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문화 탐방 감상문 - 세명대학교 · 2012-10-10 · - 1 - 해외 문화 탐방...

15
- 1 - 해외 문화 탐방 감상문 - 상 해 - : 한의과대학 여행기간 : 2012.06.25 ~ 06.28 담 당 자 : 황영희 교수님, 김덕만 선생님 : 한의예과 : 2012112036 : 최 원 호 제 출 일 : 2012. 07. 30.

Transcript of 해외 문화 탐방 감상문 - 세명대학교 · 2012-10-10 · - 1 - 해외 문화 탐방...

- 1 -

해외 문화 탐방 감상문

- 상 해 -

소 속 : 한의과대학

여행기간 : 2012.06.25 ~ 06.28

담 당 자 : 황영희 교수님, 김덕만 선생님

학 과 : 한의예과

학 번 : 2012112036

이 름 : 최 원 호

제 출 일 : 2012. 07. 30.

- 2 -

Prologue

3박 4일의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일정의 3일째 되는 날 밤. 숙소로 돌아

가는 버스에는 아쉬움이 가득했다.

“아, 좀 더 있다 가고 싶다.”

“아쉬워요~!”

그러나 시간은 우리의 아쉬움은 상관

도 않는다는 듯 무심히 지나갔고, 상해

에서의 나흘은 모두 마무리되었다. 하

지만 시간이 지나서, 이러한 아쉬움마

저 즐거웠던 기억으로 남았고, 이제 여

행에 함께 하지 않았던 모든 사람들에

게도 나의 문화 탐방 이야기를 들려주

고자 한다.

상해의 중심지

밝고 화려하다!

Chapter 1. 첫 단추... 잘못 끼웠다

상해로의 여행은 한참 무더위가 몰

려오기 전, 6월 25일 시작되기로 되어

있었다. 그러나 나의 가출은 정해진 상

해 여행 일정 하루 전인 6월 24일에

이루어졌다. 방학이 시작한지 얼마 되

지 않은 시점에, 인천으로 가는 길에

대구에 들러 동기들과 얼굴한번 보기

위함이었다.

이후에 생각해보니, 정말 무모한 짓

이었다. 대구의 대낮은 역시 그 명성에

걸맞게 무더웠고, 그 속에서의 대구 여

행으로 인해 본격적인 상해 문화 탐방

이전에 기력이 다 빠질 수 있었다.

Chapter 2. 설상가상 ; 엎친 데 덮친 격 ;

When it rains, it pours

하루 동안의 대구 투어로 몸이 땀으

로 범벅되었지만, 제대로 한번 씻지도

못하고 6월 25일 새벽 1시 경, 인천국

제공항 행 리무진버스에 몸을 실었다.

이미 지쳐버린 심신은 자리에 앉자마

자 모든 걸 놓아버렸다.

상해 탐방 일행들은 사전 모임을 통

해 6시에 공항에서 모이기로 약속되어

있었다. 서두른 탓에 약속시간을 넉넉

히 남기고 도착할 수 있었지만, 씻지

못해 찝찝한 몸과 몽롱한 정신은 오갈

데 없었다. 옷을 갈아입고, 모자를 쓰

고, 향수와 페브리즈로 이래저래 무마

해 보려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될대

로 되라’라고 생각하며 나는 앞으로

나아갔다.

일행을 만나고, 수속하고, 심사 통과

하고 정신없이 끌려 다니다 보니 어느

새 비행기 시간이었다. 그 이후 순조롭

- 3 -

게 탑승, 다시 수면, 그리고 푸동국제

공항 도착. 이동하는 동안의 기억은 짧

고 간결하다. 문제는 도착하고 입국심

사에서 발생하였다.

