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주도학습 우수사례집 201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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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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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는 글

글로벌 시대는 자기주도학습 능력뿐 아니라 배려, 나눔, 협력 등을 갖춘 창의

인성인재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창의인성인재는 바른 인성을 토대로

풍부한 독서와 다양한 경험을 통해 미래의 꿈과 목표를 설정하고, 학생 스스로

문제를 찾아 탐구하고 해결해 나가는 가운데 길러집니다.

어느덧 자기주도학습전형이 시행 5년차를 맞이했습니다. 현재 외국어고,

국제고, 과학고, 일부 자율형사립고 및 일반고에서 자기주도학습전형을 통해

스스로 학습할 수 있는 역량과 인성을 갖춘 학생을 선발하고 있습니다.

자기주도학습전형을 통해 교육현장에 자기주도학습 문화가 정착되고 확산

되기 위해서는 많은 학생들이 자신의 꿈과 끼를 살리고 스스로 문제를 찾아

탐구하고 해결해 나갈 수 있도록 자기주도학습 능력을 신장시켜 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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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한국교육개발원 원 장

이번에 발간하게 된 자기주도학습 우수사례집은 2011학년도부터 2013학년도

까지 자기주도학습전형으로 선발된 학생들 가운데 미래의 꿈을 위해 학생

스스로 자신의 성향에 알맞게 학습계획을 세워 공부하며, 풍부한 독서와

다양한 체험활동을 실천한 학생들의 경험을 담은 책입니다.

이 사례집은 전국의 자기주도학습전형 시행 학교에서 자신의 꿈과 끼를

살리기 위해 노력하며, 자기주도학습 능력과 잠재력을 지닌 학생들을 추천

받아 개별 면담을 통해 자료를 수집하고 핵심 내용을 발췌하여 재구성 하는

과정을 거쳐 제작되었습니다.

학생들의 꿈과 끼, 자기주도학습 방법, 다양한 활동에 대한 유용한 정보를 담은

이 사례집이 자신의 꿈을 찾고, 목표를 향해 성장해 나가기를 원하는 학생들

에게 널리 활용되기 바랍니다.

Page 7: 자기주도학습 우수사례집 2013년

Contents

1학년

자기주도학습영역

010 공부의기본은학교수업을1:1과외처럼듣는것 강수연 강원외고

019 읽고묻고당당하라 김선경 동두천외고

025 밤새지않고시험잘볼수있는방법 나경민 김천고

032 내게공부는차세대안철수가되기위한워밍업 도주하 경산고

038 내인생의마법주문‘하면된다!’ 박서린 대구외고

046 기록은나의힘,나의공부력 박수희 안양외고

056 ‘깡’이있어야공부가즐겁다 배윤지 경일여고

065 내가즐거워야세상도행복하다 신준영 순창제일고

074 꿈이없으면공부할수없고공부하지않으면꿈을이룰수없다 오진제 동두천외고

082 공부,내인생의가장멋진영화를만들기위한준비 왕정민 경기외고

091 나와의싸움에서이겼을때꿈은찾아온다 유재윤 거제제일고

097 책상에앉는순간꿈을찾는여행이시작된다 이창규 부산국제고

108 열번넘어져도다시일어날수있다면‘공부의신’이될수있다 정상훈 웅천고

116 친구들아,내게무엇이든물어보렴! 조은정 순창제일고

124 한권의책은한개의깃털!성실한독서는나의날개가된다 이휘원다니엘와부고

132 내가풀수없는문제의열쇠가책안에있어 주필현 동두천외고

인성영역

138 온세상이내무대이고모든사람이내선생님이다 김수정 대구외고

144 친구를얻고꿈에다가서는두가지,경청과진심 김진선 현대청운고

152 함께가야멀리갈수있다 정소정 경일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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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2학년

3학년

자기주도학습영역

162 나의성적레시피는긴장감한스푼,긍정에너지두스푼 김미정 수원외고

173 나를믿지않으면누구도믿을수없다 박진현 인천하늘고

181 수험생이기에더욱더책을놓을수없는이유 조수현 부산국제고

인성영역

192 내열정이100℃로끓는순간,바로지금 서지수 청주외고

200 열여덟,우주로가는티켓을얻기위한시간 이 권 안산동산고

자기주도학습영역

210 목적지에길이없다면직접길을닦아야지! 구본훈 한일고 졸

218 정말간절하다면,진짜좋아한다면Let’sDoIt! 김 성 대전외고 졸

228 영재도천재도아닌노력파의진짜성공수기 장설희 인천국제고 졸

240 책은내인생의내비게이션 오유진 청주외고 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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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주도학습 우수사례집

학년도

1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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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학년도 자기주도학습 우수사례집

010

나와의 고독한 싸움이 시작되다

저는 홍천 토박이로 소도시에서 나고 자랐지만 어렸을 때부터 부모님께서 공부할 수 있

는 환경을 조성해주셨어요. 엄마는 늘 책을 읽고 글을 쓰는 모습을 제게 보여주셨는데

그렇다보니 나도 자연스럽게 엄마를 따라했던 것 같아요. 어렸을 때는 유독 과학 분야

의 책들을 좋아했는데 엄마는 제게 아낌없이 책을 사주셨어요. 오랜 시간 책상 앞에 앉

아 책을 읽고 공부를 하는 습관은 이때 다 길러지지 않았나 생각이 들어요. 엄마가 영어

동화책 오디오와 영어 교육 비디오도 많이 틀어줬기 때문에 영어 또한 자연스럽게 습득

했고요. 마침 초등학교 5학년 때 학교와 자매결연을 한 뉴질랜드 학교에 한 달 간 다녀

오면서 영어에 대한 자신감도 얻었어요. 어렸을 때 공부 환경을 조성해주신 부모님께는

감사한 마음뿐이죠. 그러나 중학생이 되면서는 부모님이 영향권을 벗어나 철저히 저 혼

자 공부를 해야 했어요. 이제 제 스스로를 책임져야 하는 나이가 된 것이었죠. 그건 고독

한 싸움이었지만 저는 견뎌낼 자신이 있었어요.

공부의 기본은 학교 수업을 1:1 과외처럼 듣는 것

어린시절부터장래희망이확고했던수연이는꿈을이루기위해성실하게공부해왔다.

자신이정한공부스케줄은반드시지켜야직성이풀리고이해가되지않는부분은선

생님을‘괴롭힌다’고생각할정도로질문을한다.수연이는자신과의약속을지키는것

이야말로꿈에다가갈수있는가장기본원칙이라고말하는신념강한학생이다.

강수연 (강원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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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학년

<자기

주도

학습

영역

>

011

1등이 아니면 안 된다는 욕심

제 좌우명은 ‘최고가 되자’에요. 초등학교 때부터 1등을 놓친 적이 없다보니 강박도 있었

던 것 같아요. 정상의 자리를 지키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저는 꽤 일찌감치 깨달

은 거죠. ‘적당히’해서 2인자가 되는 것보다 ‘치열하게’ 해서 1인자가 되어야 직성이 풀렸

으니까요. 저는 그날그날 수업은 반드시 복습을 해요. 진도가 아무리 조금 나간 날에도

꼭 교과서를 다시 펴야 마음이 놓이거든요. 하루 단위로 보면 조금씩 나가는 것 같지만

일주일이 지나 한 주의 학습량을 정리해보면 공부한 양이 얼마나 많은 지 실감할 수 있

어요. 노트 정리에도 공을 들였죠. 저는 초등학교 때부터 노트 정리를 정말 철저하게 했

어요. 중학교 때에는 각 과목마다 한 권씩 노트를 썼고 고등학교에 올라와서는 노트 한

권에 섹션을 나누어 과목별로 내용을 정리해 넣고 있고요. 수업에서 배운 내용을 제 나

름대로 정리 하고 요약을 하면서 노트에 적으면 자연스럽게 머릿속에 내용을 익힐 수

있어요. 수시로 들여다보면 내용의 전반적인 흐름이 보이고 시험 때는 ‘알짜배기 대비

서’가 되는 거죠. 이런 방식으로 공부를 한 저는 중학교도 수석으로 졸업하게 되었어요.

쓰러지고 울고 다시 일어나고, 나 이렇게 독해도 되는 걸까?

드디어 홍천 시골에서 도내에서 공부 잘하는 친구들이 다 모였다는 외국어고등학교에

진학하게 되었어요. 긴장을 많이 할 수 밖에 없었죠. 1등 아니면 안 된다는 신념을 가진

제가 과연 이 잘하는 친구들 사이에서 1등, 아니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지 계속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어요. 저는 더 이를 악물어야 했죠. 물론 1년 전체를 돌이켜보면 중간

중간 놀 거 다 놀고 소풍에 해외 탐방까지 다녀왔으니 기를 쓰고 공부만 했다고는 할 수

는 없어요. 그래도 후회 없이 열심히 공부했고 다행히도 1학기 때에는 만족할만한 결과

가 나왔어요. 역시 노력해서 안 되는 일은 없구나 생각했죠. 그 노력이 과해 체력이 버티

지 못한 적도 있었어요. 학기 초 어느 날이었죠. 아침에 일어났는데 다른 날과 달리 개운

하지도 않고 계속 몽롱한 기분인거에요. 저는 멍하니 있다가 다시 잠이 들었는데 어느

순간 눈을 떠보니 룸메이트가 선생님을 방으로 모시고 왔더라고요. 선생님이 열을 재시

고는 깜짝 놀라 저를 응급실로 보내셨어요. 열이 40도에 이르렀는데 저는 제가 아픈 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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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학년도 자기주도학습 우수사례집

012

도 몰랐어요. 병원에서 주사를 맞으니 좀 나아진 기분이었어요. 저는 다시 학교로 갔어

요. 수업을 들어도 괜찮을 것 같았거든요. 그러나 이미 연락을 받은 엄마가 저를 데리러

오셨고 저는 그 날 하루를 온전히 쉬었어요. 공부를 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건 건강이

라는 점을 뼈저리게 느낀 경험이었죠.

그렇게 1학기를 보내고 여름방학을 지나 다시 2학기가 되었을 때 저는 온전히 학교에

적응을 하게 되었어요. 기숙사 생활도 익숙했고 친구들과의 우정도 퍽 두터워져 1학기

때의 ‘독기’는 조금 빠진 듯 했어요. 그래서였을까요. 2학기 들어서 나는 스스로 마음이

안이해졌음을 느꼈어요. 1학기 때와는 달리 시험 때가 되자 전에 없던 조바심이 생겼고

공부 시간도 부족하게만 느껴졌죠. 마음이 조급했어요. 2학기 시험결과는 너무나 실망

스러웠죠. 성적과 별개로 제 자신에게 화가 났어요. 지금까지 잘 해왔다고 생각했는데

갑자기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하더라고요. 마냥 눈물이 났어요. 그 누구도 저를 울게

하지 않았어요. 제 자신 때문에 울었던 거죠.

성적보다 중요한 것은 내게 최선을 다했는지 여부

그리고 겨울 방학. 저는 비교적 여유를 가지며 이제껏 저를 돌아보고 앞으로 어떻게 해

야 할지 고민하는 시간을 가졌어요. 2학기의 우울한 나날을 보내면서 제가 깨달은 것은

내게 중요한 게 ‘1등’이라는 숫자가 아니라는 점이었죠. 1등이 아니어도 내 스스로에게

당당할 수 있는 것, 자신에게 만족할 수 있다는 것이 중요했어요. 제가 오르고자 하는 정

상의 위치를 파악하고도, 어떻게 올라야 하는지 알고 있음에도 오르지 않는 것이라면

그것은 분명 제 자신에게 미안해야 할 일이에요. 순수하게 의사가 되겠다는 꿈을 위해

걸음을 멈추지 않았던 지난날을 회고했죠. 난 할 수 있다고 여러 번 제 자신의 기운을 북

돋았어요. 2학년 때에는 다시금 2학기 때 느꼈던 조급함, 스스로에게 갖는 불만족감이

없어야 한다고 주문을 걸었죠.

새롭게 마음을 단장했지만 사실 제 공부 스타일을 바꿔야겠다는 마음은 없었어요. 어렸

을 때부터 혼자 공부를 해오던 습관은 제게 완전히 굳어져서 이제는 누가 다른 방법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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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학년

<자기

주도

학습

영역

>

013

로 자습을 하라고 시킨다면 저는 그렇게 할 자신이 없었어요. 물론 초등학교 때보다는

중학교가, 또 중학교보다는 고등학교가 학습량이 훨씬 늘고 시험에 있어선 나름의 요령

도 필요한 게 사실이죠. 그러나 공부에는 왕도가 없다는 말처럼 본인에게 맞는 공부 스

타일을 찾았다면 뚝심 있게 쭉 밀고나가는 게 맞다고 생각해요. 다만 학습량이 늘어난

만큼 버리는 시간이 없도록 시간 관리에 신경 써야 해요. 고등학교에 들어와서는 특히

나 스케줄이 딱딱 떨어졌기 때문에 혼자 하는 공부는 정해진 자습시간과 쉬는 시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해야 했어요.

학교 수업 시간을 1대1 교습 시간으로 만들어보자!

공부를 하는 데 있어서 기본 중의 기본은 학교 수업에 적극적으로 임하는 태도라 생각

해요. 저는 공부에 대해 조언을 구하는 친구들에게 이렇게 말해요. 학교 선생님을 활용

하는 것은 온전히 자신의 몫이라고요. 이 말은 선생님이 제게 해주신 말씀이기도 해요.

수업을 1대1 개인 강의로 만드는 것은 학생 본인의 몫이라고 조언하셨던 적이 있거든

요. 저는 수업시간에 종종 선생님과 완벽하게 ‘교감’하고 있다고 느낄 때가 있어요. 제가

선생님의 수업을 충분히 이해하고 고개를 끄덕이면 선생님 또한 제 표정을 보시고 강의

의 완급을 조절하시죠.

1학년 학기 초 과학시간이었어요. 친구들끼리도, 또 선생님과 학생들 사이도 아직은 편

해지지 않아 어색함이 남아있을 때였죠. 그때 선생님께서 화학적 요소에 대한 설명을

하셨고 어떤 질문을 던지셨어요. 누구도 답을 내뱉지 못하는 상황에서 저는 문득 생각

난 답을 말했고 그 순간 선생님과 눈이 딱 마주쳤어요. 수업이 또 하나의 세계라면 저는

그 세계 안에 완전히 들어와 있다는 느낌이 드는 찰나였죠. 또 하나의 귀중한 깨달음을

얻었어요. 수업은 선생님이 완성하는 게 아니라는 것. 100% 완성도 있는 수업, 그야말로

완벽한 수업은 선생님이 아니라 내가 완성한다는 것을 깨달았죠.

저는 시험 기간에 새벽까지 개방되는 자습실 이용도 빠져본 적이 없어요. 우리 학교는

평소에는 12시면 기숙사로 돌아와 소등을 하고 잠을 자야 하지만 시험 기간에는 12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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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학년도 자기주도학습 우수사례집

014

터 2시까지 원하는 학생에 한해 자습이 가능해요. 그렇지만 남아서 자습을 하는 학생들

은 그리 많지 않죠. 저는 이제까지 매 시험 때마다 이 자습 시간을 빠져 본 적이 없는데

친구들이 참 대단하다고 말해요. 힘들지 않냐고 물어보지만 저는 그렇지 않다고 말해

요. 학교에서 공부하라고 시간을 주는데 그걸 걷어차는 게 아깝지 않은가 라는 생각이

드는 거죠.

비문학 실력이 독서지수를 증명 한다

흔히 국어 공부는 독서를 통해서 독해능력을 기르거나 모의고사 기출문제집을 사서 푸

는 친구들이 많아요. 저 또한 국어 공부를 하는 방식은 친구들과 크게 다르지 않아요. 그

러나 제가 조금 더 주의를 기울이는 부분이 있다면 바로 국어 노트 필기에요. 국어는 딱

히 노트를 마련하지 않거나 필기를 하더라도 교과서에 직접 하는 친구들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어요. 제 경우에는 문학 파트는 꼭 필기를 통해 공부를 하는 편이에요. 특히 중

간, 기말고사 때 시험 범위에 포함되는 교과서 내 문학 작품은 아예 노트에 다 옮겨 적어

요. 소설은 너무 길어서 못 옮기지만 시나 짧은 수필은 노트에 옮긴 후 각 구절마다 의미

하는 것을 적고 색깔별로 강조 표시를 하죠. 문법 또한 빠뜨리지 않아요. 국어도 분명히

정리할 부분이 필요하고 머릿속에 외워두고 있어야 하는 부분이 존재해요. 어휘도 평소

틈틈이 정리해놔야 하고요. 보통은 영어 어휘를 외우느라 바쁘지만 국어에서도 시험에

왕왕 생소한 단어들이 나오니까요. 사실 어휘력은 독서가 중요한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책을 많이 읽고 어휘의 정확한 뜻까진 아니어도 감을 익혀두는 게 좋다고 생각해요. 또

생소한 어휘는 일상 대화에서 자꾸 써버릇해서 익숙하게 만들어야 하고요. 솔직히 현재

저는 고등학교에 올라온 후 독서 시간이 많이 줄어 한 달에 한 권 정도밖에 읽지 못해요.

그러나 자투리 시간이 생기면 책이든 신문이든 눈앞에 놓인 텍스트를 읽으려고 노력하

는 편이에요. 제가 느끼는 바로는 확실히 책을 읽지 않으면 이해력과 독해력이 떨어지

더라고요. 특히 비문학 부문의 경우 ‘독서지문’이라고 불릴 정도로 평상시 독서력이 큰

영향을 끼친다고 할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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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학년

<자기

주도

학습

영역

>

015

수학, 한 개의 문제집을 반복해 풀자

주요 과목 중에 내가 가장 많은 시간을 투자하는 과목이 수학이에요. 수학에 대해선 딱

히 제가 못한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는데 모의고사를 풀 때면 4점짜리 고난도 문제

를 자주 틀리곤 했어요. 수학은 보통 문제에서는 최대한 실수를 줄여야 하고 분별력을

주기 위해 내는 고난도 문제는 응용문제를 많이 풀어봄으로써 대응능력을 길러야 해요.

적어도 본인이 자주 틀리는 유형이 무엇인지는 확실히 알아두어야 된다고 봐요. 그래야

비슷한 유형의 문제를 많이 풀어 실수를 줄일 수 있기 때문이죠. 흔히 수학 잘하는 사람

들의 조언을 들어보면 여러 개의 문제집을 풀기보다 문제집 한 권을 정해 여러 번 푸는

게 더 낫다고 말해요. 저 또한 그 방법에 공감하고요. 우리 학교에서는 ‘무한수학노트’라

는 것을 제작했는데 이 노트에는 정해진 문제집을 보면서 답을 구하는 풀이 과정을 적

어요. 문제집은 답을 체크하지 않고 되도록 깨끗하게 남겨두고요. 여러 번 풀기 위해서

죠. 단, 틀린 문제만 체크를 해둬요. 나중에 보면 확실히 여러 번 틀리는 문제가 있어요.

그 유형에 취약하다는 뜻이죠. 취약 유형이 파악되면 그 이후에는 비슷한 유형의 문제

들을 풀면서 내 풀이 과정의 오류가 무엇인지 어떤 방법으로 풀 수 있을 지 알아볼 수

있어요.

영어, 밑도 끝도 없는 자신감으로 달려들어라

영어는 역시 자신감이에요. 특히 외국어고등학교에 입학한 많은 친구들이 영어에 대한

좌절감을 느껴요. 고등학교 특성상 영어권 국가에 살다온 친구들이나 정말 월등하게 영

어 실력이 좋은 친구들이 분명히 존재하기 때문이죠. 그 친구들에게 영어는 ‘먹고 들어

가는’ 과목이라는 생각이 들어 부럽기도 하고 질투도 나지만 그들은 그들이고 저는 저

에요. 바로 이 순간부터 나는 나대로 잘하면 된다는 생각을 가져야 해요. 일단 밑도 끝도

없이 덤벼보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봐요. 영어 말하기 대회, 영어 토론 대회 같은 것에

“나는 영어 못하니까 출전은 생각도 못하겠다”라고 처음부터 주눅 드는 친구들이 많은

데요, 제 생각은 좀 달라요. 대외적인 행사에 참여해서 자신감을 기르고 자극도 받으면

자신도 모른 사이에 영어 실력이 쑥쑥 늘거든요. ‘선생님 카드’도 활용해야 해요. 제 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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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학년도 자기주도학습 우수사례집

016

| 수연이의 영어 노트. 단어와 구문을 위주로 정리해서 영어실력의 든든한 밑천으로 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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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학년

<자기

주도

학습

영역

>

017

우에는 특히 영어 선생님을 엄청 괴롭혔어요. 저는 영어로 진행되는 교내 행사에 적극

적으로 임했는데 특히 MUN(Model United Nation) 동아리에서 주최한 중학생 대상

모의유엔대회에 의장단으로 참가했던 일이 매우 뜻 깊었어요. 저는 동아리 부원이 아니

었지만 영어로 회의를 진행하는 모의유엔대회에 참여하고 싶어 적극적으로 면접을 본

후 행사에 참여했죠. 동아리 외부에서 참여한 학생으로는 제가 유일했어요. 저는 당당

하게 영어로 회의를 진행했고 회의는 성공적으로 끝이 났어요. 영어 자신감을 한 단계

높여준 경험이었죠.

단어를 주로 정리하는 영어 노트도 제 영어실력의 밑천이에요. 교과서 단어는 물론 평

소 접하는 단어 중 생소하거나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단어를 적어둬요. 단어 못지않게

여러 번 체크하는 것은 구문들이에요. 외우지 않고서는 해석 자체가 안 되는 구문이 분

명히 있기 때문이죠. 수업 중에는 원서를 교재로 하는 수업도 있는데 문장을 외우면서

쓰다 보니 책 한 권을 모조리 노트에 정리한 경우도 있었어요. 영어 또한 단어든 구문이

든 특정 지문이든 그날 배운 것은 그날 정리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답니다.

자기주도학습이란 스스로와의 약속을 지키는 것

제가 생각하는 ‘자기주도학습’이란 스스로와의 약속

을 지키는 것이에요. 아직 인생을 오래 살아보지는

않았지만 우리의 삶 또한 이와 같지 않을까 싶어요.

매 시간 스스로가 한 약속을 지키는 것! 약속은 지키

라고 있는 것이니까요.

같은 맥락에서 저는 가끔 학원에 의존해 공부를 하는

친구들이 안타까워요. 저는 그 친구들이 스스로 공부

를 하지 못해 학원에 다닌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혼자

하는 공부가 익숙하지 않을 뿐이에요. 목표가 있으면 나

와의 약속을 지키는 일은 별 것이 아닐 수도 있어요. 자신과의 약속을 지켰을 때 그 뿌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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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학년도 자기주도학습 우수사례집

018

함은 직접 느껴본 사람만이 알거예요. 고등학교 생활은 3년뿐이에요. 이제 제게는 2년

이 남았어요. 2년이 지나면 저는 다시는 고등학교 생활을 할 수 없어요. 지금 한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그것으로 끝이죠. 또 한 번의 기회는 없어요. 다시 돌아올 수 없는 시간을

지금 내가 살고 있는 것이죠. 그 생각을 하면 온 몸에 전율이 일어요. 또다시 저와의 약

속을 지킬 시간이에요. 바로 지금!

| 수연이는 하루 시간표와 수행 과제들을 함께 정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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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학년

<자기

주도

학습

영역

>

019

말하는 게 즐거워 아나운서를 꿈꾸다

저는 수다쟁이에요. 친구들과 떠드는 것도 좋아하지만 무엇보다 많은 사람들 앞에서 발

표하고 사회 보는 것이 더 즐거워요. 물론 긴장을 하지 않는 건 아니지만 약간의 두근거

림조차도 즐길 만큼 남들 앞에 서는 일만큼 짜릿한 일이 없어요. 이런 제 ‘무대 체질’을

일찍이 간파하셨던 초등학교 4학년 때 담임선생님은 저를 방송반으로 이끌어주셨어요.

선생님 덕분에 저는 1년 동안 아침 방송을 할 수 있었고 이때 방송 진행에 큰 매력을 느

끼고 아나운서를 꿈꾸게 되었어요. 그러니까 그때부터 현재까지 단 한 번의 흔들림도

없이 아나운서를 지망하고 있는 셈이에요. 중학교 때에는 학생회장을 맡았고, 고등학생

이 되어서는 학생회에 들면서 꾸준히 학교의 크고 작은 행사의 사회를 봐왔어요. 제겐

큰 활력이었죠. ‘말하는 실력’을 쌓아가면서 아나운서 연습을 자연스럽게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죠. 더불어 능력 있는 아나운서가 되려면 일단 성적을 일정 수준 이

상으로 올려두는 게 먼저라는 생각에 스스로 하는 공부에 만전을 기하고 있어요.

읽고 묻고 당당 하라

사람들앞에서는걸즐거워하는선경이는일찌감치아나운서라는꿈을정하고그꿈

을향해누구보다진취적으로노력하고있다.말하기를좋아하는자신의성격을학습

법에적용해능률을올리고모르는것은부끄러워하지않고친구들에게적극적으로

도움을요청한다.무엇보다선경이는공부를‘의무’가아닌‘재미있는일’로여긴다.

김선경 (동두천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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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학년도 자기주도학습 우수사례집

020

시간이 걸리더라도 나만의 방법을 찾자!

사실 중학교 1학년 때 공부를 썩 잘하지 못했어요. 열심히 했는데 성적이 나오지 않았던

건 아니고 관심분야가 공부가 아니었어요. 그때 잠깐 컴퓨터에 빠져 있었는데 공부보다

컴퓨터를 하는 게 재미있었어요. 그러다 1학년 2학기에 들어 불현듯 공부가 재미있었어

요. 혼자 교과서를 읽고 문제를 푸는 데 큰 흥미를 느꼈거든요. 과목 중에서도 역사가 좋

았는데 초등학교 때 ‘옛날이야기’를 들려주시듯 역사를 가르쳐주셨던 선생님의 영향이

컸어요. 말하는 것도 즐겨하던 저는 마치 그 선생님처럼 공부를 할 때도 누군가를 가르

치듯 말하면서 책을 읽어나갔죠. 역사를 포함해 국어, 영어, 사회 등의 과목들을 모두 말

하면서 공부를 했더니 공부에 가속도가 붙었어요. 모든 교과서의 내용이 마치 하나의

재미있는 이야기처럼 느껴졌고요. ‘말하면서 공부하기’가 아예 공부 스타일로 자리 잡은

후 이게 바로 ‘나만의 공부법이구나’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어요. 학원 욕심도 없었어요.

딱 한 번 학원에 갔지만 학원의 딱 짜인 강의 내용이 저와는 맞지 않더라고요. 미련 없이

학원을 그만 두고 본래의 제 스타일대로 공부를 해나갔어요. 그렇게 하는 공부가 어찌

나 재미있었는지 시험이 끝난 기간에도 집에 돌아와 교과서를 펼칠 정도였어요. 이런

경험 덕분에 저는 후배들에게 ‘너에게 맞는 학습법’을 찾으라고 조언하곤 해요. 학원에

서 하라는 대로 하면 결국 자기만의 공부법은 없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생각하거든요.

중학교 때 공부법, 왜 고등학교 때는 통하지 않지?

어느덧 저는 고등학교에 진학하게 되었고 부쩍 많아진 학습량과 난이도 있는 문제들을

마주하게 되었어요. 아나운서를 지망하다보니 자연스레 언어 분야에 관심이 크고 배움

을 열망했던 저는 중학교 2학년 때부터 배운 중국어를 더 깊이 알고 영어와 국어 또한

뒤처지고 싶지 않다는 생각에 외국어고등학교의 입학을 원했었죠. 그러나 고등학교에

서의 생활은 생각만큼 녹록치 않았어요. 내신과 모의고사 모두 신경 써야 했고 공부를

해야 할 범위는 중학교 때와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방대했죠. 결국 제가 중학교 때 고

수했던, ‘말하면서 공부하기’ 방법은 더 이상 유지해나갈 수 없었어요. 그러다보니 1학기

는 그야말로 적응과 변화를 위한 시간이었어요. 제가 부족한 부분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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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획대로 공부를 해 나가기로 다짐했죠. 이전에는 그저 제가 재미있다고 느껴지는 부분

들을 위주로 계획 없이 공부를 해나갔지만 이제는 전략적인 공부가 필요했어요. 우선

국영수 중심으로 스케줄을 짰어요. 특히 영어와 수학이 ‘취약 과목’이었기 때문에 시간

을 많이 투자했죠. 더불어 내신과 모의고사 공부를 분리하지 않기로 했어요. 물론 내신

공부는 정해진 범위가 있지만 이 역시 수학능력시험에 얼마든지 나올 수 있는 부분이기

때문에 ‘반짝 공부’는 통하지 않는다고 생각했어요. 내신을 열심히 하면 모의고사도 잘

나올 수 있다는 게 제 생각이에요.

자기주도학습에는 시행착오가 따르기 마련!

확실히 중학교와 고등학교의 공부법이 다르다보니 사실 저도 제게 맞는 공부법을 찾기

까지 그 과정이 쉬웠다고 할 수는 없을 것 같아요. 공부하는 방법에 답이 없기 때문에 내

게 맞는 답을 찾기가 더욱 어려운 거죠. 만약 수학의 답처럼 정해진 방법이 있다면 누구

나 그 방법대로 공부하려 들겠죠. 근데 그렇지 않더라고요. 저도 처음에는 친구들이 하

는 대로 공부도 해보고 괜히 마음만 급해져서 기본도 안 된 채로 진도를 나가도 했어요.

그런데 결국은 그게 다 내 공부가 아님을 깨닫게 됐어요. 남이 하는 공부를 따라하는 건

데 어떻게 제 공부가 되겠어요. 결국 대단한 인내심을 갖고 내게 필요한 공부, 내게 어울

리는 공부를 해야 하는 거죠. 근데 이게 처음에 찾기가 어렵지 일단 나만의 공부 스타일

이 내게 익숙해지면 옆에 친구가 뭘 하든 간에 페이스를 잃지 않게 돼요. 그러니까 초반

에 힘들다고 포기 말고 꾸준히 하는 게 중요한 거 같아요. 번갯불에 콩 구워먹듯, 벼락

치듯 공부하고 성과를 바랄 수는 없을 테니까요. 후배들에게 조언해주고 싶어요. 더도

덜도 않고 정말 딱 한 달만 마음먹고 ‘내 공부’한다 생각하면서 내가 정한 스케줄대로 공

부해보라고요.

절대 포기하지마! 평생 후회할 수 있어

국어는 어렸을 때부터 읽고 말하는 연습을 해서였는지 다행히도 성적이 나쁘지 않았어

요. 평소 틈틈이 책 읽는 것이 도움이 된 것 같아요. 일주일에 한 권 정도씩 관심 가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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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을 읽어 왔고 요즘도 시험이 끝나면 꼭 책부터 손에 들어요. 중학교 때 아침마다 30분

씩 했던 ‘속독 훈련’ 역시 읽는 속도를 빨리하는 데 영향을 주었어요. 문단별로, 사선으

로 읽어나가는 방식이었는데 이 훈련 이후 확실히 남들보다 지문 읽는 속도가 빠르다고

느껴요. 조금 까다롭게 느껴지던 비문학은 모의고사 기출문제를 많이 풀어보면서 감을

익히고 있어요.

수학은 영어와 함께 가장 많이 시간을 투자하는 과목이에요. 처음에는 문제만 많이 풀

었고 선행학습이라고 해도 다른 친구들처럼 1, 2년 치를 다 하는 게 아니라 앞으로 할 것

을 훑어보는 정도가 전부였어요. 개념이 안 잡혔는데 문제만 많이 푸니까 성적은 오르

지 않았고 다른 친구들이 응용문제를 푸는 시간에 개념을 잡으려니 마음이 급해졌죠.

결국 1학기는 만족스럽지 못한 수학 성적으로 마감하고 말았어요. 기회는 여름 방학이

었죠. 2학기 것을 꼼꼼하게 예습했고 문제집을 약 3권 가량 풀었어요. 물론 힘들 때도 있

었죠. 그러나 수학만큼은 절대 포기하면 안 된다는 생각으로 버텼어요. 수학을 안 하면

나중에 그 어떤 과목보다도 따라잡기 힘든 과목이 되기 때문이에요.

영어에 주눅 들고 영어로 당당해지다

저의 공부 역사상 최대 위기는 ‘영어’를 꼽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언어에 관심도 많고 공

부도 즐겨했지만 막상 고등학교에 올라오고 나니 영어만큼 어려운 과목이 없더라고요.

중학교 때까지 교과서를 암기하다시피 해왔던 영어 공부가 고등학교에서 통하지 않았

어요. 게다가 친구들은 어찌나 영어를 잘하는지 친구들 앞에서 절로 움츠러들었죠. 처

음에는 내신도 모의고사도 갈피를 잡을 수가 없었어요. 우선 영단어는 학교에서 배우는

것에서 생소한 어휘들만 외우기로 했어요. 텝스(TEPS)는 영어 듣기 교재로 활용해 방

과 후에는 꼭 귀에 이어폰을 꽂았어요. 적어도 하루에 2시간은 영어를 하겠다는 나와의

약속을 지켰죠. 사실 원서도 읽어보려고 했지만 제겐 너무 어렵더라고요. 오히려 영어

에 흥미를 잃을 수 있겠다 싶어서 제가 할 수 있을 만큼의 공부를 하기로 했어요. 처음에

는 제가 영어를 못한다는 생각에 자꾸 열등감을 갖게 되었고 남 앞에서 말하기를 그렇

게 좋아했지만 영어 수업 시간의 발표는 꺼려지더라고요. 그러나 점점 그럴수록 제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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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이 작아지기만 할 뿐 아무것도 나아짐이 없다는 걸 깨달았어요. 저는 더 이상 못한다

는 걸 부끄러워하지 않기로, 잘하는 친구들을 시기하는 게 아니라 칭찬을 하고 어떻게

든 도움을 받기로 다짐했죠. 친구들도 이런 저를 부담스러워 하지 않고 친절하게 모르

는 부분을 알려주고 조언도 서슴없이 해주었어요. 중학교 때 하던 통암기가 아니라 문

법 구조를 분석하며 한 문장 한 문장 읽고 이해하려 노력했고 아침, 저녁으로 영어를 하

면서 감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했어요. 그리고 절대 겁내지 않겠다고 여러 번 마인드 컨

트롤을 했죠.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고 나니 영어시간에도 당당할 수 있는 저의 ‘본 모

습’이 드러났어요. 저는 용기를 내 교내 영어 컨퍼런스에 도전장을 내밀었고 1학기 때에

는 상상도 못했던 영어 말하기를 사람들 앞에서 자신 있게 해 나갔어요. 친구들과 팀으

로 출전한 대회에서 우리는 3등이라는 좋은 성적을 거머쥘 수 있었죠. 결국 공부도 ‘용

기’가 필요했음을 알게 되었어요.

공부에 재미 붙이기는 마음먹기 나름

저는 모든 과목에 재미를 부여하려고 노력하는 편이에요. 유명 코미디언의 말처럼 “재

미없으면 왜 해?”라는 생각이거든요. 재미가 있으면 누가 시키지 않아도 알아서 하게 되

어 있어요. 공부를 무조건 어렵고 지루하고 재미없는 것이라고 생각할 필요가 있을까

요? 그냥 인생을 좀 더 풍요롭게 만들어 주는 것, 심심하지 않게 해주는 것이라고 여기

면 충분히 재미있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예를 들어 저는 국어공부를 할 때 마음에 드는

시가 나오면 인터넷을 검색해 원문을 찾아보고 저만의 감상을 덧대어 보는 걸 좋아해

요. 그렇게 하면 그 시는 더 이상 문제를 풀기 위한 지문이 아니라 제 마음의 시가 되거

든요. 공부가 정말 정말 하기 싫다면? 그때는 일단 하고 있던 과목 공부를 접고 다른 과

목의 책을 펼쳐봐요. 한 번씩 머리를 환기해주는 거죠. 그래도 공부가 안된다면? 그때는

과감하게 책을 덮고 음악을 듣거나 친구들과 수다를 떨어요. 그런 다음 다시 책을 보면

갑갑함이 해소되는 느낌을 받아요. 슬럼프라고 생각될 때는 잠시 자기계발서를 읽기도

하고요. 평소에는 고전을 주로 읽지만 힘들 때면 누군가의 성공담을 읽는 것이 자극도

되고 위로도 되기 때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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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라 윈프리처럼 소통하는 진행자가 되고 싶어

꿈을 향한 저의 노력은 언제나 ‘현재진행형’이에요. 동아리는 언론부에 가입했어요. 방

송국 견학도 가고 프로그램 시청일지 작성과 미디어 관련 발표도 하고 있죠. 저와 비슷

한 꿈을 꾸는 친구들이 모여 있다 보니 방송 관련 토론도 주기적으로 해요. 영어 뿐 아니

라 중국어 또한 수준급 실력을 갖기 위해 공부하고 있어요. 학교에서 수학여행으로 중

국을 간다고 해서 잔뜩 기대 중이기도 하고요. 우리나라말은 물론 영어와 중국어까지

소화할 수 있는 아나운서가 된다면 보다 국제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요. 오프라 윈프리처럼 자신의 직업을 사랑할 뿐만 아니라 그 애정을 바

탕으로 수많은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는 멋진 여성이 되고 싶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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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만의 시간, 공부에 눈을 뜨다

저는 좀 내성적인 편이에요. 발표나 장기자랑처럼 남들 앞에서 무언가를 한다는 건 저

로선 너무나 어려운 일이죠. 어렸을 때부터 사람들 앞에 서는 것을 많이 쑥스러워했어

요. 성격 때문인지 언젠가부터 혼자가 익숙했고 중학교 때는 친구도 많지 않았어요. 그

렇다고 친구들이 저를 미워했던 것도 아닌데 저는 자발적으로 혼자 있는 시간을 더 좋

아했어요. 그렇다고 해서 외롭지도 않고 불편하지도 않았으니 참 독특한 아이죠? 간혹

제게 장난을 치는 친구들도 있었는데 친구들의 장난도 받아주지 않을 정도였으니 중학

교 때는 지금보다 훨씬 내성적이고 예민했던 것 같아요. 그 시간이 좋았다고만은 할 수

없지만 그 대신 혼자서 해야 하는 공부는 다른 친구들보다 집중력을 가지고 할 수 있었

죠. 수업시간에는 선생님의 말씀을 놓치지 않기 위해 경청했고 방과 후에는 집에 가서

그날의 공부를 복습했어요. 남들이 보면 조금 심심해 보이는 일상이었지만 저는 그저

공부를 하고 책을 읽는 생활이 편했죠. 말 없는 제게 책은 좋은 친구나 다름없었고 공부

밤새지 않고 시험 잘 볼 수 있는 방법

시험때면늘긴장을해아는문제도틀리곤했던경민이.긴장감때문에발생하는실

수를줄이기위해‘벼락치기공부’는절대하지않으며하루도빠짐없이본인이정한

일정량의공부를한다.‘후회하지말자’는신조로평소몸과마음의건강을챙기는것

또한소홀하지않는다.

나경민 (김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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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묵묵히 해나가야 하는 하나의 의무였어요.

할아버지가 못다 이루신 꿈을 이뤄드리겠다는 약속

물론 아무 생각 없이 성적만을 올리기 위해 공부 하는 것은 아니에요. 가끔 친구들보다

더 잘하고 싶다는 욕심이나 경쟁심이 일기도 하지만 저의 최종 목표인 약사를 위해서

공부를 하는 거죠. 약사는 할아버지께서 이루고 싶었던 꿈이었어요. 할아버지는 약사를

하려고 하셨지만 집안사정이 어려워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꿈을 포기하시고 사업을 하

셨다고 해요. 저는 할아버지의 한을 풀어드리고자 약사가 되기로 다짐했어요. 사람들의

건강을 위하는 일이면서 특별히 활동적인 일은 아니라 차분한 제 성격과 잘 맞는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할아버지는 이런 저를 매우 대견해 하세요. 중학교 때 일찌감치 진로

를 정하고 나니 제가 무엇을 해야 할지 우선순위를 정하는 일도 어렵지 않았어요. 첫 번

째는 지망하는 약학대학에 충분히 들어갈 수 있는 성적, 두 번째는 약사라는 직업에 다

가가기 위한 배경 지식 쌓기였죠.

긴장하지 말자, 쫄지 말자

고등학교 진학 후 학습량도 많아지고 내신과 모의고사를 모두 신경 써야 하는 상황이

오면서 시간적으로나 심적으로나 부담감이 없지 않았죠. 부담감을 떨치기 위해 평소 공

부하던 습관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제 페이스를 잃지 않으려고 노력했어요. 그러나 제가

넘어야 할 큰 산이 하나 있었으니, 바로 ‘긴장’이라는 산이었어요. 저는 작은 수행평가에

서부터 큰 시험에 이르기까지 긴장을 많이 하는 편이거든요. 초조하고 마음이 심란해져

서 아는 문제도 못 풀거나 심지어 같은 문제를 반복해 풀 때도 있어요. 긴장감이 시험에

까지 영향을 미치니 참으로 난감하지 않을 수 없죠. 앞으로 치를 수학능력시험 때에도

긴장할 것을 생각하면 정말 아찔해요. 남들보다 유난히 심한 긴장감 때문에 부모님, 선

생님과 상담도 여러 번 했어요. 그런데 이 긴장감이란 건 약을 먹거나 치료를 받고 해소

할 수 없는 부분이더라고요. 결국 마음먹기에 달린 것이죠. 마인드 컨트롤! 제게는 이보

다 더 중요한 문제가 없어요. 저는 끊임없이 제 자신에게 주문을 걸었고 마음이 편하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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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규칙적인 생활에는 필수적인 스터디 플래너. 건강 체크도 함께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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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 몸부터 편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체력 안배에 신경 썼어요. 돌이켜보면 고등학교에

입학해 1학년으로 생활한 지난 1년은 컨디션 관리를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어

릴 때부터 규칙적인 생활이 몸에 배어 있었기 때문에 처음 해보는 기숙사 생활 또한 규

칙적으로 하려고 노력했고요. 12시면 꼭 취침했고 6시 20분이면 기상했어요. 시험기간

에도 마찬가지였어요. 카페인에 의존하면서 늦은 시간까지 공부를 하는 친구들도 있었

지만 저는 새벽까지 자지 않으면 다음날 너무 피곤해서 공부를 제대로 할 수가 없더라

고요. 대신 취침 전까지는 그날 하기로 한 공부를 모두 마치기로 스스로와 약속했어요.

다만 어렵거나 까다로운 문제들은 잠시 보류해놓고 주말에 모아서 푼다는 저만의 룰을

정했죠. 이렇게 하니 몸이 피곤하거나 아파서 공부를 못하는 일은 없었고 시험 때도 최

적의 컨디션을 유지해 긴장을 덜 할 수 있었어요.

내게 부족한 부분을 파악하고 공부를 습관화하라

나름 적응하느라 마음이 분주했던 고등학교 1학년 생활이었지만 생각보다 성적도 많이

향상되었어요. 성적이 오르면서 자신감이 생기니 긴장감도 전보다는 많이 누그러진 편

이고요. 성적도 기대보다 높게 나와서 만족스럽기도 했답니다. 그렇다고 긴장을 하지

않은 건 아니에요. 언어 영역 시험의 경우 지문을 읽으면서 마음을 가다듬으려고 노력

했죠. 다행히 그런 노력이 통했는지 언어 영역은 만점을 받을 수 있었어요. 내신 역시 1

학기에 비해 좀 더 오른 편이에요. 그리고 무엇이 가장 부족한 지 파악해 공부에 우선순

위를 매겼어요. 수학이 가장 1순위더군요. 수학은 진도를 따라가며 문제를 많이 풀되 예

습은 한 달 정도만 앞서나가기로 했어요. 복습이 중요했고 아는 문제를 많이 풀어보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에요. 모의고사에서는 가장 높은 난이도의 문제를

틀릴 때가 많아서 개념을 알더라도 방심하지 않고 다양한 유형을 접해보는 게 중요했어

요. 2순위는 영어였죠. 저는 문법에 약한 편이어서 내신 공부의 경우 아예 교과서 본문

을 외운 후 본문 안에서 문법 형식을 찾아 공부를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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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와 독서는 뗄 수 없는 관계

제게 있어 독서는 공부에 큰 영향을 미친 활동이라고 할 수 있어요. 특히 국어 과목은 독

서 활동과 직접적인 관계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물론 본격적으로 국어 공부를

할 때는 교과서와 자습서를 위주로 해요. 그런데 국어 실력은 평소에 독서를 통해서 천

천히 기초를 쌓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저는 중학교 때 이미 ‘고전 소설’을 다 읽었어요.

<야성의 절규>, <파우스트>, <태평천하> 등은 특히 감명 깊게 읽은 작품이에요. 책을 읽

을 때 국어 시험 잘 봐야 하니까 읽어야지 하지는 않아요. 그냥 취미처럼 즐거운 마음으

로 읽는 거죠. 만약 국어 시험 잘 보기 위해서 책을 읽는 거라면 오히려 부담이 느껴져서

책의 내용을 온전히 받아들이기 힘들 거예요. 그냥 부담 없이 읽는 게 지속적인 독서 활

동에 도움이 되고 누군가의 해설이 아닌 제가 읽고 느낀 감정이 중요한 거죠. 그런데 결

과적으로 이런 저의 독서 취미가 국어 능력 향상으로 이어지더라고요. 평소 책 읽은 게

이렇게 도움이 되는구나 하고 무릎을 탁 쳤어요. 국어 지문 읽을 때 글을 주제나 구성 등

을 파악하는 게 어렵지 않고 읽는 속도도 빨라지고요. 저는 이게 결코 국어 문제를 많이

풀어서 생긴 능력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평소에 책을 읽었던 습관이 알게 모르게 국어

실력을 키운 거죠. 글의 짜임과 주제를 파악하는 데에는 평소 독서 활동을 하는 게 적잖

은 영향을 끼친다는 생각이 들어요. 단, 시의 경우 저로선 좀 자신 없는 부분이에요. 의

미 파악이 어려워서 자주 시를 접하려고 노력하고 있답니다. 독서는 비단 국어 능력만

길러 주는 게 아닌 거 같아요. 책이야 워낙 분야가 많으니까 내가 자연과학이나 수학 분

야 책을 많이 읽어두면 당연히 수학, 과학 과목에 도움이 되는 거고 원서로 책 읽기를 좋

아하면 영어 과목에 큰 도움이 되겠죠. 앞으로 저는 공부하는 틈틈이 다양한 분야의 책

을 읽어보려고 해요. 그간 고전 소설 쪽으로만 읽어서 분야를 넓혀서 읽어야겠다는 생

각이 들어요. 독서는 갑자기 많이 한다고 좋은 게 아니라 틈틈이 여러 분야의 책을 골고

루 읽는 게 나중에 공부에도 도움이 된다고 확신해요.

꿈에 힘을 싣는 해부 동아리 활동

고등학생이 되면서 전과 달라진 점을 몇 가지 더 꼽자면 공부 외 활동이에요. 기숙사 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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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과 동아리 활동은 내성적이기만 했던 저를 조금이나마 활동적으로 변모하게 한 촉매

제였어요. 해부 동아리는 약사라는 제 꿈과 밀접한 영향이 있다고 생각해서 가입했는데

활동하다보니 기대보다도 훨씬 즐겁고 유익해 2학년 때에도 계속 할 예정이에요. 공부

만 해야 할 것 같았던 고교 생활에서 해부 동아리는 제게 쉬어갈 수 있는 시간을 주고

때론 좋은 자극이 된답니다. 사실 고등학생이 되어서는 마음이 좀 급하잖아요. 중학교 3

학년 때에도 마찬가지고요. 입시를 앞두고 대외 활동을 한다는 것은 좀 꺼려지는 면이

없지는 않지만 그럼에도 본인의 꿈과 관련 있는 동아리 활동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참여

하는 게 좋다고 생각해요. 사람이 공부만 할 수 없는 노릇이잖아요. 공부의 궁극적인 목

표는 내 꿈을 이루는 것이고요. 적어도 꿈이 있다면 공부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꿈이

목적이 되어야 한다고 봐요.

자기주도학습이란 자신에게 맞는 공부법을 찾는 것

제가 생각하는 자기주도학습은 자신의 스타일에 맞는 공부법을 찾는 거예요. 누구나 똑

같은 방법으로 공부를 할 수는 없어요. 특히 제 경우에는 내성적이기 때문에 적극적으

로 도움을 구한다든지 친구들과 스터디를 한다든지 하는 활동이 맞지 않았어요. 그렇지

만 활동적인 친구들은 사람들과 함께 어우러져 하는 공부가 더 효과적일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저는 대외활동을 그리 많이 한 것은 아니어서 늦게 까지 자습을 하지 않고 틈

틈이 공부를 하는 게 편했어요. 물론 늦게까지 할 수도 있겠지만 그럴 경우에는 확실히

몸의 컨디션이 좋아지지 않는다는 걸 느껴요. 다음날 수업시간에 고도의 집중력으로 선

생님의 수업에 임하려면 체력 안배는 정말 중요한 문제거든요. 긴장감 때문에 시험 전

날에도 무리하지 않은 것을 철칙으로 하고요. 그러니 제게는 늘 주어진 만큼의 시간 동

안 얼마나 효율적으로 시간을 분배해서 공부를 하느냐가 관건이죠. 어떤 친구가 공부를

잘한다고 해서 그 친구의 공부법을 그대로 따라하는 건 말리고 싶어요.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해요. 내 성격, 내 취약점을 분석해서 어떤 공부 스타일이 내게 제일 잘 맞을지에

대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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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학년

<자기

주도

학습

영역

>

031

신중하고 차분하게, 그리고 후회 없이

지난 1년은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고 긴장감을 완화시키느라 조금은 힘들었던 시간들이

었어요. 이제는 안정을 찾았으니 취침을 한 시간 미루고 자습시간을 늘려 안이해지는

일이 없도록 계속해서 마음을 다잡을 예정이에요. 저의 내성적인 성격은 때로 단점도

되지만 그보다는 더 큰 장점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내성적인 후배들에게도 내성적

인 것을 단점으로만 받아들이지 말고 장점으로 살려보라고 조언해주고 싶어요. 누군가

제게 제가 어떤 사람이냐고 묻는다면 저는 조용한 성격 덕분에 모든 일에 있어 차분하

며 묵묵하고 성실하게 일을 하는 사람이라고 대답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리고 그 대답

대로 앞으로 남은 2년의 고등학교 생활을 묵묵히 해 나가려고 해요. 지금껏 그래왔듯 성

급함 없이 신중하게! 그리고 결코 후회하지 않을 거예요. 할 수 있을 때 열심히 하는 것.

그게 중요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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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학년도 자기주도학습 우수사례집

032

놀이로만 여겼던 수학, 결국 벽에 부딪히다!

어린 시절 제게 수학은 하나의 놀이였어요. 사실 수학을 거의 포기할 지경이었던 중학

생 시절을 떠올리면 어릴 때는 어떻게 수학에 재미를 느꼈나 싶지만 어쨌든 초등학교

때까지는 수학이 참 재미있었어요. 계기는 부모님이 사다주신 창의력 수학책 덕분이었

죠. 교과서 같은 형식의 문제집이 아니라 요리조리 머리를 굴려 창의적인 방법으로 풀

어내는 문제들이 제시된 책이었거든요. 사실 초등학생 지식으로는 풀기 까다로운 문제

들이었기 때문에 저는 다른 이런저런 책들을 참고하며 문제를 풀어나갔고 하나를 풀 때

마다 얼마나 뿌듯했는지 몰라요. 문제가 재미있고 신기하니까 부모님을 졸라 문제집을

더 사달라고 하기도 하고 때로는 부모님과 함께 문제를 풀어보기도 했어요. 그러면서

저는 수학을 좋아하게 되었고 덩달아 과학 분야까지 흥미를 느끼게 되었죠. 그때 많은

관련 분야 책들을 탐독했는데 돌이켜보면 그때 읽었던 책들이 현재의 자양분이 되었다

는 생각이 들어요. 그러나 순전히 제 흥미로 인해 자발적으로 읽게 된 책이었기 때문에

내게 공부는 차세대 안철수가 되기 위한 워밍업

주하는어린시절부터수학을좋아했지만중학교에진학하면서어려워진난이도에좌

절하고교과과정에쉽게적응하지못했다.그러나정보보안전문가라는진로를정하

고부터그꿈을실현하기위해수학은물론모든과목의공부를스스로시작했다.

도주하 (경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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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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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3

다른 한 편으로는 학교에서 배우는 교과서에 전혀 관심이 생기지 않았죠. 심지어 중학

교 때는 학교에 대한 반감까지 생겼었어요. 말하자면 제게 있어 수학이든 과학이든 사

람들이 공부라 칭하는 학문은 그저 ‘놀이’에 불과했기에 노력을 기울인다거나 시험을

본다거나 하는 건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었던거죠. 게다가 수학은 학년이 거듭될수록

점점 어려워져만 갔어요. 결국 미적분을 접하고 제 수준에서는 더 이상 탐구를 할 수 없

다는 생각에 그만 흥미를 잃게 되었죠.

중학교 때 후회, 고등학교에서도 반복하지 않으리

중학교에 올라와 높아진 난이도와 학습량에 갈피를 못 잡던 저는 결국 1, 2학년 때 썩 만

족스럽지 못한 내신 결과를 내고 말았어요. 다른 과목에 비해 적성에 맞다 여겼던 수학

과 과학 또한 성적이 좋지 않았죠. 한마디로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인정

하면서도 시험을 잘 봐야 한다는 부담감만 가득했던 나날이었죠. 3학년이 되니 그제야

1, 2학년 때 공부를 하지 않은 제 자신이 부끄럽고 후회가 되더라고요. 저는 마음을 고쳐

먹기로 했어요. 더 이상 공부는 놀이가 아니라고요. 그리고 생각했어요. 계속 이렇게 안

이하게 있다가는 고등학교 3학년이 되어서도 지금과 같은 상황이 벌어질 것이라고요.

그때 되어서 또 좋지 않은 성적을 후회하며 가고 싶은 대학에 원서조차 내지 못한다는

생각을 하니 아찔했어요.

자기주도학습은 30분씩 앉아있는 습관들이기부터

중학교 3학년이 되었을 때는 성적을 무조건 올려야겠다는 열망으로 가득했어요. 고등

학생이 된 지금과 비교하면 엄청나게 학습열을 높인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수업시간에

선생님 말씀을 놓치지 않으려고 노력했고 필기도 열심히 했어요. 교과서와 참고서를 병

행했고 교과서 내용 뿐 아니라 그 주변 지식까지 익히고자 했죠. 그 결과 3학년 성적은

확실히 예전에 비해 많이 올랐어요. 조금만 공부해도 향상될 수 있다는 것을 왜 그때는

몰랐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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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학년도 자기주도학습 우수사례집

034

그래도 뒤늦게나마 혼자 열심히 하고 노력한 결과로 자기주도학습전형으로 고등학교

에 입학할 수 있었어요. 3학년 때까지 학교와 공부에 대한 방황을 했었더라면 지금 저는

어떻게 되었을지 상상만 해도 아찔해요. 그런데 진짜 ‘공부’는 고등학생이 되어서 본격

적으로 시작되었어요. 사실 중학교 때까지만 해도 오랫동안 앉아서 공부하는 습관이 없

었어요. 문제집을 많이 사놓기만 하고 제대로 풀지도 않았으며 마음잡고 본다 해도 ‘작

심삼일’에 불과했죠. 저는 일단 공부하는 습관부터 들이려고 결심했어요. 책을 펼치든

않든 방과 후에는 무조건 책상 앞에 앉는 연습을 했어요. 책상에 앉는 것도 연습이 필요

한 일인가 싶지만 이게 막상 실천하려면 쉽지 않은 일이거든요. 저는 책상에 앉는 습관

을 들이는 것이 혼자 공부하기의 첫 걸음이라고 생각해요. 처음에는 30분씩, 조금 적응

된 후에는 1시간씩 앉았어요. 물론 엉덩이가 들썩들썩했죠. 그래도 꾹 참았어요. 그러다

보니 나중에는 정말 진득하게 앉아있게 되더라고요. 책상에 앉고 나니 당장 고등학교

1학년 수업을 따라가려면 중학교 때 배운 기초부터 확실히 다져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

| 주하는 연필로 노트 필기를 한다. 시험 때에는 중요한 부분을 지워 제대로 이해를 하고 있는지 스스로를 시험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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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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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5

어요. 막상 책을 펴보니 중학교 때 제대로 공부하지 않아 모르는 것들이 너무 많았거든

요. 기초 지식을 많이 닦으려고 노력했고 교과서를 여러 번 반복해서 읽었어요. 내신 공

부에는 요령이 없었고 모의고사 준비에 있어서는 다양한 유형에 익숙해지고 문제의 핵

심을 파악하는 데 총력을 기울였죠.

사이버국방학과에 가겠다는 결심

사실 저는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컴퓨터 분야 쪽으로 직업을 가져야 겠다는 생각을 하

고 있었어요. 우연히 정보올림피아드에 나가면서 C언어를 접해 처음 흥미를 가지게 되

었고 컴퓨터를 잘 아시는 아버지께서 종종 컴퓨터에 대해 알려주셨기 때문이에요. 고등

학교 입학 이후에는 개인적인 관심으로 리눅스를 접했고 이런 프로그램들이 컴퓨터의

어려운 문제를 풀기 위해 사용 되었던 걸 알게 되면서 컴퓨터 보안 분야에 관심을 갖게

되었답니다. 궁금한 것들은 아버지께 자주 여쭈었고 그러면서 컴퓨터에 대한 지식을 쌓

아갔어요. 그 와중에 알게 된 로버트 모리스는 저의 롤모델이 되었고요. 그는 인터넷 바

이러스를 잡는 웜을 만든 사람으로 컴퓨터 보안에 놀라운 혁신을 이끌어낸 사람이에요.

저 또한 그처럼 보안 기술이 점점 중요해지는 현대에 컴퓨터 보안의 선도적인 역할을

하고 싶어요. 저는 정보보안전문가라는 직업을 최종 목표로 삼고 사람들에게는 조금 생

소한 사이버국방학과에 진학하기로 마음먹었어요.

컴퓨터를 잘한다는 것 = 모든 분야에 두루 박식하다는 것

컴퓨터는 ‘융합’이 핵심이라고 생각해요. 분야를 가리지 않고 폭넓은 영역을 두루 알고

깨쳐야 컴퓨터도 잘 할 수 있는 거죠. 정보보안전문가라는 꿈을 확고히 하고 나니 공부

를 함에 있어서도 편식을 하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또한 시험을 위한 공부가 아

니라 인생 전반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공부를 해야 했고요.

국어는 어릴 때부터 책을 읽던 습관이 많이 도움이 되었어요. 특히 친구들이 많이 어려

워하는 비문학 지문의 경우 수학이나 과학 관련 도서들을 많이 읽었던 제게는 그리 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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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학년도 자기주도학습 우수사례집

036

롭지 않았고요. 문학 부문은 평소 교과서와 참고서를 접할 때 지문을 머릿속에 익히는

연습을 했어요. 그래도 모의고사의 경우 문제의 유형이 있기 때문에 기출문제집을 풀지

않을 수 없었어요. 문제집을 풀면서 유형에 익숙해지다 보니 현재는 국어 영역에서 1개

이하로 틀려요. 틀린 문제나 얼떨결에 맞춘 문제는 꼭 체크해두고 혼자 분석하거나 선생

님과 주위 형들의 도움을 얻는 편이에요. 수학은 부족한 중학교 개념부터 이해하는 데

노력했어요. 개념이 이해가 되지 않은 부분은 답을 확인해도 이해를 못하는 경우가 많았

기 때문에 아예 중학교 문제집을 사서 취약한 부분을 풀어보기도 했고요. 중학교 때 등

한시 했던 제 자신이 미워지는 순간이 어찌나 많았는지 몰라요. 수학은 왕도가 없기 때

문에 개념을 익히고 많이 풀어보는 수밖에 없었어요. 지금도 수학에 가장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요. 풀이는 노트에 꼬박꼬박 정리하고 아무리 풀어 봐도 답이 안 나오는 문제는

일단 남겨두었다가 주말에 다시 풀거나 선생님께 조언을 구해요. 모의고사를 생각해서

한 문제를 푸는 데 5분을 넘기지 않는 편이에요. 영어는 독해에 많이 신경을 써요. 글에

대한 주제를 빨리 파악하는데 주의를 기울이는 편이죠. 지문을 읽다가 시간이 부족했던

경험이 있기 때문인데요, 전체적인 흐름을 먼저 살펴본 후 필요한 부분만 꼼꼼히 읽는

연습을 했더니 현재는 모의고사를 풀 때 5분 정도 시간이 남는 편이에요.

책상 위 공부 뿐 아니라 세상 밖 공부도 필수

고등학교에 진학한 후 분명 학습량도 많아지고 책상 앞에 앉아있는 시간도 늘었지만 저

는 교과 공부 외에 책 읽기를 게을리 하지 않았어요. 국어 교과서와 관련한 지문의 원문

을 찾아 읽기도 했고 제 관심 분야인 컴퓨터 분야 책도 꼬박꼬박 챙겨 읽었어요. 최근에

는 존 비가의<업계가 감추려는 컴퓨터 보안의 진실>을 읽으면서 금융을 비롯한 생활 전

반에서 우리가 얼마나 취약한 보안 현실에 놓였는지 깨닫고 제 꿈을 다시금 다지는 계

기를 가질 수 있었답니다.

매주 토요일에는 봉사활동도 하고 있어요. 이모가 아는 분을 통해 알게 된 요양기관에

서 어르신들의 식사를 돕고 말동무가 되어드리는 봉사죠. 오랫동안 해오다보니 이제는

어르신들과 어울리는 시간이 참 즐겁고 보람도 느껴져요. 2, 3학년 때에도 지속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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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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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7

할 예정이에요. 사실 독서활동, 컴퓨터 공부, 봉사활동 등이 성적에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보니 부담감이 있지 않냐는 질문도 종종 받아요. 그렇지만 이 활동들은 제 생활을

풍요롭게 해줄 뿐 만 아니라 멀리 보면 분명 제 꿈과 인생에 플러스가 되는 가치 있는

일들이라고 생각해요. 이런 활동조차 하지 않고 공부만 한다면 제 생활에는 활력이 없

을 거예요.

기대하시라, 보안업계 창업자 도주하를!

저는 항상 ‘목표가 있는 사람’이 되고자 해요. 멀리 내 꿈에 대한 목표, 앞으로 1년에 대한

목표, 그리고 오늘 할 공부에 대한 목표에 이르기까지 달성해야 할 목표가 있으면 게을

러지지 않죠. 내가 생각하는 자기주도학습이란 내 스스로의 부족한 부분을 알아내서 그

부분을 채울 수 있는 공부에요. 나아가 자기주도학습을 효과적으로 하기 위해서는 목표

가 있어야 된다고 생각해요. 2년 후에는 사이버국방학과 학생으로, 7년 뒤에는 창업에

성공한 정보보안전문가로 제 모습을 그려보는 거죠. 그 모습을 상상하면 오늘 하루를

헛되이 보낼 수 없어요. 저의 고3 생활은 결코 중3 때처럼 후회하는 일이 없을 거예요.

RN

목표 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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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학년도 자기주도학습 우수사례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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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힘으로 풀어야만 직성이 풀리는 수학

저는 여러 과목 중 수학이 제일 좋아요. 잘 풀리지 않는 문제를 만나면 이상하게 더 재미

를 느껴요. 절대 답을 확인하지 않고 제가 풀 수 있는 방법을 총 동원하죠. 이런 제가 신

기하다는 친구들도 있어요. “넌 문과생이 어떻게 수학을 그렇게 좋아하니?”하고 물어보

기도 한답니다. 그럴 때면 저는 도리어 고개를 갸우뚱해요. ‘문과생이 수학을 좋아하는

게 이상한 건가?’ 하고요. 문과생이라면 무조건 수학을 어려워해야하는 건가 싶기도 하

고요. 그래서 주변 친구들은 이과를 가지 왜 문과를 선택했냐고 묻기도 해요. 그런데 제

가 문과를 선택한 이유는 간단해요. 제가 희망하는 진로는 문과 계열이기 때문이에요.

사실 진로에 대해서는 이런저런 고민이 많았지만 폭넓게 봤을 때 이과 계열의 직업 쪽

은 생각해 본 적이 없었어요. 그러니 문과를 택할 수밖에요. 그리고 저는 국어나 영어 등

‘문과 대표 과목’도 무척 좋아하거든요.

내 인생의 마법 주문‘하면 된다!’

공부에있어선‘한고집’하는서린이는어려운수학문제를접하면3일내내그것만붙

들고서라도스스로답을찾고마는근성을가진친구다.그끈기와집중력덕분에오

랜미국생활탓에하위권이었던국어성적을한학기만에상위권으로끌어올리기도

했다.서린이는공부로써‘하면된다’는진리를몸소실천하고있다.

박서린 (대구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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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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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제 주변 대부분 친구들이 국영수 중 수학을 어려워하고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해

공부를 하고 있어요. 수학을 포함한 모든 공부는 즐기면서 해야 능률이 올라간다고들

하지만 수학만큼은 절대 즐길 수 없다는 친구들이 많죠. 그런 얘기를 들으면 조금 안타

깝기도 해요. 물론 재미없는데 일부러 재미 붙이는 것이 쉽지는 않을 거예요. 그러나 문

제를 내 힘으로 해결했을 때 뿌듯함을 생각하며 일단 도전해 봤으면 좋겠어요. 마치 산

악인들이 오르기 힘든 산을 어렵사리 정복해 정상에 깃발을 꽂고 세상 모든 걸 다 가진

듯 즐거워하듯이 말이죠.

