미국 내 25만 개로 확장할 계획이다.

국내에서도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가 시작됐다. 지난 7월 21일 KT가 선보인 ‘올레TV스마트’

에는 ‘실시간 인기 채널’이라는 항목이 별도로 들어있다. 한 화면에 실시간으로 가장 인기 있는

콘텐츠 9개가 배열되고 그 중 하나를 선택하면 그 콘텐츠를 볼 수 있는 시스템이다.

최근 모바일 기기 보급은 이미 정착단계에 와 있는 모습이다. 시장조사기관 컴스코어

(Comscore)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미국에서만 약 52만대의 태블릿 PC가 사용되고 있다. 또

다른 시장조사기관 퓨리서치센터(Pew Research Center)에 따르면 미국의 18~34세 연령층 중

80% 이상이 스마트폰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모바일 기기의 확산은 TV와 모바

일 기기의 신속한 결합을 예고하고 있다.

최근 미국에서 온라인 스트리밍 사업이 번창하고 있는 것은 이 모바일 TV 시대가 다가오고 있음을

말해주고 있다. 기존의 TV 문화를 바꾸면서 새로운 시장을 창출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TV에 모바일 기술이 결합하면서 실시간으로 자신이 원하는 콘

텐츠를 즐길 수 있는 모바일TV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사진은

세계 최대 온라인 스트리밍 업체인 넷플릭스(Netflix) 홈페이

지. ⓒnetflix.com

● 2013.09 + Vol.192 37

Page 39: 한국과학창의재단 2013년 9월 월간과학창의

글. 임동욱 | <사이언스타임즈> 객원기자

지난 8월 9일, 미국의 한 외신은 이탈리아 역사·문화유산 홍보 국가위원회(NCPHCH)

연구진이 몇 년 동안의 추적 및 조사 끝에 피렌체 소재 산토르솔라(Sant’Orsola)

수녀원 지하묘지에서 8개의 해골과 여러 구의 유골을 발굴했다고 전했다. 그 중 하나가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그린 <모나리자>의 실제 모델 ‘자 게라르디니 델 조콘도(Lisa

Gherardini del Giocondo)’의 유골로 추정돼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모나리자>를 둘러싼 이탈리아와 프랑스의 관계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은 관람객이 많아 입장과 이동이 쉽지 않은 것으로 유명하다. 그만큼 미술품 전시와 보관에

쏟는 정성도 남다르다. 그런데 1911년 세계를 놀라게 한 사건이 발생했다. 다빈치의 작품 <모나리자>가 감쪽같이

사라진 것이다. 루브르 측은 박물관의 문을 닫았고 프랑스 경찰은 국경에서 삼엄한 감시를 펼쳤다. 그러나 범인은

잡히지 않았다. 신문에는 연일 관련기사가 실렸고 모나리자의 행방을 궁금해 하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범인은 그로부터 2년 후 이탈리아에서 잡혔다. 루브르 박물관에서 유리공으로 일하며 모나리자의 보호 액자를 만

들던 이탈리아인 빈센초 페루자(Vincenzo Peruggia)였다. 그는 작품을 팔기 위해 화랑을 찾았다가 제보를 받은 경

찰에게 체포된 것이다. 심문 과정에서 페루자는 “이탈리아의 작품이 프랑스에 있어서 자존심이 상했다”고 항변해

이탈리아인들의 애국심에 불을 지폈고 두 나라 간의 외교 문제로까지 비화되었다.

‘모나리자’로 추정되는 유골 발견

Mona Lisa

변.화.하.다.

과 학 더 하 기

Science & Creativity ●38

Page 40: 한국과학창의재단 2013년 9월 월간과학창의

페루자는 왜 모나리자가 이탈리아의 작품이라고 말한 것일까. 당시 민간에서는 나폴레옹이 이

탈리아를 쳐들어 왔다가 돌아가며 모나리자를 약탈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연구를 통해 1516

년 프랑스 국왕이 거액을 주고 다빈치에게서 구입한 사실이 밝혀졌다. 그러나 이탈리아의 분노

한 감정을 두려워한 루브르 측은 이탈리아 전국 순회전시를 한 후 박물관으로 되가져왔다. 이

후 모나리자는 국외 반출 금지령에 묶였고, 케네디 대통령의 요청으로 1962년 미국 워싱턴 국립

박물관에 잠시 걸렸던 것을 빼면 줄곧 루브르에 머물러 있다. 이 사건으로 모나리자는 사람들의

관심을 받았고 걸작으로 추앙받기에 이른다.