물론 나의 상태가 30시간가량 씻지

못해 매우 초췌하긴 하였을 것을 인정

한다. 하지만 특별히 여권사진과의 나

임을 의심할 정도로 다를 바는 없었다

고 확신한다. 한데 입국심사장의 그 공

무원은 40명가량의 일행 중, 아니 비행

기에서 내린 수백명 중, 나만 콕 집어

추가적인 심사를 요구했고, 온갖 기기

들이 갖추어져 있는 곳에서, 좀 더 높

은 직책으로 보이는 공무원에게 “이

거 너 맞느냐?”라는 말을 들어야 했

다. 맞다니까... 날씨는 습하고 덥고, 씻

지도 못해 기분은 짜증나고, 즐거운 상

해 여행과의 첫만남이었다.

Chapter 3.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기고

입국장으로 나가니, 상해대학 관계자

이신 ‘띵(?) 老师’와 세명대 졸업 선

배 세분께서 마중 나와 계셨다. 앞의

물음표에서 보듯이 관계자분의 성함도

모르고 졸업 선배 세분의 성함도 모르

는 데, 그에 죄송함을 금치 못하겠다.

이 네 분은 나흘의 일정동안 탐방 일

행들을 친절히 이끌어주신 감사한 분

들로 그 얼굴은 평생 잊지 못할 것 같

다, 아마도.

이 분들과 상해대학 버스를 타고, 상

해에 관한 개략적인 설명을 들으면서

상해대학 기숙사, 곧 우리의 숙소로 이

동했다.

푸동공항에서 상해시내로 가는 도로 위

주목할 것은 날이 흐린 것!

구질구질한데 비도 안 내리고 덥다

설명은 ‘띵(?) 老师’께서 중국어로

설명을 하시면 졸업 선배 분이 통역을

해 주시는 식으로 이루어졌다. 간략하

게 간추리자면, 상해는 인구 3천만 명

의 일개 도시로, 인천국제공항만한 규

모의 국제공항이 도시 동서쪽 끝에 하

나씩 위치한 끔찍하게 큰 도시이다. 연

중 다습하여 그로인해 여름에 쪄서 죽

고 겨울에 추워 죽는 극한의 날씨체험

을 할 수 있는 도시이다. 먹는 것에 있

어서는 물가가 우리나라의 반 정도로

싸지만, 스타벅스, 나이키 등 다국적

기업의 상품은 우리나라와 물가가 동

일하다.

상해대학에서는 우리에게 귀빈접대

용 게스트 하우스를 내 주었다. 최초의

공지에서 숙소가 대학기숙사라고 하여

서 매우 실망하였지만, 막상 도착하고

보니 호텔식의 시설과 훌륭한 서비스

를 갖춘 좋은 곳이었다. 방에 간략히

- 4 -

짐을 풀고 준비된 만찬회로 향하였다.

만찬회는 상해요리 전문점에서 하였

다. 중화요리전문점의 양식대로 회전식

탁으로 채워진 고급식당에서 밥을 먹

었다.

Appetizer

위의 사진은 간단히 말해 전채요리이

다. 이후로 끊임없이 음식이 쏟아져 나

오는 바람에 미처 사진을 찍지 못하였

는데, 저 회전판이 중심까지 꽉꽉 들어

차 2층으로 쌓을 정도로 음식이 쏟아

져 나왔다.

안타까운 점은 상해요리의 특징이

기름에 절이고 굽고 끓이고 튀기는 것

이어서, 담백해야할 전채요리부터 마지

막에 나온 음식까지 모두 기름덩어리

라는 점이었다. 같은 테이블에 앉은 사

람들 모두 한 젓가락씩 호기심에 음식

을 입에 댈 뿐, 모두 하나같이 ‘기름

져서 못 먹겠다...’라는 생각이었다.

나 또한 호빵 같은 것이 튀겨져서 나

와서 호기심에 손을 댔다가, 호빵 속에

서 기름이 터져 나온 이후로 젓가락을

내려놓을 수밖에 없었다.