“제일 어려운 수학 문제집 주세요!”

저는 어렸을 때부터 수학을 푸는 과정이 즐거웠어요. 잘 안 풀려서 누가 답을 알려주려

고 하면 저는 절대 알려주지 말라고, 내가 직접 풀어보겠다고 손사래를 치곤했답니다.

저는 아무리 까다로운 문제도 기본적으로 3일은 잡고 있어요. 그러다 도저히 풀리지 않

을 때 친구나 선생님께 질문을 해요. 수학 문제 앞에서는 오기가 생기는 거예요. 아마도

이런 제 성향이 수학 실력을 향상시키는데 큰 도움이 되었을 것이라 생각해요. 개념만

잘 이해하고 있다면 수학 문제는 다양한 방법으로 변주가 가능하다고 생각해요. 수학은

‘응용’이기 때문이에요. 답은 정해져 있어도 풀이방법은 다양할 수 있다는 것! 이것이 수

학의 매력이죠. 그렇다고 수학은 무조건 100점, 언제나 1등을 하는 것은 아니에요. 중학

교 때는 시간 안에 문제를 다 못 풀거나 실수를 해서 성적이 대폭 떨어진 적도 있었어요.

‘즐기기만 해서는 안 되는구나!’하고 나름 경각심을 가지게 된 경험이죠. 고등학교 올라

와서는 범위가 넓어지고 난이도가 높아져 좀 더 시험 유형에 초점을 맞춘 공부를 하고

있어요. 방학처럼 자율학습을 많이 할 수 있는 시간에는 미리 배울 부분을 공부해 두기

도 하고요. 개념 정도는 모두 머릿속에 입력되어 있어야 학기를 시작해서 진도를 따라

갈 때 응용문제와 심화문제를 마음껏 풀 수 있기 때문이에요. 미리 공부를 해놓지 않으

면 학교 진도와 동시에 개념을 이해해야 해서 문제를 많이 풀 수가 없거든요. 어려운 심

화문제를 많이 풀수록 문제에 대한 응용력이 생기고 모의고사나 내신에서 분별력을 위

해 출제된 고난도 문제에 당황하지 않을 수 있어요. 저는 하루에 20~40개 정도의 수학

문제를 푸는 편이에요. 살짝 쉬운 기본 문제를 풀 때는 50문제 이상 풀고요. 보통 1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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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학년도 자기주도학습 우수사례집

040

에서 2시간 정도 걸리는 것 같아요. 가끔 문제집을 사러 서점에 가게 되면 저는 이렇게

말해요. “제일 어려운 수학 문제집 주세요!”

수학은 좋아하지만 국어는 어려웠던, 거꾸로 문과생

수학 잘하는 문과생이라고 하면 다들 부러워해요. 그런데 제게도 복병은 있었어요. 제

발목을 잡은 건 국어였죠. 공부 좀 한다는 문과생이라면 국어와 영어는 ‘기본’이라는데

저는 수학은 잘 해도 국어는 기본으로 잘 하는 과목이 아니었어요. 게다가 제 주변에는

수학은 좀 부족할지언정 국어는 굉장히 잘하는 친구들이 많았죠. 어쩌면 제게 있어 국

어는 친구들이 어려워하는 수학과 다를 게 없었는지도 모르겠어요. 국어가 어려웠던 이

유는 사실 환경적인 요인이 컸어요. 어린 시절을 미국에서 보냈기 때문이에요. 태어나

서 7살 때까지 살다가 한국에 들어와 10살까지 생활했고 또다시 미국으로 나가 13살까

지 있었거든요. 유년기의 대부분을 미국에서 생활한 셈이죠. 부모님이 말씀하시길 제가

7살 때까지는 한국말을 듣지도 말하지도 못했다고 해요. 제 기억은 조금 다른 데 그래도

알아듣기는 했던 것 같아요. 다만 말로 표현을 못해서 엄청 답답해했던 기억은 있어요.

미국에서 현지 학교를 다니며 영어를 우리말처럼 할 수 있는 능력을 얻었으니 그건 정

말 제게 큰 행운이었지만 그에 반해 국어 실력이 월등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죠. 13살 이

후로는 한국에 정착해 학교를 다니면서 한국어가 자연스러워지고 국어 시험도 곧잘 봤

어요. 그러나 고등학교 첫 시험에서 내 뒤에 몇 명 없는 점수를 받고 절망할 수밖에 없었

어요. 결론부터 말하면 저는 국어 공부를 제대로 한 후 2학기 때 성적을 점프하듯 향상

시켰어요. 저는 생각했어요. 노력해서 안 될 것은 없다고요.

읽고 또 읽느라 너덜너덜해진 국어 교과서

사실 처음에는 국어공부를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어요. 그래서 일단은 교과서를 여러

번 읽었어요. 그런데 무조건 읽는 건 도움이 되지 않더라고요. 읽은 후 중요한 부분이 어

느 부분인지 파악하고 글의 흐름을 이해를 해야 했으니까요. 글의 내용을 이해하려 하

니 이번에는 국어 어휘가 문제였어요. 모르는 어휘들이 왕왕 등장했죠. 저는 국어 어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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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학년

<자기

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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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역

>

041

를 따로 노트에 정리하기 시작했어요. 문맥상에서 대략의 뜻이 파악이 되더라도 애매한

단어는 노트에 적었어요. 중심 교재는 늘 교과서였고요. 어휘 다음으로 체크한 것은 접

속사였어요. 접속사를 신경 써야 글의 흐름을 파악하는 데 용이했거든요. 교과서를 중

심으로 공부하면서 자연스럽게 지문을 읽고 문제 푸는 법을 익혔어요. 읽고 싶은 책 중

심으로 독서도 열심히 했고요. 제가 고르는 책은 주로 앞으로 하고 싶은 일과 관련된 서

적이었어요. 제 꿈은 경제학 연구원이랍니다. 최근에 읽은 책은 스티븐 레빗과 스티븐

더브너의 <괴짜 경제학>이에요. 일상생활 속에서 끄집어 낸 경제 이야기로 부담 없이

읽히면서도 경제 상식을 풍부하게 접할 수 있는 인문서였죠. 아무래도 제가 흥미 있는

분야를 읽다보니 시험을 보듯 딱딱하게 읽은 게 아니어서 자연스럽게 독해 능력이 길러

지지 않았나 싶어요. 그나마 비문학 부문은 이런 식으로 공부하면 실력이 오르는 것 같

았는데 문학 부문은 보고 또 봐도 참 어렵더라고요.

방학, 책을 읽고 독서 기록장을 쓰다

우선 교과서에 실린 고전문학 작품들은 웬만하면 원문으로 찾아 읽었어요. 시의 경우

완전히 이해해야겠다 싶어서 쓰고 또 쓰기를 반복했죠. 이런 식으로 국어에 ‘올인’했던

1학기였어요. 하루 종일 국어 공부를 하는 날이 많았어요. 열심히 했지만 확실히 단기간

에 효과를 볼 수는 없었는지 1학기 중간고사 성적과 기말고사 성적은 큰 차이가 없었죠.

그리고 기다리던 방학! 부족한 부분을 채울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돌아왔어요. 다른 친

구들이 방학을 이용해 수학에 몰두하는 동안 저는 국어에 매진했어요. 국어 선생님께서

는 방학을 이용해 독서를 하고 그에 대한 기록을 하라고 조언하셨죠. 학기 때보다 시간

이 여유로워진 만큼 독서도 분야를 가리지 않았어요. 내가 좋아하는 비문학 도서도 읽

었지만 고교생이 필수로 읽어야 할 문학 작품들도 읽었어요. 독서 기록장에는 먼저 줄

거리를 요약했고 제 감상과 주요 구절을 적었어요. 그렇게 방학 내내 꾸준히 읽고 적어

나가니 전보다 국어 지문 독해가 수월해짐을 느낄 수 있었어요. 이제는 문제를 풀어도

되겠다 싶더라고요. 이후 모의고사 기출문제집을 준비해 하루에 비문학 지문 1~3개, 문

학 지문 1~3개씩을 읽고 문제를 풀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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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학년도 자기주도학습 우수사례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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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린이는 평소 책을 읽을 때는 간략하게 중요한 부분과 생각해볼 부분을 체크해두고 독서기록장에 따로 감상을 기록해둔다. 체계적인 독서활동은 국어 실력을 향상시켰다.

영어로 소설 읽는 재미를 알다

영어는 제게 어려운 과목이 아니었어요. 앞서 말했듯 미국에서 살았던 경험이 영어 실

력을 덤으로 주었으니 말이죠. 사실 국어를 어려워했던 데에는 영어 읽기가 더 익숙해

서이기도 했어요. 지금은 말하는 데에 있어선 우리말이나 영어나 크게 어려울 것이 없

지만 읽는 것은 아직도 영어가 더 편해요. 그렇다보니 문학 작품의 경우, 특히 저자가 영

어권 국가의 사람일 경우에는 원서를 읽는 편이에요. 가끔 우리말로 번역된 책을 읽다

가 이해가 안가거나 원서의 표현이 궁금해지면 원서를 구해 다시 처음부터 읽어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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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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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보니 영어는 딱히 공부를 한다는 느낌으로 접하는 게 아니라 취미처럼 즐겁게 접

하는 과목이에요. 그렇다고 시험공부를 아예 안할 수는 없어요. 어려운 어휘는 따로 정

리해두고 특히 동의어의 경우 꼼꼼하게 뜻을 익혀두는 편이에요. 영어 실력에 자만하고

안이해지지 않으려고 매일매일 원서 한 페이지라도 읽어요. 최근에는 도스토예프스키

의 <죄와 벌>을 영어번역본으로 읽었는데 꽤 어려운 소설이라 살짝 긴장했지만 이내 과

장된 느낌의 캐릭터에 빠져 들어 며칠 만에 완독했어요. 영어 원서 중 제게 가장 인상적

인 작품은 엘리자베스 1세의 일대기를 다룬 책이에요. 여왕의 자리를 굳건히 지키며 영

국을 번성시킨 전기가 제게 큰 감동을 주었거든요.

내게 책은 하루의 끼니와 같은 것

내성적인 저는 혼자 조용하게 시간을 보내는 것을 좋아해요. 이때 저의 좋은 친구는 뭐

니 뭐니 해도 책이에요. 제가 아주 어렸을 때부터 엄마는 저를 도서관에 데려가시곤 했

어요. 기억도 나지 않는 시절부터 책과 친분을 쌓아온 셈이죠. 미국과 한국을 오갔던 어

린 시절, 고등학교에 와서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야 했던 시절, 어쩌면 제가 조금 외로웠

을 수 있는 순간에 책은 훌륭한 친구가 되어줬어요. 지금도 저는 오후 10시에 자습이 끝

나면 12시 취침 전까지 책을 읽어요. 안중근 의사가 “단 하루라도 책을 읽지 않으면 입

에 가시가 돋는다”고 말씀하신 것처럼 저도 책을 읽지 않으면 마음이 편치 않아요. 의무

감에 책을 읽는 게 아니라 그냥 막 책을 읽고 싶어요. 시험기간에도 책을 읽지 않은 날이

없어요. 시험기간에는 자습시간을 30분 더 늘리는 데 책을 못 읽어 그게 좀 아까울 때가

있을 정도에요. 이렇게 하루 1시간에서 2시간씩 책을 읽으면 보통 일주일에 2권에서

3권 정도의 책을 읽게 돼요. 여름방학 이후 독서 기록은 현재까지 꾸준히 남기고 있어

요. 우리말로 된 책을 읽으면 우리말로 기록을 하고 영어로 쓴 책을 읽으면 영어로 기록

을 남기죠.

미래를 예측하는 경제학 연구원이 되고 싶어

경제학 연구원이 되겠다고 마음을 굳힌 것은 얼마 되지 않은 일이에요. 수업시간에 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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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학년도 자기주도학습 우수사례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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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는 경제가 흥미로웠거든요. 특히 ‘물가’ 단원이 어찌나 재미있게 읽히던지요! 무엇보

다 경제 분야의 직업을 갖는다면 무언가 사회에 도움이 될 만한 일을 할 수 있을 것이라

는 생각이 들었어요. 제가 좋아하는 수학과 관련 있는 분야기도 하고요. 소득분배 문제

를 어떻게 해결해야 하나, 미래 상황을 어떻게 예측해야 하나 등의 주제를 두고 고민하

는 일이 굉장히 매력적으로 느껴졌어요. 경제학은 암기가 아니라 이해하는 학문이라고

생각해요. 입문하기는 어려운 과목이지만 개념을 파악하면 도미노처럼 연달아 이해가

되는 과목이고요. 평소 사회 현상에도 관심이 많았던 제게 경제학은 앞으로도 계속 탐

구해보고 싶은 학문이에요. 제 장점으로 꼽히는 집중력은 경제를 연구하는 데 큰 도움

을 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아요.

내 단순한 좌우명,‘하면 된다!’

‘하면 된다’ 만큼 진부한 좌우명은 또 없을 거에요. 그래도 제 좌우명은 ‘하면 된다’에요.

하면 된다는 만고의 진리는 실제로 제가 경험해왔기에 그 말을 신뢰해요. 적어도 제 국

어 성적이 이를 증명했고 절대 풀릴 것 같지 않았던 수학문제가 마술처럼 풀릴 때도 많

았으니까요. 그래서 저는 앞이 보이지 않을 때 속으로 여러 번 외쳐요. “하면 된다!”라고

요. 적어도 이 말은 제게 주문이다. 저를 움직이게 하는 힘이죠.

중학교 2학년 때, 제가 자신 있던 수학이 제 뒤통수를 쳤을 때 잠시 막막했던 적이 있었

어요. 이때 처음 학원에 갔어요. 무엇이 제게 부족한 지 궁금했거든요. 학원에 다니면서

제가 문제를 풀 때 시간을 잘 지키지 못하고 몰라서 못 푸는 문제보다 실수로 틀리는 문

제가 많다는 사실을 알았어요. 그걸 알고 난 후에는 학원을 그만두고 언제나 그렇듯 혼

자 공부를 해나갔어요. 무조건 선행 학습을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다른 친구들이 다니

니까 나도 다녀야겠다는 생각으로, 막연히 내 점수를 올려줄 것이라는 기대로 학원에

다니려고 한다면 그것만큼은 말리고 싶어요. ‘내가 하는 공부’보다는 ‘남이 하는 공부’를

따라갈 확률이 높기 때문이에요. 저처럼 ‘하면 된다’라는 깨달음을 얻으려면 혼자 하는

공부에 익숙해져야 한다는 게 제 생각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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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저는 남들 앞에서 당당해질 수 있는 연습을 하는 중이에요. 내성적인 성격을 외향

적으로 바꾸기는 어렵겠지만 적어도 사람들 앞에서 움츠러들고 긴장하는 모습을 보여

주고 싶지는 않거든요. 이를 극복하려고 학기 초에 ‘임시 반장’을 뽑을 때 용기를 내서

“내가 하겠다”고 말하기도 했어요. 다행히 임시 반장 역할을 잘 수행했는지 친구들은 저

를 부반장으로 뽑아줬고요. 덕분에 이제는 어느 정도 자신감이 생겨서 친구들 앞에서

얘기하는 건 자연스러운 편이에요. 하지만 아직까지는 부족함을 많이 느껴요. 그래서

더욱 더 노력하려고 하고요. 제 인생에 노력해서 안 될 일은 없을 거라고 믿어요. 그래서

저는 오늘도 조용히 외쳐요.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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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멘토 두 언니를 따라 특목고에 입학하다

제게는 두 명의 언니가 있어요. 현재 대학생인 언니들은 지금의 저를 있게 하는 데 가장

큰 영향을 끼쳤다고 할 수 있죠. 저와는 6살, 8살의 나이터울이 있는 언니들은 저의 가장

가까운 롤모델이기도 해요. 제가 초등학교 때 고등학생이었던 언니들은 언제나 공부를

했어요. 꿈을 찾기 위해서라고 했죠. 저는 그런 언니들을 따라 공부를 했어요. 집안 분위

기는 늘 그렇게 공부를 하는 분위기였어요. 내가 좀 더 자라고 언니들이 성인이 되었을

때, 언니들은 제게 공부 뿐 아니라 생활 전반에 있어 조언과 격려를 아끼지 않는 멘토가

되었죠. 이렇게 멋진 언니를 하나도 아닌 둘을 둔 저는 참 행복한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저는 언니들이 공부했던 고등학교에 입학했고 제 꿈에 한발자국 다가가기 위해 노력하

고 있어요. 고등학생으로 보낸 지난 1년은 새로운 환경에의 적응과 제가 가진 한계의 극

복, 그리고 제게 맞는 진로의 모색이 한꺼번에 이루어졌던 시간이었어요. 어떻게 보면

꽤 벅찬 시간이었지만 다행히 언니들의 조언과 저의 의지 덕분에 잘 이겨냈고 나름의

기록은 나의 힘, 나의 공부력

수희는고등학교입학을한후새로운환경적응에대한부담을많이느끼고성적도

만족할만큼나오지않아고민이많았다.그러나스터디플래너,모의고사오답노트,

수학개념노트등을꼼꼼히정리하면서성적이크게향상했고학교생활도어려움없

이하게됐다.또한앞으로진로를위해소극적인성격을당당한성격으로변화시키기

위해많은노력을한친구이기도하다.

박수희 (안양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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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도 있었죠. 사실 고등학교에 올라오니 중학교 때보다 훨씬 성적 관리가 어려웠어

요. 저뿐만 아니라 많은 친구들이 “중학교 때는 성적이 꽤 잘나왔는데 고등학교 때는 왜

성적이 잘 안 나오지?”하고 좌절하곤 했어요. 특히 입학 후 치룬 첫 시험은 제게 큰 충격

을 안겨줬어요. 중학교 때처럼 공부해서는 안 된다는 깨달음을 얻고 단단한 각오를 하

게 된 계기이기도 했죠.

스터디 플래너로 효율적인 공부를 시작하다

고등학교에 와서 달라진 점 중 하나는 스터디 플래너를 쓰기 시작한 일이었어요. 엄마

는 고등학교 입학 기념으로 스터디 플래너를 사주셨는데 어렸을 때부터 언니들이 스터

| 스터디 플래너에 공부 스케줄 뿐 아니라 기운을 돋울 수 있는 문구를 적은 포스트잇을 붙여 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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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학년도 자기주도학습 우수사례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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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 플래너를 쓰는 것을 봐왔던 터라 처음 쓰는 것이어도 익숙한 느낌이었어요. 고등학

교 공부는 중학교 공부와 양부터 달랐기 때문에 공부의 우선순위를 정해놓고 시간 관리

또한 철저해야 했어요. 그래서 스터디 플래너는 매우 유용하게 쓰였죠. 저는 첫 시험의

좋지 않은 성적을 바탕으로 제게 가장 취약한 것이 무엇이고 먼저 해야 할 공부가 무엇

인지 분석했고 플래너에 해야 할 일을 적어 나갔어요. 스터디 플래너에는 공부 계획 뿐

아니라 학교에서 내주는 과제, 수행평가 등 자칫 잊을 수 있는 일들도 적었고 저는 점점

꼼꼼한 학생이 되어 갔어요. 저는 공부 할 때도 메모하고 기록해두는 방식으로 공부를

해야 학습 효율이 좋다는 것도 알게 되었어요. 사람마다 공부하는 스타일은 조금씩 다

르겠지만 제 경우에는 스터디 플래너 외에도 과목 별로 따로 노트를 만들어 공부를 하

는 것이 성적을 향상시키는 데 큰 도움이 되었어요.

개념노트 정리로 크게 향상된 수학 성적

제게 제일 시급한 공부는 수학이었어요. 중학교 때만해도 제가 수학을 ‘못한다’고 생각

한 적은 없었어요. 그런데 돌이켜보니 저는 수학에 있어선 진짜 ‘내 공부’를 하지 않았던

것 같아요. 중학생 때 저는 잠시 수학 학원에 다녔어요. 당시에는 학원 숙제를 하느라 자

발적인 수학 공부를 하지 않았어요. 학원 숙제만 끝내면 이제 자유라고, 공부를 다 했다

고 생각했죠. 학교 시험 성적도 나쁘지 않았기 때문에 수학에 대한 걱정은 없었어요. 그

러나 여기에는 분명히 한계가 있었어요. 학원에 의지하게 되면 모르는 부분은 대충 넘

어가게 되고 결정적으로 내가 무엇이 부족한지 파악을 하지 못하게 되거든요. 학원이

주는 숙제 그대로 따라갔다가는 결국 내가 못하는 부분은 다 놓치고 다른 친구들과 같

은 진도를 따라가기 급급해요. 심지어 스스로도 수학을 잘한다고 생각할 정도니까요.

조금만 유형이 달라지거나 어려워져도 못 푸는 데 그냥 막연히 학원에서 내주는 숙제

풀면 다 이해한다고 여기는 거죠. 나중에서야 제가 기본이 부족하다는 걸 스스로 깨우

치게 되었죠. 학원에 다니며 진도를 따라가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개념부터 정리해야

겠더라고요. 저는 제가 푼 수학 시험지의 틀린 문제를 보며 부족한 부분이 무엇인지 점

검해보았어요. 저는 수학 개념정리 노트를 만들었어요. 공책을 반으로 나눠 왼쪽 면에

는 개념 정리를, 오른쪽 면에는 개념 증명을 적었죠. 개념을 쓰면서 익히는 게 확실히 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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념을 머리에 넣어두는 데 도움이 많이 되는 것 같았어요. 물론 대부분 친구들이 수학의

개념은 문제집이나 교과서를 통해 머릿속으로 이해 한 다음 그것을 문제에 응용해 푸는

연습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그런데 저는 개념을 적어나가는 게 도움이 되더라고

요. 마치 암기과목처럼 노트를 정리하고 중요한 개념은 외워두는 거죠. 이렇게 개념을

적어두면 어떤 한 부분의 개념 뿐 아니라 단원과 단원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통합적인

수학 사고를 하는 데 도움이 돼요. 방정식 문제를 함수로 본다든지 하는 식이죠. 문제집

은 한 권만 반복해 풀었어요. 문제집에 직접 문제를 풀지 않고 노트를 따로 마련해 풀이

와 답을 적었고 문제집에는 틀린 문제만 체크했어요. 체크한 문제는 여러 번 풀어 다음

에 풀었을 때 다시 틀리지 않으려고 노력했고요. 수학이 제게 부족하다고 생각하니 자

연스럽게 수학에 투자하는 시간이 다른 과목에 비해 월등히 많았어요. 그렇게 열심히

해서였을까요, 첫 모의고사 이후 수학 점수는 만점을 맞을 만큼 향상되었고 등급도 안

정권을 유지했어요.

| 직접 정리한 수학 개념 노트. 노트를 반으로 접어 왼쪽에는 개념을, 오른쪽에는 개념 증명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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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혼자 하기 어렵다면 SOS를 적극적으로!

영어는 외국어고등학교 입시를 준비하면서 중학교 때부터 특별히 신경 썼던 과목이었

어요. 저는 공부를 하는 데 있어 분위기를 잘 타는 편이에요. 주변에 친구들이 공부를 열

심히 하고 있으면 저도 그 영향으로 더욱 열심히 공부를 하게 되거든요. 물론 지금 다니

는 학교에는 외국에서 살다온 해외파 친구들도 많고 영어를 비롯한 제2외국어까지 유

창하게 하는 친구들이 많이 모여 있어 부담이 없진 않았죠. 전 해외에서 살다온 적도 없

고 영어를 특출 나게 잘하는 것도 아니었으니까요. 그래도 초등학교 때부터 꾸준하게

공부해온 과목이 바로 영어였고 제가 좋아서 한 공부도 영어였어요. 중학교 2학년 때부

터 날마다 영어 공부하는 시간을 정해 문제를 풀었어요. 처음에는 집중도 안 되고 문제

풀기가 어려웠어요. 그런데 꾸준히 하다보니까 어려운 어휘들이 눈에 들어오면서 독해

와 듣기 실력을 늘릴 수 있었어요. 고등학교에 입학하고 나서는 작문과 발표 수업에 신

경을 썼어요. 작문은 언니에게 첨삭해달라고 부탁도 하고 영어를 잘하는 친구에게 보여

주며 도움을 받기도 했고요. 제가 처음 많이 힘들어 했던 것은 원어민 선생님이 진행하

는 수업의 수행 평가였어요. 주로 발표와 토론을 하는데 참여도가 무엇보다 중요했는데

제 성격이 조용한 편이다보니 자발적으로 나서는 게 쉽지 않더라고요. 한국말로 하고

싶은 말들은 정말 많은 데 영어로 표현하는 것 또한 어려웠어요. 제겐 그야말로 큰 스트

레스였죠. 수행평가가 정글처럼 느껴지더라고요. 그러나 언제까지나 기가 죽은 채로 가

만히 있을 수는 없었어요. 그럴수록 점수는 좋지 않을 뿐이었으니까요. 저는 ‘네이티브

스피커’ 못지않게 영어를 잘하는 친구에게 말하기 연습을 도와달라고 부탁했어요. 고맙

게도 친구는 매일 점심시간 10분마다 영어 말하기를 도와줬어요. 한 달 정도 친구와 영

어 대화를 나누다보니 전보다 자신감도 상승했고 수행평가도 잘 할 수 있을 것 같았어

요. 그리고 정말 그 이후 수행평가는 마치 성격이 변한 것처럼 거리낌 없이 발표도 하게

되었고 다른 친구들에 뒤지지 않게 토론에 참여도 하게 되었죠. 영어 실력에서 중요한

건 얼마나 유창하게 말하는지 여부가 아니에요. 쉬운 문장이라도 자신감 있게 말하는

것, 그리고 얼마나 내 ‘언어’로 소화하느냐의 문제라고 생각해요. 말이 유창하지 않아도

그것을 이상하게 여기는 사람들은 아무도 없어요. 더불어 영어 내신은 모의고사와는 또

다른, 얼마나 꼼꼼하게 챙기느냐에 따라 점수가 달라지죠. 선생님 말씀에 집중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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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 당연한 것이고 수행평가와 평소 학교 과제를 충실하게 해야지만 성적이 잘 나와요.

단순히 모의고사 실력만 믿고 내신을 우습게 봤다가는 큰 후회를 할 수 있어요. 저는 하

루 한 시간 이상씩 그날 배운 영어 수업을 정리하고 다른 과목을 하다가 집중력이 흐트

러질 때 짬짬이 영어를 공부한답니다.

국어 실력에 도움을 준 신문 칼럼 읽기

저는 아침에 학교를 가면 항상 신문을 먼저 읽어요. 특히 오피니언, 사설을 열심히 읽는

편이에요. 방과 후 특강 중 ‘칼럼 읽기’라는 강의도 듣고요. 이때는 선생님께서 나누어주

신 칼럼 프린트를 읽으며 주제를 찾고 생각해볼 문제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요. 칼럼

읽기가 하나의 독해 훈련이 되었는지 국어 시험에 있어서는 신문을 읽기 전보다 훨씬

문제 풀이가 쉬워졌다는 생각이 들어요. 실제로 국어 성적 역시 수학과 마찬가지로 큰

향상이 있었어요. 특히 학년 초에 낯설고 어렵게 느껴지던 비문학 지문의 경우 현재는

많이 익숙해진 편이에요. 비문학 문제의 경우 나중에 채점 후 틀린 문제가 나오면 문제

의 선택지에 정답은 왜 정답인지, 오답은 또 왜 오답인지 분석하고 적어두었어요. 문학

의 경우 한번 접한 작품은 잊지 않기 위해 따로 노트에 필기하고 체크해뒀고요. 특히 비

슷한 주제의 작품들은 따로 모아놓았어요.

중학교 때까지는 내신 공부 외에 따로 신경 쓴 부분은 없지만 책은 많이 읽었어요. 특히

청소년이 읽어야 하는 단편 소설류를 주로 많이 읽었어요. 요즘은 분야를 가리지 않고

책을 읽으려고 노력하는 편이에요. 또 책을 읽다보면 지식을 쌓고 독해 실력을 기르는

것에 앞서 마음가짐에도 큰 도움이 된답니다. 최근에 읽은 파울로 코엘료의 소설 <연금

술사>는 제게 ‘간절히 원하면 이루어진다’는 희망과 용기를 전해주었어요. 평소 신문과

책을 읽는 습관 덕분인지 저는 국어와 영어, 수학 중 가장 자신 있는 과목을 꼽으라면 국

어를 꼽는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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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문 스크랩북. 스크랩한 기사와 함께 기사 내용 요약과 의견을 기록해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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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변호사가 되어 중소기업을 돕는 것이 꿈

제 꿈은 국제변호사에요. 국제변호사 중에서도 금융 쪽 일을 전문으로 하는 국제변호사

가 되고 싶어요. 일단 국제변호사를 원하는 이유는 제가 언어에 관심이 많다보니 세계

를 무대로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에서에요. 현재 제가 열심히, 그리고 즐겁게 배우는 언

어는 영어와 중국어에요. 이렇게 배운 언어가 반드시 내가 직업을 얻게 된 후 유용하게

쓰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 다음으로 금융을 전문으로 하고 싶은 이유는 제가 경

제 쪽에도 관심이 많아서에요. 신문 칼럼을 읽다보면 대기업이 시장을 독식을 하는데

사실 중소기업을 잘 굴러가야 나라가 성장하는 게 경제의 선순환이라고 생각해요. 그러

나 현실적으로 중소기업의 성장이 쉽지는 않은 게 사실이잖아요. 그래서 제 희망사항은

중소기업이 해외에 문제없이 진출할 수 있게 도와주는 역할을 하는 변호사가 되는 것이

에요. 사실 법조인의 꿈은 어렸을 때부터 가졌어요. 가끔 텔레비전에서 부정부패에 관

한 내용을 접하면 화도 많이 났고 대체 왜 그렇게 열심히 공부해서 청렴하지 못한 일을

하는 건지 안타까웠거든요. 그런 사회 문제를 고치고 싶다는 생각에 법조인을 꿈꿨고

한때는 검사였던 장래희망이 현재는 국제 금융 전문 변호사라는 구체적인 꿈으로 발전

된 것이죠.

소극적이고 낯가림 심한 나를 극복하기 위한 끊임없는 노력

앞서 영어 수행평가 때도 자신감이 없어 고생한 경험을 소개했던 것처럼 저는 소극적인

성격을 보다 적극적으로 바꾸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어요. 사실 제가 꿈꾸는 변

호사도 법정에 나가 변론을 하고 끊임없이 사람들을 만나는 직업이기에 적극적이고 활

발한 성격이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저는 작게는 학교생활과 수행평가를 위해서, 나아가

서는 장래희망을 위해서 자신감과 당당함을 가지자고 다짐했어요. 그래서 도전한 일이

제가 몸담은 경제경영 동아리 회장 출마였어요. 지난 1년간 경제에 관심이 많았던 만큼

활발하게 활동을 해왔고 2학년만 하는 활동에 1학년인 제가 적극적으로 참여할 만큼 동

아리 부원들로부터 신임도 얻어왔던 차였거든요. 동아리에서는 매주 신문 스크랩을 하

나씩 해서 토론도 하고 조별로 경제 분야를 조사하고 발표도 했어요. 교내에서 발생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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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학년도 자기주도학습 우수사례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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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면지를 모아 공책으로 제작한 후 저렴하게 팔아 수익금을 기부하기도 했고요. 여러

가지 활동을 제법 알차게 했는데 회장이 된다면 더욱 책임감 있고 야심찬 활동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생각했죠. 그리고 소극적인 성격이 많이 고쳐질 수 있는 좋은 기회였어요.

다행히 동아리 부원들은 저를 믿고 회장으로 뽑아주었고 저는 리더십을 갖고 동아리를

이끌어 가기 위해 노력 중이에요. 저를 변화시키기 위한 도전은 이뿐만이 아니었어요.

바로 연극 동아리에 가입한 것이죠! 사실 중학교 때에 뮤지컬이 너무 좋아 뮤지컬 배우

를 꿈꾸기도 했던 저였거든요. 그러나 남들 앞에 서서 연기를 한다는 건 쉽게 엄두가 나

지 않는 일이었어요. 나는 할 수 있다는 포부를 갖고 연극 동아리 오디션에 임했어요. 오

디션은 꽤 까다로웠는데 제 간절함이 통했는지 합격을 했고 지난 1년 몇 번의 공연을 하

며 사람들 앞에 자연스럽게 설 수 있게 됐답니다.

나를 자극시키는 사람들이 있어 성장할 수 있다

최근 제게 굉장히 자극을 준 사람이 한 명 있어요. 바로 세계적인 발레리나 강수진이에

요. 발레에 대해선 전혀 아는 게 없지만 그녀의 인터뷰는 정말 감동적이었어요. 그녀가

한 말 중 기억에 남는 말이 있어요. 아침에 일어났을 때 몸에 고통이 느껴지지 않으면 내

가 전날 열심히 연습을 안했다는 생각을 한다는 말이에요. 생각해보면 제가 지금 하고

있는 공부가 그 어떤 것보다 쉬운 것일지도 몰라요. 강수진처럼 끊임없이 몸을 단련시

키고 예술혼을 발휘해야 하는 것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닌 일인지도 모르죠. 그러니 제

가 열심히 하지 않을 이유가 없어요. 가끔 학교로 강의를 오는 선배들도 저의 소중한 멘

토이자 자극제가 된답니다. 특히 로스쿨에 진학해 법조인의 꿈을 꾸는 선배들을 만나면

장차 제가 꿈꾸는 모습이기에 한없이 동경하게 되고 저도 꼭 이루고 말겠다는 투지를

불태우게 돼요. 저는 가끔 제 스스로가 나태해졌다고 생각할 때 이른바 ‘공부 자극 영상’

도 찾아봐요. 하버드대 학생들이나 서울대 학생들이 평소 공부하는 모습 등 공부의 중

요성을 강조하는 영상들이 많이 있거든요. 이런 영상들을 찾아보면 공부 의지가 솟곤

하죠. 국제 변호사를 희망하는 이상 공부는 제게 필수적이에요. 만약 제게 꿈이 없었다

면? 그래도 공부를 열심히 하고 있을 거예요. 뭘 해야 할지 모를 때는 일단 공부를 해두

어야 나중에 선택할 수 있는 꿈의 보기가 늘어날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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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의고사를 본 후에는 각 과목의 성적을 분석해 별도로 기록한다. 무엇이 취약한지 한눈에 파악할 수 있어 다음 시험 때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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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를 불평할 시간에 다가올 미래를 설계하라!

‘악으로 깡으로!’ 쑥스럽지만 내 스터디 플래너 맨 앞장에 쓴 저의 좌우명이랍니다. 제가

생각해도 저는 참 깡이 넘치는 열일곱 소녀인 것 같아요. 그렇다고 겉보기에 악다구니

같거나 카리스마 있진 않지만요. 친구들이 가끔 제게 “넌 어쩜 그렇게 해맑니?”하고 물

어볼 정도니 말이죠. 내 스스로를 이기는 힘! 저는 그것을 깡이라고 생각해요. 지금 내가

가진 것, 내가 처한 환경에 불평하지 않는 것, 그러나 그것에 안주하지 않고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닦는 것. 지금 제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관이에요. 솔직히 고백하면

한때 저는 어려운 집안 형편에 대해 엄마에게 투정을 부린 적이 있었어요. 저도 모르게

눈물을 쏟으며 엄마를 탓했죠. 저 또한 모르지 않았어요. 엄마라고 왜 더 좋은 환경에서

저를 키우고 싶지 않으셨을까요. 그런데도 엄마에게 짜증을 내고 화를 냈어요. 엄마는

그렇게 철없던 저를 꾸중하지 않으시고 미안하다고 하셨어요. 마음이 철렁했죠. 제가

엄마에게 짐을 하나 더 얹어 드렸구나 싶었으니까요. 엄마는 말씀하셨어요. 당당하라

‘깡’이 있어야 공부가 즐겁다

웃음이많은윤지는‘외유내강’의전형이라할만큼자신에게는엄격한학생이다.여성

으로써는제약이많은경찰의꿈을이루기위해공부는물론체력을기르는일에도소

홀히하지않는다.어렸을때부터혼자해오는공부가익숙했던윤지는여러가지공

부법을시도하다보면어느순간자신에게맞는학습방법을찾게된다고말한다.

배윤지 (경일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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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누구에게도 주눅 들지 말되 대신 먼저 배려하라고요. 저는 생각했어요. 지금보다 더

좋은 환경에서 태어났다면 내가 지금만큼 성숙할 수 있었을까, 이렇게 좋은 가르침을

받을 수 있었을까 하고요. 그런 깨달음이 있고 나서 저는 지금의 제 모습을 부정하지 않

기로, 현재 환경에 대해 불만을 갖지 않기로 했어요. 대신 저도 모르게 우울해질 때, 공

부가 되지 않을 때면 춤을 추거나 팔굽혀 펴기를 해요. 그렇게 막 움직이면 가슴 속 갑갑

함이 조금이나마 풀어지기 때문이에요. 그리고 평소에는 잘 읽지 않는 자기계발서를 읽

곤 해요. 자기계발서를 읽으면서 생각하죠. 누구도 힘들지 않은 사람은 없다고, 다만 그

것을 견디고 이겨내는 사람만이 더 많이 웃을 수 있다고요.

사회적 약자를 보듬는 경찰이 되고 싶어

다른 친구들처럼 학원에 갈 형편이 되지 않았던 저는 어렸을 때부터 ‘혼자’ 공부하는 데

익숙해져야 했어요. 그랬기에 헤매기를 얼마나 여러 차례 했는지 몰라요. 중학교 때까

지는 무식하게 열심히만 했던 것 같아요. 그래도 그때는 지금만큼 공부가 어렵다는 생

각이 들지 않았어요. 평소 수업 시간에 선생님 말씀을 경청하고 복습만 해도 중간, 기말

고사 성적은 좋았거든요. 사실 지금처럼 진로에 대한 확실한 목표가 있던 것도 아니었

어요. 그때는 막연히 사회적으로 ‘높은 위치’에 있는 사람이 되고 싶었어요. 아무리 직업

의 귀천이 없는 시대라지만 돈이 있고 없음에 따라, 사람들이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직

업이냐 아니냐에 따라 분명히 차별이 존재한다고 느꼈거든요. 저는 자라면서 ‘사회적

약자’가 겪는 불합리적인 상황들을 많이 보았어요. 그랬기에 그런 현실을 바꿀 수 있는

직업을 가지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고요. 한때는 변호사를 꿈꾸기도 했어요. 그러다 문

득 경찰이라는 직업이 눈이 들어왔죠. 막연히 경찰 제복을 입은 경찰관이 멋있어 보였

고 할머니나 장애를 가지신 분들을 도와주시는 모습도 존경스러웠어요. 결정적으로 중

학교 3학년 때 담임선생님께서 “윤지야, 사회를 위해 일하고 싶다면 경찰은 어떠니?”라

고 조언을 해주신 게 진로를 굳히는 데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어요. 저는 제 좌우명이 적

힌 스터디 플래너의 첫 장을 넘겨 그 다음 장에 ‘경찰대학교’를 적었어요. 공부를 해야

할 뚜렷한 목적이 생긴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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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지는 스터디 플래너 맨 앞장에 이루고픈 꿈과 포부를 적어두었다.

학원에 의존하면 진짜 내 공부를 할 수 없어

한번은 제게도 학원을 다닐 기회가 찾아왔었어요. 중학교 때 집 근처 학원에서 저를 불

러 ‘무료 강의’를 해주겠다고 했거든요. 학원에서 상위권 학생들을 불러 모은 다음 무료

수강생으로 등록시키는 이유는 소위 명문고에 입학하거나 경시대회에서 수상을 하면

현수막을 붙여 홍보를 할 목적인거죠. 엄마는 ‘좋은 기회’ 아니겠냐며 학원을 다녀보라

하셨고 저 또한 부담 없이 학원에 갔어요. 그런데 부담 없이 간 학원에서 부담만 잔뜩 안

고 돌아왔지 뭐에요. 워낙 혼자 공부를 하던 습관이 들여졌던 제게 학원 스타일의 공부

는 도무지 적응이 되지 않았어요. 학교 진도보다 한참을 앞서 있는 진도와 과연 다 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의 방대한 숙제들…. 학원에서 시키는 대로 하면 제가 혼자 공부를 하

는 시간은 도저히 낼 수 없었어요. 저는 과감하게 학원의 공짜 강의 유혹을 뿌리쳤어요.

제가 고수해왔던 방법으로도 충분히 공부를 할 수 있다는 자신이 있었거든요.

저는 학원에 의존하지 않고 제 스스로 꿈에 다가가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는데 힘을 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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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로 했어요. 그 첫 번째 관문으로 중학교 내내 자기주도학습을 잘 해온 덕분에 자기주

도학습전형으로 고등학교에 입학할 수 있었고요. 고등학교 입학 후 진로적성검사를 했

는데 그 결과 경찰이 제 적성에 매우 잘 맞는 직업이었어요. 다만 여성의 비율이 상대적

으로 적고 다른 직업에 비하면 조금 위험할 수도 있는 직업임을 감안해야 했어요. 제가

입학을 원하는 경찰대학교의 입학 정원 또한 남자와 여자의 비율이 9:1이고요. 한 해 입

학할 수 있는 여학생은 고작 12명에 불과하죠. 그러나 제 결심은 확고했어요.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고 그 누군가가 제가 되지 말라는 법은 없으니까요. 당당하게 경찰이 되어

최고위직까지 오르고 싶어요.

욕심만 냈다가는 겉핥기 공부에 좌절감만 한가득

중학교 성적은 꽤 좋았어요. 중학생 때처럼만 공부하면 고등학생이 되어서도 별 문제

없으리라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았어요. 학습량은 2배 이상으로

| 스터디플래너에는 그날 해야 할 공부 리스트를 시간별로 적어두고 못한 것은 X, 완벽하게 하지 못한 것은 △, 잘 수행한 것은 V로 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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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학년도 자기주도학습 우수사례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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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었는데 저는 어떻게 공부를 해야 할지 갈피를 잡을 수가 없었죠. 어떤 과목부터 시작

해야 할지, 시간 배분은 또 어떻게 해야 하는지 공부의 난이도 또한 매우 높았어요. 아무

틀이 잡히지 않은 채로 또다시 ‘무작정’ 공부를 했죠. 스터디 플래너가 있었지만 하루에

계획된 공부는 거의 다 하지 못하는 경우가 부지기수였고요. 해야 할 리스트 옆에 그어

진 엑스 표시를 보면 저절로 한숨부터 나왔어요. 그렇게 어영부영 공부를 하다가 첫 시

험을 보았고 결과는 역시나 기대치에 한참 못 미쳤어요. 스터디 플래너 작성방법부터

바꾸기로 했죠. 할 수 있을 만큼만, 그리고 정말 하지 않으면 안 될 공부부터 우선순위로

놓았어요. 막상 리스트를 적고 나면 “아 이건 너무 부족한 거 같은데” 싶었지만 일단은

그냥 해보기로 했어요. 욕심을 버리고 나니 그제야 진득하게 공부를 할 수 있었어요. 여

러 개를 다 하려고 욕심을 내느라 허투루 지나쳤던 부분들이 세세하게 눈에 들어오더라

고요. 제가 무엇이 부족한 지도 잘 알 수 있게 되었고요.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집중력

이 생겼어요.

국어는 하루 3개 지문 읽고 분야를 가리지 않는 독서를!

국어는 성적이 크게 나쁘지 않은 과목이었어요. 그렇지만 문학 부문에 약했고 실수가 아

니라 몰라서 틀리는 문제들이 있었죠. 선생님은 문학은 무조건 많이 접해봐야 한다고 조

언해주셨어요. 고전문학과 현대문학 지문이 나오면 꼼꼼하게 반복해 읽었답니다. 수업

중에 나온 문학작품은 반드시 복습을 해서 몇 문장만 읽어도 어떤 작품인지 작가가 누군

지가 떠오르도록 훈련했고요. 아는 지문이라 하더라도 ‘수학능력시험’에 나왔다고 가정

하고 완벽하게 이해할 때까지 읽고 또 읽었어요. 소설의 경우는 짬이 날 때마다 원문을

찾아 읽었죠. 시는 분량이 짧아 웬만해서는 꼭 원문 전체를 다 읽고 이해하려고 노력했

고요. 특히 교과서에 삽입된 문학 작품은 단 한 작품도 놓치지 않기 위해 만전을 기했어

요. 문학은 적어도 하루 3개 지문을 매일 읽고 그에 관련된 문제를 풀어보고 있어요. 문

학보다는 자신 있는 비문학 영역도 마찬가지에요. 소위 ‘감’이라는 것을 잃지 않기 위해

지문을 읽고 주제를 파악하는 연습과 다양한 문제 유형을 접하고 있어요. 국어 영역은

평소 독서를 통해 독해 능력을 기른다는 친구들도 있지만 제 경우 일부러 책을 찾아 읽

지는 않아요. 다만 앞서 밝혔듯 마음이 울적할 때, 뭔가 전환이 필요할 때는 자기계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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를 찾아 읽죠. 그야말로 ‘힐링’이 되거든요. 제게 가장 힘을 준 책은 의사인 김혜남 선생님

이 지은 <어른으로 산다는 것>이에요. 누구나 마음속에 약한 어린아이가 살고 있다는 내

용은 제게 위안이 되었고 우울함에 대한 원인과 해법을 제시해 마인드 컨트롤을 하는 데

큰 도움을 주었어요. 이런 책은 하루 일과를 정리하면서 잠들기 전에 읽으면 마음가짐에

좋다고 생각해요. 저는 중간, 기말고사를 대비한 국어 내신 공부를 할 때에도 항상 수능

을 염두에 둬요. 선생님들도 강조하지만 ‘내신’ 따로 ‘모의고사’ 따로인 공부는 없기 때문

이죠. 다만 시험 출제의 범위가 내신보다 수능이 넓을 뿐이에요. 그러니 내신 공부야말

로 수능 공부를 가장 자세하고 꼼꼼하게 할 수 있는 하나의 공부법이라고 생각해요.

| 독서기록장을 따로 마련해 읽은 책에 대한 감상을 꼬박꼬박 적고 있다.

수학, 주구장창 문제만 푼다고 실력이 늘지 않는다

수학은 내게 닥친 큰 ‘난관’이나 다름없던 과목이었어요. 지난 1년 간 점수가 가장 좋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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않았고 공부를 하는 데 있어 시행착오도 많이 거쳤고요. 일단 나의 ‘무작정 공부법’이 가

장 통하지 않았던 과목이 바로 수학이었어요. 점수가 잘 나오지 않으니 저는 단순히 문

제를 많이 풀어보면 되겠지라고 생각을 했어요. 문제만 주구장창 푸는 날이 꽤 오래 지

속되었죠. 그러나 제 성적은 향상되지 않았어요. 대체 왜 일까? 제가 틀리는 문제를 분

석하며 원인을 곰곰이 생각해보니 개념이 부족하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었죠. 개념이

잡혀있지 않으면 아무리 문제를 많이 풀어도 능률이 오르지 않다는 것을 알았어요. 같

은 유형의 문제를 반복해서 틀리는 이유도 개념이 부족해서였죠. 개념서를 펴고 다시

기틀을 잡았어요. 정답을 맞추는데 급급해하지 않고 풀이 과정에 주의를 기울였어요.

푸는 과정에 어떤 방법을 사용할 수 있을지, 어떤 방법이 가장 시간을 단축해 효율적으

로 풀 수 있을 지 등을 생각했고요. 풀었던 문제도 여러 번 반복해서 풀었어요. 단박에

답을 맞춰도 제 자신이 못미더워 재차 푼 문제도 많아요. 예습은 너무 서두르지 않고 세

달 분량의 진도 정도만 미리 익혔어요. 제 경우 예습을 하면 오히려 수업 시간의 집중력

이 높아지더라고요. 제가 혼자 공부하며 이해한 과정과 선생님이 알려주시는 방법을 비

교해볼 수 있었기 때문이죠.

영어, 해외여행 가서 써먹을 생각하면 재미있다

영어 공부는 ‘공부’라고 생각하지 않으려고 하는 편이에요. 저는 영어가 퍽 재미있게 느

껴지는데 그 이유는 나중에 해외여행을 갔을 때 신나게 ‘써먹을’ 상상을 하기 때문이에

요. 아직 해외여행을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저는 비행기를 타고 다른 나라를 여행하는 것

에 대한 굉장한 로망이 있어요. 뭐든 못할 게 없는 젊은 나이지만 이왕 여행가는 거라면

막힘없이 소통하고 싶어요. 가이드에게 의존해 어리바리하게 여행을 다니고 싶지 않거

든요. 쇼핑과 관광은 물론이고 여행을 하며 해외 친구들도 어려움 없이 사귀고 싶고요.

그러려면 최소한 국제 공용어인 영어는 말하고 듣고 읽는 데 있어 자연스러워야 하겠

죠. 그러니까 적어도 해외여행의 준비라 생각하고 영어 공부를 해두면 어려울 것도, 지

루할 것도 없어요. 물론 수능 영어는 회화와 달리 까다로운 어휘도 나오고 문장 구조를

분석해야 하는 문법 문제가 나오기 때문에 많은 문제를 풀어봐야 하는 건 사실이죠. 저

는 듣기의 경우 아침 조회 시간과 주말을 이용해요. 아침 조회 시간에는 수능 모의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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듣기 문제를 풀고 주말에는 듣기 지문을 받아 적는 연습을 하고요. 영어 받아쓰기는 한

선배가 조언해준 방법인데 듣기 실력을 향상시키는 데 확실히 효과가 있었어요. 단어는

공부하기 싫을 때, 머리가 복잡할 때 보고요. 수학처럼 온 신경을 몰두해서 문제를 푸는

것이 아니라 단어장을 눈앞에 놓고 훑듯이 외워요. 완벽하게 외우기보다는 단어가 눈에

익도록 훈련하는 거죠. 그래야 시험에 생소한 단어가 나오더라도 단어의 뜻을 유추하는

데 어려움이 없거든요. 제가 생각하는 영어 공부의 핵심은 ‘기를 쓰고 해야 할 공부’로

받아들이면 안 된다는 거예요. 영어 또한 국어와 같은 언어임을 상기하는 게 좋아요. ‘엄

마’라는 단어를 처음으로 내뱉으며 자연스럽게 한국말을 익힌 것처럼 영어도 하나의 언

어로 접근을 해야 한다는 게 제 생각이에요.

체력이 좋아야 공부도 잘 된다

저는 운동도 매우 좋아해요. 경찰이 되겠다는 결심에 망설임이 없었던 까닭은 제 체력

도 한 몫 했어요. 게다가 경찰대학교에서는 체력 검사도 입시에 포함되어 있어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었고요. 저는 틈 날 때마다, 스트레스를 받을 때 마다 운동을 해요. 고등

학생이 된 후로는 바깥에서 하는 운동은 많이 못하는 편이고 주로 기숙사 내에서 윗몸

일으키기, 팔굽혀 펴기, 스트레칭 등을 해요. 팔굽혀 펴기는 처음에는 잘 되지 않았는데

습관처럼 운동을 하다 보니 이제 팔에 근력이 붙어 수월해졌어요. 확실히 체력이 좋으

면 공부를 하는 데도 쉽게 지치지 않는 것 같아요. 사실 공부라는 것도 얼핏 보면 책상에

가만히 앉아 편하게 하는 것 같지만 상당히 기운을 소모하는 일이거든요. 때로는 잠과

의 싸움이 되기도 하고요. 평소 근력을 길러 놓으면 쉽게 지치지 않고 집중력도 향상되

는 거 같아요. 체력에 신경 쓰는 덕분인지 친구들에 비해 밥도 잘 먹는 편이고요. 역시

공부는 체력과 밥심이 아닐까요?

공부도 성실하게, 교내 독서실 개근상을 받다!

지난 1년은 나와 맞는 공부법을 찾느라 헤매기도 하고 때로는 좌절도 했던 시간이었어

요. 그러나 그 과정을 거쳐 결국 어떻게 공부해야하는지를 알았고 2학년, 3학년을 위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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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도 단단히 해두었다는 생각이 들어요. 물론 여기에 안주해서는 안 된다고 스스로

에게 여러 번 충고하죠. 1학년을 마감하면서는 교내 독서실 출석을 열심히 한 학생에게

수여되는 개근상도 받았어요. 여태껏 학교생활을 하면서 이런저런 상을 타본 적이 없

지 않았지만 이번만큼 기뻤던 적도 없었죠. 그만큼 제가 성실하게 공부했다는 증거였

으니까요. 앞으로도 규칙적으로 자습을 하며 학습 능률을 올려볼 예정이에요. 친구들이

가끔 ‘힘들지 않냐’고 물을 때도 있어요. 하지만 이것이 제게 가장 ‘편한’ 공부 스타일인

걸요. 주변 친구들이나 후배들에게 저와 같은 방법으로 하라고 강요하고 싶지는 않아

요. 저마다 자신에게 맞는 공부 스타일이 있기 마련이니까요. 아직도 어떻게 공부해야

할지 모르겠다면 남이 하는 것을 따라하는 것보다는 자신만의 방법을 찾는 게 먼저라

고 얘기하고 싶어요. 더불어 하고자 하는 나의 의지가 있다면 시행착오가 있더라도 언

젠가는 효율적인 공부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도 강조하고 싶고요. 바로 제가 그랬

으니까요.

유재석 같은 사람이 된다면 좋겠어

제 롤모델은 개그맨이자 MC로 활약하는 ‘유재석’이에요. 배려의 아이콘으로 꼽히는 그

의 모습은 제게 여러 번 감동을 주었어요. 이제는 국민이 다 아는 유명인이 되었음에도

항상 자신을 낮추고 주변 사람을 챙기는 모습은 결코 ‘방송용’이 아니에요. 연예인이라

면 누구나 한 가지 정도는 있는 루머조차 없어요. 그는 무명 연예인과 후배들, 방송국 밖

의 평범한 어르신들까지 살뜰하게 챙기죠. 그가 착하기만 했다면 제 롤모델이 될 수 없

었을 거예요. 그는 가끔 포복절도하게 할 만큼 재치와 유머를 가진 사람이기도 하죠. 그

런 매력을 두루 갖추었기에 그토록 큰 인기를 얻을 수 있었을 거예요. 저도 유재석과 같

은 사람이 되고 싶어요. 눈에 잘 띄지는 않지만 필시 도움이 필요한 곳에 힘이 되어줄 수

있는 경찰이 되고 싶어요. 어떤 상황에서도 겸손함을 잃지 않고 두루두루 살피고 적당

한 여유를 가진 경찰이 될 거예요. 힘든 상황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고 재치를 발휘할 수

있는 융통성 있는 사람이 된다면 사람들이 저를 신뢰할 수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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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들의 믿음 덕분에 늘 리더의 자리에!

자랑 같지만 저는 초등학교 때부터 반장이나 전교회장 등 학생 간부 역할을 놓쳐본 적

이 없어요. 제가 생각하는 저의 가장 큰 장점인 ‘사교성’ 덕분이겠지만 무엇보다 친구들

이 저를 늘 믿어주고 도와주었기 때문에 이제껏 친구들 사이에서 리더가 될 수 있지 않

았나 싶어요. 보람도 있고 자부심도 느끼죠. 또 제게 의지하는 친구들을 보면 내가 잘 해

야 겠구나 여러 번 다짐도 하게 돼요. 저는 늘 학급 혹은 학교의 분위기를 이끌어오는 편

이었어요. 친구들로부터 “준영이는 참 재미있어”라는 소리를 자주 듣지만 진지할 때는

또 진지하고요. 막연히 친구들을 웃기고 들뜬 분위기만을 만들려고 한다면 소위 “나댄

다”는 소리를 들을 수도 있겠지만 저는 적어도 학생으로서 지켜야 할 본분에 있어선 최

선을 다하려고 노력하는 편이에요. 그러기 위해선 선생님과의 관계 또한 돈독히 해야

하고요. 선생님과 친구들 사이의 징검다리 역할을 잘 수행하는 것이 학생 간부로서 가

져야 할 책임감이겠죠. 이 역할을 유연하게 하지 못해 친구들과 갈등을 빚었던 적도 있

내가 즐거워야 세상도 행복하다

준영이는학교에서제일잘나가는‛분위기메이커’로꼽힌다.적극적이고사교적인성

격덕분에친구들에게인기가많으며,학급내공부분위기를조성하고동아리활동을

하는데있어서도주도적인역할을한다.덕분에친구들은물론선생님들에게도신뢰

가두터운학생이다.

신준영 (순창제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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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학년도 자기주도학습 우수사례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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었어요. 중학교 1학년 때는 한 친구로부터 “네가 선생님도 아닌데 왜 우리에게 지시하

냐”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었거든요. 저는 지시한 것이 아니라 학생으로서 지켜야 했던

부분을 지적한 것이었고 반장으로써 의무를 다한 것이라고 생각한 것인데 친구는 부정

적으로 받아들인 모양이에요. 그와 반대로 당시 담임선생님께서는 말을 잘 듣지 않고

떠드는 학급 친구들 때문에 고생을 하고 계신 상황이었고요. 제게 “준영이 너라도 나를

믿어줘야 하지 않겠니”하고 말씀하실 정도였어요. 저는 이때 반장이라는 역할을 어떻게

융통성 있게 해내야 할지 참 많이 고민했어요. 그러면서 제 나름의 방법을 찾고 요령을

만들어 갔죠. 예를 들어 친구들이 떠들면 무조건적으로 “조용히 하자!”라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얘들아, 곧 선생님 들어오실 것 같아” 라는 식으로 에둘러 말해 기분은 상하지

않게 하면서도 학급의 질서가 바로 잡힐 수 있도록 했어요.

그런 과정 속에서 리더십이라는 것을 배우고 책임감을 느꼈던 것 같아요. 그렇다고 제

가 맡은 역할이 절대 부담스러웠던 적은 없어요. 그저 저를 신뢰해주는 친구들과 선생

님께 감사한 마음뿐이었죠.

순창에서 손꼽히는 분위기 메이커

저는 제가 생각해도 참 재미있게 사는 열일곱 소녀에요. 의도하지 않았음에도 제가 입

을 열면 친구들은 배를 잡고 웃어요. 친구들은 제가 말하는 것 자체가 너무 웃긴대요. 친

구들의 엔돌핀이 되어 줄 수 있다는 것 또한 참 감사한 일이죠. 어떻게 많은 친구들을 웃

을 수 있게 하는 걸까 생각해보면 제 스스로가 즐겁게 살기 때문에 그런 게 아닐까 싶어

요. 저는 친구들 앞에서 절대 ‘빼지’ 않아요. 말하자면 누가 내게 노래나 춤을 시킬 경우

못한다고 하는 법이 없죠. 아주 당당하고 자신 있게 춤을 추고 노래를 불러요. 친구들 앞

에서 쑥스럽지도 않고 친구들이 웃는 모습을 보면 저도 막 흥이 나요. 지난해 축제 때는

학급 친구들과 단체로 나가는 장기자랑을 위해 내가 나서서 안무지도를 했답니다. 다

같이 춤을 춰야 해서 호흡이 중요했는데 다행히도 친구들이 잘 따라주었고 축제에서 선

풍적인 인기를 누렸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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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들 중에서는 안무가 너무 코믹스러워 부끄러워하는 친구도 있었어요. 그렇지만 함

께 하는 것이니 잘해보자는 저의 설득에 결국에는 모두가 한 마음 한 뜻이 되어 무대에

섰어요. 관객석의 뜨거운 반응 덕분에 우리 학급 모두는 학교 축제상까지 타게 되었죠.

보통은 2학년이 받는 상임에도 우리의 단합이 돋보였는지 1학년으로는 이례적으로 상

을 타게 된 것이에요. 이때만큼 또 뿌듯했던 적이 없었던 것 같아요. 사실 제가 학교에서

이만큼 ‘웃음 대장’이 될 수 있었던 데에는 학기 초에 있었던 ‘이벤트’ 덕이 컸어요. 저를

순창의 가장 유명한 고등학생으로 만들어준, 그 이름도 유명한 전국노래자랑 덕분이었

죠. 중학교 3학년 가을, 한 친구가 전국노래자랑이 순창에서 열리는 데 한번 참여해보지

않겠냐는 농담반 진담반 제안을 했어요. 저는 가볍게 “오! 좋아!”하고 대답했고 어느 순

간 정말 예선전에 나가 있지 뭐에요. 제게는 이보다 더 재미있는 이벤트가 없었거든요.

300여 명이 몰린 예선전에서 당당하게 본선 진출권을 따내 결국 방송에 출연했고 거기

에 인기상까지 받게 되었어요. 트로트를 구성지게 부르고 송해 선생님과 함께 춤까지

춘 중학생은 이전에 없었을 거예요. 방송은 녹화가 끝난 뒤 한참 후인 이듬해 봄에 전파

를 탔고 저는 고등학교에 입학하자마자 유명세를 치렀어요. 원래도 ‘재미있는 친구’로

통했지만 전국노래자랑 덕분에 ‘진짜 재미있는 친구’가 된거죠.

세상에는 재미있는 것들이 너무나 많다

고등학교에 올라오니 내 흥미를 끄는 일들은 더욱 늘어났어요. 특히 제가 깊이 빠지게

된 일은 영화 제작이었어요. 영화 쪽에 관심이 많으신 우리 학교 미술 선생님께서는 수

행평가로 시나리오를 써보라고 하셨는데 이때 처음 영화에 대한 관심이 생겼어요. 마침

학교에는 영화영상 동아리가 있었고 저는 이 동아리에 가입해 시나리오부터 촬영, 연

출, 편집까지 모든 걸 다 해볼 수 있었어요. 미술 선생님께선 영화 제작에 대한 조언을

비롯한 도움을 주셨고 학교 선배와 친구들이 흔쾌히 배우로 출연해주기도 했어요. 저는

한번 시작하면 끝을 보는, 나름 완벽주의적인 성격이 있어서 단편 영화를 제작하는 데

성공했고 한 대학교에서 주최하는 영상 대회에 출전해 상을 받기도 했어요. 이와는 조

금 다른 분야이긴 하지만 카메라 구도를 잡는 일이 손에 익으면서 사진을 찍는 일에도

취미가 생겼어요. 역시 한 번 하면 끝을 보는 제 성격답게 취미로만 잡던 카메라를 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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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학년도 자기주도학습 우수사례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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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대회에 참여해 또 한 번 수상의 영광을 누리기도 했죠. 저는 영화영상 동아리 외에

도 방송반으로 활동하며 학교에서 하는 대부분의 크고 작은 행사에도 관여하고 있어요.

방송 장비를 다루는 일이 즐거울 뿐 아니라 학교를 위해 제가 무언가를 하고 있다는 것

에 보람도 크게 느껴요.

4H클럽(농업구조와 농촌생활 개선을 목적으로 하는 세계적인 청소년 민간단체) 활동

또한 빼놓을 수 없는 저의 즐거움 중 하나에요. 중학교 때 선생님의 추천으로 가입한 4H

클럽 활동은 연령과 국적을 불문하고 다양한 사람들과 어울릴 수 있는 기회가 많아요.

지난해 서울에서 열린 국제교류 프로그램은 내게 매우 뜻 깊은 행사였어요. 3박 4일 동

안 대만, 호주, 몽골, 필리핀, 일본 등 총 6개국의 4H클럽 활동 단원들이 모여 각자 나라

의 문화를 알리고 친목을 도모한 즐거운 자리였거든요. 저는 이 행사를 통해 외국인 친

구들과 친분을 쌓게 되었고 현재까지도 인터넷과 전화를 통해 안부를 주고받고 있답니

| 1학년 때 받은 상장 중 일부. 팝송대회, 영상대회, 사진대회 등 다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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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4H클럽 활동은 평소 환경 미화 등의 봉사활동을 하는데 이때에는 나보다 훨씬 나이

가 많으신 어르신들과 이야기 나눌 수 있어 좋아요. 보통 학교 생활을 하면 내 또래나 선

생님 외에는 인간관계를 넓힐 수 있는 기회가 드문데 4H클럽 활동을 하다보면 어르신

들과도 속 깊은 소통을 할 수 있음에 감사함을 느끼곤 하죠. 어르신들은 인생에 대한 조

언, 격려를 해주시며 제게 멋진 멘토가 되어 주시거든요. 돌이켜보면 제가 소통에 탁월

한 역량을 가진 것은 아니지만 사교성이 좋아서인지 남녀노소 대화를 나누는 데 있어

어려움을 느낀 적이 없어요. 제 주변의 사람들, 오고 가며 스쳐가는 인연을 통해 내가 배

우는 점 또한 너무나 많고요.