이탈리아가 모나리자에 애착을 보이는 것은 실제 모델이 이탈리아 여인이기 때문인 부분도 작

용했을 것이다. <모나리자>의 ‘모나(Mona)’는 이탈리아어로 귀부인을 부르는 호칭이고, <모나

리자>의 작품명은 ‘라 조콘다(La Gioconda)’라 부른다.

수녀원 묘지에 묻힌 리자의 유골을 찾아라

르네상스 시대의 미술사학자 조르조 바사리(Giorgio Vasari)는 “레오나르도가 프란체스코

(Francesco) 델 조콘도의 부탁을 받아 그의 부인 모나리자를 그리기로 했다”는 기록을 남긴 바

있다. 리자는 1495년 델 조콘도와 결혼한 후 1503년에 주택을 구입해 가족으로부터 분가하게

되었는데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모나리자를 그리기 시작한 시기도 이 때로 추정된다.

리자는 막내딸이 산토르솔라 수녀원에 들어가면서 이 장소와 인연을 맺게 되었다. 그 후 1542년

63세의 나이로 수녀원에서 숨을 거두었는데 산토르솔라 수녀원의 사망 기록에 리자의 이름이

없었다. 하지만 평소 리자와 알고 지내던 인근 ‘산 로렌초(San Lorenzo) 성당’의 사제가 남긴 기

록이 밝혀지면서 사망 연도도 분명해졌다. 그러나 리자의 유해가 어디에 묻혔는지 아는 사람은

없었다. 그저 산토르솔라 수녀원 근처에 매장되었을 것이라는 추측만 나돌았다.

그러던 2004년 주세페 팔란티(Giuseppe Pallanti)라는 작가가 <모나리자, 실제의 여인(Monna

Lisa, Mulier Ingenua)>이라는 책을 펴내면서 단서가 잡히기 시작했다. 30년 동안 리자의 유해를

추적해온 팔란티는 산토르솔라 수녀원에 무덤이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그러나 수녀원 터는

담배공장, 대학 건물 등으로 쓰이다가 1980년대에 경찰청사를 짓기 위해 재개발이 시작됐다.

당시 공사 중에 수녀원 건물의 잔해가 발견되었지만 가치를 알아보지 못한 개발업자들은 모두

담아다가 시 외곽의 쓰레기 매립지에 버렸다. 2010년 10월 팔란티는 이 사실을 알아내 발표를

했고 사람들의 관심을 얻기 시작했다. 당시 재개발에 참여했던 건축가는 돌무더기만이 발견되

었을 뿐 무덤은 없었다고 해명하기도 했다.

리자의 유해 판명을 위한 작업 진행 중

이탈리아 역사·문화유산 홍보 국가위원회는 수녀원의 지하에 묘지가 그대로 보존되어 있

을 것으로 보고 2011년 5월, 조사를 실시했다. 연구진은 지하시설물 탐지장비인 지오레이다

(georadar)까지 동원해 키 153센티미터로 추정되는 여성의 유골을 찾아냈다. 이들은 탄소동위

원소 측정법을 통해 연대를 알아내고 후손의 DNA와 비교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그러나 리자의

유해가 아니었다. 게다가 연구진은 자금 지원이 끊겨 2011년 12월에 조사와 연구를 멈출 수밖

에 없었다.

이후 6개월이 흐른 2012년 6월에 이르러서야 피렌체 시의회의 지원으로 연구가 재개됐다. 이번

에는 콘크리트층 아래 숨겨진 또 다른 지하

묘지를 발굴했다. 두개골과 갈비뼈 등 상태

가 좋은 여러 구의 유골이 나타났다. 1년이 넘

는 작업 기간 동안 발견된 유골은 여덟 구로

연구진은 이들을 대상으로 연대측정과 DNA

비교를 실시하고 있다. 그리고 지난 8월 9일

에는 리자의 남편 프란체스코 델 조콘도와

아들의 무덤을 열었고 유해에서 DNA를 채취

했다. 발견된 유골 중 어느 것이 리자의 유해

인지 확실한 결과를 얻기 위해서다. 연구진

은 리자의 유해로 판명되면 전문가 팀을 구

성해 생전의 얼굴을 복원해 모나리자 그림과

비교할 예정이다.