첫 음식점부터 마지막까지 특이한

점을 발견할 수 있었는데, 중국의 음식

점에서는 차가운 물을 제공하지 않았

다. 아예 물을 제공하지를 않았었고,

단지 미지근한 탄산음료만을 제공받았

는데, 그 어중간하게 녹아있는 탄산의

느낌이 매우 충격이었다.

푸짐한 만찬을 마친 후, 각자 숙소에

서 약간의 휴식시간을 가졌다. 그 덕에

나는 무려 34시간 만에 몸에 물을 적

실 수 있었다. 감격스러웠다. 약간의

휴식 이후, 우리는 예원(豫园)이라는 곳

으로 향했다. 예원(豫园)은 간단히 말해

일종의 정원이다. 풀과 나무와 물과 정

자와 건물로 이루어져있다.

예원(豫园) 입장권

예원(豫园) 전체 지도

예원은 그 규모와 사치스러움으로도

유명하지만, 또 예원을 유명하게 한 일

화가 있다.

- 5 -

예원(豫园)의 마스코드 삼발이(?) 용

예원은 명나라의 고위관리 반윤단이

아버지를 위해 지은 정원이다. 반윤단

의 아버지는 예원 건설 당시, 용을 보

고 싶다고 반윤단에게 말했고 반윤단

은 예원(豫园)에 용을 만들어 넣었다.

그러나 용은 당시 황제만이 쓸 수 있

는 신령한 것으로 용을 쓴다는 것은

황제에 대항하는 뜻을 품었다는 것으

로 해석될 수 있는 위험한 일이었다.

당연히 황제는 반윤단을 불러, 그 발칙

함을 벌하고자 하였는데, 이에 반윤단

은 “용은 원래 발가락이 네 개입니다.

그러나 제가 가진 것은 발가락이 세

개입니다.”라고 하여 위기를 넘겼다고

한다.

그러나 내가 보기에, 반윤단은 황제

를 완전 싫어했던 것 같다. 예원에서

황제에 필적하겠다는 증표는 또 찾아

볼 수 있는데 바로 구곡교이다.

오른쪽에 있는 것이 구곡교

전체사진을 찍을 만큼 사진실력이 없음

구곡교는 말 그대로 아홉 번 굽어있는

다리이다. 다리가 굽은 이유는, 귀신이

오른쪽, 왼쪽으로 방향전환이 되지 않

기 때문에 귀신을 막기 위함이라는 데,

문제는 이것이 아홉 번 굽었다는 것이

다. 중국에서 9라는 것 또한 황제를 뜻

하는 숫자이기 때문이다. 아마도 반윤

단은 돈 많은 반항아 스타일인 것 같

은데, 마음에 든다. 인생의 롤모델로

삼을 만한 것 같다.

이 밖에도 예원에는 다양한 볼거리

가 가득했다. 먹거리도 많았는데, 호떡

이라든가 만두 등 예원 특유의 것이었

다. 다양한 기념품들도 시선을 끌었다.

저 멀리 보이는 스타벅스, 나의 대피소

- 6 -

예원(豫园) 관람을 마치고, 우리는 상

해 기숙사로 돌아와 일명 기밥, 기숙사

밥을 저녁으로 먹었다. 기숙사 밥이라

고는 하지만 교직원용 기숙사 밥이어

서 괜찮았다. 저녁식사 이후에는 상해

의 또 다른 관광명소인 황포강에서 야

간 유람선 관람을 하였다.

황포강은 상해를 동서로 가르는 강

으로 그 폭이 매우 넓고 길이도 길다.

우리가 탄 유람선

관람에서 크게 인상적이었던 점이 있

었다. 그것은 상해가 프랑스의 조계지

였던 탓에, 그 때 조성된 황포강 서쪽

의 외탄지구의 건물과, 상해가 중국에

반환된 이후에 건설된 황포강 동쪽의

푸동신구의 건물의 차이였다. 외탄지구

의 건물들은 중세 혹은 근대 서양의

양식으로 지어져 유럽의 건물 같은 느

낌을 주는 반면에, 푸동신구의 건물들

은 하늘을 찌를 듯이 솟아있는 마천루

의 연속으로 발전하는 중국의 모습을

담은 듯했다.