나를 한 뼘 더 성장하게 한 영어

대외활동을 많이 하다 보니 간혹 “공부에

부담은 되지 않냐”는 얘길 들을 때도 있어

요. 그러나 제게 대외활동은 공부 외의 부

수적인 것에 지나지 않아요. 그렇다고 대

외활동을 허투루 한 적도,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 적도 없지만 적어도 학생이라면 언

제나 공부가 우선이 되어야 한다고 여기며

학교를 다니고 있어요. 여러 과목의 공부

중에서도 제가 가장 좋아하고 열심히 하는

과목은 영어에요. “왜 좋아하냐”고 물으면

어떤 대답을 해야 될지 모를 정도로 그냥

막연히 재미있는 과목이죠. 처음 영어에

흥미를 갖게 된 계기는 초등학교 때였어

요. 제가 다닌 초등학교는 영어 특성화 학

교여서 학생들이 참여할 수 있는 영어 프

로그램이 많았어요. 이때 영어가 재미있는

언어로 느껴져서 혼자 공부를 하는 시간이

| 영어 과목 담당이신 담임선생님과 준영이의 메신저 대화. 준영이는 선생님을 ‘영원한 롤모델’이라고 저장해 놨다. 선생님과는 이렇게 영어로만 대화를 나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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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아 졌고 팝송을 알게 되어 가사를 외우며 노래 부르기를 즐겼죠. 지금까지도 저는 팝

송을 너무 좋아하는데 지난해에는 교내 영어팝송대회에 나가 1등을 차지하기도 했어

요. 노래도 불렀지만 춤까지 춰서 더 좋은 평가를 받았던 것 같아요. 외국인들과의 대화

도 신이 났고요. 처음에는 학교의 원어민 선생님들과 얘기를 나누는 것 자체로도 참 신

기하고 재미있었어요. 그런 와중에 해외 친구들도 두루 사귀게 되고 무엇보다 작년 말

미국에 한 달 동안 다녀오면서 영어에 대한 관심은 더더욱 커졌고요. 우리 학교에는 매

해 5명 정도의 학생을 뽑아 미국으로 한 달 가량 연수를 보내주는 프로그램이 있거든요.

저는 연수 학생으로 선발되기 위해서 영어 성적 관리에 최선을 다 했고 면접을 볼 때도

제 영어 실력을 십분 발휘했어요. 그렇게 저는 미국이라는 나라에 처음 방문하게 되었

고 마침 초등학교 때 인연을 맺게 된 미국인 선생님이 계신 위스콘신 주에 한 달간 머물

수 있었어요. 긴 기간은 아니었지만 저는 영어가 제1언어인 나라에서 마음껏 영어를 쓰

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고 영어권 친구들과 우정도 돈독하게 쌓았어요.

사실 저는 영어 과목 담당이신 담임선생님과 개인적으로 대화할 때에는 오로지 영어만

쓴답니다. 선생님께서 그렇게 해도 좋다고 배려해주셨고 저는 최대한 영어 환경에 노출

되기 위해 쉬운 말도 영어로 하려고 노력해요. 그리고 매일 영어 일기도 써서 선생님께

보여드리고요. 영어를 지루하지 않게, 즐겁게 배우려는 제 노력은 시험 성적으로도 이

어졌는데 생활 영어만으로도 성적을 향상시킬 수 있음을 느낄 수 있었어요.

외교관 혹은 방송국 연출가, 혹은 꿈을 찾는 사람

사실 장래희망을 확실히 정한다는 것은 제게 아직은 어렵게 느껴지는 일이에요. 세상에

경험해봐야 할 일도, 배워보고 싶은 일도 너무나 많기 때문인데요. 다양한 경험을 통해

그 안에서 내 적성에 가장 잘 맞는 일, 내가 가장 즐거울 수 있는 일을 찾는 게 꿈을 찾는

바람직한 과정이 아닐까 싶어요. 솔직히 요즘은 본인의 전공이 있으면서도 진로를 찾지

못하는 대학생들, 성인들이 얼마나 많은가요. 그러니 아직 17살인 제가 아주 확정적인

꿈을 갖는 것은 무리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선망하는

직업이 없는 것은 아니에요. 저는 앞으로도 내가 하고 싶은 일을 끊임없이 배우고 경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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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겠지만 그 중에서도 외교관이나 방송국 PD는 한번 쯤 해보고 싶은 직업이에요. 그래

서 굳이 지금 전공학과를 정한다면 신문방송학과나 정치외교학과를 선택하고 싶어요.

외교관이 되고 싶은 이유는 앞서 썼듯 초등학교 때부터 좋아했던 영어를 수단으로 우리

나라를 대표해 세계인들과 소통하고 싶어서에요. 또 사교적이고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

다는 점에서 제 성격에 맞는 직업이라는 생각도 들고요. 연출가는 영화 제작을 하면서

관심을 갖게 됐어요. 영화감독은 조금 엄두가 나지 않고 방송국에 연출가로 들어가 드

라마나 프로그램을 제작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물론 워낙 친구들 앞에서

장기자랑을 많이 하고 재미있는 친구로 캐릭터가 굳어진 덕에 개그맨이나 배우 같은 직

업은 어떠냐는 질문도 가끔 받아요. 그렇지만 제가 노래를 부르고 무대에 오르는 것은

아직 ‘재미’에 따른 것이지 진지하게 직업으로까지 이어서 생각해본 적은 없어요. 하지

만 모를 일이죠. 정말 다양한 경험을 하다보면 어떤 일이 제 오랜 직업이 될 지 말이에

요. 다만 확실한 것은 저는 계속 꿈을 찾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거예요. 설사 원하던 꿈

을 이루게 되었을 때도 꿈꾸는 일을 포기하고 싶지 않아요.

이왕 사는 것, 작은 것보단 큰 것이 좋지 않을까

아빠는 내게 늘 “작은 것에 집중하다가 큰 것을 잃지 말라”고 조언하시곤 해요. 소탐대

실을 염려하시는 거죠. 그 말씀 때문인지 저는 요즘 공부든 대외활동이든 이왕이면 제

대로, 누구에게나 각인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해요. 공부를 하더라도 제가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해 1등을 하고 싶고 대외활동도 소소한 취미에 그치지 않고 누

가 봐도 “대단한데!”하고 감탄할 수 있도록 하고 싶어요.

2학년이 되어서는 대외활동을 조금 줄여 몇 가지 활동에만 집중하고 남은 에너지는 공

부에 쏟아 부을 예정이에요. 지난 1학년, 저는 후회 없이 활동했고 그만큼 개인적으로는

좋은 성과를 냈어요. 그것이 눈에 보이는 상이 될 수도 있고 선생님과 친구들의 칭찬이

될 수도 있겠지만 제가 생각하는 가장 큰 성과는 스스로의 만족감이이에요. 2학년 때는

공부로 그 만족감을 느껴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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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조건“액션!”, 그 누구도 아닌 나를 위해

가끔 후배들이 물어요. “선배는 어떻게 공부하세요? 옆에서 보면 공부할 시간이 없을

것 같아요.”라고요. 물론 제가 워낙 보여 지는 활동을 많이 했으니 그런 의문이 드는 것

도 당연할 거예요. 실제로도 가만히 앉아 공부만 한 시간은 많지 않았던 것도 사실이고

요. 그러나 저는 앞서 썼듯 학생으로서의 본분은 지키려고 무던하게 노력해요. 수업시

간에 선생님 말씀을 열심히 듣는 것, 졸지 않는 것. 이것은 너무나 당연한 거죠. 하나 더

보태자면 이렇게 수업시간에만 열심히 집중해도 성적이 중위권 이상, 아니 상위권도 바

라볼 수 있다는 거예요. 저는 중학교 때도 현재에도 늘 상위권의 성적을 유지하고 있지

만 솔직히 고백하면 수업 시간 외 시간에 나 혼자 열심히 했다고 말할 정도는 아니거든

요. 수업 시간의 집중력이 성적의 8할을 책임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거죠. 물론

예습과 복습, 혼자 하는 공부는 반드시 필요한 부분일 거예요. 그러나 제 경험에 비춰봤

을 때 수업시간에 제대로 집중만 해도 반 이상 따라갈 수 있어요. 선생님과 친해지는 것

도 중요해요. 일부러 성적을 위해서 친해지라는 말이 아니에요. 선생님은 어떤 한 과목

에 있어 전문가이시기도 하지만 우리의 인생 선배이기도 하잖아요. 지식적인 것 외에도

선생님께 배우고 얻을 수 있는 것은 너무나 많아요. 선생님과 친해지면 아주 자연스럽

게 어떻게 공부를 해야 효율적인지 알아갈 수 있고 작은 의문들도 선생님을 통해 해결

할 수 있어요.

저는 후배들에게 조언해주고 싶어요. 끊임없이 움직이라고요. 정신 산만하게 움직이라

는 뜻이 아니라 진취적으로 움직이라는 뜻이에요. 공부가 됐든 대외활동이 됐든 인간관

계가 됐든 내가 가만히 있으면 얻어지는 건 없어요. 무조건 “액션!”이에요. 제가 적극적

으로 움직이는 건 다른 누구를 위해서가 아니에요. 바로 제 자신을 위한 길이죠. 움직여

야 꿈이 보이고 움직여야 꿈의 열매도 따 먹을 수 있어요. 복권을 사지도 않고 당첨을 바

라는 바보는 없잖아요. 복권도 사야 당첨을 기대하는 거죠. 그래서 저는 오늘도 움직여

요. 제 길은 제가 만들어야 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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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준영이가 직접 만든 영화의 콘티 작업안. 시나리오부터 촬영, 편집까지 모든 걸 준영이 혼자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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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헤매지 않고 한 번에 길을 찾을 수 있겠니?

‘비에 젖은 자는 비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제가 항상 마음속에 되새기곤 하는 영국 속담

이에요. 바꿔 말하면 ‘실패를 해본 사람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다’라는 말이죠. 제 열

일곱 인생에서 실패라는 단어를 입에 올리기에는 조금 우습겠지만 그간 학교생활을 하

면서 학생으로서 크고 작게 실패했던 경험을 꼽아보자면 너무나 많아요. 먼저 중학교

1학년 때를 떠올릴 수 있어요. 지금이야 외고에 진학했지만 중학교 땐 정말 성적이 안

좋았거든요. 초등학교보다 조금 높아진 난이도에 당황했고 시험 때만 바짝 공부를 해

겨우 성적을 유지하는 정도였죠. 게다가 친구들은 또 어찌나 많이 사귀었는지 이렇다

할 목표와 방향도 잡지 않은 채 놀기 바빴어요. 그야말로 뭘 모르고 헤매던 시기였어요.

그러다 불현듯 “그래도 고등학교는 가야 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었죠. 중학교 1학

년 때 성적표를 보니 한숨이 나왔어요. 결국 저는 2학년부터 독서실을 다니기 시작했어

요. 공부하는 습관이라도 들여야겠다 싶어서 시험 기간이 아닐 때도 매일 독서실에 출

꿈이 없으면 공부할 수 없고 공부하지 않으면 꿈을 이룰 수 없다

진제는평소‘목표가있다면노력해서되지않을일은없다’는것을신조로삼는다.목

표가확실하기에공부를스스로해나감에있어겪게되는시행착오를두려워하지않

는다.오히려자신의실패를소중한경험으로여기고더좋은결과를만들기위해다

방면으로노력한다.

오진제 (동두천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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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 도장을 찍었답니다. 제 안에 어떤 의지가 생긴 건지 심지어 새벽 2시까지 공부를 할

때도 있었어요. 그러자 마치 제 공부에 대한 보상이라도 받는 듯 시험 성적이 전교 50등

안쪽으로 뛰어 올랐어요. 그 전에는 410명 중 100 등 안팎이었거든요. 기쁘기도 하고 신

기했어요. 어쩐지 열심히 하면 성적이 더 올라갈 수도 있겠구나 싶더라고요.

“저 학원 그만 다니겠습니다!”

성적이 오르니까 공부에 대한 욕심이 불타오르더라고요. 일단 성적을 계속 유지하는 게

관건이었어요. 특히 영어 성적을 지키기 위해서 무던히도 노력했어요. 동기부여를 하기

위해 부모님과 선생님에게 일부러 “저 외국어고등학교 가겠습니다”라고 말하고 다니기

도 했으니까요. 그렇게 말하면 적어도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제가 스스로 열심히 할 수

있을 것 같아서였죠. 부모님께 다니던 학원을 그만 두겠다고도 말씀드렸어요. 이제는

정말 혼자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죠. 혼자 공부하는 환경에 일찍 적응해

보고 싶었기 때문이에요. 그렇게 해서 중학교 3학년 때는 학교 공부 외에는 오로지 저의

힘으로 공부를 시작했어요. 그야말로 자기주도학습이 시작 된 거죠. 한번 성적을 올리

니까 제 자신도, 또 부모님과 선생님도 실망시키고 싶지 않았기에 공부가 절로 되었어

요. 지금 생각해보면 사실 그 때 공부는 지금 공부와는 비교할 수 없는 양이었죠. 사실

중간, 기말고사에만 집중하면 되었고 내신 성적 올리기가 고등학교 때만큼 어렵지는 않

았기 때문이에요. 그렇다보니 딱히 학습법에 노하우는 없었던 것 같아요. 그저 학교에

서 배우는 내용을 열심히 복습 할 뿐이었죠.

고등학교 입학! 들뜬 마음에 또 다시 방황하다

목표했던 고등학교에 입학하고 나니 마음이 그렇게 들뜰 수가 없더라고요. 뭔가 어깨에

힘도 들어가고 뭐든 못할 일이 없을 것만 같았어요. 그 마음이 중학교 1학년 때와 다르

지 않았던 것 같아요. 그러나 그 들뜬 마음은 오래가지 못했어요. 입학 후 처음 본 3월 모

의고사가 제 뒤통수를 때렸기 때문이에요. 생각보다 성적이 좋지 않았거든요. 머릿속에

서 ‘중학교 때 정말 잘했는데….’ 하는 생각이 맴돌았어요. 그뿐 아니었죠. 학교 수업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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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 원어민 선생님이 진행하는 영어 수업은 따라가기가 매우 벅찼어요. 1학기 내내 ‘난

왜 이렇게 못할까’라는 좌절감에 휩싸였죠. 심지어 ‘나도 외국에 나가서 살다왔으면 좋

았을 걸’이라는 아쉬움마저 들 지경이었어요. 다음 시험에서도 성적은 만족스럽지 않았

고, 열심히 해도 오를 것 같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성적을 올리는 게 중학교 때처

럼 쉽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고요. 그 와중에 저는 팀을 꾸려 교내 영어 컨퍼런스를 나가

게 되었어요. 팀을 만들어 나가야 했는데 우리 팀은 외국에서 살다온 친구가 한 명도 없

는 ‘순수 한국파’로 이루어져 있었어요. 다른 팀은 적어도 한 명씩은 영어를 원어민 수준

으로 하는 친구가 있었거든요. 우리는 결의를 다졌어요. “우리도 할 수 있다!”라고 여러

번 마음을 모았죠. 상을 타지 못해도 괜찮다고 생각했어요. 도전하는 데 의의를 두기로

했거든요. 영어 대본을 만들고 발음을 교정하고 앞에서 발표하는 연습을 하는 과정까지

쉬운 것이 하나도 없었어요. 우리는 포기하지 않았어요. 그리고 당당하게 대회에 참가

했죠. 결과는 무려 2등! 기대하지 않았기에 너무나도 놀랍고도 기뻤어요. 친구들과 담임

선생님의 격려와 칭찬이 이어졌어요. 1학기 내내 주름졌던 마음이 펴지는 느낌이었어

요. 고개 숙였던 자신감이 회복하는 순간이었죠. 그때 저는 깨달았어요. 노력하면 할 수

있다고, 포기하지 않으면 된다고요.

오늘 경기 중계를 맡은 오진제입니다

“She’s gone!” 타자가 홈런을 치자 야구 중계 캐스터가 외친 말이에요. 메이저 리그 야구

중계방송을 보면서도 저는 야구 경기에만 집중하지 못해요. 저도 모르게 캐스터의 목소

리에 귀를 바짝 기울이게 되거든요. 영어 듣기 공부에 도움이 되는 동시에 제 꿈인 스포

츠 캐스터에 조금이라도 가까이 다가가고 싶기 때문인데요, 야구, 농구, 배구 등 거의 모

든 스포츠 분야를 좋아하고 동시에 남들 앞에서 말하는 것을 즐기는 제게는 가장 이상

적인 직업이죠. 처음에는 아나운서가 되고 싶었어요. 그래서 한국어 검정 능력시험 대

비 문제집을 사서 풀어보기도 하고 책을 읽을 때도 일부러 소리를 내어 읽기도 했어요.

그러다 제가 좋아하는 스포츠도 함께 할 수 있는 직업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자 자연

스럽게 “그래! 스포츠 캐스터”라고 외치게 되었죠. 저는 생각했어요. 제가 스포츠 캐스

터가 되기 위해서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 하고요. 답은 간단했어요. 학생 신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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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로서 최선을 다할 수 있는 일은 단 하나. 바로 공부였어요. 제 꿈이 있는 이상 공부를

포기할 수 없었어요. 그건 중학교 때도 마찬가지였어요. 아무 목표도 꿈도 없을 때는 공

부고 뭐고 아무것도 의욕이 없었지만 일단 좋은 고등학교에 가야겠다는 꿈을 가진 후

부터는 저절로 공부가 되었으니까요. 마침 교내 영어 대회를 통해 자신감을 회복한 저

는 ‘다시 처음부터’라는 마음가짐으로 연필을 잡았어요.

수학과 친해지기 위해 수학 연구회에 가입하다

저는 취약과목부터 성적을 올리기로 결심했어요. 가장 문제 과목은 수학이었죠. 자연스

럽게 상당 시간을 투자하게 되는 과목이 되었어요. 1학기 수학성적은 ‘엉망’인 채로 마감

을 했고 저는 여름방학을 노렸죠. 방학 때야 말로 복습은 물론 예습까지 가능한 시기니

까요. 기숙사 생활을 하는 저는 방학에도 집으로 돌아가지 않고 학교에 남았어요. 이른

바 ‘썸머스쿨’에 참여해 보충수업에 임했죠. 하루 2시간씩 2학기 때 배울 부분을 예습도

했어요. 수학을 잘하는 친구가 만든 수학 연구회에 가입도 했고요. 말 그대로 수학을 공

부하는 일종의 동아리이자 스터디그룹이에요. 총 7명의 친구들 중 제 성적은 뒤에서 두

번째였죠. 이래서야 제가 연구회 활동을 제대로 할 수나 있을까 우려도 했어요. 그러나

저는 수학 성적을 올려야겠다는 생각, 수학과 조금이라도 친해져야겠다는 조급한 마음

에 수학 연구회 활동을 게을리 하지 않았어요. 제가 모르는 것은 솔직하게 인정하고 잘

하는 친구들에게는 도움을 받아야지 다짐했고요. 우리는 한 명씩 돌아가면서 한 단원씩

맡아 공부를 하고 해당 단원의 문제를 내는 ‘출제자’가 되었어요. 출제자는 적어도 맡은

단원에 대해서는 완벽하게 이해해야 했죠. 그래야 친구들 앞에서 자신 있게 문제를 풀

이하고 어떤 질문이 들어오든 막힘없이 대답할 수 있었으니까요. 저보다 수학을 잘하는

친구가 대부분이었기 때문에 친구들보다 더 오랜 시간을 투자했어요. 발표를 하는 날이

면 맡은 단원에 있어선 ‘전문가’가 되다시피 했죠. 우리는 자체적으로 어려운 문제를 추

려서 문제노트를 만들어 함께 공유했어요. 그랬기 때문에 문제노트에는 답을 쓰지 않았

죠. 우리는 어떻게 보면 경쟁자였지만 결코 서로를 시기하거나 이기려고 하지 않았어

요. 다 같이 잘 되자는 마음으로 서로를 응원했어요. 우리는 여전히 일주일에 한 번씩 모

여 1시간씩 수학 토론을 벌이고 있어요. 수학하면 한없이 작아지던 제가 수학 연구회 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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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으로 조금씩 수학 성적도 향상되기 시작했고요. 2학기에 들어서는 방학 때 했던 예습

이 확실히 도움이 되었어요. 수업시간에 선생님의 설명이 전보다 쉽게 느껴졌고 여러

유형의 문제를 푸는 데도 마냥 어렵지만은 않더라고요. 자습시간 3시간 중 2시간을 수

학에 투자했고 힘들 때면 ‘이만큼 투자하고 노력하는데 설마 결과가 나쁘겠어?’라며 스

스로를 독려했죠. 그리고 2학기 시험에서 수학 성적은 제 스스로 만족할 만큼 올랐어요.

친구들은 저를 부러워했고 선생님은 “열심히 한 만큼 따라온 성적이니 자부심을 가져

도 된다”고 격려해주셨답니다.

| 규칙적인 생활에는 필수적인 스터디 플래너. 건강 체크도 함께 한다. |

틈틈이 책 읽으며‘놀이’처럼 국어 공부하기

국어는 다른 과목에 비해서는 자신 있는 과목이에요. 스포츠 캐스터가 되겠다는 꿈이

있는 만큼 읽고 쓰고 말하는 것이 그 무엇보다 즐거웠기 때문이죠. 게다가 저는 국어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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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과에 진학하는 것이 목표거든요. 친구들은 흔히 아나운서가 되겠다고 다짐하면 언

론정보학과나 신문방송학과를 생각하지만 저는 그렇지 않아요. 방송을 통해 말을 하는

사람인만큼 올바른 우리말을 전하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에서죠. 어렸을 때부터 독서를

좋아했고 중학교 때는 역사에 관심이 부쩍 많아져서 역사책도 많이 읽었어요. 또 스트

레스가 쌓일 때는 도서관에 가 신문이나 <과학동아>, <내셔널 지오그래픽> 등의 과학

분야의 잡지를 뒤적이기도 했고요. 지금도 책 읽기는 게을리 하지 않아요. 그래서인지

문학보다도 비문학 부문에 강한 편인데 이를 보완하기 위해서 부족한 유형의 공부를 집

중적으로 하는 편이에요. 시중에는 문학 부문 문제집과 비문학 부문 문제집이 따로 나

와 있어서 저는 문학 부문 문제집을 자주 푸는 편이에요. 국어야말로 ‘눈에 보이지 않는

공부’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마냥 문제만 푼다고 성적을 올릴 수 있는 과목이 아니기

때문이죠. 마치 놀이를 하듯, 스트레스를 풀듯 평소 관심 있는 분야의 책이나 뉴스를 접

하면 그게 알게 모르게 ‘실력’으로 쌓여요. 독해 능력, 주제 파악 능력이 자연스럽게 향

상되는 것이죠. 물론 ‘감’을 잃지 않기 위해 모의고사 기출문제집도 풀어요. 하루에 문학

지문을 3개씩을 필수적으로 풀고 전체적인 모의고사 문제는 20~25문제씩 꾸준히 풀고

있어요. 매번 틀리는 문제 유형도 체크해두는 게 중요해요. 저는 주로 사자성어 문제를

틀리곤 해요. 사자성어 자체도 잘 모르고 뜻도 파악이 안 될 때가 많아요. 그래서 신문을

읽을 때마다 생소한 사자성어가 나오면 따로 적어두고 머릿속에 익혀두기 위해 노력하

고 있답니다.

영어는 원서 한 번 읽고 영화 한 번 보고

영어야말로 ‘자신감’이 정말 중요한 과목이 아닐까요. 제 경험으로 비춰 보건대 절대 부

끄러워하면 안돼요. 토론이든 대회든 간단한 회화든 ‘막무가내’로 대들어보고 ‘네이티브

스피커’처럼 당당해져야 해요. 우리학교에는 영어 마일리지 제도라는 게 있어요. 원어민

선생님에게 가서 각자가 알아서 준비한 주제로 대화를 하면 선생님이 마일리지 쿠폰에

도장을 찍어주는 제도죠. 정해진 시간에 강제적으로 해야 하는 게 아니라 본인이 가능

한 시간에 자발적으로 해야 하기 때문에 자신감이 없으면 마일리지를 딸 수 없어요. 물

론 원어민 선생님께 갈 때마다 ‘선생님이 속으로 얼마나 갑갑하실까’ 생각에 저도 모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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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학년도 자기주도학습 우수사례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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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 부끄러워지긴 해요. 그러나 제 부족한 실력을 누구도 욕하지는 않아요. 도리어 ‘열심

히 노력하고 있구나’하고 대견하게 생각하죠. 그래서 저는 수업이 끝나거나 쉬는 시간

에 불쑥 원어민 선생님을 찾아가곤 해요. 여름방학 때는 영어로 된 원서도 읽었어요. 제

가 고른 작품은 영화로도 크게 히트 친 <슬럼독 밀리어네어>였어요. 저는 영화를 보기

전에 원서를 먼저 읽었어요. 당연히 모르는 단어가 수두룩했죠. 한 페이지에만 표시 해

놓은 단어가 셀 수 없었으니까요. 일일이 뜻을 적고 외우고 하다 보니 도대체 언제 책을

다 읽나 싶더라고요. 그렇게 끙끙대며 책 읽는 모습을 본 영어 선생님께서는 그렇게 하

면 별 소득이 없다고 말씀하셨어요. 단어는 나중에 하더라도 문맥 파악이 가능하다면

술술 읽어 넘기라고 하시더라고요. 저는 선생님 말씀대로 흐름을 대강 파악하며 어렵지

않게 책장을 넘겼고 결국 완독했어요. 그런 후 영화를 감상하니 저도 모르게 앞의 내용

이 자연스럽게 머리에 떠올랐어요. ‘내가 이 작품의 내용을 잘 이해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덕분에 영어 공부가 한결 흥미로워졌어요. 영어 또한 ‘놀이’처럼 하는 공부법

을 터득한 기분이었죠. 그렇지만 역시 시험에 대한 감을 유지해야 했기 때문에 모의고

사 기출문제집을 꾸준히 풀었어요. 단어는 아침 자습시간이나 쉬는 시간 짬짬이 외웠고

요. 단어 노트를 별도로 만들어 교과서나 참고서에 나오는 모르는 단어를 적어 여유가

날 때마다 봤어요.

불안은 나를 성장하게 하는 동력

결과적으로 성적을 향상시키고자 했던 저의 노력은 성공적이었어요. 이전과 비교하면

성적이 크게 올랐거든요. 그렇다보니 2학년을 앞두고는 약간의 불안감이 생겼어요. 혹

여나 올려놓은 성적이 떨어지면 어쩌지 하는 걱정이 생겼어요. 그러나 그런 불안이 저

를 공부하게 한다는 사실 또한 무시할 수 없어요. 자칫 안이해질 수 있는 저를 다잡고 책

상 앞에 앉게 만들죠. 공부에는 약간의 불안과 긴장이 필요하다는 게 제 생각이에요. 그

렇다고 해서 제가 하루 종일 전전긍긍하며 공부만 하는 것은 아니에요. 타고난 성격이

외향적이다 보니 때로는 친구들과 어울리고 마음껏 ‘놀아줘야’ 능률도 오르더라고요. 사

실 친구들에 비하면 그리 예민하지도 않아서 시험 때에도 유쾌한 모습으로 친구들을 웃

기곤 하거든요. 그래서 수학 공부 또한 친구들과 함께 하는지도 모르겠어요. 여가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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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할 때도 다 같이 어울리는 걸 좋아해요.

손석희 앵커처럼 신뢰받는 방송인이 되고 싶어

저의 롤모델은 손석희 앵커에요. 늘 이성적이고 객관성을 유지하는 그의 모습은 제게

자극을 줘요. 저 또한 손석희 앵커 같은 방송인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해요. 특히

스포츠 캐스터는 경기를 중계하다 감정에 쉽게 치우칠 수도 있는 직업이라서 냉철함이

필요하거든요. 최근에 읽은 부경복의 <손석희가 말하는 법>은 그가 왜 우리나라 최고

인기 앵커로 꼽히는 지를 잘 알게 해준 책이었어요. 20년 뒤 신뢰받는 스포츠 캐스터 ‘오

진제’의 모습을 손석희 앵커를 보며 꿈꾸곤 해요. 노력은 저를 배신하지 않을 거예요. 저

는 이미 경험을 통해 알고 있어요. 참된 노력의 결과가, 나 홀로 일구어낸 땅이 얼마나

풍성한 열매를 틔워내는 지를 말이에요. 그러니 앞으로도 문제 없어요. 지금처럼 제가

스스로 공부할 수 있는 힘이 있는 이상 저는 ‘스포츠 캐스터’계의 손석희가 되어 있을 테

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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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션영화를 사랑하는 영화 마니아, 연출가를 꿈꾸다

제 꿈은 방송국 드라마 PD에요. 가능하다면 방송국을 거쳐 먼 훗날에는 제 손으로 영화

도 만들고 싶어요. 사실 드라마 PD 전에 희망했던 직업이 영화감독이었거든요. 제가 연

출가를 희망하게 된 까닭은 어릴 때부터 영화 감상이 취미였기 때문이에요. 영화를 좋

아하게 된 확실한 계기가 있었던 것은 아닌데 부모님이 영화를 보실 때 같이 보면서 자

연스럽게 영화와 친해진 것 같아요. 좋아하는 장르는 액션이고요. 그중에서도 특히 좋

아하는 작품은 <본 아이덴티티>로 시작하는 본 시리즈 3부작이에요. 부모님께 생일 선

물로 본 시리즈 DVD를 선물로 받을 정도였어요. 주인공이 자아를 찾기 위해 싸워간다

는 스토리는 물론이고 화려하고 강력한 액션신도 너무나 멋지고요. 늘 관객으로서 영화

를 보던 내가 본격적으로 영화에 ‘뛰어들어’ 그 매력에 푹 빠지게 된 때는 중학교 2학년

때였어요. 영화감독이 될 거라고 단단히 마음먹은 때였죠. 당시 학교에는 새로 개설된

영화제작 동아리가 있었어요. 영화는 좋아했지만 제작에 관해서는 전혀 알지 못했던 저

공부, 내 인생의 가장 멋진 영화를 만들기 위한 준비

어린시절부터영화보기를즐겨해영화감독과드라마PD를꿈꿔온정민이는공부또

한영화를보듯부담없이재미있게하려고한다.스스로가즐겁게공부를해야능률

도올라간다고생각하는정민이는학교공부외에어학,예술등다방면의취미를즐

기면서도최상위성적을유지하고있다.

왕정민 (경기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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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호기심 반, 영화를 더 알고 싶은 마음 반으로 동아리에 가입했어요. 그리고 2년 간 영

화제작 동아리 활동을 하며 1년에 한 편씩 총 2편의 영화를 제작하게 되었어요. 두 편 모

두 제가 연출을 맡은 작품이었죠. 영화를 좋아했지만 제가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 적은

없었기에 개인적으로는 굉장한 성과였어요.

왕정민 감독표 영화를 개봉하다

영화를 제작하면서 어려운 점이 굉장히 많았어요. 동아리도 처음 생긴데다 다들 처음

해보는 것이어서 거의 맨땅에 헤딩하듯 영화를 만든 것 같아요. 다행히 카메라 촬영에

대해 잘 아시는 선생님의 도움을 받을 수 있었지만 그 밖에 대부분 일들은 시행착오의

| 감명 깊게 본 영화는 따로 감상노트에 감상문을 적어둔다. 영어 작문 실력을 높이기 위해 감상을 영어로 쓰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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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속이었죠. 총감독이었던 저로선 진두지휘해야 할 부분이 많았기 때문에 신경 써야 할

일도 무척 많았어요. 시나리오부터 편집에 이르기까지 그 과정은 또 어찌나 길고 험난

한지! 친구들과 저는 서로를 격려하며 결국 모든 방학 기간을 할애해 영화를 완성했어

요. 하루 날을 잡아 전교생 앞에서 상영회도 가졌고요. 친구들이 작품을 보며 웃고 감동

할 때마다 마음이 얼마나 뿌듯했는지 몰라요. 영화를 찍으며 고생했던 순간들이 주마등

처럼 스쳐지나가며 앞으로 성인이 되어서도 이 일을 해야 겠구나 다짐을 굳혔죠. 중학

교를 졸업하고 고등학교에 입학하면서는 방송부 활동을 하게 되었고 그러면서 방송국

드라마 PD도 괜찮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영화감독은 어쩐지 조금은 막연하다는

느낌도 있었거든요. 물론 그 꿈을 접은 것은 아니에요. 전례가 흔하지는 않지만 드라마

PD를 하다가 영화감독으로 전향한 사례도 없지 않기 때문이죠. 언젠가는 왕정민 감독

의 작품이라는 꼬리표를 가진 영화를 만드는 것, 그것이 제 인생의 꿈이에요.

호기심 소녀, 새로운 것을 배우는 게 너무 즐거워!

고등학교에 입학한 후 지난 1년을 돌아봤을 때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방송부 활동이에

요. 방송부에 들어가게 된 건 영상을 만들어볼 수 있는 동아리가 방송부 외에는 따로 없

었기 때문이에요. 저는 엔지니어 역할을 주로 했기 때문에 방송 장비나 촬영, 편집에 전

보다 익숙해질 수 있었어요. 사실 방송부는 학교에서 어떤 행사가 있을 때마다 분주하

게 움직여야 하기 때문에 다른 동아리에 비하면 그렇게 여유롭지는 못해요. 매일하는

점심방송부터 학생 조회, 체육대회와 축제, 수능시험에 이르기까지 방송부는 거의 모든

학교 행사를 뛰어다니며 영상을 만들어야 하거든요. 그러나 부담스럽다고 느낀 적은 전

혀 없어요. 공부하는 데 지장을 준 것도 아니고 순전히 즐거워서 한 활동이니까요. 제 진

로와도 연관이 되는데다 새로운 것을 배운다는 데에 있어 내 생활에 활력을 주었던 것

같아요. 저는 호기심도 많고 배우고 싶은 것도 많아서 일단 관심이 생기면 어느 정도 알

아야 직성이 풀리거든요. 특히 지금 전공하고 있는 일본어에 관심이 생긴 것은 중학생

때였어요. 학교에서 배우는 영어 외에 제2외국어를 배우고 싶었는데 그중 대중적으로

많이 배우는 언어가 중국어와 일본어더라고요. 두 언어를 두고 고민을 많이 했었어요.

그러다 제 성이 왕씨라서 중국어는 중국인처럼 정말 잘 해야 할 것 같은 거에요. 어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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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나 아찔하던지…. 그 이후 일본어를 시작했어요. 조금 웃긴 이유이기도 하죠? 그렇

게 공부한 일본어는 전공 결정에까지 영향을 끼쳐 일본어과로 진학했어요. 최근에는 부

쩍 심리학에 관심이 생겨 심리학 관련 책을 읽기도 하고 예전에 잠깐 배운 작곡 이후 음

악도 꾸준히 공부해서 현재는 피아노 동아리 활동도 하는 중이에요.

제가 봐도 저는 참 하고 싶은 것도 많고 배우고 싶은 것도 많은 학생 같아요. 그러나 이

모든 활동이 허투루 하는 일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이 모든 것이 결국 저를 발전시

키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그 발전은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것이 아니라 온전히

저를 위한 것이죠. 제가 공부를 하는 이유 역시 제 꿈을 위해, 그야말로 제 자신을 위해서

하는 것이고요.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공부는 진짜 공부가 아니다!

많은 친구들이 부모님을 실망시켜 드리지 않기 위해, 혹은 선생님에게 칭찬 받기 위해

공부를 해요. 물론 그것도 공부의 좋은 동기가 될 수는 있겠죠. 그러나 저는 엄마에게 보

여주기 위한 공부는 진짜 제 공부가 아니라고 생각해요. 공부는 스스로를 위해서 하는

것이니까요. 막연히 시험을 잘 보기 위한 공부가 아니라 새로운 것을 알아가고, 알아감

으로써 기쁨을 느낄 수 있는 것이 진정한 공부가 아닐까 싶어요. 우리가 영화를 보거나

음악을 듣는 것이 내가 원해서, 그리고 즐거워서 하는 것처럼 공부도 그런 맥락에서 해

야 하지 않을까요? 이렇게 말하면 친구들의 원성을 살 수도 있지만 저는 수학이나 영어

도 재미있어서 해요. 물론 어려운 부분이 분명히 있어요. 그러나 무언가를 배우는 데 있

어 어려움은 필연적으로 따라온다고 생각해요. 그건 제가 영화 제작을 할 때도, 일본어

를 배울 때도 마찬가지였어요. 그러나 고비를 넘기고 난 후 제 자신이 노력한 만큼의 보

상을 얻었을 때 그 뿌듯함과 즐거움은 말로 표현할 수 없어요. 스스로 열심히 한만큼 결

과는 반드시 노력에 보답한다는 게 제 지론이에요. 고등학교에 입학하면서 가장 많이

신경 썼던 영어는 초등학교 때부터 재밌게 공부했어요. 그래서 영어를 어떻게 공부하느

냐 물으면 딱히 ‘비결’이라고 할 만한 공부법이 있진 않아요. 친구들과 그룹을 만들어 놀

이하듯 했던 공부가 바로 영어였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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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지문, 소리 내서 읽고 상식을 쌓는 기회로 여기자

저는 모의고사 기출문제 같은 것을 따로 풀어본 적이 없어요. 그렇지만 영어 점수는 늘

좋은 편에 속해요. 그렇다고 해외에 살다온 적도 없고 영어만을 파고들 듯 공부를 한 적

도 없어요. 게다가 영어를 잘하는 친구들이 많이 모인 외국어고등학교에서 영어는 긴장

을 놓을 수 없는 과목이기도 하죠. 다만 초등학교 때부터 영어에 있어선 나름 재미를 느

끼고 ‘놀이’처럼 공부했어요. 그랬기에 영어에 대한 큰 부담 없이 자연스럽게 실력을 키

울 수 있지 않았나 싶어요. 본격적인 영어 공부는 초등학교 6학년 때 시작되었어요. 저

는 저를 포함한 친구 4명과 함께 영어 책 독서 모임을 결성했어요. 영어 원서를 이 때 처

음 읽었어요. 우리는 원서 한 권을 교재로 삼아 읽고 모두 읽은 후 문제를 주고받는 식으

로 활동을 이어갔죠. 우리 모임의 두 친구가 해외에서 살다 와서 그 친구들에게서 도움

을 많이 받았어요. 활동은 꽤 활발하게 이어져 중학교에 올라가서는 아예 ‘찌모’라는 이

름의 동아리로 규모를 확대하기 이르렀답니다. 인원도 늘렸고 2학년이 되었을 때는 1학

년 학생들을 모집해 선발했어요. 시간이 지나면서 영어 실력도 크게 향상 되었죠. 처음

에는 영어 원서를 어떻게 읽나 엄두가 나지 않았는데 나중에 가니 읽는 속도가 붙고 내

용 자체를 즐겁게 즐길 수 있게 되었어요. 지금보다 더 많은 원서를 읽었던 것 같아요. <

호밀밭의 파수꾼>, <동물농장>, <리버보이> 등을 완독했고요. 책을 읽을 땐 눈으로만 읽

지 않고 소리를 내면서 읽을 때가 많았어요. 사실 발음에 있어선 외국에서 살다온 친구

를 따라잡을 수는 없지만 확실한 건 읽지 않으면 실력이 녹슬고 짧은 시간이라도 꾸준

히 하면 할수록 좋아진다는 사실이에요. 그래서 저는 지금도 소설을 비롯해 영어 지문

은 웬만하면 소리를 내어 읽어보려고 노력해요.

고등학교에 올라와서는 영어 내신에 신경을 썼어요. 중학교 때보다 수업 수준이 굉장히

높아졌고 학습량 자체가 월등히 늘어났기 때문에 무엇 하나 허투루 할 수가 없었죠. 그

러다보니 모의고사의 경우 따로 기출문제를 풀지 않아도 크게 걱정을 하지 않았던 것

같아요. 학교에서 내주는 과제만 해도 시간이 후딱 지나가고 영어 공부가 절로 되었으

니까요. 많은 영어 지문을 접하면서 또 한 가지 제가 느낀 것은 지문을 통해 알게 되는

상식이 생각보다 굉장히 많다는 것이에요. 단순히 문제를 풀기 위한 독해가 아니라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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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안의 내용을 곱씹어보며 읽어보면 마치 책을 읽듯 머릿속에 지식이 쌓이는 느낌이에

요. 학교 영어 담당선생님 중 난이도가 높은 지문의 문제를 자주 출제하시는 분이 계신

데요. 그 선생님은 철학적인 내용의 지문을 자주 출제하셔요. 얼마 전에는 영국의 철학

자 러셀이 쓴 글의 일부가 지문으로 나오기도 했어요. 처음에는 선생님이 내신 문제들

이 좀 까다롭고 어렵다고 느꼈는데 천천히 읽다보니 인문학적 소양을 넓혀줄 뿐만 아니

라 어휘와 문법을 고루 공부할 수 있어 영어 실력을 키울 수 있었답니다.

영어 지문은 한 번 볼 때 확실히 익혀두기

시험을 앞두고는 시험 범위 내에 포함되는 영어 지문들을 완전히 내 것이 되도록 확실

하게 익혀두는 편이에요. 어떤 친구들은 틈틈이 반복해서 읽기도 하지만 저는 지문의

길이가 짧든 길든 한 번 읽을 때 확실하게 읽는 편이죠. 한 번 볼 때 제대로 봐두면 며칠

이 지난 후에 시험을 보더라도 문제 푸는 데 큰 어려움이 없었어요. 지문을 공부할 때는

전체적인 흐름을 먼저 파악하고 그 다음에 한 문장씩 세분화해서 문장을 분석해요. 그

리고 선생님이 짚어주신 문법을 짚어 보고 적어도 7번 정도는 읽어봐요. 이렇게 완벽하

게 봐두면 시험 전날에는 간단하게 훑어만 봐도 생생하게 기억이 나더라고요.

평소에는 어휘를 중점적으로 많이 외우는 편이에요. 물론 청해와 독해도 병행하지만 중

학교 때 해둔 게 지금까지 탄탄한 기초가 되어 감을 잃지 않는 데만 집중하고 있어요. 단

어는 하루에 50~60개 정도를 보고 예문을 위주로 뜻을 익혀요. 짬짬이 원서로 된 소설도

읽고요. 최근 읽은 책은 <러블리 본스>에요. 사실 독해는 학교에서 내준 학습 자료만으

로도 충분하지만 소설은 재미가 있어서 자꾸 읽게 되더라고요. 내가 좋아하는 영화를

볼 때도 마찬가지고요. 재미있어서 보는 것이지만 때때로 대사에 귀를 기울이고 의역된

자막에도 주목하죠.

수학은 외워서 푸는 과목이 아니다!

수학은 제가 좋아하는 과목이에요. 아마 다른 고등학교에 갔으면 저는 수학 때문에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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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를 선택했을 거예요. 저는 수학이 어렸을 때부터 재미있었어요. 초등학교 때 우연히

수학 사고력 문제집을 풀게 되었는데 어려웠지만 꼭 풀어야겠다는 정복욕이 생기더라

고요. 누구도 “너 이거 풀어야 돼!”라고 강요하지 않고 “어려운데 한번 풀어볼래?”하는

정도였기 때문에 어떤 강박 없이 답을 찾겠다는 오기가 생겼던 것 같아요. 그렇다보니

수학은 제게 강압적인 과목이 아니었어요. 수학 문제를 풀 때면 어려운 문제가 나와도

절대 답을 알려주면 안 된다고 주변에 당부할 정도였죠. 한 문제를 1시간씩 붙들고 있어

도 언젠가는 내 손으로 풀고 말겠다는 의욕이 있었고 이런 저런 공식을 대입해 푸는 과

정이 제겐 큰 매력으로 다가왔어요.

사실 수학을 어려워하는 친구들이 굉장히 많잖아요. 그런데 제가 보기에는 흔히 말하

는 ‘수학적인 머리’가 없어서라기보다는 수학을 너무 싫어해서 그렇다는 생각이 들어

요. 무조건적으로 거리감을 두고 두렵게 느끼는 거죠. 저는 친구들에게 이렇게 말해요.

“친구야, 수학 좀 좋아해줘라.” 또한 무조건 공식을 외운다고 능사도 아니에요. 기본적

인 원리를 이해하고 다양한 방식으로 풀이 과정을 고민해야 해요. 문제가 나를 괴롭힌

다고 생각하지 말고 어떻게 해결하면 좋을까하는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문제집 탓을 하는 친구들도 종종 있어요. 그런데 대부분 수학 문제집의 구성은 개념이

해 → 쉬운 문제 → 보통 문제 → 고난이도 문제 순으로 이루어져 있어요. 말하자면 어떤

문제집이든 일단 잡고 순서대로 차근차근 풀면 이해가 어렵지 않다는 뜻이에요. 너무

문제집에 연연하지 말고 자신이 가진 문제집부터 차분하게 풀어봐야 해요. 또 학교에서

교재로 활용하는 교과서와 문제집의 문제는 수업 전에 미리 풀어보는 게 좋고요. 그래

야 내가 푼 방법과 선생님이 푸는 과정을 비교해볼 수 있기 때문이죠. 수업 때 선생님이

짚어준 부분은 풀었던 문제라도 다시 풀어봐야 하고요. 저는 같은 문제를 최소 3번씩 풀

어 봐요.

저도 자주 틀리는 문제가 없지는 않아요. 특히 가장 마지막의 어려운 문제는 종종 틀리

는 편이에요. 사고력을 요하는 문제여서 출제자의 의도를 잘 생각해 체계적인 풀이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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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야 하죠. 그래도 부담을 갖지는 않아요. 잘 풀리지 않으니까 더 재미있다는 생각을 해

요. 그리고 시험에 있어서도 수학 점수에 목숨을 걸듯 연연하고 싶지 않아요. 수학 공부

가 의무로 변질되는 순간 제 자신을 위한 공부가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에요.

교과서 정독과 함께 국어를 탄탄히

국어, 영어, 수학 중 내가 가장 신경 쓰는 과목은 국어에요. 평소에 시간 투자도 제일 많

이 하는 과목이고요. 처음 시험을 볼 때 시간이 부족했고 실수가 아니라 몰라서 틀리는

문제들이 많이 있었기 때문이에요. 제한 시간 내에 정확한 독해를 위해서는 많이 읽는

연습이 필요했고 문학 작품의 경우는 평소 여러 작품을 익혀두는 게 중요하더라고요.

사실 중학교 때까지는 책을 읽는 시간이 많았어요. 그때 누적된 독서량이 현재의 국어

실력에 영향을 끼친 것도 사실이고요. 그런데 고등학교에 올라오면서 학기 중에 독서를

하기에는 시간이 많지 않았어요. 그래도 틈틈이 읽으려고 노력하고 있답니다. 또 일주

일에 최소 모의고사 1회 분량을 풀고 있고요. 시계를 보면서 시간을 맞추고 지문을 정확

하게 파악해 문제를 풀려고 해요.

평소 수업 시간에는 교과서에 선생님의 말씀을 필기하고 교과서 수록 작품은 내용이 익

숙해지도록 여러 번 정독해요. 시와 소설 등의 문학작품은 문제집을 통해 교과서보다

다양한 작품을 접하고 작품마다 대략의 주제와 흐름을 파악해두고요.

아침마다 하루 할 일의 리스트를 작성한다

저는 다른 친구들과 달리 스터디 플래너는 따로 쓰지 않아요. 공부를 부담 없이 즐겁게

하고 싶은 제 성향 탓일 거예요. 그래도 제가 해야 할 일은 대강의 리스트를 만들어 놓

죠. 매일 아침마다 계획을 세우는데 하고 싶은 과목을 우선으로 놓고 하루에 소화할 수

있는 계획을 잡은 후 계획을 실천해가면서 지워나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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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학년도 자기주도학습 우수사례집

090

저는 제 자신이 끌리는 공부를 먼저 해야 효율이 좋다고 생각해요. 이왕 하는 공부, 즐겁

고 기분 좋게 해야 된다는 생각에서죠. 결국 제가 제 자신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일거예요.

공부를 할 때 부족한 부분이 무엇인지, 내가 더 해야 하는 부분이 무엇인지는 스스로가

제일 잘 알아요. 누구든 그럴 거예요. 그것을 파악하면 공부는 수월해지고 재미있어질

수 있다고 생각해요. 막연하게 남들 하는 것을 따라하고 부담에 억눌려 공부를 한다는

건 결국 스스로를 잃어가는 게 아닐까 싶어요. 자신을 너무 채찍질하지도 말아야 하고

그렇다고 너무 느슨하게 놓아두어서도 안돼요. 이 두 가지의 균형이 잘 맞춰져야 한다

는 게 제 생각이에요.

저는 앞으로도 즐겁게 공부할 예정이에요. 공부가 무겁게 느껴질 때에는 영화를 보면서

기분 전환도 하고 앞으로 연출가가 된 저의 모습도 그려볼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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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학년

<자기

주도

학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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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 꼴등의 골칫덩어리 학생, 모범생 반장이 되다

전교 꼴등! 저는 전교 1등보다 어렵다는 전교 꼴등을 해본 적이 있어요. 40명 정도 되는

반에서 20, 30등은 숱하게 해봤지만 설마 제가 꼴등을 할 줄은 생각지도 못했죠. “내가

너 꼭 꼴등 만들어 줄게”하며 우스갯소리를 늘어놓던 친구의 말이 현실이 될 줄은 몰랐

거든요. 솔직히 억울하지는 않았어요. 정말 공부 한 자 안하면서 놀러 다니기 바빴던 나

날이었으니까요. 그게 중학교 1학년 때의 일이에요. 그때 전 정말 철이 없었던 것 같아

요. 중학교에 입학하자마자 산에 올라가 친구와 싸우는 사고를 친 덕분에 선생님들 사

이에서는 ‘블랙리스트’에 오른 학생이 되었고 선생님들께 혼나는 일은 예삿일이었죠. 사

실 초등학교 때에도 그렇게 사고뭉치는 아니었어요. 한 번도 상을 놓쳐본 적 없을 만큼

성적도 나쁘지 않았어요. 그런데 무슨 객기였을까요. 중학생이 되고부터는 공부에 흥미

를 느끼지 못하고 친구들과 어울리고 아이들로부터 주목받는 게 좋았어요. 그랬던 제게

큰 변화가 찾아온 시점은 중학교 3학년 때였죠. 선생님들에게는 칭찬받지 못하는 학생

나와의 싸움에서 이겼을 때 꿈은 찾아온다

재윤이는공부보다친구들과노는데바빴던친구였다.그러나반장이된후자발적으

로공부하는학생이되었고성적이오르자전에는구체적이지않았던진로에대해진

지하게고민하게되었다.재윤이는자신이뒤쳐졌다는것을부끄러워하지않고모든과

목의기본개념부터차근차근다지고스스로가만족할때까지끈기있게공부를한다.

유재윤 (거제제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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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학년도 자기주도학습 우수사례집

092

이었어도 친구들에게만큼은 인기가 좋았던 저는 학급의 반장을 맡게 되었어요. 그러나

반장이 되었다는 책임감이나 자부심을 느끼기도 전에 절망감을 먼저 맛보았죠. 다른 반

에서 반장으로 선출된 친구들은 대부분 공부를 잘 하는 학생들이었고 선생님들은 반장

이 된 저를 영 못미더워하셨거든요. 반장이 해야 할 일을 다른 친구에게 시키실 때마다

무엇이 잘못된 걸까 곰곰이 생각해보게 되었어요. 결국 제가 변해야 했죠. 저를 변화시

킬 방법은 오직 공부뿐이었어요.

공부하는 법을 모르면 공부 잘하는 친구들을 관찰하자

공부를 하겠다고 큰 결심을 한 저는 주변의 친구관계부터 정리했어요. 소위 좀 ‘논다’하

는 친구들을 멀리하고 공부를 잘 하는 친구들과 가까이하기 위해 노력했죠. 다행이 친

구들을 두루두루 사겨둔 덕분에 큰 어려움은 없었어요. 학교에서 상위권 성적을 유지하

는 친구들은 하루 일과부터가 달랐죠. 틈틈이 공부하는 습관이 몸에 배어 있었고 방과

후에도 독서실로 가 공부를 했어요. 저도 그 친구들의 스케줄을 그대로 따르기로 했죠.

시험기간 뿐 아니라 평상시에도 독서실에 가서 공부를 하는 습관을 들였어요. 문제는 1,

2학년 때 제대로 공부를 한 적이 없어 기초부터 다시 시작해야만 3학년 진도를 따라갈

수 있다는 것이었어요. 별 수 있겠어요. 국영수를 중심으로 모든 과목의 각 단원 기본 개

념부터 새로 시작하는 수밖에 없었죠. 제일 취약했던 영어는 알파벳과 be동사 기본 문

법부터 차근차근 독학했어요. 모르는 것은 친구들에게 물어봤고요. 기본 개념이 잡히지

않으면 아무리 많은 문제를 풀어도 제대로 이해한 게 아니라는 사실을 그때 터득했어

요. 뭔가 모르는 게 나오면 집요하게 그 문제만 파헤쳐 결국 알아내고 마는 제 불같은 성

미는 공부를 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지요. 어떻게든 내신 점수를 잘 받아야 한다는 집념

은 결국 중3 마지막 학기 시험에서 학급 3등의 성과를 거두게 했어요. 1, 2학년 때와는

너무도 다른 모습으로 생활하고 성적까지 향상되니 주변에서 저를 보는 시선은 ‘놀라

움’과 ‘대견함’으로 바뀌어 있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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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학년

<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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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공부와 고등학교 공부는 천지 차이!

중학교 2학년 때만해도 이 성적으로 어디를 가야하나 싶을 만큼 형편없는 성적을 자랑

했던 저는 껑충 뛴 중학교 3학년 성적을 바탕삼아 자기주도학습전형으로 고등학교에 입

학하게 되었어요. 반장으로 활동한 것도 가산점이 되었고요. 3학년이 되면서 정신을 차

리고 공부한 게 정말 다행이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고등학교에 올라오니 확실히 중학

교 때 공부와는 또 다른 어려움이 있더군요. 수능을 대비해 모의고사 준비도 해야 했고

내신은 내신대로 신경 써야 했으니까요. 게다가 중학교 때보다 공부를 잘하는 친구들도

훨씬 늘어 있었어요. 아니나 다를까, 입학하고 첫 3월 모의고사 점수는 하위권에 머물러

있었어요. 정신이 번쩍 들더라고요. 저는 일정 범위만 공부하면 큰 어려움이 없는 내신

공부는 시험기간에 가까워졌을 때 하는 것으로 하고 평소 모의고사 공부에 매진하기로

했어요. 공부 비율로 보자면 4(내신): 6(모의고사) 정도 되는 것 같아요. 또한 모의고사 공

부를 열심히 하면 내신 점수도 자연스럽게 보완할 수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됐고요.

국어 성적 향상의 일등공신은 틈틈이 읽은 소설

국어의 경우 읽기가 잘 되지 않았어요. 읽는 속도가 느리다보니 자연히 주제를 파악하

는 힘도 떨어졌고요. 정해진 시간에 풀어야 하는 모의고사에서는 채 풀지 못한 문제가

수두룩했어요. 해결책으로 내가 선택한 방법은 독서! 조금 치사하지만 다른 친구들이

자거나 쉴 때 저는 소설을 읽었어요. 제가 고른 작품은 <성균관 유생들의 나날>이었어

요. 시리즈라 분량도 길고 옛날을 배경으로 한 작품이라 고전문학을 읽는 것 같은 느낌

이었죠. 그렇게 10여 권쯤 읽고 나니 확실히 읽기 능력이 향상되더라고요. 독서와 모의

고사 문제집을 병행하니 실제로 국어 모의고사의 점수가 20~30점씩 뛰었고 시간이 모

자란 일도 없었어요.

수학은 늘 단원별로 공부했어요. 한 단원을 떼는데 학기 중에는 일주일, 방학 중에는 3일

정도 걸린 것 같아요. 개념을 먼저 잡고 보통문제, 응용문제, 심화문제 순으로 문제의 난

이도를 높여갔죠. 개념에서 이해가 안가면 절대 다음으로 넘어가지 않았어요. 어느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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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학년도 자기주도학습 우수사례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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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 개념이 잡히면 그 다음에는 문제를 많이 풀수록 도움이 된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제

가 지난 1년간 푼 수학 문제집만도 15권이나 된답니다. 어렸을 때부터 수학에 흥미를 가

졌었기 때문인지 지금도 수학은 안하고 있으면 불안한 과목이에요. 국영수 중에 가장

점수가 잘 나오는 과목이기도 하고요.

제가 가장 취약했던 영어는 단어 외우기와 문제 유형 파악하기에 초점을 맞췄어요. 문장

이 어렵거나 문법이 까다로워도 단어만 알면 어느 정도 유추가 가능했기 때문에 틈이 날

때마다 단어를 외웠어요. 단어를 외우는 데 특별한 비결은 없었고 그냥 무식하게 달달 외

운 것 같아요. 또한 영어는 문제의 유형이 정해져 있어 유형에 익숙해지는 데도 노력을

기울였어요. 유형에 익숙해지는 데에는 역시 문제를 많이 푸는 수밖에 없더라고요. 결국

이렇게 열심히 하고 나니 12월 모의고사에서 국영수 총 점수로 교내 최상위 순위를 차지

할 수 있었어요. 중학교 때 어느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요. 제게 이런 순간이 오리라는 것

을요. 저는 너무 신이 나서 모의고사 성적표를 꺼내 들고 친구들에게 자랑했답니다.

| 시험에서 틀린 문제는 시험지를 오려 오답 노트에 붙인 후 틀린 이유와 체크해야 할 사항을 적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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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학년

<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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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 시간에 집중하지 않으면 벼락치기도 소용없다

뭐니 뭐니 해도 수업시간에 선생님 말씀에 집중하는 게 제일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선

생님의 수업을 놓치면 벼락치기로 아무리 열심히 한다 해도 좋은 점수를 얻기가 어렵

죠. 시험 문제의 답은 모두 선생님의 말씀 중에 있어요. 사실 지난 1학년 첫 학기에 배웠

던 물리 수업은 제대로 집중을 하지 않았어요. 제게 어렵다는 생각이 들어 배울 의지도

생기지 않고 잠만 왔죠. 막상 시험기간이 다가와 혼자 공부를 하려니 그렇게 어려울 수

가 없는 거예요. 무려 일주일을 투자해 물리 공부를 했지만 시험 점수는 좋지 않았어요.

반면 수업을 열심히 들었던 한국사는 시험기간 중 딱 하루만 공부했을 뿐인데도 점수가

좋았고요. 이 경험이 교훈이 되어 2학기 때에는 제가 생소하거나 어렵게 느끼는 과목들

도 선생님의 설명을 통해 이해하려고 노력했어요. 국영수의 경우 평소 모의고사 공부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기초를 쌓아놓으니 일정 단원, 범위 안에서만 시험 문제가 기출 되

는 중간, 기말고사가 어렵지 않았어요.

시간을 정하지 말고 할당량을 정해놓자

제게 있어 중요한 공부법이 있다면 스스로 정해놓은 할당량을 다 마치기 전까지는 공부

를 접지 않는 다는 것이에요. 제 주변 친구들을 보면 10시까지는 영어, 12시까지는 수학

이런 식으로 시간을 정해놓고 공부를 하기도 해요. 그러나 그보다는 오늘은 영어 100문

제, 수학 한 단원 식으로 할당량을 정하고 그것을 다 하면 다음 학습 스케줄로 넘어간다

는 계획을 세우는 게 낫다고 봐요. 그래야 그날그날 목표한 만큼의 공부를 효율적으로

할 수 있기 때문이죠. 가끔 할당량을 너무 많이 정해놓거나 어려운 문제에 당면해 시간

이 오래 걸릴 때는 잠을 못잘 때도 있어요. 그러나 공부를 한 만큼 결과가 나온다는 생각

을 하면 강한 의지가 생겨요. 평소 6시간 정도 자는 데 가끔 공부가 잘 될 때는 3시간 정

도 밖에 취침을 못하기도 해요. 그래도 아쉽지 않아요. 제가 열심히 했다는 사실에 오히

려 뿌듯하기만 할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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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적이 오르고 꿈을 고를 수 있게 되다

처음 공부를 시작하게 된 것은 앞서 말한 대로 반장으로써 선생님께 무시 받는 게 싫어

서였어요. 그러다 공부를 해서 조금씩 인정을 받고 나니 누군가에게 인정받는 기분이

얼마나 짜릿한지 알게 되었어요. 어느 정도 성적을 올려놓으니 그 전처럼 또 바닥을 치

는 성적을 받아선 안 된다는 부담과 불안도 생겼어요. 다른 학교 친구가 나보다 수학 진

도를 더 나갔다는 얘기를 듣거나 반 친구가 나보다 점수가 더 잘 나오는 것을 보면 어서

따라잡고 싶다는 마음이 불쑥불쑥 들어요. 뭐든 하나를 하면 될 때까지 파는 제 성격도

한몫 했죠. 사실 우리학교에 저보다 수학을 잘하는 친구가 하나 있어요. 그 친구가 수학

은 항상 1등이고 저는 늘 2등이에요. 수학은 가뜩이나 제가 제일 잘하는 과목이다 보니

꼭 한 번 그 친구를 제치고 1등을 해봐야 겠다는 욕심이 마음속에 자리하고 있어요. 이

제껏 한 번도 성적이 떨어진 적 없이 오르기만 하다 보니 고지에 서고 싶다는 생각이 드

는 거죠. 다른 친구들은 어떤 구체적인 꿈이나 직업을 설정해두고 성적을 올리는 경우

가 많지만 제 경우에는 순전히 승부욕과 근성이 성적을 오르게 했다고 생각해요. 그러

다보니 자연스럽게 꿈이 생겼어요. 성적이 오르니 ‘고를 수 있는’ 직업이 많아진 거죠.

한의사도 되고 싶고 경영 쪽을 전공해 대기업에도 들어가고 싶고요.

수학 1등 기다려라! 400점 만점 기필코 받아야지

요즘 제 고민은 온라인 게임에 빠졌다는 거예요. 우연히 친구가 알려준 게임의 세계에 접

어들었다가 헤어 나오지를 못하고 있어요. 한번 시작하면 끝을 내는 제 성격이 게임에서

또 발동된 게 탈이에요. 게임도 성적에 따라 등급이 나오는 데 저는 실버 랭킹, 친구는 골

드 랭킹이어서 경쟁심이 생겼고 내 기필코 골드 랭킹을 차지하고 말리라 하는 다짐까지

하고 있어요. 그 와중에 다행인 것은 얼마 전 다른 학교에 진학한 친구들은 열심히 공부

한단 소식을 들었어요. 게임을 당장 그만두고 저도 마음을 다잡아야겠다고 정신이 번쩍

들었어요. 2학년이 되면 반드시 더 좋은 성적을 낼 거예요. 선생님들과 친구들에게까지

선전포고를 해 놨답니다. 모의고사 400점 만점을 꼭 받고 말 것이라고요. 이렇게 말을 해

두면 정말 지킬 수 있을 것 같아서요. 물론 내신도 1등, 수학 1등도 제 차지가 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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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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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의 나를 찾으러 떠난 1년의 여정

장래희망: 아직 모르겠음. 롤모델: 글쎄. 고등학교에 처음 입학할 때만 해도 저는 장래

희망이나 롤모델이 있냐는 질문에 머뭇댔어요. 사실 ‘대외용’으로 준비된 대답은 있었지

만 그게 아주 솔직한 제 마음은 아니었기 때문이죠. 대외용으로 말한 직업은 외교관이

었어요. 중학교 때부터 관심이 있었던 직업임은 분명했지만 사실 ‘꼭 되고 말겠다!’는 다

짐을 한 것은 아니었어요. 다만 장래희망이 없다고 대답하면 ‘왜 아직도 진로를 못 정했

냐?’는 질문이 돌아올 것이 걱정돼 마지못해 대답을 했던 것이었죠. 롤모델 역시 마찬가

지였어요. 사실 제가 생각하는 롤모델은 특정 인물이 아니에요. 제게 롤모델은 누구나

될 수 있어요. 저는 제가 만나는 사람들 개개인에게서 장점을 하나씩 보고 배우려고 해

요. 그래서 사람을 자세히 관찰하려고 노력하죠. 무엇이 되었든 저보다 좋은 점을 발견

하면 본받아야지 생각하는 건데요. 주변 사람들의 장점을 한 가지씩 배워 저를 발전시

킨다면 완벽까진 아니더라도 꽤 괜찮은 사람이 되어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책상에 앉는 순간 꿈을 찾는 여행이 시작 된다

창규는아직앞으로의진로를뚜렷하게정하지않았다.본인이흥미를느끼는분야중

무엇이자신의적성에가장적합할지모색중이다.창규가꿈을찾는방식은공부를

하는것이다.공부과정에서자신이가장관심있고잘할수있는분야를찾을수있

다고여기기때문이다.또한나중에무엇을하게되든공부가튼튼한기초가되어줄

것이라고생각하는친구다.

이창규 (부산국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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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학년도 자기주도학습 우수사례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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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모델에 대한 대답은 이 정도로 된 것 같은데 문제는 장래희망이었어요. 정말 하고 싶

은 일은 무엇인지, 잘 할 수 있는 분야는 무엇인지, 그리고 진정 행복한 일인지, 저로서

는 깊이 고민해야 할 과제였죠. 이제는 대입을 앞둔 고등학생이니 장래희망을 심도 있

게 고민해보고 전공도 정해야 할 때라고 생각했어요. 저는 수능에 대한 부담이 상대적

으로 덜 한 고등학교 1학년 한 해 동안 내 미래를 탐색하는 시간을 갖기로 했어요. 그 첫

번째는 평소 제가 관심을 가졌던 분야들에 대한 ‘들여다보기’였죠.

동아리만 5개 가입, 나의 꿈 1순위는 어디에?

정치, 경제, 미디어, 역사, 금융…. 제 관심분야는 정말 다양했어요. 이중에 어느 것 하나

도 뒤로 미룰 수 없을 만큼 관심이 덜한 분야가 없었죠. 모두가 계속 알아가고 싶고 미래

에 한 번쯤 직업으로 경험해보고 싶은 분야들이었어요. 아무리 다 좋아도 뭐 하나는 뚝

심 있게 밀고 가야 할 텐데…. 그러나 무엇을 우선순위에 놓아야 할 지 알 수 없었어요.