발굴 작업이 진행될수록 이탈리아 내의 여론

도 들끓기 시작했다. 15만 명의 이탈리아인

들이 모나리자 반환 요청서에 서명해 프랑스

에 전달했다. 그러나 루브르 박물관 측은 “정

당한 구매를 통해 작품을 소장하게 되었다”

며 일언지하에 반환을 거절했다.

470년 만에 무덤에서 외출한 유골은 걸작 ‘모

나리자’의 실제 모델이 맞을까. 발굴과 복원

작업에 각국 과학자와 고고학자, 역사가, 예

술가, 미학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루브르 박물관 <모나리자>

● 2013.09 + Vol.192 39

Page 41: 한국과학창의재단 2013년 9월 월간과학창의

우주, 인간, 과학을 감싸는 거대한 그물

글. 이관수 | 동국대학교 교양교육원 교수

이 책을 명저나 고전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개인적으로 동의할 수 없다. 나로서는 괴서(怪書)라고

불러야 한다고 생각한다. 과학은 계속 새로워지는 것이 특징이고, 그래서 과학책들은 세월이 좀 지나면

틀린 내용이 나타나는 것이 정상이다. 그런데 <코스모스>는 그렇지 않다. 출판된 지 30년이나 됐는 데,

아직도 틀린 곳을 찾을 수 없다. 말도 안 되는 상황이다! 그런데 그것이 현실이니 어쩔 수 없다.

<코스모스>

칼 세이건 지음 / 홍승수 옮김 / 사이언스북스, 2006

COSMOS

변.화.하.다. 과 학 명 저

읽 기

Science & Creativity ●40

Page 42: 한국과학창의재단 2013년 9월 월간과학창의

20세기에 많은 영향을 미친 과학자 세이건

<코스모스>는 우주의 기원부터 인간의 출현

까지 물리, 화학, 생물, 우주 등 모든 것이 하

나로 엮여 있다. 그렇게 방대한 내용을 다루

는 데도 여태 틀린 곳이 없다. 뉴턴시절에 나

온 과학교양서에서도 그런 경우는 없었다.

아인슈타인 때도 없었다(다윈 때는 틀린 책

들이 많이 나왔고). 역사적으로 전무한 것은

틀림없고, 아마도 후무할 것 같다.

세이건은 위대한 과학자는 아니다. 그저 평

범하게 유능한 일류 과학자였다. 그가 독자

적으로 성취한 위대한 업적은 불행히도 없

다. 과학적 업적으로는 아인슈타인, 파인만,

가모브 등에 못 미치는 것은 틀림없다. 연구

자로서 가장 중요한 업적은 1960년대 초에

금성의 대기가 뜨겁고 건조하다는 점을 밝히

는 데 큰 공헌을 했다는 것이다(물론 이 업적

이 오늘날 세계적인 이슈인 지구 온난화 문

제를 깨닫는 데 무척 중요한 토대다). 하지만

일반인들에게 미친 영향을 기준으로 20세기

과학자들을 이야기한다면 웬만한 노벨상 수

상자들을 제친다. 양자역학, 상대성이론, 신

다윈주의종합, DNA발견이 이루어진 20세기

에 말이다.

일단 <코스모스> 때문에 그렇다. 30대 말

에서 50대 초반의 과학자들을 인터뷰 해

보면 어렸을 때 PBS(미국 공영방송, Public

Broadcasting Service) 다큐멘터리 <코스모

스>를 보고, 그것을 책으로 옮긴 <코스모스>

를 읽은 경험이 자주 나온다. 모르긴 몰라도

전 세계 과학자의 과반수가 같은 경험을 공

유할 것이다. 또 지구온난화 문제에 대한 논

의의 방아쇠를 당긴 점이나, 말년에 ‘핵겨울’