외탄지구의 건물

푸동신구의 건물,

가운데, 중국 고층건물의 대표 동방명주, 비구름에

반쯤 보이지 않는다

김덕만 교수님과 나,

나 완전 못생겼네...

첫날은 이렇게 마무리 되었다. 기숙

사 돌아가서 씻고 눕자마자 죽은 듯

잠들었다.

- 7 -

Chapter 4. 두 번째 단추... 역시 잘못

들어갔다...

2012.06.26. 문화 탐방의 두 번째 날

아침이 밝았다. 7시 30분까지 호텔 로

비에서 보기로 전날 약속했었다. 한데,

모두 잊고 죽어라 자버렸다. 전날 밤,

알람을 맞춰 놓고 자야 일어날 것이라

는 내면의 속삭임도 모두 묻어버리고,

어디서 나온 자신감인지 그냥 자도 일

어날 것이라고 스스로를 위로하며 무

턱대고 잠들어 버렸다.

이 자리를 빌어 모두에게 사과의 말

을 전한다. 7시 30분에 교수님이 방문

을 두드려주셔서 겨우 일어나, 후다닥

씻고 내려갔다. 결국 약속시간에 30분

이나 늦게 내려갔고, 앞에 서 있던 부

동산학과 은형이에게 물었다.

“얼마나 기다렸니?”

그러자,

“한시간이요, 헤헤.”

죄송합니다...

Chapter 5. Culture Shock ; 문화충격

아침을 간단히 먹고 간 곳은, 상해대

학의 다른 캠퍼스였다. 상해대학은 총

세 개의 캠퍼스로 이루어져 있는데, 그

중에 다른 한 곳으로 간 것이다. 그 곳

에서 우리는 상해에 관련된 강의를 들

을 수 있었다. 거의 상해 관광청 급의

강의였는데, 알고 보니 상해대학에 실

제로 상해를 자랑하는, 상해를 어떻게

하면 잘 알릴 수 있을까 연구하는 강

좌가 존재하는 것이었다.

강의 내용은 솔직히 말해 거의 기억

이 나지 않지만, 낮 뜨겁게도, 상해대

학에서 그 도시를 알리는 과목이 강연

되고 있고 상해 현지 학생뿐만 아니라,

외국에서 상해대학으로 유학 간 외국

인 학생들 또한 열성적으로 그 과목을

참여한 여러 자료들을 볼 때, ‘이럴

수도 있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긍정적인 문화충격을 받은

바로 직후, 안타깝게도 부정적인 문화

충격 또한 받았다.

우리는 강의를 다 들은 후, 그 캠퍼

스 내의 교직원 식당에서 점심을 먹었

다. 일본식으로 개인용 도시락 칸에 어

느 정도의 음식을 내어주었고, 메뉴 또

한 그 때까지 경험한 상해음식과는 다

르게 담백하고 한국인 입맛에 맞았다.

한데, 우리 일행 옆자리에 앉은 한 무

리의 중국인 할아버지들이 부정적인

인상을 주었다.

엄연히 우리 일행이 먼저 와서 식사

를 하고 있는데, 많은 자리 중에 하필

옆에 와서 떡하니 앉더니, 하나같이 담

배를 꺼내 물고 피기 시작하는 것이었

다. 실제로, 식당 입구에는 ‘NO

SMOKING’이라는 표어가 새빨간 기호

와 함께 떡하니 붙여져 있었음에도 불

구하고, 식당 전체 공기가 뿌옇게 될

때까지 담배를 펴대었다. 더 화나는

건, 자신들의 식사가 나왔을 때는 또

- 8 -

담배를 끄고 밥을 먹고 있었다는 것이

다. 매우 불쾌한 문화충격의 경험이었

다.