뭔가 하나로 통합될 수 있는 직업이 있으면 좋으련만 딱 봤을 때는 그다지 일관성이 없

는 분야기도 했고요. 마침 학교에 여러 분야 동아리가 개설되어 있었고 본인이 원한다

면 제한 없이 가입도 가능했어요. 저는 한껏 욕심을 내 정치외교모임, 교지편집부, 경제

경영동아리 등 여러 동아리에 가입했답니다. 내게 가장 적합한 분야가 뭔지 찾아보겠다

는 일념이었어요. 동아리 활동은 보통 야간자율학습시간을 한 시간 정도 빼서 하게 되

는데 저는 여러 개의 동아리를 하다 보니 거의 매일 야간자율학습 한 시간을 비워둬야

했죠. 하나도 소홀하고 싶지는 않았어요. 적어도 정식으로 가입을 했다면 제가 해야 할

일을 제대로 하고 싶었고 관련 분야에 대해서도 심도 있게 학습하고 싶었거든요. 그리

고 그렇게 제 진로를 모색하는 과정 또한 굉장히 의미 있는 일이라고 여겨졌고요.

스스로에게 엄격하려면 시간 관리부터 하라

동아리 활동은 확실히 제가 진로를 찾는 데 도움을 줬어요. 사실 아직까지도 딱 이거다

하고 정한 것은 없지만 광고, 마케팅, 경영 정도로 분야는 좁혀졌죠. 그 와중에 저는 시

간 관리의 중요성을 깨닫게 되었어요. 바쁜 스케줄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소화해야 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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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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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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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 공부는 어떤 식으로 해야 할지 제대로 갈피를 못 잡은 탓에 흘려버린 시간이 꽤 됐기

때문이에요. 동아리 활동에 대한 후회는 없었지만 시간 관리를 좀 더 잘했더라면 보다

후회 없는 1학년 생활을 하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성적은 걱정했던 것에 비

하면 나쁘지 않았지만 시간 관리 면에서는 분명히 고쳐야 할 점이 있었어요. 중학교 생

활과 고등학교 생활은 학습적인 부분뿐만 아니라 생활 전반적으로 너무나도 많이 달랐

거든요. 중학교 때는 집과 학교가 가까워 딱히 학교에서 보내는 시간이 제 일상의 전부

를 차지하는 것은 아니었어요. 그런데 고등학교에 입학하면서 처음으로 기숙사 생활을

하게 되었고 ‘자습’이라는 것도 처음 해봤어요. 하루 시계가 완전히 달라질 수밖에 없는

배경이었죠. 게다가 저는 중학교 때까지 틀에 맞춰 공부하는 습관이 없었어요. 딱히 계

획이라는 걸 세우지 않고 그때그때 필요한 공부를 하고 기분대로 행동할 때가 많았어

요. 그럼에도 성적이 잘 나왔던 이유를 말한다면 그야말로 ‘교과서적’인 뻔한 대답을 할

수 밖에 없어요. 왜냐면 그게 시험을 잘 볼 수 있는 ‘정답’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이죠.

바로 선생님 수업에 집중력 있게 참여하는 것이에요. 졸지 않고 잡념 떠올리지 않고 온

전히 수업에 집중 한다면 사실 따로 치열하게 공부 하지 않아도 좋은 성적을 유지할 수

있는 게 중학교 공부였어요. 그랬기에 체계적인 학습을 하지 않아도 선생님 수업만 잘

들었다면 80%는 먹고 들어갈 수 있었던 게 사실이었죠. 그러나 고등학교는 달랐어요.

학습량부터가 눈에 띄게 늘었고 내신 관리는 물론 주기적으로 치는 모의고사 성적도 신

경을 써야 했기에 철저한 시간 관리가 필요했어요. 선생님들이 ‘스터디 플래너’를 쓰라

고 조언하시는 것도 바로 그 때문이었죠.

시간관념 자체가 희미했던 저는 제가 원해서가 아닌, 어떤 규율에 의해 책상 앞에 앉게

되면 무엇을 해야 할지 몰랐어요. 차라리 학원을 다니는 친구들은 그날 하루치의 숙제

를 하기위해서라도 책상에 앉아 정해진 공부를 했어요. 그러나 저는 그렇지 못했죠. 저

는 몇날 며칠을 고민하다가 ‘하루 분량’을 정해놓고 공부를 하기로 마음먹었어요. 처음

에는 욕심을 부려 할 수 있는 양 이상의 목표를 잡기도 했으나 점차 시간이 지나면서 제

가 할 수 있는 학습량을 가늠할 수 있었죠. 제 자신과 처음으로 약속이라는 것을 했어요.

적어도 하루에 정해진 분량만큼은 꼭 하자는. 늦잠을 자든 졸음이 오든 그냘 하기로 다

짐한 분량은 반드시 다 해야 한다는 약속을 했어요. 시간을 정해놓고 공부하기보다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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량을 정해놓고 공부하는 게 제게는 더 탄력적으로 시간을 쓰는 방법이었어요.

| 창규는 성적 관리에 스터디 플래너가 필수라고 생각한다.

꿈이 확실치 않아도 공부를 열심히 하는 이유는?

저는 간혹 제가 공부를 열심히 해야 하는 당위성을 찾곤 해요. 과연 제가 이렇게 자발적

으로 공부를 하려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어떻게 보면 확실한 목표가 없으니 공부가 잘

안 될 수도 있을 텐데 말이죠. 그런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제가 만약 공부 외에

예술분야나 기술 분야 등에 재능이 있었다면 그것을 했을 거라는. 그러나 저는 아직 다

른 분야에서 재능을 발견하지 못했고 그나마 제가 잘 할 수 있는 것이 공부였어요. 제가

관심을 갖는 분야 역시 정치, 경제, 역사 등 공부를 하지 않고서는 깊이 있게 알 수 없는

분야고요. 진로가 있어서 공부를 하는 게 아니라 공부를 함으로서 진로를 찾는다는 것

도 제게 있어 커다란 명제로 통해요. 제가 다양한 분야의 책들을 뒤적이는 것도, 여러 개

의 동아리를 들락거리는 것도 결국은 공부를 해감으로써 제가 진짜 원하는 길을 찾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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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것이죠. 그 길은 기를 써서 찾는 다고 보이는 것도 아니고, 마치 풀밭 속의 네잎클로

버처럼 두 눈을 반짝이며 공부라는 숲을 헤맬 때 발견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가만히

생각만 한다고 꿈이 저절로 생길까요? 아니라고 봐요. 일단 저의 연장인 연필을 들고

‘보석’을 찾으러 공부라는 광산으로 들어가야 하는 것이죠.

공부, 일단 해두면 선택할 수 있는 티켓은 많아진다

중학교 때 성적은 꽤 좋은 편이었어요. 치열하게 공부했다기보다 모든 과목의 수업에

집중한 것이 효과를 발휘했죠. 그래도 수학과 영어는 나름대로 공부를 해나갔어요. 그

렇기 때문에 시험기간에도 밤샘을 하거나 잠을 줄이지는 않았죠. 평소 때 정리해둔 것

이 있어 무리하지 않아도 시험을 보는 데 큰 어려움이 없었어요. 내신이 나쁘지 않았지

만 사실 중학교 3학년 때에도 어느 고등학교를 가야할지는 갈피를 잘 잡지 못했어요. 그

러다 우연히 친구들과 토론대회에 참여했었어요. 조를 짜서 밤새 토론 준비를 하고 성

공적인 토론을 이끌어내는 경험을 할 수 있었죠. 저는 잠이 많아서 뭐든 밤을 새서 하지

는 못하는 편인데 저도 놀랄 정도의 몰입과 흥미로 잠을 양보해가며 토론 준비에 만전

을 기했어요. 이때 저는 확실히 ‘문과’ 쪽으로 진학을 해야겠구나 생각했어요. 또한 영어

에 대해선 자신감도 있고 평소 때도 영어를 즐기는 편이어서 어학 부분에 있어서도 큰

어려움이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렇게 해서 저는 자기주도학습전형으로 국제고

에 진학 하게 되었어요. 입학 후 구체적인 진로를 찾아보자 다짐을 했죠. 진로도, 공부하

는 법도 찾아야 하는 시기라 훨씬 빠르게 1년이 흘러갔어요.

내신은 꼼꼼함이다

내신 공부는 고등학교에 올라와선 더욱 더 꼼꼼히 해야 하는 것 같아요. 어떤 친구들은

모의고사처럼 범위가 넓지 않으니 정해진 범위만 공부하는 내신을 쉽게 여겨요. 그러나

‘쉽다’고 생각하는 순간 더 세세하게 봐야 하는 부분도 놓치고 말아요. ‘나는 다 알고 있

어’라고 단정 짓기 때문인데요. 제 생각에는 절대 그렇지 않아요. 전 영어 과목을 통해

‘꼼꼼함의 중요성’을 깨우쳤어요. 영어는 늘 자신이 있어왔고 어렵지 않게 풀어왔기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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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에 다른 과목에 비해 쉽게 생각한 게 잘못이었죠. 제가 아는 어휘의 뜻과 시험에 출제

된 어휘의 뜻이 다른 적도 많았고 그래서 아무리 지문을 다 이해해도 보기가 헷갈려 틀

리는 문제가 생겼어요. 어휘 하나를 외우더라도 어떤 뜻을 가지고 있는지, 또 글의 맥락

에서 어떤 표현으로 쓰인 것인지 제대로 파악해야 해요. 읽었을 때 대충 해석이 된다고

해서 그게 다 공부가 된 것은 아니니까요. 게다가 제 경우, 주변의 많은 친구들이 수준급

영어 실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방심할 수 없었어요. 특히 내신에 있어서, 영어 과목은

누구하나 뒤처지는 사람이 없는 박빙의 승부 과목이었죠. 중학교 때 잘했으니 고등학교

때도 잘할 거라는 생각은 금물이었어요. 내신 점수를 잘 받는다는 것은 수업시간에 집

중만 한다고 되는 일이 절대 아니었죠. 수업시간에 집중하는 것은 기본이고요, 교과서

와 선생님이 나누어주신 별도의 프린트, 선생님이 언급하시지 않으셨더라도 배운 내용

과 연계되는 내용이 있다면 모조리 머릿속에 담아두어야 해요. 내신은 꼼꼼함이니까요.

이 진리는 수십 번 강조해도 넘침이 없는 것 같아요.

국어도 암기가 필요하다

국어는 중학교 때부터 항상 시험에서 ‘만점’을 받겠다는 목표로 공부를 해왔었어요. 그

런데 중학교에서 본 12번의 시험 중 만점은 단 한 번 밖에 없었어요. 만점을 받는다고 생

각하면 아무래도 더 열심히 하게 되는데도 불구하고 제가 만족할 만큼의 점수가 나오지

않았죠. 저는 중학교 2학년 때 국어 과목을 맡으셨던 담임선생님께 조언을 구했어요. 대

체 제 국어 공부 방법에 어떤 문제가 있느냐고 여쭤봤죠. 그러자 선생님은 제가 책을 많

이 읽어 독해 능력은 좋지만 국어에도 ‘암기’가 필요하다는 것을 잘 모르고 있는 것 같다

고 하셨어요. 사실 그때 저는 그 말씀을 잘 이해하지 못했어요. 국어에도 암기가 필요하

다니? 제가 생각하는 암기과목은 사회나 과학 분야에 한정되어 있었어요. 국어를 외워

서 공부한다는 것은 상상도 못했던 일이죠. 그러다 선생님 말씀이 고등학교에 입학한

후에 조금씩 이해하게 되더라고요. 물론 국어 공부에 있어서 무언가를 ‘달달’ 외울 필요

성은 없겠지만 적어도 문학 작품에 있어선 배경 지식으로 알아두어야 하는 상식이 분명

존재했어요. 고전문학의 형식과 역사적 배경, 저자에 대한 기본적인 프로필, 자주 등장

하는 주제의식과 동시대의 작품 카테고리까지 기억해 두어야 할 사항들이 많았죠. 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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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이런 지식들은 머릿속에 많이 쌓아 둘수록 문제를 풀 때 요점 파악이 수월해지고 시

간이 단축됨을 느낄 수 있었어요. 이를 염두하고 공부를 했더니 성적이 많이 올랐어요.

평소 책과 신문을 가까이 함으로써 글을 읽는 감도 잃지 않았죠.

자막 없는 영화로 영어를 익히다

저는 해외에서 살다온 적도 없고 학원도 다니지 않았지만 영어 실력만큼은 ‘덤’으로 얻

었다고 생각할 만큼 어린 시절부터 꾸준히, 그리고 즐겁게 익혀 왔어요. 공부를 하듯 한

게 아니라 마치 모국어를 습득하듯 영어를 접했죠. 그 과정 중에 ‘체계적인 학습’은 전혀

없었어요. 사실 이 부분은 부모님의 도움도 컸어요. 부모님은 제가 어렸을 때부터 영어

환경에 최대한 노출될 수 있도록 도와주셨죠. 아침에 눈 뜨자마자 자기 전까지 제 귀에

는 ‘영어’가 들렸어요. 때로는 영화에서 때로는 음악에서 영어는 내 생활의 배경음이나

다름없었죠. 특히 영화는 하루에 4~5시간 씩 보았어요. 자막 없이 보았기 때문에 저는

내용을 이해하기 위해서 배우들의 말에 귀를 기울일 수밖에 없었고 그러면서 어느 순간

영화 속 대사가 들리기 시작했어요. 저는 이 과정을 아기가 태어나 모국어를 배우는 과

정과 같다고 생각해요. 그 어떤 아기도 태어나자마자 말하고 읽고 쓰지 못해요. 무조건

듣기부터 하면서 귀에 익은 말들을 옹알이하듯 따라하는 것이죠. 읽고 쓰는 건 그 다음

차례에요.

제가 영어를 읽을 수 있었던 건 초등학교 고학년에 접어들면서부터였어요. 그때서야 알

파벳을 익히고 문장을 읽기 시작한 것이죠. 그러나 까막눈이어도 일상적인 영어 회화만

큼은 자연스럽게 구사할 수 있는 수준은 되어 있었어요. 부모님께 감사드리는 부분은

영어에 대해서 무엇을 해야 한다 식의 강요를 하지 않으셨다는 것이에요. 제가 정말 즐

겁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도록 환경만 조성해주셨을 뿐이죠. 돌이켜보면 제가 책을 좋

아하게 된 이유도 이와 비슷해요. 엄마와 함께 도서관을 갔지만 특정한 책을 권해주시

지는 않았어요. 제 마음대로 이런 저런 책들을 꺼내보았죠. 자발적으로 책을 읽었으므

로 어떤 부담도 없었어요. 지금까지도 제가 책을 즐겁게 읽는 이유가 여기에서 비롯되

지 않았나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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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영어는 그렇게 흥미 위주로 실력을 기르게 되었어요. 흔히 영화로 영어를 익히

면 일상적인 회화 외에 보다 전문적이고 학구적인 어휘와 표현은 배우기 어려울 것이라

고 생각해요. 그러나 제 생각은 그렇지 않아요. 물론 영화가 책을 읽는 것과는 다르기 때

문에 한계는 있을 수 있어요. 그러나 영화에도 정말 다양한 장르가 존재하잖아요. 액션,

멜로, 드라마, 코미디, 스릴러, 공상과학, 전기, 다큐멘터리에 이르기까지 학문만큼이나

그 종류는 다채롭잖아요. 당연히 어떤 장르의 영화를 보느냐에 따라 등장인물들의 대사

가 달라지고 쓰는 어휘와 표현 또한 천차만별이죠. 예를 들어 나는 SF영화를 보면서 처

음으로 ‘양자’라는 단어를 접하게 되었어요. 일상 회화로는 알기 어려운 과학 단어죠. 그

러나 영화만 보고 끝나면 안돼요. 아리송한 표현은 사전을 찾아보기도 하고 다른 예문

을 접해보면서 익숙해지는 노력을 해야 하죠. 어휘 역시 체계적인 공부를 소홀히 할 수

없는 부분이에요.

영어 지문은 반복해 듣거나 읽어 자연스럽게 외운다

중학교 때 영어 공부는 교과서 중심으로 하되 본문의 리스닝 파일을 시간 날 때마다 들

었어요. 대부분 영어 교과서에는 CD가 부록으로 나오는데 이 CD를 들으면 굳이 교과서

를 반복해 읽지 않더라도 자연스럽게 내용이 머리에 들어와요. 반복해서 들으면 나중에

시험 지문에서 단어나 문법이 살짝 바뀌어 있어도 바로 찾아낼 수 있어요. 고등학교에

와서는 내신 시험의 지문이 교과서에 한정되지 않고 정말 다양한 원서에서 발췌돼 일일

이 음원으로 찾아 들을 수는 없었죠. 대신 교과서 지문과 선생님이 나누어주신 프린트는

따로 노트를 마련해 옮겨 쓰거나 그대로 가져다 붙였어요. 그리고 노트를 반복해 읽었

죠. 노트에 담긴 지문만큼은 시험 일주일 전이나 열흘 전쯤 거의 외울 정도로 익혔어요.

제가 생각하는 영어를 잘 할 수 있는 또 하나의 방법은 영어를 통해 다른 분야에 대해

관심을 갖는 것이에요. 저는 영어를 접하면서 자연스럽게 영미 문화와 역사에 대해서

호기심을 갖게 되었고 자연스럽게 그쪽 분야의 책을 읽는 동기가 되었어요.

최근에 저는 문법 쪽에 심혈을 기울이는 중이에요. 아무래도 어렸을 때부터 회화 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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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영어를 주로 하다 보니 문법에 좀 약하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문법 문제가 출제되면

보통 감으로 문제를 풀 때가 많았어요. 정답은 대부분 맞췄지만 막상 ‘왜 그 답을 골랐

냐?’라고 누군가 묻는다면 설명을 할 수는 없었죠. 마치 우리말도 어색한 문장에 대해

왜 어색한지 논리적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것처럼 말이에요. 저는 직관적인 판단에서 문

제를 푸는 게 아니라 ‘왜’ 옳고 그른지 제대로 설명할 수 있는 기반을 닦고 싶어요.

내 학습량의 70%, 내 운명의 수학

수학은 하루 공부양의 절반 이상을 할애하는 과목이에요. 수학을 사람으로 치면 나는

정말 집착 수준으로 수학을 사랑하는 중인 거죠. 문과 계열 쪽의 많은 학생들이 ‘수학’을

어려워하는데 저 또한 그 부류를 벗어나지 못했어요. 다른 과목은 그리 까다롭다는 생

각이 들지 않아요. 이 부분에 있어선 저 외에 다른 문과 친구들도 공감할 거예요. 그런데

수학은 그렇지가 않아요. 아무리 개념을 탄탄하게 쌓아놔도 어떤 응용문제가 나올지 몰

라 불안하고 해도 해도 완벽하게 한 것 같은 느낌이 들지 않는 거예요. 저는 스트레스도

별로 받지 않고 딱히 콤플렉스도 없는 편이지만 수학만큼은 중학교 때부터 늘 무거워

요. 그렇다보니 방학에는 거의 하루 전부를 수학에 할애할 때가 많아요. 최소 8시간, 때

로는 잠자는 시간 빼고 오로지 수학만 파고들 때도 있어요. 학기 중에는 그렇게까지 쏟

아 부을 여유는 되지 않았지만 최소 1시간에서 2시간은 꼬박꼬박 문제를 풀려고 노력했

어요. 그래도 수학 때문에 불안해서 학원에 다닌 적도 있었어요. 큰 학원에 다녔는데 오

후 2시부터 10시까지 꼬박 수학만 하는 시간이 이어졌어요. 문제는 학원 숙제가 어마어

마했고 학원 커리큘럼을 따라가느라 바빠 혼자 공부할 시간이 없다는 거에요. 결국 육

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 너무 힘들어서 학원을 그만두었죠. 학원을 다니는 것보다 ‘내가

스스로 하는 게 제일이구나’를 깨달았던 경험이었어요. 제가 생각하는 수학은 끝이 없

는 공부에요. 같은 공식을 가지고도 나올 수 있는 문제는 수백, 수천가지다. 그러니 시험

에서 백점을 맞았다고 해서 절대 안심할 수 없는 과목이죠. 풀고 또 풀어봐야 해요. 특히

국어와 영어는 기본적으로 잘하는 학생들이 많은 상황에서 수학을 잘한다는 것은 제가

보다 높은 고지에 올라갈 수 있는 척도가 돼요. 어쩌면 제가 가진 수학에 대한 불안, 그

로인한 노력은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계속되지 않을까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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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규의 수학 오답노트. 본인이 직접 푼 과정과 답지의 풀이 과정을 나란히 배치해 한 눈에 비교되도록 작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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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걷지 않으면 내일 뛰어야 한다

어떤 시험도 단기간 공부, 즉 벼락치기를 해서 잘 볼 수는 없어요. 공부는 평소 때 해야

하고 모르는 것이 있다면 미루지 말고 곧바로 해결해야 해요. 그렇기에 공부도 습관이

되어야 하는 거죠. 시험 기간이 끝났다고 해서 제멋대로 놀다가 다시 시험을 앞두고 몰

아치기로 공부를 하는 습관은 별로 좋지 않다고 생각해요. 그렇게 해서 얻을 수 있는 지

식과 성과는 아주 한정적일 뿐이에요. 저는 가끔 ‘오늘 걷지 않으면 내일 뛰어야 한다’는

말을 되새기곤 해요. 보통 공부가 잘 되지 않을 때 그 생각을 하면 적어도 오늘 내가 정

해놓은 분량만큼의 공부는 무슨 수를 써도 하게 되더라고요. 그렇지 않으면 내일이 되

었을 때 두 배로 힘들거든요. 그러면 그것이 스트레스로 누적돼요. 결국 제 의지로 하지

못한 공부에 대한 책임은 다른 누구도 아닌 제가 지게 되는 거죠. 단 공부에 대해 너무

부담을 갖지 않으려고 해요. 스스로를 남과 비교하지 않으려고 하고요. 저는 누군가보

다 ‘잘난 삶’을 살기 위해 공부하는 것도 아니고 사람들에게 잘 보이기 위해 공부하는 것

도 아니니까요. 오로지 제 자신을 위해서, 제 행복을 위해서 공부할 뿐이에요. 누가 제

대신 제 꿈을 대신 꿔줄 수는 없는 노릇이잖아요. 이제 2학년 생활을 시작할 때가 왔어

요. 1학년 때 다소 소홀했던 시간 관리에 힘쓰고 여러 개의 동아리는 한 두 개로 정리할

예정이에요. 이제는 선택과 집중의 때가 왔다고 생각해요. 저는 오늘도 뚜벅뚜벅 걸어

갈 거예요. 내일 숨차지 않기 위해, 제 꿈에 가장 빨리 닿을 수 있는 속도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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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처음 받은 질문“넌 뭐가 되고 싶니?”

학교에 나가지 않았던 때가 있었어요. 하루, 이틀, 자꾸만 결석하는 날이 많아졌죠. 그러

자 처음에는 의아해했던 친구들도, 선생님도 제 결석을 그냥 그러려니 하고 넘겼어요.

아니, 사정을 아셨던 선생님은 ‘눈을 감아주셨다’고 표현하는 게 맞을 거예요. 아무도 만

나고 싶지 않았고 그저 혼자 있고 싶었던 나날들이었어요. 사춘기 소년의 방황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일렀던 초등학교 때의 일이에요. 집안은 어려웠고 제게는 매일이 버거운

현실로 다가왔죠. 밥조차 제대로 먹기 힘든 하루들이었어요. 부모님은 당신들의 삶이

더 벅찼기에 저를 챙길 여유가 없으셨죠. 물론 원망하지는 않았어요. 그냥 혼자가 익숙

했던 나날이었어요. 그리던 어느 날이었어요. 아무 의욕 없이 학교에 등교를 했던 초등

학교 6학년 때의 어느 날. 담임선생님은 제게 물으셨어요. 뭐가 되고 싶냐고요. 처음 받

는 질문이었죠. 제 머릿속이 복잡해졌어요. ‘나는 뭐가 되고 싶은 걸까?’ 하루 종일 답을

낼 수 없었죠.

열 번 넘어져도 다시 일어날 수 있다면‘공부의 신’이 될 수 있다.

어려운가정환경탓에초등학교때부터학교생활에제대로적응하지못했던상훈이

는뒤늦게독학으로몇년치의밀린공부를시작했다.공부에는그어떤핑계도없다

는생각으로꿋꿋하게공부를해온결과현재는학교내에서최상위권의성적을유지

하고있다.본인이공부하는부분에있어선빈틈이없어야한다는각오로공부에임하

는,스스로에게굉장히엄격한학생이다.

정상훈 (웅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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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처음부터 시작이다, 샘솟는 공부 의욕

어린 시절, 저는 뭐가 되고 싶다는 생각은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었고 공부를 해야 한다는

의무감도 의욕도 없었어요. 그렇지만 뭐가 되고 싶냐는 선생님의 한 마디는 저를 바꿔

놓았어요. 뭐라도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태어나 처음으로 했고 그렇게 정한 목표가 ‘교

사’였어요. 제 앞에 보이는 사람이 선생님이었기에, 바로 그 선생님이 제게 꿈을 물어보

셨기에 선생님만큼 멋진 분은 없었어요. 그런데 뭘 어떻게 해야 할 지 전혀 감이 오지 않

았죠. 선생님은 모든 걸 다 알고 계시고, 우리를 가르치시는 분이니까 열심히 공부하면

되겠구나 싶었어요. 그러나 막연했어요. 초등학교 6학년이었지만 4학년 때 배우는 수학

의 분수조차 몰랐으니까요. 공부를 해본 적이 없었기에 그간 배웠던 학습과정에 대해서

는 거의 전무하다시피 지식이 없었고 어떻게 공부를 해야 하는 지도 몰랐어요. 저는 문

제집 한 권 제대로 살 수 있는 형편이 아니었어요. 쑥스러웠지만 저는 공부를 하기 위해

용기를 내야 했어요. 초등학교 6학년. 저는 긴 터널을 빠져나온 듯 책상 앞에 앉았고 연

필을 쥐었죠.

“선생님 3학년부터 6학년 과정의 남는 수학 문제집이 있으면 제게 주실 수 있을까요?”

선생님은 흔쾌히 문제집을 주셨고 저는 아주 기초적인 수학 개념부터 공부하기 시작했

어요. 모르는 것은 선생님께 여쭤보기도 했지만 너무 방대한 양이었기 때문에 거의 독학

을 하다 시피 해야 했어요. 평소 스트레스 때문인지 밤에 잠을 잘 이루지 못했던 저는 역

으로 잠이 오지 않는 시간을 공부하는 데 이용했어요. 목표가 생기자 전에 없던 의욕이

넘쳤고 나는 할 수 있다는 자신감, 어쩌면 오기 비슷한 것이 제 안에서 솟아나더라고요.

스스로를 믿지 못하면 공부를 할 수 없다

그리고 중학교에 입학을 했고 저는 놀랍게도 반 편성 시험에서 꽤 높은 성적을 거두었

어요. 심지어 친구들이 ‘조작’이라고 놀릴 정도로 제 성적은 일대 센세이션을 일으켰죠.

낮밤으로 공부한 성과였지만 ‘나도 하면 되는구나’라는 굉장한 자신감을 얻었던, 지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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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 공부를 할 수 있었던 큰 동기였어요. 저는 성실하게 공부했어요. 모든 수업을 경청했

고 다른 친구들보다 먼저 시험공부를 시작했죠. 그러다 1학년 1학기에 이사를 가게 되

었고 현재 사는 곳으로 전학을 오게 되었어요.

또다시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야 했기에 걱정이 좀 되었지만 어렵사리 유지해온 공부 리

듬을 잃지 않기 위해 노력했죠. 전학한 학교에서는 낸 성적은 나쁜 성적이라고 볼 수는

없지만 노력에 비해서는 만족스럽지 못한 성적이었어요. 선생님께서도 공부에 투자하

는 시간에 비해 조금 안타까운 성적이라고 하셨고요. 저는 정말 ‘씹어 삼키듯’ 공부를 했

어요. 남들처럼 학원도 갈 수 없었고 흔한 문제집도 학교에서 받아와야 하는 환경이었

죠. 그러나 불평은 하지 않기로 다짐했어요.

모든 일이 내 뜻대로 되지는 않았어요. 능률을 올리겠다는 다짐도 잠깐, 2학년이 되자

제게는 다시 한 번 방황이 찾아왔어요. 아버지와의 갈등이 있었고 집안 형편은 더 나빠

지기만 했죠. 집안일 때문에 끊임없이 스트레스를 받았고 나중에는 집에 들어가는 것

조차 꺼리게 됐어요. 학교가 끝나면 집보다 근처 도서관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졌지만

온갖 잡념들이 저를 괴롭혔어요. 짜증과 분노가 일었죠. 제일 화가 나는 건 스스로에 대

한 불만이었어요. 왜 이겨내지 못하는 걸까, 왜 공부에 집중하지 못하는 걸까하는 불만

들이 저를 괴롭혔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2학년 2학기 들어서 손을 다쳤어요. 손가락을

봉합하는 큰 수술을 받아야 했죠. 그 바람에 병원에 입원하느라 기말고사는 볼 수조차

없었어요. 그렇게 2학년이 마감됐어요. 많은 일들이 있었고 그것이 공부를 할 수 없었던

이유라 여겼지만 돌이켜보면 모두 핑계였어요.

수업시간 집중과 꾸준한 복습만이 답이다

2학년을 마무리하며 선생님께 신뢰를 잃은 느낌이었고 제 자신을 향한 미움은 점점 커

져만 갔어요. 이제 중학교 생활은 단 1년이 남아있는 상황이었고 저는 이 기간마저 놓치

면 영영 되돌릴 수 없을 거라는 생각을 했어요. 제가 이루고자 하는 꿈을 위해 공부해야

했어요. 새롭게 마음을 다잡았죠. 일단 중위권 안으로 진입하는 것을 목표로 잡았고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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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그야말로 ‘깡으로’ 공부했어요. 그렇게 해서 하위권

까지 떨어졌던 성적이 다시 상위권으로 폴짝 뛰었고요. 그리고 그 성적을 유지하기 위

해 1년 내내 무던히도 노력했어요. 다행히 3학년 한 해 동안 크게 성적이 떨어진 적은 없

었어요. 내신은 역시 수업 때 집중하는 태도, 그리고 꾸준한 복습이 성적을 좌우하더라

고요. 다만 같은 해에 보았던 성취도 평가에서는 좋은 성적이 나오지 않았고 저는 이 결

과가 여전히 기본기가 부족한 탓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런 결과가 고등학교에 들어

가서 보게 될 모의고사, 나아가 수학능력시험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거라는 생각까

지 이어졌고요.

그래프를 그려 한 눈에 볼 수 있게 한 스터디 플래너

3학년 때 올린 성적과 자기소개서를 바탕으로 자기주도학습전형으로 고등학교에 입학

했어요. 고등학교에서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공부를 열심히 하겠다 다짐하고, 중학교 생

활을 한 번 돌이켜보았어요. 변동이 잦았던 성적, 의욕만 앞서 공부에 집중하지 못했던

자세, 그리고 스스로를 믿지 못했던 내 자신…. 이젠 바뀌어야 했어요. 저는 이제 누구도

원망치 않기로, 내 자신을 가장 신뢰하기로, 성적을 올리는 데 급급하지 않고 차곡차곡

기초부터 쌓아가기로 마음먹었죠.

고등학교 입학 후 선생님의 조언에 따라 스터디 플래너를 만들었어요. 시중에 나와 있

는 스터디 플래너를 쓴 것이 아니라 제가 빈 노트를 이용해 직접 만든 스터디 플래너였

죠. 제대로 해보자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플래너에는 오늘 내가 꼭 해야 할 공부 리스트

를 만들고 그 리스트에 대한 성취도를 그래프로 그렸다. 세로축은 계획된 공부의 달성

도, 가로축은 시간을 표시했어요.

그래프는 날짜가 축적됨에 따라 제가 일주일 동안 혹은 한 달 동안 어떻게 공부를 해왔

는지를 한 눈에 보여줬죠. 잠시 안이해지는 순간에도 스터디 플래너를 쭉 넘기다보면

하루도 게을리 할 수 없다는 의지가 생겨요. 중학교 때는 졸리면 자는 것을 택했던 저는

고등학교에 와서는 정해진 할당량의 공부를 마치기 위해 잠을 아끼기도 하고 쉬는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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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학년도 자기주도학습 우수사례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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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차 허투루 넘기지 않았어요. 수업을 마친 후에는 5분 동안에는 배운 것을 훑어보는 간

단한 복습을 했고요. 다음 시간이 되기 직전 2분 동안 영어 단어장을 봤어요. 학교를 마

치면 그날 배웠던 모든 과목을 복습했어요. 그렇게 짬짬이 하니까 바쁘기만 했던 시험

기간에는 여유롭게 공부하는 제 자신을 느낄 정도였죠. 적어도 제게 있어 자투리 시간

은 제 것이 아니라고 여겼어요.

| 쓰기 편한 유선노트에 직접 계획표를 짜 넣은 스터디 플래너. 달성도와 소요시간을 축으로 한 그래프를 그려 넣어 한 눈에 일일 학습 성취도를 확인할 수 있게 했다.

‘공부의 신’이 된 나의 롤모델, ‘박철범’

고등학생이 되어서는 뭔가 더 구체적인 진로 목표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교사’도

분명 되고 싶었던 직업이었지만 이제는 시야를 좀 넓혀서 제 적성에 맞는 직업이 어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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것들이 있는 지 두루 둘러봐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죠. 초등학교 때는 제게 있어 가장 훌

륭한 직업이 매일 매일 보는 선생님이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제가 이룰 수 있는, 폭넓

은 가능성을 타진하고 싶었어요. 그러던 중 제게 큰 영향을 끼친 분을 만나게 됐어요. 직

접 만나본 적은 없지만 전 그의 책 <하루라도 공부만 할 수 있다면>을 10번, 아니 그 이

상 반복해 읽었어요. 바로 ‘공부의 신’으로 통하는 박철범 씨에요. 그 또한 학창시절 어

려운 가정 형편으로 학원은 엄두조차 내지 못하고 홀로 꿋꿋하게 공부를 해나갔어요.

부모님의 이혼과 생활보호대상자로 지정될 정도로 열악한 상황에서도 자신의 꿈을 향

해 묵묵히 노력한 그는 결국 서울대 조선해양공학과를 거쳐 고려대 법학과에 입학하기

에 이르렀죠. 그리고 현재도 공부를 멈추지 않고 매일 새로운 꿈을 향해 나아가는 중이

라고 해요. 박철범 씨 또한 <공부가 가장 쉬웠어요>를 쓴 변호사 장승수 씨를 존경하며

공부를 했대요. 그가 그랬듯 저 또한 그를 롤모델로 삼고 싶어요. 공부에 대한 열정, 어

려운 환경에도 좌절하지 않는 의지까지…. 한 때 교사를 꿈꿨었지만 그를 만나고 법조

인에 대한 꿈을 키우게 됐어요. 제가 어렵게 살아온 만큼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직업을 가지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사실 대학만 가도 참 좋겠다고 여겼던 적이 있

었어요. 그러나 이제는 누구보다 당당하게, 홀로 공부해 꿈을 이루고 말겠다는 오기가

생겼어요. 어쩌면 지금의 제 환경은 박철범 씨보다 나은 환경일지도 몰라요. 아직 법조

계에서도 어떤 일을 해야 할 지 확실치는 않지만 우선은 법대를 목표로 악착같이 공부

할 거예요. 언젠가는 저 또한 누군가의 멘토가 될 수 있는 날이 오길 바라면서요.

학(學)보다는 습(習)이 중요하다

학습, 배워서 익힌다는 뜻의 단어에요. 배우고 익히는 것 모두 중요하죠. 그러나 제가 공

부에 있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은 ‘습(習)’이에요. 수업시간에 선생님 말씀에 집

중하는 것은 기본 중에 기본이지만 배우는 것으로 끝나선 안돼요. 완전히 내 것으로 만

들려면 배운 것을 바탕으로 끊임없이 복습하고 익혀야 하죠. 제가 수업시간이 끝나자마

자 쉬는 시간 동안 앞서 배운 것을 정리하는 이유도 바로 습이 중요해서라고 생각해서

에요. 짧은 시간이지만 다시 훑어보는 것과 훑어보지 않는 것에는 큰 차이가 있다고 봐

요. 이렇게 한 번 훑어보고 기억해두면 방과 후 자습시간에 복습할 때 훨씬 더 이해가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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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학년도 자기주도학습 우수사례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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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해요. 저는 예습은 못할지언정 복습만큼은 확실하게 해두려고 노력한답니다. 평소 이

런 습관을 들이면 적어도 내신에 있어서는 걱정할 필요 없어요. 저는 중간, 기말고사 기

간이 다가오면 평소 해둔 공부가 있기 때문에 바로 전날 다음날 시험 과목이 무엇인지

체크할 정도에요.

수학, 문제에 순위를 매겨 푼다

제가 복습을 가장 철저히 하는 과목은 수학이에요. 수학은 다른 친구들이 예습을 가장

열심히 하는 과목이기도 하죠. 그러나 제 경우 어렸을 때부터 확실하게 수학을 공부해

온 편이 아니라 개념을 탄탄하게 하는 데 주의를 기울여요. 그래서 방학 때면 지난 학기

에 배운 수학 진도를 마치 빠진 벽돌 채워 넣듯 끊임없이 반복해 풀어 봐요. 예습을 할

바에는 부족한 부분부터 확실히 알고 가야겠다는 생각에서요. 개념 이해 후 문제를 풀

때는 문제에 순위를 매기고요. 난이도에 따라서 혹은 제가 자주 틀리는 유형에 따라서

먼저 풀어야 할 문제와 나중에 풀어야 할 문제를 구분하는 것이죠. 적어도 한 번 풀어본

문제에 있어서는 시험에서 틀리지 말아야지 하고 다짐해요. 그렇게 다짐하고 나면 한

문제를 풀더라도 개념부터 풀이방법 까지 단 하나도 소홀히 할 수가 없어요.

영어는 등하교, 쉬는 시간 틈틈이

영어의 경우 저는 ‘짬짬이 공부’를 중시하는 편이에요. 집에서 학교까지는 30분 정도 버

스를 타야 하는데 저는 이때 미국 드라마를 스마트폰으로 봐요. 영어 선생님께 조언을

구해 추천받은 드라마를 보는 데 일상적인 회화가 등장하고 나름 재미도 있어 30분의

어중간한 시간이 알차게 흘러가요. 학교에 도착하면 아침방송으로 영어 듣기방송이 나

와요. 이때에도 집중해서 영어 듣기 방송을 듣고 문제를 풀어요. 듣기 방송이 끝나면 수

업 시작 직전까지 영어 단어장을 보고요. 그 후로도 쉬는 시간 틈틈이 전 시간 수업 복습

이 끝나면 바로 영어 단어장을 펴요. 방과 후에는 그날 배운 영어 수업의 해당 단원을 다

시 한 번 읽어보며 복습을 하고 모의고사 기출문제집을 통해 독해 실력을 키우기 위해

노력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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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를 쉬기 위해 6일을 정진 한다

공부를 하는 데 있어선 체력 안배도 중요해요. 너무 의욕이 앞서다가는 컨디션 난조로

효율이 떨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죠. 그래서 저는 일주일에 하루 정도는 쉬려고 하는 편

이에요. 대신 6일 동안은 제가 목표한 바를 무조건 달성하고요.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는 열심히 공부해야 일요일에 쉴 수 있다는 생각을 하죠. 제가 하고자 했던 공부를 6일

동안 다 하지 못했다면 일요일은 결코 쉴 수 없어요. 쉰다 하더라도 마음이 놓이지 않고

스스로도 즐겁지 않아요. 저는 일요일 하루 동안 축구나 농구 등의 운동을 하고 종교생

활을 해요. 몸과 마음의 휴식을 얻고 앞으로 일주일간 어떻게 공부를 할 것인지 계획을

짜고 다짐도 해요. 지난 한 해 동안에는 쉬는 날을 이용해 가고 싶은 대학교를 견학하기

도 했어요. 대학생이 되었다는 생각으로 캠퍼스를 거닐다 보면 꼭 이 학교 교정을 거닐

어야겠다는 생각에 의욕이 솟고 공부 의지도 생기더라고요.

나는 잡초 같은 사람, 이런 내가 좋다

척박한 땅에서도 질긴 생명력, 혹 누군가에게 밟혀도 다시 일어날 수 있는 튼튼함. 저는

제가 잡초 같은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화려하고 예쁜 꽃은 아니지만 꿋꿋하게 땅 위에

뿌리내린 채 하늘을 바라보고 사는 잡초. 잡초처럼만 산다면 지금 제가 하는 공부는 그

리 힘들고 어려운 것이 아니겠죠. 다만 저는 꿈을 꾸는 잡초에요. 오늘보다 내일이 더 나

은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하물며 좀 쫓기는 느낌이 있더라도 뭐든 경험하고 뭐든

적극적으로 열심히 하면서 살고 싶어요. 지금은 중학교 때처럼 부모님께도 내가 처한

환경에도 큰 불만이 없어요. 이제는 담담하게 이해하고 웃을 수 있어요. 꿈을 갖고 공부

를 하면서 저도 모른 사이 철이 들은 걸까요? 앞으로 또 어떤 힘든 일이 닥치더라도 꿋

꿋하게 버텨낼 자신이 있어요. 지금 제가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하고 싶을 뿐이에요.

그래서 앞으로 남은 2년, 저는 최선의 공부를 하려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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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성적을 올려준 고마운 친구들

고백컨대 제 공부의 절반은 친구들이 도와줘요. ‘비밀 노트’라도 공유하는 거냐고 묻는

다면 그보다 더 큰 도움을 받는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바로 질문 세례인데요. 친

구들은 제게 특히 학습과 관련한 질문을 많이 해요. “은정이 네가 설명해주면 정말 이

해가 잘 된다”라고 말하는 친구들이 꽤 있어요. 그렇다고 제게 별다른 비결이 있는 것은

아니에요. 그냥 제가 이해한 만큼 차근차근 천천히 설명해줄 뿐이죠. 친구들이 제 덕분

에 몰랐던 걸 알게 되었다고 하면 참 뿌듯해요. 시험 때가 다가오면 질문은 더욱 더 많이

쏟아져요. 비슷한 질문이 많아서 같은 설명을 여러 명의 친구들에게 반복해야 할 때도

있어요. 이런 모습을 본다면 ‘귀찮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할 수도 있어요. 그런데 솔직히

말하면 저는 정말 좋아요. 사실 중학교 때는 싫었던 적도 있었어요. 친구들은 평소 제 숙

제를 베끼기도 했고 시험 때면 시험에 나올만한 걸 찍어 달라고 하기도 했었어요. 제가

무슨 만능박사도 아닌데 친구들은 제게 학습과 관련한 많은 부분을 의지했어요. 그래도

친구들아, 내게 무엇이든 물어 보렴!

교사가꿈인은정이는친구들이꼽는최고의‘또래선생님’이다.모르는것이있을때

은정이에게물어보면누구보다친절하고이해하기쉽게설명해주기때문이다.은정이

는친구들의질문덕분에성적이더욱향상되었고적성에맞춰역사선생님이라는장

래희망도갖게되었다.

조은정 (순창제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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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들에게 짜증을 낸 적은 없었고

요. 막상 질문이 들어오면 저도 모르

게 성심성의껏 해답을 내주게 되더

라고요. 제 적성인가 싶었죠. 그러면

서 차츰 친구들의 질문이 제 성적을

올려준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일부

러 암기해야 할 부분도 친구들 질문

에 몇 번씩 반복해 설명하다보면 자

연스럽게 머릿속에 각인되어 있었

고 친구들이 안 풀린다며 가져온 문

제는 어떻게든 설명해주기 위해 제

가 수차례 풀다보니 저도 모르게 공

부가 되는 거예요. 특히 시험이 있을

때는 친구들이 물어보는 거의 대부

분의 문제들이 시험 범위에 해당하

는 것이어서 공부에 크게 도움이 되

었어요. 더군다나 친구들에게 제가

이해 못하는 것, 잘못 알고 있는 것을 알려줄 수는 없기 때문에 친구들이 질문을 해오기

도 전에 ‘철저히’ 공부를 하게 된다는 장점도 있었고요. 친구들의 질문 세례가 제게 미치

는 긍정적 영향은 일석삼조 쯤 되는 것 같네요. 첫째는 복습 효과, 두 번째는 예습 효과,

마지막 세 번째는 ‘좋은 친구’ 효과죠.

그래서 내 꿈은 역사 선생님!

이쯤 되면 누구라도 제 장래희망을 예상할 수 있을 거예요. 친구들 덕분에 적성을 발견

한 저의 꿈은 역사 선생님이에요.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을 하면 좋겠다고 생각해오던

와중에 제가 제일 좋아하는 과목이 뭔가 하니 바로 역사였어요. 제가 재미있어 하는 과

목이니 학생들에게 가르쳐줄 때도 지루하지 않게, 잘 이해할 수 있도록 가르칠 수 있을

| 또래상담교육을 받은 후 친구들과의 관계를 더욱 돈독히 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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것 같아요. 게다가 역사야 말로 제대로 알아야 하는 분야잖아요. 물론 주요과목인 국어

와 영어, 수학에 비하면 ‘기타 과목’으로 분류되기 일쑤지만 저는 국영수보다 더 잘 알아

야 하는 과목이 역사라고 생각해요. ‘역사를 잊은 민족에겐 미래가 없다’는 말처럼 역사

는 미래를 만들어가는 기본 토대나 다름없기 때문이죠. 저 또한 아직 자라는 청소년이

지만 역사 공부를 올바르게, 열심히 해서 제가 가르치게 될 제자들에게 바람직한 역사

관, 미래관을 심어주고 싶어요. 그 꿈을 향해 저는 열심히 공부해야하죠. 그 일환으로 교

사가 되기 위해 꼭 필요한 한국사 2급 자격증을 취득했답니다.

잦은 이사 덕분에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적응력

사실 저는 초등학교 때 ‘진득하게’ 앉아 공부하는 형편이 되지 못했어요. 아버지 직업으

로 인해 이사를 정말 자주 다녔거든요. 전국의 대도시와 시골 마을을 오가며 무던히도

전학을 다녔죠. 한 곳에 6개월 넘게 있으면 “어, 이번엔 좀 오래 있네?”할 정도였어요. 그

렇다보니 학교를 옮길 때마다 학습 진도 맞추랴, 친구 새로 사귀랴 정신이 없었음은 당

연했죠. 이러다 성적이 뒤처지는 건 아닌가, 친구 한 명 없이 지내는 건 아닌가 걱정도

많이 했어요. 매번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야 했던 저를 가장 많이 보듬어 주고 격려해준

건 다름 아닌 부모님이었어요. 부모님은 자주 전학을 다녀야 하는 현실을 미안해하시면

서도 제가 우울해하지 않도록 끊임없이 저와 대화를 하셨고 긍정적인 기운을 불어넣어

주셨죠. 그 시절 덕분에 지금도 저는 부모님과 굉장히 친밀해요. 친구들보다 더 친하다

고 할 정도로 말이죠. 그리고 그 시절 덕분에 ‘적응력’ 하나는 정말 빠르다고 생각해요.

다행히 중학교 때부터는 이곳 순창에 정착해 살게 되었고 저도 마음 놓고 친구를 사귀

고 공부를 할 수 있었어요. 중학교 때는 줄곧 최상위권 성적을 유지했답니다. 중학교 동

창들이 들으면 얄미울지도 모르겠지만 아주 솔직히 말하면 공부가 그리 어려운 일은 아

니었어요. 시골에 있는 학교라서 경쟁이 그리 치열하지 않았고 시험 문제도 수업 시간

에 집중만 하면 어렵지 않게 풀 수 있는 것들이었으니까요. “아, 이제 나의 호시절이 왔

구나!”싶었답니다. 공부도 친구도 이제는 ‘쭉’ 쉽고 즐거울 것만 같았죠. 그러나 착각이

었어요. 고등학교에 올라가자 지금까지 해왔던 대로 공부를 했다간 역사 선생님은커녕

‘쪽박’을 찰 게 분명했죠. 입학 후 첫 시험 성적은 제가 결코 만족할 수 없는 결과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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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만 달라졌을 뿐인데 공부 잘하는 친구들이 많았고, 그만큼 다들 열심히 공부를 하

고 있었어요. 저는 저의 주특기, ‘새로운 환경에 대한 적응력’을 다시금 분발해야 할 때

임을 깨달았죠.

질문을 많이 받는 만큼 질문을 많이 하는 질문 대장

이전까지는 주로 제가 친구들에게 질문을 받는, 어떻게 보면 ‘수동적인’ 입장이었지만

이제는 적극적인 학생이 되어야 할 때였어요. 교과서는 습관적으로 보려고 노력했고 안

풀던 문제집도 주요 과목당 한 권씩 사서 풀기 시작했어요. 그리고 선생님들과 친해지

려고 노력했고요. 사실 노력하고 말고도 없었어요. 기본적으로 수업시간에 초롱초롱한

눈망울로 선생님 말씀에 집중하고 모르는 부분이 있으면 틈나는 대로 선생님께 찾아가

여쭤보면 선생님과의 친분은 자연스럽게 쌓을 수 있었으니까요. 저는 선망하는 역사 선

생님은 물론이고 다른 과목 선생님들과 정말 많이 친해졌어요. 정말 ‘질문 대장’처럼 행

동했거든요. 물론 모른다고,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무조건 물어본 것은 아니고 저도 할

수 있는 데까지 노력하다 정 안되겠으면 선생님을 뵈었어요. 우리학교에는 방과 후 멘

토 교실이 있는데요, 멘토 교실은 주요과목 선생님들이 요일별로 돌아가면서 학생들의

멘토가 되어주시는 시간이이에요. 이 시간을 잘 활용만 해도 잘 모르는 부분들을 제대

로 짚고 넘어갈 수 있답니다. 멘토 교실에서는 별도의 문제집을 하나 정해 스스로 풀어

보고 선생님과 함께 모르는 부분들을 체크했어요. 덕분에 저는 질문을 가장 많이 받는

친구에서 질문을 가장 많이 하는 학생이 되었답니다. 적극적으로 공부에 임하니 성적도

점차 향상하는 게 눈에 보였어요.

토막잠은 자지 않느니만 못 하더라

제가 학생으로서 가장 싫어하고 지양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바로 수업 시간에 조는

것이에요. 수업 시간에 조는 것은 제게 용납할 수 없는 일이죠. 수업 시간이야말로 가장

손쉽게 공부할 수 있는 시간인데 이 시간을 까먹으면 나중에 2배로 고생해야 하거든요.

생각해보세요. 수업은 차려진 밥상에 숟가락만 올리는 것과 다름없어요. 전문가가 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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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명해주면 혼자 책을 보며 이해하는 것보다 훨씬 빠르고 쉽게 학습 능률을 올릴 수 있

잖아요. 그래서 저는 성적 때문에 고민이 많은 후배들이나 친구들에게 “수업 시간에 제

대로 집중하는지, 졸지는 않는지” 돌이켜보라고 조언해줘요. 일부 친구들 중에는 밤늦

게 까지 자습을 하고 정작 수업시간에는 조는 친구들이 있어요. 결국 수업시간에 놓친

내용은 혼자 다시 하는 악순환이 거듭되는 거죠. 사람마다 자신에게 맞는 수면 시간이

있겠지만 적어도 5~7시간은 숙면 해야지 다음날 맑은 정신으로 공부에 집중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저도 늦은 밤까지 잠을 아끼며 공부를 하려고 했던 적이 있어요. 특히 시

간이 부족하게만 느껴지는 시험 기간에 그랬어요. 너무 졸릴 때는 1시간만 자고 일어나

서 해야지 하고 토막잠을 잤는데 그래봤자 졸린 기운을 쫓기는 어렵더라고요. 오히려

공부 리듬만 끊길 뿐이었죠. 잘 때도 제대로 자고 공부할 때도 제대로 공부하는 것, 그것

이 저의 신조에요. 이도저도 아닌 것은 그 무엇도 제대로 할 수 없어요.

영어, 끼니처럼 하루도 거르지 말 것

영어는 어렸을 때부터 습관처럼 해야 실력이 좋다는데 저는 수업 외에 혼자 하는 공부

를 고등학교에 와서야 본격적으로 시작했어요. 영어 또한 앞서 말했듯 선생님의 도움을

많이 받았어요. 영어는 모르는 부분을 여쭤 보기 보다는 어떻게 공부를 해야 할지 그 틀

을 잡는 데 있어 선생님께 자문을 많이 구했던 것 같아요. 솔루션은 하루도 거르지 말고

지문을 접하라! 였어요. ‘감’을 잃지 않기 위해, 독해 실력을 키우기 위해 마치 끼니를 챙

기듯 매일 매일 지문을 읽고 문제를 풀었죠. 모의고사 기출문제집이나 영어 칼럼 등을

읽었고 문제를 풀고 끝나는 게 아니라 일일이 한 줄 한 줄 해석을 하고 모르는 단어를

단어장에 적었어요. 단어장은 하루에도 몇 번씩 짬짬이 시간 날 때마다 외웠고 자체적

으로 단어 시험을 봤어요. 학기 초에는 지문 하나 읽고 해석하기도 벅차서 하루 평균

2~3개 지문을 읽는 게 보통이었죠. 1년이 지나 현재는 하루 8개 정도의 지문을 읽어요.

그만큼 독해 속도가 빨라졌고 어휘도 많이 늘었기 때문인데요, 듣기의 경우 학교에서

방과 후 일정 시간마다 20분씩 듣기 방송을 틀어줘요. 이때를 놓치지 않고 듣기 평가 문

제를 풀고 놓친 부분을 검토해요. 요즘은 영어 실력이 부쩍 향상된 느낌이어서 문제집

이나 지문의 난이도를 점점 높이고 있답니다. 제가 영어 공부를 하면서 확실히 장담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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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있는 것은 ‘하면 된다’에요. 촌스럽고 진부한 말이지만 정말 그래요. 매일 1시간씩 1년

을 하면 황금도 만들 수 있다는 말도 있잖아요. 영어는 우리가 배우는 과목이기 이전에

‘언어’이기 때문에 한 번에 몰아하는 게 아니라 꾸준히 성실하게 공부하면 분명히 실력

이 좋아져요.

수학, 집요하게 풀고 또 풀어라

제가 느끼기에 ‘공부에 왕도가 없다’는 말은 수학을 두고 하는 말이 아닌가 싶어요. 수학

만큼 왕도 없이 해야 하는 공부가 또 어디 있을까 싶을 정도로 수학은 문제를 많이 풀어

야 하거든요. 정말 끊임없이 풀어야 해요. 물론 개념 이해는 필수죠. 개념도 이해되지 않

은 채 문제를 풀 수는 없는 노릇이에요. 그러나 기본적인 공식이 머리에 들어와 있는 상

황이라면 그때부턴 문제를 주구장창 풀어야 해요. 수학 문제가 어떤 식으로 응용되어서

나올지 모르기 때문이죠. 자주 나오는 유형이 있긴 하지만 심지어 익숙한 유형처럼 보

이는 것도 살짝 비틀어 제출되는 문제가 있어요. 그러니 그에 대한 대비를 하려면 타고

난 천재가 아닌 다음에야 다양한 문제를 되도록 많이, 여러 번 풀어보는 게 상책이에요.

대신 이 문제집 저 문제집 집적대는 게 아니라 문제집 하나를 교과서의 보조 교재 삼아

정해놓고 여러 번 반복해서 풀어보는 게 좋다고 생각해요. 사실 이 부분은 저뿐만 아니

라 소위 ‘수학 좀 한다’는 친구들의 공통된 의견이에요. 한 권의 문제집을 여러 번 풀어

보는 것! 제가 자주 틀리는 문제를 파악하고 정확히 이해하고 넘어가는 것! 그것이 수학

공부의 핵심이에요. 그러니 수학에 있어서는 끈기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마치 일

생일대 엄청난 연구결과를 내야하는 수학자가 된 것처럼 집요하게 수학 문제를 푸는 것

만이 수학에서 살아남는 방법이에요.

국어, 읽기만 하는가? 쓰는 것도 도움이 된다!

저는 매일 일기를 써요. 오히려 스터디 플래너는 규칙적으로 쓰지 못하는데 일기만큼은

꾸준하게 밀리지 않고 쓴답니다. 하루를 정리하고 때로는 반성하기도 하며 쉽게 잊을

수 있는 일을 세세하게 기록해요. 제게는 일기가 하루 동안의 내 모습을 찍은, 글자로 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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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나 다름없어요. 일기를 적는 습관 덕분인지 저는 어렸을 때부터 글 쓰는 데 재주가

있다는 칭찬을 많이 들어왔어요. 그래서 요즘도 백일장이 개최된다고 하면 되도록 참가

하는 편이에요. 오랫동안 의도치 않게 쓰는 연습을 하다 보니 제 스스로 문장을 교정하

고 짜임 있는 글을 쓰는 데 신경 쓰게 되더라고요. 당연히 남이 쓴 글을 읽을 때도 그래

요. 문맥에 어울리는 문장인지, 비문은 아닌지, 전체적인 구성은 어떤지를 눈 여겨 보게

되는 거죠. 제가 알기로 대부분 친구들이 국어는 ‘읽기’만 잘하면 된다고 생각하는 것 같

아요. 오히려 ‘라이팅’을 따로 하는 영어보다도 더 문장을 쓰지 않으니까요. 모국어이기

때문에 ‘굳이 그럴 필요성이 있을까’하는 생각을 할 수도 있을 거예요. 물론 읽기가 국어

실력의 토대가 됨은 부정할 수 없어요. 저도 어린 시절의 독서 경험이 지금의 국어 실력

에 큰 영향을 끼쳤다고 생각하니까요. 그러나 저는 쓰기도 읽기 못지않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하다못해 문학 작품은 그냥 눈으로 읽는 것과 직접 써가면서 읽는 것은 너무

나 달라요. 쓰면서 의미를 파악하는 게 머릿속에 더 뚜렷하게 남죠. 유명한 소설가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그들은 습작생일 때 좋은 문장을 쓰는 연습을 하기 위해 남의 작품

을 열심히 베껴 썼다고 해요.

그리고 하나 더! 국어는 특히나 교과서와 친해져야 할 과목이라고 생각해요. 어떻게 보

면 앞으로 ‘한국말’을 계속 써야하는 우리가 알아야할 기본 상식을 압축적으로 요약해놓

은 책이라고 할 수 있을 거예요. 그것이 문학이든 어학이든 말이죠. 저는 공부에 집중이

잘 되지 않을 때 국어 교과서를 들춰봐요. 그리고 그냥 마음을 비우고 읽어요. 한국어를

쓰는 사람으로서 응당 가져야 할 기본 상식을 익힌다는 느낌으로요. 그러면 국어가 훨씬

재미있게 느껴져요. 심지어 교과서에 수록된 문학 작품은 일일이 원문을 다 찾아 읽게 되

고요. 수록된 일부 이야기를 처음부터 끝까지 읽고 싶어서 견딜 수 없을 때가 있거든요.

자기주도학습은 나를 돌이켜 보는 것

열심히 한다는 말은 때로 부질없게 느껴져요. ‘열심히’라는 부사만큼 가장 흔히, 자주 듣

고 쓰는 말도 없을 테니까요. 그래서 ‘열심히’라는 단어에서는 뜨거움을 느끼기가 어렵

죠. ‘열심히’의 사전적 뜻은 ‘어떤 일에 온 정성을 다하여 골똘하게’에요. 언제나 듣는 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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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이기에 저도, 그리고 많은 친구들도 그저 습관적으로 ‘열심히’라는 말을 내뱉곤 해요.

그러나 단어의 뜻을 풀어 생각해보면 내 자신이 과연 공부에 온 정성을 다해서 골똘하

게 하고 있는지 되물어볼 일이에요. 정성은커녕 억지로 하고 있는 건 아닌지, 싸구려 상

품을 만들 듯 요령만 익힌 대강의 공부를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자꾸만 돌이켜 봐야 해

요. 자기주도학습이라는 건 공부를 함에 있어 스스로를 돌아보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야 내가 뭐가 부족한지 알고 더 ‘열심히’ 할 수 있거든요. 쑥스럽지만 이러한 이유로

제 좌우명은 ‘열심히 하자’에요. 굳이 앞에 관용구를 붙이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열심히

하자’죠.

저는 요즘 2학년을 앞두고 1학년 한 해 동안 배운 학습 내용들을 정리하고 있어요. 그리

고 1년 치의 일기를 바탕으로 앞으로 제 생활에 대한 계획도 짜고 반성도 하는 중이에

요. 그래야 내일을 더 열심히 살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으니까요. 이미 지나간 일을

돌아보는 것은 후회가 아니라 미래에 대한 준비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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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는다는 것, 좋은 친구를 곁에 두는 것

제가 꼬마였을 때부터 한 손에는 늘 책이 들려 있었어요. 친구들은 그런 저를 책벌레라

고 불렀죠. 그렇다고 방 안에서 하루 종일 책에만 파묻혀 지낸 건 아니었지만 제겐 밖에

서 공을 차고 노는 시간만큼 책을 읽는 시간이 필요했어요. 그래서 언제나 친구들과 노

는 시간과 혼자 책을 읽는 시간을 구분해 생활하곤 했죠. 제가 책에 정말 흥미를 느끼기

시작했던 건 초등학교 2학년 무렵으로 기억해요. 그저 심심해서 넘겨 본 책이 재미있다

고 느껴졌어요. 자발적인 독서활동이 그때부터 시작된 것 같아요. 그 이후로 저는 책을

읽는 습관이 생겼어요. 부모님께서는 제가 읽는 책을 보시고 비슷한 분야의 심화서나

다른 시각에서 저술된 책을 추천해주시며 배경 지식을 넓히는 데 도움을 주셨죠. 어떤

책을 읽으라고 특별히 제안하거나 강요하지 않으셨기에 저는 항상 내 마음가는대로 책

을 선택해 읽고 흥미를 잃지 않을 수 있었어요. 점차 자라면서도 제겐 책만큼 관심이 가

는 분야가 생기지 않았어요. 친구들이 컴퓨터 게임을 즐겨할 때도 저는 보통 책을 읽거

한 권의 책은 한 개의 깃털! 성실한 독서는 나의 날개가 된다

휘원다니엘에게독서는단순한취미나습관이아니다.하루를열고마무리하는일상

이다.독서란어쩌다시간이날때하는게아니라성실하게해야지만진짜지식이되

어머릿속에남는다고말하는휘원다니엘.독서또한공부의일부라고여기는다독가

의면모는독서가부족한친구들의좋은본보기다.

이휘원다니엘 (와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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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스스로 보드 게임을 만드는 식의 ‘아날로그’ 취미를 즐기곤 했어요.

제게 있어 독서는 좋은 친구를 곁에 두는 것이에요. 책을 읽을 때마다 책 안에 담긴 세상

과 교감할 수 있다는 것, 그건 제게 너무나 큰 매력으로 다가와요. 독서는 세상과 소통하

는 방법이나 다름없죠.

하루의 시작을 책과 함께 열다

저는 아침에 일어나면 제일 먼저 책을 읽어요. 독서가 하루를 시작하는 워밍업인 셈인

데요, 자세히 몰입해서 읽는다기보다는 훑어보면서 머리 운동을 한다는 느낌으로 읽어

요. 이렇게 독서로 하루를 시작하면 그날 계획된 공부도 잘 되는 느낌이에요. 이후에는

틈틈이 쉬는 시간에 책을 읽고 저녁 시간에 계획된 공부가 마무리되면 편안한 마음으로

책을 읽죠. 보통은 하루에 2시간 정도 책을 읽는 것 같아요. 분야는 가리지 않으려고 노

력하는 편이고요. 여러 분야의 책을 읽다보면 그것들이 따로 따로 떨어져 있는 지식이

아니라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음을 깨닫게 될 때도 있어요. 특히 인문학이 화두인 요

즘에 독서는 인문학, 즉 인류 모든 문화의 토대를 이해할 수 있는 가장 근본이라고 생각

해요. 작게는 성적이 됐든 인간관계가 됐든 독서야 말로 인생에 가장 튼튼한 힘을 실어

주는 기초가 아닐까요.

책의 장점 하나, 친구 관계를 돈독하게 한다!

책은 그 자체로 좋은 친구가 되지만 인간관계에도 영향을 끼친다고 생각해요. 제 경우

책 덕분에 평소 친하지 않았던 친구들과 대화를 하게 되었고 다양한 생각을 교류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어요. 덕분에 한 권의 책을 읽어도 여러 권의 책을 읽는 것 같은 시너

지 효과를 낼 수 있었죠. 저는 현재 마음 맞는 친구들과 독서를 바탕으로 한 인문사회학

동아리 활동을 하고 있어요. 사회 전반의 여러 가지 문제들, 교육이나 빈부격차 등을 주

제로 토론을 하고 생각을 교류하는 동아리에요. 어떤 문제에 있어 우리 사회에 시사하

는 바는 무엇인지, 우리가 바꿀 수 있는 것은 무엇인지, 연결되어 생각할 수 있는 다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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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분은 무엇이 있는지 이야기를 나눠요. 우리는 일주일에 한 번 정도 모여 2시간 정도

토론을 해요. 주제 선정은 다 같이 하고 주제에 관련한 책을 함께 읽어요. 최근 우리 동

아리는 존 브록만의 <위험한 생각들>, E.질송의 <존재란 무엇인가>를 읽었어요. 제가 추

천한 책이었기에 모두가 읽었다는 것에 대해 뿌듯하기 하고 함께 의견을 나누었다는 것

도 굉장히 의미 있는 일이었어요. 이 모임은 저와 친구들을 한 단계 성장시키는 매개체

인 동시에 우정을 돈독하게 하는 역할을 해요. 말하자면 책이 우리 우정의 메신저가 되

었다고나 할까요.