론을 주도한 점도 무시할 수 없다. 1960년대

부터 전략핵전쟁이 인류 공멸을 초래할 것이

라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었지만, 전술핵을

사용하는 전쟁은 부정되지 않았다. 하지만

세이건을 비롯한 일단의 과학자들은 몇 십기

의 비교적 작은 전술핵폭탄만으로도 기후변

화가 초래될 수 있다고 주장해 미국과 소련

이 전술핵무기도 감축하도록 하는 데 큰 기

여를 했다. 말년의 세이건이 은근히 인정했

듯이 초기의 핵겨울론은 엄밀성이 부족하기

는 했고, 돌이킬 수 없는 치명적 위험이 존재

하니 일단 안전한 쪽을 바꾸고 나서 따지자

는 전략은 찬성할 수밖에 없다.

지식과 감성의 통섭

세이건이야말로 요즘 유행하는 STEAM, 빅

히스토리, 통섭 등의 원형이라고 해도 무방

하다. 그는 앎과 감성이 분리되어 있다고 생

각하지 않았다. 다큐멘터리 <코스모스>처럼

과학을 전달할 때뿐만 아니라 과학을 할 때

도 그랬다. 세이건은 파이오니어 10, 11호에

인간의 모습을 세긴 금속판을 실었고, 보이

저 1, 2호에 실린 금박 레코드에 기록될 음악

과 소리들을 선정하였다(그의 첫 번째 부인

은 유명한 생물학자인 린 마굴리스였고, 두

번째와 세 번째 부인은 방송작가일 정도로

앎과 감성은 사생활에서도 반복적으로 교차

하는 화두였다).

앎과 감성, 우주와 인간을 아우르는 큰 시야가

세이건의 특징이다. <코스모스>는 우주의 시

작부터 현재의 인류까지, 우주를 연구하는 인

간, 그러한 인간을 낳은 우주의 관계를 물리,

화학, 생물 따위 분과학문의 틀에 구애받지 않

고 탐구한다. 그래서인지 과학자들 중에는 빅

히스토리가 너무나 당연해 전혀 새롭지 않다

고 느끼는 사람들도 꽤 있다. 그런 관점과 사고

의 틀을 이미 <코스모스>에서 접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이 넓은 시야가 <코스모스>가

괴서가 될 수 있었던 이유라고 단언할 수 있다.

상당수의 과학대중서는 담긴 내용이 가장 옳

고, 가장 중요하며, 가장 핫 또는 쿨한 것처럼

이야기한다. 그렇게 과도하게 강조하다보니

몇 년 지나면 과장이나 오류로 밝혀질 서술

이 나올 수밖에 없다. 반면 <코스모스>는 겸

손하다. 아직 확실하게 알아내지는 못했지

만, 이러저러한 이유와 사실들 때문에 아마

도 A에서 B사이로 밝혀질 것이라는 추정들

이 많다. 그리고 지난 30년간 세이건의 예언

은 틀리지 않았다. 비록 세이건은 알 수 없었

던 풍부한 세부들도 함께 밝혀졌다지만, 어

떻게 한 사람의 추정들이 큰 그림 차원에서

라도 이렇게나 옳을 수 있을까? 단순한 답은

그가 종합과학인 ‘행성과학’을 하면서 여러

분야를 두루 살펴보았다는 점인데, 이런 답

변은 오해될 염려가 있다.

세이건은 분과학문들에서 당시까지 밝혀진

개별 사실들만을 취해서 특정 분과학문의 입

장에서 조립하는 방식을 따르지 않았다. 그

는 분과학문 특유의 사고방식과 관점들을 우

주를 탐구하는 인간과 그러한 인간을 낳은

우주의 관계에 대한 근원적인 호기심으로 녹

여냈다. 그러다 보니 통섭이라는 개념이 없

어도 모든 것을 아우르는 큰 그물이 저절로

만들어졌다. 눈앞의 성취에 연연하기보다

는 세대를 이어 계속되는 탐구가 중심 화두

로 떠오른 것도 그 결과이다. 더 풍부하고, 더

정교해진 세부와 통찰들은 다른 과학명저들

이 빠르고 정확할 것이다. 하지만 정교한 세

부들이 어떻게 서로 연결되는지를 상상할 수

있게 하는 심상과 그러한 심상만이 엮어내는

매혹적 세부들의 만다라, 이것이 <코스모스>

의 마술이다.