Chapter 6. 대!한!민!국!

다음 행선지는, 상해하면 우리나라사

람들이 바로 떠오를 그곳, 상해 대한민

국 임시정부청사였다. 비가 추적추적

오는 찝찝한 그날, 대로도 아닌 골목길

어느 즈음의 건물의, 비좁고 허름한 공

간에서 대한민국의 독립을 위해 고생

했던 선조들의 노력과 고생을 피부로

느낄 수 있는 그런 날이었다.

먼저, KBS스페셜 상영을 통하여 그

당시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구성과 활

동, 위기, 그리고 독립을 위한 열정을

대강 들었다. 그 이후에 실제로 대한민

국 임시정부 청사를 둘러볼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 정말 3층짜리 초라한

집으로 변변치 못한 살림살이나 보잘

것 없는 독립활동기구의 현실을 직접

눈으로 볼 수 있었다.

대한민국 임시정부 청사 모형

다만, 실제로 어느 정도 근현대사를

공부한 입장에서, 처음의 KBS스페셜부

터 마지막의 박물관까지, 대한민국 임

시정부의 활약상을 과장하고 애국심을

불러일으키려고 하며, 지금 현재 상해

임시정부를 운영하는 그들까지 모두

애국자이기에 도와야 한다는 듯의 뉘

앙스를 풍기는 것이 매우 답답했다. 우

리 선조의 독립을 위한 노력이 단순한

돈벌이로 전락했다는 사실이 안타까웠

다. 나가는 길의, 그 좁은 공간에 존재

하는 기념품 가게가 3층 건물 중 유일

하게 에어컨 가동으로 시원할 때, 그

씁쓸함은 더 했다.

그 다음은 노신공원으로 갔다. 보통

노신 공원이라 하면 우리나라 사람들

에게는 매우 생소하지만, 노신공원은

바로 훙커우 공원이다. 바로 윤봉길 의

사께서 일본 장교들을 향해 폭탄을 투

- 9 -

척한 의거를 해 내신 바로 그곳이다.

비록 지금은 그 공원이 훙커우 공원

에서 노신공원으로 개칭되었고, 의거의

역사적 자리조차 호수가 되어 그 때의

모습을 찾아볼 수 없었지만, 그 역사적

자리에서 윤봉길 의사의 결단과 행동

을 다시금 자랑스러워 할 수 있는 경

험을 가졌다.

윤봉길 의사께서 일본인을 날려버린(?) 자리

이처럼 훙커우 공원은 과거의 사건

을 거의 다 지워버렸다. 노신공원 내에

는 노신 박물관이 으리으리하게 지어

져 잘 운영되고 있었다. 다만 그 여느

박물관 보다, 볼 것 없고 느낄 것 없는

그런 박물관이었다.

한국을 그리는 마지막 자리는 저녁

식사자리에서였다.

한식당, 부산식당

부산이다!!! 근데 왜 부산이지?

여행 온 일행들이 음식섭취를 힘들어

하고 있다는 걸 안 ‘띵 老师’와 세

명대 졸업 선배들께서는 우리에게 한

국의 맛을 느낄 수 있는 기회를 제공

해 주셨다. 오랜만의 제대로 된 탄수화

물 섭취에 나는 마냥 기뻤다.

Chapter 7. 대박

그건 정말 대박이었다.

우리는 저녁 이후 약간의 개인 시간

을 가졌고, 마지막 일정으로 근처에 있

는 유명한 서커스 공연장으로 향하였

다. 개인적으로 서커스는 한 번도 직접

본 적이 없었기에, 오히려 크게 기대하

지 않았다.