책의 장점 둘, 독해, 작문, 말하기 능력을 키워준다!

흔히 책을 많이 읽으면 국어 성적이 잘 나온다고들 말하는데 그 말이 정말 맞아요. 저 또

한 과목별 성적을 보면 국어가 제일 성적이 좋거든요. 무조건적인 건 아니지만 적어도

국어 지문을 이해하고 출제자의 의도를 파악하는 데에는 평소 독서가 미친 영향이 컸다

고 생각해요. 심화문제가 나왔을 때 대처할 수 있는 힘도 생긴 것 같고요. 독서로 인해

독해, 작문 실력뿐 아니라 말하는 실력도 좋아졌어요. ‘사도세자의 죽음의 진실은 무엇

인가’라는 주제로 독서토론대회에 나간 경험이 있는데 워낙 역사를 좋아하고 관련 도서

도 많이 읽었던 터라 대회였어도 굉장히 즐겁게 임할 수 있었어요. 옳고 그른 것을 따지

| 독서 관련 대회에서 받은 상장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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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보다 서로 어떤 관점을 갖고 있는지, 또 어떤 부분을 공감하고 비판할지 생각해볼 수

있는 값진 경험이었답니다. 토론에 있어 관건은 내가 얼마나 관련 분야의 배경지식을

갖고 있는가라고 생각해요. 내가 잘 알아야 내 의견을 잘 정리해 논리적으로 말할 수 있

고 상대방의 의견 또한 반박할 수 있는 여지가 생기기 때문이죠. 그런 점에서 저는 독서

활동에 빚을 졌다고 할 수 있을 만큼 큰 도움을 받았어요.

책의 장점 셋, 진로 결정을 도와준다!

제 꿈은 고고학자에요. 역사 공부를 좋아하다보니 책도 역사 분야를 많이 읽게 되었는

데요. 그러다보니 아주 자연스럽게 고고학자를 꿈꾸게 되었어요. 특별한 계기라고 할

것도 없이 그냥 책을 통해 역사를 공부해왔던 경험들이 쌓여 결국 꿈도 그쪽 방향으로

꾸게 된 거죠. 더 강력한 동기를 꼽자면 트로이 문명을 발견한 고고학자 하인리히 슐리

만의 일대기를 읽으면서 고고학자라는 직업에 큰 매력을 느끼게 되었어요.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되어온 문명을 자신의 일생을 모두 바쳐 문명의 증거를 찾아낸 그의 인

생은 과연 존경스러운 것이었어요. 한 사람으로 인해 묻혀있던 문명이 되살아나고 그

로 인해 인류의 역사가 다시 쓰인다는 것. 얼마나 멋진 일인가요! 저 역시 그처럼 역사

를 깊이 들여다보고 탐구해보고 싶어요. 그래서 세계사, 철학과 미학 등 인류 역사에 관

련한 모든 학문에 대해 관심을 두고 책을 읽으려고 노력 중이에요. 제가 고고학자만을

사수하는 것은 아니에요. 제가 관심을 두는 분야가 하나 더 있는데 바로 방송이에요. 초

등학교 때 우연히 신문의 공고를 보고 하게 된 청와대 어린이기자 활동으로 방송 쪽에

관심을 갖게 되었거든요. 그래서 중학교 때부터 현재까지 교내에서 방송부 활동을 하

고 있어요. 방송부에서는 작가와 엔지니어 등 다양한 역할을 두루 해왔고요. 그래서 진

로를 열어두고 기회가 된다면 방송 쪽에서 일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요.

사실 방송과 고고학은 연결고리가 없어 보이지만 둘이 관계가 없다고 생각하지는 않아

요. 예를 들어 제가 작가가 되든 연출가가 되든 고고학을 바탕으로 방송을 만들 수도 있

고 고고학이라는 배경 지식이 더 좋은 방송을 만들 수 있는 자양분이 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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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제가 고고학자가 될지 혹은 방송 쪽 일을 할지 결정지을 수는 없어요. 아직까지는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싶고 책을 많이 읽으면서 구체적인 진로를 모색하고 싶어요.

책의 장점 넷, 인생의 멘토를 만날 수 있다!

가끔 스트레스를 받을 때 저는 책에서 읽은 구절을 떠올려요. 파울로 코엘료의 <흐르

는 강물처럼>에서 접한 구절이죠. ‘연필은 쓰던 걸 멈추고 몸을 깎아야 할 때도 있어.

당장은 좀 아파도 심을 예리하게 쓸 수 있지. 너도 그렇게 고통과 슬픔을 견뎌내는 법

을 배워야해. 그래야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는 거야.’ 이 구절은 제게 늘 힘을 줘요. 작

가는 이런 말도 했어요. 연필이라는 것은 실수를 했을 때 끝에 달린 지우개로 실수를

지울 수도 있고 심이 부러 지면 깎아서 다시 기회를 얻을 수도 있다고 말이에요. 주위

의 시선을 너무 의식하지 말고 연필처럼 인생을 살라는 것이 작가의 말이에요. 저는 살

짝 미끄러지려고 할 때마다 작가의 말을 곰곰이 가슴에 되새기곤 해요. 그러고 나면 힘

이 생기면서 앞으로의 역경과 고난을 견뎌낼 수 있는 느낌이거든요. 저는 가끔 이 책을

다시금 읽어보곤 해요. 읽을 때마다 새로운 느낌이에요. 하지만 공통적인 감정은 늘 내

게 위안이 된다는 것이에요. 인생의 스승이 나를 토닥토닥 격려해주는 동시에 앞으로

나아갈 힘을 불어넣어주는 것 같아요. 그러니 책을 어찌 인생의 멘토로 여기지 않을 수

있을까요.

두려움 없이 조금씩, 천천히 다가가라

가끔 몇몇 친구들은 왜 책이 재밌는지 모르겠다고 말하곤 해요. 독서가 중요한 건 알겠

는데 도무지 책에 흥미를 붙이지 못하겠다는 거죠. 저는 일단 책에 부담을 느끼지 말았

으면 좋겠다고 조언해요. 일단 자신이 관심 있는 분야에 대한 책을 찾아보고 가볍게 훑

어보았으면 좋겠어요. 완전하게 이해하겠다, 완독하겠다는 생각은 접는 게 좋아요. 그

럴수록 책이 부담스럽게 느껴질 수 있으니까요. 그렇게 독서 습관을 가볍게 들이기 시

작하면 나중에는 가지를 뻗듯 관련 분야 책을 보게 되고 전보다 깊이 있는 책 읽기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책을 사람처럼 생각했으면 좋겠어요. 어떤 사람이든 처음 만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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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색하고 낯설기 마련이지만 조금씩, 그리고 천천히 알아갈 수록 그 사람이 가진 진면

목이 보이기 마련이니까요.

영화의 원작을 읽는 것도 독서의 좋은 시작

저는 방송 쪽에 관심이 많다보니 영화나 드라마 등의 매체의 원작을 찾아 읽는 것을 좋

아해요. 영상매체가 아무래도 오락적인 요소를 많이 가미하고 있다면 책으로 통해서 보

는 작품은 같은 작품일지라도 감상은 완전히 다를 수 있어요. 행과 행 사이에 독자가 생

각할 수 있는 여백을 남겨두기 때문이죠. 글이 묘사한 장면, 등장인물들의 목소리와 어

투 그 모두 독자가 상상해야 할 몫이죠. 그래서 저는 책읽기를 힘들어 하는 친구들에게

유명한 영화나 드라마의 원작을 읽어보라고 추천하기도 해요. 그러면 책을 읽으며 내용

을 파악하는 일이 다소 쉬워지기도 하고 흥미도 생기니까요. 그리고 하나 더! 책을 읽다

가 좀 어려운 부분이 나오더라도 좌절하지 말고 그냥 넘기라고 말해요. 나중에 가서 저

절로 이해가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죠. 책을 모두 읽은 다음에는 같은 책을 읽은 친구

들과 대화로 의견을 나누거나 인터넷에서 다른 사람들의 서평을 찾아보는 것도 생각의

저변을 넓히는 데 도움이 되고요.

책은 나의 날개다

제게 한 권의 책은 깃털이에요. 그러니 여러 권의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깃털이 모아지

는 셈이죠. 그렇게 모아진 깃털은 날개가 돼요. 날갯짓을 하면 제가 본 적 없는 풍경, 그

러니까 하늘 위에서 아래를 보는 것 같은 아주 넓은 시야를 갖게 되는 거예요. 물론 지금

저는 아직 깃털을 모으는 중이라 원하는 만큼의 시야를 확보하지는 못했어요. 무조건

많이 읽는다고 능사는 아니라는 생각도 해요. 앞서 말했듯 한 번 읽은 책이라도 다시 읽

을 때는 새로운 것이 보일 때도 있고 감상 자체가 아예 달라질 수도 있기 때문인데요. 저

의 경험에 따라, 또 기분에 따라 달리 읽힐 수 있어요. 최근 저는 괴테의 <파우스트>를

두 번째로 읽고 있는 중이에요. 브라이언 M. 페이건의 <크로마뇽>도 여러 번 읽는 중이

고요. <파우스트>는 문학 작품이고 <크로마뇽>은 자연과학서다 보니 두 책을 번갈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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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 읽다보면 한 번에 여러 개의 신세계를 경험하는 느낌이에요. 책을 다 읽었을 때는 단

순한 감상을 기록해두는 것에 만족하지 않고 제 인생관이나 책이 던지는 메시지를 앞으

로 다가올 미래와 연관 지어 생각해보곤 해요. <파우스트> 같은 고전은 왜 현재까지 수

많은 이들이 읽는지, 또 이미 사라진 크로마뇽인을 통해 우리가 느끼고 깨우쳐야 할 부

분은 무엇인지 생각해봐요. 그랬을 때 제가 독서를 한 보람이 느껴지거든요. 한 번 읽고

단편적인 감상으로 끝내버리는 독서는 제가 지향하는 독서가 아니에요.

책을 통해 얻은 긍정의 힘이 나를 움직인다

저는 이제껏 슬럼프를 겪어 본 적이 없어요. 크게 우울한 적도, 극심하게 좌절한 적도 없

어요. 아마도 책을 통해 얻은 긍정적인 기운 때문이 아닐까 싶어요. 주변 친구들을 보면

성적 때문에 걱정이 많은 것 같아요. 저라고 성적에 관심이 없는 것은 결코 아니에요. 더

군다나 저는 사교육을 한 번도 받아본 적 없이 학교 수업 외에는 늘 혼자 알아서 공부를

해야 했거든요. 그러다보니 늘 친구들에 비해 진도가 뒤처졌고 일부 과목은 이해 속도

도 느렸던 것 같아요. 그러나 서두르지 않았고 남들과 비교하지 않았죠. 제가 할 수 있을

만큼만 최선을 다하자고 저를 다독였고 그 생각은 지금도 변함이 없어요. 대신 제가 계

획한 공부만큼은 절대 미루지 않으려고 해요.

수능 시험을 대비한 공부도, 학교 내신을 위한 공부도 독서 활동의 일환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어요. 교과서든 문제집이든 다 같은 책이 아니든가요. 책을 읽으며 지식을 쌓

고 인생의 교훈을 얻듯 학교 공부 또한 책을 통해 익히고 이해하는 건 동일하다고 봐요.

그렇기 때문에 제게 독서와 학교 공부를 별개로 구분 짓는 건 크게 의미가 없어요. 학교

공부도 독서를 하듯, 독서도 학교 공부처럼 하면 결국에는 인생 전체에 자양분을 얻는

게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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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서 후에는 책을 분야별로 나누어 독서 감상 기록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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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묵히 고민을 들어주는 나만의 비밀 친구

친구들이 말하는 저의 성격은 매우 밝다는 것이에요. 제가 생각해도 저는 참 웃음도 많

고 사교성도 좋은 사람이에요. 친구들로부터 해맑은 아이라는 평을 듣다보니 친구들과

갈등을 빚는 상황이 생기면 저는 굉장히 예민해져요. 그런 상황은 아무래도 드문 편이

지만 어쩌다 친구와 오해라도 빚게 되면 그것을 풀기위해 대화와 설득을 하며 어떻게든

갈등을 해결하려고 노력해요. 이런 성격 덕분인지 반 친구들과도 두루두루 친하고 내성

적인 친구들에게도 제가 먼저 다가가게 되더라고요. 반에서 조금 소외되는 친구가 있으

면 ‘함께’ 하기 위해 깊은 대화를 나누었고 어려운 일이 있는 친구를 적극적으로 돕고자

노력했어요. 그런데 이렇게 ‘밝은 친구’로 지내는 데에도 어떤 강박관념이 작용한다는

생각을 종종해요. 가끔 힘든 일이 있거나 피곤할 때에도 남들 앞에서는 어두운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아 속으로 끙끙댈 때가 있거든요. 늘 밝은 모습만 보여줘서 섣불리 우울

해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가 않은 거죠. 제가 생각하는 제 모습은 겉보기와 달리 사

내가 풀 수 없는 문제의 열쇠가 책 안에 있어

필현이에게책이란고민을들어주는카운슬러이자꿈을향한디딤돌같은존재다.학

업때문에교과서외의독서활동을부담스러워하는친구들과달리필현이에게독서는

밥을먹고잠을자는행위처럼자연스럽다.독서를통해본인의진로를정한필현이는

책을자아실현의도구라고여긴다.

주필현 (동두천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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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한 일도 쉽게 지나치지 못하는 소심한 사람이에요. 그러나 이점 때문에 마냥 힘들고

답답한 것은 아니에요. 여전히 저는 사람들에게 밝은 사람이길 바라길 때문인데요, 그

래서 저의 고민을 들어줄 ‘비밀 친구’를 하나 만들었어요. 그게 바로 책이에요. 책은 제

게 참 고마운 친구에요. 읽다보면 우울하거나 짜증났던 감정이 푹 꺼지고 마치 제 고민

을 잘 들어주는 든든한 친구로 제 손에 들려 있으니까요. 비록 책은 말이 없지만 대신 제

감정을 공감해주고 제게 더 큰 세상을 보여주는 안내자가 되어 주죠.

<시골의사 박경철의 자기혁명>을 읽고 나를 혁명하다

아버지는 제게 책을 읽으라고 늘 조언하셔요. 저의 책 길잡이가 되어주시는 데 때로는

구체적인 책 제목을 말씀하시며 “꼭 읽어보라”고 하시기도 해요. 아버지가 강조하시는

‘책 읽기’의 방법은 첫 번째는 되도록 어려운 책을 읽을 것, 두 번째는 짬짬이 머리를 식

힌다는 느낌으로 읽을 것이에요. 이런 아버지의 가르침은 제가 책을 가깝게 하는 데 큰

역할을 했어요. 사실 어려운 책을 읽으며 머리를 식힌다는 건 어떻게 보면 어려운 것 같

지만 다소 까다로운 책을 완독한 후 제가 얻는 깨달음과 보람은 머리를 식히는 개운함

그 이상의 쾌감을 전해주곤 해요. 중학교 3학년 때 읽은 박경철의 <시골의사 박경철의

자기혁명>은 제게 구체적인 인생 계획을 제시해준, 어쩌면 제 ‘인생의 책’이라 할 수 있

는 책이에요. 책의 주 독자층은 20대였지만 저자가 청년에게 전하는 ‘내 삶의 주인이 되

는 법’은 저를 돌아보고 진로를 탐색하는데 큰 도움을 줬어요. 이 책을 읽은 저는 세계를

무대로 국가를 위한 일을 하겠다는 큰 포부를 갖게 되었어요. 정말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자신감이 생겼고 두근거리는 마음을 주체 못하고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 “외교관이 되

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라는 막연한 질문을 올리기도 했어요. 물론 답은 “열심히 공

부 하세요”였답니다.

“아무리 문제집 푸는 게 중요해도 책을 놓아선 안 된다!”

저는 누군가의 답변처럼 열심히 공부했어요. 외교관의 꿈에 조금 더 가깝게 다가가기

위해서 외국어고등학교에 진학했고요. 중학교 때 보다 더 열심히 해야 한다는 강한 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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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가 생겼음은 물론이에요. 제 공부 방식은 꼼꼼하게 기록하기에요. 스터디 플래너를

하루도 빠짐없이 쓰는 것은 물론이고 대부분 과목을 손으로 써가면서 공부를 해요. 이

른바 ‘깜지’를 쓴다고 할 만큼 빽빽하게 노트를 채워가며 쓰죠. 제게는 이 방식이 가장

잘 맞기 때문이에요. 마찬가지로 책을 읽고 난 후에 기록도 빠뜨리지 않는 편이에요. 대

략의 책 내용과 인상적으로 읽었던 구절, 나의 느낌과 생각을 구체적으로 적어요. 사실

고등학교에 입학하면서 부터는 책을 읽을 시간이 있을까, 또 책을 읽더라도 공부 때문

에 부담스럽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있었어요. 그러나 오히려 고등학교에 올라오면서 독

서에 대한 열정은 더 커졌어요. 국어 선생님이신 담임 선생님의 영향이 컸죠. 선생님께

서는 공부를 하는 와중에도 책을 놓지 말라고 하셨고 독서 기록장을 쓰는 것을 독려해

주셨어요. 선생님은 독서 활동이 당장은 도움이 되지 않는 것 같아도 인생 전체를 놓고

봤을 때는 반드시 도움이 된다고 말씀하셨어요. 저는 선생님의 조언에 따라 지난 한 해

| 언제나 꼼꼼하게 기록하는 스터디 플래너. 내 공부, 독서 스타일은 기록을 세세하게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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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안 인상적으로 읽은 11권의 책에 대한 독서 기록을 따로 묶어 두었어요. 저는 이 기록

을 종종 들춰보면서 책을 읽었을 당시 생생했던 느낌을 되새겨보곤 해요.

| 책을 읽은 후에는 꼭 감상문을 써서 파일에 묶어둔다.

반기문 UN 사무총장의 이야기에 희망을 품다

외교관의 꿈을 꾸는 수많은 청소년들에게 영감을 준 인물은 뭐니뭐니해도 반기문 UN

사무총장일 거예요. 저 또한 톰 플레이트의 <반기문과의 대화>를 읽으며 세계 정상의

조직에서 존경받는 리더로 일하는 반기문 총장의 진면목을 알고 크게 감명을 받았어

요. 그리고 저 또한 반기문 총장처럼 성실하고도 따뜻한 리더십으로 세계 평화에 기여

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겠다는 다짐을 했고요. 말하자면 반기문 총장은 책을 통해 제

게 꿈을 실현할 수 있는 제 안의 힘을 이끌어내 주신 분이나 다름없죠. 반기문 총장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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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학년도 자기주도학습 우수사례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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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도 제가 책을 통해 영감을 받은 인물이 한 명 더 있어요. 바로 포리스트 카터의 <내 영

혼이 따뜻했던 날들>의 주인공인 인디언 소년 ‘어린나무’에요. 자연과 더불어 가는 방법

을 깨우치지만 문명의 힘 앞에서 방랑자가 될 수밖에 없는 ‘어린나무’의 이야기는 제게

‘함께 살아간다는 것은 무엇일까?’라는 질문을 던져 주었어요. 세계를 무대로 평화를 생

각하며 일해야 하는 외교관을 꿈으로 가진 제게 ‘어린나무’의 이야기는 시사해주는 바

가 컸답니다.

책 편식은 그만! 문학부터 자연과학까지 두루 읽는 게 목표

사실 제가 가장 많이 읽는 도서 분야는 문학이에요. 그 중에서도 소설이요. 제일 감동적

으로 읽은 책 역시 조단 소넨플릭의 <너를 위한 50마일>이에요.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

들>처럼 가슴이 뭉클해지는 따뜻하고 인간적인 이야기를 담은 책이에요. 암으로 투병

생활을 하는 10대 청소년들의 슬프지만 아름다운 성장 소설로 지금 제가 가진 ‘행복’의

의미를 다시금 되새겨보게 되는 동기를 부여해준 작품이에요. 제게 준 울림이 강해서

비슷한 책들을 더 읽어봐야 겠다는 생각도 했어요. 그런데 최근에는 제가 책을 편식하

고 있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어요. 우물을 파려면 한 곳만 파는 게 아니라 범위를 넓게

파야 깊게 팔 수 있다는 말처럼 외교관이 되려면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두고 폭넓은 독

서를 해야 하는데 말이죠. 그래서 앞으로 읽을 책은 리처드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

로 정해놨어요. 자연과학 분야의 필독서로 꼽히는 만큼 꼭 읽고 기록을 남길 생각이에

요. 아버지는 최근에 나치의 유대인 학살을 생생하게 그린 만화 소설 <쥐>와 소설가 이

문열의 작품들을 추천해주셨어요. 각각 역사와 문화에 대해 생각할 단초를 던져 주는

책이라 기대가 크답니다. 이 책들을 물꼬로 더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는 게 올해의 제

목표에요.

이 세상에 도움 되지 않는 책은 없다

가끔 친구들이 읽을 만한 책을 추천해달라고 할 때가 있어요. 가끔은 제가 감동적으로

읽었던 소설을 추천해줄 때도 있지만 때로는 친구에게 본인의 관심분야와 관련된 책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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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보라고 조언하기도 해요. 그러나 어떤 책도 도움이 되지 않는 책은 없다고 생각해

요. 본인에게 어려운 책이라도 어떻게든 다 읽고 나면 남는 게 있기 마련이거든요. 제가

얼마 전에 읽은 허균의 <나는 나의 법을 따르겠다>는 사실 무척 어렵게 읽은 책이었어

요. 허균이 남긴 시문을 선별해 그의 삶을 그린 책인데 한문이 많이 섞여 있고 주석을 읽

지 않으면 이해되지 않는 고어들이 있어 한 페이지를 읽는 데만도 오랜 시간이 걸렸죠.

그러나 포기하지 않고 완독했어요. 어려운 책을 자꾸 읽어야 사고를 넓히고 생각하는

습관이 생긴다는 아버지의 말씀을 되새겼지요. 정말 이 책을 다 읽고 나니 역사적인 인

물에 대한 지식이 생긴 동시에 고전 문학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게 되는 동기가 되었어

요. 원서로 읽은 조나단 리빙스턴의 <갈매기> 또한 읽기 만만한 책은 아니었어요. 영어

로 하나의 완결된 이야기를 읽는다는 것은 모국어로 읽는 것과 또 다른 차원의 독서니

까요. 역시 인내심을 갖고 완독했고 모두 읽었을 때 이야기 자체에 대한 감동과 더불어

영어 실력까지 키운 것 같아 뿌듯하더라고요.

나는‘솜’같은 사람

저는 가끔 ‘솜’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해요. 눈으로 읽는 모든 책의 내용이 솜

이 물을 먹듯 내 안으로 흡수되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또 남들에게 솜처럼 부드러운 사

람이 되고 싶다는 소망에서요. 그래서 앞으로도 책을 놓을 수 없어요. 책이 바로 제가 체

험할 수 있는 가장 크고 멋진 세상이기 때문이죠. 그 세상을 경험할수록 제 가슴은 좀더

깊고도 넓어지지 않을까 싶어요. 요즘은 전보다 더 틈틈이 책을 읽기 위해 노력해요. 어

떤 분은 따로 독서하는 시간을 만들지 않고도 짬짬이 읽는 독서만으로 1년에 60권을 읽

었다고 해요. 그래서 저 역시 자습시간 중 과목과 과목 사이에, 점심시간에 남는 20분의

시간 동안 책을 꺼내들어요. 이렇게 읽으면 일주일에 1권은 너끈하게 읽을 수 있거든요.

책으로 쌓은 탑이 언젠가 저를 세계무대의 정상에 올려놓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오

늘도 책을 펼쳐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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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학년도 자기주도학습 우수사례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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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종처럼 공부만 했더니 마음 한 켠에는 허전함이!

제가 생각해도 지난 1년, 저는 참 독했던 것 같아요. 정말 책상 앞에 앉아 공부만 했거든

요. 부모님이나 선생님이 들으시면 칭찬해주실 일이죠. 학생으로써의 본분을 다 했으니

말이에요. 그래서 성적이 나쁘지 않았어요. 사실 고등학교에 진학하면서 정말 잘해야

한다는 마음이 강했거든요. 성적에 대한 부담감이 있었고 뒤처지면 다시 따라잡기 어려

울 것이라는 두려움도 있었어요. 후회 없이 공부하고 싶었죠. 그래서 친구들에게 소홀

했고 때로는 허전함과 외로움을 느꼈어요. 역시 하나를 얻으면 하나를 잃게 되는 것일

까요. 공부와 친구, 대외활동을 모두 다 잡기에는 물리적으로도 심적으로도 제약이 많

았어요. 모든 걸 다 가질 수는 없는 현실이었죠. 1학기를 지나면서 저는 여유 한 줌을 가

져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무리 공부가 중요해도 함께 어울리는 공동체 생활을

하면서 모든 걸 외면할 수 없는 노릇이었으니까요. 그것은 어쩌면 ‘고립’을 자초하는 일

이었어요. 사실 1학기 체육대회 때에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던 저였거든요. 그러다 2학

온 세상이 내 무대이고 모든 사람이 내 선생님이다

수정이는혼자보다함께할때더큰에너지를발휘하는친구다.공부하는동력을친구

로부터얻고사람들과의대화를통해자신의꿈을한층더열망하고그꿈을이루기

위해노력한다.수정이는짧은만남이나작은프로젝트과제에도나름의의미를부여

하며그속에서본인에게도움이될만한가치를찾아낸다.

김수정 (대구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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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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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 체육대회 때에는 피구도 나가고 응원도 열심히 했어요. 소홀했던 친구들에게도 먼저

다가가 공감대를 쌓고 친분도 유지해나갔고요. 제가 정말 한 번에 두 가지 일은 잘 못하

는 것인지 성적은 조금 떨어졌어요. 그러나 손해 보았다는 생각, 후회된다는 생각은 하

지 않았어요. 저는 깨닫고 있었죠. 공부는 책상 앞에서 하는 것만이 공부가 아니라는 것,

어울리고 부딪히고 소통하는 활동이 인생에 있어 중요한 공부가 된다는 것을요. 그것이

얼마나 소중한 가치를 가지는 일인지 지난 체험을 통해 너무 잘 알게 됐기 때문이에요.

열다섯 소녀, 미국 땅에서 리더가 되다

아마도 고등학교 친구들은 중학교 때 제 모습을 상상도 못할 거예요. 중학교 때도 공부

를 열심히 하고자 노력은 했지만 그 모습이 지금과는 달랐던 것 같아요. 그때 저는 학교

의 ‘마당발’이나 다름없었어요. 재미있는 것도, 하고 싶은 것도 많았던 그 시절! 어쩌면

그때 했던 많은 경험이 지금의 저를 만들었을 거예요.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중학교 2

학년 때 맡았던 국제 교류 동아리 회장 활동이에요. 당시 저는 2주간 자매학교 방문 및

서부지역 탐방을 위해 미국에 다녀왔어요. 저는 회장으로서 책임감을 갖고 선생님을 대

신해 동아리 부원들을 인솔하고 인원을 체크했죠. 버스에 두고 내린 물건은 없는지 살

피는 것도 저의 역할이었어요. 특히 후배들이 약속시간에 늦거나 뒤처지는 일이 없도록

살뜰히 챙겼답니다. 사실 저 또한 미국 방문이 처음이라 너무나 설레고 들떴지만 회장

인 저까지 덤벙대면 안 될 일이었어요. 이때 저는 리더십이 무엇인지에 대해 제대로 알

게 되었던 것 같아요. 여행은 익숙한 일상이 아니기에 저도 모르게 긴장을 하게 되고 그

런 상태에서는 쉽게 일행과 갈등을 빚을 수도 있잖아요. 사실 학교 내에서도 동아리 회

장 역할을 하려면 여러 가지를 신경 써야 하지만 학교 바깥에서 ‘리더’가 된다는 것은 생

각 이상의 책임감이 따르는 일이었어요. 게다가 당시 탐방에는 선생님도 동행하셨기 때

문에 저는 때로 선생님과 학생들 사이의 중재자가 되어야 했고요. 이때의 경험은 외교

관에 대한 꿈을 더욱 간절하게 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어요. 동아리 부원들을 이끄는 동

시에 미국 친구들을 만나고 현지에서 홈스테이를 하면서 짧지만 알찼던 ‘국제무대’를

경험했기 때문이에요. 아무런 문제없이 무사히 미국 탐방을 마친 후 저는 부원들과 함

께 한글보고서와 영문보고서를 작성해 책으로 엮었어요. 미국 현지에서의 일정을 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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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학년도 자기주도학습 우수사례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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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는 것 못지않게 힘든 일이었지만 결국 책이 완성되었을 때 그 전율이 잊히지 않아요.

돌이켜보면 짧았던 지난 1년간의 동아리 회장 경력은 단순히 제 소개서에 들어갈 ‘한 줄

소개’가 아니었어요. 제가 가진 꿈을 확고히 하고 사람들과 어울리는 법을 알아가고 소

통과 융합의 리더십을 배우는 뜻 깊은 경험이었답니다.

미국인 가족과의 수다를 통해 국제무대를 꿈꾸다

미국 탐방이 더욱 더 뜻 깊었던 까닭은 바로 홈스테이에서 만난 미국인 가족 덕분이었

어요. 그들은 히스패닉이었는데 언뜻 이해하기로는 처음부터 미국에 살지 않아 미국 사

회에 진입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던 것 같았어요. 평소 외교관을 꿈꾸며 국제 문제에 관

심을 기울여 왔지만 실질적으로 외국인과의 소통을 통해 그들이 살아가는 사회에 대해,

그들이 관심을 갖는 부분에 대해 알게 된 것은 처음이었죠. 가족은 제게 무척 따뜻하게

대해주었어요. 특히 할머니는 영어를 구사하시지 못함에도 제게 자꾸 말을 걸어오셨는

데 굳이 말의 뜻을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저를 챙겨주시는 배려임을 모르지 않았죠. 제

또래의 친구와 그의 부모님은 제게 한국에 대해 물어보기도 했어요. 북한과 다른 점이

뭔지, 왜 분단이 되었는지, 현재 상황은 어떤지 등 많은 질문을 받았는데 저는 한국홍보

사절단이 된 듯 그들에게 우리나라를 긍정적인 방향으로 설명하기 위해 노력했어요. 물

론 영어로 말하는 것이 쉬웠던 것은 아니었어요. 그러나 가기 전에 걱정했던 것만큼 어

렵지는 않았어요. 간혹 제가 놓치는 말들은 그들이 알아듣기 쉽도록 다시 풀어 설명해

주곤 했고요. 짧은 일정이었지만 하루 종일 원어민과 대화하는 것이 영어 실력 향상과

자신감에 큰 도움을 주기도 했답니다. 시간이 금세 흘러 그들과 헤어질 시간이 다가오

자 저는 너무나 아쉬웠어요. 미국의 자유로운 분위기를 더 만끽하고 싶기도 했고요. 그

러나 저는 다음을 기약했어요. 외교관이 되어 다시금 미국을 밟으리라, 아니 세계 구석

구석을 누비리라 다짐했죠.

세계무대에 나를 세워라!

초등학교 5학년 때 과학 동아리 활동 중 자신의 꿈을 말하는 시간이 있었어요. 친구들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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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은 대부분 ‘과학자’였죠. 물리학자, 컴퓨터 공학자, 생물학자 등 장래희망이 나온 와중

에 제 차례가 되었을 때 제 입 밖으로 나온 꿈은 ‘외교관’이었어요. 제가 말하고도 스스로

당황스러웠죠. ‘왜 나는 외교관이라고 답한 걸까?’하고요. 불현듯 내뱉은 저의 꿈은 곧 간

절함으로 바뀌었어요. 제 대답에 대한 이유를 제가 스스로 찾아나가던 중 우연히 알게 된

김영희 전 세르비아 몬테네그로 대사는 제 롤모델이 되었답니다. 우리나라에 세 명 밖에

없는 여성 대사관 중 한 명인 그녀는 파독 간호사 출신으로 독학으로 공부를 해서 외교

관이 된 글로벌 리더에요. 그녀는 세상은 넓고 그 안에는 분명 수많은 기회가 존재한다고

말했어요. 그 기회를 잡는 것은 본인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달렸다고 했죠. 제 입장에

서 보는 외교관이라는 직업은 너무나도 멋진 일이에요. 우리나라를 알리고 국민들을 보

호하는 것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와 상생하는 길을 도모하는 것! 제게는 전에 없던 어떤

열정이 불쑥불쑥 솟았어요. 공부도 더 열심히 하게 되었고 특히 영어 실력 향상에 신경

썼죠. 국제 교류 동아리 활동을 열정적으로 한 이유 중 하나도 바로 제 꿈 때문이었어요.

친구와 선의의 경쟁, 성적 향상의 길

사실 중학교 초반에는 썩 만족스러운 성적을 내지 못했어요. 지금보다 공부를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도 그리 크지 않았고 성적에 대한 욕심도 덜할 때였죠. 그러다 우연한

기회로 상위권 성적의 친구와 친해지게 됐어요. 공부를 잘하는 그 친구가 부럽기도 했

지만 그렇다고 해서 시기나 질투를 한 것은 아니었어요. 그런데 신기하게도 그 친구와

친해지면서부터 저도 자연스레 성적이 오르기 시작했어요. 아무래도 공부를 열심히 하

는 친구다 보니까 같이 있게 되면 따라서 공부를 하게 되고 친구의 관심사인 ‘성적’에 대

한 이야기도 많이 나누게 되었죠. 그러는 사이 제 성적은 쭈욱 수직상승 했답니다. 놀라

운 결과였어요. 그렇게 좋은 성적이 한 번 나오니 앞으로 그 성적을 유지하고 싶었어요.

외교관의 꿈에 한층 가까워진 것 같아 기분도 좋았고요. 전에는 크게 염두 하지 않았던

친구의 성적도 자꾸 신경이 쓰였어요. 지금 와 생각해보면 나중에는 그 친구에게 일종

의 라이벌 의식을 느꼈던 것 같아요. 그러나 우리 사이는 결코 갈등을 빚지 않았어요. 선

의의 경쟁을 한 셈이었죠. 서로에게 공부 분위기를 조성해주는 친구 사이가 된 거예요.

저는 2학년 때부터 줄곧 정상권을 유지했고 3학년 때는 외국어고등학교 진학을 결정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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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학년도 자기주도학습 우수사례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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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요. 지금 생각해도 그 친구는 저의 성적이 향상되도록 도와준 고마운 친구가 아닐 수

없어요.

초등학교 아이들을 가르치며 내가 배운 것

중학교 시절 국제 교류 동아리 활동 못지않게 내게 큰 영향을 준 활동이 있어요. 현재까

지 해오고 있는 교육봉사활동인데요. 친구의 소개로 지역아동보호센터를 알게 된 저는

경제적으로 어려운 아이들이 모여 있는 센터에 매주 한 번씩 방문했어요. 아이들을 가

르치기도 하고 식사를 돕고 때로는 센터의 청소를 도맡아 하는 활동을 했어요. 저는 주

로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들을 가르치는데 매 시간 보람을 느껴요. 전 과목 학습을 모두

도와주지만 힘들었던 적은 없었어요. 아이들은 곧잘 제 설명을 이해했고 공부를 즐거워

했고요. 무엇보다 다소 어려운 집안 환경에 놓였음에도 늘 밝고 기운이 넘치는 아이들

이 참으로 대견했어요. 작은 일에 일희일비하고 가끔 투정을 늘어놓는 제 모습을 새삼

돌아보게 되는 계기였죠. 공부에 있어서는 제가 아이들을 가르치지만 저는 아이들로부

터 더 소중한 삶의 가치를 배우고 있었어요. 1년 넘게 아이들을 만나다보니 작은 변화도

눈에 보였는데 특히 처음에는 산만하다가 이제는 집중력 있게 공부를 하는 아이들을 보

면 너무나 뿌듯했어요. 물론 저로 인해 변한 게 아닐 수도 있지만 저는 그런 모습을 보면

서 더 잘해야겠다는 다짐도 하고 봉사 활동의 진정한 기쁨도 느낄 수 있었어요. 진정한

나눔이란 물질적인 것을 주는 게 아니라 자신이 가진 다양한 재능을 베푸는 것이라는

생각도 했고요.

더불어 가는 것이 곧 내가 성장하는 길

고등학교 진학 후 조용하게 공부만 하던 저는 깨달음 이후 2학기 때부터 동아리 활동 등

의 대외 활동을 조금씩 해나갔어요. 저는 활동적인 경제경영 동아리에 가입했고 2주에

한 번씩 모여 토론, 경제 책 만들기 작업 등을 함께 하며 부원들과 팀워크를 쌓았죠. 특

히 축제 때 우리 동아리의 활약은 두고두고 추억으로 남을 것 같아요. 우리는 축제 때 경

제를 뜻하는 이코노믹과 도시명인 라스베가스를 합친 ‘이코베가스’로 간판을 달고 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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를 만들어 게임을 진행했어요. 병뚜껑치기 같은 간단한 게임을 통해 경제 상식을 알려

주고 물건을 기부 받아 경매를 하기도 했답니다. 우리 동아리 부스에는 친구들이 많이

몰려 성황을 이루었고 축제를 위해 투자했던 시간이 하나도 아깝지 않았어요. 여름방학

에는 연세대에서 주최한 글로벌 경제캠프에도 참여했어요. 언론사 기자 분들과 유명 교

수님들이 참여해 학교에서는 배울 수 없는 것들을 공부한 귀중한 시간이었죠. 또 다른

고등학교에서 온 뛰어난 친구들을 만나 서로의 관심사를 공유하고 때로는 좋은 자극을

받기도 했고요. ‘더 나은 사람’이 되어야지, 포기하지 말고 도전해야지 하는 다짐을 저절

로 하게 되는 시간이었어요.

저는 함께 하는 활동을 통해서 저를 여러 번 뒤돌아보았어요. 저는 공부도 놀이도 모두

함께 할 때 더 즐거웠고 능률도 좋았던 것 같아요. 물론 공부는 혼자 하는 것이고 인생이

라는 긴 마라톤도 결국은 혼자 헤쳐가야 하겠지만 곁에 그 누구도 없다면 그것은 과연

행복한 삶일까요. 제가 누군가에게 조력자가 되어주고 또 때로는 누군가로부터 도움을

받을 수 있다면, 그보다 더 좋을 수는 없을 것 같아요. 궁극적으로는 제가 원하는 외교관

의 삶 또한 도움을 주고 또 도움을 받으며 성장하는 삶이 아닐까 싶어요.

열정과 냉정 사이를 유지하고 싶어

저는 혜민 스님이 <멈추면 보이는 것들>에서 하셨던 말씀, ‘열정과 냉정 사이’를 늘 되새

기곤 해요. 삶이 너무 열정이 넘쳐서도, 또 너무 냉정해서도 안 된다는 게 스님의 말씀이

에요. 열정이 지나치면 다른 사람을 다치게 할 수 있고 너무 냉정하면 스스로가 외로워

질 수 있기 때문이죠. 너무나 공감이 되는 말이에요. 바로 제가 그랬기에 더욱 그렇죠.

고등학교 입학 후 무조건 성적에 사활을 걸어야 한다는 생각에 스스로에게 또 친구들에

게 냉정했으니 말이에요. 모든 걸 다 가지는 것은 힘들지라도 균형 있는 생활을 해야지

만 제가 성장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그 균형을 유지할 때 세상은 제 무대가 되고 제

주변의 모든 사람들은 선생님이 되는 게 아닐까요? 1학년에 이런저런 시행착오를 겪었

으니 2학년 때부터는 공부는 물론 친구관계와 대외활동 전반에 걸쳐 조화롭게 생활하

려고 해요. 열정과 냉정 그 사이에서 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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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학년도 자기주도학습 우수사례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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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들의 웃음을 되찾아 주는, 나는야 카운슬러

저는 친구들의 또래 상담자에요. 제 교복에는 또래 상담자를 알리는 배지가 붙어 있고

고민이 있는 친구들은 저를 찾죠. 제가 원해서 하는 일이지만 그렇다고 마냥 다른 친구

의 얘기를 들어주는 ‘아마추어 상담자’는 아니에요. 나름 정식 또래 상담자 프로그램을

이수하고 자격증을 받은 공인된 상담자랍니다. 물론 제가 친구들이 고민하는 모든 문제

를 척척 해결해줄 수 있는 위치는 아니에요. 하지만 적어도 친구들이 지닌 마음의 짐을

덜어주려 노력하죠. 어떻게 하면 기분을 나아지게 할지, 또 내가 해결방법을 찾아 주는

게 아니라 친구가 스스로 자신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데 초점을 맞춰요.

가끔 고민이 있는 친구들은 내게 가만히 다가와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줘요. 저는 일단

친구의 고민이 무엇인지 가만히 들어줘요. 때론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상대방

에게 큰 위로가 될 수 있기 때문이에요.

친구를 얻고 꿈에 다가서는 두 가지, 경청과 진심

진선이는친구들사이에서‘상담자’로통하며전폭적인신뢰를받는학생이다.반장으

로써리더십을갖춘동시에상대방의마음을먼저헤아리려노력하는모습은많은친

구들의귀감이된다.본인의꿈인정치경제컨설턴트가되기위해학업과대외활동또

한소홀히하지않는다.

김진선 (현대청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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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들 사이에서 오해가 있었던 한 친구가 있었어요. 오해로 인해 그 아이는 더 이상 친

구들을 믿지 못했고 자신에게서 등을 돌릴까봐 늘 걱정 속에 살아갔어요. 혼자 끙끙 앓

으며 고민하던 중 저를 찾았죠. 저도 어떤 상황인지 모르지 않았고, 분명 그 상황이 옳지

않다고 느끼고 있었기 때문에 힘들어하는 친구가 참 많이 안쓰러웠어요. 저는 친구의

고민을 진지하게 들어주었고 한편으로는 용기를 내어 내게 고민을 털어놓는 친구에게

힘을 주고 싶었죠. 친구는 저와의 상담에서 힘을 얻었는지 상담 이후 주눅 들었던 얼굴

표정은 당당해졌고 친구들과 오해를 풀기 위해 적극적으로 행동했어요. 그리고 현재,

친구는 누구와도 잘 지내고 있고요.

가끔은 제가 도움을 주기에 벅찬 고민을 지닌 친구가 있을 때도 있어요. 그때는 친구의

마음이 어떤지, 어떻게 했으면 좋을지 대화로 푼 후 선생님이나 주변 친구들에게 도움

을 청하기도 해요. 다만 제가 직접 도움을 청하는 게 아니라 친구가 스스로 움직일 수 있

도록 도와주려고 하는 편이에요.

| 교복에 달고 다니는 또래 상담자 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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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학년도 자기주도학습 우수사례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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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에 대한 관심, 친구를 만들고 꿈을 만들다

제가 또래 상담자가 된 연유는 바로 심리학에 대한 관심에서 시작되었어요. 제가 처음

심리학을 접하게 된 건 중학교 때 한 TV 프로그램을 통해서였어요. 가족관계에 있어 갈

등을 겪던 사람들이 심리를 분석 받고 치료 받으면서 마음의 변화를 겪고 문제를 해결

하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이었죠. 심리치료로 사람이 변할 수 있다는 게 무척 신기했고

이때부터 심리학에 관심이 생겨 도서관에 가서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심리학 도서들을

찾아 읽었어요. 마침 고등학교에 입학하니 심리학 동아리가 있었고 저는 다른 고민 없

이 심리학 동아리에 가입하게 되었죠. 동아리에는 상담 선생님이 주지도교사로 계셨고

학교 상담시설인 위클래스(Wee class)와 연계되어 심리학에 대한 이론적인 공부는 물론

다양한 행사에 참여할 수 있었어요. 또래 상담자 자격증 역시 동아리 회원으로 활동하

며 이수할 수 있었어요. 최근에는 학교 폭력 방지 홍보활동도 하고 그 일환으로 ‘사과 주

간’이라고 해서 갈등이 있었던 친구에게 사과를 건네는 이벤트를 진행하기도 했어요.

모형 사과나무를 만들었고 사과를 원하는 친구에게는 실제 사과와 사과의 메시지가 담

긴 편지가 주어졌답니다. 이 행사로 인해 서로 간에 마음의 골이 있었던 많은 친구들이

화해를 하고 따뜻한 마음을 나눌 수 있었어요. 행사를 준비하고 지켜보던 저는 보람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죠.

또한 심리학 동아리는 한국청소년심리학회에 소속되어 교내 활동에 국한 되지 않고 활

발한 외부 활동도 할 수 있었어요. 타 지역 학생들과 주기적으로 교류를 하고 방학에는

심리학 토크 콘서트라는 큰 행사를 준비하기도 했고요. 저로서는 심리학이라는 학문에

대한 공부의 깊이를 더하고 공통 분야에 관심이 많은 친구들을 만날 수 있었기에 동아

리 활동이 즐거울 수밖에 없었죠.

심리학은 제가 진로를 설정하는 데에도 큰 영향을 끼쳤어요. 저는 심리학을 활용할 수

있는 직업을 갖고 싶었어요. 그렇다고 막연히 심리학자라든가 심리치료사를 꿈꾼 것이

아니라 평소 내가 관심 있었던 경제와 정치를 융합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었죠. 세 가지

학문이 유기적으로 연결된 일이 무엇인지 저는 거의 1년을 고민했어요. 그리고 드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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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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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하게 된 직업은 정치경제 컨설턴트였죠.

내 꿈은 최초의 정치경제 컨설턴트

저는 현재 심리학 동아리뿐만 아니라 경제 동아리 활동도 하고 있어요. 경제학 역시 심

리학만큼 내가 관심 있게 공부하는 분야에요. 실생활에 밀접한 학문이기도 하고 알면

알수록 흥미로운 분야이기도 하고요. 그리고 또 하나의 관심 학문이 바로 정치에요. 정

치는 수업을 재미있게 이끌어주신 한국사 선생님 덕분에 관심을 갖게 되었는데 정치

또한 경제와 나란히 맥을 함께 하는 분야임을 알고 난 후부터는 같이 공부를 하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흔히 정치인들이 국민을 상대로 정치 활동을 할 때 옆에서

조언을 해주는 이들을 정치 컨설턴트라고 부르는데 저는 한발 더 나아가 정치 뿐 아니

라 경제를 비롯한 다양한 분야를 아울러 조언해주는 컨설턴트가 되면 좋겠다는 생각

이 들었어요. 무엇보다 대중의 마음을 움직여야 하는 정치인에게는 대중의 심리를 고

려한 조언이 필요하다는 판단이 들었고 잘만 한다면 정치와 경제, 그리고 심리학을 융

합한 컨설팅이 가능하다는 결론이 내려졌죠. 유레카! 정치경제 컨설턴트라는 전에 없

던 일을 수행하면서 이 분야의 ‘선구자’가 되는 동시에 정치인들에게 정말 쓸모 있고

효율적인 조언을 할 수 있는 직업인이 되자고 다짐했죠. 그러자 제가 앞으로 어떻게 학

교를 진학해야 할지, 어떻게 학문을 융합적으로 공부할 수 있을 지 대략의 밑그림이 그

려졌어요.

신뢰를 얻는 방법은 친구들을 진심으로 대하는 것

쑥스러운 고백을 하면 저는 1학년 1학기 반장 선거에 나갔는데 이때 고작 3표의 지지를

얻었어요. 물론 저를 뽑아준 3명에게는 참으로 고마운 일이지만 3표로는 반장이 될 수

없었죠. 그런데 1학기 동안 또래 상담자로 활동하며 친구들을 진심으로 대하려고 했던

제 노력이 친구들에게도 전해졌는지 2학기 반장선거에서 저는 친구들의 전폭적인 지지

로 반장이 될 수 있었어요. 전보다 더욱 큰 책임감을 갖게 됐지만 부담을 느끼지는 않았

어요. 책임감은 곧 제 스스로에게 엄격해질 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죠. 아무래도 반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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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범이 되어야 한다는 어떤 강제성이 있다 보니 지켜야 할 규칙은 웬만해서 어기지 않

았고 무엇이든 친구들과 공유하기 위해 노력했어요. 반장을 맡은 후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이 있다면 많은 친구들과 ‘같이 가는 법’을 배웠다는 것이에요. 고등학교에 올라와 친

구들 간에 경쟁이 심화되다보니 ‘공동’의 의식보다는 ‘개인’의 의식이 더 컸던 게 사실이

었거든요. 그랬기에 무언가를 공유하고 함께 나아간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어요.

그러나 반장으로써 제가 해야 할 일은 반 전체가 조화롭게 어울리고 같이 도우면서 개

인의 발전을 도모하는 것이었죠. 저는 되도록 한 명 한 명에게 진심으로 다가갔고 그들

의 이야기를 들어주기 위해 마음을 터놓고 귀를 열어두었어요. 시험 때면 예민하게 혼

자 끙끙대며 공부하는 게 아니라 서로가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노트를 공유하기도 했고

요. 적어도 친구를 경계하거나 벽을 두어선 안 된다고 생각 했어요. 제가 먼저 친구들에

게 더 잘해야겠다는 다짐을 했고 사소한 것이라도 신경 써주려고 노력했어요. 간혹 친

구들이 제 마음을 몰라줄 때면 서운할 때도 있었죠. 그러나 모든 친구가 다 저 같을 수는

없었으니까요. 저는 서운할지 몰라도 그 친구로선 최선을 다해 마음을 표현한 것일 수

도 있고 제가 미처 알아차리지 못한 오해가 있을 수도 있는 것이었죠. 또한 자라온 환경

이 다르니 당연히 다를 수밖에 없는 부분이 존재 할 테고요. 저는 가능하면 친구를 저와

동일시하지 않았고 그 친구의 입장을 헤아리려 해요. 물론 모든 사람에게 진심이 다 통

할 수는 없겠지만 저는 제가 진심으로 다가갔을 때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힘, 바로 진심

의 힘을 믿어요.

내가 힘들 때 친구들이 내민 손

간혹 친구들이 물어봐요. 다른 친구들 고민은 잘 해결해주는데 정작 제 고민은 어떻게

해결하는지요. 제가 힘들 때는 저 또한 같은 심리학 동아리 친구나 주변 친구들에게 도

움을 구해요. 친구들이 제게 고민을 말할 때처럼 저도 친구들에게 고민을 말하는 것이

죠. 특히 제가 도움을 주었던 친구들은 고마움을 잊지 않고 제 고민을 자신의 일처럼 들

어주기도 해요. 그럴 때면 직접적인 해결책을 찾지 못하더라도 마음에 큰 위안이 되고

기분이 좋아져요. 결국 제가 친구들에게 어떻게 했느냐에 따라 친구들 또한 저를 진심

으로 대하고 어떻게든 도와주기 위해 노력한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어요. 그렇게 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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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을 해나가면서 저는 친구들로부터 의지가 되고 편안한 친구라고 인정받게 되었고

담임선생님으로부터는 ‘배려심이 학생들 중 으뜸’이라는 과분한 칭찬도 들었어요. 저를

믿고 따라주는 친구들이 있다는 것, 저를 따뜻한 학생으로 봐주는 선생님이 계시다는

것. 제가 학교생활을 행복하게 할 수 있는 가장 큰 이유죠.

좋은 자양분이 된 경제 동아리 활동과 학생 기자 활동

심리학 동아리와 반장 역할도 중요했지만 제가 또 주의를 기울였던 활동이 바로 경제

동아리와 장애인협회 신문기자 활동이에요. 경제 동아리는 중학교 때부터 일찍이 해왔

던 활동이었기 때문에 고등학교에 올라와 연장선상에서 보다 깊이 있는 활동이 가능했

어요. 모의 투자, 모의 판매 등을 하면서 경제 개념을 익히고 때로는 캠프를 통해서 초등

학생들에게 경제 상식을 놀이를 통해 알려주기도 했죠. 경제를 공부하면서 심리학과 맞

물려 있는 부분들도 접하게 되었는데 그때마다 전혀 관계가 없어 보였던 학문들이 얼마

나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는지 실감하게 되었어요. 그럴수록 제가 희망하는 진로에 대

한 확신도 강해졌고요.

한 장애인협회에서 발간되는 신문의 학생 기자로 활동하는 일 역시 제게는 매우 뜻 깊

고 보람찬 일 중 하나에요. 어머니께서 우연히 발견하고 제게 추천해준 이 활동은 한 달

에 한 번씩 취재를 하고 기사를 올리는 일을 주로 하고 있어요. 처음에는 어떻게 기사를

써야 할지도 모르겠고 어떤 주제를 취재해야 할지도 감을 잡지 못했어요. 하지만 1년 정

도가 지나자 이제 어떻게 기사를 써서 독자들에게 전달해야 할지 조금은 잘 알 게 되었

죠. 장애인협회 신문인만큼 소외된 우리 이웃의 이야기를 가능한 많이 전하고 싶었어

요. 최근에는 치매노인에 대한 기사를 썼고 기사는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을 수 있었

답니다.

경제 동아리도, 또 학생 기자 활동도 제게는 공부 못지않게 의미 있고 중요한 활동이었

고 앞으로 꿈을 향해 가는 데 있어 반드시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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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관계든 대외활동이든 그 기본은 공부에 있다

사실 고등학교 입학하면서부터 친구관계나 동아리 활동에 몰두를 할 수 있었던 것은 아

니에요. 학생의 기본 의무는 역시 공부니까요. 공부에 있어선 계속 긴장을 하지 않을 수

없었어요. 처음에는 무조건적으로 공부를 열심히 하려고 했어요. 어떤 체계적인 계획이

나 할당량 없이 닥치는 대로 공부를 했죠. 사실 저는 중학교 때부터 스터디 플래너를 써

왔음에도 고등학교 공부에 있어서는 좀 헤맸던 것 같아요. 해야 할 양이 많다보니 무엇

부터, 또 얼마나 해야 할지 가늠하지 못했던 것 같고요. 그러다 다시금 스터디 플래너를

꼼꼼하게 작성하면서 점차 공부의 감을 잡아가기 시작했어요. 제 경우 백지를 이용해

손수 달력을 하나 만들어요. 한 눈에 볼 수 있는 한 달 스케줄러를 작성하는 셈인데요,

스터디 플래너에는 하루하루의 공부 목표량을 세세하게 적고 달력에는 전체적인 흐름

| 매월 직접 만드는 월별 스케줄. 전체적인 학습 스케줄과 시험 일정을 파악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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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 주요 시험 일정 등을 메모해둬요. 전체적인 흐름을 달력으로 파악하면 상세한 스케

줄을 짜기 더욱 수월하기 때문이죠. 몇 번 이렇게 하다보면 하나의 공부 공식 같은 것이

자연스럽게 머릿속에 성립돼요. 예를 들어 시험 20일 전에는 무엇을 해야 할지, 시험 5

일 전에는 어떤 공부를 해야 할지 굳이 적지 않아도 알 수 있게 되는 거죠. 이렇게 나름

체계적인 계획 하에 공부를 하다 보니 큰 기복 없이 성적을 유지할 수 있었어요. 물론 앞

으로 성적을 더 올려야 하겠지만 그래도 1학년 한 해 성적을 만족스럽게 마무리 한 것은

달력과 스터디 플래너의 도움이 컸다고 생각해요.

목표를 세워 꾸준히 하라!

저는 공부든 대외활동이든 우선 목표를 세우는 것을 원칙으로 해요. 달성하고자 하는

고지를 정해두면 열심히, 그리고 꾸준히 하게 되기 때문이죠. 심리학만 하더라도 학교

에서 배우는 정규 과목은 아니지만 중학교 때부터 꾸준히 공부해온 결과 임상, 사회, 인

지, 진화 등 여러 분야의 심리학에 대해 조금씩 지식을 갖추게 되었고요. 성적 역시 목표

에 도달하기 위해 제게 취약한 점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부족한 부분을 채워나갈 수 있

었죠. 저는 2학년 때의 목표도 일찌감치 세웠어요. 가장 중요한 목표 1순위는 성적을 좀

더 올린 후 유지하는 것이에요. 그리고 경제와 정치를 깊이 있게 공부하고 싶어요. 그래

서 한 발자국 더 꿈에 다가가고 싶어요.

물론 친구들과의 관계도 이제껏 그랬듯 믿음으로 유지해나가고 싶고요. 힘들어 하는 친

구가 있으면 먼저 손을 내밀고 모든 친구들이 ‘함께’ 어울려 나아갈 수 있도록, 학급의

적극적인 조력자가 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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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들아, 교실 밖 구경 가자!

“또 나가는 거야?” 담임선생님은 이제 저의 ‘대외 활동’에 이력이 나셨어요. 학업에 대한

걱정을 하시다가도 제가 관심을 가질 만한 좋은 프로그램이 있으면 먼저 나서서 추천해

주실 정도니까요. 토론 대회, 경제 캠프, 진로 체험, 모의 UN 대회 등 그 종류도 참 다양

해요. 모두 제가 즐겨하는 대외 활동이에요. 프로그램 내용만 보자면 당장 학업 성적에

도움이 되지 않아 보이기도 하죠. 그러나 중학교 때부터 참가해온 저의 ‘교실 밖 활동’은

제게 꿈을 만들어 주었고 공부의 동기가 되어 주었어요. 또한 새로운 친구를 사귀게 했

고 영어 실력을 키울 수 있게 했고요.

이런 활동 경력만 보면 사람들은 제가 굉장히 ‘활발한 사람’인 줄 알아요. 그러나 반전이

라면 반전일까요. 저는 사실 내성적이라고 보여 질 정도로 조용한 성격의 소유자에요.

그런데 대회에 나가거나 처음 보는 친구들과 캠프에 참여할 때면 마음이 마냥 설레고

함께 가야 멀리 갈 수 있다

‘조용하지만강하다’는표현은소정이에게어울리는수식이다.평소차분하고조용한

성격의소정이는스스로공부도곧잘하지만친구들과어울려무언가를할때면기대

이상의시너지를낸다.반장을도맡을만큼친구들에게신뢰를얻는소정이는혼자보

다함께하는것이즐겁고,함께함으로써더많은것을배운다고말한다.

정소정 (경일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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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워져서 어느 순간 활발한 사람이 되어 있더라고요. 어쩌면 그런 대회와 캠프에 자

꾸 나가다보니 저도 모르게 점점 더 외향적인 성격이 되었는지도 모르겠어요. 돌이켜보

면 저는 이런 활동들을 통해 조금씩 성장해왔던 것 같아요. 저로선 얻은 것이 너무나 많

았던 활동이었기에 친구들에게도 함께 하자고 늘 제안했어요. 좋은 프로그램이 있다면

저만 아는 게 아까워서 교실 게시판에 알림을 붙여놓기도 하고 친구들을 직접 설득하기

도 하고요. 친구들은 말해요.

“소정아, 너는 대체 몸이 몇 개니?”

함께였기에 찾을 수 있었던 나의 꿈, 나의 미래

일부 친구들은 제게 묻기도 해요. 대외 활동을 하면 학업에 지장을 주지 않냐고요. 부모

님과 선생님도 가끔 우려하실 때가 있어요. 물론 저도 부담이 아예 없지는 않아요. 이제

는 대입을 앞둔 고등학생이니까요. 그러나 제가 하려는 전반적인 활동이 궁극적으로는

제 꿈에 다가가기 위한 일환이기도 하거든요. 그렇게 생각하면 공부 외에 다른 활동을

하는 시간이 전혀 아깝지 않아요. 무엇보다 저의 장래희망과 어학실력은 상당부분 교실

밖 활동에 빚을 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고요.

외교관의 꿈을 꾸기 시작한 건 중학교 1학년 때였어요. 그때 저는 우연히 대구 내 미국

문화원에서 학생을 대상으로 한 ‘디베이트 프로그램’이 있다는 것을 알고 매주 영어 토

론 시간을 갖곤 했어요. 자연스러운 회화가 아닌 특정 주제를 가지고 영어로 토론을 하

는 것이었기 때문에 영어권 명사들의 연설과 강연 영상을 자연스럽게 찾아보며 공부를

하게 되었고 그러면서 국제무대에서 일하고 싶다는 생각을 품게 되었죠. 제 의견을 정

리해 발표하는 한편 친구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이를 다시 반박하는 토론 과정 역시 굉

장히 즐거웠어요. 그때만 해도 지금보다 더 소심한 성격이었는데 토론의 매력을 알고

나서 부터는 남들 앞에서 말하는 데 큰 어려움이 없었던 것 같아요.

토론 활동과 더불어 한 외국어고등학교에서 주최한 고등학생 대상 캠프에 참여한 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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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어요. 한 달간 영어로 대화하면서 세계사와 같은 다양한 과목을 배우는 시간을 가졌

는데 이때 영어에 대한 관심이 무척 커지기도 했어요. 하나의 언어를 더 배움으로 인해

제가 볼 수 있는 시야가 더 넓어진다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죠. 이때 캠프에 함께 참

여한 친구들 또한 제게 자극이 되었고요. 당시 사귄 한 친구는 지금까지 우정을 나누면

서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좋은 프로그램이 있으면 서로 공유하곤 해요. 이런 활동들을

통해 제가 배운 것은 ‘함께’하는 법이에요. 서로의 의견을 주고받으며 절충안을 찾거나

합의점을 도출해내는 토론은 나의 훌륭한 선생님이나 다름없었죠. 우선 한 가지 주제를

가지고도 얼마나 다양한 관점이 존재할 수 있는지를 깨달았어요. 그리고 그렇게 나온

여러 의견을 어떻게 공평하고도 합리적인 결과로 도출해 낼지 고민하는 과정은 토론뿐

아니라 교우 관계에, 멀리 보면 나의 사회생활에서도 분명 도움이 되는 과정이었고요.

함께 토론을 한다는 것은 혼자만 살 수 없는 인생에서 부딪혀야 할 수많은 난관에 대한

일종의 워밍업이었다고 생각해요. 캠프 또한 마찬가지였고요. 전혀 알지 못했던 친구들

과 새로운 인연을 만들고 하나의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협동’이라는 의미를

다시금 되새기게 되었어요. 이렇게 대외활동에 대한 의미를 찾고 난 후로 보다 적극적

으로 다양한 활동들을 찾게 되었어요. 이후 저는 연세대학교, 외교통상부 등에서 주최

하는 캠프에 참여해 우물 밖 세상을 넘겨보게 되었죠.

학급 반장, 동아리 부단장, 그리고 희망의 메신저

지난 1년은 무던히도 바쁘게 움직였던 한 해였어요. 학급의 반장을 맡아 친구들보다 한

발짝 먼저 움직여야 했고 영어 학술 동아리의 부단장을 맡아 동아리 살림도 게을리 할

수 없었거든요. 대외활동 또한 열심히 참가했어요. 이런 활동들을 ‘당당히’ 하기 위해서

공부 또한 소홀히 하지 않았고요. 스터디 플래너를 꼼꼼하게 체크하며 바지런히 움직인

덕분인지 성적도 기타 활동도 후회 없이 해냈던 것 같아요. 뭐든 하려고 하는 의욕은 대

외활동 뿐 아니라 학업으로까지 이어졌어요. 제 안에 꿈틀대는 에너지가 어느 한 곳에

만 발산되는 것이 아니라 제가 관심을 두는 모든 곳에 퍼질 수 있도록 무의식적으로 신

경을 썼던 것 같아요. 제가 애착을 갖고 임하고 있는 영어 학술 동아리는 영어 실력 향상

은 물론 선배와 친구들 간의 관계도 돈독히 해준 일등 공신이에요. 우리는 일주일에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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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씩 모여 한 사람 씩 주제를 정해 영어 발표를 해요. 저는 원서로 읽은 소설 <트와일라

잇>에 대한 줄거리와 감상, 영화가 대중에게 미친 영향을 준비해 발표했고 동아리 부원

들로부터 호응을 이끌어 낼 수 있었어요. 축제 때는 여러 나라의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다른 친구들로부터 칭찬을 받기도 했어요. 무엇보다 형식에 얽매이

지 않고 부담 없이 영어로 대화를 나눌 수 있다는 점이 제가 동아리 활동을 좋아하는 이

유이기도 해요. 의욕적인 제 모습을 좋게 봐준 선배들과 친구들 덕분에 부단장까지 맡

게 된 후로는 책임감을 가지고 동아리를 이끌어 가려고 노력하는 중이고요. 그리고 하

나 더! 학급 반장과 동아리 부단장의 역할도 제게 매우 중요하지만 제가 소홀히 할 수

없는 한 가지 역할이 더 있어요. 바로 해외 개발도상국 아동과 그들을 돕는 우리나라의

후원자들을 이어주는 ‘희망의 메신저’에요.