COSMOS 파이오니어 10호에 탑재된 금속판 ⓒ위키피디아

● 2013.09 + Vol.192 41

Page 43: 한국과학창의재단 2013년 9월 월간과학창의

09.06교육부-KB국민은행-한국YMCA-한국과학창의재단 교육기부 MOU 체결

교육부와 KB국민은행, 한국YMCA, 한국과학

창의재단은 9월 6일 국민은행 본점에서 교육기

부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KB국민은행과 한국

YMCA는 ‘대학생 경제금융 교육봉사단(Polaris)’

을 구성하여 8개 시·도에서 초·중등학생을 대

상으로 찾아가는 경제금융교육을 실시할 계획이

다. 교육을 담당할 대학생 경제금융 교육봉사단은

저소득층 등 경제적 어려움에 있는 대학생들을 중

심으로 연간 400명(학기당 200명)씩 구성하며,

사전교육 후 봉사단원으로 활동하게 된다. 이들은

학기당 150만원의 학자금을 지원 받게 된다.

Science & Creativity

NEWS 과 학 창 의 뉴 스

08.14 2013년 과학창의자문회의 개최

한국과학창의재단은 지난 8월 13일 제1차 과학창의자문회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자문위원들은 하반기 재단의 주요 사업계

획을 듣고 새 정부의 국정운영 방향에 전략적으로 대응하는 재단의 사업구조 개편 및 계획에 긍정적인 의견과 함께 기관의 지속가

능 발전을 위한 사업전략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과학창의자문회의는 과학기술과 교육계, 문화예술, 산업계 등 다양한

분야 자문위원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재단은 매년 정기적인 회의개최를 통해 사업추진 방향을 모색하고 자문위원들의 주요의견

을 사업에 반영할 예정이다.

08.22 국제여성과학기술인대회 서울에서 개막

미래창조과학부는 8월 22일 세계 26개국 여성 과학기술인 500명이 참석

한 가운데 ‘국제여성과학기술인대회’를 개최했다.이번 대회는 ‘여성 리더

십이 만드는 과학기술과 미래’를 주제로 학술발표와 토론이 열렸다. 박근

혜 대통령은 이날 축사를 통해 “여성 과학기술인이 창조경제의 중요한 자

산”이라며 국내 여성과학기술인 육성에 대한 지원 정책과 여성과학기술

인 국제협력 및 공동연구 활성화 방안을 논의했다.

NEWS

09.05교육부, 미래창조과학부, 중소기업청 공동 ‘대학 창업교육 5개년 계획’ 발표

교육부, 미래창조과학부, 중소기업청은 부처간 협업을 통해 ‘대학창

업교육 5개년 계획’을 발표했다. 이는 ‘창조경제를 견인할 창의인재 육

성방안’의 후속조치로 대학 창업교육 부문에 대한 실행 계획이다. 5개

년 계획은 창업 친화적 대학 교육제도 마련, 창업 도전을 위한 환경 조

성, 지방대학 여건 및 창업 인식 개선 등 3대 전략과 8개 과제로 구성됐

다. 관계부처는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창업교육 추진을 위해 법적 근거

마련과 창업교육에 대한 부처간 상설 협의체 운영으로 각 부처의 강점

을 살린 창업단계, 지원형태별 역할을 효과적으로 분담하고 시너지 창

출을 위한 연계 프로그램도 설계할 계획이다.

09.03‘이러닝 국제박람회’개최

아시아 최대 규모의 이러닝 국제행사인

‘2013 이러닝 코리아’가 교육부, 산업

통상자원부, 경기도교육청 공동 주최

로 9월3일부터 5일까지 코엑스에서 개

최됐다. 올해로 8회를 맞이하는 이번 행

사는 ‘창의적이고 열린 세계로 나아가

는 이러닝’이라는 주제로 진행됐다. 이

번 행사는 우리나라의 이러닝 성공 경

험과 열매를 세계 각국과 공유하며, 국

내 이러닝 산업을 활성화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09.11 미래창조과학부-특허청 업무협력(MOU) 서명식 개최

미래창조과학부와 특허청은 지난 9월 11일 창조경제 실현을 위해 과학기술 및

정보통신·방송 분야 지식재산 관련 업무협력 MOU를 체결했다. 양기관은 아

이디어·기술 보호와 활용, 국가 연구개발 성과평가 관련 협력, 특허성과 검증

효율화, 공공정보의 공유와 활용, 원천·핵심·표준특허 획득 및 활용 인프라

구축, 국민의 창의적 아이디어 발굴과 지식재산권화 등을 위한 창조경제 관력

협력 사업을 공동 추진하기로 했다.