- 10 -

공연 시작 전

위의 사진에서 보듯이 꽁꽁 싸매어

놓고, ‘도대체 뭘 보여줄까’, ‘저

칸막이는 또 어떻게 치워낼까’하는

등의 궁금증만 자아내었다. 막상 공연

이 시작되고, 입이 떡하고 벌어지는 광

경들의 향연. 대박이었다.

저 멀리 보이는 둥그런 돔

서커스 공연장

다음번에 상해에 갈 기회가 있다면, 누

군가 소중한 사람과 함께 간다면, 꼭

보여주고 싶은 공연이었다.

Chapter 8. 소주(蘇州)

2012.06.27. 여행의 세 번째 날은 하

루 종일 소주(蘇州)에서 보내는 일정이

었다.

소주(蘇州)는 상해 근처의 도시로 상

해보다 작지만 그에 못지않은 볼거리

를 가졌다. 우리는 우선 졸정원으로 갔

다. 이름에서부터 알 수 있듯이 졸정원

또한 예원처럼 정원이다. 졸정원은 명

나라 관료였던 왕헌신이 낙향하여 지

은 소주 최대의 정원이다. 왕헌신은 어

마어마한 부자였는데 졸정원 정문에서

부터 그것을 알 수 있다.

졸정원 정문, 으리으리하다

또 옛날에는 구멍 뚫리고 못생긴 자연

석이 큰 가치를 지녔는데, 그 구멍이

많고 더 못생길수록 가격이 비쌌다.

졸정원 최고의 못생긴 돌

한참 여름의 절정으로 달려가고 있

는 상황이라, 녹색의 푸른 운치가 대단

했다.

- 11 -

푸른 졸정원1

푸른 졸정원2

또 신기하게도 나무 속 없이, 겉만으

로 살아가는 나무도 존재했다. 전문 가

이드분의 말로는 이 나무의 교훈이

‘쪽 팔리면 안된다.’라나...

속 없는 나무

졸정원 주인의 쉼터

위의 건축물은 건물의 앞과 뒤에 모

두 창문이 달려있는데 앞창 앞에는 연

못이 있고, 뒷창 뒤에는 언덕이 있어서

여름에 창문을 모두 열어 놓았을 경우

자연풍이 시원하게 불게 된다고 한다.

삶의 지혜이다.

잘 정돈된 졸정원의 분재

졸정원을 구경한 뒤에는 강남견직물

공장으로 향했다. 즉, 비단공장으로 향

했다. 간단히 점심을 먹고 공장을 견학

하였다.

- 12 -

누에

누에를 기르는 것부터 비단을 만드는

것 까지 모든 것을 관광할 수 있는 시

설을 갖추고 있었다.

전통적인 방법의 실뽑기

현대의 기계식 실뽑기

실을 뽑는 것은 직접 관찰 가능했지만,

비단을 짜는 과정은 유리벽으로 막혀

직접 관찰이 불가능했다.

베틀을 이용한 비단 짜기

완성된 비단 이불보

완성된 비단은 매우 아름답고 촉감이

아주 부드러웠다. ‘이래서 비단, 비단

하는구나!’싶었다. 가격 또한 이불보

하나에 우리나라 돈 50만원씩이나 할

정도로 어마어마했다. 하지만 진정 비

자카드만 막히지 않았어도 지름신에

당할 뻔할 정도로 매력적이었다.

이렇게 직접 비단을 이용한 제품뿐

만 아니라, 이후의 기념품 가게에서는

저급의 비단을 이용한 부채, 십자수 액

자 등 여러 가지 상품을 구비하여 소

비자들을 유혹하고 있었다.

엄청난 반전은 기념품가게를 나와

출구로 향하는데 그 길에는 비단백화

점이 존재하였고, 정말 비단으로 어디

까지 가능하나를 보여주는 백화점이었

다. 비단수영복 등 정말 획기적인, 직

- 13 -

접 사 입으면 정신 나갔냐는 소리를

들을만한 것들이 많았다.