나를 뭉클하게 하는 지구촌 어린이들의 메시지

제가 ‘희망의 메신저’가 된 것은 중학교 2학년, 그러니까 3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요. 한

참 영어 실력을 쌓아가던 무렵, 저는 제가 가진 영어 실력으로 무언가 할 수 있는 일이

없을까 고민했어요. 그러다 우연히 찾게 된 일이 있었으니 바로 영어 편지 번역 봉사였

죠. 기독교 기반의 국제 어린이 양육 단체인 컴패션을 통해 알게 된 이 봉사는 빈곤 국가

의 어린이들이 한국의 후원자들에게 보내는 편지를 후원자들이 쉽게 읽을 수 있도록 우

리말로 번역해주는 일이에요. 반대로 한국의 후원자들이 후원 아동에게 보내는 편지를

영어로 번역해주는 봉사도 있었지만 저는 후원 아동이 쓴 편지를 한국어로 번역해주는

일을 선택했어요. 비영어권 국가 어린이가 쓴 편지의 경우에는 일차적으로 다른 분에

의해 영어로 번역이 되었고 저는 그 영어를 다시 한글로 해석했죠. 저는 영어 능력을 검

증 받는 통과 절차를 거쳐 일주일에 세 통의 편지를 번역하기 시작했어요. 이제껏 3년에

거쳐 해왔으니 제가 번역해 전달된 편지만도 몇 백통에 이를 거예요. 편지를 번역하면

서 마음이 뭉클했던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에요. 어린 아이들이 어려운 환경에서도 꿋꿋

하게 살아가는 모습이 편지에 드러났고요. 자신의 후원자에게 진심을 담아 고맙고 사랑

한다는 말을 전하는 아이들의 메시지를 번역하며 얼마나 뿌듯했는지 몰라요. 저는 아이

들의 마음이 고스란히 후원자에게 전달 될 수 있도록 한 줄 한 줄 공을 들여 번역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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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눈물이 울컥할 정도로 감동적인 사연을 만나면 저는 그 편지를 프린트해서 따로

가지고 다니기도 했어요. 생각날 때마다 꺼내보면 마음이 따뜻해지는 것 같아서요. 저

는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편지 번역 봉사를 할 예정이에요. 제 인생의 가장 뜻 깊은 일 중

하나이기 때문이죠. 이 봉사를 통해 개발도상국 원조에 대해서도 관심이 생겼어요. 말

하자면 제가 되고 싶은 외교관의 꿈을 더 단단히 다지는 계기가 된 거예요.

반기문 UN사무총장님이 계신 UN본부에 가게 되다!

아마도 저처럼 외교관의 꿈을 꾸는 이라면 그 유명한 이름 석 자를 가슴 속에 품고 있을

거예요. 바로 ‘반기문’! 저 또한 세계 평화를 위해 뛰어다니시는 반기문 사무총장님을 굉

| NGO단체를 통해 일주일에 3차례씩 하는 후원아동과 후원자 간의 편지 번역 봉사. 번역 봉사를 통해 보람을 느꼈고 지구촌을 무대로 일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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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히 존경해요. 동시에 여성 외교관으로 세계를 누비는 제 모습을 상상하면서요. 반기

문 사무총장님 외에 제가 존경하는 분이 한 명 더 있어요. 여성 인권 신장을 위해 주도적

인 역할을 했던 엘리자베스 케이디 스텐턴인데요, 그녀는 결혼한 여성이 아무런 법적

지위를 가질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부당한 현실을 위해 노력했던 여성인권운동자였

어요. 대외 활동을 통해 우연히 알게 된 그녀를 통해 저 또한 여성 인권 신장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외교관이 되어야 겠다는 다짐을 했어요. 옛날보다 많이 개선은 되었지만 아

직까지도 여성들의 사회 활동에는 많은 제약이 있다는 생각에서에요. <외교관은 국가

대표 멀티플레이어>를 쓴 김효은 외교관님의 말씀에 의하면 여성 외교관의 지위는 전

보다 높아졌다고 해요. 그러나 제가 넘어야 할 벽이 매우 높을 것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어요. 그럼에도 저는 제 꿈을 포기할 수 없어요. 외교관이 된 후에 하고 싶은 일들이

벌써부터 목록을 만들고 있으니 말이죠. 저는 조금이라도 국제무대에 다가가고 싶은 마

음에 모의 UN 대회에 나가기도 하고 주한미국대사관에서 주최한 캠프에 참여하기도

했어요. 모의 UN 대회는 UN에서 하는 회의방식에 따라 참가자들이 국가를 지정받고

지정받은 나라의 입장을 대변하며 결의안을 도출해 내는 행사에요. 논리적으로 자신의

의견을 도출해내고 조화롭게 회의를 이끌어가는 사람에게 상이 수여되는 대회로 저는

비록 상을 받지는 못했지만 정말 외교관이 된 듯 의미 있는 경험을 할 수 있었어요. 주한

미국대사관 주최 캠프에서는 미국 외교관들을 만나 한국에 대한 생각을 들을 수 있었고

국제적 이슈에 대해 깊이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고요. 그러다가 진짜 UN본부

에 가게 되는 기회를 잡게 되었어요. 미래희망기구라는 기관에서 주최한 미국 UN본부

방문 행사에 선발된 거죠. 고등학생으로 처음 맞이한 첫 겨울방학 동안 15명의 친구들

과 함께 반기문 사무총장님이 이뤄낸 성과와 국제적인 문제들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가졌어요. 먼 훗날 학생이 아닌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외교관으로 UN본부를 다시금 방

문하는 그날이 제 눈앞에 그려졌답니다.

친구들과 공유할수록 내 머릿속은 부자가 된다

저는 혼자 하는 과제보다 함께 하는 과제가 훨씬 재미있게 느껴져요. 제가 생각지도 못

한 지점에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뽑아내는 친구들을 보면 내 머릿속에 나무가 한 그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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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학년도 자기주도학습 우수사례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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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자라난 느낌이거든요. 혼자 하려고 했다면 전혀 떠올리지 못했던 생각이 친구들을

통해 하나, 둘 샘솟으면 책을 보지 않고도 공부하는 기분이에요. 협동 과제를 하면서도

토론을 할 때와 마찬가지로 각양각색의 의견을 모아 하나의 결론으로 도출하는데 그 과

정 또한 재미있어요. 물론 약간의 갈등이 생길 수도 있어요. 그러나 바로 그 과정에서 서

로를 배려하는 법을, 그리고 더 좋은 결과를 모색해보는 힘을 얻는 거 같아요. 이런 과정

을 몇 번 거치다보면 혼자보다 함께가 더 좋다는 것을 몇 번이고 깨우치게 돼요. 제가 캠

프든 대회든 친구들에게 같이 하자고 설득하는 이유죠. 하물며 대회에 함께 참여하는

친구들이 경쟁자가 된대도 말이에요. 저보다 더 잘 하는 친구를 보면 자극을 받아서 좋

아요. 제가 부족한 점을 그 친구를 통해 배우게 되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고요. 이런 생

각 때문에 친구들에게 먼저 손을 내밀게 되다보니 친구들도 저를 편하게 여기는 것 같

다. 물론 가끔씩 ‘리더십’이 필요한 순간이 오곤 하는데 그때는 제 성격상 카리스마 있게

(?) 주도적으로 친구들을 이끌지 못해 아쉬울 때도 있어요.

공부만 한다고 해서 훌륭한 외교관, 좋은 사람이 되는 법은 없지요!

저는 ‘국제’, ‘외교’, ‘영어’와 같은 키워드를 보면 가슴 속이 마구 흥분돼요. 그렇기에 제

발걸음이 자꾸만 교실 바깥을 향하는지도 모르겠어요. 그러나 이제껏 제가 걸어온 길이

후회된다든지 대외활동을 하면서도 마음이 불편하다든지 한 적은 한 번도 없었어요. 그

길이 곧 꿈을 향하는 길이었고 세상을 배우는 과정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에요. 저는

공부만 한다고 해서 훌륭한 외교관, 좋은 사람이 되는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비록

제가 가진 눈은 두 개이지만 마음의 눈은 세상 구석구석을 모두 둘러 볼 수 있도록 수백,

수천 개를 가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다만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그에 수반하는 기본적

인 노력이 뒷받침 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혹, 저와 같은 길을 걸으려고 하는 후배들이 있

다면 조언 해주고 싶어요. 절대 학교 공부를 소홀히 하지 않을 것, 하루에 목표한 공부는

반드시 해낼 것, 모르는 것이 있으면 허투루 넘어가지 말 것, 그리고 그 모든 것에 열정

을 다할 것. 이것이 제가 해주고 싶은 말이에요. 덧붙여 다른 사람에게 휘둘리지 않고 내

가 진정 좋아하는 것을 찾았으면 좋겠어요. 친구가 해서 좋아 보인다고 그대로 따라가

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해요. 뭐든 함께 하면 좋지만 그 안에서 결코 ‘나’를 잃어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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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학년

<인성

영역

>

159

안 돼요. 나의 주인은 그 누구도 아닌 바로 내 자신이니까요. 물론 저 또한 아직은 현재

진행형이기에 어떤 조언을 해주기에는 부족한 사람이기도 해요. 그렇기에 이 조언이 헛

되지 않도록 앞으로도 뚜벅뚜벅 걸어갈 예정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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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학년

자기주도학습 우수사례집

학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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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학년도 자기주도학습 우수사례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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떨어진 성적으로 비상 상태, 다부진 각오로 비상하다

비상이었어요! 성적이 자꾸만 떨어지고 있었으니까요. 급격한 하락은 아니었지만 눈에

보이는 하향세였죠. 저보다도 선생님과 부모님이 먼저 제 성적을 염려하실 정도였어요.

사실 저도 나름의 걱정이 있었지만 워낙 긍정적인 성격에 늘 웃는 얼굴이었거든요. 하

기야 1학년 때 성적이 꽤 높았던 까닭에 소폭의 성적 하락은 더 큰 ‘얼룩’처럼 보였죠. 성

적이 떨어진 원인을 분석해보니 이유는 별다른 게 없더라고요. 그저 공부에 대한 긴장

감이 떨어졌다는 것! 그게 가장 큰 이유였어요. 저는 점점 안이해져가고 있었어요. 원인

이 분명하면 해결책도 간단한 법! 저는 긴장감을 가지고 공부를 하기로 마음먹었어요.

다만 너무 초초해하지만 않기로 했죠.

위기는 기회라는 말처럼 저는 제 나름의 성적 하락을 각성의 기회로 삼기로 했어요. 그

리고 언제가 됐든 제게 긴장감이 필요한 시기는 왔을 거라는 생각도 들었고요. 오히려

나의 성적 레시피는긴장감 한 스푼, 긍정 에너지 두 스푼

미정이는자기반성을통해더높이도약한잠재력이큰친구다.성적이다소하락하자

자신에게부족한부분이무엇인지꼼꼼하게분석해자신에게맞는공부법으로성적을

올렸다.또한늘긍정적인태도로생활해주변친구들에게도신뢰가두텁다.

김미정 (수원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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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학년

<자기

주도

학습

과정

>

163

이때 성적이 떨어지지 않았으면 나중에 더 크게 하락했을 수도 있었을 거예요. 저는 다

시 날아오를 준비를 했어요.

수학에“이 정도면 됐어”는 없다

제일 시급한 과목은 수학이었어요. 친구들이 모두 수학에 매진하고 있을 때, 저는 줄곧

잘 나왔던 수학 점수를 맹신하며 “이 정도만 하면 되지”라는 생각으로 열심히 하지 않았

죠. 기본적인 문제만 풀고 “이건 시험에 안 나올 것 같아”라고 확신하며 넘어간 문제도

많았어요. 심화학습 또한 잘 하지 않은 것 같아요. 바로 여기에서 문제가 시작되었죠. 아

직 물 컵에 물은 반도 차지 않았는데 다 찼다고 생각하는 착각! 수학의 성적 하락이야

말로 제 노력의 문제나 다름없었어요. 결과는 눈으로 보였어요. 시험 점수도 떨어졌지

만 무엇보다 수업 시간에 질문거리가 떠오르지 않았어요. 1학년 때만해도 수업 시간에

질문할 것들이 많았는데 그렇지가 않았거든요. 전 여기서 또 깨달았어요. 질문이 있으

려면 공부를 해야 한다는 사실을요! 모른다고 무턱대고 던지는 질문이 아닌 다음에야

질문이라는 것은 스스로가 어느 정도 공부를 하고 그 부분에 대해 이해가 있었을 때 던

질 수 있는 것이니까요. 전 그저 선생님의 설명에 따라가기 바빴고 선생님이 말씀하신

것 그 이상의 ‘무언가’는 도무지 떠오르지 않았어요. 개념을 설명하시면 그걸 이해하는

걸로 끝이고 개념을 응용한 문제나 심화된 문제에 대해서는 깊이가 없었기에 선생님께

질문을 할 수 없었어요. 저는 부족한 점을 최대한으로 보완할 수 있는 기회인 여름 방학

조차 어영부영 지나쳤어요. 2학기가 되니 친구들은 모두 앞서 가는데 저는 퇴보하는 느

낌마저 들더라고요. 더 이상은 수학공부를 미룰 수 없었어요. 저는 이전의 주먹구구, 대

충 훑기 식의 수학 공부를 접고 선생님 수업으로 개념을 잡은 후 응용, 심화문제를 최대

한 많이 풀기 시작했어요. 시험에서 틀린 문제는 반드시 오답노트에 적어 왜 틀렸는지,

풀이 과정과 개념을 적고 그와 비슷한 문제를 여러 번 반복해 풀었어요. 제가 특히 약한

부분은 수열이나 적분이었어요. 이 두 단원의 경우는 파헤쳐나가듯 개념부터 심화까지

끈기 있게 공부했어요. 개념서와 문제집을 병행하며 개념서는 최소 3번, 문제집은 최소

2번 이상 반복해 풀었고요. 자주 틀리는 문제는 색깔로 표시해 수십 번을 반복했어요.

수학 공부에 있어선 흔히 말하는 요령이 없었어요. 그저 열심히, 많이 풀어보는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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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학년도 자기주도학습 우수사례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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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었죠. 저는 ‘할 수 있다’라는 말을 여러 번 속으로 되새겼어요. 이제껏 수학 공부는 누

구의 도움 없이, 사교육 없이 홀로 꿋꿋하게 잘 해왔던 저였으니까요.

| 수학 오답 노트. 틀린 문제를 복사해 붙이고 그 아래 풀이와 틀린 이유를 적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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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학년

<자기

주도

학습

과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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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턱 없는 영어 공부, 자만하지 말기!

영어는 읽기, 듣기, 쓰기, 말하기 그 모든 부분을 고루 잘해야 ‘실력 있다’고 말할 수 있는

과목인 것 같아요. 무엇 하나만 잘할 수 없는 과목이 아니죠. 콕 집어 읽기나 듣기나 뭐

하나만 잘한다고 해도 거기에는 틀림없이 한계가 있다고 생각해요. 영어는 우리가 배우

는 과목이기에 앞서 ‘언어’이기 때문이죠. 그러니 독해가 주를 이루는 모의고사나 내신

시험에서 점수가 잘 나왔다고 해서 마냥 안심하고 자만할 수 없는 과목이에요. 영어 공

부에 있어선 딱히 내신이니 모의고사니 구분이 없어요. 특히 제가 다니는 학교는 세분

화된 영어 과목이 많고 과목별로 수행평가나 과제도 어마어마하게 많아서 따로 시간을

내 공부를 하지 않아도 될 정도에요. 학교 과제만 해도 시간이 후딱 지나가고 과제 자체

가 어려워서 낑낑 매는 일도 다반사였죠. 영어는 중학교 때부터 현재까지 꾸준하게 점

수가 잘 나오던 과목이었어요. 영어에 대해 갖는 마음가짐이 있다면 ‘자만하지 않는다’

는 것이었어요.

어디까지나 영어권 국가에서 태어나 영어를 써온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영어의 배움에

있어 완벽할 수는 없었어요. 특히 고등학교 입학 후 신경을 썼던 부분은 영어 말하기였

어요. 심지어 해외에서 살다온 소위 해외파 친구들이 있던 터라 자신 있는 영어 말하기

는 그리 쉽지 않은 일이었죠. 특히 토론으로 진행되는 수행평가시간은 저뿐 아니라 모

든 친구들이 긴장하는 시간이었어요. 게다가 개인 토론이 아니라 팀별 토론이었기 때문

에 팀원 모두가 얼마나 조화롭게 의견을 내느냐가 관건이었죠. 저는 저로 인해 우리 팀

원 점수가 떨어진다면 절대 안 된다는 생각으로 CNN을 참고하며 듣기 연습과 동시에

시사상식을 쌓아갔고 말하기와 읽기 연습을 꾸준히 하며 실전에 대비했어요. 우리 팀은

4명이었는데 다행히 역할 분담이 잘 되었어요. 외국에 살다온 친구는 자연스러운 문장

구사를, 토론동아리에 속해 있던 저는 말의 구성과 논리를, 또 다른 친구 둘은 문법 등을

짚었어요. 다행히 우리는 성공적으로 수행평가를 마쳤고 우수팀으로 선정되는 영광까

지 누렸죠. 이때 영어 말하기의 중요성을 새삼 느꼈고 실력을 쌓을 수 있는 계기도 만들

었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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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학교에서 선생님께서 내주시는 프린트나 과제를 굉장히 꼼꼼히 하는 편이에요. 모

르는 것은 영어를 잘하는 친구들에게 적극적으로 도움을 구하는 편이고요. 특히 어휘

공부를 열심히 해요. 시험에서 어느 정도 좋은 점수를 유지해도 간혹 생소한 어휘 탓에

어이없이 틀리는 문제가 생기기 때문이죠. 어휘는 대부분 학생들이 그렇겠지만 단어장

을 따로 만들어 이제까지 쳤던 시험과 문제집, 교과서 등에서 접한 생소한 단어들을 모

두 써놓는답니다. 필요할 땐 뜻을 영어로 적어두기도 해요.

| 영어 오답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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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학년

<자기

주도

학습

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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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어토론 내용을 정리한 문집 내용 중 내가 포함된 조의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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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 찾아서 하는 공부가 필요하다

2학년에 올라와서 제일 어려웠던 공부를 꼽으라면 국어일 거예요. 물론 제게는 떨어진

수학 점수를 만회하는 것도 시급했지만 국어도 만만치 않은 ‘도전’이었어요. 국어 담당

선생님이 바뀌면서 내신 시험의 유형이 굉장히 많이 바뀌었는데 그 유형이 거의 모의고

사와 흡사했거든요. 내신이지만 딱히 범위랄 것도 없었어요. EBS 국어문제집 3권에 달

하는 분량이 범위나 다름없었죠. 이 문제집을 다 푼다고 해서 같은 문제가 출제되는 것

도 아니었고요. 지난 시험을 분석해보면 철학적 사고를 요하거나 여러 번 깊이 생각해

야 풀 수 있는 문제들이 많았어요. 그러니 늘 문제집만 주구장창 풀다가 다 풀면 공부도

끝이라고 생각했던 저에겐 어려울 수밖

에 없는 문제들이었어요. 이런 고민은

저뿐 아니라 많은 친구들이 하고 있었

지만 그 와중에 평소 ‘찾아서 하는 국어

공부’를 했던 친구들은 시험 성적이 나

쁘지 않았어요. 배운 것을 바탕으로 하

는 공부가 익숙한 저로선 시험공부를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죠. 즉 배운 것에

서 한 단계 더 나아가는 공부, 발췌된 지

문이 있다면 원문을 찾아보고 특정 작

가의 작품이 나오면 그 작가의 작품들

을 다 훑어보는 식의 공부가 필요했어

요. 수업시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태

도는 말할 것도 없고요. 제게도 깊이 있

는 공부가 필요했어요. 가만히 보니 선

생님께서는 수학능력시험을 대비하라

는 뜻에서, 동시에 ‘진짜 국어 공부’를 해

보라는 의도로 시험 문제를 출제하신

것 같더라고요. 저는 눈에 보이는 것만 | 생소한 어휘나 필수 문법 등을 적어둔 국어 수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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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학년

<자기

주도

학습

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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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는 공부가 아니라 지문 하나를 읽더라도 여러 가지 시각에서 바라보는 훈련을 했어

요. 특히 문학 작품은 작품의 일부가 아니라 전체적인 이해를 하기 위해 중요한 작품은

꼭 원문을 찾아 읽었어요. 이러한 공부법의 전환을 통해 실제로 내신과 모의고사 점수

를 전보다 향상시킬 수 있었고요.

기타 과목, 쉽게 생각했다간 큰 코 다친다

저를 비롯한 대부분 친구들이 그렇지만 국어, 영어, 수학 주요과목 이외에는 아무래도

조금 소홀해지는 경우가 많아요. 시험 때만 바짝 해서 시험을 보는 경우가 대다수죠. 그

러나 너무 마음을 놓았다가는 정말 말도 안 되는 점수를 받을 수도 있어요. 제가 한 번

그런 적이 있거든요. 공부를 대충 한 것은 아니었지만 ‘설마 시험을 못보겠어’하는 안이

한 마음이 있었던 것 같아요. 하필 그때 해당 과목의 난이도가 무척 쉬웠던 바람에 만점

학생이 수두룩하게 나왔을 때였죠. 저도 90점대의 점수를 맞았지만 워낙 잘 본 친구들

이 많았던 관계로 해당과목의 내신등급은 하위권이었어요. 실로 타격이 컸죠. 내신을

챙기려면 주요과목 뿐 아니라 기타 과목들도 소홀히 해선 안 된다는 교훈을 얻었어요.

뿐만 아니라 평소 수행평가도 신경 써야 해요. 저는 너무 부담은 갖지 않고 즐기면서 하

려고 했어요. 음악은 그야말로 악기를 다루고 노래를 하는 것이니까 스트레스 푼다는

마음으로 임했고 미술 역시 제 창의성을 펼친다는 생각으로 즐겁게 배운 것 같아요. 특

히 기타 과목의 수행평가들은 팀별 과제가 많아서 협동성이 중요했어요. 저 혼자 잘한

다고 해서, 혹은 저 혼자 뒤쳐진다고 해서 불리하다고 생각하면 오히려 될 것도 더 안 되

는 것 같아요. 팀이 어떻게 조화롭게 역할을 분담해 과제를 성공적으로 끝마칠지 고심

해야 하는 거죠.

나를 성장하게 한 팀 프로젝트

1학년 때와 2학년 때 크게 달라진 점 중 하나는 바로 그룹 활동이에요. 그룹 활동 자체가

늘기도 했지만 제 스스로가 그룹 활동에 굉장히 적응이 되었다고나 할까요. 그룹 활동

이야 여러 수업의 수행평가며 동아리까지 늘 해왔던 것이지만 2학년으로 올라와 그 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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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학년도 자기주도학습 우수사례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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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가 조금 더 특별했던 것은 여러 대회에 출전하면서 팀 프로젝트를 많이 했기 때문이

에요. 1학년 때는 개인으로 참가했던 소논문대회에 팀을 이루어 출전하기도 했고 3명이

합심해 포트폴리오 대회에 나가기도 했어요. 이런 대회들에 참가하면서 경제를 비롯한

시사상식에 대한 저변을 넓힐 수 있었기 때문에 수상 여부와 관계없이 제게는 더 없이

소중한 시간이었죠. 친구들과의 관계가 더욱 돈독해졌음은 물론이고요.

사실 제가 중학교 후배들에게 ‘조언’을 한다면 그 첫 번째는 ‘함께 하라’는 것이에요. 이

게 무슨 판에 박은 말인가 싶지만 사실 고등학생이 되어 성적 경쟁 속에 휘말리다보면

아무래도 자신만 생각하는 경향이 커지고 그러면서 친구 사이의 정은 각박해지기 마련

이거든요. 그런데 한번 뿐인 고교 생활에서 그렇게 외롭게 공부하는 생활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해요. 결국 고등학교에서도 우리는 어울리는 법을 배워가고 앞으로 사회생

활에 대한 연습을 하는 것이기도 하니까요. 그리고 제가 장담컨대 함께 하는 공부의 능

률이 더 좋아요. 내가 모르는 부분들을 친구들보다 다정하게 설명해줄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아요. 모르는 문제가 나올 때마다 교무실에 방문할 수는 없으니까요.

미국 수학여행을 통해 꿈을 굳히다

2학년 때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미국 동부로 간 수학여행이에요. 제 생에 첫 해외여행

이었는데 단 10일 간의 짧은 여행이었음에도 제게는 평생 잊을 수 없는 찬란한 순간들

이었어요. 미국하면 떠오르는 단어가 있다면 ‘자유’잖아요. 저 말고도 많은 사람들이 떠

올릴만한 단어죠. 저는 미국의 자유로운 분위기에 한껏 도취되었어요. 자유를 정의하는

건 무척 어려운 일이겠지만 저는 뭔가 개방적이고 자유로운 분위기의 미국이 새롭게 느

껴졌죠. 우리 수학 여행단은 뉴욕 타임스퀘어와 메트로폴리탄 박물관 앞에서 춤을 추며

‘독도는 우리 땅’ 캠페인을 하기도 했어요. 처음에는 쑥스러웠지만 나중 가서는 어찌나

흥이 나던지 이런 이벤트 또한 미국이라는 땅이라서 더 특별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

어요. 무엇보다 인상적인 경험은 대학 탐방이었어요. 교육 분야에서 일하기를 원하는 저

로선 더 눈 여겨 보게 되었는데 우리나라 대학의 분위기와는 좀 다른 느낌이었죠. 어디

서나 토론을 하는 모습, 어디서나 책을 펼치고 자유롭게 공부하는 모습…. 우리나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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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학년

<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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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습

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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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소 경직된 느낌이라면 미국의 대학은 한껏 열린 자세로 공부하는 느낌이었어요. 물론

단면만 보고 돌아왔으니 ‘정말 그렇다’라고 확신할 수는 없어요. 이건 어디까지나 제 느

낌이니까요. 다만 저는 제가 나중에 교육 분야의 전문가가 되었을 때 우리나라 학생들

이 규격화된, 오로지 점수만을 위해 하는 공부가 아니라 자기 인생에 진짜 자양분이 될

수 있는 공부를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일조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었어요.

교육 정책을 다루는 사람이 되고파

제 꿈은 교육부에서 일하는 것이에요. 1학년 때에는 교육과 관련한 소논문을 써서 상을

받기도 했어요. 정확히는 교육부에서 교육 정책을 다루고 싶고 구체적으로는 국제적인

교류를 통해 우리나라 교육의 개선점을 찾고 이를 적용시키는 일을 하고 싶어요. 아직

학생으로서 우리나라 교육에 대해 불만이 많은 것은 아니지만 가끔 제가 하는 공부가

너무 ‘기계적’이라는 생각이 들 때가 종종 있거든요. 진짜 머릿속으로 들어오는 공부가

아니라 기능적으로 외우고 푸는 그런 공부라는 느낌이 드는 거죠. 무언가를 알게 되어

서 뿌듯하거나 지적 욕구가 채워진다는 느낌이 아니라 오로지 시험만을 위한 공부, 그

러니까 나중에 시간이 흐르면 홀딱 다 까먹을 그럴 공부일 때가 많았어요. 진짜 경쟁력

을 갖추려면 인문학적 소양이 두터워야 한다는 얘길 많이 들었어요. 그러나 지금 제가

하는 공부가 과연 그런지는 저도 잘 모르겠어요. 공부에 있어선 정답이 없다고 하지만

많은 학생들이 진짜 재미있어서, 단기적인 공부가 아니라 인생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공

부를 하는 그런 세상이 왔으면 좋겠어요. 아직은 어렴풋한 꿈일지 모르겠지만 저는 그

런 세상을 만들기 위해 지금 바로 그 ‘공부’라는 걸 하고 있고요.

후회는 한 번으로 충분하다!

전 이미 성적 하락으로 인한 후회를 맛보았어요. 후회라는 것은 웬만하면 맛을 안보는

게 좋지만 어쩔 수 없이 맛을 보게 되면 전에 없던 대단한 각오를 하게 되죠. 어떻게 보

면 자신을 성장시키는 쓰디 쓴 약이랄까요. 너무 쓰기 때문에 다시 맛보고 싶지 않아서

뭐든 열심히 하게 하는 약이 바로 ‘후회’죠. 이제 3학년을 앞둔 저는 적어도 남은 1년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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큼은 후회를 하고 싶지 않아요. 그 맛을 너무도 잘 아니까요. 이제 앞으로 쭉 올라갈 일

만 남았어요. 중압감이 어느 정도 있겠지만 그래도 스트레스는 받지 않으려고 해요. 점

심시간에 학교 앞 산책로를 걸으며 간간이 휴식도 취하면서 하루하루를 충실하게 보낼

예정이에요. 마지막으로 후배들에게 조언을 해준다면 무언가를 배움에 있어 그것이 주

요과목이든 아니든 성실하게 임하라는 거예요. 당장 앞을 바라본다면 성적 올리기에 급

급하겠지만 억지로 하던 즐겁게 하던 일단 머릿속에 남아 있는 배움의 지식은 나중에

어떻게든 쓰이게 된답니다. 일례로 제가 고등학교를 입학하기 위해 자기소개서를 쓰는

데 중학교 때 했던 사소한 활동까지도 언급하게 되더라고요. 그 활동이 자기소개서를

쓰기 위해 했던 활동이 아님에도 말이죠. 결국 그 모든 경험이 삶의 자양분이 될 수 있음

을 깨달았어요. 그러니 한 순간 한 순간 제게 주어진 일들을 성실하게, 그리고 긍정적으

로 하지 않을 이유가 없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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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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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등으로 입학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저는 서울에서 중학교를 졸업하고 인천으로 고등학교를 진학했어요. 가고 싶었던 학교

였기 때문에 나름 무리를 한 셈이었죠. 사실 거리야 기숙사 생활을 할 것이기 때문에 큰

문제가 아니었지만 제게 있어 무리는 다름 아닌 성적이었어요. 중학교 때까지는 이른바

‘자기주도학습’을 잘 하는 학생이었는데요. 고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보니 제 실력이 많

이 부족한 것 같더라고요. 나중에 알았지만 제가 지원한 학교 입학생 중 제 성적은 거의

하위권이었어요. 부모님도 걱정이 되셨는지 나중에 고등학교 입학해서 성적 때문에 징

징거릴 거면 비교적 안정적인 성적을 유지할 수 있는 학교에 지원하는 게 좋지 않겠냐

고 하셨어요. 그러나 저는 고집을 부렸고 결국 원하는 학교에 합격할 수 있었죠. 걱정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어요. 공부 잘하는 친구들 안에서 과연 좋은 성적은 낼 수 있을지 앞

으로 3년간 큰 스트레스 없이 지낼 수 있을지 등등…. 실제로 처음 1학년 때는 성적으로

인해 몇 차례의 충격(?)을 받기도 했어요. 그러나 결론부터 말하면, 지금 이 글을 쓰는 이

나를 믿지 않으면 누구도 믿을 수 없다

주변의동요없이자신을믿고꾸준하게성적을올리기란쉽지않은일이다.진현이는

고등학교를입학하면서부터현재까지꾸준하게성적을향상시켜왔고그과정에서자

신의꿈을찾기위해적극적으로움직였다.자신이해야할공부의우선순위를잘알

고어떤상황도긍정적으로받아들이는성격의친구다.

박진현 (인천하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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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학년도 자기주도학습 우수사례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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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이기도 하겠지만 제 성적은 점차적으로 상승해 현재는 학교 내에서 상위권을 유지하

고 있어요. 고등학교 입학 성적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죠. 중요한 건 지금의 내가 얼마

만큼의 노력과 효율로 만족할만한 성적을 낼 수 있느냐 일거예요. 그리고 좋은 성적을

내야만 하는 이유를 스스로가 잘 알고 있어야 하겠죠.

초등학교 때 생긴‘학원 트라우마’

초등학교 때만 해도 저는 그리 공부를 열심히 하는 아이는 아니었어요. 그저 뛰어놀기

좋아하는 활발한 소녀였죠. 초등학교 5학년 때 처음 학원이라는 곳에 가서 영어를 배우

게 됐어요. 그런데 며칠 동안 학원에서 수업을 받고 난 후 학원 선생님이 부모님에게 전

한 말은 가히 충격적이었어요. “이 학생은 너무 부족해서 다른 학생들 따라가기가 어려

워요”라고 했거든요. 어린 저로선 대체 제가 얼마나 모자란 사람인가 싶을 정도로 큰 트

라우마가 생겼어요. 그날 이후로 학원은 그만두고 학교에서 배우는 수업에 충실했어요.

학원 선생님의 한 마디에 크게 상심했기 때문에 저는 영어뿐만 아니라 모든 과목의 공

부를 무지막지하게 열심히 했어요. 덕분에 6학년 때 성적이 아주 잘 나왔죠. 소위 두고

보자 하는 마음이었다고나 할까요. 그때 저는 알았어요. 하면 된다는 것을, 혼자 공부해

도 충분하다는 것을요.

저는 학원이랑 맞지 않는 것 같아요. 제게 있어 학원은 거대한 공장처럼 느껴지거든요.

제게 안 좋은 추억이 있기에 더 그런지 모르겠지만 학원은 개인이 아닌 단체로 움직이

기 때문에 저 혼자 공부할 시간이 없어요. 초등학교 때 이후로 한 번 더 학원에 간 적이

있었지만 저는 한 달 만에 그만뒀어요. 혼자서 공부하는 게 더 효과적이라고 판단했거

든요. 평생 학원에 다닐 수는 없는 노릇이잖아요. 제가 나아지기 위해서 학원을 다니는

것은 나쁘지 않겠지만 학원에 의존적이 되는 순간 진짜 제 공부는 없다고 생각해요.

온전히 나의 힘으로 공부한다는 것

중학교 때는 이사도 한 번 했어요. 대전에서 서울로 올라오게 되었는데 공부에 있어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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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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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이 부담스럽기도 했지만 저는 별 무리 없이 옮긴 학교생활을 해나갔어요. 어느 학교

를 가든지 유지해왔던 공부 습관이 있다면 그것이 한 순간에 무너지지는 않는다고 생각

해요. 그러나 자만해서는 또 안 될 일이겠죠. 곧잘 성적이 잘 나왔던 저는 중학교 3학년

때, 말하자면 중학교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에 성적이 많이 떨어지는 바람에 처음으로

눈물을 뚝뚝 흘리기도 했어요. 사실 억울할 일도 아니었죠. 성적이 떨어진 이유를 분석

해보니 전보다 게을렀고 저도 모르게 자만을 하고 있었던 게 문제였어요. 고등학교 입

시를 앞둔 상황에서 저는 떨어진 성적을 다시 올리기 위해 전력을 다했고 성적은 다시

상승했어요. 3학년 2학기에 들어서야 어디 고등학교를 갈지 고민하게 된 저는 뒤늦게

면접 준비와 자기소개서 작성을 했죠. 자기소개서는 10번도 넘게 고쳐 쓴 것 같아요. 평

소에는 제가 무얼 하든 “네가 선택한 것에 대해 스스로 책임질 수만 있으면 된다”라고

말씀하시는 엄마는 자기소개서만큼은 저와 함께 검토를 해주셨어요. 특히 제가 원하는

고등학교에 지원하는 데 있어 성적이 좋은 편이 아니었기 때문에 자기소개서와 면접 준

비를 철저하게 해야 했죠. 저는 자기소개서에 제가 어떻게 혼자 공부를 해왔는지, 앞으

로 무엇을 하고 싶은지 구체적이고 솔직하게 적었어요. 자기소개서가 곧 면접에서의 질

문으로 돌아오기 때문에 소홀히 적을 수 없었죠. 다행히 저는 원하는 고등학교에 합격

할 수 있었어요. 면접관이었던 선생님들도 제가 사교육 도움 없이 스스로 공부를 잘 해

왔고 또 앞으로도 잘 할 것이라고 믿어주셨던 것 같아요. 그때 자기소개서에 적었던 저

의 공부법과 지난 고등학교 생활을 하면서 성적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했던 점을 아래에

소개해보려고 해요.

국어도 개념을 잡아야 한다

저는 어려서부터 책을 좋아했어요. 그래서인지 중학교 때까지 만해도 제게 국어는 ‘믿

고 보는 과목’이라고 생각할 정도로 어렵지 않았어요. 국어 공부에 있어선 조금 안이했

던 것 같아요. 그러나 이런 생각은 고등학교 올라와 보게 된 시험에서 산산이 부서졌죠.

국어는 결코 제가 가진 배경지식으로 잘 할 수 있는 과목이 아니었어요. 중학교 때까진

어떻게 가능할지 몰라도 고등학교 국어는 절대 그렇지 않았죠. 국어 또한 다른 과목과

마찬가지로 공부에 있어선 왕도가 없었어요. 무엇보다 제가 국어 공부를 하는 데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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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학년도 자기주도학습 우수사례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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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하다 느낀 건 바로 개념 잡기에요. 흔히 개념이라고 하면 수학에서나 통용되는 단

어처럼 여기지만 국어 또한 개념이 탄탄해야 하는 과목이랍니다. 특히 수능에서 비중이

커진 국어 문법은 기초 개념을 확실히 익혀야 하는 부분이에요. 비문학 지문 또한 문장,

문단에 대한 분석이 필요하고요. 보통 국어는 기출문제집을 무작정 푸는 경우가 많은데

수학과 같은 원리로 개념이 잡혀있지 않으면 아무리 문제를 많이 풀어도 실력이 늘지

않아요.

국어 문제집을 풀 때도 저는 막연하게 문제를 풀지 않아요. 일단 문제를 출제한 저자가

쓴 서문을 꼼꼼하게 읽어봐요. 보통 문제집 앞장에는 문제집이 어떻게 구성되어 있고

어떻게 풀어야 효과적인지 가이드라인이 제시되어 있는데요. 이것을 읽고 푸는 것과 읽

지 않고 푸는 것은 분명히 차이가 있어요. 그리고 제가 몸소 뼈저리게 느낀 한 가지가 있

어요. 정말 꾸준히 해야 한다는 거예요. 저도 그랬지만 국어 점수가 기본적으로 잘 나오

는 친구들이 있어요. 그런데 그걸 믿고 자만하는 순간 점수는 폭락할 수 있어요. ‘안 해

도’ 점수 잘나오는 과목은 없어요. 국어도 정말 꾸준히 공부해야 하는 과목이죠.

수학, 다른 친구가 무엇을 푸는 지 의식하지 말자

처음 충격을 주었던 국어와 함께 고등학교 생활 내내 가장 열심히 한 과목은 수학이었

어요. 수학은 이미 중학교 때 한 번 충격을 받았던 적이 있어서 정말 꾸준히 공부한 과목

이기도 해요. 저의 가장 큰 문제는 응용력이 떨어진다는 것이었어요. 솔직히 개념만 제

대로 박혀 있으면 문제 푸는 데 어려움이 없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다른 문제집 없이 수

학 개념서만 3번 이상 풀어보는 정도였죠. 그러나 그렇게 하니 난이도가 있는 문제는 풀

기가 까다로웠어요. 또한 기초가 완벽하다고 해도 정해진 시험시간 내에 모든 문제를

푸는 건 불가능했어요. 제가 응용력이 떨어진다는 사실은 마침 수학 담당이었던 담임선

생님이 조언해주신 덕분에 알게 됐죠. 저는 개념을 이해한 후에는 반드시 난이도가 있

는 문제들을 풀었어요. 다양한 유형을 많이 접하기 위해 풀고 또 풀었죠. 또한 매일 자체

적으로 수학 모의고사를 봤고요. 그렇게 꾸준히 했더니 고1 마지막 모의고사 때에 수학

을 만점 받을 수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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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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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 공부에서 제가 강조하고 싶은 건 예습도 중요하지만 정말이지 복습만큼은 빼놓지

말아야 한다는 것인데요. 예습을 통해 잘 알고 있더라도 그날 배운 수업에 관한 한 반드

시 복습을 해야 완전히 자신의 것으로 만들 수 있어요. 그리고 중요한 것은 다른 친구를

의식하지 않는 거죠. 솔직히 제가 많이 흔들렸던 부분이었어요. 제가 개념서를 볼 때 옆

친구가 난이도 있는 응용문제를 풀고 있으면 마음이 급해지곤 했거든요. 그러다보니 개

념이 머리에 채 들어오지 않은 상태에서 응용문제를 풀려고 들었어요. 그러나 그랬다가

손해를 보는 건 바로 제 자신이었어요. 남이 뭘 한다고 해서 따라하는 것은 금물이에요!

자신의 페이스를 맞춰야 해요. 다른 친구보다 시간이 좀 걸리는 것 같더라도 자신이 모

르는 것을 먼저 차근차근 채워가는 것이 지름길을 걷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영어 어휘 잡기는 맵핑(Mapimg)이 최고!

제가 어딘가에 정신없이 몰두했던 기억을 꼽자면 영어 공부는 첫 손에 꼽힐 거예요. 앞

에 썼듯 학원에서의 좋지 않았던 경험 때문이기도 한데 한 번 하면 끝장을 보는 제 성격

상 영어는 거의 3년간을 미친 듯이 파고들었던 과목이에요. 그 시기가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중학교 2학년 때까지였어요. 당시 학년에 맞는 영어 교재를 두루 섭렵하고 원서

도 따로 읽으면서 독해 연습도 병행했어요. 엄마의 제안으로 미국 뉴스 채널 CNN을 매

일 1시간씩 들으며 받아쓰기도 했고요. 지금 생각해도 정말 열심히 영어를 공부했던 시

기였죠. 얼마나 몰입했는지 어느 순간에는 엄마와 외국 영화를 보는 데 등장인물들이

하는 말이 자연스럽게 귀에 들어왔어요. 굉장히 신기한 경험이었어요.

영어 선생님께서는 영어 듣기 시험 준비는 여러 개 지문을 들을 필요 없이 5개 지문 정

도만 반복해서 들으라고 조언을 해주셨어요. 그래서 정말 5개 지문만 주구장창 들었더

니 나중에는 한 음절 음절이 다 살아나는 듯 했고 들어본 적 없는 다른 지문의 말 또한

쉽게 들을 수 있었어요.

독해에서 절대적인 영향력을 발휘하는 어휘는 맵핑(Maping)으로 익히는 방법이 효과적

이었어요. 이 또한 영어 선생님께서 알려주신 방법인데요. 단어 하나를 가지고 그 단어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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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학년도 자기주도학습 우수사례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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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슷한 형태, 비슷한 뜻을 지닌 단어들을 하나씩 연결해가면서 외우는 방식이죠. 단어 하

나에서 가지치기를 하는 거예요. 저는 이 방법으로 어휘를 수월하게 익힐 수 있었어요.

선생님은 나의 절대적 멘토

공부에 있어 옆에서 객관적으로 조언해줄 사람은 꼭 필요하다는 게 제 생각이에요. 스

스로는 잘 모를 수 있거든요. 내가 뭐가 부족한지, 공부 방법이 잘못 된 것은 없는지, 무

엇을 간과하고 있는지 등등. 문제는 내 자신이 자꾸 스스로를 보호하려고 드는 태도에

요. 말하자면 합리화를 하는 거죠. 이 정도면 됐다, 이 정도는 할 수 있다, 이 문제는 다

아는 건데 실수로 틀린 거다 등등의 자기합리화요! 그렇기 때문에 누군가 옆에서 따끔

하게 지적해줘야 해요. 그 사람이 바로 선생님이죠. 많은 친구들이 하는 오해가 있어요.

선생님은 공부 잘하는 학생을 예뻐한다는 오해요. 그런데 저는 그 반대라고 생각해요.

선생님에게 자꾸 다가가는 학생이 결국 공부를 잘하게 되는 것이죠. 1대1로 도움을 받

을 수 있는 기회가 눈앞에 있는데 그 기회를 포기할 건가요? 모르는 것이 있으면 선생님

께 물어봐야 해요. 선생님은 단순히 문제만 풀이해주시지 않아요. 문제 풀이라면 문제

집의 해답지로도 충분하니까요. 선생님은 공부 방법에 대한 조언, 더 나아가 진로, 인생

에 대한 고민에 대해서도 조언해주실 수 있어요. 솔직히 제 주변에 선생님께 적극적으

로 찾아가는 친구가 그리 많지 않아요. 그러나 선생님과 친해지는 것은 공부에 있어서

나 학교생활에 있어서나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저는 지금도 초등학교, 중학교 때

선생님과 연락을 주고받아요. 학교에서 선생님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인생의 선생님이

될 수도 있다는 걸 느껴요. 선생님을 어려워하는 친구들도 많지만 먼저 선생님을 찾아

가 터놓고 말씀드리면 마다하실 분은 아무도 없다는 점을 기억해야 해요.

나의 꿈은 아직 현재진행형

요즘은 제 진로에 관해서 고민을 많이 하는 편이에요. 일단 법조계 쪽으로 고민을 하고

있는 데 아주 구체적으로는 딱 정하지 않았어요. 진로는 중학교 1학년 때부터 진지하게

고민해왔지만 명확하게 이거다 하는 게 아직은 없어요. 사실 제 나이가 고작 18살이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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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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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요. 대학에서 자신의 전공과 관련한 직업을 선택하는 사람이 70%가 안 된다고 하는데

아직 고등학생인 제가 ‘평생 직업’을 정할 수는 없는 노릇이라고 생각해요. 다만 저는 공

부를 포함한 여러 대외 활동을 통해서 제게 가장 적합한 일이 무엇인지 찾는 중이에요.

최근에는 주변 지인 중에 로펌에서 일하시는 분이 계셔서 인터뷰를 해보기로 했고요.

선생님들과 진로에 대해 상담해보기도 했어요. 결정은 결국 제가 하는 것이지만 이렇게

꿈을 적극적으로 모색하는 과정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한 대학에서 주최하는

안중근 의사 국제법으로 다시보기 프로그램에도 참여해 뜻 깊은 시간을 보내기도 했고

요. 최근에는 김성한의 소설 <바비도>를 읽고 친구와 함께 논문을 쓰는 중이에요. 인간

의 자유와 양심을 위해 목숨을 바치는 바비도의 고귀함을 그린 단편소설로 이 역시 제

가 진로를 찾는 과정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서 논문 쓰기를 시작했어요.

고등학교에 입학하면서 제가 다짐한 게 하나 있다면 앞으로 3년 동안 제 꿈을 구체적이

고 현실적으로 만들자는 것이었어요. 2년의 고등학교 생활을 마무리하며 제 자신을 돌

아봤을 때 입학 당시 했던 다짐을 잘 지켜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누군가 제게 장래

희망을 물어봤을 때 딱 떨어지는 직업명을 말할 수는 없더라도 제 꿈을 적극적으로 찾

는 중이라고 당당하게 대답할 수 있으니까요.

독서를 하면서 관심 분야를 알게 되다

제가 법 쪽에 관심을 가진 데에는 독서의 영향이 무척 컸어요. 엄마가 책을 굉장히 좋아

하셔서 집에 책이 워낙 많은데다가 어렸을 때부터 엄마가 책 읽으시는 모습을 많이 봐

왔거든요. 저 역시 엄마를 따라 책을 읽었고 어린 시절부터 책에 대한 로망 같은 게 있었

던 것 같아요. 점차 자라면서 선호하는 분야도 생겼고요. 제가 좋아했던 책들은 주로 역

사나 법정소설이었어요. 페르디난트 폰 쉬나크의 <어떻게 살인자를 변호할 수 있을까>

같은 작품이나 존 그리샴의 법정소설들은 제 정신을 쏙 빼놓을 만큼 매력적이었어요.

책을 읽으면서 막연히 법정에서 일하는 내 모습을 상상했던 것 같아요. 역사 쪽으로는

세계사 전집이나 한국사 책을 읽곤 했는데 일제강점기 때 수탈사를 하도 인상적으로 읽

어서 나중에 외교관이 되어 문화재를 모두 반환 해오겠다는 당찬 포부를 가진 적도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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었어요. 법조인과 외교관의 꿈을 결합해 국제 변호사를 꿈꾸기도 했고요. 아직 고민이

긴 하지만 어쨌든 책을 통해 제가 나아갈 길의 큰 갈래는 정해졌다고 생각해요. 저는 한

번도 어떤 목적을 두고 책을 읽은 적이 없었어요. 그저 재미있게 책을 읽다보니 그 안에

서 어렴풋하게나마 저의 길이 보였던 거죠. 공부든 독서든 무언가를 달성하고 말겠다는

어떤 뚜렷한 목적을 갖고 하는 것이 나쁘다고만은 생각하지 않아요. 그러나 저는 제가

즐기면서 하는 과정에서 우연히 ‘발견’하는 게 더 의미 있다고 생각해요.

학교생활의 활력, 문학 독서 동아리 활동

현재 학교에서 문학 독서 동아리에 참여 중이에요. 일주일에 한 번씩 모여 함께 읽을 책

과 사회자를 정해 토론을 진행해요. 책뿐만 아니라 일정한 이슈를 정해 이야기를 나누

며 기록도 하고요. 최근에는 그간의 기록을 모아 문집을 만들었답니다. 동아리 활동을

하며 때로는 위로를 받았고 또 때로는 진로를 찾는 데 도움을 받기도 했어요. 무엇보다

같은 책을 읽더라도 친구들마다 생각이 다르고 그 생각을 공유할 수 있다는 점이 큰 매

력이죠. 삶, 사랑, 우정 등 평소 잘 생각하지 못하는 추상적인 주제들을 일상과 결부시켜

진지하게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를 갖는다는 것 또한 유익하고요. 우리 동아리는 교내

독서토론대회에 나가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했고 좋은 성과도 냈어요. 사실 지난 2년 동

안 문학 동아리 뿐 아니라 이런저런 대외활동을 하느라 가끔씩은 정신이 없기도 했죠.

그러나 후회는 없어요. 어떤 활동을 했던 간에 그 활동 자체로도 의미가 있었고 또 다른

활동으로 이어지기도 했으니까요. 하다못해 생각의 저변을 넓힐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으니 그것만으로도 무엇 하나 아쉬움이 없어요.

드디어 멀게만 느껴졌던 3학년이 되었어요. 이제 앞으로 1년은 어떻게 대학을 갈 것인

지 입시 전형을 파악하고 지난 2년간의 활동도 정리해 볼 예정이에요. 이제껏 해온 것처

럼 스스로에게 한계를 긋지 않고 최선을 다해보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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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고3이라고? 책, 계속 읽을 수 있을까?

제겐 먼 얘기 같았던 고3 수험생! 드디어 제 차례였어요. 선배들이 수학능력시험을 보고

나니 그 다음 ‘수능 타자’가 바로 저였던 거죠. 책을 읽다가도 문득 “아차!”하고 책을 덮

고 교과서나 문제집을 펴는 시간이 늘었어요. 수능 공부에 대한 부담감이 생긴 거죠. 솔

직히 1학년 때만 하더라도 공부든 독서든 ‘부담’이라는 것을 느껴본 적이 없었어요. 공부

는 학생이니까 당연히 해야 하는 것이었고 책은 재밌으니까 읽는 거였죠. 그러다 2학년

으로 올라가면서부터 서서히 공부와 독서 사이의 갈등이 생기기 시작했어요. 더 이상은

마음 끌리는 대로 공부를 하고 독서를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던 거죠. 책 또한 인생

공부의 중요한 수단임은 분명해요. 그러나 ‘언어’ ‘수리’ ‘외국어’ 등 시험을 통해 점수를

내야하는 공부는 평소 책을 읽는다고 해서 실력이 오르는 것은 아니었어요. 독서활동만

으로 대학을 가고 꿈을 이룰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텐데요. 그러나 그럴 수도 없

을 뿐더러 저는 수능, 내신 공부가 중요할 수밖에 없는 또 한 가지 사실을 모르지 않았어

수험생이기에 더욱 더 책을 놓을 수 없는 이유

수현이는초등학교시절부터친구들사이에서‘다독가’,‘애독가’로꼽혀왔던책벌레다.

분야를가리지않는독서로학업에대한기초지식을튼튼하게쌓았을뿐아니라책을

통해국제부기자라는꿈도갖게되었다.수현이의독서습관은학습능률을높이고

마음가짐을바로하는데도움을주고있다.

조수현 (부산국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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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 결국 수학능력시험을 위한 시험공부 또한 제가 독서활동을 하는 데 있어, 또 꿈을 이

루어 나가는 데에 있어 하나의 ‘기본 토대’가 된다는 사실을요! 한글을 모르면 책을 읽을

수 없는 것처럼, 각 부분에 대한 기초 상식 없이 다양한 분야의 책을 섭렵하기는 어렵기

때문이죠. 그렇게 생각하면 독서 시간이 조금 줄어든다고 해서 마냥 아쉽다고 할 수만

은 없는 일이었어요. 다양한 분야, 깊이 있는 지식을 습득하기 위한 독서를 하려면 응당

교과과정에 있는 공부를 해야만 했으니까요.

독서, 습관을 바꿀 수 없어 전략을 바꾸다

책은 잘못이 없어요. 저는 한 번도 책 자체에 부담을 느껴본 적은 없었어요. 문제는 책을

읽는 시간, 그 시간 자체가 부담으로 다가왔다는 것이죠. 그렇다고 책 읽기를 멈출 수는

없었어요. 제게 독서는 어린 시절부터 형성된 하나의 자연스러운 습관이었기 때문이죠.

몸에 밴 습관이다 보니 제 책상에 책 없이 문제집만 있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

어요. 저는 습관을 바꿀 수 없으니 ‘전략’을 바꾸기로 했죠. 우선 책의 종목을 달리 하기

로 했어요. 1학년 때는 주로 비문학 부문의 책을 많이 읽었어요. 주로 인문사회서, 철학

서 등이었죠. 그때는 문학보다 비문학에 더 흥미를 느꼈었거든요. 채식에 대한 책을 읽

으며 실제로 채식을 경험했고 그 과정에서 동물의 존귀함에 대해 느끼기도 했고요. 언

론 분야의 책을 읽으면서 제가 희망하는 국제부 기자의 꿈을 공고히 하기도 했어요. 아

무래도 학교와 기숙사 안에만 있는 시간이 대부분이다 보니 그런 비문학 서적들은 세상

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를 제게 알려주는 매개이자 제게 다양하고 넓은 시각을 만들

어주는 척도였어요.

중학교 3학년 때부터 지난해까지 청소년 인문교양지 <INDIGO+ing>의 기자로 독자들

에게 책을 소개하고 서평을 써왔어요. 읽어야 할 책도 많았고 모두 완독하겠다는 욕심

도 많아서 정작 개인적으로 꼭 읽어봐야지 했던 책들은 ‘필수 도서 목록’에 따로 빼놓기

도 했어요. 시간이 지나니까 그렇게 목록에만 적어놓은 책들이 꽤 되더라고요. 제 독서

활동에 변화를 주기로 다짐한 2학년 초, 저는 이렇게 목록에 적어놓은 책들과 많이 읽지

않았던 문학 분야의 책들을 읽기로 했어요. 비문학에서 문학으로 ‘노선 변경’을 한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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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이 짬짬이 읽기에 더 낫다고 판단했기 때문이에요. 그렇다고 문학이 결코 쉬운 장

르는 아니었어요. 읽고 감상을 정리하자면 비문학 못지않은 시간을 할애해야 했지만 그

래도 읽을 때만큼은 ‘서사’를 따라 가벼운 마음으로 읽어 갈 수 있다는 점이 짬짬이 하는

독서활동에 효율적이었어요. 동시에 그간 소홀했던 문학 분야에 애정을 가져야 겠다는

생각도 들었고요.

소설을 통해 세상의 흐름을 읽어나가는 재미

그리하여 2학년에 들어서서 제 도서목록에는 문학 작품들이 빼곡하게 삽입되기 시작했

어요. 1학년 때는 아예 작정하고 책을 읽었다면 2학년 때는 수업 중 쉬는 시간, 점심시간

전후, 자습 전후 등으로 틈틈이 책을 읽어나갔죠. 가장 인상적으로 읽었던 책은 조정래

의 소설 <정글만리>였어요. 눈부신 발전으로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중국이 소설 속

배경이었는데 그저 추상적으로 알고 있던 중국의 변화를 세세하게 묘사되어 굉장히 감

탄하며 읽었답니다. 과연 중국이 세계의 노른자위구나, 무섭게 성장하고 있구나 고개를

끄덕이며 이참에 중국어를 배워볼까 생각까지 했으니까요. 제 꿈이 국제부 기자인 만큼

세계의 동향과 사건사고에 대해 평소 관심이 많은 편인데 그런 관심분야를 소설을 통해

접하니 신문을 스크랩할 때와는 느낌이 매우 달랐어요. 그러면서 우리가 흔히 신문이나

TV뉴스에서 접하는 세상사가 이렇게 소설에 그려지는 구나 깨달았고요. 소설을 통해

투영되는 세상의 모습이 어쩌면 비문학 도서나 여타의 미디어보다 더 강렬한 사람들의

반응을 이끌어낼 수 있겠다고 느꼈어요. 말하자면 문학이 갖는 영향력에 대해 다시금

곱씹어볼 수 있는 계기였죠.

더불어 앞으로 글을 어떻게 써야 할지도 고민하게 되었어요. 국제부 기자, 정확히는 국

제부 신문기자를 선망하는 만큼 글을 쓰는 능력 또한 기본 소양으로 갖춰야 하기 때문

이죠. 물론 기사와 소설은 장르가 다르지만 불특정다수의 사람들에게 ‘글’로써 메시지를

전달한다는 점은 똑같아요. 저는 글을 쓰는 방식과 기술에 대해 잠시나마 고민해볼 수

있었어요. 1학년에서 2학년으로 올라가면서 걱정했던 저의 독서활동은 이렇듯 수월하

게 전개될 수 있었죠. 공부하는 시간을 크게 뺏지 않으면서도 틈틈이 읽은 내용을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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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로 무언가를 고민하고 생각해볼 수 있는 지점을 만들었다는 것, 그러면서도 공부로

무거웠던 머리를 식힐 수 있는 휴식으로 활용했다는 점은 제게 독서활동이 부여한 큰

성과였어요.

놀라워라, 내가 읽은 책의 내용이 교과서에 있다니

가끔은 어렸을 때부터 읽어온 책의 누적된 지식들이 생각지 못한 지점에서 ‘연결 고리’

를 만들 때가 있어요. 사실 저 또한 다른 친구들과 마찬가지로 책을 읽을 때는 ‘이게 정

말 내 인생에 엄청난 도움이 될 꺼야!’라는 생각을 하지는 않아요. 단순한 호기심에 읽기

도 하고 그야말로 재미있어서 쭉쭉 읽어 나가기도 하죠. 때론 이해가 되지 않는 내용도

나와요. 그래도 개의치 않아요. 그냥 넘어가기에는 너무 중요한 내용이라면 인터넷 검

색도 해보고 주변의 도움을 얻어 이해하려고 하지만 굳이 그런 게 아니라면 “아, 이런

것도 있구나”하고 넘기죠. 그런데 신기하게도 시간이 흘러 어떤 공부를 하다가 혹은 특

정한 상황에서 당시 이해가 안 갔던 부분이 “유레카!”하고 이해가 되는 순간이 종종 있

어요. 그때의 어떤 쾌감이란! 포기하지 않고 읽어 내려갔다는 것에 대한 뿌듯함, 그때는

그토록 어려웠던 것이 이제는 쉽게 이해가 되었다는 만족감은 어떻게 설명할 수 없을

거예요. 이해가 되지 않았던 부분 뿐 아니라 인상적으로 읽었거나 여러 가지 생각할 부

분을 던져 주었던 책의 내용은 굳이 암기하지 않아도 오래도록 기억에 남아요.

제게 있어 가장 ‘짜릿했던’ 경험은 ‘윤리와 사상’이라는 과목을 배울 때였어요. ‘윤리와

사상’에는 많은 사상가들과 그들의 철학이 설명되어 있는데 사실 처음 딱 보면 좀 어렵

게 느껴질 수 있는 내용이에요. 그리고 교과서 한 권에 요약해 담겨있다 보니 심도 있게

이해하기도 쉽지 않고요. 그런데 마침 제가 전에 읽은 철학서에서 접했던 사상가들이

교과서에도 실려 있어 일단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었어요. 사실 철학서를 읽을 당시에

도 내용이 어려워서 이해를 하지 못하는 부분이 있었던 차였어요. 그런데 놀랍게도 교

과서로 다시 되새김을 하니 그때 이해가 되지 않았던 부분들이 스르륵, 자연스럽게 받

아들여지는 거에요! 말하자면 제가 읽은 철학서는 내용이 깊고 세세하게 쓰여 지다 보

니 전체적인 그림을 그리기가 어려웠던 것이고 반대로 교과서는 마치 ‘연표’를 보여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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듯 전체적인 그림을 한 번에 보여준 것이었죠. 개념서와 심화서가 내 머릿속에서 만난

느낌이랄까요. 바로 이런 연결고리! 자주 일어나는 일은 아니지만 평소 책을 통해 머릿

속에 넣어두었던 지식들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 분명히 있어요. 물론 앞으로도 그럴 것

임을 믿어 의심치 않고요. 그래서 독서는 마라톤과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페이스를 유

지하며 꾸준히 읽어가다 보면 어느 순간 승리의 환희로 가득 찬 결승점이 보이는 거죠.

당장의 성과로 나타나기는 어려워도 분명히 득으로 돌아오는 순간이 보장되는 것이 바

로 매일 실천하는 독서가 아닐까요.

나를 단단한 사람으로 만들어주는 책

그렇다고 모든 책이 다 장거리 달리기만 같은 것은 아니에요. 책에 따라서는 100미터 달

리기처럼 폭발적인(?) 힘을 내도록 도와주는 책도 있어요. 대개는 저의 지식 욕구를 채

워주는 책보다는 마음가짐을 바로 할 수 있도록 일깨워주는 책이 그렇더라고요. 김난도

교수의 <아프니까 청춘이다>와 같은 자기계발서가 대표적이에요. 솔직히 저는 자기계

발서를 썩 좋아하지 않았거든요. 인생에 답이 있는 것도 아닌데 ‘~해라’, ‘~하지 않으면

안 된다’ 식의 내용도 싫었고 무작정 ‘나는 네 편이다’ ‘누구나 외롭다’ 식의 위로도 공감

이 되지 않았어요. 그러다 문득 “사람들이 자기계발서를 많이 읽는 까닭은 무엇일까”하

는 의문이 들었고 넘겨다보던 자기계발서를 자세히 읽어보게 되었죠. 물론 애당초 내가

생각한대로 저자가 ‘~해라’하고 독자에게 주문하는 것을 실천하지는 않았어요. 그러나

한 가지 깨달음을 얻었어요.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것! 자기계발서를 쓴 저자들은 하나

같이 최선을 다하는 사람들이었거든요. 본인이 원하는 것이 실패 가능성이 크다 하더라

도 미래에 ‘하지 않았음’에 후회하지 않기 위에서 간절한 마음으로 최선을 다하는 태도

를 갖고 있었어요. 저는 제 스스로에게 물었죠. ‘나는 지금 내가 해야 할 일에 최선을 다

하고 있는가?’ 아무리 세상이 결과만 본다 하더라도 적어도 내 스스로에게 있어선 결과

에 대한 과정이 당당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최선을 다한 경험은 성공

여부를 떠나 그 자체로도 굉장히 의미 있는 것이 아닐까 곱씹었어요. 그렇게 생각하고

나니 갑자기 힘이 솟더라고요. 학생이라는 신분, 그리고 그 의무로써 해야 할 공부. 최선

을 다하고 싶었어요. 일말의 후회 없이, 먼 미래의 내가 지금의 나를 기억했을 때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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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을 수 있도록이요. 멀리 했던 자기계발서가 갑자기 새로운 의미로 다가오더라고요.

깨달음을 얻은 후, 저는 종종 마음이 어지러울 때 자기계발서를 훑어보곤 해요.

책을 읽고 기록으로 남긴다는 것, 나를 돌아본다는 것

제게 책은 곧 기록이에요. 읽은 모든 책을 기록하지는 못해요. 그러나 책을 읽고 난 후의

기록을 한다는 것은 또 한 번 책을 읽는 것과 마찬가지의 효과를 낸다고 생각해요. 저는

앞서 밝혔듯 약 3년을 청소년 인문교양지 기자로 지내면서 서평을 쓰는 일을 해왔어요.

사실 저 혼자 읽고 저 혼자 보기 위한 기록을 했다면 ‘기록의 중요성’을 잘 몰랐을 수도

있어요. 그러나 저는 서평을 수많은 독자들에게 이해하기 쉽도록 전달해야 하는 사명이

있었어요. 그렇기에 기사를 쓰려면 몇 번이나 곱씹으며 완전한 제 것으로 만들어야 했

죠. 해당 서평의 책을 한 번도 접해본 적 없는 이들에게도 내용이 설득력 있게 전달되어

야 했기에 읽을 때도, 글을 쓸 때도 신중을 기했어요. 독자들은 제가 쓴 글에 대해 호응

하기도 하고 비판하기도 했어요. 책 자체에 대한 소통도 있었지만 제 글쓰기에 대한 호

평과 혹평이 오고가기도 했죠. 제게는 모두 약이 되는 이야기였어요. 제가 어떻게 글을

써야 할지, 어떤 글이 좋은 글인지 끊임없이 고민하는 계기가 되었어요. 국제부 기자가

되었을 때 겪을 수 있는 일을 미리 경험한다고 생각하니 이보다 뜻 깊은 일도 없었죠.