Science & Creativity ●42

Page 44: 한국과학창의재단 2013년 9월 월간과학창의

주 요 행 사

10October

● 10.12스미소니언과 함께하는 STEAM프로그램 개발 협의회

장소 한국과학창의재단 8층 회의실

대상 초·중등 교사연구팀, 재단

관계자 등

내용 스미소니언과 함께하는

STEAM프로그램 개발 중간

점검

● 10.072013년 STEAM 전국 워크숍

장소 서울aT센터

대상 리더스쿨, 교사연구회, 미래형

과학교실 관련 교원 및 전문직

400여 명

내용 STEAM하반기 주요사업 계획 설명,

중간점검 및 우수 프로그램 체험

● 10.072013년도 2학기 방과후학교 프로그램 알락달락 행복한 교실

장소 해당 초·중등학교 내

참석 대학생 교육기부단 200여 명

내용 대학생이 평일 주2회 인근지역

초·중등교 방문으로 방과후

진로,문화,예술,체육,교과연계

프로그램 수행

●10.122013년도 2학기 토요프로그램 함성소리

장소 해당 초·중등학교 내

참석 대학생 교육기부단 1,200명

내용 대학생이 매주 토요일 인근지역

초·중등교를 방문하여

문화예술,스포츠,취미 활동에

대한 교육 프로그램 운영

● 10.01융합인재교육(STEAM) 입문원격연수 6기 운영

대상 전국 초·중등 교원, 학교장,

교육전문직 5,600명

내용 STEAM교육 개념 및 교과 적용

전략 등을 소개하는 입문과정

원격 연수 운영

● 09.30~전국 생활과학교실 현장실사

장소 전국 40개 생활과학교실

모니터링 재단 생활과학교실 담당자

내용 현장점검 및 의견청취

● 10.16학부모 수학대중강연

장소 경북김천 부곡초등학교

참석 학부모 수학교실 운영사업단

최수일 단장 외 10명, 학부모

200여 명

내용 학부모의 자녀 지도 수학학습법,

스토리텔링과 학부모 코칭 등

● 10.1910월 월례 수학클리닉

장소 한국과학창의재단 5층~7층

참석 전문상담사, 내담자, 학부모등

100여 명

내용 초·중·고 대상 수학클리닉 및

학부모 대상 수학 사랑방 운영

● 10.25국회방문의 날 행사 연계 생활과학교실 운영

장소 국회

내용 생활과학교실 대표 프로그램

체험부스 운영

● 10.252013 제2회 직장인을 위한 ‘사이언스 이브닝’개최

장소 한국과학창의재단 창의라운지

대상 20대~40대 직장인, 성인

내용 우수과학도서 저자와 함께하는

과학스토리텔링, 과학실험

프로그램 운영

09.06~10.102013 교육기부 컨설팅단 운영기관 공모

대상 대학 및 (법인)기관

내용 교육기부 기획·홍보 컨설팅단 선발

문의처 한국과학창의재단 교육기부멘토링팀

(02-559-3933,3982)

09.09~302013년 대학생 STEAM 교육기부 학교 모집

대상 전국 초·중·고등학교

내용 2013년 대학생 STEAM 교육기부 학교 모집

문의처 한국과학창의재단 융합인재교육팀

(02-559-3956)

09.12~10.112013 크리스마스과학콘서트 개최지 공모

대상 전국 17개 광역지방자치단체

내용 2013 크리스마스과학콘서트 개최지 공모

문의처 한국과학창의재단 과학문화사업실

(02-559-3842)

※ 자세한 사항은 www.kofac.re.kr 공지사항 참조● 알 립 니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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