소주(蘇州)에서의 마지막 일정은 호

구(虎丘)였다. 자칫 오해할 수 있지만

이 호구(虎丘)는 ‘호랑이 호’ 그리고

‘언덕 구’를 써서 호랑이 언덕이라

는 뜻이다. 말 그대로 호랑이를 닮은

언덕이라는 뜻인데 개인적으로는 그냥

갖다 붙인 것 같다.

그래도 딴에는 호랑이 언덕이라고

이것저것 건물을 짓고 모양을 내서 호

랑이라고 우길 수 있는 정도까지는 해

놓았다. 호랑이 입이라는 부분도 있고

꼬리라는 부분도 있으니 말이다. 호구

(虎丘)의 탐방코스는 머리에서 시작해

꼬리에서 끝나며, 다시 머리로 돌아오

게 된다.

호랑이 입

호랑이 꼬리

이렇게 거대한 호랑이는 큰 만큼 뜯

어서 봐도 여러 가지 매력포인트를 가

지고 있다. 그 중에 하나가 바로 위의

호랑이 꼬리라는 탑이다. 동방의 피사

의 사탑이라고도 불린다는데 실제로

살짝 기울어져 있다.

살짝 기울어...?!

또 다른 매력포인트라고 하면, 꼬리

로 가는 길에 존재하는 물길인데, 바로

이곳에 중국의 여러 국가 중 한 국가

의 왕이 수장되어있다고 한다.

- 14 -

바로 이곳!

뭐라도 따로 부르는 이름이 있다고 어

렴풋이 들은 것 같은데 기억이 나지를

않는다. 다만, 많은 사람들이 여기쯤에

서 사진한방 찍고 가는 것으로 볼 때,

이곳이 또 하나의 매력포인트라고 할

수 있다.

이로써 소주여행을 모두 마쳤다.

Chapter 9. 상해밤거리

다시 상해로 돌아온 우리는 피자뷔

페에서 배터지도록 저녁을 먹은 뒤, 상

해의 도심지에서 약간의 자유시간을

가지기로 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앞에서 말했듯이,

고가품의 물가는 우리나라와 같고, 더

구나 나의 비자카드는 막힌 관계로 나

와 내 일행인 룸메는피난처 스타벅스

로 향했다.

스타벅스에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마시며, 와이파이를 즐기는 즐거운 시

간을 보낼 수 있었다.

상해밤거리1

오른쪽 아래 룸메이트

상해 밤거리2

- 15 -

상해밤거리3

Chapter 10. 집으로

2012.06.28. 여행의 일정상 마지막 날

이다. 공지된 바에서도 그날은 잘 마무

리해서 집으로 무사히 돌아가는 날이

었다. 새벽에 일행들과 잠깐 헤어지는

아쉬움을 달래는 자리를 가졌고, 포르

투갈과 스페인의 유로 2012 4강전을

보느라 잠이 다소 부족했지만, 꽤나 청

명한 정신을 가지고 있었다.

아침을 해결하고, 단단히 짐을 챙긴

뒤, 우리는 우리가 들어왔던 푸동공항

으로 출발했다. ‘띵 老师’와 세명대

졸업 선배 세분은 모두 끝까지 함께

해 주셨다. 모두에게 즐거운 기억으로

남기고 헤어질 수 있었다.

한국으로 돌아오는 여정의 기억은

중국에 갈 때와 마찬가지로 짧고 간결

하다. 하지만 중국 상해에서 겪었던 나

흘의 경험은 굵고 깊게 나의 뇌리에

새겨지게 되었다.

Epilogue

여행이 끝난 지 한 달이 지났다. 비

록 보고서를 제출하라는 강요에 마지

못해 쓰는 글이지만(?!) 우리가 겪었던

나흘을 이렇게 곱씹으면서 경험을 추

억하니, 매우 즐겁고 뜻 깊은 시간이었

음을 다시금 깨닫게 된다.