그렇게 3년간 독자들의 쓴소리, 단소리를 자양분 삼아 저는 끊임없이 읽고 끊임없이 썼

어요. 기자 활동으로 제가 얻은 것은 셀 수 없이 많았어요. 다른 친구들보다 다양한 책을

접했고 소통하며 글을 쓰는 법도 알게 되었고요. 특별한 대외활동 덕분에 친구들과 선

생님 사이에서 늘 주목받았고 교복을 채 벗기도 전에 기자 수업을 받은 거나 다름없었

죠. 저는 기대 돼요. 이 활동을 통해 읽은 책들이 앞으로의 제 인생에 어떤 시너지를 발

휘할 지 말이에요. 사실 기자 활동은 더 하고 싶었지만 학년이 올라감에 따라 그만둘 수

밖에 없는 이유들이 생겼어요. 제가 제일 오래 활동했던 기자였던 만큼 이제는 다른 후

배들에게도 자리를 만들어줘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이렇게 얻는 것이 많은 활동

을 저 혼자 독점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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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활동을 마친 지금도 저는 책을 읽으면 틈틈이 기록을 해 나가요. 서평처럼 구체적

으로 감상을 쓰지는 못해도 인상적인 구절이라든가 내용의 중요한 부분은 따로 적어두

고요. 가끔 공부를 하다가 다이어리에 기록해둔 문장을 보면 마음이 숙연해지곤 해요.

그 문장 한 줄에 한 사람의 인생이, 제가 살고 있는 우주의 이치가 담겨 있을 때가 종종

있기 때문이죠. 그렇게 감동하고 제 마음을 다잡는 것만으로도 독서 기록은 충분히 의

미를 갖는다고 생각해요.

독서를 통한 국어 영역 점수 향상은 당연한 것

저 말고도 독서를 통해 국어 영역 점수가 크게 향상되었다는 친구들을 많이 보았어요.

책을 읽으니 갑자기 점수가 뛰었다기보다 오래 전부터 조금씩 책을 읽어 왔던 게 효과

를 보는 친구들이 대부분이었죠. 굳이 기를 쓰고 공부를 하지 않아도 점수가 상위권인

친구들은 확실히 독서를 많이 하는 친구들이에요. 저 또한 국어 영역은 자신 있는 편이

었고요. 그렇다고 만점 행진을 한 것은 아니에요. 저 또한 자주 틀리는 유형 때문에 국어

영역 점수를 올리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어요. 친구들이 들으면 황당한 이야기일 수도

있는데 제 경우에는 국어 문제를 풀 때 문제에 대한 지문을 마치 책처럼 대하곤 했어요.

문제를 낸 출제자의 의도를 빨리 파악해야 하는데 지문 자체가 재미있거나 흥미로워서

그 안에 빠져들곤 했던 거죠. 짤막한 지문 한 토막에 감동을 받는 일도 많았어요. 특히

문학 지문의 경우 문장 한 줄 한 줄에 감정을 이입하다보니 막상 주제를 찾는 문제나 지

은이가 전하고자 하는 바를 찾는 문제가 나오면 딱 하나의 답을 찾기가 어려웠어요. 자

꾸 같은 유형의 문제를 틀리다보니 문제를 대하는 태도를 바꿔야 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고요. 지문은 지문일 뿐 평소 느긋하게 책을 읽는 것처럼 대해서는 안 되는구나 싶었어

요. 문제를 푸는데 필요한 요소는 무엇인가를 파악하는데 주력했고 자주 틀리는 유형의

문제를 반복적으로 풀었어요. 노력 덕분인지 국어 영역의 점수는 점점 향상되어 예전처

럼 틀리는 문제가 줄더라고요. 독서 습관으로 인해 겪는 시행착오까지 있었으니 웃지

못 할 일이죠. 그렇지만 전반적으로 독서 습관이 국어 실력 향상에 도움을 주는 것은 부

정할 수 없는 사실이에요. 책을 읽으며 자연스럽게 독해력을 길러가고 완독 후 읽었던

내용을 정리하다보면 자연스럽게 국어 실력이 늘 수밖에 없었어요. 분야를 가리지 않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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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었다면 비문학에서 어떤 분야의 지문이 나와도 당황하지 않고 오히려 흥미롭게

읽어나갈 수 있는 것 같아요.

잘 모르겠다고 지레 겁먹지 말고 분야 가리지 않는 독서를!

친구들이 종종 제게 책을 추천해달라고 할 때가 있어요. 그렇지만 저는 솔직히 책 추천

이 조심스러워요. 그 친구가 어떤 책을 좋아하는지 알면 취향을 고려해 추천해줄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으면 제가 좋았던 책도 그 친구에게는 별로일 수 있기 때문이죠. 실제

로 제가 추천을 해준 책이 재미없다고 불평한 친구도 있었어요. 반대로 저 또한 누군가

추천을 해줘서 읽어보니 별로일 때가 종종 있었고요. 그렇지만 책 자체를 읽기 싫어하

거나 어떻게 독서를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친구에게는 제 경험을 바탕으로 조언을 해줄

수는 있어요. 우선 저는 여러 분야의 책을 읽기를 추천해요. 물론 책 읽는 것이 어색한

친구라면 관심 분야부터 독서를 하는 게 좋긴 해요. 그러나 그 분야만 몰입되지 않았으

면 하는 마음이에요. 다양하게 읽어야 통찰력이 생기기 때문이죠. 보다 넓은 시야로 고

정되지 않은, 열린 관점을 가질 수 있거든요. 한 분야만 열심히 파는 것은 오히려 고립이

아닐까 싶어요. 여러 분야의 책을 두루 읽고 이것이 누적되면 누적된 것들 사이에서도

연결고리가 만들어져요. 스티브 잡스처럼 인문학적인 사고와 공학적인 사고를 동시에

할 수 있는 힘이 생긴다는 뜻이에요. 그렇게 느낄 때 저는 진정 책의 지식이 ‘나의 것’이

되었다는 것을 실감해요. 더불어 책을 읽다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해서 중도에 포기

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늘 문학책만 보던 제가 물리책을 봤을 때 대체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는 건 당연한 일 아닐까요. 어떤 사람이 그 모든 책을 순순히 다 이해하면서 볼

수 있을까요. 그냥 넘어가는 내용은 분명히 ‘내 것’으로 만들기에는 무리가 따를 거예요.

그러나 읽고 읽지 않고의 차이는 굉장히 크다고 생각해요. 앞서 제 경험을 얘기했듯 당

장은 이해가 가지 않더라도 시간이 흘러 저절로 이해가 될 수도 있고 불현듯 떠올라 ‘아!

그렇구나!’하고 감탄을 내뱉는 순간이 올 수도 있어요. 어렵다고만 하지 말고 뭐든 읽어

봐야 하는 이유죠. 읽어서 얻어 내는 것이야 자기하기 나름이지만 적어도 ‘잃는 것’은 없

다는 게 제 독서 지론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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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무대에서 당당한 국제부 신문기자를 꿈꾸며

제가 존경하는 인물은 미국의 언론인 에이미 굿맨이에요. 그녀는 위험을 무릅쓰고 세계

곳곳의 분쟁 지역과 사건사고의 현장을 돌아다니며 발 빠르게 소식을 전해왔고 세계인

이 공감할 이슈를 공론화시키는 주역으로 활동해 왔어요. 신문 기사를 스크랩 할 때마

다 저는 언젠가 세계무대를 발로 뛰며 기사를 직접 쓸 날을 고대하곤 해요. 사실 예전에

는 국제부 기자가 되더라도 이왕이면 대단하고 유명한 사람이 되고 싶었어요. 그러나

요즘은 그저 맡은 바 소임을 묵묵하게 다 하고 신문을 읽는 이들에게 필요한 정보를 제

대로 전달해주면 그것만으로도 멋진 삶이 아닐까 생각하곤 해요. 조금 평범하더라도 주

변 사람들과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사람이라면 성공한 인생이 아닐까 싶거든요.

다만 책을 놓지 않은 채 끊임없이 새로운 시선으로 세상을 응시할 수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할 거예요. 환경보호운동가 로렌스 앤서니처럼 말이죠. 그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쓴 <바그다드 동물원 구하기>는 제 고교 생활 중 가장 신선한 자극을 준 책이

었어요. 전쟁 중 죽어가는 동물을 구하기 위해 자신의 생명을 내 건 남자. 전쟁에서 사람

이 죽었다는 소식에도 무감해진 대중 속에서 아무도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던 동물에 시

선을 두었던 따뜻한 사람! 제가 딱히 동물을 사랑해서가 아니라 그가 던진 남들과 다른

시선이 제게는 굉장히 놀라운 것이었어요. 저는 확신해요. 앞으로도 책은 내게 넓은 시

야를 확보해 줄 것이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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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소년 인문교양지 INDIGO+ing에 게재된 수현이의 칼럼. 잡지 온라인 홈페이지에도 서평이 게시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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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소년 인문교양지 INDIGO+ing에 게재된 수현이의 칼럼. 잡지 온라인 홈페이지에도 서평이 게시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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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설된 학생기자 동아리의 1대 단장이 되다

세상에! 1학년 때보다 더 빠르게 2학년이 지나갔어요. 지난 1년 이리 뛰고 저리 뛰고 정

말 열심히 살았던 것 같아요. 천식으로 몸이 약해 초등학교 입학마저 고민해야했던 제

어린 시절을 떠올리면 아마 우리 부모님은 제가 이렇게 클 거라고는 상상도 못하셨을

거예요. 특히 지난해는 제 대외활동에 정점을 찍은 한 해였어요. 바로 학교에 신설된 학

생기자 동아리의 단장으로 활동한 것이 제게 가장 큰 ‘이벤트’였죠. 새로 만들어진 동아

리니 해야 할 일이 어마어마하게 많았지만 그 하나하나를 해내면서 보람도 컸던 활동이

었어요. 저는 1학년 때 진로 동아리에서 기자로 활동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앞으로 학생

기자 동아리를 어떻게 이끌어갈지 계획을 설명한 후 기자단 친구들로부터 단장으로 뽑

힐 수 있었어요. 처음이기에 틀림없이 어려움이 있으리라 예상했지만 저는 어쩐지 자신

이 넘쳤죠. 우리의 주요 활동은 학교 홈페이지에 학교 소식을 올리는 것이었어요. 기존

학교 홈페이지 게시판을 새롭게 단장하고 재학생들과 중학생들을 위해 각종 학교 홍보

내 열정이 100℃로 끓는 순간, 바로 지금

지수는남들이만들어놓은틀이아니라본인이직접프레임을만들어그안에콘텐츠

를채우는능동적인친구다.주변친구들의능력을십분활용해팀을꾸린후공동프

로젝트를이끌어가는일에도능숙하다.활발한대외활동으로주목받는지수는공부

또한소홀히하지않아우수한성적을유지하고있다.

서지수 (청주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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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행사 소식을 발 빠르게 올렸죠. 홈페이지 관리에서 기사 작성까지 모두 우리 동아리

의 소관이었어요.

우리 동아리는 총 30명 정도였는데 저는 우리 동아리에 ‘실력제’를 도입했어요. 자발적

으로 취재를 하고 기사를 쓰게 한 후 일정 주기마다 기사의 양과 질에 따라 부원의 직책

을 높이거나 취재를 봉사시간으로 인정해주는 등의 메리트를 부여하는 제도였죠. 처음

에는 기사를 배당하는 형식이었지만 오히려 부담을 느낀 부원들이 기사를 쓰지 않는 일

이 생겨 자발적 참여가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실력제는 꽤 괜찮은 제도였어요.

부원들은 본인이 쓰고 싶은 기사를 써서 좋았고 전체적으로는 전보다 훨씬 많은 양의

질 좋은 기사들이 쏟아졌고요. 저 또한 단장으로서 전체적인 동아리 인솔과 관리는 물론

열심히 취재와 기사 작성을 했어요. 그러니 눈코 뜰 새 없이 바쁠 수밖에요. 그래도 친구

들의 칭찬과 선생님들의 인정이 있었기에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임했던 것 같아요.

학생의 본업인 공부에 소홀하지 않기 위해 동아리 활동은 되도록 짬짬이, 쉬는 시간을

활용했어요. 학생기자 동아리의 1년은 숨 가쁘게 지나갔고 이제는 단장직을 물려줘야

하는 때가 도래했어요. 학생기자 동아리에 제가 특별히 더 애착을 가졌던 까닭이 있다

면 그건 아마 제 꿈으로 가까워지는 길이라 생각했기 때문 일 거에요.

기자의 꿈으로 한 발 더 다가간 계기, EBS 스쿨리포터

제 꿈은 기자에요. 정확히는 신문사 기자가 되고 싶고 더욱 구체적으로는 문화부에서 일

하는 기자가 되고 싶어요. 문화부 기자가 된다면 전 세계에 한국을 알릴 수 있는 콘텐츠

를 다룬 기사를 쓰고 싶어요. 고등학교 시절 내내 저는 어찌 보면 기자가 되기 위한 워밍

업을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해요. 학생기자 동아리와 더불어 제가 주력했던 활동이

있다면 EBS 스쿨리포터 활동이에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제가 발굴한 아이템으로 만들

어진 방송이 전국으로 송출되었을 때 그 짜릿함은 경험하지 못한 사람은 모를 거예요.

EBS 스쿨리포터는 같은 학교 학생끼리 팀을 꾸려 EBS에서 운영, 방송되는 프로그램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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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학년도 자기주도학습 우수사례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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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 학생기자단이 직접 만드는 뉴스에요. 저는 우리 학생기자동아리에서 4명의 멤버를

꾸려 EBS 스쿨리포터에 지원해 선발되었고 아이템을 발굴해 제출했어요. 그리고 드디

어! 우리가 낸 아이템이 채택되어 전국으로 방송되는 찬스를 얻었죠. 우리학교의 체험

학습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우리는 영어과 학생들과 프랑스어과 학생들이 전주한옥마

을에 방문해 외국인들에게 한옥마을을 소개해주는 모습을 영상에 담았어요. 이른바 한

옥마을 일일 문화해설사를 테마로 한 영상이었죠. 우리는 인터뷰, 촬영, 더빙, 편집, 자

막 등 모든 걸 다 직접 만들었어요. 방송에 출연한 친구들은 우리보고 “정말 자랑스럽

다”며 칭찬을 거듭했고 이 촬영분이 정식 방송으로 송출되면서 우리학교 이름도 크게

노출되었답니다. 이때 저의 역할은 연출가였어요. 아이디어를 구체화하고 시나리오를

썼고 전체적인 지휘도 했어요. 친구들 또한 각자 역할 분담을 해 성공적으로 촬영을 마

치게 되었고요. 마침내 텔레비전에 우리의 영상이 나왔을 때는 정말 두근거리고 뿌듯했

어요. 또 촬영 영상의 내용이 우리나라를 외국에 홍보한다는 것이었기 때문에 제가 장

| EBS 스쿨리포터로 활동하며 촬영한 영상이 텔레비전으로 송출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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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전문 기자가 되어 쓰고 싶은 기사와도 일맥상통했죠. 제겐 더없이 멋진 추억 하나가

만들어 진 거예요. 사실 스쿨리포터로 선발되어도 좋은 아이템이 없으면 방송에 한 번

도 등장하지 않는 경우가 많거든요. 그러나 우리팀은 노력의 결실을 멋지게 맺을 수 있

었고 비록 앞으로 고3이 되지만 기회가 닿는다면 또 한 번 이 짜릿함을 맛보고 싶어요.

EBS 스쿨리포터 외에도 저는 1학년 때부터 ‘아하 경제’와 ‘FM교육방송’ 기자로도 지속

적으로 활동했어요. 아하 경제에는 최근에도 제 글이 지면에 실렸고 지난해에는 ‘Pass’

라는 제호의 진로 신문 정기자로 선발 되어 현재 학교를 대표해 기자 활동을 하고 있는

중이에요. 기자 직함을 여러 매체로부터 얻은 셈인데 제가 또 언제 이렇게 여러 개 매체

에서 기자로 활동해보나 싶어요. 저로선 너무나 행복한 한 해였죠.

수작업으로 엮어 만든 영자 신문 OPEN

기사 작성에서 제본까지 직접 손으로 만들었던, 그야말로 핸드메이드 신문이라 할 수

있는 영자 신문 ‘OPEN’도 소개하지 않을 수 없을 것 같아요. 적고 보니 제가 정말 많은

활동을 했구나 싶은데 그만큼 지난 시간 동안 저는 정말 의욕이 넘쳤던 것 같아요. 지난

해 저는 우리 반 친구들과 영자 신문반을 운영했어요. 이름 하여 OPEN! 경쾌한 제호의

이 신문은 그 유명한 뉴욕타임즈를 모델로 한 신문이에요. 제가 리더로 총 6명이 함께

신문을 만들었는데 인원도 적고 우리끼리 시작한 모임이다보니 학교에서 지원을 받기

도 어려웠어요. 그래서 사비를 털어 모든 것을 손으로 만들 수밖에 없었죠. 지금 생각해

도 어떻게 신문을 만들었는지 놀라울 지경이에요. 우리는 영어 기사 작성도 편집도 모

두 처음이었기 때문에 다른 학교의 영자 신문을 보면서 참고했고 중학교 학생들이 읽어

도 쉽고 재미있을 수 있도록 내용을 구성했어요. 심지어 신문 제본까지 우리가 직접 붙

이고 오리고 했으니 들인 노력이 참 컸던 것 같아요.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말이죠. 우

리는 천신만고 끝에 가내 수공업을 하듯 신문을 만들어 약 30부 가량을 학교 곳곳에 돌

렸어요. 이렇게 두 번이나 신문을 냈으니 우리 스스로에게 대단하다고 혀를 찰 정도였

죠. 선생님들께선 “어떻게 이걸 손으로 만들었지?”라며 놀라워 하셨어요. 제대로 지원

해주지 못해 미안하다고 하신 선생님도 계셨고요. 친구들도 신문을 두루 읽으며 고생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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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고 격려해주었답니다. 신문을 만들며 힘들었던 마음은 이미 사르르 녹아버렸고 어깨

는 으쓱했어요. OPEN은 이제 후배들이 맡아서 계속 만들 예정이에요. 저로선 학생기자

동아리에 이은 두 번째 영광이에요. 새로 만들어져 제가 리더로 있었으며 앞으로도 명

맥을 이어갈 동아리를 두 개나 경험했다는 것! 물론 저는 잘 알고 있어요. 이 모든 게 저

만의 힘이 아니었다는 것을요. 친구들과 선생님, 그리고 후배들이 없었다면 결코 이룰

수 없던 일이라는 사실을요.

| 기사작성부터 편집, 제본까지 모든 걸 직접 해낸 영자 신문 OPEN

목표로 향하는 과정에 또 다른 길이 있음을

제 꿈이 또 어찌나 창대했는지 사실 1학년 때에는 친구들과 함께 전국단위로 돌릴 수 있

는 잡지를 만들어보고자 하는 계획이 있었어요. 봉사, 환경, 진로를 주제로 한 잡지로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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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은 서울대 학생들이 만든 ‘모드’라는 잡지를 모델로 한 것이었죠. 그런데 고등학생이

다보니 아무래도 부딪히는 여건적인 한계가 많았어요. 기획만 여러 번 수정하고 정립하

기를 반복하던 우리는 일단 잡지 주제에 따라 “우리가 먼저 봉사를 하면 어떨까?”라는

제안을 하게 되었어요. 우리는 지역아동센터에 주기적으로 방문하며 교육봉사를 시작

했어요. 의도치 않게 잡지를 만들기 위해 모인 팀이 봉사동아리가 된 것이었죠. 첫 시작

은 녹록치 않았어요. 아동센터에 모인 아이들 중 일부는 ADHD(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

애), 실어증 등의 증상이 있는 아이들이 있었고 그 아이들에게 공부를 시키기란 정말 쉽

지 않은 일이었기 때문이었죠. 함께 간 친구들과 반을 나누어서 아이들에게 알파벳부터

가르쳤어요. 그러나 아이들은 배운 내용을 금세 까먹기 일쑤였고 수업에도 잘 집중하지

못했어요. 다행히 몇 차례 가르치면서 요령이 생겼고 나중에는 게임이나 포상을 통해

아이들의 흥미를 유도하며 수업에 집중시킬 수 있었죠. 아이들이 하나씩 무언가를 익혀

나갈 때마다 ‘정말 봉사 시작하길 잘했다’는 생각을 해요. 비록 잡지 창간은 아직 유보중

인 상황이지만 어쩌면 우리는 잡지 창간보다 더 의미 있는 경험을 하게 된 것인지도 몰

라요. 처음에는 생각도 못한 봉사 활동을 하게 되었고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을 통해 그

어느 때보다 큰 보람과 즐거움을 느끼고 있으니 말이죠. 고3이 되어도 이 봉사활동만큼

은 계속 할 예정이에요. 아이들이 상처받지 않도록, 그리고 제가 더 자랄 수 있도록 말이

죠. 그러고 보면 어떤 일들은 무조건 목표를 이루는 것만이 성과는 아닌 것 같아요. 목표

를 향해 가는 과정에서 새롭게 느끼고 접하는 것들이 분명히 존재하고 때로 우리는 그

과정에서 목표달성보다 더 큰 인생의 자산을 얻게 되는 게 아닐까요.

내가 사람들과 소통하는 법, 넓은 시야를 갖는 것

저는 개인으로 활동하는 것보다 단체로 팀을 이루어 활동하는 편을 더 선호하고 실제로

도 제가 하는 대부분 활동이 팀으로 운영되고 있어요. 그렇다보니 어떤 활동이든 얼마

나 팀원들이 조화를 이루어 협동을 하냐가 모든 프로젝트의 관건이죠. 많은 활동팀에서

리더로 있는 저로서는 책임감이 따르는 부분이에요. 우선 저는 함께 활동을 하는 친구

들을 볼 때 편견 없이 보려고 해요. 아무래도 공동생활을 하다보면 근거 없는 소문이 돌

기도 하고 오해를 받는 친구도 있기 마련이니까요. 리더인 제가 확인되지 않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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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에 휘둘리다보면 중심을 못 잡는 경우가 생길 수 있어요. 그래서 저는 모든 상황을 전

체적으로 보는 시야를 가지려고 노력해요. 적어도 제가 진짜 경험하지 않은 것에 대해

서는 어떤 말이나 분위기만으로 판단하지 않으려고 하죠. 그리고 모든 상황에 있어서는

대화로 풀려고 하는 편이에요. 친구를 설득해야 하는 상황에서는 왜 내가 설득을 하는

것인지 그 이유를 하나부터 열까지 꼼꼼하게 설명하고요. 그렇게 하면 대부분 친구들이

수긍하고 이해해요. 단, 중요한 건 진심으로 대하는 것이죠! 아무리 제가 하는 말이 이치

에 맞더라도 그것이 진심으로 전해지지 않았을 때는 그 누구도 설득시킬 수 없다는 것

을 잘 알고 있어요.

필리핀과 호주에서 우리나라 홍보의 중요성을 느끼다

초등학교 때 잠시 필리핀에 갔었는데 그때 만났던 친구와 지금까지 이메일을 주고받는

중이에요. 초등학교 때도 느꼈지만 현재에도 필리핀에서 한국에 대한 인식은 굉장히 좋

은 편이죠. 필리핀 친구 또한 한국에 대한 관심이 굉장히 많은데 그 친구와 얘기를 나눌

때마다 저는 한국을 소개해주면서 일종의 ‘한국 홍보대사’가 된 느낌이에요. 사실 제가

기자가 되어 한국을 해외에 알리는 역할을 해야겠다고 다짐한 것도 이 친구의 역할이

컸어요. 그리고 지난해, 학교에서 선정된 교환학생으로 운 좋게 호주에 2주간 다녀오면

서 이러한 생각은 좀더 덩치를 키우게 되었죠. 호주에 가니 많은 학생들이 우리나라를

개발도상국 정도로 여기고 있더라고요. 심지어 한 유치원에 갔을 때 어린 아이가 “한국

에도 텔레비전이 있느냐”고 물어볼 정도였어요. 무려 그 유치원 교실에 우리나라 브랜

드의 텔레비전이 놓여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죠. 아이들은 그 브랜드가 일본 것 인

줄 알았다고 해요. 물론 어린 아이들이었지만 그래도 우리나라 국가 이미지가 제가 생

각했던 것과는 너무 달라서 좀 당황스러웠어요. 제가 어서 꿈을 이루어 대한민국의 위

상을 높이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로켓 같은 추진력을 가진 욕심쟁이

꿈이 있든 없든 뭐든 해보라! 제가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에요. 적어도 저는 지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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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후회 없이 학교생활을 했고 제가 목표했던 바는 모두 도전했어요. 그 도전이 모두

성공한 것은 아니었어요. 그러나 저는 시도했다는 그 자체에 큰 의미를 두고 싶어요. 만

약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면 저는 이만큼 발전할 수 있었을까요? 물론 모든 대외활동, 개

인 활동의 중심에는 역시 공부가 와야 해요. 여러 활동을 해왔지만 저는 늘 성적을 유지

해왔어요. 모의고사도 내신도 특별히 성적이 떨어진 적은 없어요. 장학금도 자주 받았

고요. 수업시간이나 자습시간에는 오로지 공부에만 집중해요. 스케줄러를 쓰면서 제 공

부 스케줄을 철저하게 관리하고요. 자신 있는 과목은 국어인데 국어의 경우 많은 친구

들이 그렇겠지만 어려서부터 읽은 책의 영향을 톡톡히 봤어요. 어렸을 때부터 저는 학

교 도서관을 자주 드나들었고 ‘다독왕’ 타이틀을 놓쳐본 적이 거의 없을 정도로 책을 많

이 읽었어요. 고등학교에 올라와서도 분야를 가리지 않고 책을 읽어 1학년 때 다독자 최

우수상을 타기도 했고요. 책을 많이 읽어서 그런지 읽는 속도가 제법 빨라진 덕에 틈틈

이 읽는 책의 양이 꽤 많은 편이에요. 아직 고등학생이 되기 전인 후배들에게 조언을 해

준다면 아무래도 시간적 여유가 조금이라도 더 있을 때 책을 많이 읽으라고 하고 싶어

요. 영어와 수학은 정말 본인이 하기 나름이고요. 특히 문과생인 저로선 수학만큼 ‘치열

하게’ 공부하는 과목이 없을 정도에요. 대부분 문과 친구들이 국어와 영어는 평균 이상

의 성적을 내기 때문이죠. 비등한 성적의 문과 과목들 속에서 승부수를 던질 수 있는 과

목은 역시나 수학이거든요. 그래서 수학은 초등학교 때부터 기초를 탄탄히 해놔야 해

요. 그래야 나중에 고생을 덜 하고 보다 많은 유형의 문제들을 풀 수 있어요.

사실 저는 정말 욕심이 많아요. 하고 싶은 것도 많고 누리고 싶은 것도 많죠. 하지만 일

단 한다고 마음을 먹으면 로켓 같은 추진력으로 하고자 했던 일을 달성하고야 말아요.

지금이 아니면 다시는 못할 수도 있는 일이 많다고 생각해서요. 제 좌우명 또한 ‘후회하

지 말자’에요. 저는 미래에 돌이켜보는 지금의 제가 기대돼요. 1년이 지나 대학생이 되

었을 때, 다시 몇 년이 또 흘렀을 때 제가 과거로 더듬게 될 저의 현재가 얼마나 아름다

울 수 있을지 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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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물리의 세계로 안내하는 과학해설 봉사자

저는 1학년 때부터 경기도과학교육원에서 해설 자원봉사를 꾸준히 해왔어요. 학교 게

시판에서 우연히 공지를 보고 관심이 생겨 시작한 이 활동은 내 고등학교 생활에서 첫

손에 꼽는 소중한 경험이죠. 과학교육원 안에서 저는 과학의 세계로 사람들을 안내하는

과학 길라잡이였으니까요. 교육원 내 전시관에는 생각보다 과학 관련 전시물들이 많은

편이에요. 해설을 맡은 봉사자들은 전시를 바탕으로 자기만의 프로그램을 짜서 관람객

들에게 설명을 할 수 있는데 저는 물리 분야를 큰 주제로 잡고 누구나 흥미로울 수 있는

해설 프로그램을 구상했어요. 그리하여 야심차게 내놓은 저의 해설 테마는 ‘15세를 위

한 15가지 물리이야기’였죠. 15세 전후의 학생들이 관람객으로 많이 온다는 사실과 정해

진 시간 내에 핵심적으로 짚어줄 수 있는 물리 상식이 15가지 정도 된다는 점을 감안해

내놓은 프로그램이었어요. 게다가 과학 분야에서도 내가 좋아하는 물리 과목을, 학교에

서 배운 내용을 기초로 해 설명할 수 있다는 점은 해설자인 제게도 큰 즐거움이었죠.

열여덟, 우주로 가는 티켓을 얻기 위한 시간

과학교육관해설봉사,물리동아리팀프로젝트,친구들의지구과학멘토에이르기까

지권이는한시도쉴틈없이바쁜학교생활을해왔다.과학이좋아서시도한다양한

활동은항공공학분야전문가를꿈꾸는본인뿐만아니라친구들과후배들에게까지큰

도움을주었다.

이권 (안산동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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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학년 때만도 제가 아는 상식선에서 설명을 했지만 2학년이 되면서 점차 과학 지식이

늘어났고 그 전보다 더욱 풍부하게, 다양하게 지식을 접목시켜 설명을 할 수 있었어요.

워낙 남들 앞에서 긴장하는 체질은 아닌 터라 시간이 좀 지나니 해설도 편해지고 스스

로 즐기는 단계(?)가 되었는데 그러면서 열성적으로 해설을 준비하게 되었어요. 전시와

관련된 사진이나 영상을 태블릿 PC를 통해 관람객들에게 보여주며 전시의 이해를 돕기

도 했고 학교에서 배우는 교과 과정과 결부시켜 흥미를 유도하기도 했죠. 이렇게 한 달

에 두 번, 많게는 네 번까지 해설 봉사를 했는데 관람객들이 고개를 끄덕이며 제 설명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노라면 큰 보람이 느껴졌어요. 한번은 어떤 젊은 부부가 아이를 데

리고 와서 제 해설을 들었는데 알고 보니 부부는 과학고 출신이었어요. 저는 제가 설명

한 것 중 혹여나 틀린 게 있지는 않나 적잖이 신경이 쓰였는데 다행히 그 두 분이 “정말

설명을 알아듣기 쉽게 하는구나, 우리 아이에게도 큰 도움이 됐다”라고 칭찬을 해주셨

답니다. 속이 뜨거워지는 느낌이었죠.

돌이켜보면 제가 관람객들에게 도움을 준 것 보다는 오히려 관람객들로부터 배우고 얻

은 게 훨씬 많았던 것 같아요. 어쩌면 제가 봉사를 한 게 아니라 ‘공짜’로 가르침을 받은

느낌이랄까요. 아직까지 봉사의 참된 의미가 무엇인지 콕 짚어 얘기할 수는 없지만 제

가 느끼는 이런 비슷한 느낌이 아닐까 싶어요. 도움을 주기 위해 시작했지만 결과적으

로는 제가 한 뼘 더 자란, 값진 체험을 한 거죠.

해설봉사자에서 신입봉사자의 교육자로 업그레이드!

1년이 지나 과학교육원에서는 새로운 자원봉사자들이 뽑혔고 저는 어느덧 신입자원봉

사자들의 선배가 되었어요. 그런데 교육원 연구원님이 제게 새 자원봉사자들의 교육을

맡아주면 좋겠다는 부탁을 하셨어요. 제가 자원봉사자들의 교육을 맡게 될 거라는 예상

을 전혀 못했기 때문에 당황스러우면서도 그간 제 활동을 좋게 봐주신 것 같아 감사했

죠. 저는 무사히 자원봉사자들의 교육을 마쳤고 그렇게 교육까지 하고 나니 봉사자들의

모범이 되어야 겠다는 생각이 절로 들더군요. 그래서 더 성심성의껏 준비를 하고 해설

을 했던 것 같아요. 해설이 끝나면 그 자리에서 관람객들에게 해설에 대해 간단한 만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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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학년도 자기주도학습 우수사례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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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 설문지를 돌려요. 평가가 좋지 않을까봐서 긴장하게 되는 순간이죠. 다행히 대체적

으로 평가가 좋은 편이었어요. 아마도 그랬기에 제가 신입자원봉사자들의 교육도 맡을

수 있었을 거예요. 해설을 하면서 제 나름대로 쌓인 ‘노하우’가 있다면 관람객들의 눈높

이에 맞춰 해설을 하게 되었다는 것인데요. 아무래도 학생 관람객이 제일 많긴 하지만

때때로 아주 어린 아이들이나 나이가 있으신 어르신들도 오시기 때문에 그때그때 관람

객들의 연령에 맞는 해설을 하려고 노력해요. 무엇보다 과학에 대한 흥미와 재미를 갖

게 해드리는 게 제 해설의 최종 목표였어요. 저는 과학이 너무 재미있는 반면에 제 또래

친구들이나 어린 친구들 중에는 어렵다고 생각하는 친구들도 있기 때문이죠. 이제 저는

고3이 되기 때문에 봉사를 자주 나가지는 못하겠구나 싶어요. 시간 제약이 따르니 어쩔

수 없는 부분이지만 대학생이 되어 진짜 과학도가 되면 더욱 열심히 봉사를 해야겠다는

다짐을 해요.

학급 친구들의‘친절한 과학 멘토’

제가 제일 좋아하는 과목은 과학, 제일 잘 하는 과목도 과학이에요. 그중에서도 물리와

지구과학을 가장 좋아한답니다. 열심히 하는 사람도 못 당해내는 사람이 즐기는 사람이

라더니, 제게 과학이 딱 그런 것 같아요. 물론 제가 과학을 엄청 잘한다고 확신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좋아하는 마음 덕분에 자연스럽게 공부도 잘 되는 것 같아요. 그렇다보

니 제게 과학 문제를 물어보거나 과학에 관한 조언을 구하려는 친구들이 많은데요, 특

히 수학능력시험 과학 선택 과목에서 어떤 과목을 선택해야 할지 고민하는 친구들이 있

어요. 저는 애당초 제가 좋아하는 지구과학을 선택한 상황인데 아직 갈피를 못 잡는 친

구들이 있어요. 그럴 때는 제 경우 어떻게 했는지 말해주고 어떤 과목이 친구에게 더 이

로울지 제 나름대로 판단해 조언해줘요. 물론 제 말이 정답이 될 수는 없겠지만 친구가

결정을 하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랄 뿐이에요. 저는 학급의 지구과학 멘토이기

도 했어요. 우리 학교에는 학급마다 과목별로 우수한 학생을 선정해 ‘멘토’로 선정하고

친구들에게 도움을 주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데요, 저는 지구과학 과목을 맡아 방

과 후나 아침 시간에 친구들의 궁금증을 해결해주고 함께 고민해보는 시간을 가졌어요.

이 또한 제가 친구보다 월등하게 잘한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혼자보다는 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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낫다’는 생각으로 친구들이 지구과학을 지금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왔어요.

‘멘토 역할’에 있어서 지난 1년을 돌이켜보면 꽤 충실하게 해냈던 것 같아요. 부족한 점

이 많은 제게 친구들이 조언을 구하러 오면 “아, 내가 더 발전해야 겠구나”하고 각성하

게 되었고 조금이나마 친구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사실에 기뻤어요. 그런데 이제

는 3학년, 더디 올 줄만 알았던 최고학년이 되었어요. 다들 고3은 ‘접근금지처분’이 내려

진 것처럼 여겨지는 것 같아 조금 슬프지만 그렇다고 저까지 제 주변에 장막을 치고 싶

지는 않아요. 친구나 후배에게 먼저 적극적으로 다가가 도움을 주기는 어려울 수 있어

도 제 도움이 필요한 이에게는 언제든 ‘열린 멘토’가 되고 싶다는 작은 소망이 있어요.

과학, 어떻게 친해지냐고? 일단 부딪혀!

제가 종종 받는 질문 중 하나는 “과학이 어려운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것이에

요. 그런데 이 질문은 제가 어떻게 대답해도 실질적인 해법을 주기 어려운 질문이에요.

이상적으로 말하면 ‘비교적 쉬운 과학 서적을 읽거나 과학 관련 다큐멘터리를 보면서

과학과 친해져라’라고 할 수 있겠죠. 그런데 이건 어디까지나 이상적인 대답이에요. 고

등학생으로서, 수능을 준비하는 입장에서 보면 그리 녹록치 않은 일이기 때문인데요,

학교에서 배우는 과학 교과과정도 따라가기 어려운데 유유자적 과학 서적을 찾아보는

건 누구에게나 쉽지 않은 일일이죠. 그러니 제가 내놓을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대답은

일단 맨몸으로 부딪혀봐야 한다는 것이에요. 어려워도 할 수 있을 때까지, 피하지 말고

정면 돌파하라는 거죠. 제가 과학을 공부하면서 느끼는 건 결국 해답을 찾는 ‘과정’이 결

과보다 중요하다는 것이에요. 할 수 있을 만큼 해보는 것, 그래서 맛보는 게 실패일지라

도 노력도 않고 포기하는 것보다는 훨씬 의미 있지 않을까요. 꿈이라는 것도 그런 것 같

아요. 제가 생각하기에 꿈을 먼저 찾고 그 과정을 따라가는 사람은 많지 않다고 생각해

요. ‘답’은 모르겠지만 일단 시도해서 시행착오도 겪을 때 꿈이라는 게 찾아오는 게 아닐

까 싶어요. 저 또한 그랬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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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공학연구원이 되어 과학의 미래를 밝히고 싶다!

‘과정’을 설명하느라 제 꿈 소개가 늦었어요. 이미 앞서 써놓은 글에서 짐작했겠지만 제

장래희망은 과학자, 더 자세하게는 항공공학연구원이랍니다. 결과보다 과정의 중요성

을 강조했으니 연장선상에서 얘길 이어가야 할 것 같아요. 저는 초등학교 때부터 과학

자가 꿈이었어요. 과학에도 세분화된 분야가 굉장히 많은데 그냥 막연히 과학자였죠.

부모님이 책을 좋아하셔서 집에는 책이 유독 많은데 저는 그중에서도 자연과학 분야의

책들이 유난히 좋았어요. 과학 분야의 책들을 자주 접하다보니 학교에서 ‘과학의 날’ 행

사 등을 하면 자발적으로 참여하게 되었어요. 그러다 중학교 2학년, 결정적인 한 방이

있었으니, 바로 우연히 시청하게 된 EBS 다큐멘터리였죠. 냉전시대, 미국과 소련의 우

주개발 역사를 다룬 다큐멘터리였어요. 두 나라 과학자들이 라이벌임에도 불구하고 결

국 인류가 지구 밖을 탐사하는 공동의 목표를 가지고 연구에 임했다는 사실은 제게 큰

인상을 남겼죠. 그때 전 무릎을 쳤어요. “그래! 항공공학이야!” 그러나 이때에도 막연한

것은 매한가지였어요. 저는 스스로 ‘멘토’를 찾아 나섰어요. 물론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매우 제한적이어서 항공공학 쪽에 저명하신 분에게 메일을 보내는 것 외에는 별다른 도

리가 없었어요. 그래도 그분들의 조언을 듣기 위해선 용기가 필요했죠. 그렇게 해서 맺

게 된 국방과학연구소의 박사님, 집 근처에 있는 한 대학교 자연대학 교수님은 여전히

저의 좋은 멘토가 되어주고 계셔요. 편지를 드리고도 큰 기대는 하지 않았었는데 너무

나 열린 마음으로 중학생의 질문에 대해 자세하게 대답해주셨죠. 그리고 직접 뵙는 기

회도 얻게 되었고요. 교수님께선 제게 항공공학을 전공했을 때 생각해볼 수 있는 다양

한 진로, 대학 내 커리큘럼에 대해 자세히 소개해주셨어요. 대강의 스케치만 되어 있던

제 꿈에 알록달록 색이 덧칠되는 느낌이었죠. 저는 깨달았어요. ‘내 꿈은 내가 만들어 가

는 거구나, 가만히 있는 다고 꿈이 저절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구나’하고요.

항공공학 분야는 아무래도 첨단 분야이다 보니 생각보다 많은 곳에서 활용되고 있어요.

가깝게는 전자레인지나 텔레비전, 자동차 차체 등도 항공 기술에서 시작되었고요. 그래

서 저는 꼭 ‘항공공학연구원’이라는 것에 방점을 찍지 않고 연구소든 사업체든 혹은 학

교든 항공공학을 연구할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열어두고 진로를 고민하려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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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꿈의 준비 과정이 끝나지 않았기 때문이죠. 한계를 정하지 않고 오르고 또 오르다

가 정상을 만나게 된다면 그때에 내가 선택해 내려갈 수 있는 ‘하산로’는 정말 여러 갈래

가 존재할 거예요. 중도에서 포기한다면 하산로는 올라왔던 길을 되돌아 내려가는 길일

뿐이겠지만 말이죠. 아직 우리나라는 항공공학 분야에 있어선 아주 ‘선진국’ 수준은 아

니라고 들었어요. 그렇기에 더 욕심이 생겨요. 제가 항공공학 분야에 뛰어들어 우리나

라를 선진 항공 전문국으로 만들고 싶다는 그런 욕심이요.

상 못 타도 괜찮아, 즐거운 팀 프로젝트

나중에 성인이 되어 고등학교 생활을 돌이켜 본다면 빼놓을 수 없는 추억 중 하나는 동

아리 활동 일거예요. 학교 내 여러 과학 동아리 중 저는 물리부에 소속되어 있어요. 동아

리로 인해 지난 2년은 물리에 대한 심화된 공부는 물론 즐거운 대외활동까지 할 수 있었

죠. 동아리에서의 가장 큰 활동은 1년간의 과제 연구였어요. 물리와 관련한 특정 주제를

정해 1년을 잡고 연구, 토론을 거쳐 연말에 발표회를 갖는데요. 특히 연구 과제를 가지

고 타 동아리 팀들과 겨루는 교내 사이언스 컨퍼런스는 제가 속한 물리부 뿐 아니라 교

내 과학 동아리들의 가장 큰 관심사에요. 저는 우리 물리부에서 팀을 꾸린 후 제가 팀장

으로 사이언스 컨퍼런스에 참여해 물리종합부문에서 동상을 수상했어요. 주제는 ‘입자

가속기 만들기’였죠. 물리부라는 동아리 특징을 십분 살려 입자 가속기 모형을 만들었

고 이것이 좋은 평가를 받았어요. 사실 이 주제는 이미 지난 학술제에 소개되었던 주제

라 위험 부담이 없지 않았지만 우리 팀은 보다 주제를 심화시켜 완결된 형태의 결과물

을 만들어 낼 수 있었어요.

한국과학창의재단 산하 청소년과학탐구반(YSC)에서 주관하는 과학 동아리 연구 지원

프로그램에 선정되기 위해 팀을 꾸리기도 했었죠. 이때 우리가 제출한 주제는 ‘첨단기

술을 적용한 차세대 항공기의 설계’였어요. 준비기간이 일주일로 좀 짧은 편이었기 때

문에 집중력 있게 보고서를 작성했는데 아쉽게 선정되진 못했죠. 그러나 우리는 열심히

했고 최선을 다했기에 후회는 없었어요. 만약 합격했다면 지원비로 보고서 내용을 실현

시키느라 교내 사이언스 컨퍼런스나 여타 동아리 연구과제들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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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학년도 자기주도학습 우수사례집

206

을 거예요. 무엇보다 팀원들과의 협동은 제게 더 없이 좋은 경험이 되었어요. 1학년 때

는 이것저것 많이 도전하느라 정신이 없었던 반면 2학년 때는 제가 주로 ‘리더’가 되어

팀을 이끌었고 몇 가지에만 집중하다보니 팀워크와 같이 했을 때 이끌어낼 수 있는 시

너지 효과에 대해 실감할 수 있었죠. 서로 잘 할 수 있는 분야를 나누어 최대한의 효율

을 올리고 기어이 ‘공동의 목적’을 달성했을 때 그 뿌듯함이란! 모르긴 몰라도 제가 중학

교 2학년 때 보았던 미국과 소련이 경쟁을 통해 눈부시게 발전을 이루어낸 우주 항공 분

야와 비슷하지 않을까 싶어요. 무엇보다 누구 하나 갈등 없이 즐겁게 과학 프로젝트를

수행했다는 점은 비록 그 결과가 수상으로 이어지지 않았더라도 값진 경험이 되었죠.

이밖에도 1박 2일 동안 시외 변두리에 있는 분교에 가서 분교 학생들과 진행한 과학 캠

프, 대한민국 과학축전에 참여해 부스를 차리고 우리의 연구 과제를 알렸던 것도 기억

에 남아요.

열을 알 수 있는 기본 토대는 하나라도 잘 아는 것

이제 고3을 앞두고 저는 지난 2년의 생활을 정리하는 한편, 남은 1년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 차근차근 계획을 세우는 중이에요. 신문 기사를 읽다보면 종종 기초학문의 위기라

는 말이 등장하는 데 사실 세상 모든 일의 기본 토대는 결국 기초학문에서 출발한다고

들 하잖아요. 이런 부분을 상기하면 저부터라도 국어, 수학, 영어 등 주요과목을 단순히

‘시험을 잘 봐야 하는 과목’이라고 생각하지 말고 꼭 머리에 넣어두어야 할 상식을 쌓는

느낌으로 공부하겠다는 다짐을 하게 돼요.

국어의 경우 어렸을 때부터 책을 많이 읽었던 까닭인지 곧잘 점수가 잘 나왔는데 특히

과학과 관련한 비문학 지문이 나오면 지문을 보지 않아도 문제를 풀 수 있는 ‘행운’이 따

랐어요. 그러나 단순히 운이라고 할 수 없는 것이 있어요.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

이기도 한데 결국 국어 영역에 등장하는 거의 모든 지문들은 문학은 물론이고 비문학

지문 또한 그간 배운 교육과정 안에서 학생이 소화할 수 있는 내용이 나온다는 것인데

요. 말하자면 적어도 어떤 한 과목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으면 다른 영역의 과목들 공부

까지도 수월해진다는 뜻이에요. 제가 비문학 영역, 특히 과학 관련 지문의 문제에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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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학년

<인성

영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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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 거의 다 맞춘다고 하면 친구들은 “그건 네가 과학을 잘해서 그렇지!”라고 말해요. 물

론 제가 다른 친구들보다 과학에 관심이 더 많으니 틀린 말은 아닐 수 있어요. 그러나 한

가지 말할 수 있는 건 제가 접한 언어 영역 내의 과학 지문들은 분명히 우리가 접한 교

과 과정 내의 내용들이었다는 점이에요.

결국 저는 학문이라는 것은 유기적으로 다 이어져 있는 것이어서 어느 것 하나만 잘 알

아도 다른 부분의 공부가 훨씬 수월해질 수 있다고 생각해요. 저는 그런 생각으로 이제

껏 공부에 임해 왔고 혼자 해도 잘 되지 않는 부분은 꼭 선생님께 찾아가 여쭤보았어요.

저 또한 수학과 영어 점수가 좋지 않아 고민이 있었어요. 그렇지만 친구들이 제게 찾아

와 “권아, 과학은 어떻게 해야 해?”라고 물었을 때 제 답변을 떠올렸죠. “포기하지 마, 일

단 부딪혀 보는 거야! 내가 할 수 있는 한의 모든 노력을 쏟아 부은 뒤에도 안 되면 그때

가서 생각해!”

꿈, 해야 할 것과 하고 싶은 것을 조화롭게 엮기

제가 생각하는 ‘바람직한 학생상’은 학생으로서 해야 할 것과 하고 싶은 것을 조화롭게

엮어나가는 것이에요. 해야 할 것과 하고 싶은 것이 일치하면 더 없이 좋겠지만 사실 그

렇지 못한 경우가 훨씬 많잖아요. 저부터도 과학만 하고 싶지만 현실은 국어, 영어, 수학

을 골고루 공부해서 실력을 쌓아야 하는 게 우선이에요. 이유는 간단해요. 훗날 제가 하

고 싶은 과학 공부를 마음껏 하기 위함이죠. 진짜 원하는 일을 하기 위해서 기반을 닦는

일을 바로 지금 하고 있는 거죠. 그러니 못하겠다고 투정을 할 수도, 제가 하고 싶은 것

만 하겠다고 고집을 부릴 수도 없어요. 그로인한 결과로 인해 돌아오는 책임은 그 누구

의 것도 아닌 저의 것이기 때문이죠. 하기 싫은 공부를 하더라도 인간이 가져야 할 기본

상식, 기본 소양을 기르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게 좋은 같아요. 또 이렇게 해야만 나중에

내가 원하는 일을 할 때에도 깊이 있는 전문가가 될 수 있음을 생각해야 하고요. 그러다

보면 어느 순간, 해야 할 것과 하고 싶은 것이 합치되는 순간이 오지 않을까요. 그래서

저는 떠올려요. 제가 항공공학연구원이 되어 있는 그 순간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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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학년

자기주도학습 우수사례집

학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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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학년도 자기주도학습 우수사례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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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코 만만치 않았던 3년의 시간

수능 준비하기, 내신 올려놓기, 수시 전형 준비하기…. 정말 한시도 숨 돌릴 틈 없는 3년

이었어요. 그 시간이 지나 이제 대학생이 되었다는 게 실감나지 않아요. 3년 내내 기숙

사 생활로 친구들과 동고동락하면서 대입을 위해, 꿈을 향해 매진했던 시간들, 추운 겨

울, 기숙사가 소등되면 불빛도 없는 차가운 돌계단 위에 앉아 공부를 했던 혹독한 시간

도 아련한 추억으로 남았어요. 우리학교 60명의 문과 친구들은 우정을 나눈 동무들인

동시에 경쟁자이기도 했죠. 단 60명 안에서 내신 점수를 좋게 따야 하는 상황 속에서 우

리는 철저하게 자신과의 싸움을 해야 했어요.

저 또한 참 오랫동안 오르막길을 올랐던 것 같아요. 수능은 수능대로, 내신은 내신대로

무엇 하나 포기할 수 없었죠. 제가 친구들 사이에서 빼어나게 성적이 좋았던 것은 아니

었어요. 내신은 중상위권 정도를 유지했고 모의고사도 컨디션에 따라 등급의 기복이 있

목적지에 길이 없다면 직접 길을 닦아야지!

본훈이의장래희망은‘폴리노미스트’다.학생스스로가직접만든단어로정치가와경제

가를합친새로운직업명이다.본훈이는자신이가장좋아하고제일잘할수있는분야

를결합해자신만의독창적인직업이될수있도록오랫동안계획하고고민해왔다.진로

에대한뚜렷한소신은대학입시전형에서도좋은점수로이어져합격의영광을낳았다.

구본훈 (한일고 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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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학년

<자기

주도

학습

영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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었죠. 그렇다보니 언제나 마음 한 구석에는 불안과 걱정이 도사리고 있었어요. 해마다

입시전형은 조금씩 바뀌었고 조금이라도 제가 유리할 수 있는 전형을 찾아 요구 조건에

맞추는 일도 쉬운 일은 아니었죠. 그러나 입시전형이 어떻게 바뀌든 공부는 열심히 해

야 하고 점수는 잘 나와야 하는 것이 자명한 일이었어요. 지난 3년간의 성적은 엄청난

상승도 하락도 없이 대체로 비슷한 수준을 유지해왔던 것 같아요. 물론 더 올랐으면 하

는 바람이 있었지만 제 나름대로 최선을 다 했다는 점에는 후회가 없어요. 적어도 제가

원하는 꿈을 이루기 위한 과정으로 충실히 공부를 임했다고 생각해요.

내가 중심을 잃지 않을 수 있었던 이유

성적이 평균 이상이긴 했지만 부족한 부분이 분명히 있었고 입시에 대한 걱정도 컸죠.

그럼에도 제게는 늘 희망이 있었어요. 중학교 때부터 진로가 뚜렷했기 때문에 여러 가

지 관련 활동을 해왔고 그에 따른 포트폴리오를 준비해왔거든요. 저는 수시 준비를 1학

년 때부터 했어요. 보고서, 경제 달력, 자기소개서, 면접 준비 등을 차근차근 해왔죠. 물

론 수시로 대입에 성공한다는 보장은 없었기에 동시에 정시 준비도 함께 해야 했어요.

그렇다고 두려워하지만은 않았어요. 제 꿈을 이루고자 하는 열망이 강했고 그만큼 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있었거든요. 때때로 이런 마음은 고독한 수험생인 제게 큰 힘이 되

었고 흔들리지 않는 이유가 되었죠. 저도 모르게 친구들과 비교를 하게 될 때, 점수가 떨

어져 낙심하게 될 때에도 제가 이루고자 하는 꿈을 생각하면 혼란스러운 마음이 정돈됐

어요. 꿈이라는 건 결국 제가 좋아하는 일, 제가 잘할 수 있는 일을 갖길 소망하는 것이

니까요. 이제부터 제가 꿈을 갖게 된 계기, 그것을 위해 스스로 노력해왔던 이야기를 해

볼까 해요.

끌리듯 정치에 관심을 갖게 된 어린 시절

초등학교 2학년 때였을 거예요. 제가 정치에 처음 관심을 갖게 된 시기는 다른 친구들보

다 꽤 일렀던 것 같아요. 월드컵의 열기가 뜨거웠던 그 해 겨울 TV 에서는 한참 대선 투

표가 진행되고 있었어요. 저는 그때 어린 나이였는데도 TV 속 대선 투표율 보도가 굉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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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학년도 자기주도학습 우수사례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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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 흥미롭게 느껴졌어요. 그때부터 저는 신문의 정치면, 뉴스 정치 소식 등을 꼬박꼬박

챙겨 봤어요. 오늘은 어떤 정치인이 무슨 발언을 했고 국회에서 어떤 일이 있었고 한국

과 관련한 외교행사가 무엇이 있었고 하는 일들을 살폈죠. 어떤 의도를 갖고 본다기보

다 그냥 순수하게 관심이 갔던 것 같아요. 종종 어른들은 정치는 ‘싸움판’이다 라고도 말

씀하셨지만 제게는 오히려 그런 갈등과 화합이 흥미로웠어요. 제가 중학교 1학년 때 대

선이 한 번 더 치러졌고 이후 저는 정치인들 개개인에 대해 더 큰 관심을 갖게 되었죠.

몇몇 정치인들의 팬 카페에 가입하고 소식지를 받아보기도 하고 약간의 용돈을 후원금

으로 보내기도 했죠. 광적인 관심까진 아니었지만 또래들보다 분명 정치에 대한 관심이

컸고 저는 앞으로 정치학에 대해 더 공부를 해봐야 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경제에 관심을 갖게 된 미국 유학 생활

중학교 2학년 때에는 1년간 잠시 미국에서 학교생활을 했어요. 2008년이었죠. 그러니까

서브 프라임 모기지 사태, 미국발 금융위기로 전 세계 경제가 불안했을 때였어요. 그 시

기에 딱 맞춰 미국을 갔으니 몸소 실감한 금융위기는 상상 그 이상이었죠. 일단 환율이

매우 올랐고 불안정했기에 집에서 부쳐주는 경비를 환전하기 위해서는 하루하루 환율

을 체크해야 했어요.

환율을 체크하다보니 자연스럽게 경제에 관심도 갖게 됐죠. 환율이 왜 떨어지고 왜 오

르는지에 대한 아주 기본적인 궁금증은 제가 적극적으로 경제 공부를 시작하는 동기가

됐어요. 경제 지표를 유심히 살폈고 미국은 물론 세계 경제, 정치 동향을 살폈어요. 포

춘, 블룸버그, 스마트머니, 포브스 등 경제 전문 잡지도 읽고 CNN 머니 같은 경제 전문

채널도 시청했답니다.

경제를 공부하며 확실히 느낀 것은 정치와의 밀착성이었어요. 정치와 경제는 늘 쌍방으

로 영향을 주고받았더라고요. 하다못해 경제 전문지의 첫 시작도 늘 정치 기사니까요.

저는 이때부터 진로를 고민하기 시작했어요. 정치와 경제를 한꺼번에 아우를 수 있는

직업이 없을까 생각했죠. 그리고 그 고민의 끝에 답이 보였어요. 저는 미국 생활 1년 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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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학년

<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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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영어도 많이 늘고 미국의 교육 체제를 경험해보기도 하며 여러 가지를 얻어왔지만

가장 큰 수확은 제 진로에 대한 구체적인 방향이었어요.

폴리노미스트가 되기 위해 한 걸음 진보

폴리노미스트(polinomist). 영어로 정치가를 뜻하는 폴리티컬 사이언티스트(political

scientist)와 경제가를 뜻하는 이코노미스트(economist)의 합성어에요. 원래 있는 말이 아

니라 제가 만들어낸 단어랍니다. 미국 생활을 마치고 다시 한국으로 돌아와 중학교 3학

년이 되었을 때 저는 제 진로를 ‘폴리노미스트’로 확정지었어요. 정치와 경제가 결합된

직업이에요. 세상에 없으면 제가 만들면 된다고 생각했어요. 당연히 구체적으로 어떤 일

을 할지도 설계해보았어요. 정치적인 문제였던 미국 9.11 테러 사건이 있었던 직후 가장

먼저 반응을 보인 곳은 주식시장이더군요. 정치 사안에 그만큼 경제가 민감하게 반응하

는 것이었죠. 폴리노미스트는 금융시장에서 정치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예측하고 연

구하며 컨설팅해주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거예요. 정치적으로 불안한 석유 보유국의 경

제적 영향도 분석해볼 수 있을 것이고요. 물론 금융시장에는 엄연히 펀드매니저나 애널

리스트 같은 경제 전문가들이 존재해요. 그분들 또한 정치에 대해 잘 알고 있지만 주가

되는 것은 경제적 관점이기 때문에 내놓는 분석은 정치를 기반으로 했을 때와 차이가

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러나 폴리노미스트는 정치적인 관점을 기반으로 경제 상황을

분석하게 될 거예요. 또한 국가마다 정치제제가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국가별 경제 시

스템을 분석하는 일도 할 수 있을 것이고요. 저는 한때 사회주의 체제를 기반으로 하는

중국에 매력을 느껴 중국 공산당에 관련한 책만 10권 넘게 사서 읽어보기도 했어요.

폴리노미스트는 제가 만든 말이지만 그 형태는 교수일 수도, 연구원일 수도 또 국회의

원이나 언론인, 칼럼니스트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특별히 분야를 가리고 싶지는

않아요. 연구와 분석을 기반으로 할 수만 있다면 그것을 세상에 알리는 플랫폼은 다소

폭넓게 열어두고 있는 편이죠. 그래도 선택하라면 교수 쪽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은

해요. 더불어 경제와 정치를 융합한 학문인 폴리티컬 이코노믹(Political economic) 분야

가 우리나라에서도 정착될 수 있도록 돕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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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학년도 자기주도학습 우수사례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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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폴리노미스트를 꿈꾸면서 영향을 미친 인물이 있어요. 인도 출신의 시카고대학 석

좌교수로 인도 재무부 수석 경제자문을 맡고 있는 라구람 라잔인데요. 그가 한 말 중에

‘모든 경제적 문제의 근본은 정치에 있다’라는 말이 있어요. 정치와 경제가 깊게 연관되

어 있다는 걸 강조하는 말이죠. 저는 케임브리지 대학의 장하준 교수도 존경해요. 그는

“나는 경제학자지만 수학을 할 줄 모른다. 수학이 아니라 다른 학문의 관점에서 경제를

바라본다. 그런 시도가 중요하다”라고 한 인터뷰에서 말한 바 있어요. 제가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바와 맥락이 닿아있는 말이에요. 저는 장하준 교수의 인터뷰에 자신감을 얻었

어요. 어떻게 보면 전에 없던 직업명으로 새로운 길을 개척해 나가야 하기 때문에 부딪

혀야 할 산이 많을 텐데 저와 다르지 않은 생각을 갖고 있는 석학들을 보면 “내가 잘 하

고 있구나”하고 안도를 하게 되요.

폴리노미스트가 되기 위한 가장 적합한 전공으로 생각했던 전공이 정치외교학과였는

데요. 다행히 정치외교학과 진학에 성공한 저는 전보다 하고 싶은 일이 훨씬 많아졌어

요. 제가 하고 싶은 공부를 심층적으로 하게 되었으니 마음도 설레고요. 경제학을 복수

전공으로 하고 2, 3학년 정도에는 폴리티컬 이코노미 과목이 정착되어 있는 네덜란드나

독일, 영국 등에 교환학생으로 가고 싶어요.

수학능력시험, 결전의 날이 왔다

저는 수시 전형으로 대학에 입학했지만 수학능력시험 또한 간과할 수 없었기에 시험 당

일에는 크게 긴장했어요. 대입을 위해 공부해온 대부분의 수험생들에게는 그야말로 결

전의 날이었죠. 단 하루의 시험을 위해 지난 몇 년간 수차례의 모의고사를 치고 공부를

해왔으니까요. 저는 시험 볼 때 그다지 긴장을 하지 않는 편인데 1교시 국어 영역 시험

을 볼 때에는 긴장이 되더라고요. 그런데 오히려 긴장감이 있어서였는지 문제에 대한

집중력은 더 좋았던 편이었어요. 평소 꾸준히 국어공부를 하다보면 문학 작품의 경우

대략 시험에 나올만한 범위가 잡히는데 실제로 제가 예상한 작품 중 한 작품이 시험에

나와 쉽게 풀 수 있었고요. 저는 이번 경험을 통해 후배들에게 더욱 강력하게 말할 수 있

게 되었어요. 문학작품은 출제되는 문제의 흐름이 있어, 족집게처럼 하나를 짚어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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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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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없어도 예상되는 작품들을 추려낼 수는 있다고 말이죠. 말하자면 전략적인 공부가

필요하다는 뜻이에요. 흔히 수험생들 사이에서는 ‘문학에서 시간을 많이 끌면 그날 국

어 영역 시험은 잘 봤다고 할 수 없는 것’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죠.

수학 영역 시험을 볼 때부턴 긴장감이 많이 줄었어요. 또한 6월과 9월에 본 모의고사의

문제 유형과 흡사한 문제들이 대거 출제되었기 때문에 큰 어려움이 없었죠. 자신의 수

학능력시험 수학 점수는 3학년 하반기 모의고사 점수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염두

하는 것이 좋아요. 그만큼 문제 유형이 거의 비슷하기 때문이죠. 수학 공부는 2학년 때

개념부터 문제풀이까지 수학능력시험 범위에 해당하는 모든 과정을 끝내놔야 해요. 그

래야 3학년 때 다양한 유형의 문제를 거듭해 풀어볼 수 있거든요.

영어의 경우 제가 자신 있었던 과목 중 한 과목이었는데 수학능력시험에서는 무척 난이

도가 높았어요. 전문적인 내용의 지문이 많이 나왔고 단어조차 생소했죠. 풀면서 평소

단어를 외우는 정도가 아니라 익숙해지는 훈련을 했어야 하는구나 생각이 들 정도였어

요. 특히 영어 영역의 등급을 가르는 문제로 꼽히는 ‘빈칸 채우기’ 문제는 정말 어려웠어

요. 해석만 할 줄 안다고 풀 수 있는 게 아니라 글의 전체적인 흐름을 읽을 줄 알아야 했

으니까요. 앞으로 수능을 칠 후배들에게 조언을 해준다면 어려운 난이도의 빈칸 채우기

문제를 많이 풀어보라고 얘기해주고 싶어요. 그 밖의 영역은 아무래도 암기가 중요하고

국영수에 비해 부담이 덜한 편이니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즐겁게 공부할 수 있는 과목

으로 선택하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고요.

내가 잘 할 수 있는 것을 곰곰이 생각해보기

대학에 입학하고 나니 제가 고교생일 때 했던 고민과 걱정은 잘 생각나지 않아요. 그땐

너무나 심각하고 힘이 많이 들었는데 말이죠. 결국 다 지나가는구나 싶어요. 과거에 대

한 후회가 아주 없다고는 할 수 없어요. 후회 없이 사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요. 그러나

후회의 크기는 줄일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그게 바로 최선이고 노력이라고 생각해요.

적어도 제가 최선을 다 했다고 자부하면 실패해도 아쉬움이 덜 할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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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학년도 자기주도학습 우수사례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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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후배들에게 이렇게 조언하고 싶어요. 첫째는 일단 공부를 열심히 하라는 거예요.

꿈이 있든 없든 열심히 하면 나중에 선택할 수 있는 보기는 많아지거든요. 동아리 활동

도 좋고 대외활동도 좋지만 언제나 1순위는 스스로 하는 공부에 초점을 맞췄으면 좋겠

어요. 대외활동이 때론 좋은 이력이 될 수도 있고 멋진 추억으로 남을 수도 있지만 그것

때문에 공부에 소홀해지면 평생 후회하는 일이 생길 수도 있어요. 그 다음으로는 정말

내가 잘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내가 좋아하는 일이 무엇인지 생각해보는 거예요. 어

쨌거나 대학에 가게 되면 전공을 선택하게 되는 데 이때 점수에 맞춰 자신의 적성과는

전혀 관련이 없는 학과에 진학하는 건 너무 무모한 일이에요.

기죽지 마, 비교하지 마

마지막으로 후배들에게 조언해주고 싶은 부분은 마인드컨트롤에 관한 부분이에요. 학

교를 다니면서 공부에 매진하다보면 언제든 힘들고 외로운 순간이 오기 마련이에요. 이

때 스스로를 지탱해줄 버팀목이 필요해요. 누군가 와서 위로해주면 좋겠지만 안타깝게

도 다들 자기 앞가림하기 바쁜 현실이기에 결국은 자신이 자신 스스로를 잘 위로해야

해요. 성적이 떨어져도 좌절하지 말고 친구들 사이에서 위축되지도 말아야 하죠. 그 시

간에 내가 뭘 잘하는 지 진로와 관련한 고민을 해보고 실질적으로 계획을 써보는 것도

좋아요. 자신이 가진 강점을 파악하게 되면 아무리 옆에서 날고 긴다고 해도 “난 이 부

분을 잘하지”하고 자신감을 가질 수 있어요.

결코 남과 비교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자극을 받아서 성적을 올리는 것까진 좋지만 비

교를 하다보면 끊임없이 나 스스로를 학대하게 돼요. 자만도 좋지 않지만, 저는 자신감

을 잃는 게 더 치명적이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정말 비교해야 할 상대는 학급에 있는 친

구들이 아니죠. 우리나라 수험생들도 아니에요. 바로 내가 나아가야 할 세계에요. 저는

가끔 속이 답답할 때면 수학여행으로 갔었던 상하이 번화가를 떠올리곤 했어요. 경제 자

유 구역 상하이에 자리하고 있던 수많은 금융시설들! 그 속에서 저는 일개 작은 학생일

뿐이었죠. 그러나 상하이의 풍경은 제게 동경의 대상이자 자극이 되었어요. 제가 더 성

장할 수 있는 자양분이 된 거죠. 그러니까 자신이 맞서고 이겨나가야 할 상대는 결코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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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울타리 안에 있지 않아요. 자기는 자기대로 꿋꿋하게 걸어 나가면 되는 거예요.

| 대학 입시를 앞두고 자신의 꿈과 계획을 적은 자기 소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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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시 관문 통과! 가까워진 언어학자의 꿈

드디어 모두 끝났어요. 쉼 없이 달려온 3년의 과정이 드디어 막을 내리고 새로운 장이

시작되었죠! 이제 저는 고등학생의 꼬리표를 떼고 대학생이 되었어요. 중학생에서 고등

학생이 되던 날이 어제 같은데 벌써 대학생이라니요! 실감이 잘 나지 않지만 꿈에 가깝

게 다가가는 길을 걷게 되어 더 없이 기뻐요. 저는 다른 친구들에게는 조금 생소할 수 있

는 베트남어과에 진학했어요. 제가 원했던 전공 중 하나였고 베트남어는 오래전부터 배

우고 싶었던 언어였기 때문에 지금의 선택에 만족해요. 동시에 마구 설레기도 하고요.

제가 고등학교 때 러시아어를 전공으로 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들은 “왜 러시아어과

에 가지 않았냐?”고 으레 묻곤 해요. 그런데 베트남어를 한다고 해서 러시아어를 그만둔

다는 뜻이 아니에요. 물론 러시아어를 전공하면 더 깊이 그 나라 언어를 배울 수 있겠지

만 제 궁극적인 목표는 한 가지 언어에 대한 정복이 아니에요. 여러 가지 언어를 두루 섭

정말 간절하다면, 진짜 좋아한다면 Let's Do It!

성이의친구들은지구촌곳곳에있다.언어에대한순수한관심으로여러나라의말을

독학하고이를바탕으로수많은원어민과소통하며언어학자의꿈을키웠기때문이

다.3년간꿈을위해스스로노력해온성이는그노력을인정받아대학입시에도성

공했다.

김성 (대전외고 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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렵해 언어 간의 유사성과 영향을 밝히는 언어학자가 되고 싶은 게 제 꿈이랍니다. 고등

학교 때 동아시아사를 공부하면서 베트남에 흥미를 가지게 되었는데 그때 베트남이 한

자를 썼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어요. 그러면서 제가 평소 배워두었던 중국어와 일본어,

그리고 우리나라 말까지 한자 문화권에 있는 나라들의 언어를 비교해보면 흥미롭겠다

는 생각이 들었죠. 그래서 베트남어도 배워야겠다는 생각이 있었어요. 이제 대학 새내

기가 되는 것이라 베트남어를 배우는 데 있어 목표는 아직 막연한 편이에요. 하지만 베

트남어를 배우다보면 이제껏 제가 습득한 다른 나라 언어들과의 교집합이 분명 있으리

라 생각해요. 그 과정에서 제가 연구해야 할 부분, 언어학자로서 입지를 다질만한 부분

들이 분명히 생길 거고요.

흥미유발 외국어, 언어 사랑이 시작되다

이제 지난 시간들을 한 번 쭉 돌이켜볼까 해요. 사실 친구들 중에서도 저는 그리 ‘보편

적’인 길을 걸어온 것은 아니에요. 고등학교 때 러시아어를 치열하게 공부한 학생도 많

지는 않을 테니 말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불특정 다수의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

은 말은 꽤 많은 편이에요. 제가 잘하는 것을 파악하고 꿈을 갖고, 그 꿈을 향해 나아가

면서도 과연 이게 맞는 길인가 끊임없이 고민하고 걱정했던 수많은 순간들에 대해 말이

죠. 그리고 필연적으로 겪어야 했던 온갖 시행착오까지요! 제 경험이 부디 후배들에게

도 좋은 전례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에요. 우선 제가 어떻게 다른 나라 언어에 관심을

갖게 되었는지부터 찬찬히 더듬어 볼게요.

제가 처음 외국어를 접한 때는 초등학교 3학년 때였어요. 대부분 친구들이 그렇듯 영어

가 그 시작이었죠. 학교 수업의 일부였기 때문에 특별히 흥미가 있던 건 아니었어요. 그

러다 어느 날 이원복 선생님의 세계 문화 만화 <먼나라 이웃나라>를 접하고 세계 여러

나라에 관심이 가기 시작했죠. 그러다 중학교 1학년 때 어머니가 제2외국어로 일본어를

배우면 어떻겠냐는 제안에 저도 한번 해볼까 하는 마음으로 시작했어요. 언어에 대한

관심은 이때부터였죠. 일본어를 하다 보니 한자도 보이고 한자에 관심이 가니 중국어도

배우기 시작했는데 언어라는 게 독자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언어 간에 영향을 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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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학년도 자기주도학습 우수사례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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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다는 사실을 어렴풋이 깨닫게 되었어요. 이때였죠. 언어에 폭발적인 흥미가 유발된

시기가요. 중학교 2학년 때 저는 스페인어와 프랑스어를 독학으로 공부하기 시작했어

요. 그리고 중학교 3학년 때에는 언어학 개론서를 보기 시작했고요. 저조차도 공부인지

취미인지 알 수 없을 정도로 외국어의 세계에 빠져든 거예요.

고등학교에서 러시아어 전공을 선택하다

저는 외국어를 마음껏 배우고 싶다는 바람대로 외국어고등학교에 입학했어요. 전공어

로 선택한 언어는 러시아어였고요. 러시아어를 선택한 건 현재 제가 베트남어과에 진학

한 것과 같은 이유에서였어요. 러시아어에 특별한 애착이 있었다기보다는 보다 새로운

언어를 접하고 그 언어와 연계해 다른 언어들에 대해서도 공부해보고 싶은 마음에서 러

시아를 선택한 것이었죠. 러시아어는 영어 이외에 처음으로 학교에서 배우는 언어다보

니 다른 외국어를 독학으로 할 때와는 다르게 습득 속도가 빨랐어요. 2년이 지났을 때

저는 러시아어로 일상 대화가 가능해졌고 통역 봉사도 소화할 수 있게 되었답니다. 러

시아어를 한다고 다른 언어에 소홀했던 것은 아니었어요. 일본어도 꾸준히 했고 한 번

씩 들여다보았던 언어들도 감을 잃지 않기 위해 노력했죠. 그리하여 현재는 영어, 일본

어, 러시아어는 자연스럽게 구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되었어요. 아주 전문적이지

는 않아도 4개 국어의 일상 회화 정도는 할 수 있게 된 것이죠. 어학연수 없이 학교 수업

과 독학으로 이루어낸 성과였어요. 외국어 능력이 경쟁력이라는 요즘 시대에 친구들도

후배들도 제가 어떻게 외국어를 자연스럽게 습득할 수 있었는지 궁금할 거예요. 딱히

비결이랄 것은 없지만 제 외국어 공부 방법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아요.

원어민 선생님들과 친해지기

사실 이 방법은 특수목적고등학교가 아니면 조금 어려울 수도 있어요. 물론 본인이 적

극적이라면 학교 밖에서 외국인들과의 만남을 시도할 수 있죠. 저는 운 좋게도 7개 언어

의 원어민 선생님이 계신 학교에 다녀 원어민들과의 접촉이 수월했어요. 저는 러시아어

전공이었음에도 짬이 나는 대로 독일어, 일본어, 중국어, 스페인어 등의 외국어 과목 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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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원어민 선생님들을 찾아 다녔죠. 쉬는 시간이면 원어민 교사 휴게실에 찾아가는 게

습관이었어요. 제가 워낙 적극적이다 보니 일본어 선생님과 독일어 선생님은 내게 따로

숙제를 내주시고 검사까지 해주실 정도였어요. 독일어의 경우 처음에는 대화 자체가 힘

들었는데 점차 시간이 지나면서 간단한 소통은 가능하게 되었고요. 원어민 선생님들은

이런 제가 좀 신기했을 거예요. 본인의 전공어도 아닌데도 귀찮을 정도로 말을 시켰으

니 말이죠. 자꾸 이렇게 자발적으로 언어를 공부하다 보니 나중에는 동양어와 서양어의

차이라든가 언어 간의 공통점 같은 것을 자꾸만 발견하게 되었어요.

다국적 채팅 사이트에서 외국 친구들과 수다 떨기

중학교 때부터 컴퓨터 앞에 앉아서 외국인들과 채팅하는 게 취미였어요. 인터넷 검색을

통해 다국적 채팅 사이트가 있다는 것을 알고 난 후였죠. 그렇다고 외국어를 잘 알지도

못하는데 막무가내로 채팅을 한 것은 아니었어요. 물론 그때에는 일본어와 영어가 어느

정도 가능했기 때문에 주로 아는 언어를 썼지만 점차 다른 외국어도 공부해 나가면서

해당 국가 친구들과의 채팅도 시도하게 되었죠. 일단은 채팅 전 어학 공부를 어떻게 하

는지 소개하는 게 먼저일 것 같아요. 외국어 공부의 시작은 기초 교재를 한 권 사는 거예

요. 보통 이런 교재에는 듣기 CD가 부록으로 붙어 있는데요, 일부 교재에는 한글 발음

이 적혀 있는데 저는 이 한글 발음을 다 지우고 CD를 들으며 알파벳부터 차근차근 공부

해요. 교재를 여러 번 반복해 보고 어느 정도 문장을 만들 수 있는 수준이 되었다고 판단

이 되면 그때 채팅을 시도하죠.

채팅과 함께 외국어로 일기도 써요. 다국적 채팅방에서는 국가 선택이 가능해서 제가

공부한 언어의 해당국 채팅방에 들어가 이야기를 나누면 된답니다. 채팅은 즉각적으로

외국인과 대화를 나누다보니까 내가 쓰는 말이 틀렸는지 맞는지 알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요. 문장이 틀리면 상대가 교정을 해주기 때문이죠. 반면 단점은 말을 할 때 충분히

심사숙고해서 말을 쓰기가 어려워요. 바로 바로 대답을 해줘야 하기 때문이죠. 대신 순

발력도 많이 늘고 상대방의 말을 통해서 어휘력과 문장력을 기를 수 있어요. 채팅 덕분

에 영타도 많이 늘었어요. 일단 스페인어, 독일어, 프랑스어 등은 영어랑 비슷하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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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 보통 영어 자판을 활용하는 편이고요. 중국어나 일본어는 알파벳을 활용해 소리 나

는 대로 써요. 러시아어는 영타로 가능하지 않아서 자판 적응하는데 시간이 좀 걸린 편

이에요. 채팅의 단점은 일기쓰기로 보완이 가능해요. 충분히 고심해서 문장을 만들어볼

수 있고 사전을 찾아가며 차근차근 공부하듯 쓸 수 있기 때문이죠. 그러나 혼자 쓰는 것

이다 보니 문장의 오류를 알아차리기 어렵고 일상적인 소재를 써서 여러 번 썼던 어휘

와 문장을 반복하는 경향이 있어요.

| 스페인 친구와 대화를 나눈 채팅창. 다국적 채팅방을 통해 스페인 친구 외에도 다양한 국가의 친구들과 인터넷에서 채팅을 한다.

독학+학교수업+동아리 활동으로 러시아어 독파!

앞서 말했듯 러시아어가 늘은 속도는 솔직히 타 외국어 공부의 추종을 불허했어요. 아

무래도 학교에서 가르쳐주는 것이다 보니 원어민 선생님과 지속적인 대화와 주기적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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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이 있어 독학보다 시너지 효과가 있었던 것 같아요. 사실 다른 언어를 독학으로 익

혔기 때문에 혼자 공부했다는 자부심도 있었는데 러시아어의 경우 독학에 학교수업을

더하니 뭔가 보너스로 실력이 느는 느낌이에요. 러시아어 동아리도 제 어학 실력에 일

조했죠. 1학년 때부터 활동한 ‘루시’라는 러시아어 동아리는 제가 2학년이 되면서 동아

리 기장이 되어 부원들을 가르칠 수 있는 역할을 맡을 수 있었어요. 저는 제가 공부하면

서 익힌 노하우를 바탕으로 프로그램을 짠 후 부원들과 스터디를 했어요. 고백컨대 스

터디는 제 기대만큼 잘 되지는 않았어요. 진도와 난이도 조절을 하는 데 있어 동아리 부

원들이 살짝 부담을 느꼈기 때문이죠. 의욕이 앞섰기 때문이었을까요? 사람마다 공부

스타일이 다르듯 언어를 익히는 데 있어서도 제게 효율적인 방법이 다른 사람에게는 그

렇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것을 이때 처음 깨달았어요. 동아리 친구들이 스터디에 잘 집중

하지 못한다는 것을 감지한 저는 부원들이 러시아어에 흥미를 잃지 않게 하기 위해 다

방면으로 노력했죠. 적어도 언어를 배우는 데 있어서 스트레스를 받으면 안 되니까요.

중간에 그만둘 수도 없었어요. 제가 기장을 그만두면 다른 부원이 맡아서 해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너무 부담스러운 일이기 때문이었죠. 저는 일단 끝까지 해보겠다는 사명감

으로 동아리 활동을 지속해나갔고 결국 쉽지 않은 과정을 거쳐 교재 한 권을 모두 끝낼

수 있었어요. 결국 기장으로서 동아리를 이끌어가며 고민과 갈등도 없지 않았지만 저도

부원들도 러시아어 실력을 끌어올릴 수 있었던 건 자명한 사실이었죠.

외국어공부가 낳은 황금알, 여행, 홈스테이, 그리고 봉사

러시아어 실력 덕분에 2학년 때에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 다녀왔어요. 한국 주재

러시아 문화 기관의 주최로 러시아어를 배우는 학생들을 선발해 러시아를 탐방하는 프

로그램에 선발되었거든요. 저 외에 전국에서 선발된 7명의 고등학생이 일행으로 러시

아로 떠났어요. 블라디보스토크 내의 대학을 견학하고 문화체험도 하고 한국 외에 러

시아, 중국, 베트남 친구들이 모여 이야기도 나누었어요. 이 여행의 클라이막스는 숙소

거실에 모여 앉아 각자 자신의 국가 노래를 불렀던 일이었어요. 저는 이문세의 ‘붉은 노

을’을 불렀는데 친구들이 엄청 좋아하더라고요. 역시 노래는 모두를 하나로 만드는 데

묘한 힘이 있는 것 같아요. 러시아에서 자극도 많이 받았어요. 러시아어에 대한 자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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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있던 저는 아직 한참 멀었구나 생각

을 했어요. 같이 온 한국친구들도 모두

러시아어를 저보다 잘 했고 막상 수많

은 원어민들과 대화를 나누어보니 제

실력이 많이 부족하다는 걸 알았죠. 사

실 이 또한 여행의 묘미가 아닐까 싶어

요. 스트레스는 받지 않았어요. 그저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각오만 다졌을 뿐이

죠. 이때 참 뜻 깊은 추억을 많이 쌓고

온 것 같아요.

3학년 때에는 저희 집에서 일본인 친구

가 홈스테이를 하기도 했어요. 매년 대

전시에서 주최하는 한국, 일본, 러시아

청소년 문화교류 프로그램이 있는데 마

침 한국에 방문한 일본인 친구가 저희

집에서 묵게 된 거죠. 저는 중학교 때부

터 쌓아온 일본어 실력을 유감없이 발

휘했어요. 저는 행사 참가자 중 일본어

와 러시아어를 모두 구사할 수 있는 유일한 학생이었어요. 일본인 친구는 저희 집에 사

흘간 머물렀는데 외국인 친구와 장시간 친밀하게 대화할 수 있는 소중한 경험이었어요.

그 친구와는 현재까지도 계속 연락을 주고받으며 친분을 유지하고 있어요.

러시아어가 늘면서 생긴 에피소드가 하나 더 있어요. 어머니가 간호사로 계신 병원에

어느 날 우즈베키스탄 출신 환자가 찾은 적이 있었어요. 그때 병원에 통역을 맡아줄 사

람이 없어 어머니가 저를 급히 호출하셨고 저는 병원으로 가서 외국인 환자와 의사 선

생님 사이에서 통역을 하게 됐죠. 어머니는 저를 매우 대견하게 여기셨고 병원에서도

고맙다는 인사를 듣게 되었어요. 어찌나 마음이 뿌듯하고도 뭉클하던지요! 러시아어를

| 일본인 친구와의 스마트폰 대화. 종종 이렇게 안부를 주고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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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운 보람이 이토록 크게 느껴진 적이 또 없었죠. 사실 외국인 환자와 의사 사이의 통역

이 처음은 아니었어요. 저는 1학년 때부터 대전에 있는 이주외국인 노동자 복지관 내 무

료진료소에서 통역 봉사를 했거든요. 주말마다 진료소를 찾아 러시아어 통역을 맡았죠.

병원 한 번 제대로 방문하기 어려운 외국인 노동자 분들이 치료를 받고 밝은 표정으로

진료소를 나서는 모습을 보면 기분이 그렇게 좋을 수가 없었어요.

영어도 외워야 잘 할 수 있다

언어 전반에 관심이 크다보니 당연히 국영수 주요과목 중 가장 자신 있는 과목도 영어

였어요. 영어는 우리가 배우는 외국어의 가장 기본이다 보니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었

고요. 저는 영어를 ‘암기 과목’처럼 공부했어요. 영어를 다른 언어와 다른 방법으로 공부

했던 것은 수학능력시험이나 내신 성적의 대비가 우선이었기 때문인데요, 저는 EBS 영

어 교재에 빚을 많이 졌어요. 시중에 나와 있는 EBS 영어 교재 내의 지문을 거의 달달

외울 정도로 공부를 했는데 이 공부법이 수능과 내신에 크게 유효했답니다. 지문을 통

으로 외우다시피하니까 나중에는 시험에 나오는 지문의 몇 줄만 읽어도 어떤 내용인지

짐작이 가능했고 빈 칸을 채우는 문제는 어렵지 않게 풀었어요. 평소 지문을 외울 때 빈

칸이 나올만한 문장은 모조리 다 체크했기 때문이죠. 지문 자체를 외우기 때문에 문장

이든 어휘든 따로 줄치고 외울 필요도 없었어요. 물론 중요한 부분은 반드시 체크를 해

두었지만 저는 지문을 통으로 머릿속에 넣는 것을 목표로 했어요. 물론 시험에 아예 똑

같은 지문이 나오지는 않아요. 그러나 주제와 맥락은 거의 유사하다고 보면 돼요. 이렇

게 외워두면 다소 쉬운 문제들은 빨리 빨리 풀고 넘어가고 어려운 문제는 집중해서 풀

수 있어요. 저는 이렇게 공부한 덕분에 수학능력시험의 영어 영역을 만점 받을 수 있었

답니다.

국어, 감만 믿고 안하면 성적은 떨어진다

제게는 국어도 아주 어려운 과목은 아니었어요. 말하자면 어렸을 때부터 길러온 언어적

인 감각이 국어에서도 좀 통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모의고사의 경우 늘 괜찮은 등급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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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왔는데 그렇다고 공부를 아예 안했다고 할 수는 없죠. 수업 시간 집중은 물론 문학과

비문학을 나누어 지문을 읽고 분석하는 연습을 했어요. 그런데 한 번은 아예 국어 공부

자체를 하지 않은 적이 있었어요. 제 고등학교 생활 내내 발목을 붙들었던 수학과 기타

과목들 공부를 하느라 제법 점수가 나오는 국어에는 손을 대지 않았던 거죠. 그런데 역

시나 공부를 안 하니 감이 떨어졌고 성적도 급격히 하락했어요. 말하자면 언어 감각 때

문에 공부가 조금 수월할 수는 있어도 아예 안하고 성적이 잘나오길 바라는 건 욕심이

고 자만이었던 거예요. 내신 성적의 경우는 아예 감에 의존할 수도 없고요. 무조건 꼼꼼

히 해야 해요. 다만 저는 국어 공부를 할 때도 언어를 깊이 익힌다는 느낌으로 즐기면서

했던 것 같아요. 언어에 관심이 많다보니 자연스럽게 그렇게 된 듯해요. 물론 수학능력

시험 때는 긴장을 했지만 모의고사 볼 때는 늘 문제가 재미있다는 느낌이었어요.

내 발목을 잡은 수학, 그 실패의 기록

수학이란 과목은 정말이지 제 고교 생활의 독보적인 존재였어요. 잘했다는 뜻이 아니

라 제게는 어마어마한 걸림돌이었기 때문이죠. 언어에 있어선 자신감이 넘치던 제가

수학에 있어선 정말 무릎을 꿇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그러니까 이건 실패의 기

록이나 다름없죠. 그러나 어떻게 실패했는지 후배들에게 알려주는 것도 나쁘진 않다고

생각해요.

일단 수학은 너무나 당연한 말이지만 기초가 탄탄해야 해요. 저는 중학교 때까지 제가

수학을 잘 하는 줄 알았어요. 그래서 마음 놓고 고등학교에 입학했고 입학한 후에도 별

것이 있을까 싶어 등한시했죠. 그랬더니 말 그대로 끝장났어요. 나중에는 도저히 따라

잡을 수가 없었고 내용을 모르니 수업시간에 졸기까지 했죠. 그렇다고 수학을 놓을 수

는 없었어요. 내신이든 모의고사든 점수가 잘 나와야 했으니까요. 그래서 고등학교 2학

년 겨울방학 때 마음잡고 공부를 한 적도 있었어요. 그러나 그때뿐이었어요. 수학 성적

은 웬만해선 나오지 않았죠. 그렇다고 다른 공부를 다 포기하고 오로지 수학만 올인 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어요. 따라잡기에는 너무 늦어버린 거죠. 수학 때문에 대학에 못갈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할 정도였어요. 결국 저의 돌파구는 오로지 외국어가 될 수밖에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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었죠. 입학사정관제로 대학에 들어가기로 마음먹은 후 저는 결국 수학을 놓고 외국어만

할 수 밖에 없었어요. 분명 위험부담이 따르는 일이었죠. 지금에 와서야 대학에 합격했

으니 다행이라 여겨지지만 결국 제가 하고 싶은 말은 수학은 중학교 때부터 성실하게,

기초부터 차곡차곡 쌓아야 한다는 거예요.

포기하지 않으면 길은 열린다

결국 수학이라는 과목을 포기하고 말았지만 다른 한편에서 보자면 언어학자에 대한 꿈

만큼은 포기하지 않았기에 오늘날에 이르렀지 않나 라는 생각이 들어요. 적어도 제 꿈

에 대해서만, 제가 하고 싶은 일에 대해서만 포기하지 않고 성큼성큼 걸어간다면 길은

열리는 것이라 믿어요. 그렇기에 후배들에게도 말해주고 싶어요. 절대 네 꿈을 포기하

지 말라고요. 무쏘의 뿔처럼 당당하게, 본인에게 믿음을 가지고 밀어 붙이라고 말이에

요. 단 그 꿈을 이루는 데 필요한 기본적인 조건들은 스스로가 좀 부족하고 하고 싶지 않

더라도 마련해두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나중에 치명적인 결함이 될 수 있기 때문이죠.

저 또한 수학 때문에 굉장히 애를 먹었으니 말이죠. 혹 애를 먹는 일이 생기더라도 좌절

만은 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A라는 길이 없으면 B라는 길이 있기 마련이고 B라는 길

이 없으면 C라는 길이 나오니까요. 길을 막는 장애물은 결국 내 마음 속의 포기와 좌절

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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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근차근 뚜벅뚜벅 나는 FM형 모범생

고등학교 생활이 끝나고 대학에 입학하면서 많이 받은 질문은 당연히도 “어떻게 공부

를 했냐”였어요. 다들 특별한 비결을 원하는 눈치지만 사실 저는 정말 비결이랄 것도 없

이 ‘왕도’ 없는 공부를 했던 것 같아요. “교과서만 봤어요”하고 흔히 모범생들이 하는 말

이 있잖아요. 저 또한 소위 모범생 입장에서 그런 질문을 받으니 ‘내게 특별한 비결이 있

었나’하고 돌이켜 보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공부를 잘하게 되는 비법 같은 건 없거든요.

그렇다고 막 무식하게 열심히 한 건 아닌데 그저 차근차근 성실하게 시간을 잘 분배해

서 공부했던 거 같아요. 학원을 다니거나 과외를 받는 공부를 해본 적은 한 번도 없어요.

그야말로 학교 교과에 충실한 ‘FM’적인 학생이었던 것이죠. 누군가는 그런 학생이 되기

가 가장 힘든 거라고 하는 데 저는 성격이 우직해서인지 막 스스로에게 압박을 주면서

공부를 한 건 아니었어요. 돌이켜보면 저는 2, 3학년 때보다 1학년 때 제일 열심히 공부

를 한 것 같아요. 중학교에서 고등학교로 올라오니 주변에 공부를 잘하는 친구들이 너

영재도 천재도 아닌 노력파의 진짜 성공 수기

어렸을때부터수재소리를들은적도없고학원도다녀본적없는설희는홀로공부

해‘상위1%’의모범생이된케이스다.성실함과효율적인시간활용으로꾸준히성적

을올렸던설희는결국본인이원하는대학과전공으로입시에성공할수있었다.‘평

범’을‘비범’할수있도록만든가장큰원동력은스스로를꾸준히믿어온마인드컨트

롤덕분이었다.

장설희 (인천국제고 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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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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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나 많았고 제가 뒤처지는 것 같다는 불안감이 컸거든요. 그리고 사실 1학년 때 성적이

제일 좋지 않았어요. 고등학교 3년을 통틀어 제게는 가장 힘든 시기가 아니었나 싶어요.

그래도 성격이 원체 긍정적이어서인지 못 견디게 힘들다고 느낀 적은 없었어요. 뭐 울

거나 좌절한 적도 없고요. 그러고 보니 성적이 엄청 떨어졌다거나 집안에 우환이 있어

힘들다거나 하는 일도 없었네요. 어쩜 저는 정말 평범하게 학교를 다닌 것 같아요. 제가

할 수 있는 한의 노력을 한 것 같고요. 그래서 무사히 원하는 대학에 입학도 한 것 같아

요. 부모님이나 선생님이 딱히 부담을 주신 적도 없었어요. 그저 제 성격상 기본부터 차

근차근 공부해나가는 게 저한테 편했어요. 공부하는 양에 있어서도 한 번에 많이 하기

보다 차곡차곡 쌓아가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고요. 그것이 입시에 성공한 비결이라면 비

결일지도 모르겠어요.

후배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될 수 있는 노력형 스타일

졸업을 전후로 해서 저는 후배들의 멘토가 되어 이런저런 조언을 해줄 기회가 많았어

요. 그런데 종종 학교 선생님들께서는 제가 후배들에게 본보기가 될 수 있는 좋은 케이

스라고 말씀하시더라고요. 특출 난 부분 없이 평범하면서도 혼자 묵묵히 공부를 해서

좋은 성과를 낸 학생이라고요. 그야말로 자기주도학습의 모범 학생이라는 소릴 많이 들

었어요. 주변에 보면 해외에서 오래 살아 외국어에 능통하거나 어렸을 때부터 영재원에

다니는 등 월등히 학업 성취도가 좋다거나 하는 친구들이 있어요. 그 친구들을 보면 애

당초 “나는 노력해도 저렇게 되기는 어렵겠다”는 생각이 절로 들어요. 그에 비하면 저는

딱히 영재나 천재 소리를 들으며 자란 학생은 아니었어요. 꾸준히 공부를 했고 공부를

한만큼 성적이 나오는 학생이었죠. 그렇다보니 후배들도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많았던

것 같아요. 제 스스로 이런 말하기엔 쑥스럽지만 평범한 학생들이 원하는 모범 답안 같

은 학생이 아니었나 싶어요.

수학, 머리가 좋지 않아도 극복할 수 있다

제가 노력파 모범생이라고 얘기할 때 예로 들 수 있는 사례가 있어요. 바로 저의 수학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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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학년도 자기주도학습 우수사례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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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기예요. 고등학교 입시 때부터 제게 수학은 유난히 자신 없는 과목이었답니다. 다른

과목들과 견주어 확실히 점수가 뒤처지는 과목이었고 열심히 한다고 바로 결과가 보이

는 것도 아니었죠. 그야말로 인내의 시간이 필요했어요! 수학은 마치 다이어트 같다고

생각하면 돼요. 더디게 오르다가 정체기가 오고 다시 좀 오르다가 정체기가 오는 식이

죠. 드라마틱하게 직선을 그리며 오르면 얼마냐 좋겠냐마는 수학은 그렇지 않았어요.

제 경우 1학년 때 수학에 매진했는데 오르는 것 같다가도 제자리고 또 조금 오른 것 같

다가도 오랫동안 한 자리에 머무는 듯 했어요. 그러나 두 번의 방학을 거치고 2학년이

되었을 때 수학 점수는 월등하게 뛰어 있었고 그 점수는 다시 내려가지 않았죠. 친구들

이나 후배들이 ‘요령’을 물어보는 데 저는 요령으로 문제를 푸는 스타일이 아니라서 그

저 무조건 많이 풀었어요. 그중 개념과 응용문제가 함께 나온 문제집 한 권을 3년 간 내

내 되풀이하며 풀었고요. 10번은 넘게 풀었을 거예요. 틀린 문제의 경우 수십 번을 풀었

고요. 그렇게 한 데에는 여러 권의 문제집을 푸는 것보다 한 권을 반복적으로 푸는 게 더

낫다고 한 선생님의 조언도 있었어요. 저는 자습시간 뿐만 아니라 점심시간, 쉬는 시간

틈틈이 문제집을 풀었어요. 그렇게 여섯 번 정도를 반복해 풀고 나니 수학 점수가 안정

이 되는 것 같더라고요. 그리고 고3이 되면서는 수학 시험에서 틀리는 문제가 거의 없었

어요. 흥미진진한 공부 방법은 결코 없어요. 그저 열심히 할 뿐이었죠. 3년 간 도돌이표

로 풀었던 문제집은 나중에 너덜너덜해져서 몇 번이고 테이프를 덧대고 붙였어요. 저는

그 문제집을 수학능력시험 보기 직전까지 끼고 있었어요. 수학 공부에는 왕도가 없어

요. 오로지 성실함으로, 반복된 풀이로 극복해야 하는 거죠. 기초를 잡아두는 것은 기본

중에 기본이에요. 50개 문제 중에 하나를 틀려도 어려운 문제를 풀리면 덜 억울하지만

쉬운 문제를 틀리면 정말 억울하잖아요. 기초가 제대로 안 잡혔다는 뜻이니까요. 소수

의 학생을 제외하면 수학은 누구에게나 고민되는 과목일 거예요. 그러나 안정적으로만

공부해두면 상대적으로 여유가 생겨 다른 과목 공부도 균형 있게 공부 할 수 있어요. 그

러니 수학은 절대 포기하지 말아야 해요. 절대 간과하고 소홀히 해서도 안 되고요.

효율적인 시간 분배와 메모 습관이 나를 완성하다

제가 공부를 하는 데 있어 특별히 신경 썼던 부분은 바로 메모에요. 다이어리를 꼼꼼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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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는 편인데 공부 계획을 위한 것 보다는 기억력이 조금 부족해서에요. 그때그때 다 기

록을 해놔야 잊지 않을 수 있었기 때문이죠. 그 덕분인지 저는 시간 관리를 꽤 잘 했던

것 같아요. 선생님이나 친구들이 제 장점으로 ‘시간 관리를 잘 한다’고 말하기도 했으니

까요. 어떻게 보면 효율적으로 공부를 하는 데 있어 감이 좀 좋았던 것 같아요. 공부의

우선순위를 금방 정했고 시간이 얼마나 걸릴 지 추측도 어렵지 않았어요. 1분 1초도 허

비하지 않기 위해 나름대로 철저했던 것 같고요. 제가 느끼기에 저는 머리가 뛰어 났다

기보다는 효율적인 시간 관리 덕에 좋은 성적을 유지할 수 있던 게 아닐까 싶어요. 무엇

보다 제가 해야 할 일이라고 느끼면 절대 놓치는 법이 없었죠. 어떤 상황이 닥치더라도

요! 저는 수시 일반 전형으로 대학에 입학했는데 합격 비결을 되짚어 보면 학교생활에

충실한 전형적인 학생 스타일이었기 때문이 아닐까 싶어요.

특출 난 재능이 없어도, 특별한 진로가 없어도

흔히 ‘공부 좀 한다’라고 하면 아주 구체적인 진로를 설정한 경우가 대다수에요. 설사 되

고자 하는 직업에 대해 잘 모르더라도 말이에요. 그 꿈이 정말 간절한 친구들도 있지만

주변에서 진로를 정해야 목표가 생겨 공부를 하게 된다는 식의 말들을 하다 보니 어쩔

수 없이(?) 진로를 정하는 경우도 없지 않은 거 같아요. 그러나 저는 좀 다르게 생각해요.

일단 저는 “정확하게 무엇이 되겠다”라고 아직 말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니거든요. 이미

대학과 전공이 정해졌음에도 구체적인 진로를 말하지 못하는 게 좀 이상하게 느껴질 수

도 있을 거예요. 그렇지만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은 적어도 제가 흥미 있는 분야가 무

엇인지, 보다 전문적으로 공부하고 싶은 분야가 무엇인지는 잘 알고 있다는 거예요.

저는 법과 정치를 좋아했기 때문에 바로 지금의 전공, 정치외교학과를 지원하게 됐는데

요. 학부를 졸업하고 어떤 직업의 길을 걸을 것이냐고 묻는다면 아직은 모른다고 답해

요. 일단 제가 정치외교학을 공부하겠다는 의지를 가진 것만으로 저는 만족하거든요.

이제 스무 살이잖아요. 앞으로 차근차근 제 진로를 검토하고 싶어요. 공부를 하는 과정

에서 충분히 배우고 느끼는 것이 많지 않을까요? 저는 고등학교를 진학 할 때도 마찬가

지의 마음이었어요. ‘공부를 하다보면 뭔가가 보이겠지’라고 생각했고 실제로 제가 법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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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학년도 자기주도학습 우수사례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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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에 유달리 관심이 많다는 걸 알게 됐죠. 솔직히 예전에는 스트레스였어요. 저는 특

출 난 재능도 없고 특별히 진로를 정한 것도 아니었으니까요. 처음 고등학교 입학할 때

‘눈에 띄는 똑똑한 친구들 사이에서 이렇게 평범한 내가 잘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도 들

었어요. 그러나 시간이 차츰 지나면서 저는 저의 ‘FM'적인 스타일 자체도 특별할 수 있

다고 생각하게 됐죠. 그것은 곧 제가 처한 순간순간에 충실히 임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뜻이기도 해요. 지금 제가 할 수 있는 일, 제가 해야 하는 일을 최선을 다해 해보는 거죠.

왜냐면 지금 이 시기가 아니면 나중에 가서 할 수 없는 일들이 대부분이니까요. 결국 고

등학생이라는 타이틀로 제가 가장 최선을 다할 수 있는 일이란 공부라는 결론이 어렵지

않게 내려졌죠.

고등학교 생활에 활력을 준 소소한 활동

물론 학생으로서 해야 할 일이라고 해서 죽어라 공부만 했던 것은 아니에요. 친구들과

함께 어울리는 학교에서 어떻게 기계처럼 공부만 할 수 있겠어요. 지금 이 순간이 아니

면 할 수 없다고 생각한 일들의 범주에는 공부 외에도 이런저런 소소한 대외활동들이

있었어요. 1학년 때에는 수업시간에 접하게 된 핸드볼이 너무 재밌어서 잘하는 몇몇 친

구들과 팀을 결성해 인천시 고등학생 핸드볼 대회에 나가 상을 타기도 했고요. 공부해

도 모자를 시간에 웬 학교 대표 핸드볼 선수냐 하는 눈초리(?)가 없지는 않았지만 제 나

름대로는 무척 의미 있는 경험이었고 학교생활의 활력소가 되었어요.

그 밖에도 유네스코 한국위원회를 중심으로 하는 청소년 동아리 활동, 영어 토론대회,

자기주장 발표대회 등에 참여하면서 좋은 결과를 내기도 했어요. 사실 이런 일련의 활

동들은 이른바 ‘스펙’을 쌓기 위해서가 아니라 고등학교 생활을 하면서 언젠가 꼭 해보

면 좋겠다고 생각했던 일이었어요. 단 공부에 지장을 주지 않을 정도로만 시간을 잘 분

배해 했고 부모님이나 선생님도 제가 다른 활동을 할 때에 걱정하시기 보다는 저를 믿

고 독려해주셨죠. 그래도 고등학교 생활 3년 동안 공부 외에 소소한 추억 몇 가지 정도

는 마음속에 남겨둬야 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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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학년 때 영어 논문 발표 대회에 참가해 좋은 결과를 얻었다.

| 설희는 고등학교 1학년 때 유네스코 한국위원회 청소년 동아리 활동으로 기후 정의 캠페인에 참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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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제문제에 관심이 많아 이와 관련된 논문을 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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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은 때로 공부의 좋은 자극제가 된다

저는 꽤 긍정적인 성격의 소유자에요. 그럼에도 고등학교 입학 후 1년 정도는 많이 힘이

들었던 것 같아요. 성적을 올리지 않으면 안됐던 시기였고 열심히 안하면 남들이 말하

는 ‘기본’조차 못하는 학생이 될 것 같았어요. 그러니까 1년 정도는 늘 불안함이 있었던

것 같아요. 그 불안감 때문에 공부를 하게 되고 잠시도 긴장을 늦출 수 없었죠. 결과적으

로 불안 덕분에 성적이 잘 나오게 된 것이나 마찬가지에요. 그리고 그렇게 열심히 해야

원하는 성적을 만들 수 있구나 새삼 느꼈고요. 제가 얼마만큼의 시간 동안, 또 얼마만큼

의 공부를 해야지 뒤처지지 않는 성적을 유지할 수 있는지 알게 된 거죠. 그리고 그 불안

은 다른 친구들과 반대로 3학년에 올라가니 좀 잦아들었어요. 일반적으로는 고3이 되면

예민함과 불안감이 더 늘어나기 마련인데 저는 1, 2학년 때 벽돌을 쌓듯 공부를 했더니

오히려 시간이 거듭할수록 안정적인 느낌이었죠. 심지어 조금 성적이 떨어져 선생님이

“이렇게 성적이 나오면 어떡하지?”라고 하셔도 배짱 좋게 “다음에 잘하면 되죠. 뭐”라고

대답하기도 했어요. 긍정적인 성격도 한몫했지만 그만큼 제 스스로를 믿게 됐고 중심을

잡게 되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하나 더! 저는 힘들어도 “힘들다”라고 표현을 하는 편이

아니에요. 자꾸 표현을 하게 되면 마음 또한 그대로 따라간다고 믿기 때문이에요. 말하

자면 싫어한다고 얘기하면 더 싫어지고 힘들다고 얘기하면 더 힘들어질 수 있다고 생각

해요. 반대로 “이쯤이야 별거 아니지”하고 생각하면 정말 별것이 아니게 되는 때가 있어

요. 결국은 이런 마음가짐이 저를 좋은 길로 이끌어 나가는 것 아닐까 싶어요.

자꾸 호기심이 생기는 과목이 있다면 깊이 파고들자!

정치외교학과를 들어갔으니 당연히 오랫동안 끌렸던 과목은 법과 정치였어요. 국어, 영

어, 수학처럼 주요과목은 아니지만 자연스럽게 관심이 가다보니 재미있게 공부를 할 수

있었죠. 사실 제 정신을 쏙 빼놓은 과목은 법과 정치보다 경제였어요. <맨큐의 경제학>

으로 방학 동안 경제 공부를 했는데 진짜 이렇게 재미있는 공부는 처음이었어요. 심지

어 ‘공부가 이렇게 행복한 건가’라는 생각까지 들었죠. 어느 정도였냐면 12시간 동안 한

자리에 앉아 <맨큐의 경제학>만 읽을 정도였어요. 사실 이때 진짜 공부의 참맛을 알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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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학년도 자기주도학습 우수사례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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던 것 같아요. 그래서 어떤 특정한 직업을 찾기보다 공부를 계속 해야 겠다는 생각을 했

고요. 저는 원래 공부를 재미있게 하려고 노력하는 편이고 또 실제로도 즐겁게 공부를

해왔지만 이렇게 공부 자체가 행복하다고 느낀 것은 처음이었어요. 경제학에 천착하다

시피 열심히 하니까 나중에는 AP(미국 대학교 입학 전 학점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시

험)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미시 경제학 시험 부문 만점을 받기도 했어요. 경제학의 매력

은 수학적 사고와 문과적 사고가 결합되었다는 점이에요. 하나를 이해하면 다른 하나가

또 이해되는 식으로 뭔가 커다란 퍼즐을 맞춰가는 기분인데 그 과정이 매우 통쾌하고

재미있더라고요. 제 고교 생활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 중에 한 순간이 무려 경제를 공부

하는 시간이었어요. 경제 또한 주요과목은 아니지만 내게는 공부란 무엇인가에 대한 정

의를 새롭게 내려준 과목이죠. 흔히 독서를 할 때 첫 번째 책은 본인이 관심을 두는 분야

의 책을 고르라는 조언을 많이 하잖아요. 그렇게 독서를 시작하면 책에 흥미를 잃지 않

게 되고 그러다보면 다른 분야의 책들도 읽게 된다는 이유에서요. 저는 공부도 마찬가

지라고 생각해요. 제 후배들도 저처럼 어느 한 가지에 딱 꽂혀서 진짜 하고 싶어서 하는

공부를 해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하물며 그것이 주요 과목이 아니라고 해도

공부와 멀어지지 않는 아주 중요한 끈이 될 수 있거든요.

강사 아르바이트로 처음 겪은 학원

대학교 입학을 앞두고 남는 시간 동안 저는 집 근처 수학 학원에서 아이들에게 문제를

풀어주는 아르바이트를 잠시 했어요. 그런데 웃긴 게 저는 난생 처음 수학 학원이라는

곳을 가봐서 영 어색하더라고요. 학원 수업을 받아 봤어야 가르치는 것도 좀 자연스러

울 텐데 학원 환경부터 적응해야 할 판이었어요. 저는 학교 수업 말고는 딱히 사교육을

받아본 적이 없거든요. 그래도 후배들의 멘토라 생각하고 열심히 가르쳐 줬지만 오래

하지는 못했어요. 새로운 경험이었지만 후배들에게 학원을 권하고 싶지는 않아요. 이유

랄 것도 없어요. 제가 학원 없이 수학을 정복(?)했고 다른 과목 또한 무리 없이 소화해

낼 수 있었으니까요. 사람마다 공부하는 스타일이 다르기 때문에 학원이 좋다 나쁘다

확신해서 말할 수는 없겠지만요. 적어도 학원이 절대적인 공부의 대안이 될 수 없다는

사실을 제가 몸소 증명하고 있잖아요. 게다가 거듭 말하지만 저는 천재도 아니고 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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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를 타고나지도 않았어요. 그냥, 성실히 공부했을 뿐이에요. 그래서 지난 3년이 제게

더 값진 결과로 남았는지도 모르겠어요.

정치학을 심도 있게 공부하고 싶어

제가 정치외교학과에 진학하게 된 건 앞서 말했듯 단순히 정치인이 되겠다, 외교관이

되겠다 하는 아주 명확한 진로 계획이 있어서가 아니었어요. 저는 어렸을 때부터 법과

정치에 꾸준히 관심이 있었는데요, 그러다보니 고등학교 입학 당시에는 외교관이라는

직업에도 흥미가 있었어요. 사실 자기소개서를 쓸 때는 막연하게 쓰면 안 되니까 외교

관이라는 직업을 왜 선망하는지에 대해 자세하게 썼지만 솔직한 마음으로는 정치학과

외교학이라는 학문을 심도 있게 공부 해보고 싶었어요. 물론 외교관은 지금 봐도 멋진

직업이에요. 국가를 위해 일한다는 자부심과 사회적인 관심, 세계무대에서 영어를 쓰며

일할 수 있다는 것 등등 참 매력이 많은 직업이죠. 그러나 저는 외교보다 더 큰 카테고리

인 정치로 시야를 넓히는 중이고 어쨌거나 직업에 관해선 정치와 외교의 맥락에서 벗어

나지는 않겠지만 지속적으로 공부하면서 탐구해볼 작정이에요.

자기주도학습에서 자기주도인생으로

언제나 제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주시는 부모님은 제게 항상 말씀하셨어요. “설희 네가

뭘 해도 상관없다. 그저 행복하게만 살았으면 좋겠다”라고요. 저는 성적이 잘 나와서 좋

은 것도 제가 좋은 것이고 못 나와서 슬픈 것도 제가 슬픈 것이라고 여겨요. 결국 성적을

높이고 원하는 학교, 학과에 들어가고 그리하여 원하는 직업을 갖게 되는 것. 그것은 그

누구를 위한 것도 아닌 저를 위한 것이죠. 그것이 진정한 행복이 아닐까요. 자기주도학

습이 중요한 건 혼자 공부를 할 줄 아는 힘을 기르고 공부한 것을 온전히 ‘내 것’으로 만

들어야 하기 때문이잖아요. 삶도 마찬가지 아닐까요. 공부도 그렇듯 인생 전체도 결국

은 제가 주도해야 하는 거죠.

이제 저는 4년의 학부 생활을 시작하게 되었어요. 중고등학교 때 그러했듯 저는 대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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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학년도 자기주도학습 우수사례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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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서 할 수 있는 일들과 해야 할 일들을 할 예정이에요. 전보다 깊이 있게, 그리고 즐

겁게 하려고 해요. 제가 속한 정치외교학을 근본으로 폭넓은 분야의 공부를 해서 저만

의 우물을 넓혀 갈 거고요. 대학을 졸업할 즈음에는 융합적인 사고를 가진 사람이 되어

있었으면 좋겠어요. 그때쯤이면 제가 진정 이루고자 하는 직업 또한 머릿속에 그려져

있지 않을까요? 마음이 설레요. 제가 하고 싶은 공부를 하며 행복을 찾아가는 바로 지

금, 제 발걸음이 저를 설레게 하는 것 같아요.

할수있는일 해야할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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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희가 활동했던 정치외교 동아리의 활동 과제 중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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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는 내게 공부였다

저는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러시아어 배우기를 무척 좋아했어요. 이상하게 남들 다 하

는 영어보다 러시아어가 더 재미있더라고요. 결국 러시아어 공부 3년, 그러니까 고등학

교 생활 3년을 마치고 대학에 진학하며 선택한 전공 역시 러시아어였죠. 제가 그토록 갈

망해왔던 언어를 전공하게 되었으니 입시에 성공했다고 말할 수 있을 거예요. 러시아어

의 매력이 뭘까 생각해봤어요. 아직까지 한 마디로 정리하기는 어렵겠지만 적어도 우리

나라에선 나름의 ‘희귀성’이 있어 구사자가 많지 않고 러시아라는 나라의 규모와 앞으

로의 성장 가능성을 가늠해봤을 때 경쟁력 있는 언어임은 분명한 것 같아요.

제 러시아어 공부에 있어 가장 큰 기여를 했던 1등 공신은 뭐니 뭐니 해도 책일 거예요.

<러시아로 가는 길>이라는 러시아어로 된 책이 있는 데 저는 그 책을 여러 번 반복해서

읽고 해석했어요. 나중에는 아예 통째로 암기까지 했죠. 암기한 책 내용은 원어민 선생

책은 내 인생의 내비게이션

유진이는책을통해제2외국어를익혔고활발한독서활동덕에대학입시에도성공

했다.독서활동덕에꿈에다가서는법을배웠다는유진이는책이인생에미치는영

향을몸소체험했기에책읽기의중요성을누구보다잘알고있다.

오유진 (청주외고 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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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 앞에 가서 말하는 것을 통해 교정을 받기도 했어요. 나중에는 문장을 제 식으로 좀 더

쉽게 바꿔 말해보기도 했고요. 읽고 말하기를 책을 통해서 한 셈이죠. 뒤에 더 얘기하겠

지만 러시아를 가보지 않은 이상 그 나라와 그 나라 언어를 알아가는 데에는 책만한 스

승이 없더라고요.

책 읽기 외에도 러시아 라디오를 청취하기도 하고 노래를 듣기도 했어요. 우리나라 노

래와는 정서가 많이 달랐지만 나름 새로운 매력을 느끼기도 했어요. 작문 연습도 했는

데 주로 원어민 선생님이 말씀하시는 걸 듣고 받아 적었어요. 이를 바탕으로 영어의 토

플과 같은 러시아어 공인시험인 토르플을 치르고 좋은 점수를 받기도 했고요. 러시아어

가 좋아 러시아어에 ‘매달린’ 3년의 시간은 결국 성공적인 입시 결과로 이어졌죠. 이 일

련의 활동들이 효과적인 자기주도학습으로 인정받았기 때문인데요. 러시아어에 대한

열정이 없었더라면 자기소개서와 면접을 제대로 통과할 수 없었을 거예요.

영어도 러시아어 공부하듯 하다

물론 러시아어만 해서 대학에 진학할 수는 없는 일이었죠. 국어, 영어, 수학 등 주요 과목

도 소홀할 수 없었어요. 다만 국어와 영어에 있어선 저의 독서활동과 러시아어 공부가

많은 도움이 되었던 게 사실이에요. 책을 읽어서였는지 국어는 공부를 하는 데도 큰 어

려움이 없었고 성적도 꽤 좋은 편이었어요. 문제는 영어였는데 주변에 영어를 잘하는 친

구들이 워낙 많은데다 제 마음이 러시아어에 치우쳐 있다 보니 생각만큼 영어 공부가 잘

되지 않더라고요. 마음의 부담은 천근만근이었죠. 그래도 저는 영어에 애정을 가지려고

많은 노력을 했어요. 저는 생각했죠. 영어도 러시아어처럼 공부해보자고요. 결국은 읽

기, 쓰기, 말하기, 듣기를 총체적으로 해야 하는 과정을 거쳐야 영어도 늘 수 있었다는 결

론을 얻었어요. 왜냐면 제가 러시아어실력을 그렇게 길렀기 때문이에요. 외국어마다 특

징은 있겠지만 제2외국어로 배우는 학생 입장에서는 습득 과정에 있어 분명히 공통점이

있어요. 특히 읽기면 읽기, 듣기면 듣기 뭐 하나만 한다고 해서 절대 늘지 않아요. 동시에

읽기, 쓰기, 말하기, 듣기를 골고루 해야 전체적으로 실력이 향상되더라고요. 저는 러시

아어를 공부하듯 영어를 공부했고 종단에는 영어 성적을 제일 많이 올릴 수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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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학년도 자기주도학습 우수사례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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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입시를 준비하면서도 놓을 수 없던 책

저는 고3때도 독서 활동을 지속했어요. 이런 말을 하면 다들 못 믿겠다는 듯 “어떻게 고

3때 책을 볼 수 있지?”라고 눈을 크게 떠요. 그런데 정말 책을 놓지 않았던 이유가 있어

요. 저로선 수시 입학을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에 책을 놓으면 면접 질문에 대응할 수 없

다고 생각했거든요. 원래도 책을 좋아하지만 면접을 생각하면 계속 책을 읽어야 했어

요. 결론적으로 제가 책을 꾸준히 읽은 덕분에 면접도 잘 보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사실 말을 뛰어나게 잘 하는 편은 아니지만 적어도 말을 시작하면 나름 논리적으로 의

견을 낸다고는 생각해요. 그 연유가 책을 많이 읽어서가 아닐까 싶은데요, 막바지 면접

대비 때에는 같은 전형을 준비하는 친구 세 명과 시사 잡지와 신문, 시사 라디오를 자료

로 스터디를 했어요. 시간의 여유가 없을 때는 셋이 머리를 맞대고 각자가 읽은 자료를

공유하다 보니 확실히 시너지가 있더라고요.

독서 활동은 자기소개서, 면접, 포트폴리오에 이르기 까지 그 모든 입시 조건에 있어 탄

탄한 토대가 되었어요. 분명한 것은 일시적인 독서 활동이 아니라 그간 오랫동안 천천

히 누적되어 온 결과라는 점이죠. 다만 저는 감을 유지하기 위해 고3 때에도 책을 놓지

않았던 것이고 이러한 노력은 좋은 성과로 이어질 수 있었어요. 물론 정시나 다른 전형

을 준비하는 후배들에게 제 이야기가 크게 와 닿지 않을 수도 있다는 생각은 들어요. 그

러나 시간적으로 여유가 있는 중학교, 고등학교 1학년 때까지는 손에서 책을 놓지 말라

고 당부하고 싶어요. 어떻게든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이죠. 하다못해 머리를 식히는 차

원에서라도 말이에요.

내가 만든 러시아어 여행안내서로 진짜 여행을 다녀온 외국인들

제 인생의 꿈 중 하나는 제가 직접 책을 써보는 것이에요. 제가 책을 읽는 이유 중 하나

는 호기심의 충족이에요. 특히 아직 해외여행을 나가본 적 없는 저로선 여행 관련 서적

을 보면서 대리만족을 할 때가 많아요. 그러나 아쉽게도 제가 가고픈 러시아와 관련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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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학년

<자기

주도

학습

영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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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책은 많지 않아요. 그래서 저는 가끔 상상해요. 제가 러시아와 인근 국가들을 여행

해서 책을 쓰면 어떨까하고 말이에요.

여행책을 쓰고 싶다는 꿈과 관련해 제겐 좋은 추억이 하나 있어요. 저는 러시아어 실력

을 기반으로 외국인 보건 센터에서 외국인 노동자 분들을 돕는 봉사활동을 했었는데요,

그러면서 카자흐스탄 분들과 친분을 쌓게 되었어요. 언젠가 한 번은 제가 수학여행으로

다녀온 제주도 사진을 그 분들에게 보여드렸더니 한국에 이런 아름다운 곳이 있냐며 놀

라시더라고요. 그러면서 한국에 있는 동안 꼭 한 번 제주도에 가야겠다고 다짐하시기에

저는 그 분들의 제주도 여행 계획을 짜드렸어요. 제가 다녀온 경험을 바탕으로 러시아

어로 쓴 제주도 여행 가이드북을 소박하게 만들어 드린 거죠. 그리고 그 분들은 제 가이

드북을 바탕으로 제주도 여행을 다녀오셨어요. 저는 카자흐스탄에서 먹지 않는 돼지고

기 같은 음식은 제외하고 음식을 추천해드렸고 꼭 다녀올만한 곳을 일일이 짚어서 홍보

물에 소개했어요. 여행을 다녀오신 후 안내 책자 덕분에 너무나 즐겁고 꼼꼼하게 여행

했다며 고마워하셨어요. 어찌나 뿌듯했는지 몰라요. 지금도 그 분들이 보내주신 제주도

여행 사진을 간직하고 있을 정도에요. 제 재능이 아주 유익하게 쓰일 수 있었다는 점에

러시아어를 허투루 공부한 게 아니구나 생각도 들었고요. 이 경험 이후로 저는 앞으로

러시아어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또 정말 책을 만드는 작업을 하면 어떨지 마음 설레

는 상상을 여러 번 하게 되었죠.

도스토예프스키, 톨스토이 어렵지 않다

제가 가끔 듣는 얘기 중 하나는 러시아 문학은 어렵다는 것인데요. 도스토예프스키, 톨

스토이, 안톤 체호프 등 세계적인 대문호의 고향이 바로 러시아잖아요. 그들의 작품은

필독서 목록에 반드시 들어가 있어요. 저 또한 그들의 책을 읽었고 그들을 통해 가본 적

없는 러시아의 풍경을 상상하곤 했어요. 사실 제가 좋아하는 작가는 <외투>를 쓴 니콜

라이 고골과 <감상소설>을 쓴 미하일 조셴코에요. 러시아 문학은 사실 처음 시작이 어

렵게 느껴질 뿐 읽으면 읽을수록 깊이가 있고 중독성이 있어요. 그래서 러시아 문학을

처음 접한다면 무작정 두꺼운 <죄와 벌>, <까라마조프가의 형제들>부터 시작해서 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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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하지 말고 짧고 강렬한 단편 소설부터 읽는 것도 좋은 방법이에요. 러시아 소설가들

의 단편 소설집도 매우 훌륭하기 때문이죠. 톨스토이만 해도 짧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

는 작품이 많아요.

러시아 작가들은 시대상을 위트 있게, 그러면서도 현실을 생생하게 반영해서 좋아요.

물론 문호마다 각자의 색채가 있지만 공통적으로는 작가 자신이 놓인 세계를 반영해

인간 본연의 모습을 그려낸다는 데에 소설을 읽는 맛이 있는 것 같아요. 고전이 된 데에

는 다른 이유가 없을 거예요. 오랜 시간이 지나도 사람들의 공감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저력이 책 안에 있는 거죠. 더불어 마음에서 우러나지 않는데 굳이 책을 읽으려고 노력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내용은 알고 싶은데 도무지 책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면 책

을 원작으로 한 영화나 연극을 보는 것도 방법이 아닐까 싶어요. 제 경우 <죄와 벌>은

영화와 연극으로 먼저 작품을 접했거든요. 나중에 책을 읽고 비교를 해보는 것도 재미

라면 재미죠.

책이 내게 질문을 던지다

책은 이제껏 항상 제 인생에 질문을 던지는 화두였어요. 상대적으로 시간이 여유로웠던

고등학교 1, 2학년 때에는 문학책을 읽으면서 제 꿈이라든가 앞으로의 인생에 대해 생

각해볼 수 있는 계기를 만들었고 3학년 때에는 인문, 문화 관련 책을 읽으면서 실질적으

로 세계를 보는 시야를 넓혔어요. 물론 앞서 썼듯 면접을 대비한 ‘실용적 독서’이기도 했

어요. 그렇다보니 제가 면접관이 되어 질문을 만들어보기도 하고 답을 해보기도 했죠.

이런 저런 이유로 책은 언제나 제게 질문을 던졌던 셈이에요. 질문이 없는 책은 재미가

없어요. 행과 행 사이의 여백을 통해 제 생각을 묻는 책이 재미있어요. 그럴수록 생각이

깊어지고 제가 보는 세상이 넓어지는 것만 같거든요.

여태껏 제가 감동적으로 읽은 책 중 첫 손에 꼽는 책은 한국 소설가 김애란의 <두근두근

내 인생>이었어요. 상징적이고 은유적인 표현이 너무 좋았고 등장인물들의 슬프고도

아름다운 삶을 통해 우리의 삶을 반추해보게끔 하는 작가의 능력도 대단하다고 여겨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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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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죠. 아직은 인생을 길게 살아보지 못한 제게 이 책은 ‘삶’이라는 거대한 화두를 제시했고

앞으로의 내 삶에 좀 더 기대를 걸게 했어요.

최근에는 바버라 에런라이크의 <긍정의 배신>이라는 책을 읽었는데 긍정적인 사고가

무조건 좋다고 생각했던 제 생각을 뒤집어 볼 수 있는 단초를 제공하기도 했어요. 평소

에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들, 그러니까 너무 긍정적이어서 놓칠 수 있는 부분들

에 대해 처음 인식을 하게 되었던 것이죠. 어떻게 보면 제겐 꽤 신선한 충격이었어요. 그

러니 이토록 다양한 자극을 주는 책을 도저히 끊을 수가 없는 거죠.

분야를 가리지 않는 필독서 100권 읽기가 목표

대학에 입학하면서 제게는 새로운 목표가 생겼어요. 졸업 전에 필독서 100권을 다 읽는

것이에요. 물론 100권이라는 것은 임의로 정한 것이고 웬만하면 사람들 입에서 자주 오

르내리는 책들을 다 읽어보고 싶어요. 무엇보다 다양한 분야의 책들을 가리지 않고 읽

어볼 참이에요. 예전에 제가 책을 고르는 기준은 제가 관심 있는 작가, 제목이 눈에 띄는

작품이었어요.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책을 골고루 읽지 못하고 일부 분야에 편중되어

있었던 것 같아요. 읽어서 나쁠 책은 없겠지만 흔히 사람들이 ‘권장 도서’라고 정해 놓은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요. 제가 이제껏 읽어왔던 러시아 대문호들

의 작품처럼 말이죠. 수학이나 과학처럼 내가 좀 어려워했던 과목들도 이제는 책을 통

해서 가까워지고 싶어요. 요즘은 자연과학 쪽 책도 누구나 쉽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도

록 친절하게 기획되어 나오거든요.

대학교를 졸업할 즈음 제가 얼마나 많은 책을 통해 얼마나 넓은 세상을 마주 보고 있을

까 궁금해요. 고백컨대 제가 책에 흥미를 갖게 된 동기는 중학교 때 근처에 ‘예쁜’ 도서

관이 생기면서 부터였어요. 건물이 예쁘다는 호기심 하나로 도서관 문을 열면서 책의

세계에 입문했다고나 할까요. 그런데 현재 제가 입학한 대학교의 도서관도 너무 예쁜

거 있죠. 어쩐지 예감이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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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없는 꿈을 만들어주고 있는 꿈을 실현시켜준다

가끔 공부를 하다보면 막연하게 화가 나고 우울할 때가 있어요. 그러나 그런 감정은 앞

으로 나아가는 데 아무 도움이 되지 않아요. 옆 친구를 의식하고 비교하는 것 또한 마

찬가지죠. 저는 그럴 때 가만히 책장을 넘기곤 했어요. 제가 스스로 중심을 잡는 방식

이에요. 말하자면 책은 제 두 발을 지지해주고 손을 잡아주는 조력자 역할을 해요. 사

실 아무런 매개체 없이 저 혼자 중심을 잡고 마인드 컨트롤을 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에요. 제겐 그 매개체가 책이었어요. 누군가에게는 음악이라든가 산책, 영화 같은

것이 될 수도 있겠지만 저로서는 책만큼은 멀리 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고 조언하고 싶

어요. 제가 생각하는 책이란 꿈이 없으면 꿈을 만들어줄 수 있고 꿈이 있다면 꿈에 다

가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인생의 길잡이’에요. 자동차로 비유하자면 내비게이션 정도

될까요. 사람이 인생을 사는 동안 한 가지 꿈만 꾸지는 않을 거예요. 원하던 것을 이루

게 되면 거듭 다른 꿈을 꾸게 되겠죠. 그럴 때마다 책은 가장 믿을 만한 조력자가 되어

주지 않을까요.

한국을 세계에 알리는 사람이 되고 싶어

대학에 오고 나니 하고 싶은 일은 독서 외에도 다양해졌어요. 고등학교 때에 이어 계속

봉사활동도 하고 싶고 기회가 되면 교환학생으로 러시아에도 가고 싶어요. ‘청춘’이라

는 타이틀을 걸고 할 수 있는 모든 걸 다 해보고 싶어요. 사실 제가 의지만 있다면 못할

것도 없는 일들이죠. 그러나 고등학교 때부터 정말 이루고 싶었던 일은 한국관광공사

에 입사해 한국을 세계에 알리는 일이에요. 특히 제 전공이 러시아어인 만큼 러시아와

그 주변 나라들에 대해 한국을 홍보하는 일을 하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해요. 러시아어

공부를 할 때 러시아 드라마나 영화 등 여러 가지 미디어 매체를 접했는데, 그러면서 느

낀 점은 우리나라의 미디어 콘텐츠가 굉장히 뛰어난 수준에 있다는 거예요. 물론 막연

하게 러시아의 미디어 콘텐츠를 폄하하는 것은 아니에요. 그러나 한류 문화가 세계적

으로 인기를 끄는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는 것 같아요. 러시아에도 한류 문화의 인기

가 많다는 얘기를 들었어요. 저는 앞으로 우리나라의 문화와 관광에 관한 한 전문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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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어 이를 러시아를 비롯한 세계에 적극적으로 알리고픈 꿈이 있어요. 그 꿈을 이루기

까지는 앞으로 저의 끊임없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고 몇 차례 어려움이 있을지도 몰라

요. 그러나 저는 할 수 있다고 믿어요. 이제껏 그래왔듯, 그리고 저의 영원한 벗 ‘책’이 곁

에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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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획·제작 |

한국교육개발원창의인성교육지원센터자기주도학습전형지원특임센터

| 개발진 |

이재덕, 박새와, 채민정(이상 한국교육개발원), 유승혜(프리랜서 기자)

| 협력기관 |

박성민, 최경, 이민호(이상 교육부), 송영주(전라북도교육청)

※ 본 사례집의 내용은 자기주도학습전형으로 입학한 학생 가운데 우수한 성취를 보이고 있는 학생들과 면담한 내용을 기초로 개발진이 작성했음.

|발행| 2014년 5월

|발행인| 백순근

|발행처| 한국교육개발원

|주소| 서울시 서초구 바우뫼로 1길 35(우면동), 137-791

전화 : 02)3460-0114

|등록| 1973. 6. 13. 제 16-35호

|디자인·인쇄처|경성문화사 02)786-2999

2013학년도 자기주도학습 우수사례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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